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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2023년 LG 플럿코와 2024년 KIA 네일 그리고 선수의 '의지' [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지난 시즌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33)의 등판 일지는 8월 26일 이후 멈췄다. 골반 타박상 문제로 1군 엔트리 제외된 그는 9월 복귀가 불발되더니 10월에도 감감무소식이었다. 구단의 경고성 메시지에도 꿈쩍하지 않았다.염경엽 LG 감독은 "선수 입장에선 안전하게 하려고 한다. 플럿코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자기 몸"이라고 말했다. 부상 정도를 두고 벌어진 선수와 구단의 간극을 우회적으로 설명한 것이었다. 결국 플럿코는 가을야구가 한창 진행 중인 10월 말 짐을 싸 팀을 떠났다. LG는 극적으로 통합 우승을 달성했으나 한동안 플럿코의 거취를 두고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현재 프로야구 관심사 중 하나는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31·KIA 타이거즈)의 부상이다. 지난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한 네일은 타구에 얼굴을 맞는 불의의 부상(턱관절 골절)을 당했다. 치아가 부러지거나 빠지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으나 복귀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중상. 다음 달 28일로 예정된 정규시즌 최종전 내 부상에서 회복하는 건 쉽지 않다. 프로야구 선두로 한국시리즈(KS) 직행을 노리는 팀 사정을 고려하면 가을야구 마운드를 밟는 게 현실적인 목표다. 문제는 포스트시즌(PS) 기간 복귀 여부이다. 2015년 안면에 타구를 맞고 턱뼈가 골절된 노경은(현 SSG 랜더스)은 당시 부상 후 일주일 만에 체중이 8㎏가량 감량했다. 한동안 물로 된 음식밖에 먹지 못해 컨디션 관리가 어려운 탓이었다. 불펜인 노경은과 달리 네일은 선발 투수. 공백에 따라 투구 수를 끌어 올리는 과정 등을 고려하면 PS 복귀도 자칫 빠듯할 수 있다. 노경은은 부상부터 1군 복귀까지 꼬박 두 달 이상 걸렸다. 결국 중요한 건 네일의 선택이다.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현재 상황에서 봤을 때 네일 본인의 의지로 무리하는 선에서는 (가을야구) 복귀가 가능할 수도 있을 거 같다. 던질 수 있더라도 짧은 1~2이닝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선수의 스타일이 관건"이라며 "네일이 '꼭 KS에서 던지겠다'고 하면 구단 입장에선 고마운 건데 그렇지 않다면 쉽지 않을 수 있다. 오로지 선수의 의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2021년 6월 삼성 라이온즈를 떠난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는 어깨 상태를 두고 구단과 이견이 있었다. 경미한 부상이라는 구단과 불편하다는 선수의 충돌. 통증 완화 주사를 맞기도 했으나 선수 마음을 돌릴 수 없었고 결국 퇴출 절차를 밟았다. 윤희상 위원은 "나도 마찬가지이고 자기 몸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선수가 있다. 이들은 PS이나 KS나 전혀 상관없다. 야구를 더 오래, 건강하게 할 수 있는 게 우선"이라며 "나도 아파봤기 때문에 그걸 나무랄 건 아닌 거 같다. 다만 구단으로선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네일의 상황은 어떨까. 외야수 이우성에 따르면 네일은 수술실에 들어가면서 'KS에서 던지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KIA가 '2023년 LG 플럿코'와 다른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8.28 05:30
프로야구

"고집 피우면 어쩔 수 없다" 알칸타라의 통증과 라이블리의 퇴출 [IS 포커스]

