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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P휴게소입니다, 도심에 옮겨 놓은 휴게소의 음식 메뉴와 컨셉으로 이색 카페 화제돼

고속도로 휴게소의 음식 메뉴와 콘셉트를 도심에 그대로 옮겨 놓은 이색 카페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대구광역시 달서구 두류역 인근에 위치한 P휴게소입니다(대표 권민지/총괄이사 황의승)가 바로 그곳이다.황의승 총괄이사는 요식업계에서 15년간 몸담았던 외식사업자다. 그간 축적한 운영 노하우를 살려 휴게소 콘셉트를 차용한 독창적인 사업 아이템을 창안하고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P휴게소입니다를 런칭했다. 이곳의 메뉴는 핫바/떡볶이/버터알감자/회오리감자/닭꼬치 등 휴게소의 상징적인 간식거리와 각종 분식, 한식 등 명물로 소문난 전국 휴게소의 대표 음식들로 구성되었다. 이외에 커피, 음료까지 모든 연령대의 입맛을 사로잡을만한 100여 종의 식음료를 판매하는데 음식은 청결한 주방 시설에서 직접 조리하여 제공하므로 실제 휴게소 음식의 맛과 품질 수준을 능가한다. 게다가 매장을 24시간 운영해 휴게소 음식이 생각날 때마다 언제 어디서든 먹을 수 있다. 2024 일간스포츠 선정 혁신한국인 파워코리아 대상을 수상한 휴게소입니다는 배달의민족 맛집 추천에서 10개월 연속 1위에 랭크됐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뉴트로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들의 폭발적 호응을 이끌어내고 창업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는 휴게소입니다는 두류 본점과 14개 가맹점이 성업 중이다. 가맹점은 홀+배달/테이크아웃/숍인숍 유형 중 선택하여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다. 본사에서 현장답사와 면밀한 상권 분석을 통해 적합한 매장 입지를 선정해주고 예비창업주를 대상으로 조리/매장 운영 교육을 실시하는 등 다각도로 성공 창업을 뒷받침한다. 사업 확장보다 내실 경영에 집중하며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권민지 대표는 “P휴게소입니다는 기존 외식 시장과의 경쟁이 아니라 간편식의 대명사인 편의점에 대적하는 외식 브랜드”라며 “내년에 편의점 콘셉트의 제2브랜드를 런칭하고 전국 단위 가맹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2024.11.25 14:00
예능

[정덕현 요즘 뭐 봐?]‘서진이네2’, 익숙한 나영석표 예능에 더해진 새로운 킥 ‘고민시’

늘 먹어도 물리지 않는 음식이 있다. 곰탕이 그렇다. 한번 먹고 어느 정도의 쿨타임이 지나면 이상하게도 또 땡기는 음식. 나영석 사단이 해온 여행 프로그램들은 바로 그 곰탕을 닮았다. 물론 혹자는 ‘우려내는 사골’에 빗대 비슷한 소재나 형식을 반복하는 걸 비판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내놓을 때마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운 걸 보면 오래 우려내 진한 맛을 내는 나영석 사단 특유의 여행 프로그램에 대한 노하우가 느껴진다.그 나영석 사단이 이번에는 진짜 ‘곰탕’을 들고 왔다. 아이슬란드에 가서 뜨끈한 곰탕 장사를 하겠다는 tvN ‘서진이네2’가 그것이다. 기획의도는 한 줄로 요약될 정도로 심플하지만 시청자들은 그것만으로도 궁금해진다. 과연 그 곳 사람들은 곰탕에 어떤 반응을 보일까. 또한 새로운 그림에 대한 기대감도 생긴다. ‘서진이네’ 시즌1에서는 뜨거운 여름 멕시코 바칼라르에서 김밥, 떡볶이에 라면 같은 분식을 팔았다. 그것과 비교해 나라 이름부터 꽁꽁 얼어붙을 것 같은 날씨에 우리네 정성이 가득 담긴 뜨끈한 국물은 어떤 풍경들을 만들어낼까. 그런데 이 기획은 그 기원(?)이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선에서 처음 tvN ‘삼시세끼’가 문을 열었을 때, 자급자족으로 해 먹으라는 제작진의 요구에 이서진이 커다란 솥단지에 소꼬리와 뼈를 넣어 오래도록 끓여내 만든 곰탕이 그 시작이기 때문이다. 당시 손님으로 찾아온 ‘꽃보다 할배’ 신구와 백일섭이 이서진이 끓여낸 곰탕을 맛보고는 유명 곰탕집보다 낫다고 하자 이서진이 “곰탕집 하나 할까 봐요”라고 했던 게 그 계기가 됐다. 그리고 드디어 시작된 ‘서진이네2’는 아이슬란드의 예사롭지 않은 날씨 속에 위풍도 당당하게 서 있는 ‘서진 뚝배기’라는 간판으로 시선을 잡아끌었다. 새로운 이야기보다는 익숙한 이야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서진이네2’는 예상 외로 시작부터 새로운 서사가 등장했다. 보통 가게 오픈 첫 날은 현지를 파악하고 적응하는 시간으로, 손님들도 그리 많지 않았던 게 지난 ‘윤식당’부터 ‘서진이네’까지의 가게 풍경이었지만 ‘서진이네2’는 문을 열자마자 손님들이 물밀 듯이 밀려드는 오픈런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새로운 룰로 매일 그날의 메인 셰프를 뽑아 그가 주방을 책임지는 방식이 제안됐고, 그래서 상대적으로 한산할 거라 여겨진 첫날에 인턴에서 겨우 정직원으로 승진한 최우식을 세웠지만 오픈런 사태가 벌어지면서 그런 여유로움 따위는 사라져 버렸다.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쉴 틈 없이 움직이는 주방의 풍경은 과연 이들이 해낼 수 있을까 싶은 긴장과 혼돈을 그려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방탄소년단 뷔의 군입대로 인해 그 자리를 메워줄 새 인턴으로 들어온 고민시의 맹활약이다. 다양한 알바 경험이 있다고는 했지만, 밥을 짓고 채소를 튀기고 깍두기를 담그고 돌솥비빔밥을 데우는 건 물론이고 그 와중에 설거지부터 메인 셰프인 최우식을 보조해주는 역할까지 혼자 척척 해내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첫날 영업이 끝난 후에도 다음 날 쓸 깍두기를 담그는 모습에 “넌 왜 안 쉬는 거야”라며 “물은 마셨어?”라고 묻는 최우식에게 고민시가 “아니요. 전 화장실 갈까봐 못 마시겠어요”라고 한 말은 그래서 세간에 화제가 됐다.열일하는 고민시의 이런 모습은 ‘서진이네’ 시즌1이 보여주던 한가롭고 여유롭기까지 했던 광경과는 너무 다른 모습으로 최우식은 물론이고 이서진까지 다른 리액션을 만들어냈다. “거기까진 생각하지 못했다”며 최우식은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고, 늘 직원들 쉬는 걸 탐탁찮게 여겨온 이서진은 급기야 ‘일 좀 그만 하라’는 얘기를 꺼내놓는다. 고민시라는 새로운 인물의 투입 하나가 만들어낸 익숙한 풍경의 변주라고나 할까.나영석 PD는 일찍이 완전히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보다는 본인이 잘하는 여행이라는 영역 안에서 다양한 변주를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서진이네2’가 보여주는 익숙함과 새로움의 조화는 바로 그의 예능에 대한 생각이 구현된 것이다. 시청자들은 때 되면 생각나는 그 익숙한 맛에 이끌리면서 동시에 의외의 새로운 맛에 호응한다. 오래 끓여낸 곰탕 같은 변함없는 맛 위에 때마다 얹어지는 양념 같은 색다른 킥의 묘미랄까. ‘서진이네2’라는 오래된 맛집이 여전히 문전성시를 이루는 이유다.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4.07.22 05:50
산업

