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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심재걸 엔터잡학사전] 스포츠 예능의 딜레마, 교본이 된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가 ‘불꽃 파이터즈’로 변신하는 첫 순간, 고척돔에는 2만여 관중이 몰렸다. 그것도 예매 5분 만에 전석 매진. 접속자 11만 명이 몰린 티켓전쟁에서 승리한 사람들이다. 팀명이 바뀐다고 흔들릴 팬심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풍경이다.JTBC 입장에선 다소 민망한 그림이다. 제작사 스튜디오 C1을 겨냥해 제작 강행 중단, 본안 소송 진행, 가처분 신청, 저작권 침해 등 할 수 있는 모든 메시지를 쏟아냈는데도 꿈쩍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송사라는 거대한 플랫폼을 뒤로 하고, 종영되지도 않은 프로그램에 외주제작사가 간판을 바꿔 촬영을 강행했으니 매우 흥미로운 사건임에 틀림없다. 이제는 메시지 공방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행동하는 ‘불꽃’ 싸움이 시작된 셈이다.이 현상을 진단하자면 스포츠 예능이라서 특별한 접근성이 요구되는 측면을 들여다 봐야 한다. 스포츠가 접목되면 프로그램 애정도의 결이 일반 예능과 다르다. 수준이 높고 낮음을 떠나 경기 자체의 매력이 존재하고, 그 외적인 장면들은 선수와 감독, 구단의 상황적 서사를 쌓아주는 다큐 요소로 받아들여진다. 단순히 예능 출연자가 아니라 선수로 인식된다. 프로그램 보다 구단에 대한 애정이 더 커지는 게 자연스러운 환경이다. 스포츠와 방송 예능 사이에서 묘한 몰입감이 그동안 ‘최강야구’를 지탱해온 힘이었다.그래서 여전히 뜨거운 직관 열기, 흔들림 없는 팬심은 예견된 일이었다. 김성근 감독을 비롯해 박용택, 이대호, 정근우 등 ‘최강야구’ 서사를 이어온 주요 선수들이 그대로 유지된 점도 크게 작용했다. 현역에서 갓 은퇴한 신입 김재호의 등장까지 추가돼 더 흥미로워졌다. 유사한 사례로 TV조선 ‘미스터트롯’ 제작진이 독립해 MBN ‘불타는 트롯맨’을 론칭한 일이 꼽히지만 ‘불꽃야구’는 시작부터 다른 풍경이 벌어졌다. 오히려 실제 KBO리그에서 MBC 청룡이 LG 트윈스로, OB가 두산으로, SK 와이번스가 SSG 랜더스로 바뀐다고 팬층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 것과 똑닮았다.칼은 빼들었지만 엉성한 JTBC의 접근 방식도 ‘불꽃야구’의 화려한 출발을 도와주고 있다. IP(지식재산권) 소송 한 방에만 사활을 걸었을 뿐 입체적 대응이 부족한 모습이다. ‘최강야구’ 시즌4의 출발을 9월로 예정한 것부터 그렇다. 한창 KBO리그의 포스트시즌과 맞물린 시기인 점은 논외로 치더라도, 긴 준비 기간에서 주는 인상은 그동안 대안 없이 급하게 결정한 결별로 비춰진다. 정작 지식재산권 문제를 거론한 쪽에서 향후 새로운 구성으로 돌아오겠다는 것도 아이러니다. 무엇보다 너무 고스란히 ‘최강 몬스터즈’의 주요 멤버들을 떠나보냈다. 기존 팬덤이 썰물처럼 빠지게 생겼는데 그 팬심을 흔들 변수가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이대로 흘러가면 소송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후폭풍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법원이 제작사 손을 들어주면 방송가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오랫동안 방송사에 기울어졌던 무게의 추가 외주제작사와 비등해지는 것이다. 오히려 론칭 초반 방송사의 탄탄한 국내외 홍보, 마케팅 인프라만 이용하고 결별하는 패턴을 걱정할 상황이 올 수 있다. 제작사는 더 유리한 조건에서 대형 OTT 플랫폼과 협상할 수 있는 기회도 열린다. 반대로 JTBC가 승소해도 조용할 리 없다. 이미 기존 멤버 대신 개편을 공언했으니 팬덤은 구단 해체와 같은 상황에 직면한다. 성난 팬심이 어디로 튈지는 불보듯 뻔하다. 어쨌든 C1은 승부수를 띄웠다. 그동안 직관행사도 직접 기획, 섭외, 진행까지 도맡아왔다고 주장하는 만큼 독자노선에 대한 자신감이 뚜렷하다. ‘최강야구’를 둘로 쪼깬 결정적 힘일 수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갈등은 처음부터 예상하지 못한, 혹은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직관 수익, 각종 굿즈나 유니폼 등 부가사업 수익에서 시작됐을지 모른다. 이와 관련 서류상 명시적 비율이 없으니 저마다 계산법에 갈등만 깊어졌을 일이다. 프로그램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한 만큼, 더 활발하고 유기적인 소통의 부재가 아쉬운 대목이다. 관행대로 여타 프로그램과 별반 다를 것 없는 해묵은 ‘복붙 계약서’, 이것을 다시 붙들고 서로 헐뜯을 게 아니다. 시즌 단위만이라도 명확한 수익 배분 체계를 협의해 나갔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JTBC는 3년 간 같은 방식으로 제작비를 지급해놓고 왜 문제 삼는지, C1은 2년 간 수익배분의 분배 받지 못했으면서 왜 같은 일을 반복했는지, 지금의 이 의미 없는 물음표는 생길 일이 없었다.결국 시청자들은 무늬만 다른 ‘최강야구 시즌4’의 두 버전을 마주한다. 어쩌면 공멸의 길, 혹은 한 쪽의 일방적인 생존, 갈림길에 놓여 있다. 두 프로그램이 같이 흥하는 유일한 해법은 ‘최강 몬스터즈’와 ‘불꽃 파이터즈’의 맞대결 매치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현실이다.심재걸 대중문화 평론가◇ 필자 소개 : 현재 브랜드마케팅 회사를 운영하며 평론가로도 활동 중입니다. 온·오프라인 미디어에서 연예 저널리스트로 활동했으며 YG엔터테인먼트에서 업계 실무를 경험했습니다. ‘심재걸 엔터 잡학사전’에서 엔터 관련 다양한 현상들을 해설하며 세대간 소통의 장을 마련합니다. 2025.04.30 14:01
프로야구