"안 아프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32·두산 베어스) 사태를 지켜본 한 운영팀 관계자의 말이다.알칸타라는 최근 두산 구단과 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오른 팔꿈치 통증 문제로 지난달 22일 1군 제외된 그는 국내 병원 세 곳에서 단순 염좌 진단을 받았다. 빠르게 복귀할 것으로 기대한 구단과 달리 알칸타라는 투구 훈련을 주저했다. 결국 지난 3일 미국으로 출국, 개인 주치의 진료를 받은 뒤 9일 돌아왔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선수의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미국에 다녀올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두산으로선 알칸타라의 복귀가 절실하지만 재촉할 수 없는 노릇이다. 몸 상태를 판단하고 공을 다시 잡는 건 전적으로 선수의 몫이기 때문이다.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선수가 고집을 피우면 어쩔 수 없다"며 "이런 걸 예방하려면 계약서에 국내 의료진 소견을 듣고 태업하거나 의견을 따르지 않으면 해당 기간 연봉을 미지급한다는 등의 조항을 넣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외국인 선수 계약은 선수 측이 칼자루를 쥔다. 원하는 선수를 영입하려면 불리한 조항은커녕 계약이 중도 해지되더라도 잔여 연봉을 모두 지급하는 '풀게런티(전액 보전)' 조건이 기본. 그뿐만 아니라 선수 가족의 국내 체류비까지 구단이 책임지는 경우가 태반이다.외국인 선수의 '부상 리크스'가 터지면 골치 아프다. B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외국인 선수들은 (수술을 비롯해) 근본적인 치료를 원한다. (메이저리그에 있는) 60일짜리 부상자명단(IL)을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구단은 (가능하면) 주사를 맞고 던지길 원한다"고 귀띔했다. 외국인 선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장기 이탈'은 순위 경쟁에서 치명적이다. 이 때문에 구단과 협의해 트리암(미국은 코르티손)이라고 불리는 스테로이드 성분의 주사를 맞으며 '참고 뛰는' 선수도 있다. 하지만 몸이 재산인 외국인 선수들은 대부분 '보수적'이다. 2021년 6월 삼성 라이온즈에서 퇴출당한 벤 라이블리도 비슷했다. 당시 어깨 통증을 느낀 라이블리는 미국에서 수술받길 원했다. 반면 그 정도의 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구단은 주사 치료 후 상태를 지켜보자고 설득했다. 선수의 고집을 꺾지 못한 삼성은 대체 외국인 투수로 마이크 몽고메리를 영입, 그와의 인연을 정리했다.한 야구 관계자는 "병원에서 문제없다고 해도 선수가 아프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면 구단 입장에서도 난감하다"며 "계약 규모가 큰 만큼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13 11:00
프로야구

실력도 인성도 뛰어났던 외국인 삼총사 '이젠 안녕', 삼성 7시즌 만에 '새 얼굴 새 출발'

삼성 라이온즈가 결국 효자 외국인 삼총사와 모두 결별한다. 유일하게 재계약을 추진하던 뷰캐넌마저 협상이 결렬되면서 삼성은 지난 시즌 함께 한 외국인 3명과 모두 이별하게 됐다. 삼성은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3명과 모두 재계약을 맺었다. 2022년 11승으로 구단 최초로 3시즌 연속 10승을 달성한 데이비드 뷰캐넌은 물론, 같은 해 30경기에서 19번의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평균자책점(ERA) 2.49로 맹활약한 수아레즈도 삼성과 재계약했다. 족저근막염 우려를 딛고 2022년 타율 2위(0.342), 안타 2위(192개), 홈런 2위(28개), 타점 2위(109개), 득점 1위(102점)로 맹활약한 호세 피렐라와의 계약은 당연했다. 세 선수는 실력뿐 아니라 뛰어난 워크에식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삼성의 효자 외국인 3총사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2023년 뿔뿔이 흩어졌다. 수아레즈가 지난해 7월 왼쪽 종아리 근육 파열로 전열에서 이탈한 뒤, 삼성으로부터 방출됐다. 당시 최하위 탈출을 위해 전력을 다하던 삼성은 수아레즈의 예상 회복 기간(4~6주)을 기다려 줄 수 없었다. 이후 피렐라와 뷰캐넌은 시즌을 완주해 보류선수 명단까지 포함됐으나, 지난해 139경기 타율 0.285 16홈런 6도루로 주춤한 피렐라는 삼성과 더 이상 연을 맺지 못했다. 삼성은 마지막까지 뷰캐넌과 재계약 협상을 벌였으나 실패했다. 다년계약을 원하는 뷰캐넌을 위해 삼성이 2년 계약을 제안했으나 차이가 있었다. 외국인 샐러리캡을 고려해야 하는 삼성으로선 다년 계약에 부담이 있었고, 뷰캐넌의 요구를 다 들어주기엔 다음 시즌 외국인 구상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난감했다. 결국 최근 삼성이 뷰캐넌에 최후통첩을 했고, 빠르게 노선을 틀어 플랜B를 가동했다. 수아레즈는 베네수엘라 윈터리그 레오네스 델 카라카스에서 뛰다 지난해 말 미국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다. 피렐라 역시 베네수엘라 윈터리그에서 뛰고 있다. 아길라스 델 술리아에서 뛰다 플레이오프 격인 라운드 로빈에 진출한 티그레스 데 아라구아에서 활약 중이다. 대만 신생팀 타이강 호크스와도 연계됐으나 현재로선 티그레스의 우승을 위해 뛰고 있다. 뷰캐넌은 삼성과의 협상 중 MLB 신시내티 레즈에 2년 계약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은 내야수 데이비드 맥키논과 투수 코너 시볼드를 영입했다. 뷰캐넌의 ‘플랜B’ 대체자는 데니 레이예스로 알려졌다. 오른손 투수 레이예스는 마이너리그에서 8시즌 동안 47승 31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한 바 있다. 삼성이 새 시즌을 모두 새 얼굴로 시작하는 것은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 2018년부터 다린 러프(2017~2019), 벤 라이블리(2019~2020), 뷰캐넌(2020~2023), 피렐라(2021~2023), 수아레즈(2022~2023) 등 재계약 선수가 한 명 이상씩 있었지만 올해는 완전히 새 얼굴로 시즌에 나선다. 윤승재 기자 2024.01.05 06:04
메이저리그