[IS현장] '점심 맛집'된 노랑통닭…강남구청 직영점 가보니

지난 17일 오전 11시 30분 지하철 7호선 강남구청역에서 약 200m 거리에 위치한 노랑통닭의 두 번째 직영점 강남구청점. 정식 개점일은 24일부터지만, 지난달 말 임시 개점을 시작한 이 매장에 점심시간을 맞이한 근처 직장인들이 40명 정도 앉아 닭을 활용한 점심 요리를 먹고 있었다.노랑통닭이 점심 장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 2월 선릉 직영점을 오픈하면서부터다. 김우석 노랑푸드 R&D 마케팅센터 센터장은 "날로 경쟁이 심화되는 치킨 시장에서 가맹점의 수익을 보다 높이기 위해 점심 메뉴를 선보이게 됐다"며 "오피스·유흥 상권인 선릉 직영점과 다른 상권에서의 상황을 체크하기 위해 강남구청역 인근에도 매장을 열었다"고 설명했다.매장은 기존 노랑통닭 매장이 오후 3~4에 문을 여는 것과 달리 오전 11시 30분부터 운영된다. 내부 역시 일반 치킨집과 거리과 멀다. 테스트베드형 매장 답게 인테리어와 메뉴 등에서 기존 매장과 차별점을 뒀다. 마치 펍에 온 느낌이다. 차분하고 트렌디한 외관 및 미국 펍 스타일의 내부 인테리어로 기존 치킨 매장의 이미지를 탈피했다는 게 김 센터장의 설명이다. 메뉴도 다양하다. 밥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식사 메뉴인 ‘깐풍 치킨덮밥’ ‘칼칼한 치킨 마요’를 비롯해 매콤한 맛의 ‘열불 치킨 누들’ '떡볶이 그라탕' 등이 눈길을 끈다. 치킨, 사이드 메뉴, 코울슬로로 구성된 가성비 치킨 세트 메뉴 ‘치킨앤프라이즈’도 마련돼 있다. 일행과 나눠 먹기 좋은 가성비 높은 메뉴다. 가격도 착하다. 대부분의 메뉴가 9000원이다. 통상 1만2000~1만5000원으로 책정돼있는 주변 식당과 비교해 매우 저렴한 수준이다. 소주 가격 역시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는 3000원이다. 테라·코젤다크 등 맥주 가격도 5000원을 넘지 않는다. 김 센터장은 "주류 가격이 저렴해서 인지 낮술을 즐기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고 귀뜸했다. 이날 강남구청점에서는 선릉 직영점과 달리 '시원한 치킨 냉우동'과 '고소한 참깨 비빔우동' 등도 고를 수 있었다. 이중 치킨 냉우동은 그야말로 별미였다. 쫀득한 면발이 치아 사이사이 기분 좋게 씹혔다. 참깨소스와 즐기는 치킨도 의외로 좋은 궁합이었다.알싸한 마늘 치킨 샐러드는 식단 관리하는 직장인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각종 샐러드에 노랑통닭의 베스트 셀러 제품인 알싸한 마늘 치킨 소스가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김 센터장은 "대부분의 점심 메뉴들은 이미 판매하고 있는 제품들의 원재료와 소스 등에 약간에 변화를 주는 정도로 제한하고 있다"면서 "가맹점주들이 실제 판매에 나섰을 때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후식 걱정도 없다. 매장 한켠에 '일리존'을 마련, 일리커피를 판매한다. 바로 옆에는 셀프포토 스튜디오 '인생네컷'도 설치돼 있다.강남구청 직영점은 임시 오픈 상태임에도 이미 점심 맛집이 됐다. 약 40개 좌석을 운영하고 있는 데 평균적으로 점심 시간 회전률은 약 2.5회에 이른다. 전체 매출에서 점심 장사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30%에 달한다.노랑통닭은 직영점 테스트가 마무리되는 대로 본격적인 점심 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 센터장은 "기존에는 안정적인 점포 운영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설 것"이라며 "현재 노량통닭 점포 수가 약 716개인데 내부적으로는 연내 100개 매장에서 점심 메뉴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7.19 07:00
생활문화

[다시, 홍콩②] "곧 사라져요" 인스타 핫플 초이홍, 밤에 꽃 피는 침사추이

'네온사인의 도시' 홍콩이 엔데믹(풍토병화)을 거치며 새로운 매력으로 여행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비행기가 날개를 접었던 코로나19 이전의 54% 수준으로 여행 수요를 회복했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서너 시간이면 닿는 홍콩에 다시금 여행객들의 발길이 몰리는 이유는 뭘까. 3박 4일간 중국인 듯 영국 아닌 홍콩을 짧으면서도 알차게 즐기는 방법을 살펴봤다. 홍콩 여행 이튿날인 지난 4일 현지 느낌이 물씬 나는 장소들을 공략했다. 곳곳에서 빨래가 펄럭이는 아파트와 익숙하지만 조금은 다른 시끌벅적한 시장, 밤에 사람이 더 몰리는 최대 번화가가 '홍콩에 왔구나'라는 느낌을 강하게 심어준다.오전 9시 30분 숙소를 나와 완차이 시장까지 20분가량 산책 겸 한가롭게 걸었다. 홍콩은 한국보다는 여유로운 도시로 보인다. 문을 닫은 편의점도 있고 오픈 준비를 이제 막 시작한 식당들이 있었다.그런데 시장에 도착하니 갑자기 시끌벅적해졌다. 양념에 재운 돼지고기인 차슈와 백숙을 매달고 장사 중인 식당 앞은 벌써부터 줄이 생기기 시작했다. 차슈와 계란 등을 얹은 덮밥으로 간단히 끼니를 때우려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과일가게 앞에서는 점원이 큰 소리로 손님을 끌어모으고 있다. 망고가 다섯 개에 30홍콩달러(약 5100원)로 한국보다 과일이 저렴하다.홍콩의 식자재 상점에는 냉장고가 없다. 공급이 부족해 해산물, 육류, 과일 등을 모두 해외에서 수입해 하루 만에 모두 파는 구조이기 때문이다.정육점은 닭고기 등을 부위별로 잘라 판매 중이다. 뒤에는 각종 향신료와 옥수수, 파인애플 등 통조림을 진열했다. 우리에게 친근한 런천미트도 있다. 시장 밖에 일렬로 길게 늘어선 노점상에는 수건과 간편한 옷, 과자, 어린이 옷 등 다양한 물건들이 펼쳐져 있다. 장난감이나 피규어를 좋아하는 관광객들의 눈이 휘둥그레질 토이샵에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30분 정도 걸었을 뿐인데 면 소재의 셔츠가 땀으로 젖기 시작했다. 길거리에는 간편한 레깅스 바지와 민소매 셔츠를 입은 여성 관광객이나 시민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조금만 걸어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홍콩은 1년 중 비가 오는 날이 절반에 가까워 습도가 높다. 아무렇지 않게 상의를 벗고 일하는 남성들이 간간이 보인다. 날이 더워지면 얇은 외투도 중요하지만 땀 흡수가 잘 되는 팔이 짧은 셔츠를 여러 벌 준비해야 한다. 속이 허해 건물 1층 좁고 오래된 개방형 국숫집에 들어갔다. 영어로 가장 많이 찾는 메뉴를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나이 지긋한 이모님이 한국말로 "이거"라고 말하며 새우완탕면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한국 드라마가 워낙 유행이라 홍콩이 해외라도 우리나라 말로 욕을 하면 거의 다 알아듣는다고 하니 화가 나도 속으로 삭히는 것이 좋다.35홍콩달러(약 6000원)짜리 국수의 국물은 중국집 우동을 연상케 했지만 결코 가볍지 않았다. 간은 홍콩 음식답게 조금 세다.완탕은 5개 정도가 들어가 있었는데 안의 새우가 탱글탱글하다. 특이한 것은 얇은 면인데, 천사채를 닮은 재미있는 식감을 자랑한다.국숫집인데도 차를 즐기는 홍콩답게 밀크티만 주문하는 손님이 적지 않았다. 자리가 부족하면 사장은 아무렇지 않게 합석을 권했고, 손님들도 개의치 않고 그들만의 시간을 보냈다.숙소로 돌아와 다시 샤워를 한 뒤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고 명품을 비롯해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한 대형 쇼핑몰인 '홍콩 퍼시픽 플레이스'로 이동했다.쇼핑이 아닌 이곳 1층에 자리한 '딤섬 라이브러리'에서 제대로 딤섬을 맛보기 위해서다. 홍콩 사람들은 점심으로 딤섬과 차를 간단하게 즐기는 얌차 문화를 선호한다.한 번은 꼭 맛봐야 할 딤섬은 쇼마이, 하가우, 바비큐 포크 번, 창펀, 로 마이 가이 등이다. 딤섬 라이브러리의 경우 요리사가 이미 간을 했기 때문에 소스를 찍어 먹을 필요가 없었다.신선한 식재료의 풍미가 고스란히 전해져 현지인들이 딤섬 맛집으로 꼽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더운 날씨에도 시원한 물 대신 따뜻한 우롱차를 옆에 뒀는데, 느끼한 입안을 한 번에 청소해 줬다.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기 전 홍콩 번화가 침사추이에 잠깐 멈춰 섰다. 여행을 다녀온 뒤 선물로 주기 제격이라는 '제니쿠키'를 사기 위해서다.가장 많이 팔린다는 네 가지 맛의 '4믹스' 작은 크기 한 통은 80홍콩달러(약 1만4000원)다. 뚜껑을 열기만 해도 순식간에 향이 퍼질 정도로 풍부하고 중독적인 맛에 끌린다.이곳에서 레시피를 습득한 전 직원이 근처에 이름이 비슷한 '지니쿠키'를 차린 만큼 신중하게 살펴보고 구매해야 한다. 그리고 홍콩 서민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기 위해 '초이홍 아파트'로 향했다. 이곳은 이름처럼 무지개 색깔 외벽이 젊은 세대의 감성을 자극해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인증샷 명소로 떠올랐다.이 아파트 한 층에 32가구가 거주 중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서민 아파트로, 크기는 3.5평에서 7평 정도로 좁다. 한 달 수입이 가족 구성원 통틀어 150만원을 넘으면 입주 신청서도 못 낸다.창밖에는 대부분 빨래가 널려있다. 예전에는 대나무를 사용했는데 지금은 알루미늄 구조물을 설치해 활용하고 있다. 여기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홍콩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도 공간이 협소해 밖에다 빨래를 둔다.초이홍 아파트 야외운동장에 올라가니 농구나 배드민턴을 하며 땀을 흘리는 시민들 사이에서 관광객들이 순서를 기다리며 인증샷을 찍고 있었다.파스텔 톤의 아파트 외벽을 등지고 하늘색 벤치에 앉아 친구와 포즈를 취하거나 여러 명이 모여 몸짓을 맞춰 숏폼(짧은 동영상)을 찍었다.인스타그램에 검색만 해도 전 세계 관광객들이 올린 영상들이 쏟아지는데, 이제 막차가 떠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올해부터 정부가 재개발에 착수해 지금의 모습이 사라질 예정이다. 이미 주 배경이 되는 아파트 양쪽에는 공사를 예고하듯 그물망이 설치돼 있었다. 이번에는 야시장인 템플 스트리트로 발걸음을 옮겼다.여기에서는 10홍콩달러짜리 물건도 일단은 5홍콩달러를 제시하는 등 흥정의 재미를 느껴봐야 한다는 게 현지 관계자의 설명이다. 명동을 떠올리게 하는데, 4개 블록으로 나눠져 있으며 길이는 약 3.5㎞다.애니메이션 용품을 포함해 장난감, 신발, 가방 등 다양한 물건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떡볶이처럼 현지 어린이들이 많이 찾는 카레 어묵 등 간식도 있다.근처를 지나치기만 했는데도 특이한 향이 코끝을 스치는 뱀탕이 인상적이다.뱀탕은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만 영업을 해도 1년 장사를 무리 없이 마칠 수 있다. 추운 계절 이 뱀탕을 먹으면 난방을 틀지 않은 집에 돌아가도 한동안 열기가 유지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홍콩의 진짜 야경을 볼 수 있는 침사추이 '스타의 거리'를 찾았다.해변가에 구룡반도와 홍콩 섬으로 이어지는 파노라마 전경이 펼쳐졌다. 3개의 건물을 활용해 홍콩에서 가장 큰 파나소닉 광고판이 눈부신 푸른빛을 발산했다. 형형색색 유람선들이 건물의 불빛과 어우러져 매번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할리우드 '명예의 길'을 본떠 만든 스타의 거리의 길이는 457m다. 배우 이소룡과 매염방의 동상도 놓치지 말고 렌즈에 담자.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교통수단인 '스타페리'를 타고 침사추이에서 8분가량 걸려 센트럴 구간으로 넘어갔다. 야경이 끝난 줄 알았는데 마지막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강렬한 붉은빛을 감싼 60m 높이의 홍콩 대관람차가 홍콩 섬 고층 건물들과 함께 은하수를 이뤘다. 저녁 9시가 넘었는데도 관광객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는 야경 명소는 홍콩의 밤을 더욱 깊고 아름답게 만들었다.홍콩=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4.09 07:00
연예일반

