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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악몽이 된 가을의 도루, 캡틴 구자욱의 책임감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IS 인터뷰]

"모두가 악착같이 뛰는데,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습니다."삼성 라이온즈 주장 구자욱의 2024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은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팀은 이겼지만, 자신은 큰 부상을 당하면서 꿈에 그리던 가을야구를 완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회 말이었다.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구자욱은 LG 트윈스 선발 손주영을 상대로 우익수 오른쪽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이후 르윈 디아즈의 타석 때 2루를 훔치며 득점권까지 위치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도루에 성공한 구자욱이 왼쪽 무릎을 잡고 쓰러진 것. 트레이닝 코치와 의료진이 그라운드로 나왔고, 구자욱은 괜찮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누상에 남았다. 그러나 부상은 심각했다. 스킵 동작을 하던 도중 통증이 재발했고, 아웃 플레이 때 절뚝이며 귀루했다. 하지만 쉴 수 없었다. 공교롭게도 직후 디아즈의 빗맞은 타구가 유격수와 좌익수 사이에 떨어졌다. 혹시 모를 득점 기회에 구자욱은 절뚝이며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왔다. 이후 구자욱은 교체됐다. 이날 부상으로 구자욱은 이후 가을야구 경기에 결장했다. 일본 이지마 치료원까지 찾아 치료에 매진, 출전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부상 부위(왼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는 쉽사리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구자욱은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지 못한 채 팀의 준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당시를 돌아본 구자욱은 "처음엔 무릎이 빠졌다가 (끼워져) 들어오는 느낌이 들어서 트레이닝 코치를 불렀다. 일어나서 무릎을 굽혔다 펴봤는데 움직여서 일단은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스킵 동작 때 첫 발을 디딛는 순간 안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사실 더그아웃에 들어가서 체크를 받고 싶었다. 너무 아파서 붕대라도 감고 다시 나오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사실 그 때(부상 직후) 처음부터 빠졌다면 회복이 조금 더 빨랐을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럴(교체를 요청할) 생각도 할 수 없었다"라고도 덧붙였다. 책임감 때문이었다. 구자욱은 "내가 중심 타자인데 내가 빠지면 팀 분위기가 무너질 거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선수들이 악착같이 뛰고 있는데, 내가 거기서 교체 사인을 내는 게 팀 분위기를 망치는 행동 같았다. 플레이는 끝까지 하고 빠지자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악몽의 도루도 그렇게 시작됐다. 그는 "당시 우리가 1회 초 먼저 실점했고, 어떻게든 1점을 바로 만회해야 우리가 따라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빨리 2루에 가서 단타 때 홈으로 들어오자'는 생각으로 도루를 했다. 긴장은 안했는데 (우천 순연된 그라운드) 땅을 체크할 여유도 없었고 (부상으로) 마음대로 되지 않아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구자욱의 세 번째 가을야구(2015, 2021, 2024년)는 그렇게 끝이 났다. 2015년 이후 생애 두 번째 KS는 더그아웃에서 지켜봐야 했다. 미래에 있을 세 번째 KS에는 다른 결과를 얻고자 하는 마음이다.구자욱은 "올 시즌 KIA를 보면서 엄청난 강팀이라는 느낌과 함께 웅장함이 있었다. 너무나 거대해 보인 것이 사실이다"면서 "우리도 그런 팀이 되고 싶다. 누구도 우리를 쉽게 보지 못하는 강팀이 된 후에야 KS를 맞이하면 여유를 갖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두에게 믿음을 주고 우리 경기를 보는 팬분들도 여유롭게 볼 수 있는 모습으로 KS에 갔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윤승재 기자 2024.11.25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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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벼랑 끝' 한국, 하필 NPB ERA 1위 상대...4번·DH 변화 불가피

