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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엔터, 신진창작자 육성 자리매김…“K콘텐츠 이끌 수 있도록 최선”

‘글로벌 IP 콘텐츠 스튜디오’ 이오엔터테인먼트(대표 오은영, 이오콘텐츠그룹)가 신진창작자 산업데뷔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최근 폐막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 괴담 : 개교기념일’로 경쟁 부분 감독상을 수상한 김민하 감독, 배우 공효진 이정은과 함께 영화 ‘경주기행’을 촬영 중인 김미조 감독, ‘기생충’ 한진원 작가의 연출 데뷔작 ‘러닝메이트’의 각본 홍지수 작가, 올해 부천영화제 NAFF ‘한국의 발견상’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전주영화제작소상을 수상한 정세음 감독, 카카오페이지 웹툰 ‘돗가비의 연’을 런칭한 박주영 작가, 넷플릭스 코리아 드라마 부분 1위를 기록한 드라마 ‘밤이 되었습니다’ 강민지 작가 모두 이오엔터테인먼트 신진창작자 육성 사업의 결과들이다.이오엔터테인먼트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하는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을 통해 영상 분야 신진창작자들을 발굴 및 육성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년 동안 총 150여 명의 신인 감독 및 작가들을 육성해 왔다.‘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12년에 시작하여 13년 동안 총 3,669명의 멘티와 창작 결과물을 배출해 낸 국내 최대 규모의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 영화, 드라마, 웹툰, 공연, 뮤지컬, 웹소설,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음악 등 문화콘텐츠 전 분야에 걸쳐 각 분야의 대표적 베테랑들이 멘토로 참여하고 신진창작자가 멘티로 참여하여 일정기간 동안 각각의 결과물을 산출하는 사업이다.또 2021년 영화 ‘아워 미드나잇’ 임정은 감독, tvN ‘조선정신과의사 유세풍 1,2’의 메인 각본 이봄 작가, 2022년 K-스토리 공모전 대상 수상작 ‘래빗’의 고혜원 작가, 23년 영화 ‘장손’을 통해 부산국제영화제와 시드니영화제 등 국내외 영화제 초청이 줄 이었던 오정민 감독, 23년 서울독립영화제 영화 출품, 2024년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 입상 등 50여 명 이상의 신진창작자들이 감독과 작가로 산업 데뷔에 성공했다.이와 더불어 현재 스튜디오드래곤, 쇼박스, 에이스토리, SLL, 와우포인트, 히든시퀀스 등 국내 유수의 드라마 및 영화 제작사들과의 집필 계약을 통해 많은 창작자들이 산업데뷔를 앞두거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이오엔터테인먼트의 올해 ‘2024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은 ‘영화 및 드라마 IP 실용 산업화를 위한 인터렉티브 도제식 멘토링 시즌5’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영화 ‘서울의 봄’, ‘헌트’, ‘황야’, ‘콘크리트 유토피아’, ‘백두산’ 및 드라마 ‘밤에 피는 꽃’, ‘옷소매 붉은 끝동’ 등 히트작을 제작한 영화 및 드라마 산업 내 전문 베테랑 제작진 10명을 전담 멘토로 구성하여 20명의 신진창작자(작가, 감독)을 육성했다. 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5월부터 오는 11월까지 약 7개월여 동안의 집중적인 창작 멘토링과 집필, 투자, 마케팅, 트렌드, 법률, 해외, 편집 등 다양한 교육 강의, 유명 감독들과의 창작 워크숍, 투자 워크숍, 업계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킹, 피칭 행사, 비즈니스 매칭, 후속 사업화 투자 연계, 글로벌 세일즈, 국제 공동 제작 연계 등을 진행하여 신진창작자와 그들의 오리지널 IP 육성 및 궁극적인 산업 데뷔와 사업화를 이끈다.특히 올해는 ‘글로벌화’를 통해 신진창작자 육성 프로그램의 업그레이드를 선보인다. 국내 지역의 산업 데뷔와 활동을 뛰어넘어 해외(미국, 프랑스, 일본, 대만, 중국, 베트남) 파트너사들에게 한국 신인창작자들의 IP를 소개하고 제작, 유통, 투자, 리메이크 등 다양한 방식의 해외진출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오은영 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영상 산업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업계 베테랑 제작자들의 수준 높은 멘토링과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다양한 육성 프로그램들에 더해 이오엔터테인먼트가 주도적으로 신진창작자와 그들의 오리지널 IP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산업계에 홍보, 비즈매칭, 피칭을 진행하면서 많은 결과물들이 나오고 있다”며 “신진창작자들의 작품이 대한민국 콘텐츠 시장을 새롭게 이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7.1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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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인터뷰] ‘목화솜 피는 날’ 신경수 감독·박원상·우미화의 ‘진심’

