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82건
산업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 4만 LG디스플레이·이노텍 가족들이 밀어준다

경기도 파주시 운정신도시에 문을 연 국내 1호 ‘스타필드 빌리지’가 든든한 ‘뒷배’를 확보했다. 파주 일대에 모여 있는 약 4만 명의 LG디스플레이·LG이노텍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주말마다 방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고환율과 물가 상승으로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얼어붙는 분위기 속에서도, 소득 수준이 높은 운정에 자리 잡은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은 한숨을 돌린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 가족이 든든한 ‘뒷배’“장사가 안 될 것 같다고요? 아마 수만 명 넘는 LG디스플레이·이노텍 직원들이 아이들 데리고 계속 올 거예요.”지난 3일 가오픈한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에서 만난 고객 김지현(34) 씨는 ‘경기 위축으로 장사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올해 다섯 살이 된 딸 정예온 양과 ‘오픈런’을 했다는 김 씨는 “운정에는 LG 식구들이 정말 많다. 그동안 파주에는 가족 단위로 갈 만한 몰이 거의 없었는데, 이제 스타필드 빌리지로 모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5일 공식 오픈한 스타필드 빌리지는 이마트 자회사 신세계프라퍼티가 선보인 지역형 커뮤니티 쇼핑 공간이다. 복합 쇼핑몰 기능에 가족 고객 중심 콘셉트를 더해 '커뮤니티'적인 요소를 곳곳에 가미했다. 영업 면적은 약 5만2231㎡(약 1만5800평)로 기존 초대형 스타필드보다는 작지만, 별마당 도서관을 비롯해 무인양품·샤오미·BYD 등 인기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켜 ‘작지만 알차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지역 최초 입점 브랜드 비중이 60%에 달해 구경하는 재미도 크다.입지 선정도 성공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운정신도시는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이 자리 잡은 ‘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의 핵심지다. 파주시 인구 54만 명 중 29만 명이 운정신도시에 거주하고, 초·중·고교가 밀집해 다자녀 가구 비중도 높은 편이다. 그동안 고양이나 킨텍스 등 먼 지역으로 원정을 가야 했던 주민들은 이제 집에서 5~10분 거리에서 스타필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이 불경기 여파로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운정은 예외가 될 수 있다”며 “LG디스플레이가 내년까지 파주 LCD 산업단지에 약 7000억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진행 중이라 직원 증가도 예상된다. 소득 수준도 높은 신도시여서 매출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아기 엄마·댕집사·3대가 ‘오픈런’현장 역시 활기가 넘쳤다. LG 직원 가족이라고 밝힌 김 씨는 “유치원에 다니는 둘째와 함께 왔는데, 별마당 도서관과 어린이 시설 구성이 좋아 만족스럽다”며 “자동차 카트를 탄 딸이 너무 즐거워해 자주 올 것 같다”고 했다.반려견을 키우는 ‘댕집사’들도 눈에 띄었다. 하얀 푸들 ‘구름이’를 데리고 방문한 진명지(26)·진예영(27) 씨는 “파주에는 강아지와 함께 갈 만한 실내 공간이 거의 없어 고양까지 갔는데, 가까운 곳에 생겨 정말 반갑다”고 했다. 두 사람은 “애견카페와 강아지 유치원이 들어와 있어 구름이를 맡기고 쇼핑도 할 수 있다”며 만족해했다.운정신도시는 젊은 부부뿐 아니라 반려견 양육 비율도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진명지 씨는 “근처 공원만 가도 다양한 견종을 만날 수 있을 정도”라며 “스타필드가 반려동물 동반 쇼핑몰로 유명하다 보니 반려인 입장에서 더 반갑다”고 말했다. 스타필드는 2016년 국내 쇼핑몰 최초로 반려동물 입장을 허용한 ‘펫 프렌들리’ 콘셉트를 유지하고 있다.3대가 함께 방문한 사례도 있었다. 박은진(29) 씨는 두 살배기 둘째 딸과 남편, 친정아버지까지 3대가 함께 스타필드 빌리지를 찾았다. 박 씨는 “그동안 고양 스타필드나 킨텍스까지 30분씩 이동해야 했는데, 이제 5분이면 된다”며 “규모는 작지만 구성은 훨씬 실속 있다. 아이들 공간도 잘 돼 있어 자주 오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가족이 편안하게 모여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애정이 있다. 최근 오프라인 매장의 부진 속에서도 스타필드를 꾸준히 늘리는 배경이다.돈도 잘 번다. 신세계프라퍼티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373억원으로 전년(946억원)비 45.0%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300억원으로 전년동기(3757억원) 대비 14.4% 증가했다. 지난해말 이익잉여금 161억원을 기록하며 결손금도 털어냈다.이성 신세계프라퍼티 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은 “운정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설문과 빅데이터 분석을 반복하며 공간을 설계했다”며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배송되는 시대지만 채워지지 않는 욕구가 있다. 파주 시민들이 가족과 함께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서지영 기자 2025.12.05 07:00
배구

