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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연장전 환상 발리킥' 日 우승시킨 재일교포 이충성, 은퇴 후 근황은? 투자부터 경영·지도까지 '바쁘다 바빠'

재일교포 축구 선수 출신 이충성(일본명 리 타다나리)이 특별한 근황을 전했다. 정골원(접골원) 경영자이자 개인 투자자로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충성은 2004년 대한민국 19세 이하(U-19)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된 재일교포 공격수다. 2007년 일본으로 귀화해 일본 국적을 얻은 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 국가대표로 출전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1년 열린 카타르 아시안컵 결승전에선 연장전 환상 발리킥으로 일본의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누비고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간 뒤 지난 2023년 은퇴했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아넥스에 따르면, 은퇴한 그는 현재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개인 투자자로 활동 중이다. 선수 커리어 말기부터 투자에 관심을 갖고 증권사 애널리스트 시험 참고서를 탐독한 끝에 현재는 20년 현역 시절 동안 모은 자산을 운영 중이라고 전해졌다. 이충성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축구선수는 수명이 있지만, 투자자에게는 수명이 없다. (94세의) 워런 버핏도 (향년 99세로 지난해 세상을 떠난) 찰리 멍거도 현역이다"라며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계속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직업을) 굉장히 동경한다"고 말했다. 이충성이 투자에 관심을 갖게된 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우샘프턴 시절(2012~2014년)이었다. 여러 선수가 부동산 등 투자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이충성은 동료들과 식사 자리에서 경영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고 돌아봤다. 그는 "휴식 시간을 어떻게 쓸지는 선수들의 몫이다. 어떤 선수는 비디오 게임을 하고 파칭코를 하는 선수도 있다. 나는 프리미어 선수들에게 자극을 받아 경영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돌아봤다. 투자자 외에도 접골원 경영도 하고 있다. 우라와 레즈(2014~2018년) 도쿄에서 개업한 정골원은 현재 11년째를 맞고 있다고. 개업 당시 우라와 구단 프런트와 페트로비치 감독과 마찰을 빚었으나 버텨낸 끝에 현재에 이르렀다. 본업인 축구도 잊지 않았다. 차세대 스트라이크 육성을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 3년 동안 47개의 도도부현을 돌며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을 상대로 지도할 계획이다. 동남아시아에서 뛰고 있는 일본인 선수들의 매니지먼트와 현역 J리거들의 개별 지도도 하는 등 축구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축구가 나를 키워줬다. 죽을 때까지 축구와 함께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윤승재 기자 2025.02.26 11:41
스포츠일반

배드민턴협회 “부조리한 국대 운영지침 개정했다…변화 보여주기 위해 밤낮 고민”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입장문을 발표하고, 현 상황과 향후 운영 계획을 밝혔다.배드민턴협회는 23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의 대한배드민턴협회 ‘사무검사 결과’에 따른 협회의 개선사항 및 2024 파리올림픽 포상식 개최 알림”이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냈다.배드민턴협회는 “국가대표 선수단의 운영 실태를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우리는 국가대표 선수들과 면담을 진행하였고, 선수들과의 소통을 위한 설명회를 개최하여 선수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였으며, 일부 부조리한 국가대표 운영지침을 개정했다”고 밝혔다.문체부는 지난달 31일 배드민턴협회 사무 검사 및 보조사업 수행점검 결과 브리핑에서 김택규 회장의 해임을 요구했다.문체부는 만약 배드민턴협회가 김택규 회장 해임 등 자체 개선을 하지 않을 경우 향후 관리 단체 지정을 추진하거나 예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배드민턴협회는 “승강제리그 및 유소년 클럽리그 보조금법 위반 지적에 대해선,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침을 준수하여 사업계획에 대한 상위기관의 승인 하에 보조금 신청, 집행 및 공인회계기관을 통한 정산 검증을 완료하는 등 지침을 준수한 보조금 사용 절차로 이루어졌으며, 이를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이어 “문화체육관광부는 협회에 2개월의 기간을 부여하며, 금년 내에 조치 요구 사항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우리는 변화에 대한 의지와 결과를 관련 부처는 물론, 배드민턴을 사랑하고 응원하는 모든 분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밤낮으로 고민을 거듭하고 있으며, 면담과 설명회,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배드민턴협회 입장문.지난 10월 31일,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배드민턴협회 사무검사 발표 이후, 우리 협회는 현재 상황을 최대 위기와 더 발전하고 화합하는 계기로 인식하며,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일부 잘못된 제도와 규정을 개선하고, 국가대표팀 운영 및 협회 운영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국가대표 선수단의 운영 실태를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우리는 국가대표 선수들과 면담을 진행하였고, 선수들과의 소통을 위한 설명회를 개최하여 선수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였으며, 일부 부조리한 국가대표 운영지침을 개정하였습니다.또한, 용품 후원사와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계약 조항 변경을 위해 세 차례의 회의를 진행하였고, 의견 차이를 조율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택권을 존중하면서도, 특정 선수를 제외한 다수의 선수가 후원의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시·도 협회장, 전국규모 연맹체 회장, 집행부 임원 등 다양한 인사들이 참여한 비상대책 회의를 개최하였고, 전국 각지의 배드민턴 관계자들과 10여 차례의 간담회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제도 개선 요구사항에 대한 현안을 설명하고, 개선을 위한 의견을 수렴하였습니다.승강제리그 및 유소년 클럽리그 보조금법 위반 지적에 대해선,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침을 준수하여 사업계획에 대한 상위기관의 승인 하에 보조금 신청, 집행 및 공인회계기관을 통한 정산 검증을 완료하는 등 지침을 준수한 보조금 사용 절차로 이루어졌으며, 이를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문화체육관광부는 협회에 2개월의 기간을 부여하며, 금년 내에 조치 요구 사항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이에 우리는 변화에 대한 의지와 결과를 관련 부처는 물론, 배드민턴을 사랑하고 응원하는 모든 분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밤낮으로 고민을 거듭하고 있으며, 면담과 설명회,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아울러 2024 파리올림픽에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16년만에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단에 대한 포상식을 진행할 예정이며, 금메달 1억원, 은메달 선수 각 5천만원 등 선수단에 총 3억원의 포상금이 지급되며 '원천요넥스 코리아주니어대회'가 열리는 경남 밀양시 아리나 호텔에서 11월30일 개최될 예정입니다.우리 협회는 현 상황 해결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협회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잘못된 제도와 규정을 적극적으로 개정할 것입니다. 또한 이번 일을 교훈 삼아 배드민턴 종목이 누구에게도 부끄러움 없고 사랑받는 체육단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김희웅 기자 2024.11.23 18:23
스포츠일반

