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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30대 남자는 화알못?" 천주혁 구다이글로벌VS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의 경영 대결

‘화알못’(화장을 알지 못하는 사람)의 대명사였던 30대 남성이 K뷰티 판을 뒤흔들고 있다. 굴지의 K뷰티 대기업을 누르고 ‘톱5’에 안착한 천주혁(38) 구다이글로벌 대표와 김병훈(37) 에이피알 대표의 이야기다. 두 사람은 1980년대 후반에 태어난 MZ세대로, 창업을 통해 화장품 업계에 진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이 보편화하면서 탁월한 브랜딩과 경영 능력을 갖춘 30대 남자들이 K뷰티 업계 최전방을 이끌어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뷰티 업계에서는 두 사람의 리더십과 경영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다고 평가한다. 30대 젊은 남자가 이끄는 K뷰티 구다이글로벌과 에이피알은 최근 K뷰티 업계 가장 ‘핫’한 기업으로 꼽힌다. 매출 1조원 시대를 가시화하면서 한국 화장품 업계 새 지형을 그리고 있어서다. 공교롭게도 두 회사는 화장품과는 거리가 있다고 여겨지던 30대 남성 CEO가 ‘창업’을 하면서 세상에 나왔다. 구다이글로벌을 이끄는 천 대표는 1987년생이다. 숭실대학교 중어중문학을 전공한 그는 당시 중국 내 K뷰티가 붐을 일으키자 화장품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천 대표를 성공 가도로 이끈 브랜드는 ‘조선미녀’다. 2019년 팬데믹 위기에 매물로 나온 브랜드를 사들인 천 대표는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과 한방 콘셉트를 연결했다. 이후 아마존을 통해 북미지역에 진출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젊은층 이용자가 많은 숏폼 플랫폼인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제품을 홍보하면서, 미국 MZ세대들 사이에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특히 대표 상품인 맑은쌀선크림은 아마존에서 선크림 부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명성을 얻었다. 에이피알은 1988년생인 김병훈 대표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김 대표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재학 시절이던 2014년 만 25세의 나이에 현 에이피알의 전신인 이노벤처스를 창업했다. 김 대표도 천 대표처럼 중국에서 뜨겁게 달아오르던 K뷰티 붐을 보면서 화장품 업계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에이피알의 눈부신 성장을 이끈 주역은 뷰티 브랜드 ‘메디큐브’와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이다. 무엇보다 에이지알의 활약이 눈부시다. 김 대표는 홈케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트렌드를 빠르게 읽고, 2021년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에이지알을 선보였다. 당시 주류였던 100만원대의 고가 디바이스 대신 20~30만원대 합리적인 가격대 제품을 내놓았는데 3040세대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에이지알은 에이피알의 올해 전망에도 불을 밝히고 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에 대해 “미용기기 제품 3종을 출시해 올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닮은 듯 다르다 천 대표와 김 대표의 경영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구다이글로벌이 공격적인 기업인수합병(M&A)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면, 에이피알은 어떠한 M&A 없이 자사가 론칭한 브랜드를 중심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구다이글로벌은 M&A를 통해 기업 규모를 키워왔다. 천 대표는 화장품 총판으로 시작했지만 2019년 조선미녀, 2024년 티르티르·라카·크레이버코퍼레이션, 2005년 서린컴퍼니를 차례로 인수하면서 현재의 구다이글로벌 패밀리를 구성했다. 하나같이 일본과 북미 등지에 기틀을 마련하고 반응이 좋은 브랜드만 포트폴리오로 묶었다. 구다이글로벌은 최근 1년 사이 인수한 화장품 기업이 4곳에 달할 정도로 공격적이다. 현재까지 인수에 투입된 자금만 1조원 안팎에 달한다.구다이글로벌 관계자는 “구다이글로벌을 한국의 로레알그룹으로 성장시키고 싶다는 바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브랜드를 다른 나라의 자본에 빼앗기지 않고 구다이글로벌이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에이피알은 현재까지 M&A를 통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충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메디큐브부터 에이지알, 패션 브랜드 널디까지 모두 김 대표 손에서 탄생한 브랜드들이다. 기업의 외형이 성장하면 주변에서 다양한 M&A 제안이 들어오게 마련이다. 사세를 빠르게 불릴 수 있어서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런 손짓에 관심을 두지 않고 15년 동안 내실 있는 경영에 방점을 찍고 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M&A에 관심을 갖기 보다 우리가 보유한 브랜드를 잘 성장시켜서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내는데 더 많은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미 성장한 브랜드를 인수하기보다는 시작부터 함께한 ‘잘 아는 브랜드’를 발전시키는데 뜻이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김 대표는 브랜드의 내재화 경험을 중요하게 여긴다. 남이 아닌, 내가 스스로 잘 알고 성장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인드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K뷰티, 브랜딩의 시대 본격화 330대 남성 CEO가 화장품 판도를 바꾼 배경에는 ODM사의 발전을 들 수 있다. 2010년대 초만 해도 국내 화장품산업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의 대기업이 주도했다. 이들 회사는 자체 생산 공장을 갖추고 있고 연구개발(R&D)에도 열심이다. LG생활건강의 ‘더후’나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라네즈’ 등의 프리미엄 라인 브랜드는 자체 기술을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도록 보안에 각별히 신경쓰는 것으로 알려진다. K뷰티를 글로벌로 키워낸 1세대 기업으로서 자부심도 상당하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최근 열린 ‘제16회 IDGS 월드 백화점 서밋’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영향력 있는 혁신을 통해 K뷰티를 전 세계에 소개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면서 “앞으로도 미래를 선도하기 위해 피부 재생에 중점을 둔 기술과 혁신에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10년 사이에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 ODM 기업의 기술력 수준이 1세대 뷰티 대기업 수준까지 발전하면서, 중소기업도 손쉽게 제품 생산이 가능해졌다. ODM업계의 한 관계자는 “뷰티 브랜드 론칭을 원하는 누구나 6개월 안에 콘셉트와 투자금 등에 맞춰 화장품을 출시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수 ODM사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성공하는 K뷰티 기업이 늘어날수록 R&D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본 시세이도, 미국 에스티로더 등의 글로벌 뷰티 기업이 롱런하는 비결은 이런 R&D 투자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ODM사가 발전하면서 브랜딩과 마케팅 등 콘셉트를 잘 잡아 성공하는 인디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다”며 “K뷰티 산업의 기술력이 아닌 포장과 마케팅만 갈음한 제품만 생산될 경우 장기적으로 한국 화장품 발전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지영 기자seojy@edaily.co.kr 2025.06.26 07:30
세계

