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S 냉탕] '우승확률 74%→5.9% 뚝' 3차전에 힘 다 뺐나, 무섭게 식은 타선과 불펜 대참사
KT 위즈가 투·타 무기력한 경기 속에 3연패, 대패를 당하며 벼랑 끝까지 몰렸다. KT는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4-15로 패했다. 1차전 승리 후 2~4차전을 내리 내준 KT는 시리즈 전적 1승3패를 기록, 1패만 더 하면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치는 벼랑 끝에 몰렸다.마운드가 무너졌다. 일찌감치 불펜데이를 예고했지만, 푹 쉬었던 불펜 투수들이 기대에 못 미쳤다. 타선도 심각했다. 전날 3차전에서 장단 15안타를 뽑아냈던 이날 4차전에서 10점차 이상으로 벌어질 때까지 3안타 1득점에 그치며 고개를 숙였다. 초반 추격의 분위기를 살리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이날 KT는 선발 엄상백이 1회 김현수에게 2점포 선제실점을 허용하며 초반부터 끌려다녔다. 이후 엄상백이 4회까지 숱한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으나, 타선도 선발 김윤식에게 노히트로 끌려 다니면서 활로를 찾지 못했다. KT는 5회에도 엄상백을 올렸다가 선두타자 볼넷을 내주면서 뒤늦게 불펜을 가동했다. 엄상백 다음으로 올린 선수는 마무리 김재윤. 전날 역전 3점포를 맞으며 고개를 숙인 김재윤은 이날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컨디션을 재점검했다. 하지만 이는 패착이었다. 김재윤은 희생번트에 이어 홍창기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실점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재윤은 1사 후 오지환에게 볼넷을 내준 뒤, 문보경에게 초구 홈런을 맞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점수가 0-5까지 벌어지면서 분위기가 기울었다. 5점 차까지는 그래도 괜찮았다. KT도 6회 말 1점을 만회하며 4점 차 추격에 나섰다. 2사 후 김상수의 2루타와 황재균의 적시타로 1점을 뽑아냈다. 박병호까지 볼넷을 걸러나가면서 기회를 이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장성우가 포수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면서 흐름이 끊겼다.
KT는 7회 시작과 함께 그동안 시리즈에 출전하지 않았던 투수들을 대거 투입해 추격에 나섰다. 지친 필승조 손동현과 박영현 대신 남은 불펜 카드를 모두 쓰고자 했다. 6회 도중 나온 김영현에 이어 김민, 주권, 배제성을 차례로 올렸다. 그러나 KT에게 7회는 악몽과도 같았다. 세 명의 불펜이 무려 7실점을 합작했다. 김영현이 선두타자 2명을 안타로 내보내며 위기에 몰렸고, 뒤이어 나온 김민이 안타 2개를 허용하고 1실점했다. 이후 주권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오지환에게 쐐기 3점포를 맞으면서 점수가 벌어졌다. 주권은 이후 문보경에게 2루타를 허용하면서 다시 위기를 맞았다. 다음 타자 박동원을 3루수 앞 땅볼로 잡아내는 듯했지만, 황재균이 다소 느슨한 플레이로 송구를 늦게 하면서 타자주자의 출루를 허용했다. 이후 주권이 문성주에게 2타점 적시 3루타를 내주면서 고개를 숙였다.
KT는 신민재의 땅볼로 1점을 추가로 내주면서 완전히 승기를 내줬다. KT는 포수 강현우와 유격수 신본기, 1루수 이상호, 3루수 이호연 등 그동안 대타나 대수비, 대주자로 나섰던 선수들을 투입해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비축했다. 8회는 LG에 강했던 배제성마저 추가 2실점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기울었다. KT는 8회 말 2점, 9회 말 1점을 추가했지만 안타보단 상대가 볼넷으로 자멸하면서 만들어진 점수라 큰 의미가 없었다. 결국 KT는 4-15 대패로 4차전을 마무리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승 1패 후 우승한 사례는 17회 중 무려 16차례나 된다. 우승 확률이 94.1%에 달한다. 반대로 1승 3패 후 3연승으로 우승한 팀은 2013년 삼성 라이온즈밖에 없었다. KT가 5.9% 확률에 도전한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3.11.11 1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