현대건설, 2연승만큼 반가운 김희진 '7블로킹'

김희진(34·현대건설)이 재기 신호탄을 쐈다. 김희진은 지난 2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5~26 V리그 여자부 정관장과의 원정 경기에 출전, 12득점을 기록하며 소속팀 현대건설의 세트 스코어 3-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8일 한국도로공사전부터 18일 페퍼저축은행전까지 4연패를 당하며 주춤했던 현대건설은 22일 '최하위(7위)' IBK기업은행전에서 3-0으로 승리하며 어렵게 연패를 끊었다. 이어 25일 정관장전도 잡으며 1라운드 1·2차전 이후 한 달 만에 2연승을 거뒀다. 김희진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기에 현대건설에 더 의미 있는 2연승이었다. 김희진은 25일 정관장전에서 12점 중 7점을 블로킹으로 만들었다. 2세트 18-14에서 정관장 미들 블로커 박은진의 속공을 가로막아 현대건설이 달아나는 데 기여했고, 3세트 24-24 듀스에서는 이선우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며 앞서나가는 득점을 이끌었다. 4세트 3-2에서는 정관장 주 득점원 엘리사 자네테가 시도한 퀵오픈을 저지했다.김희진은 V리그 대표 스타플레이어다. 2012 런던 올림픽,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한국 여자 배구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김희진은 '배구 여제' 김연경의 뒤를 이어 V리그를 이끌어 갈 선수로 기대받았다. 하지만 2022~23시즌부터 계속 부상에 시달리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30대 중반에 진입하며 기량도 떨어졌다. 결국 그는 지난 5월, 입단해 14년 동안 뛰었던 IBK기업은행을 떠나 현대건설로 이적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6시즌 동안 양효진과 함께 '제공권 싸움'을 이끌었던 이다현이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탓에 미들 블로커진 전력이 약해졌다. 현대건설은 미들 블로커를 소화할 수 있고, 날카로운 공격력까지 갖춘 김희진이 이다현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김희진은 올 시즌 현대건설이 치른 10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내구성을 증명했다. 1라운드 득점력은 저조했지만, 양효진과 수비 호흡, 세터 김다인과의 공격 호흡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김희진도 "더 정교한 블로킹 타이밍과 손 모양이 필요할 것 같다. 그래도 동료들과 팀워크는 점점 나아지는 것 같다"라고 했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 미들 블로커진 전력이 좋아진 페퍼저축은행·한국도로공사전에서 2연패를 당했다. 김희진이 반등하며 다음 맞대결 설욕전을 예고했다. 한국도로공사는 9승 1패로 독주하고 있고, 페퍼저축은행은 현대건설과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11.27 07:37
배구

방출 아픔 딛고 1라운더 잠재력 발산, V리그 여자부 라이징 스타 최서현

지명받은 팀에서 방출되는 설움을 딛고 기회를 잡았다. 여자 프로배구 정관장 세터 최서현(20)이 스타가 될 수 있는 자질을 드러냈다. 최서현은 지난 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의 2025~26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세터로 출전, 안정적인 공 배급과 쏠쏠한 득점 지원으로 정관장의 세트 스코어 3-0(25-22, 25-18, 25-20) 완승을 이끌었다. 이날 정관장은 측면과 중앙 공격을 두루 활용했다. 아포짓 스파이커 엘리사 자네테의 공격 점유율은 34.38%였고, 미들 블로커 듀오 정호영과 박은진은 각각 14.58%를 기록했다. 측면 공격 3옵션 박해민도 10.42%를 점유했다. 세터 최서현이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공 배급을 하며 페퍼저축은행 블로커들을 무력화했다. 이날 페퍼저축은행 블로킹 성공은 5개뿐이었다. 최서현은 득점력도 보여줬다. 2세트 2-0에서 서브로 득점을 올렸고, 21-16에서는 고예림의 퀵오픈을 블로킹했다. 2세트 세트 스코어(24-18)에서도 서브 에이스를 해내는 등 총 5점을 지원하며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GS칼텍스전부터 5경기 연속 서브 득점을 해내기도 했다. 최서현은 지난 시즌까지 자리를 잡지 못했다. 2023년 9월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전체 6순위)에 현대건설의 지명을 받았지만, 커리어 내내 웜업존을 지키며 3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현대건설에는 국가대표 세터 김다인이 버티고 있었다. 최서현은 2024~25시즌이 끝난 뒤 현대건설과 재계약하지 못하고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됐다. 한동안 새 소속팀을 찾지 못했던 최서현은2025~26시즌 선수 등록 마감을 앞둔 지난 6월 정관장이 내민 손을 잡고 새 출발했다. 정관장에서도 최서현은 백업 세터를 맡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주전 염혜선이 왼쪽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고, 세터 2옵션이었던 김채나마저 지난 9월 열린 컵대회에서 발목 인대 부상을 당하며 V리그 개막전에서 선발로 뛸 기회를 잡았다. 이후 최서현은 빠르게 주전 세터로 안착했다. 그는 10일 기준으로 1라운드 6경기를 소화한 세터 중 가장 많은 세트(240개)를 기록했다. 세트당 서브 0.375개를 해내며 이 부문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100% 전력을 갖추지 못한 정관장은 최서현이 분전하며 5할 승률(3승 3패)로 1라운드를 마쳤다. 최서현은 백업 시절에도 미녀 배구 선수로 주목받았다. 출전 기회가 늘어나면서 실력까지 뛰어난 선수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해부터 신인상(영플레이어상) 수상 자격을 입단 3년 차까지 넓혔다. 염혜선의 복귀 시점을 아직 불투명하다. 최근 V리그 5시즌 중 세터가 신인상을 받은 건 2021~22시즌 이윤정(한국도로공사) 2024~25시즌 김다은(한국도로공사) 두 번이다. 보통 경험이 많은 선수가 맡는 포지션인 만큼 신인급 선수가 차지하면 주목도가 높아진다. 최서현은 2025~26시즌 신인상 후보로 부상했다. '포스트 김연경' 시대. 새 얼굴 등장이 절실한 V리그에 최서현이라는 예비 스타가 등장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11.11 17:23
배구