이국주 “송곡여고 이효리였다… 원더걸스 선예도 내 팬” (전참시)

이국주가 상수리 매니저와 찐친 케미로 웃음을 안겼다. 지난 14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에서는 홍현희와 준범이의 생애 첫 화보 촬영부터 유병재, 조나단과의 첫 만남 그리고 이국주의 웃음이 끊이질 않았던 하루가 펼쳐졌다.이날 방송에서는 홍현희와 아들 준범이의 생애 첫 동반 화보 촬영 현장이 공개됐다. 촬영은 BTS RM, 이효리, 조인성, 배두나, 공효진 등 톱스타들과 작업했던 유명 포토그래퍼와 함께해 이목을 모았다. 촬영이 시작되자 홍현희와 준범이는 금세 눈빛이 돌변했다. 특히 준범이는 어린 나이에도 남다른 포즈를 취해 참견인들을 놀라게 했다. 홍현희도 “저도 좀 기분이 이상하더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후 홍현희와 준범이는 유병재의 집을 방문하며 조나단과 만났다. 유병재와 조나단은 준범이를 만나기 전부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준범이에게 푹 빠진 유병재와 조나단은 장난감으로 준범이 시선을 끌었다. 준범이는 조나단에게 금방 친해졌지만 유병재에게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아 참견인들을 폭소케 했다.이때 홍현희가 욕실에서 여자 머리 끈을 발견했다. 유병재를 추궁당하기 시작했고 스튜디오에서도 머리 끈을 향한 공방이 끊이질 않았다. 홍현희의 쏟아지는 질문 애써 외면한 유병재는 준범이를 위한 국수를 만들었다. 또 홍현희를 위해 어머니로부터 공수한 게장과 열무김치 등 거한 한 상을 준비했다.유병재는 마지막까지 준범이와 친해지기 위해 애썼지만 고양이에게 밀렸다. 결국 준범이를 대성통곡하게 해 모두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다음으로 이국주의 반려견 바비와 상수리 매니저의 반려견 꼬기의 ‘개치원(개+유치원)’ 가는 풍경이 그려졌다. 이국주와 상수리 매니저는 이동하는 차안에서 개치원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일들을 주고받았다. 바비를 개치원에 보낸 뒤 이국주는 차에서 바비가 쓴(?) 연말 편지를 읽고 눈물을 터뜨렸다. 감동을 뒤로한 채 이국주는 단골 브런치 집에 가자며 상수리 매니저와 동네 분식집으로 향했다. 두 사람은 많은 양의 떡볶이를 주문했다. 이어 이국주는 학창 시절 사진을 보여주며 흥미로운 대화를 이어갔고 참견인들을 빵 터지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체육대회 ‘이국주 쟁탈전’이 있었다며 인기를 증명했다. ‘송곡여고 이효리’로 불렸던 고3 시절을 자랑하며 대화의 열을 올렸다. ‘송곡여고 이효리’의 증거 영상이 공개되자 참견인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이국주는 상수리 매니저와 엄청난 쇼핑 스케일을 선보였다. 속눈썹을 사기 위해 화장품 매대로 간 이국주는 다양한 제품의 샘플을 사용하고 구입했다. 그는 파티용품 코너, 주방용품 코너까지 섭렵했다. ‘주방용품계 제니’라는 명성에 걸맞게 신선한 레어템 쇼핑에 나섰다. 상수리 매니저는 이국주에게 그만 가자며 뜯어 말렸지만 어느새 덩달아 쇼핑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쇼핑 카트를 가득 채운 이국주는 끊임없이 계산했고 엄청난 영수증 길이를 자랑했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저녁을 먹으러 LA갈비 맛집으로 향했다. 평소 LA갈비를 좋아한다는 상수리 매니저는 음식 앞에서 정신을 못차렸다. 이국주는 오징어볶음과 순두부찌개까지 다양하게 맛보며 보는 이들마저 입맛을 돋게 했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10.15 09:35
연예일반

김종민 “조성모 백댄서 시절, 어묵으로 배 채워” (토밥좋아)