대한탁구협회, 파리 올림픽 대표팀에 총 1억5천만원 규모 포상금 지급

대한탁구협회(회장 유승민)가 지난 파리올림픽에서 12년 만에 값진 메달을 획득하는 성과를 낸 국가대표팀에 대한 포상을 실시했다.협회는 9월 2일 서울올림픽회관에서 개최한 정기 이사회에 앞서 포상금 전달식을 따로 열고 올림픽 파견 국가대표 선수단 및 지원팀 총 20명에게 성과에 따른 포상금과 격려금을 차등 지급했다. 지급된 포상금은 동메달 2개를 획득한 신유빈에게 3000만 원 등 총 1억 5000만 원 규모에 달했으며, 신한금융그룹, 대한항공 등 대한탁구협회 후원사들의 올림픽 기부금과 협회 자체 포상금 규정에 따라 마련된 것이다. 지난 파리올림픽에서 대표팀은 임종훈(한국거래소)-신유빈(대한항공) 조가 혼합복식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단체 은메달 이후 12년간 막혀있던 올림픽 메달의 물꼬를 열었고, 신유빈, 전지희(미래에셋증권), 이은혜(대한항공)가 함께 뛴 여자단체전에서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동메달을 따내는 활약을 펼쳤다.비단 성적을 넘어 이번 올림픽에서 대표팀은 환상의 팀워크로 국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었다. 협회는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와 의무트레이너 등 지원팀에게도 격려금을 지급하며 의미 있는 성과에 대한 노고를 치하했다. 지난 4년간의 노력을 각별한 성적으로 증명해낸 대표팀은 이제 또 다른 도전을 향해 나아간다. 10월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와 지난해 준우승 성과를 냈던 혼합단체전이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리는 등 올해도 굵직한 이벤트들이 남아있다. 선수단을 대표해 포상금을 전달받은 오광헌 여자대표팀 감독은 “유승민 회장 이하 협회 임직원을 비롯한 수 많은 분들의 지원과 국민들의 성원이 합쳐져 이번 올림픽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서든 한국 탁구를 위해 최선을 다해 뛰는 일꾼이 되겠다”는 각오와 다짐을 전했다. 유승민 회장은 “먼저 대표팀의 선전을 응원하기 위해 특별히 지원해 주신 신한금융그룹 진옥동 회장님과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님께 감사드린다. 큰 활약으로 국민들께 잊지 못할 선물을 안겨준 대표팀이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대표팀이 활약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이은경 기자 2024.09.02 15:55
스포츠일반

여자 탁구 16년 만의 값진 동메달… SBS 현정화 “노메달 복수 기분 좋아” [2024 파리]