'조기 탈락' 위기에 몰린 한국 프리미어12 대표팀. 득점력 증가를 위해 타순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은 13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대만과의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3-6로 패했다. 선발 투수 고영표가 2회 말 만루홈런과 투런홈런을 연달아 맞고 6점을 내줬다. 타선은 3득점에 그쳤다. 고영표가 무너진 건 예상 밖이다. 그는 KBO리그 대표 투수이자, 도쿄올림픽에서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도 5이닝 2실점 투구로 임무를 잘 해냈던 투수다. 하지만 이번 프리미어12 대만전에선 심판 판정에 흔들렸고, 공이 가운데로 몰리며 집중타를 허용했다. 타선 공격력도 우려를 지우지 못했다. 초반에 점수 차가 벌어지며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적 변수가 작용했겠지만, 상대에 큰 위협을 주지 못했다.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된 점을 감안해도 객관적으로 그랬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이 라인업 구성에 가장 고심한 타순은 역시 4번이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을 치를 땐 이 자리를 맡았던 '거포' 노시환(한화 이글스)이 프리미어12엔 합류하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은 쿠바·상무·웨이취안(대만 프로팀)과의 평가전에서 박동원, 문보경을 4번 타자로 내세웠다. 하지만 정작 본 무대였던 대만전에선 윤동희 카드를 썼다. 그의 타격감이 가장 좋다고 판단했다. 윤동희는 2024 KBO리그 정규시즌 주로 테이블세터에 배치됐다. 4번 경험은 많지 않았다. 대만전에서 윤동희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4회와 6회는 주자를 득점권에 두고 침묵했다. 4번 타자만큼 고민한 자리가 지명타자다. 류중일 감독의 선택은 김휘집이었다. 올 시즌 타율 0.312·장타율 0.469를 기록한 나승엽이 맡을 것을 보였지만,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김휘집의 타격감이 더 좋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휘집은 3회와 5회 대만 선만 린위민을 상대로 각각 삼진과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반면 나승엽은 한국이 2-6으로 지고 있던 7회 초 대타로 나서 상대 투수 천콴웨이를 상대로 우월 솔로홈런을 쳤다. 담장 상담에 맞은 공이 비디오판독 끝에 홈런이 되는 행운이 따랐지만, 과감한 타격이 돋보였다. 한국은 14일 쿠바전을 치른다. 첫 경기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패한 쿠바도 벼랑 끝이다.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NPB)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1.88)에 오른 리반 모이넬로(소프트뱅크 호크스)가 한국전에 등판한다. 쿠바전 4번 타자와 지명타자는 대만전과 달라질 전망이다. 원래 4번 타자 후보였던 박동원은 4회 초 중전 적시타를 쳤다. 나승엽도 장타를 보여줬다. 평가전에서 너무 빨리 달아오른 한국의 화력. 꺼져가는 불을 지펴야 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1.1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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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151㎞ 강속구, 이번에도 강렬했던 린위민 '4⅔이닝 2실점'