가수 김종민이 분식을 먹으며 배고프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지난 24일 티캐스트 E채널 ‘토요일은 밥이 좋아’(이하 ‘토밥좋아’)에서는 속초 분식 맛집을 방문한 노사연, 김종민, 히밥의 모습이 공개됐다.해당 분식집은 평범한 분식집이 아닌 속초 특산물을 활용한 각종 이색 꼬마김밥과 크리미한 풍미가 가득한 로제 떡볶이를 판매하는 곳으로 지역의 대표 맛집으로 꼽힌다.속초 명장 1호가 직접 만든 명태회가 들어간 꼬마 김밥, 땡초 어묵 꼬마 김밥, 게맛살 크림치즈 꼬마 김밥 그리고 대게 빨간 어묵까지. 평범한 분식이 아닌 특별 분식 세트에 노사연, 김종민, 히밥 세 사람은 마치 첫 식사처럼 즐겼다.특히 김종민은 식당 입장과 함께, 벽에 걸려있는 본인의 싸인을 발견하고 “여기 와봤던 기억이 난다. 세 번이나 왔던 이유가 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싱싱한 새우가 가득 들어있는 로제 떡볶이와 속초의 각종 명물이 담긴 꼬마 김밥 등 세 사람은 분식집에 있는 전 메뉴를 순식간에 먹었다.세 사람의 먹방이 끝나갈 무렵, 어묵 국물을 마시던 김종민은 “예전에 배고프던 시절이 있었다. 조성모 형 지방 콘서트 무대에 댄서로 섰던 적이 있다”며 “서울로 올라오던 새벽이었는데 어린 나이에 배가 너무 고팠다. 돈이 만 원 정도 있었는데 눈앞에 어묵 포장마차가 보였다. 혼자 20개 정도를 허겁지겁 먹었다”고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춥고 배고프고 힘들었지만, 이제는 추억이 된 그 시절을 음식과 함께 회상하던 김종민. 옆자리에 이야기를 듣던 히밥은 “근데 왜 지금은 그렇게 못 드시냐. 배가 불러서 그런 것 아니냐”고 농담을 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6.2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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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현 감독이 밝힌 ‘길복순’의 길고 긴 A to Z [IS인터뷰]