외국인 관광객 쇼핑 수요 증가세… 중국 ‘즉시 환급’ 정책 효과

중국 중앙정부의 여러 부처가 공동으로 발표한 ‘출국 세금 환급 제도 추가 개선 및 입국 소비 확대 방안’이 상하이에서 시행된 지 한 달이 넘었다. 이번 신규 정책 도입 이후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정책 시행 이후 상하이에는 ‘구매 즉시 환급’이 가능한 지정 환급 매장이 60곳 이상 새롭게 지정됐으며, 외국인 관광객이 세금 환급을 간편하게 받을 수 있는 전용 환급소도 3곳 추가로 문을 열었다. 최근 상하이를 취재한 중국중앙방송총국(CMG) 기자는 세금 환급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을 현장에서 포착했다.이란에서 온 관광객 레자 시아바쉬(Reza Siavash)는 “신발을 샀는데 길 건너편에서 바로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었다”며, “여기서 서류를 작성하니 모든 절차를 간편하게 처리해줬고, 233위안(약 4만 5000원)을 환급받았다”고 말했다.제일백화점 상업센터 운영관리부의 차오후이쥔(乔慧君) 부지배인은 “출국 환급 제도가 개선되면서 환급 가능한 최소 금액이 500위안에서 200위안으로 낮아졌고, 신용카드 담보 보증 기간도 출국 17일 전에서 28일 전으로 연장됐다”며 “보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특히 난징둥루(南京东路) 상권에는 전국 최초로 자동 환급 발급기가 설치돼 주목받고 있다. 여권 정보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영수증 QR코드만 스캔하면 간편하게 환급 신청서를 작성할 수 있어, 혼잡한 시간대에도 빠르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발급기 설치 한 달 만에 400건 이상이 처리됐으며, 하루 평균 10건 이상의 이용 실적을 기록 중이다.필리핀에서 온 한 관광객은 “상하이에 처음 왔는데, 전체 시스템이 매우 빠르고 사용자 친화적이다”며 “특히 자동 발급기는 정말 편리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이번 정책은 루이비통 등 국제 명품 브랜드 매장뿐 아니라, 중국 토종 트렌디 브랜드, 전통 노포 매장, 문화·창의 상품점, 기념품 전문점, 지역 특산물 매장 등 다양한 상점이 세금 환급점으로 등록되도록 장려하고 있다. 한 ‘신중국풍’ 의류 매장은 출국 환급점으로 등록한 직후 외국인 고객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의류점 책임자 톈링(田玲) 씨는 “단 이틀 만에 출국 환급점 등록 절차를 마쳤다”며 “외국인 고객의 소비가 뚜렷이 늘어났다”고 말했다.세무 당국에 따르면, 정책 시행 한 달 만에 상하이 지역의 출국 환급 관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고, 실제 환급 금액도 77% 늘어나면서 정책 효과가 실질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2025.06.24 10:07
산업