여자배구 대표팀 23일 재소집…코리아인비테이셔널 출전 준비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잔류에 실패한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이 심기일전해 국제대회 출격을 준비한다.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23일 진천선수촌에 재소집돼 다음 달 12일부터 17일까지 경남 진주에서 열리는 '2025 코리아인비테이셔널 진주' 참가를 앞두고 담금질한다.VNL에서 1승 11패의 참담한 성적으로 최하위(18위)로 밀려 잔류에 실패한 여자 대표팀으로선 올해 마지막 국제대회다. 코리아인비테이셔널에는 일본을 포함한 참가국 대부분이 1진급 선수를 파견해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겨룰 좋은 기회다.내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던 여자 대표팀으로선 당장 내년부터 VNL에 나갈 수 없기 때문에 당분간 세계적인 선수들과 맞붙을 기회가 거의 없다.올해 VNL에서 이탈리아와 브라질에 이어 3위(9승 3패)에 오르며 8강이 겨루는 토너먼트에 진출한 일본은 당초 2진급 선수를 보내려던 계획을 바꿔 1진급을 파견하기로 했다.일본이 보낸 20명의 예비 선수 명단에는 VNL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한국 대표팀은 VNL에서 일본과 맞붙어 0-3 완패를 당했다. 일본과 함께 VNL에 참가했던 프랑스와 체코도 코리아인비테이셔널 초청팀에 포함됐다. 한국은 전 대표팀 사령탑 세사르 곤살레스 감독이 지휘하는 프랑스에 0-3으로 졌다. 또 세계랭킹 13위인 체코와도 VNL에서 풀세트 접전을 펼쳤지만 2-3으로 역전패했다.코리아인비테이널에선 6개 참가팀이 풀리그를 펼쳐 우승팀을 가린다.한국은 내달 12일 아르헨티나와 첫 경기를 시작으로 프랑스(13일), 스웨덴(15일), 일본(16일), 체코(17일)와 차례로 맞붙을 예정이다.대표팀은 VNL 3주 차 경기에 참여했던 미들 블로커 김세빈과 세터 김다은(이상 한국도로공사), 아웃사이드 히터 이주아(GS칼텍스)가 21세 이하(U-21) 세계여자선수권 대표팀에 합류함에 따라 김세빈 대체 선수로 박은진(정관장)을 차출해 14명으로 코리아인비테이셔널에 나선다.안희수 기자 2025.07.22 08:46
배구