창원NC파크 인명 사고 관련 심리지원 상담소 주 3회 운영

NC 다이노스와 창원시, 창원시설공단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합동대책반이 창원NC파크 구조물 사고와 관련한 심리지원 상담소를 운영한다. NC는 14일 오후 "창원시 3개(창원, 마산, 진해) 보건소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해 14일부터 창원NC파크 동문 매표소(창원시 마산회원구 삼호로 63)에서 야구장 구조물 사고 관련 심리지원 상담소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피해자 유가족, 사고 목격자, 사고대응인력 등 사고 여파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분들의 트라우마를 최소화하고 정신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다. 창원NC파크 심리지원 상담소는 합동대책반 공동 주관으로 운영되며, 주 3회(월∙수∙금)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까지 방문자 대상으로 상담을 실시한다. 원활한 상담을 위해 2명의 전문 심리상담사가 운영 기간 상담소에 상주한다.상담소 방문자는 우울(PHQ-9), 불안(GAD-7), 외상 후 스트레스(PC-PTSD) 심리평가척도 평가지 결과를 기반으로 심리상담을 받게 된다. 진단 결과 고위험군으로 분류될 경우 정신건강보건센터 무료 등록 절차를 거치며, 필요시 병원으로 인계할 예정이다.별도 예약 없이 현장 방문만으로도 무료 상담이 가능하고, 소요 시간은 20분 내외다. 상담소 방문자에게는 주기적으로 정신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자가검진 애플리케이션 및 QR코드가 제공된다. 상담소 방문이 어려울 경우 전화 상담도 가능하다.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정신건강위기상담(1577-0199)부터 영남권 트라우마 센터(055-520-2777), 정신건강복지센터 창원(055-225-6441)∙마산(055-225-6031)∙진해(055-225-6391) 등을 통해 비대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정신건강위기상담은 24시간 운영하며, 그 외 전화 상담은(09:00~18:00)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익명 상담도 가능하다.창원NC파크 심리지원 상담소는 4월 한 달간 운영실태를 참고해 확대 실시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창원NC파크에선 3월 29일 오후 5시 20분 창원NC파크 3루측 외벽 약 17.5m에 설치된 길이 2.6m, 폭 40㎝, 무게 60㎏ 가량의 알루미늄 소재 루버가 떨어져 3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머리를 다친 20대 여성 A씨는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있다가 사고 발생 이틀 만인 지난달 31일 숨을 거뒀다. NC-창원시-창원시설관리공단 3개 기관은 지난 3일부터 합동 대책반을 꾸려 희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정밀안전진단이 진행 중이다. 지난 8일 경기장 안전과 시민 불안감을 고려해 위험도가 높은 창원NC파크의 루버 3개를 탈거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인 루버는 창원NC파크 내 총 231개(외부 213개, 내부 18개) 설치돼 있었다. 이 가운데 지난 29일 사고로 하나가 떨어졌고, 9일 추가로 3개를 탈거했다. 남은 루버는 227개다. 한편 지난 11~1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NC-롯데 자이언츠전은 부산 사직구장으로 옮겨 치러졌다. 15~17일 창원 NC-두산 베어스전은 연기됐다. 향후 창원NC파크에서의 경기 일정은 미정이다. 이형석 기자 2025.04.14 15:19
산업