‘길복순’은 올 해 공개된 한국영화 중 단연 최고 화제작이다. 비록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돼 관객수나 매출액 집계는 없지만, 시청시간 만큼은 전세계적으로 압도적이다. 넷플릭스에서 유일하게 공개하는 매주 콘텐츠 시청시간 집계인 넷플릭스 톱10에 따르면 ‘길복순’은 지난달 30일 공개된 뒤 2주 연속 비영어권 영화 전세계 1위를 기록했다. 2주차 시청시간은 2571만으로, 영어권 영화들과 비교해도 전세계 2위 기록이다. 변성현 감독과 전화와 만남을 통해 ‘길복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조목조목 짚었다. 이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전도연을 놓고 어떤 작품을 할까 고민하다가 ‘길복순’을 만들었다던데. 왜 전도연, 왜 킬러 이야기였나.설경구가 영화 ‘생일’ 촬영 현장에 놀러오라고 해서 갔던 적이 있다. 워낙 전도연 팬이었던 터라 가긴 했는데 막상 가서는 촬영장 밖에 있었다. 팬이다보니 가까이 가서 인사하고 그런 것보다는, 왜 그 먼 발치에서 보고 싶다는 그런 마음 있잖나. 결국 그날 설경구가 서프라이즈 술자리를 열어서 전도연과 처음 인사했다. 그 뒤로는 연락을 주고받진 않았다가 ‘생일’ 시사회 때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런데 마침 그날 이선균이 출연한 영화 ‘악질경찰’ 시사회가 있어서 거기를 가야 했다. 꼭 ‘생일’ 보겠다고 답하고 난 뒤, ‘킹메이커’를 찍고 있을 때 전도연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매우 정중하게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해서 당연히 찾아 뵀다. 시나리오를 주면서 읽어보고 연출을 검토해 볼 수 있냐고 하더라. 그건 싫다고 정중히 거절했다. 내가 쓴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니깐. 그랬더니 전도연이 “감독님, 나랑 뭐 해 볼 생각 있냐”고 하더라. 솔직히 부담스러웠던 게 없었던 건 아니었다. 전도연이잖나. 너무 잘해야 할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제가 쓰면 아무 것이라도 하실거에요?”라고 했다. 당연히 그건 책을 읽어보고 해야죠,라고 할 줄 알았는데 바로 “그래요”라고 하더라. 그 때부터 전도연을 놓고 이야기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전도연과 가장 안 어울릴 것 같은 걸 주고 싶었다. 그래서 장르를 액션으로 구상했다. 여러 작품들 속에서 전도연은 항상 희생하거나, 희생 당하거나 그랬는데, 이번에는 그냥 전도연이 나와서 다 죽여버리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길복순’이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전도연을 매우 잘 썼다는 점이었는데. 전도연과 현장에서 매우 치열했다. 전도연이 준비하는 것과 내가 생각한 게 아무래도 다를 수가 있으니깐. 일단 난 첫 테이크는 배우에게 디렉션을 주지 않는다. 배우가 준비해온 걸 본다. 내 생각과 아주 다를 경우 그 때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내가 논리적으로 설명을 잘 못 하니깐, 막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했다. 전도연은 정말 대배우잖나. 내가 막 정신없이 이야기를 하는 걸 듣고는 “알았어요. 해볼게요”라면서 내 의도대로 다 해줬다. 단 한 번도 내 뜻대로 안 해준 적이 없다. 내가 그렇게 어리숙하게 이야기하는 걸 귀엽게 봐준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한번은 전도연이 CCTV에서 설경구를 보고 뒤도는 장면을 찍는데, 전도연이 어떻게 연기해요,라고 먼저 묻더라. 사실 어떻게 디렉션을 할지 준비를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뒤를 돌 때 얼굴에서 분노와 슬픔과 두려움을 한 번에 표현해달라고 했다. 순서대로가 아니라 한 번에. 그 말을 듣고 전도연이 “그게 뭐야”라고 하더라. 그 이야기를 하고 모니터에 앉으면서 속으로 “난 최악의 감독이야”라고 외쳤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연기하더라. 그냥 미쳤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배우다. -전도연과 작업이 사실 쉽지는 않다. 감독들 사이에서는 너무 연기를 잘 하다보니 신을 잡아먹는 평을 듣기도 하고, 그렇게 잡아먹힌 신을 배우 연기가 워낙 좋다보니 감독이 그대로 쓰기도 한다. 그래서 영화가 원래 의도와 다르게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고. 그런 점에서 ‘길복순’은 전도연의 장점을 극도로 활용했고 그게 이 영화와 아주 잘 맞았는데.사실 엄청 쫄았다. 워낙 전도연이다. 하려면 진짜 내가 잘해야했다. 진짜로 미친듯이 준비해서 현장에 나왔다. ‘길복순’은 전도연이란 배우에게 가장 안 어울리는 게 무엇일까로 출발했다. 그래서 직업을 킬러로 정하고, 그 다음에는 인간 전도연에게 가장 가까울 게 무엇일까를 고민해서 엄마를 떠올렸다. 전도연은 딸에게 굉장히 친구 같은 엄마다. 싸우고 삐치고 어려워하고. 스태프, 배우들과 술자리를 같이 할 때는 완전히 우두머리인데, 딸에게 전화오면 조용히 받고 “나, 집에 가야해”라고 하고 간다. 그 아이러니가 너무 좋고 멋있었다. 그렇게 가장 안 어울리는 것과 가장 어울리는 것을 뼈대로 정하고 살을 붙이기 시작했다. -킬러들이 회사에 소속돼 있다는 건 새로운 건 아니다. 그런데 대기업 같은 킬러 회사가 있고, 또 그 회사가 정한 규칙이 있고, 그게 이 영화에 주요한 설정으로 사용되는데. 규칙을 깨부수기 위해 규칙을 만들었나.일단 차민규(설경구)가 대표로 있는 킬러회사 MK. ent는 독과점이란 소리까지 듣는 업계에 가장 영향력 있는 킬러회사다. 사실 MK는 한국 엔터산업에 가장 영향력을 끼치는 회사를 떠올리면서 만들었다. 킬러 일도 엔터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했고. 이 영화 속 세 가지 규칙은, 규칙을 깨도 아무 일도 벌어지진 않지만 관계 때문에 어그러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어서 설정했다. -‘길복순’은 액션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액션이 에스컬레이터처럼 더 강하고 더 화려하게 올라가지 않는다. 예컨대 보통 액션영화는 엔딩에서 액션이 가장 화려한데 비해 ‘길복순’은 그렇지 않은데.내가 ‘길복순’에서 가장 좋아하는 두 장면이, 하나는 길복순과 딸 길재영의 대화 장면이고, 하나는 엔딩이다. 딸과 대화 장면은, 난 이 영화가 딸이 엄마한테 문을 열어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길복순이 가장 힘든 하루를 겪은 다음에 딸과 나누는 대화. 그리고 엔딩은 설경구와 전도연이 이연결과 견자단이 아니지 않나. 액션영화지만, 결국은 감정적인 이야기로 풀고 싶었다. -대화 장면에서 딸이 길복순에게 “엄마, 미안해”라고 하자 길복순이 “밥 먹었니”라고 답하는 게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그 장면으로 길복순이 총리후보자 아들을 죽이라는 의뢰를 실패한 선택이 설명되기도 하고.사실 시나리오에는 길복순이 왜 의뢰를 실패하는지 이유를 구구절절 써놨었다. 그러다가 전도연의 표정이면 다 설명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다 빼 버렸다. 왜 엄마가 아무리 화를 내도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하면 받아들여주지 않나. 그리고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다 알 것 같고. -‘길복순’도 색 설계가 두드려진다. 빨간색과 녹색, 파란색, 그리고 빨간 사과를 매우 인상적으로 사용했는데.길복순은 어린 시절 가정폭력에 시달렸기에 녹색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생각했다. 자기는 빨간 사람이지만. 그래서 딸을 녹색으로 키우고 싶고 녹색의 공간에서 자라게 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다. 딸과 밥을 먹을 때 스팸보다는 녹색인 시금치를 딸 앞으로 둔다. 집 안의 중정도 녹색이 가득한 공간이고. 그야말로 딸을 녹색으로 칠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래서 딸이 커밍아웃을 하고, 받아들일 때도 녹색의 공간 속에 있다. 설경구가 연기한 차민규는, 파란 색으로 단순하게 설계했다. 차갑고 냉철한. 사과는 선악과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에 사과가 세 번 등장한다. 처음 두 번은 딸이 사과를 먹고, 마지막에는 안 먹는다. 딸은 윤리를 아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사과를 먹으면서 공정과 불공정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딸이 마지막에 엄마를 받아들이면서, 선과 악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에, 나는 선악과를 먹지 않는다는 의미를 넣고 싶었다. -동성애 코드와 근친 코드를 넣은 이유는? 세상의 규칙과 금기를 부셔버리고 싶었나.그런 의도는 아니다. 엄마와 딸이 서로에게 비밀이 있길 바랐다. 엄마는 살인이라는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다. 반면 딸의 비밀은 범죄가 아니다. 그럼에도 그런 엄마가 못 받아들일 딸의 비밀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동성애를 생각했다.근친은 처음부터 동생이 오빠를 좋아하는 걸 그런 이유로 생각하지 않았다. 금기를 깨야겠다 그런 건 결코 아니었다. 박찬욱 감독님이 금기를 깨는 게 예술가의 특권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난 그런 거장이 아니다. 그냥 이솜이 맡은 차민희는 오빠를 좋아하는 어린아이라고 생각했다. 왜 커서 아빠랑 결혼할거야,라는 아이처럼. 민규가 민희를 잘 못 키운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런 상태로 민희는 어른이 돼 버린 것이다. 근친이라면 서로 좋아해야 하는데, 이 관계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이솜에게 최대한 아이처럼 웃고, 최대한 아이처럼 감정을 드러내달라고 부탁했다. 내꺼를 빼앗겨서 질투하는 아이 같은. 바나나우유도 원래 없던 설정이었는데, 촬영장에서 이솜에게 마시도록 부탁했다. 원래 시나리오에선 “시작”이라고 이솜이 외치는 걸 현장에서 “요이, 땅”으로 바꿨다. 그저 아이처럼 보이게 하고 싶었다. 민희가 마지막 길복순에게 죽기 전에 가장 환하게 웃길 바랐다. 영정 사진도 가장 웃는 모습이길 바랐다. 그래서 이솜이 활짝 웃었는데 포토샵으로 더 웃는 모습으로 만들었다. 이솜이 흰 옷을 입는 것도 그렇게 순수한 아이 같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길복순’은 못 가져서 빼앗으려는 사람들과 가지고 있는 걸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금기시 되는 걸 건드리겠다는 것보다는 ‘불한당’ ‘킹메이커’ 등 전작들처럼 무너져 내리는 관계를 그리고 싶었다. -이 영화는 전도연과 황정민이 싸우는 장면, 상가식당에서 전도연과 킬러들이 싸우는 장면, 이연과 전도연의 대련 장면, 설경구와 전도연의 엔딩 장면, 설경구의 러시아 바 장면 등 크게 다섯 번의 액션이 있다. 액션 설계는 어떻게 했나. 전도연과 설경구가 이연걸과 견자단이 아닌데 액션을 대부분 직접 소화해야 했다. 액션도 감정연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고려했다. 한편으로는 킬러영화들의 법칙을 깨고 싶었다. 주인공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무명의 다수와 싸우지 않았으면 했다. 그래서 길복순은 꼭 이름이 있는 등장인물들과만 싸우게 했다. 영화의 첫 장면은 한국의 톱 킬러인 길복순과 일본의 톱 야쿠자와 싸우는 것으로 열고자 했다. 사실은 야쿠자 역을 일본 톱배우를 섭외하려 했고, 실제로 진행도 됐다. 그런데 당시 코로나19로 입국하면 2주 격리를 해야 하는데, 며칠 촬영을 위해 일본 톱배우를 그렇게 데리고 올 수는 없었다.고민하고 있는데 전도연이 황정민을 직접 섭외했다. 일본 배우 섭외가 안되면 재일교포로 가려고 시나리오부터 그렇게 써놓기는 했다. 황정민은 원래 관동의 호랑이라는 설정이었는데, 배운 일본어가 관서쪽이라고 해서 관서의 호랑이로 바꿨다. 난 그 장면은 분위기와 무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액션을 화려하게 가는 게 아니라 무드를 화려하게 가자, 그래서 지하철이 지나가는 빛이 마치 필름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거기가 동호대교라는 설정이고. 이 영화는 이렇게 말이 안되는 이야기니, 황당함과 뻔뻔함과 유치함을 시작부터 받아드려 달라는 액션 장면이었다. 전도연과 이연의 액션은 넓게 보여지게 설계했다. 전도연의 의상을 정해놓고 탱고 같은 액션으로 구상했다. 또 둘의 대결이 ‘스트리트 파이터’ 같은 대전 게임처럼 보이길 바랐다. 둘이 맞붙기 전에 이연이 화장실에서 하는 액션은, 여느 다른 한국영화 액션처럼 보여지길 바랐다. 완전히 다른 액션영화처럼. 그런 액션을 보여주고, 탱고와 대전 게임 같은 액션을 붙여서 이 영화의 액션이 다르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상가액션은, 설계부터 미술감독과 촬영감독,무술감독이 많은 회의를 했다. 박스로 일일이 테이블을 만들고 어떻게 동선을 짤지 시뮬레이션을 미리 해봤다. 보통 액션영화에선 직사각형 같은 넓은 공간에서 액션이 펼쳐지는데, ‘길복순’은 한 공간에서 이동하면서 액션이 펼쳐지는 걸 의도했다. 미술감독이 공간을 그런 목적으로 설계했다. 다만 거의 모든 액션을 배우들이 다 소화해야 했고, 내가 컷을 길게 쓰는 편이 아니라 배우들이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한 달 정도 그 장면을 찍었는데, 괴로운 것을 배우들에게 시키고 나는 너무 편하게 있나 싶은 생각이 진짜 많이 들었다. 그래서 액션영화는 더 하기 싫어지더라. 전도연은 거의 모든 액션신에서 얼굴이 나오기 때문에 자칫 크게 다칠 수도 있는 두 장면 정도를 제외하고는 전부 본인이 다 했다. 상가액션에서 배우들의 무기도 캐릭터 별로 다 설계했다. 김기천이 쓰는 채찍 같은 경우, 소품팀이 채찍은 그런 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차라리 올가미를 쓰자고 하기도 했다. 