정규리그 2위 내주고 챔프전 우승 노린 정관장...고비마다 빛난 고희진 리더십

여자 프로배구 정관장이 2024~25시즌 '아름다운 패자'로 남았다. 고희진 감독의 리더십에 선수들이 부응해 만든 결과였다. 정관장은 지난 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5차전에서 흥국생명에 2-3으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맞선 채 열린 이날 경기에서 고배를 마시며 흥국생명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정관장은 정규리그 3위에 올라 2위 현대건설과 치른 플레이오프에서 업셋 시리즈(2승 1패)를 만들었다. 정규리그 막판부터 부상을 당한 주축 선수가 많아졌지만, 챔프전 2~5차전 모두 풀세트 승부를 치르는 투혼의 레이스를 보여줬다. 정관장은 개막 전부터 현대건설와 흥국생명을 위협할 대항마로 평가받았다. 지난 시즌 아시아쿼터 선수로 합류, V리그 정상급 기량을 증명한 메가왓티 퍼위티와 재계약했고, 2023~24시즌 한국도로공사 소속으로 득점 3위(935)에 오른 반야 부키리치도 영입했다. 국가대표 '트윈 타워' 정호영과 박은진의 기량은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받았고, 여자 국가대표팀의 2020 도쿄 올림픽 4강 진출 주역인 세터 염혜선도 건재했다. 무엇보다 선수들을 하나로 모으는 고희진 감독의 리더십이 팀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정규리그 초반 정관장은 고전했다. 아포짓 스파이커였던 부키리치를 아웃사이드 히터로 쓰며 생기는 빈틈이 예상보다 컸다. 1라운드 전적은 3승 3패. 하지만 2라운드 후반부터 조직력이 살아났다. 지난해 11월 27일 페퍼저축은행에 일격을 당한 뒤 사흘 뒤 IBK기업은행전부터 무려 13연승을 거뒀다. 1위 흥국생명뿐 아니라 2위 현대건설까지 위협했다. 챔프전으로 향하는 길은 험난했다. 정규리그 막판 부키리치와 박은진이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다. 고희진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주전 선수들에게 충분히 휴식을 준 것. 플레이오프(PO)에서 1차전 어드벤티지를 갖는 2위를 포기하는 대신 전열을 정비하기로 결정한 것. 이 선택은 맞아떨어졌다. 정관장은 정규리그 2위 현대건설과의 PO에서 1·3차전을 잡고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이 기다리는 챔프전에 올랐다. 만신창이가 된 정관장은 인천 원정 1·2차전에서 모두 패했다. 특히 2차전은 1·2세트를 먼저 잡고 내리 세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치명타였다. 정관장의 반격은 3차전부터 시작됐다. 4일 13년 만에 홈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3차전에서 먼저 1·2세트를 내주고도 내리 세 세트를 따냈다. 염혜선은 다리를 절뚝이면서도 코트 위에서 통증을 다스렸다. 미들 블로커 박은진이 염혜선이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신 토스를 했다. 그렇게 점차 경기력이 회복됐다. 양 팀 모두 34점까지 이른 2세트 듀스 승부에서 결국 2점 차 리드를 내줬지만, 오히려 이 시점부터 정관장이 기세를 올리며 리버스 스윕을 해냈다. 4차전 역시 5세트 승부 끝에 승리했다. 고희진 감독은 벼랑 끝에 몰려서도 선수들에게 애써 밝은 모습을 보여주며 "극복하자"라고 외쳤다. 3차전이 끝난 뒤에는 "역대 가장 감동적인 승리"였다고 선수들의 투혼을 치켜세웠다. 정관장은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기회에서 은퇴를 선언하고 고별전을 치른 '배구 여제' 김연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2024~25시즌 레이스는 흥국생명만큼 빛났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우리 선수들 정말 대단했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더 단단해진 정관장의 2024~25시즌에 시선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09 09:19
배구

처절하고 아름다웠던 마지막 디그...'아듀' 배구 여제의 시대 [IS 피플]