펄펄 날던 리셀 플랫폼 거품 '쭉'...네이버 크림만 나홀로 승승장구

호황으로 반짝하던 국내 한정판 리셀 플랫폼 업계의 거품이 모두 걷혔다. 최근 7년 사이 우후죽순 론칭했던 리셀 플랫폼 대부분이 문을 닫거나 모기업에 흡수합병되며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이 가운데 네이버의 ‘크림’만 순항 중이다. 크림은 최근 북미 1위 리셀 플랫폼인 스톡엑스로부터 통합을 전제로 한 ‘러브콜’을 받으면서 득실을 저울질 중이다. 거품 걷힌 리셀 플랫폼 국내 한정판 리셀 플랫폼은 코로나19 보복소비와 함께 들불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시가 28만원짜리 스니커즈가 ‘희소성’이라는 가치를 품고 10배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됐고 재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리려는 전문 되팔이꾼들이 급격히 증가했다. ‘리셀 테크’(되팔기+재테크) 시장이 돈이 되고, 마니아층이 몰려들기 시작하자 리셀 플랫폼 론칭도 늘어났다. 2018년 ‘아웃오브스탁’을 시작으로 힌터의 ‘프로그’, 서울옥션블루의 ‘엑스엑스블루’가 연달아 오픈했다. 2020년 3월 네이버 스노우가 크림을 선보였고, 7월에는 무신사가 '‘솔드아웃’을 문을 열었다. 10월에는 KT알파의 ‘리플’까지 출시되면서 한정판 리셀 플랫폼 붐이 일었다. 열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막혔던 하늘길이 뚫리자 백화점에 진을 치던 되팔이꾼들이 사라졌다. 불황까지 겹치자 소비자들은 비싼 한정판보다 싸고 실용적인 쇼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플랫폼이 문을 닫고 철수하면서 2025년 현재 국내에서 활성화된 리셀 플랫폼은 크림과 솔드아웃 정도다. 살아남은 기업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그동안 크림과 유일하게 경쟁 구도를 세워온 솔드아웃은 국내 1위 패션플랫폼 무신사의 아픈 손가락이다.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SLDT는 2021년 무신사에서 자회사로 독립했다. 이후 무신사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SLDT에 수차례 자금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SLDT의 누적 영업업손실 규모는 지난해까지 436억원까지 부풀었다. 무신사는 결국 지난해 12월 SLDT를 흡수합병하고, 구조조정에 나섰다. 다만 무신사는 솔드아웃이 패션 전문 커머스 기업인 무신사의 포트폴리오에 필요한 존재이니만큼 사업은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국내 리셀 플랫폼 시장 전체가 위축되고 있다. 비단 솔드아웃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플랫폼이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솔드아웃은 처음부터 손익 보다는 ‘고객의 셀렉션’ 입장에서 출발한 플랫폼으로 이번 (모기업) 무신사와의 통합을 통해 더이상 적자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야청청’ 네이버 크림 한정판 리셀 플랫폼 인기가 시들해도 네이버의 크림만은 승승장구 중이다. 2021년 선보인 개인 간 거래 중계 서비스 크림은 한정판 스니커즈부터 명품과 희소성 있는 굿즈, 전자기기까지 거래 품목을 확장했다. 특유의 감도 높은 셀렉션과 마케팅 전략이 소구력을 얻으면서 MZ는 물론 10대와 50대까지 크림을 찾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른바 ‘크더싼’(크림보다 더 싼 곳은 없다)는 입소문을 타고 ‘힙한’ 브랜드 제품을 더 싸게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쇼핑 전에 크림부터 방문하고 있다. 그만큼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2022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에 올랐고, 매년 거래액이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크림의 개별 기준 매출 1775억원으로 전년(1222억원) 대비 45.3% 증가했다. 자회사로 편입된 일본 ‘소다’의 실적을 반영하면 총 2976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작성했다. 영업손실은 89억원으로 2023년 408억원 규모였던 적자폭을 크게 개선했다.북미 1위 플랫폼인 미국 스톡엑스로부터 통합을 전제로 한 러브콜도 받았다. 15일 IB업계에 따르면 스톡엑스와 크림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양사 간 사업 통합안을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기업가치 규모 4조원에 달하는 스톡엑스는 크림을 통해 북미를 넘어 아시아시장 석권을 노리고 있다. 커머스 업계는 크림이 스톡엑스로부터 먼저 제안을 받을 정도로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성장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2016년 설립된 스톡엑스는 동종 업계 플랫폼인 크림보다 기업가치는 크지만 성장 속도는 크게 앞서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네이버로서도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크림의 누적 결손금이 4000억원을 넘어 선 가운데 스톡엑스와 손을 잡고 추후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 리셀 플랫폼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에 성공한 리셀 플랫폼이 그리 많지 않은 상황으로 크림은 사업 초기부터 다양한 기업으로부터 여러 제안을 받아왔다”며 “북미 1위 리셀 플랫폼이 먼저 관심을 보인 것은 그만큼 크림이 순항 중이라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크림측은 스톡엑스와 대화중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M&A나 조인트벤처(JV)등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크림 측은 “현재 양사가 여러 안을 주고받는 것은 맞지만, 매각이나 JV 여부에 대해 결정된 것은 전혀 없다”며 “크림은 국내를 넘어 일본과 동남아 등 글로벌 사업 확장을 향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지영 기자seojy@edaily.co.kr 2025.06.16 07:00
산업

