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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사장, 감독, 에이스 다 빠진 MIL 지구 우승 이끌었다...팻 머피, 올해의 NL 감독 수상

시즌 전 사령탑을 잃었던 밀워키 브루어스의 감독 교체는 성공이었다. 감독 데뷔 시즌 밀워키에 또 한 번의 지구 우승을 안긴 팻 머피 감독이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차지했다.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20일(한국시간)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 수상자로 머피 감독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머피 감독은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단의 1위 표 30개 중 27표를 차지, 2위 표 3위와 함께 총 144점을 얻어 수상자에 뽑혔다.사령탑 교체로 우려를 샀던 밀워키로서는 구단의 역량과 선택을 증명한 수상이었다. 밀워키는 이미 맷 아놀드 단장이 올해의 경영진 상도 수상한 바 있다.밀워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변화가 컸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동안 팀을 이끌고, 세 차례 지구 우승을 거두는 등 팀을 강호로 키운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이 떠났다. 그는 같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의 라이벌 시카고 컵스에 높은 연봉을 받고 떠났다. 카운셀 감독과 함께 팀을 키워낸 리더 데이빗 스턴스 사장도 그보다 앞서 2023년 9월 뉴욕 메츠로 떠난 바 있다.위기론이 밀워키를 감쌌으나 이겨냈다. 구단은 스턴스의 빈자리를 채웠고, 현장은 새로 지휘봉을 잡은 머피 감독이 수습했다. 빅리그 감독으로선 루키지만, 머피 감독도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대학 감독 시절 전임자 카운셀 감독의 은사기도 했던 그는 2015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임시 감독도 맡아봤고, 그해 후반부터 옛 제자 카운셀 감독 밑에서 코치직도 수행했다. '노련한 루키'는 밀워키를 강팀으로 지켜냈다. 밀워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에이스 코빈 번스를 트레이드로 내보내는 등 전력 유출이 이어졌다. 하지만 밀워키와 머피 감독은 93승 69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을 거뒀고, 또 한 번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뤘다.전임자 카운셀 감독도 해내지 못했던 일이기에 더 뜻깊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머피 감독은 1983년 BBWAA가 이 상을 수여하기 시작한 이후 최초로 수상한 밀워키 감독"이라며 "밀워키 감독들은 앞서 7번이나 2위를 기록했다. 카운셀 감독도 2018, 2019, 2021, 2023년 네 번이나 2위에 그쳤다"고 소개했다.한편 아메리칸리그에서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지구 우승을 이끈 스티븐 보그트 감독이 올해의 감독상 수상자에 올랐다. 보그트 역시 머피 처럼 감독 데뷔 시즌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20 09:35
메이저리그

억만장자 구단주까지 직접 나섰다, FA 소토 '7억 달러' 오타니 계약 가치 넘어서나

뉴욕 메츠의 스티브 코헨 구단주까지 직접 나서 FA 후안 소토(26)를 붙잡으려 한다. 소토의 인기는 점점 치솟아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몸값까지 육박하고 있다. 뉴욕 포스트는 18일(한국시간) "소토가 보스턴 레드삭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이어 메츠와 면담을 가졌다"며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협상에는 코헨 구단주와 데이비드 스턴스 사장, 카를로스 멘도사 감독까지 함께 했다"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만남은 구체적이고 건설적이었다. 메츠는 소토의 유력 이적 후보 팀 중 하나다"고 덧붙였다. MLB 인사이더의 헥터 고메스는 전 MLB 선수 카를로스 바에르가를 인용해 메츠가 총액 기준 6억6000만 달러(약 9228억원)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오타니 쇼헤이가 LA 다저스와 맺은 10년 7억 달러(9787억원) 계약보다 실수령액은 훨씬 더 클 수 있는 초대형 제안이다. 오타니는 디퍼(연봉 지급 유예) 조항을 넣어 총액의 무려 97%에 해당하는 6억8000만 달러(약 9423억 원)를 2034년부터 10년간 받기로 했다. 뉴욕 포스트도 "메츠가 17일 만남에서 소토 측에 어떠한 규모의 제안을 했는지 알 순 없지만, 오타니의 계약 가치를 넘어설 것은 확실하다"라며 "오타니의 디퍼 계약은 4억3700만달러(6107억원)에서 4억7000만달러(6570억원) 가치가 있다. 소토의 총액은 (디퍼 없이) 6억 달러(8386억원)에 달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억만장자 코헨 구단주는 메츠 인수 이후 엄청나게 투자하고 있다. 올 시즌도 선수단 총 연봉은 3억1800만 달러(4445억원)로 전체 1위였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소토는 2020년 MLB 전체 타율 1위(0.351)에 올랐다. 2022년 도중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한 뒤 2024년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로 옮겼다. 올 시즌엔 타율 0.288 41홈런 10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89를 기록했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936경기에서 타율 0.285 201홈런 592타점을 기록했다. 소토는 곧 원소속팀 양키스와 만날 예정이다. 현재로선 뉴욕을 연고지로 둔 양키스와 메츠가 소토 영입전에서 웃을 후보로 가장 유력하다. 이형석 기자 2024.11.18 20:25
메이저리그