얼마나 간절했나. 세계 최고의 공격수는 득점이 아닌 디그로 자신의 고별전을 해피 엔딩으로 만들었다. 처절했고, 또 아름다웠다. 한국 스포츠 그 어떤 스타도 김연경(37·흥국생명)만큼 압도적인 기량으로 마지막 뒷모습을 남기진 못했다. 은퇴를 선언하고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을 맞이한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가 완벽한 피날레로 막을 내렸다. 김연경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정관장과의 챔프전 5차전에 선발 출전, 34득점(공격 성공률 42.62%)를 기록하며 흥국생명의 세트 스코어 3-2(26-24, 26-24, 24-26, 23-25, 15-13) 승리를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시즌 1위이기도 한 흥국생명은 2018~19시즌 이후 6시즌 만에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김연경에게는 더 특별한 우승이다. 그는 2009년 해외 무대에 진출, 일본·튀르키예·중국 무대를 거치며 '월드 클래스' 공격수로 올라섰다. 하지만 2020~21시즌 V리그 복귀 뒤 치른 세 차례 챔프전에서는 모두 고배를 마셨다. 특히 20222~23시즌은 정규리그 1위에 오르고도, 한국도로공사와의 챔프전 1·2차전까지 이겼지만, 내리 3연패를 하며 고배를 마셔야 했다. 당시 은퇴까지 고려했던 김연경은 "다시 한번 우승을 위해서 뛰어볼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2년이 지난 2025년 봄. 김연경은 최근 3연속 마지막에 웃지 못했던 챔프전에서 기어코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개인적으로는 V리그 개인 통산 세 번째 통합 우승 달성. 김연경은 그렇게 자신이 바람 대로 최정상에서 21년 프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연경은 챔프전 내내 여제다운 품격을 보여줬다. 지난달 31일 1차전에서 남긴 공격 성공률은 정규리그 평균(46.03%)을 훨씬 웃도는 60.87%였다. 2차전은 2세트까지는 4득점에 그쳤지만, 흥국생명이 승리한 3~5세트에 18점을 몰아 득점했다. 흥국생명이 2-3으로 패했던 3차전도 팀 내 최다 득점(29)을 해냈다. 4차전은 시리즈 개인 최다 득점(32)을 기록했다. 김연경은 5차전 1세트부터 10점을 올렸다. 특히 세트 중반 정관장에게 3~4점 차로 끌려가며 흥국생명 분위기가 가라앉은 시점에 연속 대각선 오픈 공격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19-20, 1점 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다른 동료들이 집중력 있는 수비력을 보여주며 되찾은 공격권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김연경은 21-21에서 상대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며 네트를 넘어온 공을 바로 때려 넣어 역전까지 만들었다. 23-23에서 상대 주포 메가의 백어택을 블로킹하며 세트 포인트를 만들기도 했다. 결국 흥국생명은 26-24로 1세트를 잡았다. 2세트 대역전극도 김연경의 손에서 쓰였다. 3~4점 차로 끌려가던 상황에서도 꾸준히 득점하며 역전 기회를 만든 김연경은 기어코 흥국생명이 24-24 동점을 만든 상황에서 정관장 박은진의 속공을 블로킹하며 역전을 이끌었다. 이어진 수비는 더 놀라운 플레이를 보여줬다. 메가의 오픈 공격에 유효 블로킹을 해냈고, 직접 디그해 공을 살려낸 뒤 이고은의 토스를 받아 자신이 득점으로 연결하며 2세트 흥국생명 역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야말로 배구 여제다운 플레이였다. 흥국생명이 3·4세트를 내주고 맞이한 5세트. 김연경은 3-4, 6-6, 10-10에서 득점하며 변함없이 해결사 능력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몸을 날려 흥국생명의 공격권을 살려낸 모습이 배구팬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는 13-12에서 정관장 메가의 오픈 공격이 블로커 맞고 흐른 공을 몸을 날려 걷어 올려 이고은에게 보내, 투트쿠의 득점을 지원했다. 챔피언십 포인트(14-13)에서도 부키리치의 백어택 공격을 디그 해내며 투트쿠가 마지막 공격을 시도해 득점하는 데 기여했다. 경기 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김연경의 몸을 던지는 수비 하나가 우승을 만들어냈다. 그만큼 김연경이 우승이 간절했다"라고 평가했다. 경기 전, 김연경의 표정은 고별전을 앞둔 선수 같지 않았다. 평소처럼 담담했다. 코트 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실수에 자책했고, 동료들의 득점에 환호했다. 몸을 날린 후배들 플레이에 애정 넘치는 포옹으로 독려했다. 김연경이 공을 잡을 때, 때릴 때, 삼산월드체육관은 들썩였다. 그 어떤 선수의 플레이보다 큰 함성이 쏟아졌다. 배구팬은 김연경이 보여준 모든 플레이에 웃고 감탄했다. 지난 21년 동안 배구팬에 수많은 감독은 안긴 김연경은 이날 챔프전 5차전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장내 환희와 함성은 눈물과 아쉬움으로 번졌다. 김연경은 2차전이 끝난 뒤 "울어도 예쁘게 봐 달라"라고 했다. 하지만 3전 4기 끝에 그토록 원하던 마지막 우승을 해낸 그는 밝은 표정으로 배구팬과 작별 인사를 했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09 06:20
배구

끝까지·끝까지·끝까지, 정관장은 훌륭한 악역이었다 [IS 피플]

훌륭한 악역이었다. 눈앞에서 아쉽게 우승 트로피를 놓쳤지만, 정관장 선수들의 투혼은 박수받을 만했다. 정관장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흥국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5차전에서 정관장에 세트 스코어 2-3(24-26, 25-26, 26-24, 25-23, 13-15)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챔프전 2승 3패를 기록한 정관장은 준우승에 머물렀다. 또 풀세트였다. 정관장은 2차전부터 5차전까지 4경기 동안 모두 풀세트 접전을 치렀다. 경기 양상도 흥미롭다. 2차전과 3차전, 5차전 세 경기에선 1, 2세트를 먼저 내주고 3, 4세트를 따내며 5세트까지 경기를 끌고 갔다. 1~2차전에서 패하고 3차전 세트 스코어 0-2까지 몰렸을 때 반전에 반전을 일으키며 5차전 풀세트까지 경기를 이끌었다. 그야말로 투혼이었다. 정규리그를 3위로 통과한 정관장은 현대건설과의 플레이오프(PO)를 거쳐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PO마저도 3경기(2승 1패)를 모두 치렀다. 15일 동안 8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속에서 몸이 성한 선수들은 아무도 없었다. 주장 염혜선(무릎)부터 에이스 메가(무릎), 리베로 노란(등), 시즌 도중 큰 부상을 입어 봄배구 출전이 불투명했던 부키리치, 박은진(발목) 등 모두가 아팠다. 하지만 강인한 정신력으로 강행군을 버티며 끝까지 싸웠다. 챔피언결정전은 결국 흥국생명의 승리, '배구 여제' 김연경의 극적인 대관식으로 끝이 났다. 하지만 여느 명작엔 조연과 악역을 자처하는 이가 있기 마련이다. 정관장이라는 훌륭한 조연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끝까지 물고 늘어져 주인공을 벼랑까지 밀어붙인 상대역. "악역을 자처하겠다"는 주장 염혜선의 말대로, 정관장은 이 드라마를 빛낸 훌륭한 악역이었다. 패배 후 악역은 눈물을 흘렸다. 주인공이 될 수 있었지만 조연, 악역에 머물렀다. 악역이지만 결코 밉지 않았다. 누구도 그들의 도전과 눈물에 돌을 던질 수 없었다. 박수 받을 만한 위대한 도전이었다. 김연경의 대관식도 이들의 눈물과 땀 덕분에 빛날 수 있었다. 윤승재 기자 2025.04.09 00:04
배구