'변해야 산다' 1분기 곤두박질 친 코오롱·삼성물산·F&F의 돌파구는

국내 주요 패션 대기업이 1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내수 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지난 겨울부터 이어진 이상 기온이 각 기업이 이끄는 주요 브랜드의 실적을 깎아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모두가 힘들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하 코오롱FnC)과 삼성물산 패션부문, F&F,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을 전개하는 각 기업들은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는 한편, 이상기후에 대처하기 위해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 중이다. 옷·신발부터 줄였네…우울한 패션가 “예전엔 계절이 바뀌면 백화점이나 아웃렛에 가서 옷이나 신발부터 샀거든요. 요즘은 아예 안 사거나 온라인에서 보세 브랜드를 사 입어요.”40대 여성 직장인 A씨는 최근 달라진 소비 패턴을 이렇게 전했다. 패션 쇼핑에 월 60~70만원을 쏟아붓곤 했지만 이젠 씀씀이를 크게 줄였다. 이따금 옷 쇼핑에 나설 땐 이커머스 플랫폼을 주로 방문한다. 비단 A씨만의 일은 아니다. 경기 침체와 불황이 이어지면서 의류 쇼핑을 대폭 줄이는 소비자가 증가세다.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3월 가구당 월평균 소비 지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오히려 0.7% 역성장했다. 가장 크게 줄어든 항목은 역시 패션이었다. 올해 1분기 의류와 신발 구매액은 1년 전보다 4.7% 쪼그라들었다. 한 달 평균 의류 구매액은 지난해 4분기 12만5000원에서 올해 1분기엔 8만5000원으로, 신발은 2만3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감소했다. 소비자들이 패션 분야 소비를 줄이기 시작하면서, 굵직한 브랜드를 거느린 패션 기업들의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코오롱FnC의 낙폭이 가장 뼈아팠다. 코오롱스포츠, 지포어, 왁 등의 브랜드를 거느린 코오롱FnC의 올 1분기 매출은 2629억원으로 4.1% 줄었고, 영업손실 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빈폴, 에잇세컨즈 등을 전개하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5044억 원, 342억 원으로 각각 2.5%, 36.8% 떨어졌다. MLB,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이 대표 브랜드인 F&F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F&F는 연결 기준 매출이 0.3% 감소한 5056억원, 영업이익은 5.1% 줄어든 1236억원에 그쳤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같은 기간 매출 3042억원, 영업이익 47억원으로 각각 1.7%, 58% 감소했다. 과거에는 브랜드의 가치와 제품력을 우선시 생각했지만, 최근 들어 이런 소비 경향이 바뀌었다. 롯데멤버스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들이 패션·의류 구매 시 고려 사항으로 브랜드와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2%포인트, 0.7%포인트 감소했다. 하지만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2.1%포인트 증가했다. 브랜드보다는 싼 가격부터 찾는 소비 행태가 강화됐다는 뜻이다. 이상기후 대처 위한 방안도 마련 한국은 전통적으로 봄·여름·가을·겨울 시즌별 상품 구분이 명확한 시장이었다. 겨울에는 단가가 높은 패딩이 날개를 달았고, 간절기에는 아웃도어 브랜드가 패션 기업을 견인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인해 겨울이 따뜻해지고 봄과 가을은 짧아지면서 간절기 아이템을 찾는 소비자도 줄고 있다.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2월 평균 기온은 –0.5℃로 최근 10년 중 가장 낮았다. 지난 3월에는 중순까지 눈이 내리거나, 갑작스러운 기온 하강 현상이 나타났다. 이상 기온이 반복되면서 패션 기업의 재고만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FnC는 지난해 재고자산 비율이 40%로 주요 패션 기업 중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물산 패션부문 36.1%, 신세계인터내셔날 24.2%, F&F 14.2%였다. 해외 패션 기업은 재고자산 비율을 10% 이내로 유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회사의 재고자산 비율 수치는 높은 편에 속한다. 재고 보유율이 높을 경우 감가상각비와 관리 비용이 증가한다. 또한 할인 판매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하락과 이익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기업들은 날씨에 유연한 운영 체계를 마련 중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여름 상품 비중을 늘리고 기능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여름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응할 수 있는 디자인과 활용도가 높은 상품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고객 반응에 따라 소량씩 물건을 생산하고, 온라인 전용 기획 상품 비중을 늘려 상황 변화에 대응할 계획이다. 올해도 주요 브랜드의 봄·여름 제품 출시 시점을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앞당겼다.업계 한 관계자는 "이상기후는 패션업계가 가장 타격을 입는 요인인데, 사실 날씨가 우리 탓이 아니지 않은가"고 항변하면서도 "불확실성을 계속 키워나갈 수 없어서 시즌별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로 눈돌린 패션 기업들 패션 대기업들은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는 필리핀 출점에 나서면서 10년 만에 해외시장에 재도전한다. 에잇세컨즈는 지난 2016년 중국 상하이에 초대형 매장을 열었다가 2년 만에 철수한 경험이 있다. 에잇세컨즈는 올 하반기 마닐라의 초대형 쇼핑몰인 SM 몰 오브 아시아에 매장 출점을 시작으로 필리핀 요지에 총 3개 매장을 오픈한다. F&F는 올해 MLB의 중국 성장 목표를 7%로 잡는 한편, 인도와 중동 진출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중국 매장 출점을 지속하며 홍콩과 마카오, 대만 등지로 외연을 확장할 방침이다. 코오롱Fnc는 중국에서 꾸준히 성장 중인 코오롱스포츠를 밀고 있다. 2017년 중국 안타그룹과 설립한 합작사 코오롱스포츠차이나를 통해 2024년 7500억원으로 중국 매출을 키웠다. 올해는 일본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는 최근 도쿄 긴자식스에 매장을 연 데 이어 향후 5년간 주요 도시 내 12개 지점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포어는 중국에서도 앞으로 30개 매장 구축을 목표로 세웠다. 코오롱FnC 측은 “지포어는 한국을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며 “현지에 맞는 상품 기획으로 해외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전사적 체질 개선’으로 삼았다. 선전 중인 코스메틱에 힘을 싣되, 패션 부문은 성장성 높은 신규 수입 브랜드를 연내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서지영 기자seojy@edaily.co.krㅈ 2025.06.09 07:30
산업