계약금 95억원…평균 158.7㎞/h 파이어볼러, 공백 장기화

파이어볼러 에이스 헌터 그린(24)의 복귀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할 전망이다.미국 CBS스포츠는 29일(한국시간) 신시내티가 젊은 로테이션의 주축인 그린의 실망스러운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린은 고관절 통증 문제로 지난 18일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튿날 날짜가 소급된 15일짜리 부상자명단(IL)에 올라 몸 상태에 관심이 쏠린다.신시내티 인콰이어러의 고든 위트마이어는 '그린이 핵심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위해 애리조나로 향하고 있다. 이후 4~6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는 투구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BS스포츠는 이를 바탕으로 ‘그린이 아마 8월까지 로테이션에 복귀할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고 전망했다. 신시내티 선발진에는 비상이 걸렸다. 벤 라이블리(4승 4패 평균자책점 4.11) 닉 로돌로(2승 1패 평균자책점 6.29)에 이어 그린까지 이탈하면서 무게감이 더 떨어졌다. 그린은 부상 전까지 14경기에 선발 등판, 2승 4패 평균자책점 3.93을 기록했다. 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 기준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8.6마일(158.7㎞/h)에 이를 정도로 공이 빠르다. 올해 9이닝당 삼진이 12.3개로 많았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된 '슈퍼 유망주' 출신으로 입단 계약금만 723만 달러(95억원)를 받았다.신시내티는 32승 38패(승률 0.531)로 내셔널리그(NL) 중부지구 1위다. 밀워키 브루어스(42승 38패)에 0.5경기 앞서 치열하게 순위 경쟁 중이다. CBS스포츠는 '닉 크롤 신시내티 단장이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영입에 나설 것으로 시사했다. 선발 로테이션 보강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전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6.29 18:34
야구