린위민(21)이 이번에도 한국 야구 대표팀 앞을 막아섰다.린위민은 13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한국과 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선발 등판, 4와 3분의 2이닝 2피안타 1볼넷 1사구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총 투구 수는 74구. 최고 151㎞/h 안팎이 찍히는 강속구로 한국 타선을 찍어 눌렀다.린위민은 앞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대표팀 앞을 막아섰던 강적이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마이너리그 소속으로 올 시즌 AA까지 올라와 있는 그는 당시 대회에서 조별리그 6이닝 무실점, 결승전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결승전에서 뽑아낸 2점 리드를 지켜내고 이겼으나 역시 공략했다고 보긴 어려웠다.1년 뒤 다시 만난 린위민은 이번에도 호투로 한국을 막아섰다. 1회부터 홍창기와 송성문에게 연속 땅볼을 얻어낸 그는 올 시즌 KBO리그 최고 타자 김도영을 상대로는 우익수 앞 뜬공으로 마무리했다. 김도영이 노려친 정타였으나 담장을 맞힐 비거리는 되지 못했다.2회 역시 구위로 한국을 눌렀다. 린위민은 2회 선두 타자 윤동희에게 송구 실책을 저질렀다.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지만, 1루수에게 던진 송구가 빗나갔다. 자초한 위기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후속 타자 박동원을 상대로 그는 가볍게 2루수 앞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로 주자를 지웠다.3회는 탈삼진 3개로 한국을 압도했다. 첫 타자 김휘집을 상대로 루킹 삼진을 얻어낸 그는 이주형에겐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으로 달아나는 129㎞/h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이어 김주원에겐 150㎞/h, 148㎞/h 직구로 2스트라이크를 얻은 후 131㎞/h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 3회를 마무리했다. 계속 완벽할 것 같았던 린위민도 결국 흔들렸다. 린위민은 4회 첫 타자 홍창기에게 풀카운트 싸움 끝에 결국 볼넷으로 이날 실책을 제외한 첫 출루를 허용했다. 송성문에겐 범타를 유도했으나 진루타가 됐고, 결국 첫 득점권 위기에서 실점을 내줬다. 앞선 타석에서도 정타를 때렸던 김도영은 린위민이 3구 연속 던지는 체인지업에도 배팅 타이밍을 바꾸지 않았고, 마침내 4구째 들어오는 145㎞/h 직구를 통타해 왼쪽 담장을 맞히는 1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린위민은 흔들리며 추가 실점도 내줬다. 윤동희에게도 진루타를 허용한 린위민은 박동원과 싸움에서 2볼 1스트라이크로 밀렸고, 결국 4구째 체인지업이 높게 들어가면서 중전 적시타로 이어졌다. 린위민은 결국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5회 아웃 카운트 2개를 더 기록한 린위민은 세 번째 타자 김휘집에게 2스트라이크 때 149㎞/h 하이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존에 꽂았다. 하지만 판정에서 볼이 나왔고, 어이없다는 듯 웃은 린위민은 몸쪽 변화구를 4구째 구사하다가 김휘집의 뒷발을 맞혔다.결국 대만 벤치는 린위민을 길게 가지 않고 마운드를 오른손 투수 장이로 교체했다. 장이는 제구가 다소 흔들렸지만, 홍창기를 땅볼로 잡아내 린위민의 추가 자책점 없이 5회를 마무리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13 21:07
프로야구

가을비에 기세 꺾인 삼성, 충격의 서스펜디드 경기 '무안타' 침묵 [KS1]

충격에 가까운 '결과'였다.삼성 라이온즈는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S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를 1-5로 완패했다. 1982년 무승부를 제외하면 역대 KS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40차례 중 29차례로 72.5%에 이른다. 삼성으로선 우승 확률 27.5%를 안고 시리즈 2차전을 치르게 됐다.사상 첫 포스트시즌(PS) 서스펜디드 경기는 삼성 편이 아니었다. KS 1차전은 지난 21일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 초 무사 1·2루 찬스에서 우천으로 중단, 재개하지 못했다. 삼성으로선 6회 초 김헌곤의 선두타자 솔로 홈런과 연속 볼넷으로 KIA 마운드를 압박하는 상황이었다. 반면 KIA는 선발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이 강판당한 뒤 불펜을 가동하는 위기였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비로 '강제 휴전'이 되면서 상황이 묘하게 바뀌었다. 타오르던 삼성 타선은 차갑게 식었다. 삼성은 서스펜디드 경기가 재개된 6회 초 무사 1·2루에서 무득점했다. 첫 타자 김영웅이 번트를 시도했으나 포수 김태군이 3루에 송구, 선행 주자가 잡혔다. 2사 후 윤정빈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이번엔 이재현이 투수 땅볼로 아웃됐다. 7회 초에는 선두타자 류지혁이 유격수 포구 실책 뒤 김지찬의 희생번트로 득점권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김헌곤과 르윈 디아즈가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고개 숙였다.8~9회 여섯 타자가 연속 범타로 물러난 삼성은 서스펜디드 경기가 시작된 6회 초 무사 상황부터 단 하나의 안타로 기록하지 못했다. 볼넷과 상대 실책으로 출루했을 뿐 이틀 전 점화 조짐을 보인 타선의 화력이 가을비 탓인지 차갑게 식었다. 결과는 뼈아픈 패배. 이날 저녁 시작하는 KS 2차전 선발 투수는 황동재를 예고했다. KIA는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 마운드에 오른다. 광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23 17:49
프로야구

홈런의 힘 없었지만 '마운드 편견 지웠다', 패배 속 삼성의 소중한 소득 [PO3]