SBS가 중계한 한국과 독일의 여자 탁구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이 독일을 3-0으로 꺾고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동메달을 수확하는 장면에 많은 시청자들이 열광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대회를 마감한 탁구에서 갚진 동메달이 나왔다. 여자 탁구대표팀은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을 상대로 3-0 손쉽게 경기를 제압했다. 현정화 SBS 해설위원은 경기 전 “메달을 못딴지 16년이 됐다”며 “그동안 탁구 왜이러냐 소리 많이 들었는데 이번 기회에 좀 그만듣고 싶다. 우리 선수들이 온 힘을 쏟아부었으면 좋겠다”고 선전을 기원했다. 그 기대에 부응하듯 신유빈, 전지희, 이은혜가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독일을 꺾고 16년 만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정화 해설위원은 “여자 탁구에서 우리가 노메달이었는데 복수를 해줘 기분이 너무 좋다”며 업적을 달성한 후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현정화 위원에 이어 32년 만에 멀티 메달리스트에 등극한 신유빈은 여자 단체전까지 포함해 이번 대회에서 혼합 복식, 여자 단식까지 동메달 결정전을 3번 치렀다. 경기 후 그는 “경기 수가 많아 지치기도 했지만 언니들이 있어 정신적으로 더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지희도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못했을 일이다. 모두 다 최고”라며 서로 끌어안았다. 특히 사전 인터뷰에서 SBS 인기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 팬심을 드러낸 신유빈은 “비행시간이 길 때 저장해서 본다”며 제작진을 향해 “열심히 챙겨보고 있다. 스태프로 출연해도 재밌을 거 같다. 준비 돼있다. 힘도 잘 쓴다”고 출연 희망을 드러냈다.‘장미란 키즈’ 김수현은 2022 도쿄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도 판정에서 눈물을 삼켰다. 자신의 원래 체급인 76㎏이 없어 급하게 증량을 해 81㎏에 출전한 김수현은 인상 110㎏, 용상 140㎏ 합계 250㎏ 6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용상 2차에서 147kg에 성공했지만, 재판독 결과 판정이 뒤집혔을 때 배성재 캐스터는 “정신적인 부분을 많이 가다듬기 위해 훈련 일지에 꼼꼼하게 적으면서 대회를 준비했다고 한다”며 훈련 과정을 전하며 아쉬워했다. 윤진희 해설위원은 “도쿄에 이어 파리까지 당신의 도전은 멋있다”고 박수를 보냈다. 장연학은 역도 남자 102㎏ 경기에서 인상 173㎏, 용상 200㎏, 합계 373㎏을 들어 9위를 기록했다. 스포츠 클라이밍의 서채현은 콤바인(볼더링+리드) 여자 결승에서 합계 105.0점(볼더링 28.9점, 리드 76.1점), 6위로 대회를 마쳤다.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도쿄올림픽보다 순위를 두 계단 끌어올렸다. 도은나 해설위원은 “서채현의 경기에 관중들도 인상깊게 기억할 것 같다”고 높이 평가했다.이다빈은 로레나 브란들(독일)을 라운드 점수 2-1로 누르고 동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3라운드 종료 30초 뒤후려차기로 브란들의 머리 보호구를 날려버리며 경기장을 뜨겁게 만들었다. 차동민 해설위원은 “무리하지 말고 동작은 작게 날렵하게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이다빈의 뒤후려차기가 나오자 “마치 경기를 끝내주듯이 헤드기어를 벗겨지게 했다”며 환호했다.우상혁은 높이뛰기 결승에서 2m27로 7위에 그쳤다. 아쉽지만 꿈에 그리는 올림픽 메달은 4년 뒤를 기약했다. 배성재 캐스터와 박태경 해설위원은 환호와 탄식의 반응으로 시청자와 같은 마음으로 중계했다.박태경 해설위원은 “본인의 경기력을 마음껏 펼치지 못할 만큼 올림픽 무대가 주는 압박감이 이렇게 크다. 무슨 위로의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 심리적 부담감이 정말 컸을 것”이라며 “표정이 정말 씁쓸해 보인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이 시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너무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도전이 실패라고 절대 얘기할 수 없다. 다음 올림픽에서 충분히 메달을 획득할 수 있으니 너무 기죽지 말고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긍정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배성재 캐스터도 “우상혁의 도전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여러 국제 경기가 많기 때문에 컨디션을 잘 유지해야 한다”고 힘을 북돋았다.SBS는 11일 오후 역도 여자 +81kg급 박혜정, 여자 근대 5종 성승민 김선우 경기를 중계한다. 오는 12일 폐회식을 끝으로 대한민국 대표팀과 함께한 여정을 마무리한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4.08.11 08:34
메이저리그