'4이닝 투수' 몽고메리, 삼성의 치명적인 평가 오류

"풍부한 경험과 안정적인 제구력이 강점인 투수다."지난 6월 삼성이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마이크 몽고메리(32)를 두고 한 말이다.몽고메리는 큰 기대 속에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어깨 부상을 이유로 퇴출당한 벤 라이블리를 대체하는 게 그의 역할이었다. 삼성의 미국 현지 코디네이터 조시 필즈는 "몽고메리는 훈련 태도가 좋다. 마운드에서 집중력과 투쟁심이 강하다"고 극찬했다. 하지만 3개월째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않는다. 영입 효과가 미미하다.구단이 강점으로 꼽은 제구가 말썽이다. 몽고메리의 9이닝당 볼넷은 7.54개. 규정이닝을 채웠다면 리그 최하위(1위·KT 고영표 1.89개)다. 볼넷 남발은 비효율적인 투구로 연결된다. 이닝당 투구 수가 20.6개(팀 평균 17.6개)로 많다. 산술적으로 5이닝만 소화해도 투구 수가 100개를 넘는다. 그의 올 시즌 한 경기 평균 투구 수는 93.2개다.몽고메리는 KBO리그 첫 다섯 번의 선발 등판에서 2패 평균자책점 7.15(22⅔이닝 18자책점)를 기록했다. 선발 투수 평가 지표인 퀄리티 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한 번뿐이다. 6회 이전 강판이 무려 네 번. 지난 24일 대구 SSG전에서 4이닝 6실점, 29일 수원 KT전에선 4⅔이닝 6실점 했다. 두 경기 모두 볼넷 4개씩을 허용하며 어렵게 경기를 풀었다. 유일하게 QS를 해낸 지난 17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6이닝 동안 볼넷 5개를 내줬다.몽고메리는 삼성이 선택한 '우승 청부사'다. 시카고 컵스에서 뛴 2016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고 MLB 통산 183경기를 소화했다. 왼손 투수로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까지 던진다. 라이블리가 이탈한 삼성은 몽고메리에 올인했다. 현행 KBO리그 신규 영입 외국인 투수 몸값은 최대 100만 달러(11억6000만원)로 제한된다. 교체 선수는 잔여 개월 수에 따라 산정된다. 삼성은 계약 시점 기준 몽고메리가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인 6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45만 달러, 인센티브 5만 달러)를 꽉 채워서 계약했다.무기는 다양하다. 포심 패스트볼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는다. 투심 패스트볼까지 자유자재로 던진다. 매 경기 투구 분석표에는 최소 5가지 구종이 기본적으로 찍힌다.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다. 그러나 효율적으로 사용하질 못한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7월 초 몽고메리에 대해 "구종과 레퍼토리를 살리려면 결국 제구다. 구종 많은 투수가 제구력까지 뒷받침되면 KBO리그에서 충분히 승산 있다. 결국은 제구"라고 재차 강조했다.몽고메리는 계속 흔들린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볼넷으로 무너진다. 그가 등판하는 날 삼성은 불펜가 소모가 크다. 자칫 '계륵'으로 전락할 위기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8.31 09:08
야구

의리야, 나도 있다… 신인왕 경쟁 뛰어든 삼성 이승현

프로야구 신인왕 레이스는 현재 KIA 타이거즈 투수 이의리(19)의 독주 체제다. 새로운 경쟁자가 뛰어들었다. 삼성 라이온즈 좌완 이승현(19)이다. 지난해 삼성은 2021년 신인 1차지명 선수로 이승현을 지명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기 때문이다. 왼손투수 이승현은 높은 타점에서 최고 시속 150㎞ 강속구를 던진다. 삼성은 우완 원태인-좌완 이승현을 간판으로 키워 장기적인 선발진 구축을 하겠다는 계산을 했다. 이승현의 입단 동기인 이의리, 김진욱(롯데 자이언츠), 장재영(키움 히어로즈) 등은 개막과 동시에 1군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이승현은 개막 후에도 1군에 바로 올라오지 않았다. 2군에서 오치아이 에이지 감독의 가르침을 받으며 경험을 쌓았다. 선발 수업과 동시에 불펜에서도 던지면서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준비했다. 그러나 팀내 상황이 급변했다. 벤 라이블리가 어깨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좌완 불펜도 부족한 삼성은 이승현을 1군에 불러올렸다. 지난달 14일 1군 데뷔전을 치른 이승현은 기대 이상의 것을 보여주고 있다. 11경기에 등판해 10과 3분의 2이닝 동안 1실점만 했다. 홀드도 2개를 챙겼다. 강한 직구 구위를 앞세워 힘있게 타자와 승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상대가 직구에 대처하면, 회전수가 높은 커브를 섞어 헛스윙을 유도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이 강조하는 '탈삼진 능력이 있는 구원투수'에도 딱 맞다. 9이닝당 삼진은 10.45개. 허삼영 감독의 구상에 따르면 2021년엔 '선발투수 이승현'은 보기 힘들 듯하다. 사실 원태인-백정현-최채흥으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의 가을야구를 하는 데 있어 핵심 불펜이 될 것은 분명하다. 허삼영 감독은 "장기적으로는 선발로 키울 선수다. 하지만 팀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고, 좌완 강속구 투수가 없기 때문에 1군에 올렸다. 구위나 구종은 정말 좋은 친구다. 다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투구도 투구지만, 신인다운 패기도 돋보인다. 이승현은 패스트볼 비율이 전체 투구의 67.7%다. 도망가지 않고 당당히 승부하고, 베테랑 포수 강민호도 이를 북돋는다. 한 구단 관계자는 "평소 훈련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혼자서 더 연습하는 스타일"이라고 귀띔했다. 신인 중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장재영은 현재 퓨처스(2군)리그에 머물고 있다. 김진욱도 시즌 초반엔 1군에서 선발로 나섰으나, 2군에 한 차례 다녀오는 등 부침을 겪었다. 이의리(10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4.50)만이 선발로 꾸준히 활약 중이다. 구원투수라는 불리함은 있지만 이승현이 지금의 성적을 유지한다면 대항마가 될 수 있다. 김이 샐 뻔 했던 신인왕 경쟁구도에도 활력이 생겼다. 이순철 해설위원(1985년) 이후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한 KIA만큼은 아니지만 삼성도 이승현의 급부상이 반갑다. 삼성의 투수 신인왕은 2005년 오승환이 유일하다. 고졸 투수 출신 신인왕은 없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1.06.09 10:50
야구