기대했던 홈런의 힘은 없었다. 하지만 소득은 있었다. 불안할 것만 같았던 마운드가 최소실점으로 호투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삼성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3차전에서 0-1로 패했다. 1~2차전이 열린 대구에서 홈런을 8방이나 쏘아올린 삼성은 이날 잠실 3차전에선 한 개의 아치도 그려내지 못했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가능성을 봤다. 이날 삼성은 황동재를 선발 마운드에 올렸다. 1선발 코너 시볼드가 견갑골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탈락했고, 1~2차전 선발이었던 데니 레예스와 원태인을 제외하면 확실한 선발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는 황동재를 3차전 선발로 낙점했다. 왼손 타자가 많은 LG 타선을 상대로 왼손 투수인 이승현의 투입도 고려했지만 이승현을 좌완 계투로 돌리면서 황동재가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우려 속에 올랐던 황동재는 비교적 호투했다.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긴 했다. 1회 선두타자 안타에 이어 땅볼로 주자를 득점권에 출루시켰고, 2회에도 선두타자 볼넷과 도루, 외야 플라이로 1사 3루 위기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황동재가 다음 타자 황동재를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낸 뒤 안정적인 협살로 3루주자를 잡아내면서 위기를 스스로 지워냈다. 3회 1사 후 홍창기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신민재에게 병살을 이끌어내면서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다. 4회엔 좌완 이승현이 올랐다. 황동재가 선두타자 오스틴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김현수를 상대로 초구 볼을 내주자 삼성 더그아웃이 움직였다. 주자에 볼까지 떠안은 상황이라 어려웠다. 하지만 이승현은 올라오자마자 오스틴을 견제사로 잡아내면서 아웃카운트를 올렸고, 오지환과 문보경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5회 위기는 넘기지 못했다. 이승현이 선두타자 박동원에게 볼넷을 내준 뒤 박해민의 희생번트와 문성주의 안타로 1사 1, 3루 위기를 맞았고, 홍창기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실점했다. 이후 송은범이 마운드에 올라 신민재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2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1,2차전에서 오스틴 딘 원포인트 투수로 나와 모두 성공을 거뒀던 김윤수가 올라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이번 이닝의 실점이 삼성의 유일한 실점이었다. 이후 나온 불펜 투수들은 완벽했다. 이상민(⅔이닝)과 김태훈(1⅓이닝) 임창민(1이닝)이 무실점으로 3이닝을 막아내면서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타선의 빈타와 아쉬운 희생플라이로 패했지만, 마운드가 약하다는 편견을 지워낸 완벽한 투구였다. 마운드뿐 아니라 야수들의 안정적인 수비도 돋보였다. 2회 나온 야수진의 협살과 까다로운 타구를 연달아 잡아낸 류지혁과 김영웅의 수비도 1, 2차전에 이어 안정적이었다. 타선은 아쉬웠지만 투구와 수비에서 가능성을 보였던 삼성의 PO 3차전이었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4.10.18 00:04
메이저리그