어느 나라든...믿음의 야구는 매력적이다

일본 야구가 최종 무대 길목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좋은 기운을 탔다. 야구팬이 가장 좋아하는 코드가 앙상블을 이뤘다. 일본은 지난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3 WBC 멕시코와의 준결승전에서 6-5로 승리했다. 미국이 선착한 결승에 오르며 2006년 1회, 2009년 2회 대회에 이어 세 번째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상대는 '도깨비 팀' 멕시코. 1라운드에서 미국을 11-5로 이기더니, 약체 영국전에선 2-1로 간신히 이겼다. 하지만 8강전에서 죽음의 조(D조)에서 살아남은 푸에르토리코에 승리(스코어 5-4)하며 대회 4강다운 저력을 보여줬다. 이날 준결승전에서도 일본을 몰아붙였다. 4회 초 루이스 유리아스가 '퍼펙트 피처' 사사키 로키를 상대로 스리런 홈런을 치며 기선을 제압했고, 7회 말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동점 홈런을 맞은 뒤 바로 나선 공격에서 랜디 아로자레나와 알렉스 버두고, '알동(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소속 강타자들이 차례로 안타를 때려내며 다시 앞서갔다. 8회까지 5-4로 앞섰다. 일본의 역전 드라마는 9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선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멕시코 마무리 투수로 나선 지오반니 가예고스의 초구 바깥쪽(좌타자 기준) 체인지업을 당겨쳐 우중간을 갈랐다. 마치 야수가 없는 위치에 조준한 것처럼 가볍고 정확한 스윙을 보여줬다. 헬멧까지 벗고 내달린 그는 2루를 밟은 뒤 더그아웃을 향해 포효하며 일본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우려 했다. 에이스이자 주축 타자이자 리더 역할까지 해낸 오타니였다. 다른 메이저리거 요시다는 가예고스를 상대로 볼넷을 얻어내며 역전 주자로 나섰다. 그리고 이 경기 하이라이트이자 이번 대회 명장면이 나왔다. 앞선 5경기에서 17타수 4안타에 그쳤던 '거포' 무라카미 무네타가 타석에 나선 것. 무라카미는 한국 야구팬에게도 유명하다. 2022시즌 일본 리그에서 홈런 56개를 치며 일본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운 선수다. 최연소 타격 3관왕(타율·홈런·타점)까지 해냈다. 오타니-무라카미-요시다로 이어지는 일본 클린업 트리오의 화력은 북·중미 국가들에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무라카미는 이번 대회 내내 부진했다. 한 일본 언론은 오타니를 의식한 무라카미가 타격 밸런스에 흔들리는 문제를 겪고 있다는 시선을 갖기도 했다. 일본팬 사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왔다. 이날 멕시코전도 무라카미는 앞선 4타석에서 삼진 3개를 당했다. 요시다가 7회 말 동점 3점 홈런을 친 뒤에 나선 4번째 타석에서는 김새는 팝플라이로 물러나기도 했다. 그런 무라카미가 오타니와 대주자 유쿄 슈토를 누상에 두고 나선 9회 말 5번째 타석에서 가예고스의 시속 151㎞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을 갈랐다. 오타니가 3루를 돌 때 더그아웃에 있던 일본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로 뛰쳐나왔다. 승리를 예감했다. 발 빠른 슈토까지 홈인.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무라카미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듯 동료들과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은 강공을 선택했다. 그의 머릿속에 희생번트는 없었다. 무라카미가 일본에 승리를 안길 것이라고 믿었다. 오히려 무라카미가 자발적으로 번트를 댈까 고민했다고. 믿음에 부응한 무라카미는 경기 뒤 사령탑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역전 기회를 연 오타니는 "무라카미가 그동안 힘들었을 텐데 마지막에 정말 좋은 스윙을 했다. 내가 출루하면 그가 쳐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후배의 공을 치켜세웠다. 무라카미의 멕시코전 반전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부진을 털고 한국의 일본전 승리를 이끈 이승엽을 떠올리게 했다. 이승엽은 이전까지 1할대 타율에 그치며 부진했지만, 일본과의 준결승전 2-2로 맞선 8회 타석에서 이와세 히토키를 상대로 역전 투런 홈런을 쳤다. 그는 경기 뒤 눈시울을 붉혔고, 김경문 당시 대표팀 감독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한국의 국민 타자와 이제 553경기(5시즌)밖에 뛰지 않은 일본의 신성 거포를 비교하려는 게 아니다. 어떤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도 쉽게 빼기 어려운 선수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점을 고려해도 '믿음의 야구'가 빛 발한 이날 무라카미의 홈런은 강렬하고 매력이 있었다. '현미경 야구'로 불릴 만큼 분석에 능한 일본 야구대표팀이 이성보다 감성을 바탕으로 선택해 얻은 결과였기에 더욱 그랬다. 안희수 기자 2023.03.22 00:06
프로야구