그래서 만화 보면 채찍을 그렇게 쓰지 않냐며, 우리 영화는 만화 같은 거니 그냥 가자고 했다. 회사가방에서 꺼내는 삼단봉도 그렇고. 길복순과 싸우는 킬러들도 그냥 회사원들이고, 사회생활 하는 사람들인데, 서로 친하다가도 기회를 오면 잡으려 할 것 같았다. 다른 킬러영화들처럼 현상금 때문에 길복순을 죽이려는 게 아니고 승진이나 더 좋은 회사를 가기 위해 죽으려 하는 것이라 설정했다. 그걸 길복순도 이해하고. 그게 사회생활이니깐.킬러들이 자기들끼리 A급, B급, C급 이야기를 하고 미션도 그렇게 나누는 건 스태프들과의 술자리에서 착안했다. 내가 배우들보다 스태프들과 술 먹는 걸 더 좋아하는데, 자기들끼리 “이제 B급이 됐네” “A급이야”라고 이야기하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내가 아는 사회생활이 이것 밖에 없기도 했다. -엔딩의 전도연과 설경구 액션에서 눈에 띄는 건 수싸움의 표현인데. 어떻게 찍었나.진짜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훨씬 화려하게 구상했던 것도 있었는데, 그랬다가는 그 액션신 다음의 감정과 안 닿을 것 같아서 뺐다. 일단 그린 스크린을 세우고 로봇암으로 카메라를 고정한 다음 이쪽저쪽에서 다 찍었다. 굉장히 오래 걸렸다. 탁자에서 칼로 베는 게 실제로 해보면 굉장히 어렵다. 나도 해봤는데 잘 안된다. 다행인 것은 ‘길복순’은 액션을 순서대로 찍었는데 전도연이 그 때는 액션의 달인이 됐다. 전도연이 지금 황정민과 첫 장면을 찍으면 진짜 잘할텐데라고 하기도 했다. 설경구가 전도연 다리를 걸어서 넘어뜨리는 장면도 둘이 다 실제로 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액션에 감정이 담기길 바랐다. 또한 이 엔딩 액션을 놓고 사실 제작진끼리 굉장히 의견이 엇갈렸다. 나도 불안했다. 사람들이 액션영화를 볼 때 마지막 액션을 가장 기대하는 법인데 ‘길복순’은 그렇지 않으니깐. 반원창이 배경에 있으니 다른 액션영화라면 그걸 깨고 나가서 난간에서 싸우고 그럴 테니 우리도 그러자는 의견들도 나왔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면 다른 액션영화들과 똑같으니깐 오히려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수싸움으로 화려한 건 보여주고 실제 액션은 짧게 가는 걸로 정리했다. 원래 시나리오에선 차민규가 길복순 딸에게 전화하면 그걸 길복순이 이어 받는 것도 넣었는데 그렇게 찍지 않았다. 그냥 마지막에 둘이 대화를 오래하게 만들고 싶었다. 왜냐면 설경구에게 그 장면은 멜로신이기도 하니깐. 둘이 치열하고 우아하게 싸우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설경구의 피도 꽃처럼 피어나길, 미술팀에 부탁했다. -러시아 바 액션 장면은 ‘올드보이’ 오마주 같기도 한데.그렇다기보다는 ‘올드보이’가 워낙 클래식이니 이제 그런 장면의 대명사처럼 된 게 아닌가 싶다. 러시아 액션신은 코로나19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원래는 러시아 액션배우들을 데리고 와서 찍고 싶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해서 일반 러시아 사람들을 액션 연습시켜서 찍었다. 그렇게 하다보니 며칠 연습하다가 힘들면 도망가기가 일쑤였다. 끝까지 연습해서 찍은 배우들이 진짜 고생을 많이 했다. 문제는 전문 액션배우가 아니니깐 액션을 연기가 아니라 진짜처럼 한다는 점이었다. 원래 액션장면을 찍을 때 배우들이 액션배우의 도움을 받기 마련인데, 그 장면에선 설경구가 제일 액션 전문가였다. 러시아 배우들이 진짜로 힘을 쓰니 설경구가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 러시아 바 액션도 로봇암을 이용해서 동선을 짜고 찍은 뒤 한 컷 한 컷 붙였다. 러시아 바 액션신은 민규가 복순 때문에 화가 난 상태에서 싸우기에 짐승 같은 거친 것들이 드러나길 바랐다. ‘불한당’에서의 설경구와 ‘길복순’에서의 설경구를 차별화 하기 위해서 준 설정이 안경이다. ‘불한당’에선 평소에는 껄렁 거리다가도 화가 나면 차가워지는데, ‘길복순’에서 설경구는 평소에 안경을 쓰고 있으면 냉정하지만 안경을 벗으면 짐승처럼 분노가 표출되길 바랐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설경구는 모두 길복순 때문에 안경을 벗는다. 길복순 때문에 야수성이 표출된다. 그래서 그 러시아 바 액션은 설경구의 꼬라지가 야수성으로 발현되는 게 목표였다.그 장면에서 싸우기 전에 안경을 벗는 건, 서부극에서 카우보이들이 바에 앉으면 모자를 벗는 것도 연상되길 바랐다.또 그 장면은 보통 바에서 액션 장면이 벌어질 때 일어나는 것들을 다 피하고 싶었다. 보통 바에서 액션을 하면, 주인공이 바 밑으로 숨는다. 그래서 ‘길복순’에선 바 대신 설경구가 난간에 숨는다. 다른 영화라면 바에서 싸우면 벽에 있는 술병들이 다 깨지고, 샹들리에를 꼭 쏴서 떨어뜨리는 데 그걸 피하고 싶었다. 한아름 미술감독이 기껏 만들라고 해서 만들었더니 거기서 안싸운다고 하더라. 아무튼 그런 전형적인 걸 피하다보니 난간에서 싸우고, 난간에서 싸우니 눈이 오게 하자고 해서 눈을 넣었다.-극 중 이름을 그냥 주위에서 착안해서 만드는데. 길복순은 전도연 이모 이름이고, 구교환이 맡은 한희성은 레진코믹스 대표 이름이기도 한데. 일단 길복순의 성인 ‘길’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킬 빌’의 킬에서 따왔다. 어차피 여자킬러 이야기면 ‘킬 빌’을 떠올릴 텐데 피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원래는 길복순 이름은 길재영이었다. 재영은 전도연 딸 이름이다. 그런데 어느날 전도연 휴대전화에 전화가 왔는데 이름이 뜬 걸 보니 복순 이모더라. 굉장히 세련된 사람과 복순이란 이름을 붙이면 아이러니가 느껴질 것 같더라. 그래서 길복순이 완성됐고, 딸 이름이 길재영이 됐다.한희성은 레진코믹스 대표 이름에서 따온 게 맞다. 자기 이름을 써달라고 하더라. ‘불한당’ 이후에 다시 영화를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글로 먹고 살아야 할 것 같아서 웬툰 스토리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서 찾아가서 만났다. 그러다가 친해졌다. -딸의 성을 엄마를 따라 길이라고 한 것도 인상 깊은데. 길복순 딸의 아빠가 누구인지는 궁금하지 않더라도, 길복순과 차민규가 과연 과거에 어떤 관계였을까를 영화를 본 관객들이 궁금해 할텐데.일단 딸 성은 모계성을 따르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아빠가 누구인지는 이 영화에서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솜 대사에 일부러 “아빠가 누구래?”라는 걸 넣었다.길복순과 차민규가 과연 잠을 잤을까는 내 생각도 있지만 배우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물었다. 그걸 얼아야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할지 결정할 테니. 일단 난 안 잤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경구도 아니었을 것이라고 했다. 전도연은 처음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고 했지만 시나리오를 다 보고 난 뒤에는 둘 사이에 에로스는 없었다고 단언했다. -전도연과 구교환의 베드신은, 여성상위와 함께 전도연 등의 칼자국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렇게 찍었나. 전도연이 끝나고 구교환에게 돈을 준 이유는. 여성상위도 맞지만, 그보다는 전도연 등근육과 등에 있는 칼자국을 보여주고 싶었다. 여자킬러가 모델 같은 사람이 아니라 엄청난 등근육을 갖고 있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전도연에게 등근육 운동을 부탁했더니 3개월 동안 그 한 장면을 위해 식단조절과 운동을 했더라. 현장에서 처음 그 등근육을 봤는데 무척 놀랐다. 사실 베드신은 대충 찍고 딸의 키스신에 더 공을 들이고 싶었다.전도연이 구교환에게 돈을 준 건, 마카로니 웨스턴에서 카우보이들이 매춘부에게 무심하게 화대를 던지는 걸 반대로 그려보고 싶었다. -김시아가 연기한 길복순의 딸 길재영도 나중에 킬러가 되나.복순은 딸이 자기 피를 많이 물려받아 자신과 비슷한 걸 알지만 애써 모른 척 하고 살았다. 하지만 엄마에게 마음을 연 재영이 마지막에는 엄마처럼 빨간 색 옷을 입고 학교로 간다. 김시아에게 나중에 성인이 되면 ‘길재영’을 한 번 하자고 농담 삼아 이야기했다. 전도연을 조연으로 하고. -변성현 감독을 비주얼리스트라고 칭하는 건, 비주얼이 좋다는 뜻과 동시에 서사보다는 비주얼에 더 강하다는 뜻이기도 한데.일단 난 비주얼리스트가 절대 아니다. 시나리오에 가장 공을 많이 들인다. ‘길복순’도 서사 만드는 게 제일 힘들었다. 뻔한 이야기를 뻔하게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서사를 비트는 한편 또 뻔한 걸 즐기게 하고도 싶었다. 그게 제일 힘들었다. 내 영화의 비주얼은 일단 시나리오를 쓰고 난 뒤 그간 계속 작품을 같이 해온 한아름 미술감독에게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그럼 한 미감이 미술이 어느 정도 떠 있길 바라느냐, 땅에 붙어있길 바라느냐고 묻는다. 난 이번에는 ‘불한당’보다 더 가보자고 했다. 황당한 것과 현실적인 걸 섞어보자고 했다. 그래서 첫 장면은 동호대교지만, 평행서울 같은 느낌으로 가자고 했다. 이 영화 속 서울은 서울이되 평행서울 같은 느낌이길 바랐다. 이 영화는 시나리오부터 미술감독이 많이 참여해서 크레딧도 그 순서대로 갔다. 보통 크레딧에는 감독, 촬영감독 순으로 들어가는데 ‘길복순’은 감독, 미술감독 순으로 들어갔다. -딸의 키스 장면은 미성년자들의 연기 장면인 만큼, 넷플릭스 담당자와 변호인들과 같이 배우들의 부모님과 상의를 한 뒤 부모님 입회 하에 찍었다고 하던데.그 장면은 가장 마지막에 찍었다. 스케이트 보드 공간이 전국에서 가장 이질적이어서 결정했는데 허가 받는 게 힘들었다. 그래서 가장 늦게 찍었다. 배우들이 미성년자들이고 내가 성인 남성이다보니 그 장면을 직접 디렉션하기가 버겁더라. 그래서 전도연을 불러서 그에게 디렉션을 설명해주고, 전도연이 다시 김시아 등 배우들에게 디렉션을 전달해줬다. 전도연이 정말 디렉션을 잘 해줬다. -국무총리 후보자 아들이 입시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고 그 후보자가 아들의 살해를 의뢰한다는 게 영화의 갈등 구조 중 하나인데. 특정 정치인이 연상되기도 하는데.어느 진영이나 어떤 정치인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냥 딸을 위해 자기 일을 포기하려는 엄마와 자기 일을 위해 아들을 죽이려는 아빠를 대비시키려고 했을 뿐이다. -설경구와 세 번째 작품을 같이 했는데 다음에도 같이 하나.설경구에게도 진짜로 이번만 같이 하고 한 텀 쉬고 다시 하든 하자고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데 둘이 그만 같이 해야 한다는 기사를 보니 오기가 생기더라. 다만 다음 영화에 설경구와 같이 하게 되면, 이번에는 절대 슈트를 입히지 않을 것이다. 꼬깃꼬깃하게 구겨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 마치 ‘오아시스’의 설경구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김성오가 연기한 신상사는 너무 아쉽게 퇴장하는데. 신상사 스핀오프가 있으면 재밌겠다 싶기도 하고. 아, 그건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김성오에게 너무 고맙고 또 미안하다. 김성오는 내가 가장 친한 배우다. 동네형 같은 사람이다. -길복순의 어린 시절, 얼굴이 마치 아수라 같이 그려지는데. 그 아수라 같은 모습이 전도연의 모습과 겹쳐지는데.킬러일 때 전도연은 왼쪽 얼굴을, 엄마일 때 전도연은 오른쪽 얼굴을 보여주려 했다. 그래서 아이 일로 전화받을 때는 카메라가 오른쪽 얼굴을 비춘다. 설경구와 떡볶이를 먹을 때 학교에서 전화가 오면 오른쪽으로 받는다. 국무총리 후보 아들을 죽이려 할 때 딸에게 전화가 와서 받을 때 카메라가 이유 없이 돌아서 전도연의 오른쪽 얼굴을 비추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 떡볶이집이 매우 유명한 맛집인 건 알고 있었나.몰랐다. 나중에 알았다. 먹어보지도 못했다. ‘불한당’때는 떡볶이 장면을 찍으면서 먹었는데, ‘길복순’은 그렇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날이 설경구와 전도연 촬영 첫날이라 너무 긴장해서 못 먹었다. -설경구의 젊은 시절을 이재욱이 연기했는데. 도대체 그 뒤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연출부가 이재욱의 클립을 보여줘서 캐스팅할 때는 그가 그렇게 잘 생긴 줄 몰랐다. 그렇게 유명한 배우인지도 몰랐고. 그냥 내가 본 클립에서 제일 연기를 잘했다. 그때가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때라 만나서 오디션을 못 했다. 이재욱으로 결정하고 난 뒤 연락처를 받아서 설경구가 이 영화에서 어떻게 연기했는지 영상을 보내줬다. 그랬더니 외모를 흉내낼 수는 없었는지 목소리를 닮도록 준비해 왔더라. -‘길복순’은 음악이 전작들과 달리 혼종 느낌인데.다른 작품들처럼 김홍집 음악감독에게 음악을 부탁드렸는데, 이번에는 짬뽕이었으면 했다. 테크노도 나오고 족보에 없는 듯한 음악. 언제나 그렇듯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주셨다.-왜 ‘길복순’은 넷플릭스 영화로 만들었나. 이 내용으로 다른 투자사에서 150억원을 받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나.처음에는 반대했는데, 내 기준으로 대한민국 1등 배우들을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소개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투자가 안될 것이라고는 생각 안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넷플릭스가 아니었으면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차기작은.아직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 써놓은 것도, 준비해놓은 것도 없다. -변성현은 성공한 덕후이자, 빻은 취향을 극대화시킬 줄 아는 장인이라는 평은 어떻게 생각하나. 그래서 마니아팬들이 많은 것 같기도 한데.빻은 취향이란 게 무슨 말인지를 잘 모르겠다. 빻았다는 건 안 좋다는 뜻인가?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4.14 06:00
산업

