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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IS] 탈삼진 12개·볼넷 1개…구속 느려도 신뢰 가득 '류현진 스타일'

'코리안 몬스터'의 제구는 남달랐다. 류현진(34·토론토)은 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1피홈런) 2실점 호투했지만, 팀이 1-2로 패해 패전투수가 됐다. 정규시즌 개막전이던 지난 2일 뉴욕 양키스전(5⅓이닝 4피안타 2실점)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시즌 첫 승 달성에 실패, 시즌 전적 1패 평균자책점 2.92(12⅓이닝 4자책점)를 기록했다. 이번에도 돋보인 건 '느림의 미학'이었다. 류현진의 텍사스전 구속은 대부분 시속 90마일(144.8㎞)을 넘지 않았다. 1회 말 선두타자 아이재아 카이너 팔레파에게 던진 초구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시속 87.9마일(141.5㎞). 2회 말 선두타자 닉 솔락에게 허용한 홈런은 시속 88.7마일(142.7㎞)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당한 결과였다. 이날 경기 최고 구속은 6회 1사 후 솔락에게 던진 2구째 패스트볼로 시속 92.1마일(148.2㎞)이 찍혔다. 맞대결을 펼친 텍사스 선발 카일 깁슨이 1회부터 시속 94.7마일(152.4㎞) 고속 싱커를 던진 것과 비교됐다. 힘만으로는 텍사스 타선을 막아내기 힘들었다. 부족한 구속을 만회한 건 '면도날 제구'였다. 스트라이크존에 아슬아슬 걸치거나 절묘하게 흘러나가는 유인구로 배트를 유인했다. 1회 1사 후 데이비드 달을 83.6마일(135.4㎞) 컷 패스트볼, 후속 조이 갈로를 74.4마일(119.7㎞) 슬로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결정구로 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을 적재적소에 섞으며 타자에게 혼란을 줬다. 특정 구종에 '편식'하지 않았다. 보더라인에 걸치는 제구가 뒷받침되니 연신 텍사스 타자들의 배트가 헛돌았다. 압권은 0-2로 뒤진 7회 말이었다. 1사 1, 2루에서 류현진은 찰리 컬버슨에게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로 몰렸다. 하지만 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로 연속 헛스윙을 유도해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구속보다 제구에 초점을 맞춰 노련하게 버텨냈다. 류현진은 텍사스전에서 삼진 7개를 뽑아냈다. 볼넷은 0개. 뉴욕 양키스전 기록을 추가하면 시즌 삼진(12개)과 볼넷(1개) 비율이 완벽함에 가깝다. 피안타율이 0.229로 낮은데 제구까지 되니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0.97로 리그 최고 수준이다. 승리는 없지만, 시즌 초반 순항하는 가장 큰 이유도 결국 제구다. 류현진은 텍사스전이 끝난 뒤 "지난해 첫 2경기보다는 경기력이 훨씬 좋다. 2경기 모두 3실점 이하로 막아서 선발 투수가 해야 하는 일을 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작년보다 좋게 시작하는 것 같다"며 "오늘은 볼넷이 없었다. 불리한 볼카운트로 가긴 했지만, 타자와 승부하면서 모든 구종이 괜찮게 들어갔다. 아무래도 왼손 타자를 상대할 때 체인지업이나 컷패스트볼이 좋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호평 일색이다. 캐나다 지역 매체인 토론토선은 텍사스전이 이후 '류현진은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꽤 잘했다. 팀 공격이 더 빨리 깨어났다면 더 나은 운명을 맞을 자격이 있었다. 그런데 (득점 지원이) 너무 적었다'고 패배의 원인을 '타선'으로 돌렸다. 찰리 몬토요 감독도 "류현진은 인상적이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패전 투수지만 주변의 반응은 승리 투수 못지 않았다. '류현진 스타일'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대단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4.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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