KBO리그 타격 코치 출신 아들, '시즌 121패' MLB 화이트삭스 감독 선임

시카고 화이트삭스 신임 감독으로 윌 베너블이 선임될 전망이다.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소식통을 인용해 ‘화이트삭스의 프랜차이즈 역대 44번째 감독을 베너블이 맡는다’고 30일(한국시간) 전했다. 화이트삭스는 성적 부진을 이유로 지난 8월 페드로 그리폴 감독이 해고됐고 이후 그레디 사이즈모어 임시 감독 체제로 잔여 시즌을 치렀다. 올해 화이트삭스는 41승 121패(승률 0.253)를 기록, 1900년 이후 한 시즌 최다 패 불명예를 안았다. 종전 부문 최다는 1962년 뉴욕 메츠의 120패였다.2008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데뷔한 베너블의 MLB 통산(9년) 성적은 967경기 타율 0.249(2836타수 707안타) 81홈런 135도루 307홈런이다. 2016년을 끝으로 은퇴한 그는 2017년 9월 테오 엡스타인 당시 시카고 컵스 사장의 특별 보좌로 프런트 생활을 시작했다. 2018~2019년 컵스 1루 코치, 2021년 보스턴 레드삭스 벤치 코치 등을 역임했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이 개인 사정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임시 감독으로 팀을 잠시 이끌기도 했다. 2022년 11월부터는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에 몸담았다. 당초 사이즈모어 임시 감독의 정식 감독 전환 가능성이 예상되기도 했는데 화이트삭스는 베너블에게 구단 재건을 맡겼다. 한편 윌 베너블의 아버지 맥스 베너블은 MLB에서 12년을 뛴 백업 선수였다. 통산 MLB 성적은 727경기 타율 0.241 18홈런 128타점. 맥스 베너블은 2012년 11월 SK 와이번스 타격 코치로 선임, 한 시즌 KBO리그를 경험한 이력이 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30 14:59
프로야구

부상 복귀 후 가을 깜짝 복귀, 오타니와 맞대결은 패배...메츠 사장 "센가, 내년엔 정상 시즌 기대"