마음. 신작 개봉을 앞두고 한 자리 모인 세 사람이 한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가장 많이 되풀이한 단어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과거를 기억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진심’이 모여 만들어진 작품이다. 영화 ‘목화솜 피는 날’ 개봉을 하루 앞두고 신경수 감독과 배우 박원상, 우미화가 일간스포츠를 찾았다. 22일 개봉한 ‘목화솜 피는 날’은 다큐멘터리 ‘세 가지 안부’, ‘바람의 세월’을 잇는 세월호 참사 10주기 영화 프로젝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으로, 10년의 세월 동안 남겨진 이들의 삶을 이야기한다.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녹두꽃’, ‘소방서 옆 경찰서’ 시리즈 등 인기작을 배출한 PD이자 ‘목화솜 피는 날’로 영화 연출 데뷔를 앞둔 신 감독은 이날 인터뷰에서 “언젠가는 세월호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 이 이야기를 주변에 했고 그걸 들은 이지윤 PD가 제안해 주며 시작됐다”고 말했다.“사실 한창 ‘소방서 옆 경찰서’를 할 때라 처음엔 고민이 됐어요. 근데 (세월호) 선체 내부를 찍을 수 있다는 말에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무조건 해야겠다 싶었죠. 물론 극영화에서 처음 담는다는 기록의 의미도 있었지만, 한 번도 들여다본 적 없는 선체 내부가 마치 우리가 겉에서 보고 ‘외롭겠지, 슬프겠지’라고만 생각한 유가족 마음 같기도 했죠.”(신경수 감독)두 배우는 합류 과정은 이보다 더 간단했다.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은 부부 병호와 수현으로 각각 분한 박원상과 우미화는 “출연은 그냥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입을 모았다.“감독님과는 드라마, (각본가) 구두리 작가와는 연극 작업을 시작할 때였어요. 우연히 프로젝트 이야기를 들었고 어떤 방식으로든 참여하고 싶었죠. 그렇게 함께하게 된 건데 지금은 정말 잘했다 싶어요. 사실 우리의 첫 번째 관객은 유가족이거든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먼저 보셨는데 좋아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죠.”(우미화)“저 또한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만약 그때 이런저런 핑계로 밀어냈으면 굉장히 오래 크게 후회했을 거예요.”(박원상) 영화를 만들면서 세 사람이 지양한 건 슬픔을 토로하는 거였다. 우미화는 당시를 떠올리며 “수현을 만나고 제일 경계한 게 눈물이었다. 우미화가 흘리는 눈물이 돼서는 절대 안됐다”고 말했다.“우리가 먼저 슬퍼져 버리면 보는 사람이 지쳐요. 그래서 저 또한 연출을 하면서 슬픔을 우리가 다 가져가지 말고 이걸 최대한 좀 담백하게 담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신경수 감독)‘목화솜 피는 날’을 채운 특별한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세월호 참사 가족 극단 ‘노란리본’ 단원들을 비롯해 목포 촬영 도중 우연히 만난 배우 이준혁과 주민들까지 망설임 없이 카메라 앞에 섰다. 박원상은 “이게 바로 우리 영화의 힘”이라고 자신했다. “‘목화솜 피는 날’은 정말 마음들이 모인 거예요. 제가 리딩하러 갔을 때 느낀 게 ‘아 저 친구들 다 나랑 같은 마음이구나, 우리 비슷한 마음으로 모였구나’ 였죠. 그렇게 여기저기서 보태준 마음이 모여서 결국 이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해요.”(박원상)1년 반 가량 이어진 드라마 촬영 후 바로 합류한 신 감독을 일으킨 것도 바로 함께한 이들의 진심이었다. 신 감독은 “작품을 하다 보면 스태프들 눈빛이 읽힌다. 하기 싫다는 게 다 보이는 데 오랜만에 스태프들을 보면서 제가 힘이 생기고 용기가 솟았던 현장이었다”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 진심이 관객에게까지 닿기를 간절히 바랐다. “웃기고 재밌는 이야기는 부추기지 않아도 떠벌리는데 슬픔은 뱉지 않고 가슴에 묻잖아요. 근데 그러면 병이 되고 화가 되거든요. 그래서 전 이 슬픈 이야기를 자꾸 꺼내서 그 무게를 조금이라도 나눴으면 해요. 우리 영화가 그 마중물이 됐으면 좋겠어요.”(신경수 감독)박원상 역시 “영화의 중요한 속성 중 하나가 기록과 기억이라고 생각한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내 일이 아니니까 사람들은 쉽게 고개를 돌려요. 물론 매일 안고 살 순 없죠. 그래서 저희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보여주는 거예요. 그러니 부디 많은 분이 극장에 찾아와서 봐주시고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5.2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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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영화예술과 밥벌이..영화제 천국의 그늘

매년, 전국에서 열리는 영화제는 국내외 것을 합쳐 200 개가 넘는다. 그 중에는 ‘불독국제영화제’ 같은 기이한 이름의 영화제도 있다. 소방관과 군인의 삶을 소재로 한 영화행사다. ‘노인영화제’도 있고 ‘여름밤 달빛영화제’라는 것도 있다. 다들 영화제라고 하기에는 규모도 작고 프로그래밍 수준도 전문적이진 않다. 모두들 부산영화제를 포함해 전주, 부천, 제천, 여성, DMZ 등 메이저급 영화제를 꿈꾼다. 다소 무리한 일이긴 하다. 작은 영화제 중에는 정동진독립영화제, 무주산골국제영화제 등이 주역이었다. 최근에는 목포국도1호선독립영화제가 주목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제가 11년째라는 것에 놀라는 눈치다. 다들 국가 지원이 중단됐다.한국이 실로 영화제 천국인 것은 맞다. 너무 많다는 볼 멘 소리가 나올 만도 하다. 200 개가 넘는 영화제 전체 중 중앙정부가 국제영화제와 국내에서 소규모로 열리는 국내급 영화제로 분류해 지원했던 행사들이 40개였다. 