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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식음료 계열사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가격 인상 '앞장'
'유통 공룡' 롯데그룹의 식음료 계열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앞다퉈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혼란을 틈타 탄산음료는 물론 생수·햄버거까지 가격을 올리고 있다. 인상 요인은 매번 똑같다.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상승 부담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워진 서민 경제를 고려하지 않고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롯데발 도미노 가격 인상' 우려도 나온다. 1일부터 사이다·햄버거값 올라 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이달 1일부터 칠성사이다·펩시콜라·마운틴듀 등 14개 브랜드의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되는 브랜드는 칠성사이다 6.6%, 펩시콜라 7.9%, 마운틴듀 6.3%, 밀키스 5.2%, 레쓰비 6%, 핫식스 8.9%, 트레비 6%, 아이시스8.0 6.8% 등으로 평균 7% 인상된다. 이번 일부 음료 출고가 조정은 지난 2015년 1월 이후 약 6년 만이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원가 개선과 비용 효율성 제고로 가격 조정을 억제했지만, 유통환경 변화와 인건비 상승 부담으로 제품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며 "소비자 부담을 더 하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외식사업 계열사 롯데GRS도 이날부터 프랜차이즈 브랜드 롯데리아의 메뉴 25종 가격을 100∼200원 인상한다. 대상 제품은 버거류 13종, 디저트 7종, 음료 2종, 치킨 메뉴 3종이다. 제품별로 각각 100원에서 200원씩 가격이 인상되고 평균 인상률은 약 1.5% 수준이다. 롯데리아 가격 인상은 2019년 12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제품별로 한우불고기버거가 단품, 세트 모두 200원씩 인상돼 각각 7000원에서 7200원, 8700원에서 8900원으로 오른다. 핫크리스피버거도 200원 인상되고 디저트류 중에서는 지파이 하바네로가 200원, 지파이고소한 맛이 100원 인상된다. 롯데GRS 역시 인건비 상승, 식자재 수입국의 수급 불안정과 단가 인상, 결제 수수료 증가 등을 가격 인상의 이유로 들었다. 회사 관계자는 “각종 부대 비용 상승 등 경제적 요인들로 인해 불가피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인기제품은 기존 가격을 유지하는 등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혼란 속 기습 인상 반복…업계 도미노 인상 우려 롯데 계열사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업계 안팎에서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부담을 가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롯데 계열사들은 지난해에도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기습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서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은 바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코로나19 1차 유행기였던 지난해 4월 소매점에서 팔리는 칠성사이다·펩시콜라 355㎖ 캔 제품을 330㎖로 대체, '꼼수 가격 인상' 논란에 휩싸였다. 용량이 약 7%인 25㎖ 줄었으나 롯데칠성은 출고가를 동일하게 해 사실상 가격을 7% 올린 효과를 봤다. 롯데푸드 역시 지난해 6월 편의점에 납품되는 뽀모도로 스파게티의 가격을 은근슬쩍 3800원에서 최근 4300원으로 올렸다. 상승률은 13.2%에 달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9월 1일부로 목캔디와 찰떡파이의 가격을 순차적으로 평균 10.8% 인상했다. 더 큰 문제는 롯데의 가격 인상이 후발 업체들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1등 업체가 단행하면 후발 기업들이 줄줄이 동참하기 때문이다. 소비자 비판을 덜 받는다는 심리가 작용해서다. 특히 프랜차이즈 업계는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맥도날드, 버거킹 등 다른 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리아가 가격 인상의 포문을 연 만큼 그동안 가격을 동결해왔던 다른 햄버거 프랜차이즈들도 가격 인상 카드를 언제 꺼낼지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업계의 가격 인상이 줄줄이 이어질 경우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2.01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