첫 해는 에이스, 두 번째 해는 부상과 투혼으로 마무리된 센가 코다이(31·뉴욕 메츠)가 3년 차엔 다시 부활을 노린다.일본 닛칸 스포츠는 24일(한국시간) "메츠 데이비드 스턴스 사장은 시즌 총평 기자회견에서 센가에 대해 '일반적인 오프시즌올 보내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활약했던 센가는 지난해 메이저리그(MLB)로 향했다. 이적 직전인 2022년 11승 6패 평균자책점 1.94로 활약한 그는 메츠와 5년 75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첫 해부터 활약이 빼어났다. 2023년 30경기에 등판한 센가는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 그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에서 2위에 올랐다. 거액을 투자했던 저스틴 벌랜더, 맥스 슈어저 사이영상 듀오가 부진하다 트레이드로 떠난 가운데 센가가 사실상 에이스로 팀을 지탱했다. NPB 시절 주 무기였던 낙차 큰 포크볼이 '고스트 포크'로 불리며 빅리그 타자들까지 압도했다.활약을 올해까지 잇지는 못했다. 올해 2월 말 팔 피로 증세를 느껴 훈련을 중단한 센가는 정밀 검진 결과 오른쪽 어깨에 문제를 발견했다. 이후 센가는 자가혈청주사(PRP) 치료를 받았다. 결국 치료 뒤 4월 말 복귀를 준비했으나 이번엔 오른쪽 삼두근 부상과 신경 문제가 생겼다. 7월 27일, 긴 재활 끝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복귀했지만, 6회 도중 왼쪽 다리 통증을 호소했고 염좌 진단을 받으며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2년 차 시즌을 부상으로 내보냈지만, 센가는 포스트시즌에선 팀의 선전에 힘을 보탰다. 그는 앞서 디비전 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 우승 후보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상대로 2이닝 1실점으로 역전승을 도왔다.다만 투혼의 기적은 여기까지였다. 본래도 제구력이 좋지 못했던 센가는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무너졌다. LA 다저스와 만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그는 1차전 선발, 6차전 구원으로 등판해 모두 부진했다. 특히 오타니와 1차전 맞대결에 적시타를 내줬고, 6차전 때도 볼넷을 허용한 뒤 후속 무키 베츠에게 쐐기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센가가 등판한 경기에서 모두 메츠가 패하면서 센가의 첫 MLB 포스트시즌도 마무리됐다.당초 우승 후보로 꼽히지 않던 메츠로서는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도 기적에 가깝다. 올해 가을의 기적을 이으려면 내년 투자와 함께 센가의 부활도 필수다. 일단 현재까지 내부 전망은 낙관적이다. 스턴스 사장은 "통상적인 비시즌이 될 것"이라며 "올해는 센가에게 이상한 1년이었다. 전진과 정체의 반복이었다. 하지만 다가오는 비시즌을 어떻게 맞이할지, 또 정상적인 스프링캠프 소화가 가능한 상태를 만들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메츠는 이번 시즌 종료 후 최고의 큰 손이 될 구단으로 꼽힌다. 30개 구단 구단주 중 가장 재정이 풍부한 스티브 코헨이 있고, 올 시즌 종료 후 팀 연봉이 빠지는 폭이 커 대형 투자가 가능하다.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여겨지는 후안 소토, 코빈 번스, 윌리 아다메스 등이 모두 메츠행 후보로 이름을 올리는 중이다.하지만 누굴 사오더라도 기본 전력이 탄탄해야 우승 도전이 가능하다. 메츠 선발진에서 그걸 해줘야 할 선수가 센가다. 2023시즌 성적을 재현한다면 내년 시즌 월드시리즈 도전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24 10:04
프로야구