올해 이것을 10개로 줄였다. 사실 줄일 것은 줄여야 하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방향은 맞을 수 있다. 그런데 그 방식이 다소 지나치게 속도가 빠르고, 그래서 ‘폭력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숫자도 너무 줄였고 지원 예산의 규모도 거의 다들 반 토막이 났다. 국내에 유독 영화제가 많아진 이유는 극장 문화의 불균형 때문이었다. 한국의 멀티플렉스는 영화 사업의 이윤 동기를 극대화 하기 위해 생겨난 체인망들이다. 이 극장들이 돈을 벌겠다는 ‘이윤 플랜’을 뭐라 할 수는 없다. 한국은 자본주의 국가이고 개인들 혹은 사업체들이 열심히 노동을 해서 돈을 버는 행위를 비난해서는 안될 일이다. 다만 그 이윤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극장들이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상업영화, 그것도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짤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여기에는 비상업, 독립, 예술영화들이 설 틈이 없다. 이들 영화가 관객들을 만나고 자신들의 영화적 메시지를 알릴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바로 영화제였다. 어떤 나라에 크고 작은 영화제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은 그만큼 그 나라의 극장 문화가 다소 기형적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우리의 영화산업은 급속도로 발전해 온 것이 사실이고 그 부작용 중 하나가 극장 문화다. 모든 것은 밸런스의 문제이고 따라서 극단적 상업주의로 치닫는 극장, 영화 관람문화를 어느 정도 완화시킨다는 측면에서 국가는 그동안 40개에 이르는 국내외 영화제를 지원해 왔다.영화제가 너무 많은 만큼, 영화 지원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조정하는 건 예상됐던 일이다. 그러나 30개나 지원을 줄일 줄은 쉽게 예측하지 못했다. 영화제들이 충격을 받았고 그 여진은 영화계 전체로 옮겨가고 있는 중이다.올해 20주년 기념행사를 기획중인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중앙정부 지원자금 전액이 삭제된 것은 비교적 큰 충격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약 4억원 규모였다. 현재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제천시와 함께 시급한 자구책 마련에 들어가 올해 행사를 차질없이 치르기 위해 부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급 6대 영화제 중에 유독 제천영화제가 제외된 것은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제천 시내의 규모있는 영화관들이 모두 문을 닫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제천은 인구 13만명에 불과해 멀티플렉스가 운영되기 어려운 곳이다. 이런 지역에는 시가 직영하거나 위탁운영하는 영화 전용, 공연 전용의 복합문화시설이 설치돼야 한다. 최근에 설립된 경상북도 상주시 시립(만화)도서관 건립에는 109억원이 소요됐다. 상주 역시 9만명의 도시다. 인구 10만 안팎의 작은 도시로서는 막대한 금액이며 만만치 않은 중장기 플랜이었다. 시의 의지와 중앙의 지원이 잘 매칭된 결과다. 제천영화제는 지금으로선 그 고리가 끊어진 셈이다.올해로 19회째인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도 국비 지원이 전액 삭감됐다. 매년 1억 5000만원 정도를 지원받아 왔으며 지방 교부금까지 합쳐서 약 8억원의 예산으로 매년 영화제를 치러 왔다. 올해는 3억 5000만원에 더해 후원 협찬금으로 치러야 한다. 이현정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내용보다 예산을 ‘따러’ 다니는 일이 더 시급해졌다. 차제에 수많은 영화제의 난립을 교통정리할 필요가 있었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영화제마다 중앙과 지방의 재정의존도를 줄일 필요도 있다. 영화제들이 경쟁력을 제고하고 경제적 자립도를 높여야 한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티켓 장사’를 잘해야 하고, 영화제 머천다이징의 수익을 극대화 하고, 기업 광고도 유치해 자생력을 높여야 한다. 그러나 그것도 어디까지나 밸런스의 문제다. 상업영화 위주의 극장에서 상영되기 힘든 영화들의 안식처였던 영화제마저 수익성 등 자본의 논리에 잠식돼 버리면 영화가 지닌 예술적, 공적 가치를 훼손할 가능성도 있기에 신중하게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 하기사 생활이 어려우면 당장 나오는 얘기가 “예술이 밥먹여 주나?!”다. 요즘 경기가 바닥이다. 국가 경제나 영화제 살림이나,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5.0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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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때리는’ 연기 쉽게 봤는데 점점 멘붕” 이나영, ‘박하경’으로 4년만 복귀 [종합]

