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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약초 들고나온 中…WHO 돌연 "코로나 증상완화 효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을 중의약 외교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당초 전통 약제에 회의적이었던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의 눈치를 보는 탓인지 태도를 바꿀 정도다. ━ ◇사스·신종플루, 때마다 등장 중국은 지난 2003년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유행 당시 개발한 캡슐 형태의 한약인 연화청온(連花淸瘟)을 대표 주자로 밀고 있다. 연화청온은 연교ㆍ금은화ㆍ어성초ㆍ대황 등 13가지 생약으로 조제하는데,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유행기에도 중국 당국이 치료제로 썼다. 바이러스성 대유행병이 돌 때마다 어김 없이 등장한 셈이다. 주요 공략지는 유럽과 동남아시아다. 중국 정부는 프랑스 등 10여개국에 연화청온을 무상으로 기증했다고 밝혔다. 또 이탈리아ㆍ캄보디아에는 약제를 보내면서 중의사까지 파견했다. 전문가를 활용한 여론전도 열심이다. 중국 정부가 ‘사스 퇴치의 영웅’이라고 부르는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지난 12일 인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아직 특효약은 없지만, 중의약 치료제인 연화청온과 혈필정(血必淨) 주사제가 코로나19 치료에 유효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중의계 최고 명의로 꼽히는 왕치(王琦) 베이징 중의약대학 교수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역사상 전염병 창궐기에는 중의약이 중화민족을 지켜왔다"며 "(한약이 코로나19로 인한) 염증 억제 효과가 있어서 현대 임상 현장에서도 통용된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은 중의약의 효과를 데이터까지 제시하면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에 4900여명의 중의사를 파견해 폐렴 환자 6만1449명에게 약제를 투여한 결과 90% 이상의 환자에게서 증상이 완화됐다는 것이다. ━ ◇'건강 실크로드'로 183개국 진출 중국이 이처럼 중의약 외교에 힘을 싣는 배경에 다른 속셈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28일 선양발 기사에서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세계에 중의약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의 강화에도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시진핑(習近平) 정권이 지난 2016년 일대일로를 떠받치기 위해 내놓은 ‘건강 실크로드’와 궤를 같이한다는 설명이다. 중국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달까지 183개국에 중의약을 전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전방위 로비 가능성도 제기된다. AP통신에 따르면 당초 WHO는 코로나19 치료와 관련해 홈페이지에 “전통적인 약초 요법을 권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경증 환자의 증상 완화를 인정한다”고 내용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중의약의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과대 평가됐다고 지적한다. 일본 가나자와대학 부속병원 한방(漢方)의학과의 오가와 케이코(小川惠子) 교수는 “(한약 특성상) 풍토나 환자의 체질 등에 따라 생약 성분이나 양을 조절해야만 한다”며 “특정 처방을 같은 병을 앓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투여하는 것이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요미우리에 말했다. 그런데도 중국에선 감기용 한약을 코로나19 치료에 쓰겠다며 매점매석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중의사들 사이에서조차 “(중국 정부가) 전통 의료를 너무 신격화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2020.05.0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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