'날개단 무신사스탠다드' 추성훈까지 모델로? 무신사 PB 키우기 본격화

무신사가 운영하는 자체 브랜드(PB)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가 추성훈을 모델로 기용했다. 추성훈은 최근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광고계 블루칩이다. K패션 업계는 무신사가 무신사 스탠다드의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기업공개(IPO)를 향해 빠르게 나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이종격투기 선수 겸 방송인 추성훈을 여름 기능성 의류 '쿨탠다드' 모델로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쿨탠다드는 접촉냉감, 흡한속건, 자외선 차단 등 기능을 갖춘 의류로 무더운 날씨에도 시원한 착용감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무신사 스탠다드는 추성훈이 다양한 스타일로 소화한 쿨탠다드 화보와 영상 콘텐츠를 담은 쇼케이스를 공개하고 오는 8월 말까지 캠페인도 진행한다. 전체 회원 대상으로 쇼케이스에서 추성훈이 착용한 쿨탠다드 상품을 비롯한 주요 아이템에 사용할 수 있는 10% 할인 쿠폰을 지급할 예정이다.또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를 쿨탠다드 전문점으로 지정, 팝업스토어를 비롯한 고객 이벤트를 진행한다. 추가로 주요 오프라인 매장에도 쿨탠다드 전시를 확대할 계획이다.PB 브랜드가 인기를 끌자, 마케팅에 고삐를 쥔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론칭한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해 오프라인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며 국내 제조·유통 일괄(SPA) 시장에서 주목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2023년 말 기준 5개였던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은 현재 23개까지 늘었다. 특히 지난해 4월 롯데 타임빌라스 수원점에 브랜드 최초 ‘숍인숍’ 매장을 개점한 이후 5개월 만에 현대백화점, 신세계 스타필드, AK플라자, 갤러리아 등 국내 5대 백화점에 모두 입점하며 대형 유통업체가 선호하는 패션 브랜드로 부상했다.지난해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을 다녀간 방문객은 전년 대비 3.5배 이상 증가한 1000만명을 돌파했다. 상품을 구입한 고객 10명 중 7명 이상은 20·30 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고객의 발길도 이어지면서 지난해 면세 적용(Tax-free) 매출은 전년 대비 6배 증가한 200억원을 기록했다.무신사는 지난 2022년 연결 기준 매출 7083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3년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993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무신사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비상경영을 이어간다. 업계는 무신사가 2분기 비상경영을 지속하는 이유로 기업공개(IPO)에 대한 부담을 꼽는다. 무신사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운용사 세콰이어캐피탈(세콰이어)로부터 1400억원 규모의 투자(시리즈A)를 받았던 지난 2019년 상환전환우선주(RCPS) 938억원에 대해 5년 이내 상장 조건을 내걸었다. 2024년까지 상장하지 않을 경우 재무적투자자(FI)가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무신사는 지난달 장외 주식 거래 플랫폼에서 비상장주인 자사 주식을 전문투자자 거래 가능 종목에서 일반투자자 거래 가능 종목으로 변경했다. 무신사는 사업보고서 제출 등 일반투자자가 거래할 만큼 위험도가 낮다는 점을 증명해야하는 입장이다. 시장이 무신사가 본격적인 IPO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는 배경이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무신사의 몸값은 3~4조원 수준이다.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EQT파트너스와 IMM인베스트먼트 등이 이 회사 구주를 매입하면서 해당 수준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목표 밸류에이션이 높아짐에 따라 무신사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현재 무신사는 패션 외에도 뷰티와 라이프스타일 부문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온라인뿐 아니라 무신사 스탠다드에서도 성과를 내며 입지를 강화하는 등 IPO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5.06.03 12:50
산업