마켓컬리 2월 신상 맛집 기획전 개최

컬리가 모터시티와 덕후선생 등 유명 레스토랑 간편식 신제품을 소개하는 ‘마켓컬리 2월 신상 맛집 기획전’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이번 기획전은 최근 새롭게 마켓컬리 레스토랑 간편식에 합류한 소문난 맛집들을 대거 포함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사각형 모양의 디트로이트 피자 열풍을 일으킨 모터시티의 시그니처 메뉴 잭슨 5와 중식 마니아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고 있는 덕후선생의 쯔란갈비, 웰에이징 숙성 소고기 전문점으로 유명한 우미학의 와규 등심 양념 구이 등이 컬리온리 상품으로 출시됐다.그동안 마켓컬리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인기 브랜드들의 신메뉴도 만날 수 있다. 중식 대가 이연복 쉐프의 목란에서 새로 선보이는 매콤 칼칼한 사천짜장면과 도산분식의 로제 떡볶이 세트는 매장에도 없는 특별 메뉴로 출시됐다.기획전은 오는 9일까지 개최된다. ‘뉴 브랜드’와 ‘뉴 메뉴’ 두 가지 카테고리에서 레스토랑 간편식뿐 아니라 가정 간편식, 베이커리와 간식류 등 총 60여 가지 제품을 최대 2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정소영 컬리 프로모션 마케팅 담당자는 “마켓컬리에서만 만날 수 있는 레스토랑 간편식으로 소비자들이 편리하고 근사하게 한 끼를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며 “앞으로도 더욱 다양하고 수준 높은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2.02 13:16
연예일반

‘돈쭐2’ 제이쓴 “♥홍현희 짜증나 보이면 바로 배달앱 켜”

MC 제이쓴이 아내 홍현희를 달래는 K남편 대처법을 공개한다. 8일 방송되는 채널 IHQ 예능 ‘돈쭐내러 왔습니다2’ 36회에서는 서울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한 보양식 맛집을 돈쭐(돈으로 혼쭐) 내주는 먹피아 조직의 모습이 공개된다. 이날 의뢰인은 동생이 운영 중인 가게의 돈쭐을 요청한다. 이에 먹피아 조직은 120분 동안 100만원 매출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스페셜 먹요원으로 ‘원조 먹방 여신’ 박지윤을 소개한다. 박지윤은 “예전에는 ‘배부르다’를 모르고 먹었다”며 자신이 예민해질 때마다 남편(최동석)이 먹을 것을 찾는다고 말한다. 이에 제이쓴이 “저도 아내(홍현희)가 짜증나 보이면 배달앱을 켠다”고 거들어 다시 한번 모두를 웃게 만든다. 이후 수향, 아미와 함께 두 번째 팀으로 투입된 박지윤은 “라떼는 말이야”라면서 먹방 예능 ‘식신로드’ 시절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한다. 그는 “우리 때는 단골집에 가면 각자 개인카드로 계산했다. 내 단골집은 내가 계산하는 시스템이었다”면서 “다른 사람이 내는 차례면 막 주문을 한다. 하루는 제 단골집에 갔을 때 김신영이 계속 낙지를 추가해서 ‘그만 시켜’라고 시그널을 보냈다. 본인은 단가 6천 원짜리 떡볶이집에 갔으면서”라고 분노해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 예정이다. 한편 ‘돈쭐내러 왔습니다2’ 36회는 8일 오후 8시 채널 IHQ에서 방송된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2.12.08 18:49
생활문화

[#여행어디] '가성비' 내려오는 부산·제천 '맛 기행'