선발은 메츠가 위라더니? 오타니 잡고 '볼볼볼' 센가...오타니한테도 맞고 '1⅓이닝 3실점' 강판

선발 대결에서 앞설 줄 알았던 뉴욕 메츠가 1차전부터 센가 코다이(31)가 무너지며 열세에 놓였다.센가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7전 4승제) 1차전 선발로 등판했으나 1과 3분의 1이닝 2피안타 4볼넷 3실점만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제구가 문제였다. 볼넷 4개를 주는 동안 30구를 던졌는데, 그 중 볼이 절반을 훌쩍 넘는 20구에 달했다.당장 1회부터 흔들렸다. 센가의 첫 상대는 일본 야구 후배 오타니 쇼헤이(30). 센가는 경기 전날 올 시즌 MLB 최고 스타 중 한 명인 오타니를 어떻게 상대할지 질문을 받았을 때 "이 자리에서 말할 투수가 어디 있겠나"라며 여유있게 받아쳤고, 실제로 오타니도 무난히 잡아냈다. 오타니가 한가운데 포심에 제대로 대처 못하며 가볍게 2루수 땅볼이 나왔다.하지만 센가의 위기는 그떄부터 시작이었다. 센가는 후속 타자 무키 베츠를 상대로 전혀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하고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프레디 프리먼에겐 풀카운트까지 갔으나 결국 마지막 바깥쪽 공이 빠졌다. 이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도 스트레이트 볼넷. 3연속 볼넷으로 순식간에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센가는 중견수 타이론 테일러의 호수비로 희생 플라이 실점은 막았지만, 결국 맥스 먼시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위기는 2회 때도 계속 됐다. 첫 타자 개빈 럭스에게 볼넷을 내준 게 이번에도 화근이었다. 다저스는 토미 에드먼의 희생 번트로 득점권 기회를 잡았고, 타석엔 다시 오타니가 들어섰다. 이번엔 달랐다. 오타니는 1, 2루 간을 가르는 적시타로 석 점쨰를 가져왔다. 결국 메츠 벤치가 움직였다. 당초 부상에서 돌아온 후 투구 수 제한이 있던 센가인지라 흔들리면서까지 쓸 이유가 없었다.센가와 달리 다저스는 선발 잭 플래허티가 4회 초까지 무실점 투구, 1차전 승기를 굳히는 중이다. 시리즈 전 예측과는 다소 다른 1차전 흐름이다. 다저스는 정규시즌 98승을 수확, 리그 전체 1위 승률을 차지했으나 포스트시즌에선 NLDS에 이어 NLCS에서도 '언더독' 평가를 받고 있다. 플래허티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 선발진 약점이 뚜렷하다는 이유다. 반면 메츠는 션 머네아, 호세 퀸타나, 루이스 세베리노 그리고 센가 등 선발 투수들이 포스트시즌 동안 탄탄했다고 평가 받았다. 하지만 시리즈를 시작해보니 1차전 선발 센가부터 다저스 타선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시리즈 전체 계산도 꼬일 위기에 놓였다.메츠는 경기가 4회 말까지 진행된 현재 0-6으로 다저스에 끌려가고 있다. 다저스는 센가 강판 이후에도 에드먼의 적시타, 오타니의 1타점 2루타, 프리먼의 적시타로 석 점을 추가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14 10:43
프로야구

고영표·강백호가 끄집어낸 탈락 위기, 심우준이 끝냈다 [준PO4]

KT 위즈의 투·타 에이스가 흐름을 바꿨다. 고영표(33)와 강백호(25)가 탈락 위기까지 몰렸던 KT를 구해냈다. 두 선수의 활약으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간 KT는 심우준(29)의 끝내기 안타로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KT는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4 KBO리그 포스트시즌(PS)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연장 11회 승부 끝에 6-5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2승 2패를 거둔 양 팀은 오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으로 무대를 옮겨 플레이오프(PO) 진출을 위한 최종전을 펼친다. KT는 2회 초 '백투백 홈런(타자 2명이 연달아 홈런을 기록하는 일)'을 얻어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7번·지명타자 김현수에게 밋밋한 슬라이더를 던지다 통타당했고, 이어 박해민에게도 초구 홈런을 맞으면서 순식간에 0-2까지 밀렸다. KT는 2회 말 문상철의 홈런으로 1-2로 추격했지만, 4회 초 LG 문성주에게 적시타를 내주면서 다시 2점 차 열세로 몰렸다. KT는 4회 말 강백호의 안타를 시작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선두타자로 나선 강백호는 LG 선발 디트릭 엔스의 커브를 받아쳐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LG 우익수 홍창기가 한 번에 공을 잡아내지 못한 순간, 강백호는 이를 놓치지 않고 2루까지 내달려 득점권에 위치했다. 분위기를 탄 KT는 황재균과 배정대, 오윤석의 연속 안타로 1점 차까지 쫓아갔다. KT는 이어진 만루에서 김민혁의 희생 플라이로 4-3 역전에 성공했다. KT는 승기를 굳히기 위해 불펜을 한 박자 빠르게 가동했다. 66개밖에 던지지 않은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를 4이닝 만에 내리고, 5차전 선발로 고려 중이던 고영표를 마운드에 올렸다. 고영표는 지난 5일 1차전에서 선발로 나와 4이닝 1실점으로 LG 타선을 성공적으로 막아낸 바 있다. 고영표는 춤추는 듯한 체인지업을 앞세워 5회 말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기세를 탄 KT는 홈런으로 쐐기를 박았다. 이번에도 강백호였다. 5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강백호가 LG 필승조 김진성의 밋밋한 포크볼을 받아쳐 수원 KT위즈파크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으로 연결했다. 5-3으로 달아나는 귀중한 홈런. 홈런을 확인한 강백호는 1루 홈 더그아웃과 관중석을 향해 가슴을 치며 포효했다. 이후 KT는 8회 초 2실점 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고영표가 1사 1루까지 잘 막아냈지만 소형준이 흔들리면서 연속 안타를 허용, 5-5 동점이 됐다. 승부는 연장으로 흘러갔다. 11회 말 '선두타자 강백호'가 힘을 냈다.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로 출루하면서 무사 2루를 만들었다. 흔들린 LG는 자멸하기 시작했다. 후속 타자 김상수의 보내기 번트를 견제하다 3볼-1스트라이크에 몰리며 고의 4구를 내줬다. 황재균의 번트 타구를 3루수 문보경이 무리하게 3루로 던졌다가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KT는 2루 땅볼과 삼진으로 아웃카운트 2개를 기록했으나, 심우준의 끝내기 내야 안타로 승리했다.수원=윤승재 기자 2024.10.09 18:30
프로야구