두산로보틱스, 'K휴머노이드 연합' 참여...2028년 로봇 AI 모델 개발 목표

두산로보틱스가 K-휴머노이드 연합에 참여했다. 정부가 2030년 글로벌 최강국을 목표로 40여개 산학연이 참여하는 협력체를 구성했는데 여기에 포함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K-휴머노이드 연합 출범식'을 열었다고 밝혔다.휴머노이드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로봇으로, 테슬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빅테크들이 천문학적인 투자를 통해 상용화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AI 전문가들은 생성형 AI에 이어 '물리적(physical) AI'의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며, 빅테크들의 차기 'AI 전쟁터'로 휴머노이드를 지목하고 있다.정부는 글로벌 빅테크들을 따라잡기 위해 휴머노이드 생태계의 역량 결집이 필요하다고 보고 산학연이 가진 장점과 역량을 모아내기 위해 K-휴머노이드 연합을 조직하기로 했다.이날 출범한 K-휴머노이드 연합에는 40여개 산학연 기관이 참여했다.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대, 연세대, 고려대 등 AI 개발 그룹과 레인보우로보틱스, 에이로봇, 홀리데이로보틱스 등 로봇 제조사들과 함께 위로보틱스, 블루로빈, 로브로스, 엔젤로보틱스, 뉴로메카, 두산로보틱스, LG전자, HD현대로보틱스 등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두산로보틱스는 로봇제조사로서 ▲AI 공용 모델 개발 지원 ▲가벼운 무게, 높은 자유도, 높은 페이로드, 빠른 이동속도를 갖춘 하드웨어 핵심기술 개발 ▲정교한 물체 조작이 가능한 힘·토크센서, 손 감각을 구현하는 촉각센서, 액추에이터(모터+제어기+감속기) 등 핵심 부품 개발 ▲핵심 인재 및 스타트업 육성 지원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국내 로봇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핵심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로봇을 실제 적용할 수요기업의 관심을 제고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기술 세미나와 쇼케이스, 경진대회 등에 참여하기로 했다. K-휴머노이드 연합은 먼저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로봇 AI를 개발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2028년까지 '로봇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이번 연합 출범을 계기로 정부 지원이 대폭 확대되고, 산·학·연이 가진 장점과 역량들이 결합돼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2025.04.10 17:55
프로야구

사고 발생 엿새 만에 꾸려진 합동 대책반, 주 1회 정기회의 진행

NC 다이노스-창원시-창원시설관리공단 3개 기관이 지난 8일 창원NC파크 회의실에서 창원NC파크 구조물 추락 사고와 관련해 합동 대책반 전체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전체회의에는 NC 다이노스 이진만 대표이사, 창원시 문화관광체육국장, 창원시설공단 이사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NC 구단은 "지난 3일 합동대책반 구성 이후 분야별 실무진은 긴급안전점검 등의 현안에 대해 수시로 논의해 왔다. 이번 전체회의는 그간의 추진 사항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상의하기 위해 진행됐다"라고 밝혔다.전체회의 주요 안건은 ▲유가족 및 부상자 지원방안 ▲현재 진행 중인 긴급안전점검 추진 현황 검토 ▲재발방지대책 수립 및 대응체계 구축 ▲창원NC파크 재개장 전 시민 및 팬 신뢰 회복 ▲상시 협력체계 구축 등이었으며, 해당 안건들의 세부 실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논의했다.이진만 NC 다이노스 대표는 "유가족 및 부상자 지원과 창원NC파크 시설물에 대해 시민분들과 야구팬분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 생각한다. 3개 기관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합동 대책반의 분야별 실무진은 앞으로도 수시로 만남을 가지며 세부 실행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며, 주 1회 정기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오후 5시 20분 창원NC파크 3루측 외벽 약 17.5m에 설치된 길이 2.6m, 폭 40㎝, 무게 60㎏ 가량의 알루미늄 소재 루버가 떨어져 3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머리를 다친 20대 여성 A씨는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있다가 사고 발생 이틀 만인 지난달 31일 숨을 거뒀다. 이후 창원NC파크는 현재 안전 점검이 한창이다. NC 구단 관계자는 "지난 1~2일 루버의 점검을 마감했다. 최종 결과 보고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점검 내용은 루버 볼트 체결 상태, 루버 균열 및 변형 상태, 방재 부식 상태 확인 등이다. 이번 사고의 원인인 루버는 창원NC파크 내 총 231개 설치돼 있다. NC는 2일부터 구장 내 천장에 달린 비구조체 점검을 시작했다. 소요 기간은 일주일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구장 내 기둥과 바닥 등에 대한 점검도 이뤄졌다. 이번 사고의 책임 소재를 두고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창원시와 창원시설공단, 구단은 합동대책반을 구성·운영하고 있다. NC 구단은 사고 발생 직후 시설공단 측에 긴급 안전 진단을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나, 다음날 '구단 측이 자체 진행하고 결과를 통보하라'는 회신을 받아 공단의 처사에 대해 비난이 솟구쳤다. 여론이 악화하자 지난 3일 3개 기관이 합동대책반을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사고 발생 엿새 만이었다. 오는 11~13일 같은 창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NC-롯데 자이언츠전은 부산 사직구장에서 옮겨 치르기로 했다. 15~1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의 주중 3연전은 순연됐다. 이형석 기자 2025.04.09 10:22
프로야구