K푸드 판로 넓힌다… 서울푸드 2025, 국내 기업 수출 및 국내 확장 위한 프로그램 공개

2억4179만 달러. 한화로 약 3323억원과 502억원. 이 금액은 지난해 열렸던 ‘서울푸드 2024’에서 전세계 핵심 유통망 바이어 240개사와 국내 기업 640여 개사가 현장 수출 비즈니스를 전개해 수출 상담과 현장 수출계약금이다. 서울푸드는 올해 이보다 더 높은 성과를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최대 및 아시아 4대 식품 전문 전시회 ‘2025 서울식품산업대전’(서울푸드 2025)이 45개국 1639개사가 참가하는 가운데 국내 및 글로벌 식품관련 기업들의 해외 수출 및 국내 유통망 확대와 해외 기업들의 국내 시장 진출 지원을 위한 다채로운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올해 ‘서울푸드 2025’에는 국내 식품 관련 기업들의 국내외 판로 확대와 해외 기업들의 국내 시장 진출 기회 극대화, 행사 참가 기업간의 파트너쉽 연결 등을 지원하기 위한 상담 프로그램으로 ‘해외 바이어 수출상담’과 ‘국내 유통 바이어 상담회’, ‘비즈 매칭’, ‘인터셀러 비즈니스 상담회’를 마련했다.지난해에는 239개사가 참가해 2억4179만 달러 규모의 상담액과 39건의 현장 계약을 이끌어낸 ‘해외바이어 수출상담회’는 올해에는 코트라(KOTRA)가 선정한 49개국에서 약 300여 명의 우수바이어가 참가를 확정한 가운데 더 많은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국내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프로그램과 함께 국내 중소기업들의 국내 유통망 확대를 위한 ‘국내 유통바이어 상담회’에는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의 대형마트와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편의점과 단체급식 기업인 아워홈과 삼양사를 비롯해 외식과 식자재 브랜드와 홈쇼핑까 등 국내 주요 유통 채널과의 1대 1 상담으로 이뤄진다. 지난해 ‘국내 유통바이어 상담회’는 246건의 상담을 통해 약 502억원 규모의 상담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이와 함께 지난해 21개국 79개사가 참가해 총 221건의 미팅 결과를 만들어 냈던 ‘비즈 매칭’ 프로그램도 국내 바이어와의 1대 1 매치 메이킹 서비스인 ‘인터셀러 비즈니스 상담회’를 통해 사전 매칭 후 현장에서 대면으로 상담을 진행한다.소셜 커머스 시장의 성장과 함께 인플루언서와 라이브 커머스 쇼핑 채널을 통한 기업의 홍보와 현장 판매를 지원하는 ‘서울푸드 라이브커머스 판매대전’도 운영된다. 올해에는 쿠팡 라이브 크리에이터 중 팔로우 1위의 정윤희와 160만명의 유튜버 상해기를 비롯해 중국과 베트남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해 K푸드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돕는다.서울푸드 관계자는 “서울푸드 2025는 참가기업들에게 폭넓은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상담회와 라이브커머스를 활용한 다채로운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며 “다앙햔 비즈니스 확장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기업들에게는 해외시장 진출과 국내 유통망 확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해외 바이어 및 기업들에게는 이번 서울푸드 2025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한편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가 주최하는 서울푸드 2025는 오는 10일부터 13일까지 열리며 전 세계 45개국에서 1639개 기업이 총 3033개 부스로 참가한다. 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2025.06.02 13:15
금융·보험·재테크