[현장 IS] 선발진에 '구멍' 생긴 삼성, 9일 KIA전 '선발' 김대우 낙점

삼성이 '임시 선발'로 언더핸드스로 김대우(33)를 마운드에 세운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8일 대구 KIA전에 앞서 "내일 선발은 김대우"라고 발표했다. 삼성은 5월 중순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임시 선발'로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지난 2일 인천 SSG전에 선발 등판한 구준범이 2이닝 5실점하며 부진했고 순번상 구준범의 차례인 9일 KIA전에 또 다른 '임시 선발'인 김대우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김대우는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스윙맨이다. 올 시즌 14경기(선발 1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5.68을 기록 중이다. 다만 김대우가 계속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삼성은 라이블리 대체 선수로 마이크 몽고메리와 계약했지만, 입국까진 시간이 더 필요하다. 취업비자를 받기부터 까다롭다. 입국 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잠복기를 고려한 2주 격리까지 거쳐야 한다. 허삼영 감독은 "김대우는 (선발) 고정이 아니다. 상대 팀을 비롯한 복합적인 걸 고려해서 결정하겠다. (다음 등판 순번에는) 김대우로 갈지 퓨처스리그 투수로 갈지 그때 가서 고민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대구=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6.08 16:19
야구

[피플 IS] "어릴 적 오승환을 보는 것 같다"…삼성에 부는 새바람, '신인' 이승현

삼성 왼손 투수 이승현(19)은 개막 전만 하더라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올 시즌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신인이지만, 즉시 전력감은 분류되지 않았다. 이의리(KIA), 장재영(키움)을 비롯해 신인 5명이 이름을 올린 개막전 엔트리에도 그의 자리는 없었다. 5월 12일 데뷔 첫 1군에 등록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를 일시적으로 대체할 '불펜 추격조' 정도로 받아들여졌다. 2군 성적(6경기 평균자책점 4.15)도 눈길을 끌지 않았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이승현은 기대 이상이다. 이승현은 1군 등록 후 5월 한 달 동안 8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08(8⅓이닝 1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이 0.179로 낮고,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1.08로 수준급이다. 9이닝당 볼넷(4.32개)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9이닝당 삼진이 12.96개로 압도적이다. 경기를 소화할수록 안정감이 더 좋아진다는 게 고무적이다. 승부처에서도 마운드를 밟으면서 입지를 점점 넓히고 있다. 가뭄에 내린 단비다. 개막 후 삼성의 왼손 불펜은 줄곧 임현준 하나였다. 지난해 45경기를 소화한 노성호가 팔꿈치 부상으로 재활군에 내려가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부족했다. 임현준은 왼손 타자에 특화된 왼손 사이드암 유형이어서 활용 폭이 제한적이었다. 점점 임현준에게 부하가 걸리는 상황에서 이승현이 그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이승현의 시즌 왼손 타자 피안타율은 0.176. 불펜을 좀 더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히든카드'다. 그의 매력은 폭발적인 포심 패스트볼이다. 데뷔전이던 지난달 14일 잠실 LG전에선 시속 150㎞ 포심 패스트볼을 포수 미트에 꽂았다. 17일 LG전에선 0-1로 뒤진 5회 2사 2, 3루 위기에서 '타격 기계' 김현수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초구부터 5구째까지 모두 포심 패스트볼만 던졌다. 말 그대로 힘으로 압도했다. 삼성 전력 분석에 따르면 이승현은 슬라이더와 커브 회전수가 평균 이상. 특히 평균 3000회가 넘는 커브 회전수는 팀 내 최고 수준이다. 그는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에 변화구를 적절하게 섞어 타격 타이밍을 빼았는다. 될성부른 떡잎이다. 이승현은 지난해 8월 2021년 신인 1차 지명을 받아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지명 당시 기준 고교 3년간 성적이 7승 2패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한 청소년 대표 출신 '괴물 투수'였다. 이승현의 활약을 인상적으로 바라보는 건 정현욱 삼성 투수코치도 마찬가지다. 정현욱 코치는 "퓨처스리그(2군)에서 준비를 잘했다. 기본적으로 좋은 공을 가지고 있고, 던질 줄 안다. 어릴 적 오승환을 보는 것 같다"고 극찬했다. 이어 "아직 신인이라서 경험이 부족하다. 차근차근 배워간다면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현은 이의리와 김진욱(롯데), 오원석(SSG)의 경쟁으로 압축됐던 신인왕 레이스에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그는 "마운드 위에서 최고의 모습뿐만 아니라 팀이 원하는 역활을 100% 이상 해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아프지 않고 꾸준하게 몸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며 "부족한 점이 많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잘 준비해서 데뷔 첫 시즌을 잘 치르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인천=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6.02 11:00
야구

[비하인드 IS] 떠나는 라이블리, 알면서도 별 수 없는 '용병 리스크'