'3점 깔고' 시작해도 지네→한화는 지금 딱 2개만 안 된다...'오펜스'와 '디펜스' [IS 냉탕]

이번엔 이길 줄 알았는데, 한화 이글스가 또 졌다.한화는 지난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를 6-5로 졌다. 한화는 이날 패배로 시즌 4승 10패(승률 0.286)를 기록,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다.충분히 승산이 있는 경기였다. 이날 경기 한화의 출발은 올 시즌 통틀어 눈에 띄게 좋았다. 한화는 1회 초부터 두산 선발 최승용을 상대로 석 점을 뽑고 출발했다. 리드오프 황영묵이 내야안타로 나가 투수를 흔들었고,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안타로 기회를 이었다. 여기에 3번 타자 노시환이 일격을 가했다. 노시환은 최승용과 승부에서 스트라이크존에 몰리는 슬라이더를 통타, 잠실구장 왼쪽 담장을 넘기는 타구 속도 175㎞/h의 특대 홈런을 때려냈다. 한화가 3점을 내고도 상황은 여전히 1회 초 무사. 말 그대로 3점을 깔고 바둑을 시작한 꼴이었다.쾌조의 출발이었지만, 한화는 이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우선 실점 관리가 안 됐다.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줬다.3점 리드를 잃는 걸 넘어 역전까지 내줬는데, 마운드보다 수비가 치명적이었다. 한화 선발 문동주는 1회 말 양의지에게 추격하는 1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4회 말 다시 그에게 솔로포를 내줬다. 두 실점 모두 한화로서는 '불가피한' 사고였다. 문동주의 투구보단 양의지의 타격 컨디션이 실점의 이유였다.동점 허용 상황도 조금이지만, 다소 허무하게 실점을 내줬다. 문동주는 홈런을 맞은 4회 말 후속 타자들에게 역전 실점을 내줬다. 후속 타자 강승호에게 안타를 맞은 게 시발점이었다. 강승호는 출루 후 2루 베이스를 훔쳐 투수를 압박했다. 이어 박계범이 중전 적시타를 때리면서 한화의 리드를 지워냈다. 단타 2개로 동점을 내준 꼴이었다.눈살을 찌푸리게 한 건 그 다음 장면이다. 중견수 플로리얼은 박계범의 안타 타구를 처리하려 달려들었는데, 포구하지 못하고 공을 뒤로 흘렸다. 바운드가 다소 빠르긴 했지만, 내야수도 아닌 외야수가 흘릴 타구라고 보긴 어려웠다. 아쉬운 수비가 이어졌다. 플로리얼이 뒤늦게 타구를 처리하는 사이 주자 박계범이 홈까지 노렸다. 한화로서는 아웃 카운트를 더할 수 있는 기회였고, 한화 수비진은 중계 플레이로 홈 보살을 노렸다. 외야에서 내야를 거친 공은 정확하게 포수 최재훈에게 배달됐다. 그런데 최재훈이 공을 미트에 담지 못했고, 박계범은 단타 하나로 2점을 뽑는 '기적'을 이뤘다.투수가 수비를 '믿지 않고' 막았다면 이겼을 수도 있지만, 한화 마운드는 이날도 불안했다. 선발 문동주는 수비 불안을 고려해도 4이닝 4실점(3자책)으로 흔들렸다. 뒷문 계투 운영도 살얼음과 같았다. 운용 자체는 성공에 가깝다. 한화는 조기 강판된 문동주 빈자리를 조동욱과 김종수를 이어 막았고, 연달아 나오는 좌타자는 왼손 김범수(1이닝 무실점)로 막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필승조를 맡길 자원이 심각하게 부족했다. 필승조가 돼야 할 박상원은 등판했다가 양의지에게 2루타를 맞았고, 위기를 막아보겠다고 올라온 한승혁은 시즌 평균자책점 7.20으로 부진했다. 결국 그는 적시타도 아닌 폭투로 동점을 허용했다.계투가 부족하니 연장전을 버틸 여력도 없었다. 한화는 마무리 김서현이 9회를 책임진 뒤 루키 정우주에게 10회를 맡겼다. 시즌 초 불안감을 노출했던 정우주는 이날 최고 155㎞/h 강속구로 두산 타선을 1이닝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10회 안에 승부를 짓지 못했고, 결국 11회엔 막 1군에 콜업된 이상규를 올렸다가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고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수비도, 마운드도 문제다. 득점이라고 좋았던 건 아니다. 한화는 냈어야 할 추가점을 못 냈다. 개막 2연전 뒤 11경기 타율 0.100(40타수 4안타)에 그치던 노시환은 이날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1득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이날 한화는 5점을 내긴 했지만, 이중 4점을 노시환에게 의존했다. 선취점을 노시환이 냈고, 리드를 뺏겼을 때 동점도 노시환의 적시타가 만들었다. 테이블 세터와 이진영이 각각 2안타씩 때렸으나 해결해준 건 노시환이 전부였다. 나머지 1타점도 희생플라이(최재훈)로 만든 점수였다.시즌 내내 이어진 빈공 속에서도 경기 운용의 변화도 찾기 어려웠다. 김경문 감독은 대주자 이원석, 이상혁 등을 쓰면서 짜내기 득점을 시도했으나 이날 1군에 오른 하주석을 기용하는 등 대타 작전은 쓰지 않았다.이날 한화는 무엇 하나 안정적인 게 없었다. 막아야할 때 막지 못했고, 점수를 내야할 때 내지 못했다. 왜 최하위였는지, 팽팽한 연장 혈투를 펼쳤음에도 올 시즌 한화의 문제가 총체적으로 드러났다. 딱 2개뿐인 한화의 약점, '공격'과 '수비'는 접전 속에서 더 적나라하게 확인됐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4.09 02:06
프로야구

