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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와 강이슬, 청주 KB 통합우승 이끈 ‘원투펀치’

최고와 최고가 만나 우승을 이끌었다. 여자프로농구 청주 KB는 올 시즌 개막 전부터 선수·팬·미디어로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국보 센터’ 박지수(24·1m96㎝)가 건재한 데다 ‘국가대표 슈터’ 강이슬(28·1m80㎝)이 자유계약선수(FA)로 KB와 계약을 하며 입단해 전력이 탄탄해졌기 때문이다. 직전 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으나 용인 삼성생명에 패해 눈물을 훔쳤던 순간을 잊을 기회였다. KB는 강했다. 정규리그를 25승 5패로 우승한 뒤 4강 플레이오프(PO·3전 2선승제)에서 부산 BNK를 눌렀다.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에서도 아산 우리은행을 3연승으로 꺾었다. 2018~19시즌 이후 3년 만에 통합 우승(구단 통산 두 번째)이었다. 통합 우승을 의미하는 현수막과 구단을 상징하는 노란색 종이꽃이 KB 선수들을 축하했다. 경기 종료 후 우승 세리머니까지 한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박지수와 강이슬의 표정은 설렘 반 감동 반으로 뒤섞였다. 박지수는 “우여곡절이 많았던 시즌이었다. 앞으로 농구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시즌이 됐다”며 “어떻게든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강이슬도 “팀을 옮기면서 걱정과 부담이 컸다. 통합 우승으로 보답 받아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박지수의 존재감은 KB의 ‘기둥’이었다. 박지수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26경기에 나와 평균 21.2득점, 14.4리바운드, 4.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점 야투 성공률도 59.83%, 국내선수 공헌도(1139.45점) 등 리그 1위였다. 박지수는 최우수선수(MVP), 베스트5 등을 독차지하며 2년 연속 7관왕을 달성했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한 여자프로농구는 ‘박지수 천하’였다. 상대팀으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았다. 경기 시작 전 상대팀 감독은 항상 ‘박지수 경계령’을 내렸다. 박지수는 발목, 허벅지, 허리 등 부상을 안고 뛰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아픈 몸으로 경기를 뛰었던 박지수는 “엉덩이 대둔근이 찢어졌다는 소견을 받았다. 사실 챔프전에 못 뛰는 상황이었다”면서도 “마지막인데 포기할 수 없었다. 참고 뛰었다”며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슈터 강이슬도 눈시울이 붉어진 채 우승 순간을 즐겼다. 강이슬은 FA 자격을 얻어 부천 하나원큐에서 KB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우승이 간절했다. 그는 2017~18시즌부터 4시즌 연속 3점 슛 1위에 올랐지만 팀 전력상 우승과는 멀었다. 강이슬은 “(팀을 옮기면서) 좋지 않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강이슬은 2012~13시즌에 프로에 데뷔한 후 10년 만에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승 세리머니 때 연신 눈물을 훔쳤던 그는 “프로 데뷔 후 처음에는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간절함이 생겼다. 우승을 위해서 팀을 옮기지 않았나. 그 과정이 생각나서 눈물이 났다”고 했다. 강이슬의 영입은 ‘신의 한 수’였다. 골 밑에서 박지수가 상대 수비를 흔들면 외곽에서 강이슬은 3점 슛으로 림을 갈랐다. 강이슬은 올 시즌 28경기에 나와 평균 18.04점, 3점 슛 3.21개, 3점 슛 성공률 32.9%를 기록했다. 5시즌 연속 3득점상과3점야투상을 받았다. 박지수는 “내가 이슬 언니를 데려왔는데, 부담감이 있었다”면서도 “믿음이 점차 강해졌다”고 했다. KB에도 고비가 있었다. 개막 9연승을 달리다 우리은행에 시즌 첫 패를 당했고, 여러 선수가 부상으로 시름했다. 박지수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시즌 중에는 팀 동료가 유명을 달리하기도 했다. 강이슬은 “우리은행에 패했던 게 터닝포인트가 됐다. 팀이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박지수는 “팀이 전체적으로 힘들었던 시즌이었다”고 되돌아봤다. KB ‘왕조 시대’가 열린다. 강이슬은 “지수가 너무 젊다.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 팀의 주축 선수들이 경기에서 빠져도 공백을 충분히 메워줄 수 있는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다. 내가 노장이 되는 순간까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웃었다. 박지수는 “앞으로 몇 년 연속 우승을 할지 모르겠다. KB에 좋은 선수들이 있는 동안에는 계속해서 우승을 하고 싶다”고 웃었다. 한편 강이슬은 16일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진출 도전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강이슬은 비시즌 동안 WNBA 워싱턴 미스틱스 트레이닝 캠프에 초청받았다. 그는 “몸이 힘들기는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이라 몸 상태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며 “빨리 가서 적응하고 싶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 같다”고 했다. 아산=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2022.04.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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