[KBO리그 40년 The moment] 막 올린 SK 왕조, 최고의 KS 명승부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SK 왕조의 서막 SK(현 SSG)는 정규시즌 73승 5무 48패를 기록,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2차전을 모두 내줘 통합 우승 도전에 암운이 드리웠다. 하지만 3차전 마이크 로마노의 호투와 상대 실책을 묶어 반격했다. 4차전은 정규시즌 내내 기대를 밑돌았던 신인 김광현의 7과 3분의 1이닝 무실점 호투를 발판 삼아 4-0으로 이겼다. 이어 5~6차전까지 모두 이긴 SK는 사상 최초로 한국시리즈 1~2차전을 내주고도 우승하는 팀으로 우뚝 섰다. SK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라, 세 차례(2007, 2008, 2010) 우승으로 왕조를 건설했다. ②김성근 감독 첫 우승 2006시즌 종료 후 SK 지휘봉을 잡은 김성근 감독은 낮에는 강훈련, 밤에는 정신교육을 통해 선수들에게 근성을 심어줬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도자를 맡았던 그는 OB-태평양-쌍방울-LG 등 중하위권 팀을 상위권으로 올리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정작 우승을 경험하진 못했으나, 2007년 SK에서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달성, 뒤늦은 전성기를 열었다. ③왕조의 라이벌 두산 김경문 감독이 이끈 두산은 빠르고 끈끈한 팀이었다. 2007년 최초로 한 팀에서 30도루 이상 선수를 세 명(이종욱-고영민-민병헌)이나 배출했다. 리오스가 정규시즌 MVP, 임태훈이 신인상을 차지했다. 2004년 두산 사령탑에 부임한 김경문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두 번째 고배를 마셨지만, 4시즌 동안 3차례나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아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후에도 두산은 SK와 여러 차례 명승부를 펼쳤다. 현대는 11년간 지휘봉을 잡은 김재박 감독이 LG로 떠난 뒤 김시진 감독과 계약했다. 하지만 모기업의 재정난 덕에 정상 운영이 어려웠다. 결국 KBO의 야구발전기금을 지원받아 간신히 시즌을 치렀다. 2007년 1월 농협의 인수 추진이 불발됐고, 시즌 막판에는 STX 인수설이 퍼졌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현대는 2007시즌을 끝으로 간판을 내렸다. 네이밍 스폰서를 내세운 우리 히어로즈가 해체된 현대 선수단과 프런트를 승계해 재창단했다. ⑤양준혁 최초 2000안타 6월 9일 잠실 두산전 9회, 삼성 양준혁이 우완 이승학으로부터 중전 안타를 뽑아 KBO리그 최초로 개인 통산 2000안타를 기록했다. 이 순간, 그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양준혁은 통산 2318안타를 기록한 뒤 2010년 은퇴했다. 2022년 정규시즌까지 통산 2000안타를 고지를 밟은 선수는 총 16명이다. ⑥리오스 20승, MVP, 진기록까지 2002년 KIA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입성한 리오스는 2007년 두산 소속으로 22승 5패 평균자책점 2.07을 기록했다. 1999년 정민태(1구원승 포함) 이후 8년 만의 20승 투수이자 1995년 이상훈 이후 12년 만에 선발 20승을 달성했다. 6월 16일 인천 SK전 8회에는 정확히 9개의 공으로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 역대 최초로 1이닝 9구 3탈삼진 기록을 세웠다. 정규시즌 MVP와 골든글러브까지 휩쓸었다. ⑦이만수 팬티 퍼포먼스 이만수 SK 수석코치는 "문학구장에 만원 관중이 들어차면 팬티만 입고 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2007년 5월 26일 문학구장에는 2년 만에 만원 관중이 입장했다. 이 수석코치는 클리닝타임 때 뒷부분이 벌거벗은 엉덩이 모양으로 제작된 팬티를 입고 팬·구단 직원 22명과 함께 팬티 퍼포먼스를 펼쳤다. ⑧해외파 복귀 지명 2007년 1월 단장 회의와 이사회를 거쳐 해외파 선수의 국내 복귀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특별규정을 만들었다. 미국 무대에 진출한 선수는 현지 팀의 엔트리에서 제외된 후 2년 동안 국내 프로야구에 복귀할 수 없다는 규정에 예외를 둔 것이다. KIA 최희섭, 롯데 송승준, LG 류제국, 삼성 채태인, 두산 이승학, 현대 김병헌 등을 지명했다. 당시 SK의 지명을 받은 추신수는 2021년 SSG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했다. ⑨이현곤 타격왕, 송진우 최고령 출장 KIA 이현곤이 타격왕(0.338)과 최다안타(153개) 2관왕을 차지했다. 이현곤은 프로 통산 12시즌 통산 타율은 0.272다. 한화 송진우는 5월 26일 대전 두산전에서 역대 투수 최고령 출장 기록(41세 3개월 10일)을 세웠다. 2009년 은퇴한 송진우의 최고령 출장 기록(43세 7개월 7일)은 아직 깨지지 않았다. ⑩베이징 올림픽 예선 대만에서 열린 제24회 아시아선수권이 열렸는데, 2008 베이징 올림픽 본선 직행 티켓 한 장이 걸려있었다. 김경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대표팀에 박찬호가 합류했지만 서재응, 김병헌, 구대성, 이승엽 등이 빠져 최상의 전력은 아니었다. 한국(2승 1패)은 결승 리그에서 일본(3승)에 패해 직행 티켓 확보에 실패했다. 2008년 3월 대륙별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한국은, 결국 그해 베이징 올림픽 본선에서 금메달 신화를 이뤘다. 이형석 기자 사진=IS포토·한국프로야구 30년사·연합뉴스 2022.12.27 09:00
프로야구