초유의 관중 사망 사고, 창원NC파크 루버 230개 안전 점검 돌입

NC 다이노스가 구조물 낙하로 관중 사망 사고가 발생한 창원NC파크의 긴급 안전 점검을 시작했다. 외부 안전 점검 업체는 1일 고소 작업차(스카이 차)를 동원해 창원NC파크 내 알루미늄 소재 루버 점검에 나섰다. 주요 점검 내용은 루버 볼트 체결 상태, 루버 균열 및 변형 상태, 방재 부식 상태 확인 등이다. 구단은 2일까지 창원NC파크 외관에 설치된 전체 루버 231개 전체에 대해 안전을 진단한다. 다만 사고가 발생한 지점 루버는 경찰 조사 마무리 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구단 관계자는 "2일까지 루버 안전 진단을 진행한 뒤 업체 일정에 따라 추가로 (루버 외에 구장 시설에 대한) 안전 진단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안전 점검은 지난 29일 발생한 사고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5시 20분 창원NC파크 3루측 외벽 약 17.5m에 설치된 길이 2.6m, 폭 40㎝, 무게 60㎏ 가량의 알루미늄 소재 루버가 떨어졌다. 이 구조물은 평소에는 고정된 상태였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갑자기 떨어져 매점 천장에 한 번 부딪힌 뒤 3~4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20대 여성 A씨와 10대인 친동생 B씨 등 3명이 다쳤다. 머리를 다친 A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있다가 31일 오전 11시 15분경께 숨을 거뒀다. NC 구단은 지난 주말 안전 점검 업체의 수소문에 나섰지만 주말이라 점검 여부를 확답받지 못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사고 발생 다음 날인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NC-LG 트윈스전을 시설물 안전 점검 차원에서 연기했다. 4월 1일부터 3일까지 창원NC파크에서 예정된 SSG 랜더스와 NC의 주중 3연전을 무관중 경기로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20대 여성 A씨가 사망하자 이를 추모하기 위해 연기했다. 창원NC파크는 2019년 개장했고, 2023년 안전전검은 창원시설공단의 주도로 이뤄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구단이 움직였다. 구단 관계자는 "신속성을 위해 안전 진단 업체부터 직접 수소문했다"고 밝혔다. NC 구단은 당초 3일부터 안전 진단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알렸으나, 1일로 앞당겼다. 한편 KBO와 각 구단은 긴급 점검에 나섰다. KBO는 "전 구장 그라운드 안팎의 시설물과 구조물의 안전성을 경기에 앞서 철저히 점검하는 한편, 구단과 지자체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자체 진단을 더욱 강화하고 정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겠다"라고 밝혔다.KBO는 4월 1일부터 3일까지 애도 기간으로 정했다. 1일은 희생자를 추모하며 KBO리그 및 퓨처스리그 경기를 모두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잠실(두산 베어스-키움 히어로즈) 수원(KT 위즈-LG) 대전(한화 이글스-롯데 자이언츠) 광주(KIA 타이거즈-삼성 라이온즈) 경기는 4월 2일부터 재개하며, 경기 시작 전에는 희생자를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갖는다. 경기는 응원 없이 진행되며 선수단은 근조 리본을 달고 희생자를 추모할 예정이다.이형석 기자 2025.04.01 14:00
프로야구