"평생 꿈꿔온 장소" 오타니도, 다저스도 옳았다, 지난 겨울 '7억 달러'의 선택

결국 이 모든 건 단 하나의 꿈. 월드시리즈(WS·7전 4선승제) 우승을 위해서였다. 그토록 우승을 갈망하던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이적하자마자 꿈의 무대에서 정상에 도전한다.다저스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7전 4선승제) 6차전을 10-5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 4승 2패를 기록한 다저스는 마침내 2020년 이후 4년 만의 WS 티켓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다저스는 2020년 우승 후에도 투자를 이어갔다. 2021년 사이영상 투수 트레버 바우어 자유계약선수(FA) 영입, 사이영상 투수 맥스 슈어저와 올스타 유격수 트레이 터너 트레이드 영입을 이뤘으나 지구 우승에 실패했고 NLCS에서 탈락했다. 2022년 최우수선수(MVP) 출신 프레디 프리먼을 FA로 영입하고 정규시즌 구단 최다승인 111승을 이뤘으나 디비전 시리즈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듬해 전력 이탈 속에 다시 100승을 채웠으나 역시 디비전 시리즈에서 3연패를 당했다.우승급 전력에도 3년 연속 조기 탈락. 다저스 구단의 자존심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1일 다저스의 WS 진출을 전하면서 "다저스는 지난해까지 디비전 시리즈에서 2연속 패배를 당하자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 운영부문 사장, 브랜든 곰스 단장 그리고 나머지 프런트가 모여 오프시즌 계획을 결정했다"고 돌아봤다.최우선 목표는 간단했다. 전력 보강이 필요했고, 그 겨울 FA 최대어였던 오타니와 계약하는 것이었다. 다저스는 목표를 이뤘고, 나머지 보강도 계속했다. 겨울 동안 오타니에게 준 10년 7억 달러(9620억원)를 포함해 10억 달러가 넘는 돈을 썼다. 매체는 "다저스는 근래 최고의 로스터 중 하나를 구축했다. 2024년을 바라보는 기대는 간단했다. WS가 아니면 실패였다"고 전했다. 우승에 대한 갈망은 오타니도 마찬가지였다. 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NPB) 시절 닛폰햄 파이터스의 우승을 이끌었고,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도 대표팀 주장으로 에이스 겸 마무리, 중심 타자로 우승을 이끌고 시리즈 MVP를 탔다. 언제나 승부욕의 화신이었으나 전 소속팀 LA 에인절스에선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2018년 신인왕, 2021년과 2023년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지만 팀은 단 한 번도 가을야구에 오르지 못했다. 문턱에도 서보지 못했으니 우승도 불가능했다.오타니가 다저스를 선택한 것도 결국 그 우승 가능성, 그리고 의지 때문이었다. 오타니는 다저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구단 경영진은 지난 10년을 실패로 여긴다고 했다. 다저스 관계자들에게 이기고 싶다는 의지를 느꼈고, 이에 계약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설명했다. 다저스 경영진이 실패라고 말한 10년 동안 다저스는 매년 포스트시즌에 갔고, 월드시리즈도 세 번이나 올랐다. 하지만 우승은 단축시즌인 2020년 단 한 번뿐이었다. 누구보다 다저스는 목이 말랐고, 오타니 역시 그 갈증에 공감했다. 오타니의 갈증을, 다저스의 갈증을 풀 수 있는 무대까지 드디어 올랐다. 오타니는 WS 진출 확정 후 폭스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WS 무대에 대해 "평생을 꿈꿔왔던 장소다. 마침내 이 무대에 올라 플레이할 수 있다. 우승하는 걸 바라는 게 다음 목표"라고 다짐했다.비록 NLCS 시리즈 MVP는 놓쳤지만, 우승을 향한 오타니의 갈망은 기록에서 증명됐다. 앞서 디비전 시리즈 5경기 타율 0.200 OPS 0.623에 그쳤던 오타니는 NLCS에선 타율 0.364 OPS 1.184 맹타를 휘둘렀다. 홈런 2개와 6타점 9득점을 기록했는데, 눈에 띄는 게 출루율이다. 해결하겠다는 욕심 대신 1번 타자답게 매 타석 끈질기게 출루에 성공한 결과 시리즈 볼넷이 9개, 시리즈 출루율이 0.548에 이른다. 그가 이번 NLCS에서 기록한 17출루는 단일 시리즈 구단 역대 최다 기록이다. 오타니는 DS까지 합친 포스트시즌 성적도 타율 0.286 3홈런 10타점 OPS 0.934로 준수하다. 가을 데뷔인데도 클래스를 입증 중이다. 라이벌 저지가 가을에선 조연으로 밀려난 것과 달리 오타니의 타격은 가을이 깊어질수록 뜨거워진다.이제 남은 건 그 뜨거운 방망이로 스스로 첫 우승을 쟁취하는 일뿐이다. 지난 겨울 오타니가, 또 다저스 수뇌부가 꿈꿔왔던 바로 그 장면을 위해 오타니가 다시 진격을 준비한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21 15:34
메이저리그

'명장'도 못하던 3년 연속 PS 진출&지구 우승...필라델피아, 톰슨 감독 재계약 '2026년까지'

비록 가을야구는 조기 탈락했지만, 3년 연속 가을야구와 13년 만의 지구 우승을 이룬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빠르게 사령탑 재신임을 선언했다.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6일(한국시간) 데이브 돔브로스키 필라델피아 구단 사장이 톰슨 감독과 계약 연장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26년까지다.톰슨 감독은 지휘봉을 잡을 때까지만 해도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2011년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NLDS) 탈락을 마지막으로 오랜 기간 리빌딩에 들어갔던 필라델피아는 2019년 최우수선수(MVP) 출신 브라이스 하퍼 영입과 함께 다시 우승 도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매년 대형 선수 영입에도 성과를 내지 못했고, 2020년엔 통산 998승과 함께 월드시리즈 우승(2009년 뉴욕 양키스)을 경험한 명장 조 지라디 감독까지 선임했으나 역시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필라델피아는 결국 2022년 6월 시즌 중 지라디 감독을 경질했다. 당시 그 자리를 대신했던 이가 바로 벤치 코치였던 톰슨이었다. 톰슨 감독은 혼란스러웠던 팀을 빠르게 수습했고, 2022년 드디어 와일드카드로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이어 가을엔 지구 우승팀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연달아 격파했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챔피언십 시리즈마저 승리하며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의도치 않게 '대박' 감독을 뽑게 된 필라델피아는 곧바로 정식 선임에 들어갔고, 2024년까지 2년 계약으로 톰슨 감독을 지원했다. 필라델피아는 지난해 더 좋은 정규시즌 성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뒤 역시 챔피언십 시리즈에 올랐다. 톰슨 감독은 올해는 2011년 이후 첫 지구 우승까지 이루며 역량을 다시 증명했다. 다만 '2기' 톰슨 감독 체제에도 숙제는 있다. 필라델피아는 올해 13년 만의 지구 우승에도 이전과 달리 포스트시즌 1라운드인 디비전 시리즈에서 탈락했다. 앞선 2년 가을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준 것과는 대조적이다.고액 연봉 FA 선수 중심의 선수단도 숙제다. 하퍼, 잭 휠러, 애런 놀라, J.T. 리얼무토, 닉 카스테야노스, 트레이 터너 등 30대 선수들이 주축인 필라델피아는 단시간 내 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둬야만 한다. 한편 하퍼는 포스트시즌 탈락 후 "추가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며 투자를 요구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16 09:05
메이저리그