국민타자 VS 국민 유격수, 동갑내기 40대 사령탑의 뜨거운 지략 대결

1976년생 동갑내기 '국민 타자(이승엽)'와 '국민 유격수(박진만)'가 내년부터 두산 베어스-삼성 라이온즈 사령탑으로 맞붙는다. 두 감독의 맞대결은 벌써 KBO리그의 흥행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은 18일 박진만 감독대행과 정식 계약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 3년, 총 12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2억 5000만원, 옵션 연 5000만원)의 조건이다. 앞서 두산은 3년 총 18억원(계약금 3억, 연봉 5억)에 이승엽 KBO 총재 특보를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한다고 14일 발표했다. 이로써 가을 야구 탈락 팀 중 계약 기간이 1년씩 남은 롯데 자이언츠(래리 서튼)와 한화 이글스(카를로스 수베로)를 제외한 삼성·두산·NC 다이노스(강인권 감독)가 사령탑 선임을 모두 마쳤다. 이승엽과 박진만은 각각 프로야구 삼성(이승엽)과 현대 유니콘스(박진만)를 대표하던 스타였다. 둘은 선수 시절 대표팀에서 굵직한 국제 대회 때마다 호흡을 맞췄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3년 아시아 야구선수권대회, 2006년 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8년 베이징올림픽 등 5차례 국제 대회에서 국가대표로 맹활약했다. 이승엽과 박진만 모두 이들의 프로 데뷔 당시에는 흔하지 않았던 ‘고졸 신화’의 주인공인 것도 공통점이다. 한양대의 강력한 러브콜을 받아 입학 직전까지 갔던 이승엽은 마지막에 마음을 돌려 삼성에 입단했다. 고졸 신인 최고 대우 계약금(1억3200만원)을 받았다. 박진만은 인천고 시절 부상으로 1년을 쉬고, 이듬해인 1996년 고려대 진학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대가 그를 납치하다시피 스카우트했다. 박진만은 당시 야수 최고 계약금(2억 8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승엽은 자타공인 한국 프로야구 최고 홈런 타자다. 통산 홈런 1위(467개), 홈런왕에 5번 등극했다.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 5회 수상했고, 골든글러브는 10차례나 품에 안았다. 박진만은 탄탄한 기본기로 김재박과 함께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 1위(5회)에 올랐다. 우승 반지도 6개 수집했다. 2005년 현대에서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4년 총액 39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로 사인했다. 당시 심정수(4년 60억원) 정수근(6년 40억원)에 이은 역대 최다 금액 3위. FA 제도 도입 이래 2000년~05년 총 42명이 계약했는데, 홈런 타자도 아닌 유격수가 대형 계약을 맺은 건 이례적이었다. 그만큼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승엽과 박진만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출범 40주년을 맞아 선정한 '레전드 40인'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삼성 구단과 이들의 인연이 묘하게 엇갈린 것도 흥미롭다. 대다수 야구팬들은 은퇴 후 필드를 떠나 있던 ‘라이언 킹’ 이승엽이 언젠가 삼성의 지도자로 복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삼성은 2017년부터 구단에서 지도자 생활을 해온 박진만을 차기 사령탑으로 선택했다. 두산은 삼성이 이승엽에게 적극적으로 지도자 러브콜을 보내지 않는 틈을 파고들어 이승엽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승엽과 박진만이 같은 팀에 있었던 건 2017시즌 삼성에서가 유일하다. 이승엽이 현역 마지막을 보낼 때, 박진만은 수비와 1루 주루 코치였다. 이승엽이 2004년 일본 무대로 건너간 뒤 이듬해 박진만이 삼성으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했고, 이승엽이 2012년 삼성으로 돌아오기 전에 박진만이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로 옮겼다. 감독으로 나란히 부임했지만, 지도자로서 출발은 달랐다. 박진만은 은퇴 직후 2016년 SK에서 지도자로 입문해 2017년부터 삼성에서 수비·작전 코치, 퓨처스(2군) 감독을 거쳤다. 올해 8월부턴 1군 감독대행을 맡아 28승 22패를 기록했다. '개인'보다 '팀'을 강조하며 경기와 선수단을 운영했다. 외유내강 스타일이다. 반면 이승엽은 두산 사령탑으로 지도자 첫발을내디딘다. 이승엽 감독은 18일 취임식에서 이를 의식한 듯 "시즌이 시작하면 초보 감독의 평가를 준비된 감독으로 바꾸겠다. 선수들에게 기본기, 디테일, 그리고 팬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또한 "박진만 감독과는 시드니 올림픽부터 국제무대에서 함께 뛴 좋은 친구 사이다. 이제 적으로 만나게 됐다"며 "친구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할 때다. 젊은 감독들이 조금 떨어져 나간 팬들의 발걸음을 다시 불러모으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형석 기자 2022.10.19 03:30
프로야구