초유의 관중 사망 사고, 안전 진단 1일로 앞당겼다...나머지 구장도 긴급점검

구조물 낙하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창원NC파크에 대한 안전 진단이 1일부터 시작된다. 창원NC파크를 홈으로 사용하는 NC 다이노스 구단은 "1일부터 안전 진단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C 구단은 지난 29일 구장 내 사고 발생 직후부터 안전 진단 업체를 수소문했다. 구단 관계자는 "주말이라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사고 발생 다음 날인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NC-LG 트윈스전을 시설물 안전 점검 차원에서 연기했다. 안전 진단 검사가 이뤄지지 않자 4월 1일부터 3일까지 창원NC파크에서 예정된 SSG와 NC의 3연전을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후 20대 여성 A씨가 사망하자 추모하기 위해 SSG-NC 3연전을 아예 연기했다. NC 구단은 31일 "오는 3일부터 안전 진단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알리면서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단은 한 시간여 뒤 "1일부터 안전 진단 검사를 돌입할 것"이라고 알렸다. 창원NC파크는 2019년 개장했고, 2023년 안전전검은 창원시설공단의 주도로 이뤄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신속성을 위해 구단이 직접 나섰다고 한다. 구단 관계자는 "안전 진단시기와 범위는 미정. 업체가 현장에서 직접 봐야 알 수 있다"라고 밝혔다. 안전진단을 통과해야 관중 입장이나 경기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BO와 각 구단은 긴급 점검에 나섰다. KBO는 "전 구장 그라운드 안팎의 시설물과 구조물의 안전성을 경기에 앞서 철저히 점검하는 한편, 구단과 지자체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자체 진단을 더욱 강화하고 정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겠다"라고 밝혔다.지난 29일 오후 5시 20분 창원NC파크 3루측 벽에 설치된 길이 2.6m, 폭 40㎝, 무게 60㎏ 가량의 알루미늄 구조물이 떨어졌다. 외벽 약 17.5m 높이에 설치된 구조물은 평소에는 고정된 상태였으나 사고 당일 매점 천장에 한 번 부딪힌 뒤 3~4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A씨와 10대인 친동생 B씨 등 3명이 다쳤다. 머리를 다친 A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있다가 31일 오전 11시 15분경께 숨을 거뒀다. KBO는 4월 1일부터 3일까지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1일은 희생자를 추모하며 KBO 리그 및 퓨처스리그 경기를 모두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잠실(두산 베어스-키움 히어로즈) 수원(KT 위즈-LG) 대전(한화 이글스-롯데 자이언츠) 광주(KIA 타이거즈-삼성 라이온즈) 경기는 4월 2일부터 재개하며, 경기 시작 전에는 희생자를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갖는다. 경기는 응원 없이 진행되며 선수단은 근조 리본을 달고 희생자를 추모할 예정이다. 이형석 기자 2025.04.01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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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팀에 힘들다" 미디어데이 논란, 결국 대화가 필요해 [IS 시선]