'투혼이 레이스' 정관장, 김연경 라스트 댄스 빛낸 최고의 조연 [IS 인천]

정관장의 '투혼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역대 최고의 조연이었다. 정관장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흥국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5차전에서 흥국생명에 세트 스코어 2-3(24-26, 24-26, 26-24, 13-15)으로 패했다. 1~5세트 모두 흥국생명을 몰아붙이며 역대급 명승부를 선사했다. 1·2차전 패전 뒤 홈에서 열린 3·4차전을 잡고 최종전을 만든 정관장은 '배구 여제' 김연경의 고별전에서 특급 조연으로 올 시즌 V리그를 빛냈다. 주전급 선수 대부분 부상을 당해 정상적인 전력을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똘똘 뭉쳐 드라마를 썼다. 정관장은 1세트 초반 메가와 부키리치, 표승주 등 측면 선수들이 꾸준히 득점하며 기세를 높였다. 정호영과 박은진, 미들 블로커 라인은 김연경은 막지 못했지만, 다른 선수들의 공격은 잘 봉쇄했다. 결국 세트 중반 점수 차를 벌렸다. 14-12에서 부키리치가 오픈 공격을 성공했고, 15-13에서는 메가가 백어택을 꽂았다. 17-14에서는 정호영까지 중앙 속공으로 득점에 가세했다. 19-17에서 상대 서브 범실로 먼저 20점에 선착한 정관장은 이후 갑자기 공격과 수비 모두 흔들렸고, 21-21에서 범실성 서브 리시브까지 나오며 상대에 득점을 허용하고 역전당했다. 22-22에서 메가의 스파이크 서브가 흥국생명 코트에 바로 꽂히며 재역전했지만, 다시 김연경을 막지 못해 세트 포인트를 내줬다. 결국 24-24에서 메가의 공격이 한 번은 라인을 벗어나고, 한 번은 김다은에게 블로킹 당하며 1세트를 내줬다. 정관장은 2세트 초반 분위기를 바로 바꿨다. 3-2에서 정호영이 속공으로 득점했고, 이어진 수비에서는 박은진이 김연경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했다. 이후 김연경에게 연속 실점을 하면서도 메가와 부리리치, 정호영이 꾸준히 득점하며 계속 리드를 유지했다. 13-12, 1점 차로 추격을 허용했을 때는 베테랑 표승주가 절묘한 연타 공격을 득점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다시 점수 차를 벌린 정관장은 1세트 공격이 거의 없었던 박은진까지 속공을 시도해 득점하며 힘을 보탰다. 18-15에서는 리베로 노란이 몸을 날려 살려낸 공을 정호영이 중앙 공격으로 득점으로 연결하며 세트 승리에 결정적인 득점을 해냈다. 하지만 20점 진입 뒤 다시 1세트 악몽이 되살아났다. 20-23에서 염혜선의 오버넷이 나왔고, 박은진의 속공은 김수지, 표승주의 오픈 공격은 투트쿠에게 막혔다. 24-24에서 역시 박은진이 시도한 속공이 김연경의 손에 걸려 정관장 코트에 떨어졌다. 패전 위기에서 메가가 쏜 회심의 백어택이 김연경 손에 걸렸고, 김연경에게 공격까지 허용하며 다시 역전패를 당했다. 결국 뒷심이 문제였다. 1·2세트 모두 갑자기 수비가 흔들렸고, 범실이 쏟아졌다. 3세트도 4점 앞서 15점 고지를 밟았지만, 기세가 살아나지 않았다. 하지만 정관장은 세 세트 연속 역전패를 허용하진 않았다. 3세트 역시 큰 점수 차로 앞서 있다가 동점을 내줬지만, 24-24에서 메가가 득점하며 해결사로 나섰고, 이어진 수비에서는 흥국생명 이고은과 김연경의 동선이 겹치는 범실성 플레이가 나온 틈에 표승주가 오픈 공격으로 3세트를 가져가는 득점을 해냈다. 구사일생. 1~3세트 내내 초반 기세 싸움에서 앞선 정관장은 4세트 초반에도 표승주가 연속 득점하고, 정호영이 중앙에서 득점을 추가하며 다시 앞서 갔다. 메가가 전·후위를 가리지 않고 '폭격쇼'를 펼쳤고, 염혜선까지 패스 페인팅으로 득점을 올렸다. 3세트 승리로 역전패 불안감을 떨친 정관장은 더 거세게 몰아붙였고, 점수 차도 더 벌렸다. 4세트 역시 막판 1점 차 추격까지 허용했지만, 이 상황에서도 메가가 대각선 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챔피언 트로피를 놓치지 않았다. 운명의 5세트. 정관장은 김연경을 막지 못해 먼저 8점을 내주고 코트를 바꿨다. 하지만 이어진 수비에서 상대 투트쿠가 서브 범실을 하고, 8-8에서는 집중력 있는 수비로 다시 투트쿠의 백어택 범실을 이끌었다. 정관장도 범실이 나오며 10-10 동점을 허용했고, 김연경에게 오픈 공격을 맞고 다시 역전까지 내줬다. 11-11에서는 상대 코트로 공을 넘기려고 했던 표승주가 범실을 범하기도 했다. 이어진 수비에서 정호영이 김연경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며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투트쿠에게 연속 실점하며 12-14, 챔피언십 포인트를 내줬고, 박은진이 김연경의 백어택을 가로 막아 다시 추격했지만, 14-13에서 투트쿠에게 마지막 1점을 내줬다. 경기 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마지막에 김연경 선수의 몸을 날리는 디그 하나가 이 승부를 결정했다. 김연경 선수와 흥국생명 축하한다"라고 했다. 정관장 선수들을 향해서는 "우리 선수들은 정말 더 자랑스럽다"라고 외쳤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08 22:04
배구