선수는 "내 남은 커리어 메츠에서" 에이전트는 "FA가 될 것"…제2의 톰 시버 나오나

슬러거 피트 알론소(30)는 뉴욕 메츠에 잔류할 수 있을까.미국 스포츠 비즈니스 매체 스포티코는 '포스트시즌(PS)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알론소가 뉴욕에 남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7일(한국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알론소는 지난 8월 말 "메츠는 특별한 곳이기 때문에 남은 커리어를 메츠에서 보내고 싶다"며 "이 구단은 내게 고향과 같은 곳이다. (메츠에서 생활은) 놀라운 인생의 경험이자 놀라운 여정이었다"고 말했다.문제는 구단과의 교감이다. 스포티코는 알론소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스티브 코헨 메츠 구단주나 데이비드 스턴스 메츠 야구 운영 사장이 알론소에 대해 연락한 적이 없다. 알론소 역시 이들과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라스는 "알론소는 FA가 될 것"이라며 "평소처럼 모든 팀과 대화할 것"이라며 잔류가 최우선이 아니라는 걸 피력했다. 협상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2019년 빅리그에 데뷔한 알론소는 통산 226홈런(6년)을 때려냈다. 데뷔 첫 시즌 53홈런, 2022년과 2023년 각각 40홈런, 46홈런을 터트렸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지난 6월 '첫 다섯 시즌 동안 40홈런을 세 번이나 기록한 빅리거는 랄프 카이너·에디 매튜스·앨버트 푸홀스·라이인 하워드뿐이었다. 이 중 두 명(카이너·메튜스)은 명예의 전당(HOF)에 입성했고 세 번째 선수(푸홀스)도 곧 입성할 예정'이라며 알론소의 기록을 조명하기도 했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40 34홈런 88타점. 내년 시즌 메츠 유니폼을 입는다면 대릴 스트로베리가 보유한 구단 통산 최다 홈런 기록(252홈런)을 갈아치울 수 있다. 보라스는 "알론소는 확실히 프랜차이즈 핵심"이라고 말했다.올겨울 보라스는 꽤 바쁠 예정이다. 알론소 이외 블레이크 스넬(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 JD 마르티네스(메츠) 등의 대형 계약을 대리해야 한다. 총액 5억 달러(6725억원) 이상의 대형 계약이 예상되는 후안 소토(뉴욕 양키스)도 보라스의 고객이다. 스포티코는 알론소가 메츠를 떠나는 건 1977년 6월 메츠에서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된 에이스 톰 시버를 떠오르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5월 뉴욕포스트는 '지난해 6월 메츠가 알론소와 장기 계약을 하기 위해 시도를 했다'며 '당시 알론소의 에이전시를 통해 7년, 총액 1억5800만 달러(2125억원) 계약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메츠와 알론소의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미국 USA투데이는 '1루수 알론소가 이번 겨울 FA 시장에서 최소 2억 달러(2690억원)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과연 알론소의 행선지가 어디로 결정될지 지켜볼 일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08 00:03
일본야구

최하위 추락에도 1년 재계약, '히어로즈 출신' 다카쓰 야쿠르트 감독 "뼈를 깎는 심정으로···"