“카드 안돼요, 카카오로 하세요” 해외로 나간 카카오페이 써봤더니

# 5월 황금연휴 기간 해외여행으로 마카오로 떠난 장씨(회사원)는 요즘 해외여행 필수템으로 자리잡은 트래블카드를 챙겼다. 특히 마카오 여행지 특성상 호텔 내 결제가 대부분일 것으로 예상한 그는 현금 인출도 필요할 때 현지에서 하겠다는 생각으로 챙기지 않았다. 역시나 수월하게 트래블카드로 결제를 했지만 문제는 편의점에서 발생했다. 당연히 카드 결제가 될 줄 알았던 곳에서 “카드 결제가 안된다”는 얘기를 들은 것이다. 그러던 장씨에게 편의점 직원은 생각치도 못하게 “한국인이면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라”고 했다. 카카오페이 오프라인 결제 탭을 여니 알리페이플러스 QR코드가 바로 생성됐고, 곧장 결제가 완료됐다.카카오페이가 힘줘온 오프라인 결제가 ‘글로벌’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환전의 번거로움, 현금 관리의 불편함 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전 세계에 구축하면서 트래블카드의 자리를 위협할지 주목된다.국내 결제 경험을 해외로카카오페이가 지난 2019년 시작한 오프라인 해외 결제 서비스는 몸집을 키우며 대부분의 주요 국가에서 이용이 가능해졌다. 19일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현재 카카오페이 해외 결제 서비스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주, 오세아니아 등 50여 개 해외 국가 및 지역과 결제 서비스를 연동 중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에 “해외를 나가는 한국 사용자를 위한 아웃바운드 해외 결제 사업은 기술 연동 및 테스트 단계를 거쳐 핵심 가맹점 오픈, 결제처 확장의 과정을 통해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미 오프라인 QR결제 서비스 구축이 돼 있는 중국에서는 수천만 개의 알리페이플러스 가맹점에서 카카오페이 결제가 가능하며, 주요 여행국가인 일본에서는 알리페이플러스 가맹점뿐 아니라 QR결제 1위 업체 페이페이(PayPay)의 320만 가맹점에서 카카오페이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홍콩과 마카오에서도 결제처를 전 지역으로 넓히는 중이다. 유럽 국가 가운데서는 프랑스 쁘랭땅 백화점과 이탈리아 두오모 성당에서 핵심 가맹점을 오픈해 프로모션 중이다. 동남아에서는 태국 내 30만개 이상의 리테일 매장에서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그 외에도 콜롬비아, 멕시코, 칠레 등지에서 기술 연동 및 테스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카카오페이의 모바일 간편결제를 해외 대부분 국가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카카오페이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최근 상하이와 후쿠오카 여행에서 카카오페이로만 결제하기를 해봤는데 성공했다”고도 했다. 더불어 카카오페이는 스마트폰을 통한 오프라인 결제 경험을 해외에서도 이어지도록 하는 것에 주목했다. 이에 사용자가 카카오페이 사용이 가능한 해외 국가에 체류하게 될 경우 결제 바코드가 자동으로 해당 국가의 ‘해외 결제’로 전환돼, 국내에서 결제하던 방식 그대로 카카오페이로 결제 가능하도록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사용자는 ‘카카오페이’나 제휴 서비스인 ‘알리페이플러스(Alipay+)’ 등 로고가 비치된 오프라인 매장에서 스마트폰 화면의 QR 코드나 바코드를 제시하거나 사용자가 매장에 붙어 있는 QR 코드를 촬영해 ‘카카오페이머니’로 결제하면 된다. 모든 결제 내역은 카카오페이앱과 카카오톡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현지 통화뿐 아니라 원화 기준으로도 결제 금액을 보여줘 사용자 편의를 높였다. 나아가 해외여행에 필수템으로 자리잡은 트래블카드를 따로 발급받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충전돼 있는 카카오페이머니로 바로 결제하고 한국에 돌아와도 카카오페이머니 그대로 사용하면 되기 때문에 환전의 절차가 필요가 없다”며 “현금 결제로 인해 동전이 발생하지도 않고 결제 내역도 카카오톡 안에서 확인되기 때문에 편하다”고 말했다. 실생활에 자리 잡은 ‘모바일 결제’카카오페이의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는 이미 대부분의 가맹점에서 이용이 가능해져 ‘지갑 없는 시대’를 여는 주역이 됐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 3월 발표한 ‘2024년 중 국내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전체 이용규모 중 모바일기기 등을 이용한 결제 비중은 2023년 50.5%에서 지난해 52.4%로 확대됐다. 이 중에서도 카드 기반의 간편지급 서비스의 결제 비중은 51.1%로 전년 48.5%보다 증가했음은 물론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반면 실물카드 결제 비중은 2023년 49.5%에서 지난해 47.6%로 감소세에 있다.카카오페이는 최근 실적도 이같은 추세를 반영해 나타났다. 카카오페이의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2% 증가한 2199억원을 기록했다. 연결 영업이익은 44억원, 당기순이익은 14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창사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연결 기준 분기 흑자를 기록한 셈이다.여기에는 오프라인 및 해외 결제 확대에 힘입은 결제 매출이 1.9% 증가하며 전체 성장 흐름에 기여했다.카카오페이의 올해 1분기 전체 거래액은 44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는데, 이 중 결제가 7%, 오프라인 결제 42%, 해외 결제 20% 등 결제 영역이 크게 성장하며 카카오페이가 실생활을 기반으로 확대되고 있음이 증명됐다.카카오페이는 이런 오프라인 인프라를 역으로 이용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 왔을 때 카카오페이를 통해 자국의 페이로 연계 결제할 수 있도록 ‘인바운드 해외결제’도 키우고 있다. 특히 한국 방문객의 약 80%를 차지하는 아시아 주요 국가 페이 사업자들과 기술 연동을 이미 완료했거나 추진하는 중이다.소상공인들이 관광특수를 누릴 수 있도록 QR인프라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알리페이나 마카오의 엠페이(Mpay), 싱가포르 이지링크(Ezlink), 필리핀 지캐시(Gcash), 이탈리아 티나바(Tinaba) 등 19개 해외 페이 서비스를 연동, 외국인 관광객이 모바일 오프라인 결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놨다. 현재는 일본 페이페이와도 연동 작업 중에 있다.카카오페이 측은 “카카오페이는 해외 결제 시 사용자의 부담감과 복잡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더욱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하고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2025.05.20 07:30
산업

신세계, 1분기 영업익 1323억원…"내수 침체에도 선전"

신세계가 올해 1분기 내수 소비 침체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며 선전했다.신세계는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8780억원, 영업이익 1323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8.8% 줄었다.백화점 사업은 1분기 매출 1조7919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 1조8014억원에 준하는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10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연결 자회사는 체질개선과 해외 판매처 확대 등을 통한 성장 기틀을 마련, 향후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였다.신세계디에프는 매출 5618억원, 영업손실 23억원을 냈다. 매출은 15.4% 늘었지만 인천공항 정상 매장 전환에 따른 임차료 증가로 영업이익은 적자전환 했다. 전년 하반기 희망퇴직 실시, 올해 1월 부산점 폐점 등 경영 효율화 노력으로 직전분기 영업손실 345억원과 비교해 적자폭을 크게 개선했다.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출 3042억원, 영업이익 47억원을 올렸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58.3% 감소한 수치다.신세계센트럴은 영업비용 증가로 매출은 0.3% 감소한 887억원, 영업이익은 15.3% 감소한 222억원을 기록했다.신세계라이브쇼핑은 뷰티와 건강식품의 매출 호조로 매출 811억원, 영업이익은 57억원의 성과를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1.8% 늘었다.신세계까사는 올 1분기 환율 변동에 따른 원자재 가격 인상과 국내 건설 경기 침체 등으로 매출은 9.1% 줄어든 623억원, 영업이익은 90% 감소한 1억원을 기록했다.신세계 관계자는 "어려운 업황과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비 지출에도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유지한 점에 의미를 둔다"며 "앞으로 각 사의 체질 개선을 통해 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2025.05.13 16:43
경제일반