“처음 시나리오 봤을 때 연기하는 걸 굉장히 쉽게 봤다. 다른 출연자들에게 묻어가면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점점 ‘멘붕’이 오더라.”배우 이나영이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후 4년 만에 ‘박하경’으로 복귀한다. 이나영은 “출연을 결정 짓고 ‘멍 때리는 연기를 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촬영 전 ‘아 어떡하지’ 싶었다”며 “어떻게 연기로 잘 채워나가고 작품을 끌고 가지 싶은 불안감이 들었다. 나중엔 에라 모르겠다 싶더라”고 웃었다. 23일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점에서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이하 ‘박하경’, 감독 이종필) 언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나영과 이종필 감독이 참석했다. ‘박하경’은 어딘가로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토요일 딱 하룻동안 여행을 떠나는 박하경의 이야기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의 이종필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이나영은 지친 현실을 벗어나길 꿈꾸는 국어선생님 박하경 역을 연기한다.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후 4년 만에 ‘박하경’으로 복귀하는 이나영은 “요즘 시대와 딱 어울리는 작품이 아닐까 싶어서 고민 없이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굉장히 독특한 구성이 좋았다. 미드폼이라는 형식이 좋았고 신선하고 담백했다”며 또 “감독님의 감성이 이 작품과 어떻게 어우러질까 궁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박하경이 무작정 걷고, 먹고, 멍 때리는 박하경의 여행기를 단순하고 담백하게 담는다. ‘박하경’은 작품 소개처럼 단순한 듯 보이지만, 그 과정은 다양한 이야기와 감정의 결을 담아낸다. 이나영 또한 제작진과 대화를 나누고 연기를 할수록 쉽지 않은 작업이었음을 느꼈다고 밝혔다. 또 “연기를 하면서 이유없이 눈물이 계속 났다”며 복잡한 감정을 그려낸 과정을 전했다. “그 이유를 몰랐는데 나중에 생각해봤다”며 “처음 촬영 때부터 덜어내는 연기를 하려 했다. ‘멍 때리면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뭔가 눈물이 났더라. 슬퍼서 나는 눈물이 아니라 그냥 쉽게 형언할 수 없는 눈물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극중 묵언수행을 하는 가수 선우정아 씨의 얼굴을 봤을 때도 정말 눈물이 났다”고 덧붙였다. ‘박하경’에는 마음을 비우기 위해 해남의 한 절로 템플스테이를 떠났다가 마주친 소설가 역 배우 서현우와 보살 역의 가수 선우정아, 군산에서 재회한 옛 제자 역의 배우 한예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나 설렘을 느끼게 되는 배우 구교환 등이 출연한다. 이들 배우들과 연기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선 “설렜고 누를 끼치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매 에피소드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출연하는 배우들이 나와서 한편의 영화를 찍는 느낌이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장소에 따라 출연하는 배우들이 모두 다르다 보니 나도 여행하는 느낌이었다. 소중한 8개의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멋진 배우들과 언제 연기를 할 수 있을까 했고 누가 되지 않도록 긴장했다. 동시에 어떤 시너지가 나올지 나조차도 궁금하고 기대됐다”며 “내던져진 느낌이었다. 생각할수록 작품이 좋았다”고 전했다. 이나영은 ‘박하경’을 통해 시청자들이 많은 공감을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는 “멍한 얼굴, 멍 때리는 아마추어적 모습을 연기할 때 시청자들이 내가 어떻게 하는지 보는 게 아니라 캐릭터에 들어와서 뭔가에 빠져 있는 감정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박하경’은 8부작으로 회당 25분간의 미드폼으로 제작됐다.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특별 상영작으로 초청돼 관객들을 미리 만났으며, 웨이브에서는 오는 24일 공개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5.2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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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경’ 이나영 “구교환 등과 연기, 설레고 누 끼치지 않으려 노력”

배우 이나영이 배우 구교환 등 여러 배우들과 ‘박하경’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설렜고 누를 끼치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나영은23일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이하 ‘박하경’, 감독 이종필) 언론 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매 에피소드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출연하는 배우들이 나와서 한편의 영화를 찍는 느낌이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장소에 따라 출연하는 배우들이 모두 다르다 보니 나도 여행하는 느낌이었다. 소중한 8개의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멋진 배우들과 언제 연기를 할 수 있을까 했고 누가 되지 않도록 긴장했다. 동시에 어떤 시너지가 나올지 나조차도 궁금하고 기대됐다”며 “내던져진 느낌이었다. 