흥국생명 V5 달성...하얗게 불태운 김연경, 정상에서 선수 생활 마침표 [IS 인천]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6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는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흥국생명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흥국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5차전에서 정관장에 세트 스코어 3-2(26-24, 26-25, 24-26, 23-25, 15-13)으로 승리했다. 에이스 김연경(34득점·공격 성공률 42.62%)이 경기 내내 고비마다 슈퍼스타다운 플레이를 보여주며 흥국생명의 우승을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잡고 퍼펙트 우승을 예고했지만, 4일과 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원정에서 모두 5세트 승부 끝에 패하며 5차전에 나서야 했다. 2년 전에서도 정규리그 1위에 오르고 챔프전에 선착했지만, 한국도로공사에 3~5차전을 내리 패하며 준우승에 그친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김연경이 자신의 고별전이기도 한 이날 5차전에서 드라마를 썼다. 1·2세트 4~5점 차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흥국생명이 승리한 건 온전히 그의 힘이 발휘됐기 때문이다. '배구 여제' 김연경의 마지막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흥국생명도 2018~19시즌 이후 6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V리 챔피언에 복귀했다. 챔프전 우승 기준으로는 창단 다섯 번째였다. 흥국생명은 1세트 중반까지 메가왓티 퍼위티와 반야 부키리치, 정관장 쌍포를 막지 못해 고전했다. 하지만 15-19에서 투트쿠가 서브에이스, 16-19에서 피치가 메가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17-20에서 세터 이고은이 절묘한 패스 페인팅으로 득점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고, 김연경은 19-21에서 대각선 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1점 차 추격을 이끌었다. 20-21에서 메가가 공격 범실을 범하며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역전 기세 속에 서버로 나선 박수연이 절묘한 서브로 정관장 리베로 노란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네트를 넘은 공을 기대로 김연경이 때려 넣어 역전을 만들었다. 흥국생명은 23-24에서 메가에게 오픈 공격을 허용했고, 이어진 공격권도 내줬지만 메가의 대각선 공격이 사이드 라인을 벗어나며 다시 어드벤티지를 잡았고, 이어진 수비에서 김다은이 메가의 백어택을 블로킹하며 5점 차 리드를 따라잡고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흥국생명은 2세트도 초반에는 3~4점 차로 끌려갔다. 하지만 김연경이 꾸준히 득점하며 점수 차를 좁혔고, 10-12에서 정관장 표승주의 오픈 공격이 네트에 걸리며 1점 차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메가와 표승주를 막지 못했고, 이고은은 오픈 후위공격자반칙을 범했다. 16-20에서 부키치리에세 서브에이스까지 내줬다. 하지만 다시 한번 흥국생명은 역전에 성공했다. 20-23에서 염혜선의 오버넷이 나오며 2점 차로 좁혔고, 21-24로 패전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는 김연경이 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숨을 고른 뒤 이어진 메가 랠리에서 김수지가 박은진의 속공을 가로막아 1점 차로 좁혔다. 이어진 수비에서도 투트쿠가 다시 이어진 메가 랠리에서 표승주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며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흥국생명의 기세가 하늘을 찔렀던 24-24에서는 김연경이 박은진의 속공을 다시 한번 블로킹해 어드벤티지까지 잡았다. 김연경은 이어진 수비에서 메가의 백어택을 유효 블로킹했고, 디그까지 한 뒤 직접 날아 올라 2세트를 끝내는 득점까지 성공했다. 삼산월드체육관이 달아올랐다. 흥국생명은 3세트 역시 역전 본능을 보여줬다. 17-21에서 네트 위 공방전에서 투트쿠가 밀어 넣은 공이 정관장 코트에 떨어졌고, 이어 원 포인터 서버로 나선 임예림이 서브에이스를 해냈다. 19-21에서는 투트쿠가 부키리치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했다. 21-23에서 정관장 정호영이 범실을 범하며 다시 1차로 다가 섰고, 다음 수비에서 피치까지 부키리치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 하며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하지만 우승 확정을 앞두고 스탭이 꼬였다. 메가에게 1점을 내주며 24-25로 지고 있었던 상황에서 그토록 호흡이 좋았던 김연경과 이고은의 동선이 겹쳐 공격을 시도하지 못했고 표승주에게 3세트를 내주는 득점을 허용했다. 4세트 역시 내내 끌려갔던 흥국생명. 20-24에서 피치가 이동 공격을 성공했고, 수비 성공 뒤 김연경이 오픈 공격을 성공했다. 김연경은 22-24에서 메가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 하며 다시 역전에 다가섰다. 하지만 메가에게 대각선 오픈 공격을 허용하며 1점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5세트 승부를 허용했다. 운명의 5세트. 흥국생명은 1-2에서 두 차례 비디오판독이 각각 상대 범실과 터치아웃으로 판정되며 3-2로 역전했다. 김연경은 3-4에서 터치아웃을 끌어내 득점했고, 투트쿠가 표승주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 하며 재역전했다. 김연경은 후위에 있었던 6-6에서도 호쾌한 파이프를 성공했다. 앞선 1~4세트와 달리 초반 기세를 잡은 건 흥국생명이었다.하지만 흥국생명은 투트쿠의 연속 범실이 나오며 8-9로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다시 상대 범실로 10-10 동점을 만들었고, 공방전에서 김연경이 정관장 코트 오른쪽 구석을 노리는 노련한 공격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1점 차 공방전은 계속 이어졌다. 투트쿠는 12-12에서 앞서 연속 범실을 만회하는 득점을 해냈고, 그가 이어진 수비까지 성공한 상황에서 득점을 해내며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들었다. 15-13에서 투트쿠가 올 시즌 흥국생명을 챔피언으로 만드는 득점을 만들었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08 21:47
배구