2008년 우리 히어로즈에서 뛴 다카쓰 신고(56) 야쿠르트 감독이 리그 최하위 성적에도 구단과 1년 계약을 연장했다. 야쿠르트 구단은 지난 24일 다카쓰 감독과 1년 계약 연장을 발표했다. 이로써 다카쓰 감독은 내년까지 6시즌 동안 야쿠르트 지휘봉을 잡는다. 다카쓰 감독은 야쿠르트의 프랜차이즈 출신이다. 1991년 야쿠르트에 입단해 총 네 차례 구원왕에 올랐다. 시카고 화이트삭스(2004년) 뉴욕 메츠(2005년) 등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활약했다. 2008년에는 KBO리그 우리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뛰며 18경기에서 1승 8세이브 평균자책점 0.86을 기록했다. 2010년에는 대만 프로야구(CPBL)에서 26세이브를 거뒀다. 4개 프로리그에서 개인 통산 347세이브(NPB 286세이브, MLB 27세이브, KBO 8세이브, CPBL 26세이브)를 올렸다. 이후 일본 독립리그에서 선수 겸 감독으로 뛰다 2014년부터 야쿠르트 투수 코치를 맡았다. 2020년 야쿠르트 감독에 오른 뒤 2021년과 2022년 센트럴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다만 지난해 센트럴리그 5위로 처져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올 시즌은 6위(57승 75패·24일 기준)까지 떨어졌다. 야쿠르트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다카쓰 감독에게 1년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 올 시즌 주축 투수의 부상이 잇따르면서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팀 평균자책점(3.70)과 실점(534개)은 리그 최하위다. 다만 타선은 팀 홈런 공동 1위(97개) 득점 2위(477) 등을 기록했다. 다카쓰 감독은 "올 시즌 최하위 성적에도 불구하고 다음 시즌 1년 재계약을 제안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팀 재건이 쉽진 않지만 뼈를 깎는 심정으로 노력하겠다. 야쿠르트의 훌륭한 전통을 계승해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만들겠다"라고 약속했다. 야쿠르트 사장은 "부상자 속출은 다카쓰 감독의 책임이 아니다"라고 했다. 닛칸스포츠는 '야쿠르트 구단이 내년 성적에 따라 2026년에도 다카쓰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고 전했다. 이형석 기자 2024.09.25 09:18
메이저리그

"소토, 오타니보다 더 받을 것"...그런데 유력 행선지가 뉴욕 아닌 친정팀?

