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기적의 사나이' 에릭센과 진한 포옹 나눈 손흥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30)이 2년 만에 만난 옛 동료와 진한 포옹을 나눴다. 토트넘은 2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브렌트포드커뮤니티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렌트포드와 2021~22시즌 EPL 3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리그 4위까지 갖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을 놓고 아스널과 경쟁하는 토트넘은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현재 토트넘은 승점 58(18승 4무 11패)로 아스널(승점 60·19승 3무 11패)보다 한 계단 낮은 5위다. 이날 경기는 브렌트포드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30)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에릭센은 2013년 여름부터 2020년 1월까지 토트넘에서 뛰었다. 손흥민과는 2015년부터 5시즌 동안 호흡을 맞췄는데, 2018~19시즌에는 UCL 결승행을 함께 이끌기도 했다. 당시 델리 알리-에릭센-손흥민-케인의 앞글자를 따서 ‘DESK 라인’이라는 별칭도 있었다. 에릭센은 2020년 1월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밀란으로 이적하면서 손흥민을 비롯한 토트넘 선수들과 이별했다. 이후 에릭센은 지난해 덴마크 대표팀으로 뛰던 유로2020 핀란드전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다행히 생명을 잃지 않은 그는 심장 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심장 제세동기를 단 채로는 세리에A에서 뛸 수 없어 인터밀란과 계약을 해지했다. 재활 훈련을 거친 에릭센은 ‘기적의 사나이’가 됐다. 그는 지난 1월 말 브렌트포드와 올 시즌까지 단기 계약을 맺었다. 지난 2일 첼시와 경기에서 결승 골을 터뜨리는 등 리그에서 7경기 1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27일 네덜란드와 평가전에서는 덴마크 대표팀 복귀 골을 신고했고, 30일 세르비아전에서는 자신이 심정지로 쓰러졌던 경기장에서 쐐기 골을 터뜨렸다. 토트넘과 경기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비록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날카로운 프리킥을 시도하는 등 여러 차례 토트넘 골문을 위협했다. 영국 BBC는 에릭센에게 9.01점의 평점을 부여하며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경기 후 에릭센은 “팀을 떠난 이후 처음으로 토트넘과 맞대결을 가졌다. 특별한 경기였다”며 토트넘을 상대한 소감을 전했다. 경기가 끝나고 손흥민은 에릭센과 진한 포옹을 나눴다. 손흥민은 에릭센이 쓰러졌던 당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레바논전에서 페널티킥 결승 골을 넣은 뒤, 에릭센을 응원했다. 그는 에릭센이 토트넘 시절 달았던 등 번호 23을 뜻하는 손가락 두 개와 세 개를 펴고 중계 카메라를 향해 영어로 “크리스티안, 건강해(stay strong). 사랑해”라고 외쳤다. 토트넘의 공격 삼각편대인 손흥민 해리 케인, 데얀 쿨루세브스키와 최전방에 위치했다. 끊임없이 브렌트포드 골망을 노렸지만, 득점포를 터뜨리지 못했다. 손흥민은 2개의 키패스를 기록했을 뿐 단 한 개의 슛을 날리지 못했다. 지난 16일 브라이튼과 경기(0-0 무)에서도 무득점에 그쳤던 손흥민은 2경기 연속 침묵했다. 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2022.04.25 0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