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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스타] 전소미, ‘프로듀스101’ 1위 소녀가 ‘하이틴 장인’이 되기까지
첫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다음 서바이벌에서 당당히 1위를 거머쥐며 걸그룹 ‘국민 센터’로 데뷔했다. 그리고 지금은 K팝의 대체불가한 여성 솔로 아티스트로 인정받고 있다. 가수 전소미의 이야기다.지난 7일 전소미가 새 EP앨범 ‘게임 플랜’을 발매하며 1년 10개월 만에 컴백했다. 아이튠즈 월드와이드 앨범 차트 1위 및 7개국 차트 1위, 앨범 공개 5일 만에 타이틀곡 ‘패스트 포워드’ 뮤직비디오 조회수 3000만 돌파 등 괄목할 만한 기록을 세우고 있다.
‘패스트 포워드’는 화려한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트렌디한 하우스 장르의 곡이다. 2008년 유행했던 테크토닉 중심 안무와 구간마다 변화를 주는 전소미의 수준급 보컬이 신선한 느낌을 안겨주며 리스너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소속사 더블랙레이블은 “‘게임플랜’을 통해 전작보다 진중하고 무게감 있는 전소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컴백 직후 ‘패스트 포워드’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일본의 한 유명 만화가가 그린 인물과 흡사하다는 ‘트레이싱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더블랙레이블은 논란 이틀 만에 잘못을 인정하고 문제가 된 캐릭터 장면을 삭제하는 등 빠른 조치를 취하며 박수를 받았다.
전소미는 국내 여성 솔로 아티스트 중 독보적인 하이틴 콘셉트를 소화하며 커리어를 쌓는 중이다. 미국 드라마에 등장할 법한 바비인형 같은 외모, 톡톡 튀는 스타일링, 하이틴 감성이 들어간 영어 가사, K팝 아이돌에 갇히지 않는 음악과 퍼포먼스로 전소미만의 장르를 만들어냈다.2019년 발매된 전소미의 첫 솔로 앨범 ‘벌스데이’는 비타민 이미지 전소미에 어울리는 신나고 경쾌한 리듬의 곡. “매일을 생일같이 보내겠다”는 가사로 10대 특유의 풋풋함과 생기발랄함을 노래했다. 여기에 전소미의 자작곡인 ‘어질어질’도 함께 수록돼 솔로 데뷔와 동시에 프로듀서의 역량을 자랑했다. 그 후 1년 뒤 발매된 ‘왓 유 웨이팅 포’에서는 청량하고 밝은 신스 사운드에 걸맞은 ‘사랑을 기다리는 소녀의 마음’을 가사로 표현하면서 전소미표 하이틴 장르를 서서히 구축시켰다.
하이틴의 정석이라는 평가를 받은 앨범은 지난해 공개된 ‘덤덤’이다. 미드의 영상미를 그대로 따온 뮤직비디오와 전소미의 소화력이 돋보인 금발 헤어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여기에 중독성 강한 ‘덤덤’ 후렴의 드롭 비트, 휘파람 부는 퍼포먼스가 큰 사랑을 받으며 ‘덤덤’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 3개월 만에 발매된 신곡 ‘XOXO’에서는 그동안 사랑의 감정을 노래했던 전소미가 처음으로 이별의 심정을 표현하며 무게감 있는 보컬 실력을 펼쳤다.개성 강한 여성 솔로 아티스트로 자신만의 유티크한 음악적 색깔을 입은 전소미. 무엇보다 데뷔 초엔 전소미가 걸그룹이 아닌 솔로로 자리매김할 거라 예상하지 못했기에 파급력은 더 크다.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인 전소미는 2015년 그룹 트와이스를 탄생시킨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식스틴’에서 처음 얼굴을 알렸다. 비록 최종 탈락했지만, 이듬해 신드롬을 일으킨 ‘프로듀스101’ 시즌1에서 최종 1위 자리에 오르며 걸그룹 아이오아이로 데뷔했다.
프로젝트 걸그룹이었던 아이오아이는 1년 만에 해체했다. 팬들은 전소미의 재데뷔를 기다리며 그가 JYP의 차기 걸그룹 멤버가 될 것이라 예측했다. 그러나 2018년 전소미는 더블랙레이블로 이적하며 솔로 데뷔를 알렸고, 당시 걸그룹 센터 이미지가 워낙 강했던 탓에 그를 향한 우려의 시선이 쏟아지기도 했다. 5년 후 전소미는 보란 듯이 자신의 이름이 곧 장르가 된 ‘하이틴 퀸’으로 거듭났다.현재 전소미는 ‘게임 플랜’으로 1년 10개월 만에 다시 대중 앞에 섰다. 길었던 공백기지만 그만큼 ‘성장’에 초점을 맞추며 자신을 갈고 닦은 시간이었기에 결코 헛되지 않았다. 전소미는 “‘게임 플랜’에는 항상 솔직한 음악을 하려는 내 모습이 전작보다 더 많이 담겨있다”며 “이전보다 자작곡의 비율이 더 높아지면서, 아티스트로서 함께하는 회사 프로듀서 분들에게 인정받은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큰 의미가 있는 성장 지점”이라고 말했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8.14 0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