실책→실점→패배...3차전도 이어진 패전 공식...또 0% 확률 격파에 나서는 KT [준PO 3]

KT 위즈가 2024년 첫 홈 가을야구에서 실책에 발목 잡히며 탈락 위기에 놓였다. KT는 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T 위즈와의 2024 KBO리그 준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3차전에서 5-6으로 패했다. 역대 5전 3승제 준PO에서 1승 1패 전적으로 6번 3차전이 열렸다. 승리한 팀 모두 PO에 진출했다. KT가 데이터상 100% 확률을 내준 것. 2차전 패전과 비슷한 흐름이었기에 더욱 뼈아팠다. KT는 2회 초, 선취점을 허용했다. 벤자민이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LG 5번 타자로 나선 박동원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맞았다. 2구째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렸다. 리드는 오래 허락하지 않았다. KT는 2회 말 공격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상수가 LG 선발 최원태를 상대로 내야 안타를 치며 진루했고, 후속 타자 배정대가 우전 안타를 치며 주자를 3루까지 보냈다. 연계 플레이 중 LG 3루수 문보경이 타자주자를 잡기 위해 한 2루 송구를 선택했지만, 공이 외야로 빠지며 김상수의 득점을 허용했다. 벤자민은 3회 다시 위기에 놓였다. 선두 타자 박해민에게 우전 2루타를 허용했고, 후속 문성주에게 희생번트를 내줬다. 홍창기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에서 우중간 2루타까지 맞고 다시 리드를 빼앗겼다. 이 상황에서 벤자민은 실점을 최소화했다. 신민재와의 승부 중 폭투를 범해 홍창기의 3루 진루까지 내줬고, 타자는 볼넷을 허용하며 1사 1·3루에 놓였다. 하지만 오스틴 딘과의 승부에서 삼진을 잡아냈고, 1루 주자의 2루 진루를 내주며 2실점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LG 4번 타자 문보경을 삼진 처리했다. KT는 이어진 공격에서 역전을 해냈다. 선두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볼넷을 출루했고, 1사 뒤 나선 장성우가 중전 안타를 치며 1·3루를 만들었다. 오재일이 우측 외야 워닝트랙까지 타구를 보내며 3루 주자의 태그업 홈 쇄도 기회를 열었다. 2-2 동점을 만든 KT는 후속 타자 황재균이 안타를 치며 다시 득점권에 주자를 뒀고, 김상수까지 좌전 안타를 치며 장성우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상승세를 탄 KT는 또 실책에 암운이 드리웠다. 5회 초, 벤자민이 선두 타자 문성주를 상대해 파울 지역 뜬공을 유도했지만, 포수 장성우와 1루수 오재일이 포구를 미루다가 놓치고 말았다. 벤자민은 이어진 승부에서 볼넷을 허용했고, 홍창기에게 땅볼을 유도해 1루 주자를 2루에서 잡았지만, 후속 신민재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위기에 놓였다. 앞서 삼진 2개를 잡은 오스틴을 상대로 초구 컷 패스트볼을 구사했지만, 그대로 통타 당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며 스리런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넘어갔다. 지난 1일 SSG 랜더스와의 5위 타이 브레이커부터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2차전, 준PO 1차전까지 승리했던 KT는 6일 2차전에서 1루수 문상철이 포구 펌블 뒤 송구 실책을 범해 실점 위기를 제공했고, 2-4로 지고 있던 6회 말 만루에서 신민재의 안타를 처리하던 좌익수 김민혁이 공을 뒤로 빠뜨려 3점을 헌납해 2-7로 패했다. 이날도 경기 초반 흐름은 팽팽했지만, 어이 없는 포구 실책이 나오며 분위기를 내줬다. KT는 6회 초 수비에서도 바뀐 투수 김민수가 김현수와 문성주에게 안타를 맞은 뒤 1사 1·3루에서 홍창기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다시 1점 내줬다. 3-6, 3점 차이. 손주영의 하이 패스트볼 앞에 꽁꽁 묶였던 KT 타자들은 LG 마무리 투수 유영찬이 등판한 9회 말, 선두 타자 황재균이 안타로 출루했고, 1사 뒤 나선 배정대가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을 치며 5-6, 1점 차로 추격했다. 하지만 LG가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긴급 투입했고, 천성호와 김민혁이 각각 범타로 물러나며 역전에 실패했다. 경기 뒤 이강철 KT 감독은 9회 배정대가 홈런을 치며 에르난데스를 끌어낸 점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실책 뒤 홈런을 허용한 점에는 아쉬움을 전했다. 역대 최초로 정규시즌 5위로 준PO까지 오른 KT. 다시 한 번 0% 확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09 07:12
메이저리그