후안 소토(26·뉴욕 양키스)가 올 겨울 시장에 나온다. 벌써부터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역대 최대 계약을 넘어설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미국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4일(한국시간)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최대어가 될 후안 소토의 행선지를 분석하는 전문가 대담을 실었다. 해당 기사에는 MLB닷컴 수석 기자인 마크 파인샌드와 함께 분석 전문기자인 사라 랭스, 그리고 뉴욕 메츠 담당 기자인 앤서니 디코모 ,진행을 맡은 편집자 앨리슨 푸터 등이 모여 소토의 행선지를 예측했다.소토는 FA 선수들의 가치를 높여줄 요소를 모두 가진 선수다. 2018년 20살 나이로 데뷔한 그는 올 시즌까지 벌써 빅리그 7년을 뛰었는데도 나이가 여전히 26살에 불과하다. 어지간한 신인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런데 성적도 꾸준히 빼어났다. 통산 타율 0.285 197홈런 출루율 0.421 장타율 0.534를 기록했다. 여기에 시장에 나오기 전인 올해 커리어하이다. 3일 기준 올해 타율 0.293 37홈런 OPS 1.005로 커리어하이를 새로 쓰는 중이다. 몸값은 당연히 비싸다. 그런 만큼 소토를 영입할 수 있는 팀도 제한적이다. MLB닷컴 기자들은 한 목소리로 네 팀을 후보로 뒀다. 현재 소속팀인 뉴욕 양키스, 같은 연고지에 구단주 재정이 풍족한 뉴욕 메츠, 최근 2년 동안 FA 대어 영입에 실패해 갈증이 심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그리고 소토가 데뷔했던 워싱턴 내셔널스다.양키스와 메츠에 대해선 부연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현 소속팀인 양키스는 소토가 가장 익숙할 곳인 데다 MLB 구단 중 최고의 명문 팀이다. 재정도 풍부해 소토가 원하는 계약을 안길 여력이 있다.다만 양키스의 재정이 최고는 아니다.이미 애런 저지, 지안카를로 스탠튼, 게릿 콜 등 고연봉 선수들을 여러 명 보유하고 있어 소토에게 일정 이상 계약을 주기 어렵다는 논리다. 파인샌드는 소토의 계약에 대해 "오타니보다 더 많은 금액(현재 가치 기준)일 것"이라며 "메츠보다 재정이 풍부한 팀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대규모 입찰 경쟁에 휘말리는 건 양키스 구단주의 방식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소토가 어느 정도 계약과 함께 '명문' 양키스에 남거나, 아니면 역대 최고 계약을 위해 메츠로 가는 선택지로 갈리는 셈이다. 이런 점에서 내셔널스는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파인샌드는 "소토는 최근 양키스 소속으로 워싱턴 원정 경기를 갔다. 그는 여전히 그곳을 사랑하고, 팬들도 여전히 그를 사랑한다"고 전했다. 랭스도 "워싱턴은 과거 소토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트레이드해 받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리빌딩을 멋지게 해냈다. 소토가 자신이 리빌딩을 도운 팀에서 뛰는 그림이 마음에 든다. 뉴욕 팀들이 선두 주자가 되겠지만, 워싱턴과 소토의 관계는 다른 모든 것에서 어울린다"고 봤다. 파인샌드는 "제임스 우드, 딜런 크루즈, CJ 에이브람스가 향후 몇 년 간 저연봉으로 뛴다. 소토는 저연봉 코어 선수들과 뛸 수 있다"고 설명했다.메츠 담당기자지만, 디코모도 소토가 워싱턴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디코모는 "최근 노스탤지어(향수, 낭만)는 큰 사업 중 하나다. 워싱턴은 다른 구단은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소토에게 그걸 줄 수 있다"며 "물론 소토는 그런 것보단 돈이 중요할 거다. 워싱턴도 이전에 없던 규모 계약을 소토에게 안겨야 한다. 하지만 소토가 야구 선수로 자랐고,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시켰던 곳, 그리고 지금은 최고의 유망주들이 그를 둘러싼 채 꽃을 피우게 될 곳에 그를 다시 불러들인다면 어떨까? 그런 게 바로 시(詩)다"라고 기대를 전했다. 명문 양키스, 돈의 메츠, 낭만의 워싱턴과 달리 샌프란시스코는 이번에도 가장 가능성이 낮은 행선지로 꼽혔다. 샌프란시스코는 MLB에서 손꼽히는 대형 구단이다. 하지만 지난해 오타니 그리고 2년 전 저지 영입전에서 모두 실패하면서 스타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파인샌드는 "샌프란시스코는 네 번째라고 본다. 구장이 타자 친화적인 것도 아니고, 다른 코어 선수들이 특별히 매력적이지도 않다. 소토가 서부 해안을 선호하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그들은 최근 대형 FA 영입에 참전했고, 이번에도 그럴 거로 생각한다"고 바라봤다.디코모는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꾸준히 대형 타자 영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강타자들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뛰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지난해엔 J.D. 마르티네스(메츠)가 투수 친화적인 샌프란시스코에서 커리어가 끝날까봐 더 많은 돈을 제안한 샌프란시스코를 거절했다"고 돌아봤다. 물론 네 팀이 아닌 곳에 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현재 팀 상황을 무시해야 할 정도로 소토가 매력적인 선수라서다. 파인샌드는 시카고 컵스, 보스턴 레드삭스는 후보로 제외했지만 "다저스는 다저스이기 때문에, 후보 외에 참전할 유일한 팀"이라고 전망했다. 디코모 역시 "그들은 다저스다. 스타 선수를 영입하는 게 (지금까지 해온) 그들의 일"이라고 덧붙였다.디코모는 보스턴과 컵스의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누구도 예상 안하겠지만,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최근 다저스와 (지출 규모가) 비슷하다. 계약 발표 전까지 그들을 후보에서 배제하지 않겠다"고 기대했다. 랭스 역시 "(워싱턴 선후배였던) 소토와 하퍼가 다시 함께하면서 우승한다고 생각하면 놀랍다. 구장도 타자 친화적이다. 소토가 워싱턴에서 뛰었다면 45홈런을 때렸을 것"이라고 전했다. 2024.09.04 11:52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합심] 불화의 신호와 증상들

