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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Story] 유니클로, 잘 된다 vs 아니다…’갑론을박’만 뜨겁다
“온라인몰은 품절 상품이 많다.” “매장도 텅 비었고 본사 매출도 줄었다.” 일본 불매운동의 중심에 선 유니클로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유니클로 매장이 텅텅 비었다는 르포 기사가 나오면 얼마 지나지 않아 매장에 손님이 찾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유니클로 온라인몰과 앱은 사용자가 늘어난다는 통계가 발표되면 며칠 뒤 유니클로 글로벌 본사가 한국 시장의 고전으로 올해 매출 목표를 내려 잡았다고 인정하는 식이다. 유니클로 반등? 품절?…2월말 반기보고서 나와 봐야 "죄송하다. 우리도 확인할 수 없다." 지난 16일 연락이 닿은 유니클로의 국내 운영사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유니클로의 불매운동 회복 여부를 두고 상반된 보도가 반복된다"고 질문하자 이렇게 답했다. 이 관계자는 "정책상 앱 사용자 증감 추이나 매출을 공개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지난 5일 일부 미디어는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를 인용해 유니클로 모바일 앱의 11월 월간 사용자 수에 대해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기준 유니클로 모바일 앱의 11월 월간 사용자 수는 68만8714명을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평균치(71만1924명)에 달하는 수치다. 유니클로 앱 이용자는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불붙은 지난해 7월부터 급감했다. 같은 해 9월에는 27만6287명까지 떨어지면서 바닥을 쳤다. 그러나 10월 들어 50만6002명을 기록하며 과거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업계에는 "유니클로가 바닥을 치고 반등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예상이 흘러나왔다. 미디어도 이 사실을 전달하면서 유니클로가 일본 불매운동 여파를 벗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 10일에는 사뭇 다른 내용의 소식이 날아들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하 닛케이)는 이날 유니클로의 글로벌 본사 패스트리테일링이 올해 순이익을 전년보다 1% 늘어난 1650억엔(약 1조7513억원)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전망했던 1750억엔(약 1조8574억원)보다 100억엔(약 1061억원) 하향 조정한 수치다. 이 발표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해외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 28% 줄어들었다. 대부분 한국에서의 매출 하락이 반영된 결과다. 닛케이 역시 “매출 발목을 잡은 것은 한국 사업”이라면서 불매운동으로 개점휴업 상태의 점포들이 눈에 띈다고 부연했다.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불매운동이 벌어진 이후 유니클로에 대한 보도 중 상당수는 '회복하고 있다'라거나 '여전히 힘들다'는 내용의 뉴스가 엇갈려 전해졌다. 유니클로의 국내 시장 회복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진 이유다. 정확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것은 에프알엘코리아의 방침 때문이다.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매출 등의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과 함께 “우리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글로벌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이 밝힌 예상 순인 하향조정뿐”이라면서 "아이지에이웍스의 발표는 앱 사용자가 늘었다는 것일 뿐 매출이나 소비로 연결된 사실여부는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유니클로의 정확한 매출 회복 여부는 오는 2월 말까지 반영된 반기보고서를 통해서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 출시·신입사원 채용은 그대로 유니클로를 둘러싸고 대중과 미디어의 설왕설래가 거듭되는 가운데 에프알엘코리아는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묵묵하게 걸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장사가 잘되든 되지 않든 주어진 일정은 다 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여름 이후에도 매월 1~2회씩 꾸준하게 신제품 및 협업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 2일에도 올해 봄을 겨냥해 ‘스웨트·조거팬츠 컬렉션’을 출시했다. 의류업계 최대 고민 중 하나는 재고 발생이다. 통상 유통재고 비용은 가격의 20% 선이다. 의류 재고는 보관하는데도 돈이 들어서 손해를 보더라도 ‘떨이’로 팔거나 인근 국가로 수출해야 한다. 유니클로는 최근 6개월 동안 국내에서 신제품이 나와도 과거만큼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여서 ‘땡처리’로 파는 것 역시 제약이 많다.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라이프웨어’의 철학에 따라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이어가는 것 말고는 없다”면서 “신제품 출시와 협업은 한국에서도 똑같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계 디자이너와 협업도 했다. 지난 14일에는 글로벌 패션업계로부터 주목을 받는 액세서리 브랜드 ‘앰부쉬’와 협업한 UT 라인업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앰부쉬는 한국계 미국인 ‘윤(윤안)’과 한국계 일본인 ‘버발(류영기)’ 부부가 론칭한 주얼리 브랜드다. 국내 패션 업계에서는 “유니클로가 한국 내 불매운동을 의식해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한국계 디자이너와 협업해서 달라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올해 예정됐던 채용도 그대로 진행한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10월 ‘2020 유니클로 신입사원’ 채용 접수를 시작했다. 당시 에프알엘코리아 측은 ‘00명 이상의 점장 후보자를 뽑는다’면서 출신 학교와 전공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니클로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다. 기업은 사세가 흔들리면 예정된 신입사원 채용을 취소하거나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경우가 많다. 가지고 있던 매장도 폐점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에프알엘코리아 측은 “채용은 현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예정됐던 00명 규모의 채용이 그대로 이뤄진다. 과거 대한민국 고용 친화 모범경영대상을 받았던 회사다. (불매운동 상황이 나아져) 앞으로 또 상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1.20 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