KBO리그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건 1998년이다. 초창기 그들을 지칭하는 단어는 '용병(傭兵)'이었다. 용병의 사전적 의미는 돈을 주고 고용된 병사. 그만큼 외부인의 느낌이 강했다. 시간이 흘러 이런 이미지가 많이 희석됐지만, 현장에는 아직도 '용병 리스크'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게 부상이다. 구단과 외국인 선수의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는 포인트 중 하나다. 삼성이 결단을 내렸다. 삼성은 대체 외국인 투수로 마이크 몽고메리(32)를 영입할 계획〈5월 31일 본지 단독 보도〉이다. 어깨 통증으로 이탈한 벤 라이블리(29)의 교체 여부를 놓고 고심하다 내린 결론이다. 한국시간 6월 2일 자로 옵트아웃 조항(기존 계약을 파기하고 자유계약선수가 될 수 있는 권리)을 사용할 수 있는 몽고메리는 원소속팀 뉴욕 양키스와의 계약이 정리되는 대로 삼성행을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KBO리그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번 움직임의 이면엔 '용병 리스크'가 작용했다는 평가다. 처음 삼성은 라이블리의 부상이 크지 않다고 여겼다. 그는 지난달 11일 수원 KT전에 선발 등판해 공을 한 개도 던지지 않고 바로 교체됐다. 경기 전 몸 푸는 과정에 어깨 통증을 느낀 게 화근. 민감할 수 있는 부위지만, 통증이 심하진 않았다. 이튿날 허삼영 삼성 감독은 라이블리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며 "열흘 쉬고 1군에 돌아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라이블리는 구단에 "잠을 불편하게 자서 그런 것 같다"는 뉘앙스로 얘길 했다. 선수 본인도 경미한 부상으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복수의 병원에서 검진한 뒤 상황이 묘하게 바뀌었다. 어깨에 특정 문제가 발견되자 라이블리는 구단에 "미국에서 수술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라이블리가 재활까지 미국에서 하길 바란다는 얘기가 있다"고 귀띔했다. 처음부터 그의 요구는 '수술'이었다. 반면 삼성은 주사 치료를 받고 상태를 지켜보자고 선수를 설득했다. 수술하면 시즌 아웃 절차를 밟는 데 그 정도 부상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실제 라이블리는 어깨에 통증 완화 주사를 맞기도했다. 하지만 애초부터 시즌 복귀 의사가 크지 않았다. 삼성이 외부엔 "주사 치료를 받았으니 2주 정도 상태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하면서도 물밑에선 바쁘게 움직였던 이유다. 자연 치유를 기대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미국 현지 스카우트가 복수의 선수와 접촉하며 '투 트랙'으로 움직였다. 당초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소속 오른손 투수 영입이 유력했지만, 마지막에 계약이 불발됐다. 이후 방향을 선회해 몽고메리 영입을 추진했다. B 구단 스카우트는 "보통 의사는 진료 후 주사부터 수술까지 광범위한 치료 방법을 얘기한다. 외국인 선수들은 근원적인 문제점을 제거하기 위해 가능하면 일시적인 치료보다 수술을 원한다"며 "어깨나 팔꿈치는 참고 던졌다가 자칫 문제가 더 커질 수 있고, 외국인 선수들은 그들의 경력을 고려해서라도 무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팔꿈치에 작은 뼛조각이 발견되면 국내 선수들은 주사를 맞고 버티다가 시즌 뒤 수술한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들은 다르다. 곧바로 수술을 원하고, 이를 이유로 중도에 팀을 떠나기도 한다. 주사로 버티는 건 한계가 있다. 보통 통증 완화 목적으로 미국은 코르티손, 한국의 경우 트리암이라고 불리는 스테로이드 성분의 주사를 맞는다. C 구단 수석 트레이너는 "주사를 맞으면 올라가지 않던 팔이 일시적으로 올라가기도 한다. 그런데 치료가 안 된 상태에서 공을 던지면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악의 상황에선 주사를 한 달에 한 번씩 맞기도한다. 