생각할수록 작품이 좋았다”고 전했다. ‘박하경’은 어딘가로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토요일 딱 하룻동안 여행을 떠나는 박하경의 이야기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연출했던 이종필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이나영은 지친 현실을 벗어나길 꿈꾸는 국어선생님 박하경 역을 연기한다. ‘박하경’에는 마음을 비우기 위해 해남의 한 절로 템플스테이를 떠났다가 마주친 소설가 역 배우 서현우와 보살 역의 가수 선우정아, 군산에서 재회한 옛 제자 역의 배우 한예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나 설렘을 느끼게 되는 배우 구교환 등이 출연한다. ‘박하경’은 8부작으로 회당 25분간의 미드폼으로 제작됐다.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특별 상영작으로 초청돼 관객들을 미리 만났으며, 웨이브에서는 오는 24일 공개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5.23 16:25
영화

‘비전스’→‘애콜라이트’ 지금 왜 다시 스타워즈인가

세계관이 너무 방대해 ‘스타워즈’에 입덕할 결심을 못 했다면 지금이 빠져들 적기다. 스핀오프,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형식으로 ‘스타워즈’의 세계관을 변주한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스타워즈 데이’였던 지난 4일 공개된 디즈니+의 ‘스타워즈: 비전스’ 시즌1, 2를 비롯해 배우 이정재의 출연으로 국내에서도 화제가 된 ‘애콜라이트’까지. ‘스타워즈’는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기 위한 도약에 나섰다. ‘스타워즈’의 시작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첫 작품은 1977년 공개된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이다. 4, 5, 6편이 먼저 공개돼 은하계의 전쟁 상황을 먼저 소개했고, 그러한 상황이 초래된 이유를 1, 2, 3편을 통해 풀었다.이후 40여 년 동안 ‘스타워즈’는 지속해서 세계관을 확장하며 세계 곳곳의 팬들을 사로잡았다.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미디어 프랜차이즈 가운데 하나로도 꼽힌다. 영상과 음향을 비롯한 영화 효과 기술 역시 ‘스타워즈’는 늘 당대 최고였다.물론 부침도 있었다. 2012년 월트디즈니 컴퍼니가 루카스필름을 인수한 이후 이전까지 세계관이었던 ‘스카이워커 사가’가 마무리됐고, 이 과정에서 루크 스카이워커(마크 해밀)가 허망하게 퇴장하면서 많은 팬들이 실망감을 표했다. 최고의 현상금 사냥꾼인 딘 자린(페드로 파스칼)과 포스를 다루는 신비로운 능력을 지닌 그로구(칼 웨더스)가 다시 만나 모든 곳이 시작된 만달로어 행성으로 향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 ‘만달로리안’이 시작된 이후에는 ‘모든 시리즈를 다 봐야 한다’는 원작 팬들과 ‘만달로리안만 봐도 된다’는 신규 유입 팬으로 팬덤이 양분되기도 했다.하지만 이는 오히려 ‘스타워즈’라는 콘텐츠가 가진 힘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프리퀄, 시퀄 등 새로운 콘텐츠, 캐릭터가 나올 때마다 팬들이 모여들어 토론을 한다는 건 탄생한 지 40여년이 지났음에도 ‘스타워즈’가 여전히 핫한 작품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 ‘스타워즈’의 세계관을 세계 각국의 유력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해석한 ‘스타워즈: 비전스’ 시즌2에 참여한 스튜디오 미르의 박형근 감독은 “영국에서 열린 셀러브레이션 행사에 갔는데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스타워즈’ 코스프레를 하고 온 가족들이 많더라”며 “‘스타워즈’의 힘은 세대를 뛰어넘어 소통할 수 있게 한다는 데 있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했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진행된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스타워즈’의 캐릭터인 퍼스트 오더 군단과 츄바카 등의 캐릭터들이 참석, 레드카펫을 걷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안도르’, ‘아소카’ 등 ‘스타워즈’의 세계관을 녹인 다양한 시리즈가 나오고 있는 지금이 ‘스타워즈’를 다시 볼 적기다. 이정재가 출연하는 디즈니+의 ‘애콜라이트’는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의 100년 전 이야기를 다룬다. 지금까지 ‘스타워즈’ 시리즈 가운데 가장 과거의 이야기를 다룬 셈. 1977년 개봉한 ‘스타워즈’의 첫 번째 작품부터 보고 따라가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스타워즈’의 세계관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5.19 06:00
영화

전주국제영화제서 주목받은 ‘폭설’ 윤수익 감독 소회 밝혀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이색 영화 ‘폭설’로 주목받은 윤수익 감독이 처음으로 본인 프로필을 공개하며 숨은 소회를 전했다.1985년생인 윤수익 감독은 서울예술대 디지털아트과를 졸업하고 5편의 단편영화와 3편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그는 2013년 ‘그로기 썸머’로 데뷔하고 ‘폭설’로 10년 만에 24회 전주국제영화제를 다시 찾게 됐다.