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펭수 뜨자 EBS 본사로 사업 이관? 김명중 사장 "갑질 아니다"
공영방송인 EBS가 수익을 위해 자회사에서 만든 인기 캐릭터 ‘펭수’의 라이선스를 회수한 사실이 알려지며 갑질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EBS는 경쟁력 강화와 사업 효율화를 위한 과정이고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EBS 국정감사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한 의원이 공개한 ‘EBS미디어 캐릭터 사업 본사 이관계획’에 따르면 EBS 본사는 지난해 11월 펭수, 방귀대장 뿡뿡이, 보니하니, 번개맨 등 ‘효자 캐릭터’ 7개를 EBS미디어로부터 이관했다. 지난해 4월 첫 선을 보인 펭수는 자회사 EBS미디어에서 만들었다. 그해 9월쯤 인기가 치솟자 이후 11월 EBS 본사가 자회사인 미디어로부터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을 빼앗았다는 지적이다. 이후 EBS는 펭수를 통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9월까지 광고모델 및 협찬, 이미지 라이선스, 라이선스 상품 사업을 통해 105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EBS미디어 지난해 전체 매출 117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펭수를 포함한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 외에 테마파크, 키즈카페, 공연사업 등을 진행하는 공간공연 사업, EBS프로그램 기반으로 진행되는 단행본, FM어학 등 출판사업 등도 이관됐다. 이는 2019년 기준 전체 EBS미디어 사업 중 27% 비중을 차지하고 금액으로는 20여억원의 기대매출 사업이 EBS본사로 이관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캐릭터 사업 이관으로 EBS미디어 직원 27명 중 캐릭터, 출판, 공간공연사업을 하는 직원 5명이 잉여인력으로 내몰렸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의원은 “EBS 본사의 무리한 사업권 회수로 기존 EBS미디어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들은 심각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하던 일이 한순간에 사라졌다”며 “마구잡이식 업무가 배정되는 실정이고, 담당 업무가 없으니 실적 압박도 따라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EBS는 공영방송사로서 책무에 보다 중점을 둔 방송을 아는 곳이고 EBS미디어는 수익창출형 자회사”라며 “본사가 100% 자회사인 미디어를 상대로 ‘갑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국감에 출석한 김명중 EBS 사장은 “갑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 사장은 “자회사인 EBS미디어는 8년 동안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본사에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펭수뿐 아니라 캐릭터 사업 전체를 이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캐릭터 사업의 경우 법률적 전문성이 필요한데 미디어 쪽에는 아무도 없고 우리는 변호사만 셋”이라며 “결과적으로 (펭수) 매출이 오른 것이지만 캐릭터 사업을 가져올 당시에는 매출이 안 올랐었다. EBS 본사 내 35명의 팀원들이 펭수를 키워내고 수익을 창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BS 관계자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EBS미디어는 최근 몇 년간 계속 수익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고민은 계속 있었고 그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다가 지난해 캐릭터 사업 부문에 변화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2020.10.15 1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