보통 1년에 4~6회 맞는 것도 잦다고 본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에게 주사를 맞아가면서 버티라고 하는 건 무리가 따른다. 다년 계약이 된 상태가 아니라면 더욱 그렇다. 선수가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어깨는 크게 다치면 1년 이상의 재활 치료 기간이 필요한 부위. 라이블리가 1군 복귀에 적극적이지 않은 가장 큰 이유다.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사견임을 전제로 "라이블리의 경우 태업했다기보다는 (어깨 부상을 받아들이는) 구단과 선수의 입장 차이가 있었던 거로 보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돈을 받고 일정 기간을 뛰는 선수에게 로열티를 강조하는 건 쉽지 않다. '용병' 라이블리도 마찬가지다. 2019시즌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돼 '장수 외국인 투수'의 길을 걸었지만, 그는 삼성과의 인연에 스스로 마침표를 찍었다. 인천=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6.0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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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라이블리 이탈' 삼성, 대체 선수로 마이크 몽고메리 영입 유력

삼성이 대체 외국인 투수로 왼손 마이크 몽고메리(32)를 영입할 전망이다.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정통한 한 관계자는 31일 "삼성이 라이블리 대체 선수로 몽고메리와 계약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몽고메리는 올 시즌 뉴욕 양키스 산하 트리플A에서 뛰었다. 성적은 4경기 선발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7.56. 프로필상 키가 196㎝로 장신이다. 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시속 90마일(144.8㎞) 안팎의 포심 패스트볼에 컷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커브를 섞는 유형이다. 삼성은 지난 12일 벤 라이블리가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다. 선수의 수술 의지가 강해 곧바로 미국에서 대체 자원을 물색했다. 한때 KBO리그 경험이 있는 세스 후랭코프(전 두산) 영입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애초부터 삼성은 '신규 영입'에 포커스를 맞춰 움직였다. 몽고메리는 2008년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6번(캔자스시티)에 지명됐다. 2015년 시애틀 소속으로 MLB에 데뷔했고 시카고 컵스, 캔자스시티 등을 거쳤다. 통산(6년) MLB 성적은 183경기(선발 70경기) 23승 34패 9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3.84. 컵스에서 뛴 2016년 월드시리즈(WS) 우승 이력이 있다. 그해 WS 5경기 불펜으로 등판해 평균자책점 1.93(4⅔이닝 1실점)으로 맹활약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잔부상에 시달려 2019년과 2020년에는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지난 4월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양키스에 합류했고 눈을 돌려 KBO리그 도전을 선택했다. 풍부한 빅리그 경험은 장점. 부상 이력으로 인한 구속 저하와 이닝 소화 능력은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5.3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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