그동안 노출을 자제해왔던 윤수익 감독은 자신의 프로필 공개에 대해 “오랜기간 작품에만 집중하다보니 감독 본인이 나서서 얼굴까지 공개할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윤수익 감독은 영화팬과 관계자들로부터의 평가에 대해 “특히 2030 마니아팬층으로부터 다양한 감상평들을 들었고 모든 의견에 대해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하나 소중하게 받아들이는 시간을 가졌다”며 “영화에 참여해준 스탭분들도 오랜만에 만나서 뜻깊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이어 “개인적으로 아쉬움도 있고 부족함이 많지만, 그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너무 과분한 관심을 받게 되어 감사드리고 응원해주신 마음들 모두 마음에 새기고 앞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영화라는 매체로 무엇을 드릴 수 있을지 고민을 놓지 않고 성장해나가는 사람이 되겠다”고 밝혔다. 윤수익 감독은 ‘폭설’에 대한 향후 극장 개봉이나 OTT 공개에 대한 계획에 대해 “‘폭설’이라는 배는 이미 띄워졌고, 앞으로의 인연을 따라 이 영화가 가야할 곳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순리대로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고 말했다.‘폭설’은 제작 완료 4년 만에 세상에 공개됐다. 윤수익 감독은 “촬영을 마치고 가편집 과정에서 스스로 큰 성장이 있었다. 알을 깨고 나오니 다른 것들이 보였다. 영화에 무언가를 더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2년을 보낸 것 같다”며 “추가촬영 분량의 시나리오도 써보고 실제로 촬영도 꾸준히 했다. 3년째가 되어서 이 영화는 무엇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덜어낼수록 좋아진다는 걸 깨닫고 계속해서 재편집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후속 작품에 대해서는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지는 정해진 바가 없다. 다만 음지에 있는 세상과 인물에 대한 진심 어린 탐구와 공부, 제 자신에 대한 성찰의 시간은 계속 필요할 것 같다”며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고 느껴지고 세상에 필요한 이야기라고 느껴진다면 기회가 주어지는 데로 부딪혀보고 싶다”고 강조했다.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5.1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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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고 싶다" '박하경'으로 돌아온 이나영 [RE스타]

재조명, RE(Re examination). 일이나 사물의 가치를 다시 들추어 살펴본다는 이 말을 스타에 대입해 보려 합니다. 아니, 스타보다는 한 인물을 재조명한다는 말이 더 적합하겠군요. TV·영화·연극·뮤지컬·OTT·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에 등장한 인물 중 왠지 모르게 자꾸 생각나고, 떠오르는 사람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소개하려 합니다. 리(re)스타? 이 스타! <편집자 주> “촬영을 해보니 박하경은 이나영이더라.” 배우 이나영이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이하 ‘박하경’)로 돌아온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연출했던 이종필 감독은 ‘박하경’을 준비할 때부터 주인공 박하경 역으로 이나영을 떠올렸고, 이나영은 대본을 보자마자 참신함을 느껴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후 4년 만에 ‘박하경’으로 복귀하는 이나영이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박하경’은 어딘가로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토요일 딱 하룻동안 여행을 떠나는 박하경의 이야기다. 이나영은 지친 현실을 벗어나길 꿈꾸는 국어선생님 박하경 역을 연기한다. 드라마는 무작정 걷고, 먹고, 멍 때리는 박하경의 여행기를 단순하고 담백하게 담는다. 이를 통해 일상의 삶과 전혀 다른 풍경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공감과 위로를 전할 예정이다. 이나영 또한 출연 계기로 이러한 분위기를 언급하며 “참신한 구성과 이야기로 여덟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999년 드라마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이나영은 2002년 ‘네 멋대로 해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드라마 ‘아일랜드’(2004), ‘도망자 Plan.B’, 영화 ‘영어 완전 정복’(2003),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켜켜이 쌓아왔다. 다수의 출연작들 사이에서도 이나영의 대표작으로는 여전히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돋보인 ‘네 멋대로 해라’가 꼽힌다. ‘박하경’ 속 이나영의 모습은 20여 년 전 연기한 ‘네 멋대로 해라’의 캐릭터 진경을 언뜻 떠올리게 한다. 록밴드의 키보디스트 진경처럼, 배낭 하나만 메고 무작정 길을 떠난 박하경의 모습은 무거운 현실을 잠시 벗어던진 자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 관리가 제대로 안 된 듯한 짧디짧은 단발은 ‘네 멋대로 해라’ 진경의 비주얼과 무척이나 닮아 있다. 이종필 감독은 “‘박하경은 이나영이다’ 싶었고 시청자들도 작품을 보면 바로 느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나영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녹아있을 뿐더러 “박하경은 경치 사진도 많이 찍을 것 같고, 셀카도 찍을 거 같지만 절대 그런 모습이 없다. 