국민 감독과 베이징 금메달 영웅이 한자리에…시구, 시포, 공로패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야구의 날'을 맞아 김인식 감독과 김경문 감독에게 공로패를 시상한다. KBO는 오는 23일 고척 KIA 타이거즈-키움 히어로즈전에 두 감독을 초청해 공로패를 전달한다. 김인식 감독은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9년 제2회 WBC 결승 진출을 통해 한국 야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이때 '국민 감독'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이어 2015 프리미어12 초대 우승까지 이끌었다. 김경문 감독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이뤘다. 김경문 감독이 23일 고척 KIA-키움전 시구를 맡고, 베이징 올림픽 우승 당시 포수였던 진갑용 현 KIA 수석코치가 공을 받을 예정이다. '야구의 날'은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8월 23일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됐다. 이형석 기자 2022.08.21 15:02
프로농구

박지수, 안타까운 대표팀 하차...과거 팬 악플에 "우울증 초기" 고통 호소하기도

여자농구대표팀의 센터 박지수(24·196㎝)가 대표팀에서 하차했다. 하차 사유는 공황장애 증상이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1일 "박지수가 최근 과호흡 증세 발현으로 정밀 검사를 받았고, 공황장애 초기라는 진단 결과가 나왔다"며 "모든 훈련을 중단하고 열흘 이상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증상이 완화될 때까지 적절한 치료와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전문의 소견에 따라 박지수의 대표팀 미합류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협회와 박지수의 소속팀 청주 KB는 박지수가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선수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지수는 큰 키와 포스트 기술을 두루 갖춰 한국 여자농구를 이끄는 ‘기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16~17시즌 프로에 데뷔해 신인상을 받았고, 통산 최우수선수(MVP) 3회 수상자다. 대표팀에서는 고등학생이던 2014년부터 활약했다. 박지수는 프로 데뷔 후 여자프로농구(WKBL)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를 오가며 활동했다. 겨울 시즌에는 한국에서, 여름 시즌에는 미국에서 뛰는 강행군을 이어오다가 올해는 WNBA행을 접고 국내 활동에 전념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프로 데뷔 후 빡빡한 일정과 자신에게 쏠린 큰 기대감 때문에 스트레스가 컸던 박지수는 일부 팬의 악성 댓글과 다이렉트 메시지(DM) 때문에 공개적으로 괴로움을 호소한 적도 있다. 박지수는 2020년 1월 자신의 SNS에 “농구를 포기하고 싶다”는 글을 새벽에 올려 팬들의 걱정을 샀다. 당시 그는 “조금 억울해도 항의 안하려고 노력 중인데 ‘표정이 왜 저러냐’거나 ‘싸가지가 없다’는데 매번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 귀에 안 들어올 것 같으셨나요”라며 “올 시즌 초 우울증 초기 증세를 겪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이번에 대표팀 하차 결정이 났을 정도로 박지수의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이전보다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선민 감독이 지휘하는 여자농구대표팀은 1일 충북 진천선수촌에 선수 16명을 소집할 예정이었으나 박지수가 빠지면서 15명이 모이게 됐다. 이은경 기자 2022.08.01 16:02
스포츠일반

