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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 축구왕’ 포항 송민규, 구장서도 ‘찐’이야

“축구 경기에서 (우리 진영에서 상대 페널티박스 앞까지) 70m 정도 구역은 감독의 전술, 전략으로 커버할 수 있어요. 그 나머지 30~40m는 온전히 선수들 몫이죠. (송)민규는 마지막 30m 구역에서 돋보이는 선수입니다. 민규가 성장하는 만큼 팀도 탄력을 받을 겁니다. 요즘 가르치는 맛이 납니다.”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 김기동(49) 감독은 6일 전화 인터뷰에서 프로 3년 차 미드필더 송민규(21)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스며 나오는 웃음도 멈추지 못했다. 포항은 ‘송민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5일 K리그1 10라운드 성남FC 원정경기는 송민규의 진가가 드러난 경기였다. 성남 위험지역을 휘저으며,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포항은 4-0으로 크게 이겼다. 올 시즌 10경기에서 공격 포인트가 6(4골·2도움)이다. 내년 도쿄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한창 선수를 찾는 김학범(60) 한국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송민규 활약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화제가 이어졌다. “이렇게 성장하는 내가 무섭다”는, 송민규의 당찬 멘트가 팬들 사이에서 회자했다.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각종 소셜 미디어에 “영플레이어상 유력한 후보는 송민규”라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신인상 격인 이 상은 K리그 3년 차까지 받을 수 있다. 송민규는 6일 전화인터뷰에서 “성남전이 끝난 뒤 부모님이 ‘논산(송민규의 고향) 바닥이 난리가 났다’며 격려해주셨다. 모처럼 아들 역할을 제대로 한 것 같아 뿌듯했다”고 말했다. 스스로 ‘무섭다’고 표현했던 진화의 핵심은 체력이다. 송민규는 “올 시즌을 앞두고 죽기 살기로 운동했더니 지구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난해에는 할 수 없던 여러 플레이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감독의 분석도 같다. 김기동 감독은 “(송민규는) 기술적인 부분은 타고났다. 좁은 공간에서 드리블로 상대 밀집 수비를 허물 수 있는 선수인데, 체력까지 올라오니 능력 활용이 더욱 자연스럽다. 지난 시즌 직후 (‘운동하라’는 뜻에서) 초시계를 선물했는데, 내 뜻을 정확히 읽은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송민규가 팬들 사이에서 주목할 이름으로 떠오른 건 축구보다 비디오 게임이 먼저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막이 미뤄지던 4월, 그는 ‘K리그 랜선 토너먼트’에 출전해 축구게임에서 우승했다. 그는 “사실 게임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어떤 게임이든 2~3주 정도 바짝 즐긴 뒤 접는다. (축구 게임용) 게임기를 숙소에 갖다 놓았는데, 조금 하다가 그만둬 지금은 방치된 상태”라며 겸연쩍어했다. ‘랜선 K리그’ 우승 비결을 물어봤다. 송민규는 “학창 시절 잠깐 해본 경험으로 도전한 건데, 우승까지 할 줄은 몰랐다. 어쩌면 게임에 숨은 소질이 있는지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이어 “온라인 축구게임을 가끔 하게 되면 포항을 고르고, 게임 속 송민규를 주전으로 기용한다. 지난해보다 능력치가 많이 좋아져 꽤 쓸 만하다”고 덧붙였다. 송민규의 꿈은 포항 동료들과 함께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서는 것이다. 포항은 현재 리그 5위인데, 3위까지 출전할 수 있다. 그는 “도쿄올림픽과 K리그 영플레이어상을 노려보라는 분이 많은데, 일부러 의식하지 않으려 한다. 팀플레이에 맞추다 보면 개인적인 영광은 따라올 거라 믿는다. 현재의 내모습에서 더욱 진화해 ‘이제껏 K리그에 없던 유형의 선수’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20.07.07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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