"믿을 수 없다" 12.8%까지 떨어진 승리 확률, 100%로 만든 카스테야노스

닉 카스테야노스(32)가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수렁에서 건져냈다.필라델피아는 7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 3승제) 2차전을 7-6으로 승리했다. 전날 1차전을 2-6으로 완패한 필라델피아는 2차전 결과에 따라 시리즈 탈락 위기에 몰릴 수 있었으나 극적인 승리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두 팀의 NLDS 3차전은 하루 휴식 후 9일부터 메츠의 홈구장인 시티 필드에서 열린다.이날 필라델피아는 3회 초 마크 비엔토스의 투런 홈런, 6회 초에는 피트 알론소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0-3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6회 말 브라이스 하퍼의 투런 홈런과 카스테야노스의 솔로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7회 초 브랜든 니모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다시 3-4로 끌려갔으나 8회 말 1사 1,3루에서 터진 브라이슨 스톳의 2타점 3루타 등을 묶어 대거 3득점, 6-4로 앞섰다. 메츠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9회 초 1사 1루에서 비엔토스가 동점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린 것. 왼손 불펜 맷 스트람의 6구째 포심 패스트볼이 비거리 392피트(111.4m) 장타로 연결됐다. 홈런 직후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메츠의 승리 확률은 35.9%포인트(p) 오른 44.2%였다. 필라델피아의 해결사는 카스테야노스였다. 필라델피아는 9회 말 2사 후 트레이 터너와 하퍼가 연속 볼넷으로 걸어나가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고 카스테야노스가 좌전 적시타로 경기를 끝냈다.이날 필라델피아는 2번 터너(4타수 2안타 2득점)와 3번 하퍼(3타수 1안타 1홈런 2득점 2타점) 그리고 4번 카스테야노스(5타수 3안타 1홈런 2득점 2타점)가 6안타 6득점 4타점을 합작, 팀 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6회 알론소의 피홈런 직후 승리 확률이 최저 12.8%까지 떨어졌으나 극복했다. 카스테야노스는 경기를 마친 뒤 "믿을 수 없다, 믿을 수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메츠는 2번 비엔토스가 4타수 3안타(2홈런) 2득점 4타점 원맨쇼를 펼쳤으나 불펜이 무너진 게 뼈아팠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07 09:18
프로야구