프로야구 개막 미디어데이를 둘러싼 선수들의 불만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 핵심은 날짜와 장소. 개막 직전 서울특별시에서만 행사가 열리니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게 골자다. 수도권과 달리 지방 연고 구단 선수들은 상당한 이동 거리와 시간 등을 감수해야 한다.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시즌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에 참석한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은 "미디어데이 일정이 지방 팀에 힘들다. 이틀 사이 왔다 갔다 하면서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구광역시가 연고 지역인 삼성은 22일 키움 히어로즈와 홈 개막전을 치렀다. 구자욱의 상황은 그나마 낫다. 박민우(NC 다이노스)는 서울에서 행사를 소화한 뒤 구단 연고 지역인 창원특례시에 밤 도착, 21일 오전 훈련을 소화한 뒤 원정 개막전이 열리는 광주광역시(KIA 타이거즈)로 떠났다. 이와 반대로 서울 홈 경기로 개막 시리즈를 맞이한 LG 트윈스 선수들은 미디어데이 관련 이동 거리가 거의 없었다. 수원특례시가 연고지인 KT 위즈 선수들도 부담이 적었다. 구단마다 편차가 크다 보니 선수들 사이에선 "왜 행사를 서울에서만 치르나"라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 19일 대전 모처에서 10개 구단 주장과 대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이사회에서도 관련 사안이 다뤄졌다.그렇다고 지방에서 행사를 여는 게 정답일까. 최근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행사는 규모가 꽤 커졌다. 올해만 하더라도 10개 구단 감독과 선수 이외 200명이 넘는 야구팬이 현장에 초청됐다. 이 같은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방송에 적합한 장소를 찾는 게 쉽지 않다. 장소에만 포커스를 맞추면 거기에 따른 형평성 문제가 튀어나올 수 있다. 그렇다고 행사를 축소하면 운영 방식부터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미디어데이를 시기적으로 개막 전에 하는 건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분위기를 활성화하는 차원"이라며 "선수들이 의견을 줬으니까, 우리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이번 논란을 바라보는 복수의 구단 관계자는 "중요한 건 대화"라고 얘길 한다. 행사 장소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선수협과 KBO가 머리를 맞대 소통하는 단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서로를 이해시키는 절차가 부족하니 시간이 지날수록 불만만 눈덩이처럼 커진다. 그런 점에서 지난 24일 선수협과 KBO 관계자가 만나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는 건 의미가 있다. 대화의 물꼬는 터졌다. 어떤 결론이 날지 지켜볼 일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3.2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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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합심] 야구장의 box와 내 마음의 타석

야구 경기 중 선수들 사이에 말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이에 앞서 투수와 타자는 서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투수 포수의 사인 교환에 시간이 걸렸고, 타자는 타임을 걸고 타석을 벗어납니다. 투수도 발을 투수판에서 풀고, 새로 사인을 주고받습니다. 각자의 투구 템포, 타격 리듬이 너무 달랐습니다. 이런 장면이 몇 번 반복됩니다. 자기 타이밍을 잃지 않으려는 의도인데 어느새 기싸움이 돼 버렸습니다.분위기가 묘해집니다. 투수는 타자를 땅볼로 처리한 뒤 그를 향해 영어로 "get in the box(타석에 들어가)"라고 소리칩니다. 앞서 상황에 짜증이 났던 걸 말로 던진 겁니다. 타자도 그 말을 듣고 화를 크게 내고 언성을 높여 대응합니다. 결국 양 팀의 벤치 클리어링으로 번졌습니다.2015년 5월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두산 베어스의 경기 때 일입니다. 다음날 당사자인 둘을 포함, 양 팀 선수들은 화해의 악수를 했고 웃으며 헤어졌습니다. 당시 NC의 운영팀장으로서 두 팀을 오가며 입장과 해명을 전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 정도 해프닝은 긴장감 넘치는 경기, 승부욕 넘치는 선수에게서 나올 수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제 생각은 비슷합니다. 예고 없이 발생하는 상황은 개인이나 팀이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여주며 개성과 조직력 등 많은 것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당시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것 중에 일부 표현에 대한 오해가 있었습니다. NC 투수가 'box(타석)'라고 한 부분을 다른 누군가가 "관(棺, 장례 때 사용하는 관)에 들어가라는 말 아니냐"라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붙기 시작한 상황이 폭발했다는 겁니다. 그때 이런 부분까지 당사자 의견을 확인하며 더는 상황을 왜곡하지 않도록 두 팀 프런트가 애를 썼습니다. 저는 야구장에서 배터스 박스(batter’s box, 타석)을 볼 때면 그 장면들이 떠오릅니다. 지금 저기 그려진 박스는 무슨 뜻일까 생각하곤 합니다. 자신의 리듬과 집중력을 모으는 공간일 겁니다. 타자들이 타석에 들어서며 저마다 리추얼이나 루틴 동작을 하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네모난 경계선을 넘어 상자 속에 들어오는 순간 자기 몸과 마음의 상태를 새로 규정하는 의식과 동작을 하는 겁니다. 실제로 어떤 타자들은 경기 중 타석에서 깊이 집중하다 보면 관중석의 여러 소리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을 합니다. 삼성에서 키움으로 옮긴 외국인 타자 루벤 카디네스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 "타석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응원이나 야유에) 신경 쓰지 않는다. 좋든 나쁘든 상관없이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도 비슷합니다. 타석이란 공간이 상태를 전환시키며 경계를 나누는 걸 알 수 있습니다.그런데 상자 안에서 자기만의 세계에 갇히는 경우도 생깁니다. 상대를 의심하거나 불만스러울 때 자기 확신에 빠지게 됩니다. 에피소드로 인용한 경기 중 해프닝처럼 말입니다. 혼자만의 공간 속에서 충분히 상황을 관찰하지 못해 시야가 좁아지고 이기적인 생각에 사로잡히는 겁니다.심리 상담에서도 상자(box)를 이용해 마음속 감정을 헤아려 보기도 합니다. 상자는 사고방식의 틀이기도 하고, 개인의 문제나 감정을 담아두는 저장소입니다. 실제로 작은 상자에 여러 감정 단어를 적은 카드를 넣어둔 뒤 골라서 설명하게 하는 방법을 씁니다. 잘 정리돼 있는 줄 알았던 나의 상자는 뒤죽박죽입니다. 잘 열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상자 속 저편에 숨겨진 고정 관념이나 감정적 장애물이 드러납니다. 날카로운 무언가에 손을 찔린 듯 놀라기도 합니다. 상자 속에 묻어 두는 것만이 최선이 아님도 알게 됩니다. 남에게 보여주는 건 더욱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가둔 상자에서 벗어나 보라"는 메시지를 깨닫습니다.여러분 마음속의 타석에는 무엇이 들어 있나요.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지메일닷컴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5.03.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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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된 '불펜' 문동주...한화 "당연히 선발, 복귀 시나리오 모든 가능성 검토" [IS 이슈]