이나영도 사진을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싫어하더라. 그런 지점이 비슷했다”고 깨알 같은 공통점을 덧붙이기도 했다. 드라마는 담백한 분위기, 이나영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함께 박하경이 여정에서 만난 인물들에 대해서도 흥미로움을 높인다. 마음을 비우기 위해 해남의 한 절로 템플스테이를 떠났다가 마주친 소설가(서현우)와 보살(선우정아), 군산에서 재회한 옛 제자(한예리)의 이야기는 박하경과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갈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나 설렘을 느낀 한 남성(구교환)과의 작은 러브스토리에도 기대감을 일으킨다. 이나영 또한 “박하경이 여행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만들어내는 호흡과 감정이 느껴졌다”며 드라마의 관전포인트를 전했다. ‘박하경’은 8부작으로 회당 25분간의 미드폼으로 제작됐다.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특별 상영작으로 초청돼 관객들을 미리 만났으며, 웨이브에서는 오는 24일 공개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5.1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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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인터뷰] ‘화이트 리버’ 마 쉐 감독 “감독은 운명적인 길, 운 좋았다”

영화 ‘화이트 리버’를 아무런 정보 없이 본 관객이라면 놀랄 수 있다. 대사가 거의 없이 내레이션과 장면에 중점을 둔 전달 방식, 노골적인 수위의 장면들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에 대해 정보를 조금 더 갖고 본다면 또 놀랄 수 있다. 마 쉐 감독이 중국 현지에서 박스오피스 티켓 매출만 합산 약 9억 달러 올린 메이저 필드에서 일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말이다.영화 ‘화이트 리버’로 내한한 마 쉐 감독을 전주시 완산구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한국에서 서울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양대학원에서 영화학 박사 과정을 다니면서 영화를 공부한 마 쉐 감독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론 중국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특히 전주는 처음이라며 마 쉐 감독은 들떠했다. “전주한옥마을도 가보고 맛집도 찾아보려고요. 전주가 맛의 도시잖아요. 사실 제가 한국에서 제일 처음 방문했던 도시가 광주였어요. 같은 전라도인데 전주까지 미처 오지 못 해서 그때 많이 아쉬웠거든요. 이번에 실컷 즐기고 가려고 해요.”마 쉐 감독을 전주까지 이끈 작품은 ‘화이트 리버’다. 코로나19로 인해 도시가 봉쇄된 시점을 배경으로 베이징의 베드타운(영화에선 ‘슬리핑 시티’라 한다)인 옌자오에서 옴짝달싹 못 하게 된 세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다.옌자오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길이 봉쇄됐다는 건 베이징에서 일을 하는 시민들의 발이 묶였다는 뜻. 출근하지 못 하는 직원들을 마냥 기다려 줄 회사는 거의 없고, 많은 사람들이 이 기간 직장을 잃었다. 이런 특수한 시기 도시에 봉쇄된 시민들이 가진 답답함과 분출되려 하는 욕망들이 ‘화이트 리버’에는 담겨 있다. 마 쉐 감독이 영화를 찍은 것 역시 이 같은 배경과 관련이 있다.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재앙을 맞이하며 세계인들은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격렬한 변화를 경험해야 했다. 누군가는 하는 일을 바꿨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냈으며, 누군가는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대면 만남이 제한되고 온라인으로 삶을 꾸리게 되면서 정서적으로도 큰 변화를 겪은 이들이 많다.마 쉐 감독은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기는 사람들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줬고, 이 기간 동안 사람들 각자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며 “나 역시 그런 것에서 영감을 얻었다. ‘화이트 리버’의 주인공 역시 어떤 일을 겪으며 생활의 변화, 기본적 욕망에 대한 자각 등을 경험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감독은 스스로를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여러 명이 모이는 일이 어려워지면서 여러 작품들이 제작난에 시달렸던 것과 달리 마 쉐 감독은 팬데믹 기간 동안 무려 영화를 두 편이나 찍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한 편이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 초대된 ‘화이트 리버’다. 이 영화는 앞서 ‘제52회 로테르담 영화제’에 출품돼 밝은미래 상을 받기도 했다.“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솔직히 베이징에서 ‘화이트 리버’를 촬영할 때 코로나19 상황이 진짜 좋지 않았거든요. 사실 저는 오히려 그 시기여서 촬영이 가능했던 것 같아요.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일을 쉬게 된 분들이 있어서 그분들이 제가 부탁을 했을 때 들어줄 수 있는 여건이기도 했거든요.” 