백화점·대형마트 ‘황금연휴 특수’ 누렸다···매출 껑충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5월 초 '황금연휴' 덕을 톡톡히 봤다.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1∼6일 롯데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늘었다.시계와 장신구(주얼리) 상품 매출이 45%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고 스포츠·남성패션(각 35%)도 높은 신장률을 나타냈다. 점포 내 맛집을 찾는 고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식음료 매출도 25%가량 늘었다.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은 23.8%, 현대백화점은 21.8% 각각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연휴 사이 간간이 비가 내리는 등 날씨가 좋지 않아 실내 쇼핑객이 늘어난 데다 어린이날(5일)과 어버이날(8일) 등을 위한 선물 수요까지 겹친 영향으로 업계는 분석했다.연휴 기간 대형마트에선 신선·가공식품을 비롯한 먹거리가 잘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1∼6일 대형 할인행사 '고래잇페스타'를 진행한 이마트의 경우 한우와 수입고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75%, 30% 늘었다.야외 활동을 계획한 고객들을 겨냥해 준비한 즉석조리식품(델리) 매출도 2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롯데마트 역시 과일(30%↑)과 육류(5%↑) 등 농축산물 구매 수요가 전체 판매 실적을 견인하며 전체 매출이 5%가량 늘었다.마트 업계 관계자는 "비용 부담으로 긴 연휴에도 여행을 가지 않는 '집콕족'이 많아지면서 덩달아 집밥 수요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2025.05.07 17:10
산업

'실적둔화' LG생건·아모레·애경 대형 뷰티사의 고민 “길게 봐야 하는데”

국내 대형 K뷰티 기업들이 1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했다. 지난 28일 LG생활건강을 시작으로, 애경산업과 아모레퍼시픽도 순차적으로 1분기 성과 공시를 앞두고 있다. 글로벌 전역에 한국산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 달리 대형 3사의 1분기 실적은 사뭇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K뷰티의 미래를 위해서는 기술력이 집약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가 선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LG생활건강은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이 1조69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줄고, 영업이익은 1424억원으로 5.7%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생활용품 및 데일리뷰티를 포함하는 HDB(Home Care & Daily Beauty) 부문은 선방했지만 뷰티 부문은 아쉬움이 컸다. LG생활건강의 뷰티 부문은 면세점과 방문판매 등 전통 판매 채널의 부진으로 매출이 3.4% 줄어든 7081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도 11.2% 줄어든 589억원에 머물렀다.다른 뷰티 대기업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애경산업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511억원, 영업이익은 60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0.7%, 영업이익은 63.3% 감소한 수치다. 특히 화장품 사업의 1분기 매출액은 459억원, 영업이익 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2%, 88.4% 줄었다. 30일 실적 발표를 앞둔 아모레퍼시픽은 그나마 낫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북미 사업 호조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한 1조330억원, 영업이익은 36.9% 늘어난 995억원 수준으로 내다봤다. 아모레퍼시픽이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최근 세계적인 K뷰티 인기와 비교하면 대형 3사가 다소 고전하는 모양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화장품 책임판매업체는 3만1524곳으로 4년 전인 2019년(1만5705곳)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 코스맥스나 한국콜마 같은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을 통한 화장품 생산과 브랜드 론칭이 쉬워진 결과다. 그러나 자체 기술력 없이 아이디어와 콘셉트로 승부를 보는 브랜드는 오래 가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실제로 K뷰티는 2000년대 초반부터 미샤·더페이스샵·에뛰드 등 중저가 로드숍 브랜드의 인기에 힘입어 첫 번째 전성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독보적인 기술 투자 없이, 톡톡 튀는 개성과 아이디어로만 승부를 봤던 K뷰티는 곧 중국의 C뷰티에 따라 잡혔다. ODM사를 통해 ‘메이드인 코리아’를 찍어 싼 가격에 내놓는 C뷰티를 이길 재간이 없었다. 김주덕 성신여자대학교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한국 뷰티 산업이 길게 가기 위해서는 막대한 기술 투자를 바탕으로 한 독보적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시세이도’ 프랑스 ‘로레알’처럼 뛰어난 기술을 갖춰야 스테디 셀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K뷰티가 반짝 인기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중저가 인디브랜드 외에도 LG생활건강이나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과 같은 기술 투자 기업의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가 성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현재 K뷰티가 일본 등에서 다시 붐을 일으키지만 관건은 기술력”이라면서 “북미와 유럽에서 ‘설화수’나 ‘후’ 등이 지금보다 더 선전해야 시장이 훨씬 커질 수 있다. 시슬리나 로레알은 어느 면세점에 가도 찾는다”고 강조했다. 국내 뷰티 대기업 A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트렌드와 가성비에 맞는 한국 화장품 위주로 글로벌에서 인기”라며 “후나 설화수처럼 프리미엄 브랜드를 갖춘 대기업은 기술 보안과 생산 특성상 유행에 빠르게 대처하기 어려워 이중고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5.04.3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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