문동주(22·한화 이글스)의 2025시즌 일정에 변수가 발생했다.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생겼다.지난 3일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한 한화는 오는 8일 청주 두산 베어스전을 시작으로 시범경기 일정에 돌입한다. 한화는 올해 5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린다. 변수가 있다. 한화는 캠프 전 류현진-라이언 와이스-코디 폰세-엄상백-문동주로 이어지는 선발진을 구상했는데, 문동주의 개막 합류 가능성이 낮아졌다.문동주는 지난해 9월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이후 겨울 내내 재활에 전념했지만 몸을 만드는 게 늦어졌다. 호주와 일본 캠프 통틀어 단 한 번도 실전 등판을 소화하지 못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시즌 초 우완 이상규를 대신 선발로 쓴다고 예고했다. 선발 탈락이 아닌 복귀 연기 차원의 결정이다. 문제는 복귀 일정과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시즌 중 복귀하는 선발 투수는 빌드업(5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게 투구 수를 늘려가는 과정)을 부담이 적은 퓨처스(2군)리그에서 선발로 소화한다.다만 한화는 이를 1군 불펜 투수로 쓰면서 진행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 중이다. 전례가 없던 건 아니다. 문동주는 1년 차인 2022년 부상을 회복한 뒤 5월 10일 1군에 콜업돼 데뷔했다. 이후 9경기를 불펜으로 뛰었고, 마지막 4경기는 선발로 뛰다 시즌을 마쳤다. 이 기간 연투는 단 1경기도 없었다. 최원호 당시 퓨처스팀 감독(2023년 1군 감독 부임)도 "구단은 문동주에 대해 장기적 로드맵을 수립, 처음부터 조심스럽게 다뤘다. 동주 같은 선수는 현장에서 임의로 건드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 불펜은 '1안'이 아닌 시나리오 중 하나다. 한화 관계자는 "문동주의 보직은 당연히 선발이고,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준비하려 한다. 선발은 기본 투구 수가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준비 과정이 늦어지다 보니, 어느 정도 공 개수를 소화할 수 있는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복귀 시나리오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려 중이다. 최선은 시범경기 내에 투구 수 준비를 끝내는 것이다. 안된다면 불펜에서 소화할 수 있고, 2군에서 만들고 올라올 수 있다. 건강하게 준비해 돌아오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설명했다.팀 상황이 3년 전과 다른 건 변수다. 2022년 한화는 최하위를 감수하는 리빌딩 과정에 있었다. 한화는 이후 3년 연속 대형 외부 영입을 단행했다. 가을야구 진출이 간절하다. 시즌 초 문동주를 필승조로 쓰고 싶은 '유혹'이 따를 수도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3.0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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