프로야구의 결승선이 보입니다. 모두가 시즌 막판 스퍼트를 냅니다. 격렬한 질주의 끝에서 일각에선 급한 숨소리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빈틈이 생겼다면 두드려서 고쳐야죠. 그렇지 않다면 지금 들리는 소리는 무엇입니까. 질책의 기운A 야구단 사장님이 감독실로 들어옵니다. “가을야구 안 가실 겁니까.” 팀이 계속 부진해지자 벌어진 일입니다. 몇 가지 상황이 더 있지만 특정하지 않기 위해 구체적으로 전하진 않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뉘앙스로 들리시나요. 이 정도면 상당히 세게 말한 겁니다. 보통 단장이 감독과 만나 협의하거나 담판을 짓고, 대표는 내부 보고를 받고 이를 모(母)기업과 소통합니다. 저 정도 상황이 벌어졌다는 건 사장님도 성적 압박을 크게 받는 것 같네요. 성향도 보통 다혈질이 아닌 것 같고요. 사장님보다 더 높은 곳에서 무슨 사인이 내려온 것일까요. 개입의 흔적B 구단의 코칭스태프 자리가 엎치락뒤치락했습니다. 팀 분위기를 바꾸는 차원으로 발표됐습니다. 여러 명이 자리를 바꾸는 과정에 베테랑 코치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의 이름이 나오는 순간 구단 안팎에선 “들어오는구나”라고 받아들입니다. 무슨 말일까요. 이제는 한 발 떨어져 육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코치가 전쟁터로 돌아온 건 일종의 응급 처방입니다. 현장에 대한 개입이기도 합니다. 미덥지 않아서일까요, 어쨌든 길지 않게 있다가 그가 빠졌습니다. 원 포인트 레슨이었을까요. 존중의 소홀C 구단에서 감독님에게 중요한 서류를 전하며 담당 부서의 직원에게 들려 보냅니다. 그 감독님은 당황했습니다. 계약 관련 내용도 들어있는 자료여서 일반 직원이 갖고 온 것이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상대를 소홀히 대한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습니다. 비슷한 다른 경우가 있는 걸 보면 C 구단의 문화가 그렇다고 여기는 쪽이 있습니다. 사소한 것에 괜한 오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정규시즌 후반 특히나 민감한 시기입니다. 현장과 프런트 사이에 여러 불화의 징조들이 감지됩니다. 의사결정과 리더십을 연구하는 저로서는 소문은 걸러내면서 팩트를 모아 봅니다. 어떤 식으로 이어질지 궁금합니다.분명한 건 양쪽의 리더십은 갈등-협상-조정의 과정을 항상 거친다는 겁니다. 긴장 관계는 사실 당연한 겁니다. “누가 더 위냐, 결정권이 어디 있느냐”라며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건 무의미합니다. 결국은 승리를 위해 함께 가는 공동 운명체니까요.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조 매든 전 감독은 현장과 구단 경영진의 관계는 ‘견고한 결혼(solid marriage)’이어야 한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현대 야구는 준비하고 계획하고 실행할 영역이 엄청나게 커졌기 때문에 한쪽의 판단에 의존하는 건 위험합니다. 저도 구단에서 일할 때 현장과 프런트의 역할 분담과 권한에 대해 매뉴얼(다이노스 볼)도 만들었지만, 제일 중요한 건 서로에 대한 존중이었습니다.MLB 역대 최고의 단장-감독의 조합으로 불린 존 슈어홀츠-바비 콕스는 1990년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장기 전성기를 구축합니다. 두 사람은 종종 언쟁도 벌였지만, 한결같이 “같은 입장(on the same page)”이라고 서로에 대해 말합니다. 감독은 현실을 보고, 단장은 미래를 본다지만 육성과 스카우팅에 이르기까지 비전을 나누고 생각의 격차를 해소합니다.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유연하게 수정하는 게 둘의 공통된 철학이었습니다.반대로 스티브 필립스 단장과 바비 발렌타인 감독 조합은 뉴욕 메츠를 2000년 월드시리즈까지 진출시켰습니다. 그러나 잡음이 많았고 파국을 맞습니다. 세월이 한참 흘러 필립스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당시 30대였던 나는 감독의 카리스마가 무서웠다…. 팀은 승리했지만 우리는 각자도생의 방법을 찾았고 서로를 죽이고 있었다… 나도 미성숙했고 상대를 믿지 않았다.”질책만으로는 상황을 바꿀 수 없습니다. 모두가 돌아서게 만들고, 교묘하게 책임을 한쪽으로 전가하는 것으로 비칩니다. 간섭으로 비칠 수 있는 게 또한 인사입니다. 분발을 요구한다는 의도겠으나, 신임의 시간을 단축하는 조바심의 카드를 꺼낸 겁니다. 서로를 진짜 파트너로 인정하고 계신가요.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08.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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