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203cm vs 160km’ 잠실개막전, 괴물들이 만난다
프로야구 최대 라이벌은 누가 뭐래도 잠실구장의 '한 지붕 두 가족' 두산과 LG다. 순위에 관계없이 두 팀의 대결은 늘 최고 흥행카드다. 두 팀이 다음달 2일 잠실구장에서 5년 만의 개막전을 앞두고 있어 팬들의 기대가 크다.최고의 잔치에는 최고의 밥상이 제격. 올시즌 최고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는 양 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두산)와 레다메스 리즈(LG)의 맞대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3cm의 최장신 용병 니퍼트와 160㎞를 던지는 리즈는 시범경기부터 단연 화제다.지난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을 뛰었던 니퍼트는 12일 삼성과 첫 시범경기에서 기대대로 메이저리그산 고공투구의 진수를 시범보였다. 높은 곳에서 내리꽂는 150㎞의 강속구와 안정된 경기 운영 능력을 앞세워 4이닝동안 1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다음날 한화와 경기에 선발등판한 리즈는 한국 프로야구 최고 기록인 160㎞를 찍으며 5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김경문 두산 감독은 리즈의 괴력투 소식을 전해듣고 "그 정도냐"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어 "니퍼트와 붙으면 재미있겠다"며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개막전 맞대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먼 얘기"라며 즉답을 회피했지만 "모처럼 LG와 개막전을 갖게 돼서 기대감이 크다"며 정면대결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두산과 LG가 마지막으로 개막전을 치른 것은 2006 시즌이었다. 한국계 혼혈 미식축구 스타 하인스 워드의 시구로 막을 올렸던 당시 경기에서는 외국인 에이스 리오스를 내세운 두산이 3-1로 승리를 거뒀다. 이후 두산은 계속 우승을 다툰데 반해 LG는 바닥을 헤매면서 개막전 매치는 성사되지 않았다.하지만 올시즌 LG가 모처럼 영입한 거물 용병 리즈를 앞세워 전력을 끌어올리면서 두산과 개막전부터 화끈한 반전을 노리고 있다. 박종훈 LG 감독도 일찌감치 리즈를 "우리팀 1선발"이라고 못박으며 개막전 카드로 예고했다. 시범경기 일정도 절묘하다. 두 팀은 마지막 일정인 26~27일에야 만난다. 그 이후 5일간의 휴식을 갖고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다시 만난다. 니퍼트와 리즈를 각각 등판시켜 탐색전을 벌인 뒤 개막전에서 진검승부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김동환 기자 [hwany@joongang.co.kr]
2011.03.15 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