역스윕 트라우마 VS 부상 병동...챔프전 키워드는 '극복' [IS 포커스]

마지막 승부를 앞둔 정관장과 흥국생명의 공통 화두는 '극복'이다. 지난 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에서 전적 1승 2패로 밀려 있었던 정관장이 흥국생명에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하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5차전은 올 시즌 프로배구 마지막 경기다. 은퇴를 선언한 '배구 여제' 김연경의 고별전이기도 하다. 흥국생명은 홈에서 열린 1·2차전에서 연승을 거둔 뒤 내리 2연패를 당했다. 김연경은 3차전에서 29점, 4차전에서 32점을 올릴 만큼 변함없이 탁월한 득점력을 보여줬지만,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내내 막강했던 블로커 벽이 허물어지며 고전했다. 공격에서도 미들 블로커 아날리스 피치를 활용한 이동공격이 잘 통하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한국도로공사를 상대한 2022~23시즌 챔프전에서도 1·2차전을 잡은 뒤 내리 3연패를 당했다. 또다시 스윕패 위기에 놓인 상황.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2년 전 얘기를 굳이 하고 싶지 않다. 그때와 비교해 선수 구성도 달라졌다. 우리가 지든 이기든 2년 전과 같은 건 없다"라며 선수들이 2년 전 기억을 의식할까 봐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5차전에 임하는 흥국생명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압박감을 극복하는 것이다. 김연경은 이제 선수 생활 마지막 경기만 남겨 두고 있다. 그는 정규리그 공격종합(공격 성공률) 부문 2위(46.03%)에 올랐다. 이미 "정상에서 내려오고 싶다"라고 했던 자신의 바람을 이룬 셈이다. 남은 건 화려한 피날레다. 정관장은 몸이 성한 주전 선수가 드물다. 세터 염혜선과 주포 메가왓티 퍼위티는 오른쪽 무릎, 다른 외국인 선수 반야 부키리치는 왼쪽 발목 부상을 안고 있다. 리베로 노란은 등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4일 3차전에서는 염혜선이 한동안 점프 토스를 할 수 없어서, 미들 블로커 박은진이 대신 세터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3차전 승리 뒤 "역대 가장 감동적인 승리"였다고 투혼을 발휘한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4차전을 앞두고도 "선수들을 향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자"라고 외쳤다. 그렇게 챔프전을 클라이맥스로 이끌었다. 고희진 감독은 "체력이 고갈되지 않은 선수들이 없다. 흥국생명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어떤 팀이 더 간절한가, 어떤 팀이 더 강한 정신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라고 외쳤다. 정관장 리더인 염혜선은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로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이번 챔프전에서 악역을 자처한 바 있다. 염혜선은 4차전 승리 뒤 "이제 주인공은 우리(정관장)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5차전 승리 의지를 불태웠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07 12:05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