지갑이 팍팍해진 요즘이지만, 맛있는 음식과 여행을 포기할 수 없다면 딱 좋은 여행지가 있다. 1만원이면 배를 든든히 채울 수 있는 부산 '3대 시장 투어'나 1만9900원에 5가지 맛을 즐길 수 있는 제천 '가스트로 투어'다. 먹거리는 물론이고 시장 곳곳을 구경하는 재미까지 있어 그야말로 '맛 기행'이다. 여행자 위한 놀이터이자 먹자골목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외식물가에 알뜰한 여행 먹거리를 즐기고 싶을 땐 시장만 한 곳도 없다. 1만원에 식사는 물론 주전부리까지 배에 넣을 수 있는 '가성비' 먹거리들이 즐비해 있기 때문이다. 부산에는 이런 시장을 대표하는 곳이 3군데나 있다. 국제시장과 부평깡통시장, 자갈치시장이다. 온종일 시장만 돌아도 시간이 모자랄 수 있다. 부평깡통시장은 부산에서도 역사가 오래된 전통시장이다. 해방 이후 부평시장이라 불리다가 한국전쟁이 끝나고 각종 구호품과 미군 군수물자가 유통되면서 깡통시장이라는 이름이 덧붙었다. 당시 과일이나 생선 통조림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부평깡통시장은 청과와 육류, 건어물 등 식재료는 물론 다양한 언어가 쓰인 외국 물건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부평깡통시장은 ‘먹방’ 여행지로 소문난 곳이다. 부산 대표 음식인 어묵과 떡볶이, 비빔당면, 물떡, 유부주머니 등을 부평깡통시장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대부분 지갑을 열기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싼값이다. 시장의 하이라이트는 저녁부터다. 야시장에서 갖가지 주전부리를 팔기 때문이다. 오후 7시 30분~11시 30분에 서고 주말이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몰린다. 야시장이 열리면 30여 개 점포가 길 양옆과 가운데 늘어선다. 스카치에그와 냉면구이, 삼겹살김밥, 돼지갈비후라이드 등 독특한 메뉴가 눈과 입을 사로잡는다. 보통 5000원 안팎에 맛볼 수 있다. 카드 결제가 안 되는 점포가 많아 현금을 준비하거나 계좌 이체해야 한다. 이미 영화로 유명해진 국제시장은 부평깡통시장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해 있다. 처음에는 도떼기시장이라 불리다가, 1950년대 미군 군수물자와 밀수입품이 흘러들면서 국제시장이란 이름을 얻었다. 이 시장은 광복 이후 떠난 일본인이 남긴 물건을 거래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모여들면서 형성된 곳이다. 이름답게 시장에는 각국의 물건이 없는 것이 없다. 시장도 넓고 골목도 많아 길을 잃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 아니면 정처 없이 시장을 헤매며 구경을 하는 재미도 있다. 영화 '국제시장'을 촬영한 ‘꽃분이네’는 관광객이 줄 서서 사진을 찍는 코스다. 지금은 카페로 운영되고 있으니 부평깡통시장에서 배를 채웠으면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며 커피 한 잔을 마셔도 좋다. 시장 두 곳을 들렀다가 근처에 둘러볼 관광지를 찾는다면 '보수동 책방골목'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헌책과 새 책이 같이 어우러진 보수동 책방골목은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색적인 골목이다. 낡은 책들부터 외국 잡지들까지 손 떼 묻은 서적들이 풍기는 분위기를 느끼며 읽을거리를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방골목을 돌며 배가 꺼지면 이번에는 바다와 가까운 자갈치시장으로 향한다. 이곳은 부산을 대표하는 수산 시장이다. 국제시장과 부평깡통시장에서 영도대교 방면으로 내려오면 찾기 쉽다. 수산 시장만큼 흥미로운 구경거리도 없다. 펄떡이는 생선들이 눈을 사로잡고 빼곡히 들어선 수조마다 조개, 대게, 킹크랩 등이 수북하다. 횟감을 사면 2층 회식당에서 맛볼 수 있다. 상차림 비용은 5000원이고, 매운탕 등은 조리 비용이 별도다. 자갈치시장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곰장어구이도 별미다. 처음이라 어렵다면 양념부터, 이후에 소금구이까지 꼭 둘 다 맛보는 걸 추천한다. 시장에서는 온누리상품권과 제로페이(모바일)를 이용하면 더 알뜰하게 여행할 수 있다. 온누리상품권 구입 시 종이와 전자 상품권은 5%, 모바일 상품권은 10% 할인해준다. 제천 1만9900원의 행복 충북 제천에는 1만9900원에 제천의 5가지 맛을 즐기는 ‘가스트로 투어’가 있다. 낯설지만 시간이 부족하고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자에게 환영받는 프로그램이다. 가스트로(gastro)는 ‘위장’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약 2시간 동안 걸으며 다양한 음식을 맛보는 도심형 미식 여행 프로그램이다. 문화관광해설사가 함께 다니면서 생생한 제천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투어 코스는 두 가지다. A코스는 찹쌀떡을 시작으로 하얀민들레비빔밥, 막국수, 샌드위치, 빨간오뎅 순서로 맛본다. B코스는 황기소불고기를 먹은 뒤 막국수, 승검초단자와 한방차, 빨간오뎅, 수제 맥주를 차례로 즐긴다. 참가자가 선호하는 음식에 따라 코스를 선택하는데, 수제 맥주가 포함된 B코스는 젊은 층이 많이 찾고 있다. 정복순 문화관광해설사는 “제천은 예부터 약초가 풍부했다. 음식에 약초를 넣는 게 자연스러웠다"며 "그래서 약선 음식이 발달했다”며 제천 음식의 특징을 설명했다. 투어는 제천버스터미널 부근에서 출발한다. A코스 첫 장소는 ‘덩실분식’으로 1965년부터 찹쌀떡을 만들어온 전국구 맛집이다. 쫀득한 떡과 달달한 팥소가 어우러진 찹쌀떡으로 입맛을 돋운다. 본격적인 식사는 ‘마당갈비’다. 하얀민들레비빔밥이 대표적 음식이다. 흰민들레와 고구마, 콩, 은행, 대추, 표고버섯을 고명으로 올린 영양밥으로, 흰민들레는 간과 위를 튼튼히 하는 토종 약초란다. 아직 배가 부르긴 이르다. 다음 코스인 '상동막국수'에서 감초와 계피, 과일을 넣어 만든 면수로 만든 막국수를 한 그릇 먹는다. 비빔막국수가 기본으로 나오고, 물막국수를 맛보고 싶은 사람은 면수를 적당히 부어 먹는다. 이어 신선한 채소로 샌드위치를 만드는 ‘샌드타임’을 거쳐 마지막 하이라이트 빨간오뎅을 위해 내토전통시장으로 향한다. 내토는 제천의 옛 지명으로, 내토전통시장은 제천의 부엌이나 다름없다. 빨간오뎅은 사각형 어묵을 접어 꼬치에 꿴 다음 매운 양념에 익힌 간식이다. 매콤한 고추장이 식도를 흘러 지나간다. 제천은 겨울이 추워 맵고 칼칼한 음식이 발달했다고 한다. 중독성이 강해 고향을 떠난 이들이 그리워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다음은 B코스다. 첫 번째 음식은 ‘대장금식당’의 황기소불고기다. 황기와 계피, 파, 무, 양파를 넣어 국물까지 든든히 식사한다. 다음은 상동막국수에 들렀다가 대한민국 식품명인 52호 이연순 명인의 제천 한방떡을 맛보게 된다. 찹쌀가루에 생당귀 잎을 찧어 넣고 반죽한 승검초단자는 잣가루 고물을 묻혀 고소하다. 팥 껍질을 벗겨 꿀로 반죽한 소가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곁들이는 한방차에는 과식하는 가스트로 투어 참가자들의 소화를 돕기 위해 백출을 넣었다. 한방차로 속을 다스린 뒤에는 마찬가지로 내토전통시장의 빨간오뎅을 맛본다. 이후 B코스는 제천중앙시장에 자리한 ‘솔티펍’에서 마무리한다. 봉양읍 솔티마을에서 탄생한 수제 맥주를 마실 수 있다. 솔티맥주는 제천에서 활동한 의병장 의암 유인석 장군을 기려 만든 ‘솔티8’이 대표다. 가스트로 투어의 참가 인원은 4~20명이고, A코스와 B코스 가격은 동일하며 예약은 필수다. 가스트로 투어를 마치고 배를 꺼뜨리려면 의림지와 제림(명승)을 추천한다. 의림지는 ​역사 깊은 수리 시설이자, 현지인에게 사랑받는 산책 코스다. ​노송이 울창한 숲을 이뤄 걷기만 해도 마음이 잔잔해진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11.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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