"앞으로 9연승 하면 우승이래요" 상상만 해도 즐겁다, '얼굴 팅팅' 피곤해도 심우준이 항상 웃는 이유 [준PO 2]

"피곤하죠. 하지만 너무 즐겁습니다."2년 만에 돌아온 가을야구, KT 위즈 내야수 심우준의 얼굴엔 항상 미소가 가득하다. 치열한 순위싸움에 5위 결정전, 와일드카드 결정전 등 시즌 막판 전 경기를, 그것도 체력 소모가 큰 유격수 자리에서 소화하면서도 심우준은 싱글벙글이다. 심우준은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이 부을 정도로 피곤하다"면서도 "하지만 너무 재밌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심우준은 지난해 KT의 가을야구 무대에 함께 하지 못했다. 2022시즌 후 상무 야구단에 입대해 올해 가을에야 제대했기 때문이다. 2023시즌 치열했던 한국시리즈(KS)를 팀원들과 함께 하지 못하고 TV로만 지켜봐야 했다. 그래서인지 심우준에겐 올해 가을야구가 정말 소중하고 즐겁다. 심우준은 "역대급 시즌 아닌가"라며 "너무 재밌다. 더 오래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심우준은 "어제 득점권에 타석에 들어섰는데 신기하게 떨리지가 않더라. 이번 포스트시즌(PS)에서 두 번째 득점권 타석이었는데도 둘 다 긴장이 안됐다. 그랬더니 오히려 편하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라며 덤덤해 했다. 긴장감이 줄어드니 자연스레 자신감이 커지고, 심우준은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두르고 공격적으로 뛰게 된다고. 자신감은 곧바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심우준은 전날(5일)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쐐기 적시타를 때려내며 팀의 3-2 승리를 이끈 바 있다. 2-1로 앞선 5회 1사 2루에서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안타로 2루 주자 배정대를 홈으로 불러 들였다. 간결하고 적극적인 스윙에 안타를 만들어냈고,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로 다시 득점권 기회를 만들어내며 심우준은 포효했다. 심우준은 "(수비가 홈 승부를 할 것을 알고) 2루로 뛰려고 했다. 코치님의 지시도 있어서 더 자신있게 뛰었다. 1루 베이스에서 살짝 미끄러져서 고민도 했는데 자신 있게 뛴 게 세이프까지 이어져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라며 웃었다. 부담스러울 법한 빅 게임이지만, 심우준만큼은 확실히 즐기는 모습이었다. 덤덤하지만 놀란 점도 있다. 바로 KT의 마법을 재확인한 것이다. KT는 올 시즌을 또 최하위로 시작했지만, 또 가을야구 무대에 올랐다. 특히 시즌 막판엔 SSG 랜더스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연승을 거듭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두산 베어스에 2연승을 거두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최초의 정규시즌 4위 팀이 됐다. 이에 심우준은 "'역시 KT구나'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지금껏 쌓인 경험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우린 첫 가을야구 진출(2020년)부터 한국시리즈 우승(2021년), 도전(2023년)까지 단기전 경험은 다 해봤다. 그 경험이 최근 경기에 다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경험은 무시할 순 없는 것 같다"라며 자신도 놀랐다고 덧붙였다. 현재 KT는 정규시즌 막판부터 7연승 중이다. 심우준은 "팀원들끼리 우스갯소리로 앞으로 9연승만 더 하면 우승이라고 하고 다닌다"며 웃었다. 심우준의 말대로 준플레이오프에서 두 경기를 더 이기고 플레이오프 3연승, 한국시리즈 4연승까지 9연승을 하면 우승한다. 심우준은 "멀어 보이지만, 해보고 싶다. 물론 힘들다는 건 당연히 알지만 그만큼 선수들 분위기가 좋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지금처럼 즐기면서 열심히 뛰어서 더 높은 곳을 노려보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4.10.0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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