계영이 별 거냐? 네, 별 겁니다 [이은경 스톱.워치]

“목표는 계영 800m 아시안게임 금메달입니다.” 지난해 봄, ‘수영 천재’ 황선우(19·강원도청)의 등장에 수영계가 흥분해 있을 때였다. 이정훈 경영대표팀 총감독과 전화 인터뷰를 하던 중 이정훈 감독이 자신 있는 목소리로 이 말을 꺼냈다. 순간 ‘감독님, 꿈이 너무 큰 거 아닙니까’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다가 들어갔다. 계영이라니. 그건 한국 수영이 국제 대회에서 ‘참가에 의의를 두는’ 종목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중국과 일본의 두꺼운 선수층을 보면 아시아 정상은 턱도 없어 보였다. 미국이나 호주 같은 세계 최고 수영 강국 선수들이 엄청난 피지컬로 0.1초 차 우승 경쟁을 하는 모습은 그저 남의 잔치 구경에 불과했다. 최근 16~17년간 한국 수영 역사는 박태환이 대부분 새로 썼다. 하지만 박태환의 이름을 빼면 남는 게 얼마 없다. 김서영이 개인혼영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 오르면서 자존심을 지켰지만, 계영은 또 다른 이야기였다. 계영을 잘하려면 최소한 경쟁력 있는 선수 네 명이 있어야 한다는 뜻인데, 한국 수영에 ‘기린아’는 있어도 수준급 선수 네 명은 나오기 어려워 보였다. 전성기의 박태환이 전담팀과 호주에서 훈련할 때 ‘훈련 파트너’를 붙였지만, 사실상 그 혼자였다. 안 그래도 힘든 수영 훈련은 박태환에게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었다. 박태환이 과거 한 인터뷰에서 자신은 죽을 힘을 다해 세계 정상에 도전하는데, 다른 한국 선수들은 ‘어차피 안 된다’는 생각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는 것 같아 속상하다는 말도 한 적이 있다. 박태환을 배출한 한국 수영의 다소 씁쓸한 뒷모습이었다. 하지만 지금 한국 수영대표팀은 다르다. 아니, 완전히 달라졌다. 그 모습이 계영에서 드러났다. 지난달 계영 800m 대표 황선우, 김우민(21·강원도청)-이유연(22·한국체대)-이호준(21·대구시청)이 '계영 골드 프로젝트'인 호주 전지훈련 중 한국의 기자들과 화상 인터뷰를 했다. 내용보다 놀란 부분은 선수들의 표정이었다. 황선우의 표정은 외롭고 힘들기는커녕 실력이 느는 걸 확인하고 좋은 동료들과 함께 새 목표에 도전하는 게 신이 나 보였다. 다른 선수들 표정에도 자신감이 넘쳤다. 그 결과가 2022 부다페스트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에서 나왔다. 한국은 지난 24일 새벽(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대회 남자 계영 800m 결승에서 8팀 중 6위를 기록했다. 한국 수영 역사상 첫 세계선수권 계영 결승 진출, 그리고 예선과 결승에서 연속 두 차례 한국신기록(7분 08초 49, 7분 06초 93)을 작성했다. 기록 단축 추이는 그야말로 ‘미친 페이스’다. 지난해 5월 7분 11초 45에서 1년여 만에 무려 4초가량을 앞당겼다. 결승에서 한국 선수들은 6위를 기록하고 전광판에 찍힌 한국기록을 보자 짜릿한 표정으로 환호했다. 계영은 그 나라의 수영 실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바로미터이자 자존심이다. 또한 다관왕을 가능케 하는 열쇠이기도 하다. 마이클 펠프스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 8관왕에 오를 때 이 중 3개의 금메달이 단체전(계영 400m, 계영 800m, 혼계영 400m)에서 나왔다. 황선우 역시 ‘기록 왕’ 타이틀을 단체전 덕분에 얻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만 5번의 한국신기록(자유형 200m, 계영 400m, 계영 800m 2회, 혼성 계영 400m)을 작성했다. 한 대회에서 5개의 한국신기록을 작성한 건 황선우가 한국 수영 사상 최초다. 단체전 성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번 세계선수권 계영 800m에서 한국이 6위, 중국은 한국보다 약 4초 뒤진 기록으로 8위에 머물렀다. 일본은 이번 대회 계영 800m에 불참했다. 마지막 영자였던 이호준은 결승전 후 “세계선수권은 마무리됐지만, 돌아가서도 쉬지 않고 다시 훈련에 매진하고 싶다”고 했다. 20세 전후의 이 젊은 선수들은 제대로 탄력받았다. 스포츠2팀장 2022.06.2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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