또 한 편의 영화 역시 여러 영화제에 출품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 언젠가 영화를 찍어 보고 싶다던 바람을 드디어 이뤘다는 마 쉐 감독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은 늘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 그것을 이루게 된 것이 운명이라 느껴진다”고 했다.“모든 사람들이 태어나서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가잖아요. 전 영화감독은 스스로 선택하는 게 아니라 어떤 상황에 의해 선택이 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순산하듯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도 운명이고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감독으로서 미숙한 부분이 많지만 노력해 나가겠습니다.”전주=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5.0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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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미 시네뷰] ‘토리와 로키타’ 검은 피부를 위한 노래

‘토리와 로키타’가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자 벨기에 형제 감독 피에르 다르덴과 뤽 다르덴이 내한했다. 다르덴 형제는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고, 그 외에도 칸에서 여러 차례 수상하였기 때문에, 칸 국제영화제를 다르덴 형제가 초청된 해와 그렇지 않은 해로 구분하는 평론가도 있는 세계적인 거장이다. ‘토리와 로키타’는 2022년 칸국제영화제에서 75주년 특별기념상을 수상했던 영화다. 다르덴 형제가 영화화하는 소재는 주로 사회적 안전망에 취약한 계층의 삶이다. 인터넷 유행어인 ‘지못미’처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처럼 리얼하게 다루되, 진한 감동을 놓치지 않는다. ‘언노운 걸’, ‘소년 아메드’에 이어 ‘토리와 로키타’까지, 최근 세 편의 영화 모두 벨기에의 비백인 이민자들이 등장한다.벨기에 이민자인 토리(파블로 쉴스)와 로키타(조엘리 음분두)는 합법적인 체류증을 따고자 노력 중이다. 12살 소년 토리는 어렵사리 체류를 허가 받아 학교를 다니지만, 그보다 몇 살 더 많은 소녀 로키타는 면접에서 계속 불허가를 받게 된다. 그들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이민자 쉼터에서처럼 앞으로도 남매로 함께 계속 살고 싶지만, 가족 관계 증명이 쉽지 않다. 변호사는 유전자 검사까지 불사하고 있지만, ‘나도 로키타의 체류증을 수락해 주고 싶지만, 안 된다’고 말하는 면접관은 로키타와 토리의 남매 관계를 의심한다. 머나먼 타국으로 이민 와 언제 추방될지 모르는 절박한 상황에서 소울메이트로 가족보다 더 끈끈한 우정을 나누고 있는 그들은 면접에서 나올 예상 질문과 답을 연습하며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 로키타는 아프리카에 사는 가족을 위해 엄마에게 송금을 하고자 불법적인 일도 마다하지 않고 일하지만, 그나마 송금하려던 돈마저 이민 브로커에게 빼앗기고 만다. 게다가 나이보다 몸집도 크고 성숙해 보이는 로키타를 호시탐탐 노리는 일감을 가져다 주는 피자집 주방장 마약 판매상 베팀(알반 우카즈)같은 나쁜 남자들도 주변에 많다. 결국 면접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로키타는 삼개월 동안 갇혀 불법적인 일을 하면, 불법으로 체류증을 발급해준다는 베팀의 말을 거절하지 못한다. 이들의 상황은 열악하지만 토리와 로키타의 따스한 관계는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며 살아가는 힘을 준다. 토리는 학교에서 좋아하는 사람 얼굴을 그려보라고 해서 로키타를 그렸다며 보여주기도 하고, 음식점에 있는 노래방 기계에서 아르바이트로 둘이 함께 부르는 노래는 어두운 스릴러에 빛처럼 밝게 비친다. ‘내 노래는 너를 위한 것, 나랑 함께 불러야 해, 네 눈물을 잊어야 해’라는 가사의 노래나, 로키타가 흥얼거리는 밝고 리드미컬한 주제가는 매일매일 위험천만한 삶을 살아가는 그들에게 큰 위안이 된다. 영화 오프닝은 로키타가 체류증 면접을 하는 장면이다. ‘나자마자 버려져서 본 적도 없었던 동생을 어떻게 알아보고 찾았느냐’고 묻는 면접관의 질문에 로키타는 공황장애를 일으킨다. 로키타는 이후로도 삼개월 동안 갇혀 불법적인 일을 시작할 때, 동생과 통화하면 안 된다는 말에 기절까지 하는 증상을 보이고, 수시로 숨이 답답해 공황장애 약을 먹곤 한다.프랑스령 마르티니크 섬에서 나고 자란 정신과 의사 프란츠 파농은 ‘검은 피부 하얀 가면’이라는 저서에서 자신과 같은 흑인들이 백인들의 세상에서 경험하는 종속과 부적응의 감정을 설명하기 위해 정신 분석 이론을 적용했다. 자신의 문화를 잃어버리고 백인의 문화를 모방하려는 흑인에게 열등 콤플렉스로 인한 자아 인식의 분열이 생긴다는 점을 명시했다. 로키타의 공황장애도 백인 사회에 들어가고자 하지만, 법적인 절차가 가로막힌 상황이 그의 의식과 심리적 불안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사회적 안전망이 보호해 주지 못하는 타인의 입장에 서 보는 것은 쉽지 않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절박하고 안타까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조그마한 일이라도 하는 것이 사람사는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황영미(영화평론가, 시네라처연구소 소장) 2023.05.04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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