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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류선규의 다른 생각] 비활동기간 저연봉 선수들의 훈련 기회를 늘리자

12월과 이듬해 1월은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방학'이나 다름없는 비활동기간이다.비활동기간은 연봉(참가활동보수)이 지급되지 않는 기간을 의미하는 데 이 시기 선수들의 훈련 모습은 약간 다르다. 짧은 휴식을 마친 고연봉 선수들은 삼삼오오 모여 따뜻한 해외에서 몸을 만든다. 반면 저연봉 선수들은 국내에서 훈련하는 것도 빠듯하다. 구단이 비활동기간 홈구장 트레이닝 시설을 열어놓지만, 기술 코치가 훈련에 관여할 수 없어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선수들 사이에서 이른바 훈련의 '빈익빈 부익부'가 발생하는 셈이다.2025시즌부터 비활동기간이 달라진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지난 7월에 열린 2024년 제3차 이사회에서 현행 12월 1일부터 이듬해 1월 31일까지로 돼 있는 비활동기간을 매년 11월 24일부터 이듬해 1월 24일까지로 조정했다. 선수 간 훈련 환경 격차가 발생하고 최근 시즌 개막 일자(2023시즌 4월 1일, 2024시즌 3월 23일 개막)가 앞당겨지는 등 여러 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이다. 이에 따라 매년 1월 25일부터 스프링캠프가 가능해졌다. 구단 결정에 따라 7일 이내 시작일과 종료일을 조정할 수 있는데 탄력적인 변화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2025시즌 프로야구는 역대 가장 이른 3월 22일 정규시즌 레이스를 시작한다. 지금과 같은 비활동기간 훈련이 자리 잡은 건 오래되지 않았다. 2010년 중반만 하더라도 비활동기간 단체 훈련 금지와 관련해 많은 논란이 있었다. KBO 규약에는 비활동기간 단체 훈련을 금지하고 있는데 일부 구단에서 이를 무시하고 강행한 탓이었다. 과거에는 11월 마무리 캠프를 떠난 뒤 훈련을 비활동기간인 12월까지 진행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꽤 긴 논란의 시간을 거친 뒤 비활동기간 선수들의 자율 훈련이 정착됐다. 최근에는 자비를 들여 트레이닝 센터나 야구 아카데미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이 늘었다. 예전에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외부 시설을 이용하면 소속팀 코치들이 불편한 시각을 가졌다. 최근에는 선수들이 야구를 잘 하고자 하는 의지로 이해하는 분위기다. 다만 월 100만~200만원씩 들어가는 비용은 저연봉 선수들에게는 부담이다. 고연봉 선수들은 해외 훈련을 계획할 수 있지만, 저연봉 선수들은 언감생심. 주머니 사정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쉽지 않다. 그리고 훈련 격차는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벌어지는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연봉의 기준을 정하고 이들의 1월 단체 훈련 참가를 허용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고연봉 선수들을 따라잡으려면 더 많은 땀을 흘려야 하는데 천편일률적으로 제도를 적용하다 보면 저연봉 선수들에게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저연봉 선수들의 비활동기간 훈련 환경은 열악할 수밖에 없다. 본인의 의지가 있다면 구단 훈련 참여(기술 코치 포함)를 허락하는 게 맞지 않을까. 물론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선수의 자율이라는 명목에 숨어 훈련을 강제하는 구단의 꼼수도 경계해야 한다. 이들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전 SSG 랜더스 단장정리=배중현 기자 2024.12.17 05:30
연예일반

[2024 K포럼] ‘슈스스’ 한혜연이 본 K스타일의 현재와 미래

“외국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한국은 옷 잘 입는 사람이 많고, 굉장히 세련됐다’는 얘길 많이 해요. 제가 봐도 그래요. 미국이나 유럽을 가보면 옷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참 많다 싶은데, 우리나라는 일상에서 패션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는 생각이 들어요.”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은 해외에서도 각광 받고 있는 ‘K스타일’의 비결에 대해 K팝 열풍이나 K드라마, 영화가 해외로 유통될 수 있는 OTT 환경 등 제반 여건이 마련된 점도 주효하지만 궁극엔 ‘사람’의 힘을 꼽았다. 바야흐로 ‘패션피플(패피)’ 천국인 대한민국에서 ‘슈스스’(슈퍼 스타 스타일리스트)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어쩌면 전문가로서 부담감이나 책임감이 지나치게 커져 위축되진 않을까.하지만 역시 ‘슈스스’였다. 그는 “전문가는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의 자리에 서서 계속 씨드하는(뿌리는) 역할을 하는 건 맞다”며 “사람들의 취향도 확실해지고 다양해졌지만 우리는 그걸 리드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유행을 선도한다기보다는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이라고 현 시대 스타일리스트로서의 ‘롤’을 언급했다. 제아무리 각자도생 개성 시대라 해도 여전히 K스타일은 K팝이나 K드라마 등에서 활약하는 스타들의 스타일에서 시작되는 경향이 크고, 그들의 스타일은 스타일리스트의 손길을 통해 탄생한다. K스타일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질수록 스타일리스트들의 역량도 더 중요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혜연은 이효리, 한지민, 공효진, 이정재, 임수정, 김태희 등 국내 톱스타들의 스타일링을 직접 맡아온 명실상부 ‘톱 스타일리스트’다. 2012년 온스타일 예능 ‘도전! 수퍼모델코리아’를 통해 카메라 뒤에서 카메라 앞으로 활동 반경을 넓힌 그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나 혼자 산다’ 등 예능으로 인지도를 높이며 진정한 ‘슈스스’로 거듭났다. 무수한 ‘베이비’(한혜연이 수퍼모델 도전자를 부르던 애칭. 지금은 유튜브 채널에서 구독자들에게도 같은 호칭을 쓰고 있다)들과 함께 하며 한혜연이 보여준 실력과 열정, 카리스마와 위트에 대중은 열광했다.패션에 관심이 많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주부매거진을 넘어 보그, 논노 등 외국 패션지까지 가까이 접했던 한혜연은 그렇게 일찌감치 패션에 눈을 떴다. 예쁜 배우들의 사진을 책받침으로 코팅해 다니던 시절, 교복 자율화 세대였던 그는 자연스럽게 옷 잘 입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사춘기를 보냈고 어쩌다 보니 대학에서도 패션을 전공하며 ‘패션학도’가 됐다. 그 시절 한혜연에게 깊은 영감을 준 스타는 영화 ‘접속’의 전도연이었다. 한혜연은 “영화를 보고 전도연 배우가 입었던 옷을 사러 이대까지 갔다”며 극중 전도연의 스타일에 ‘정말 충격을 받았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는 “전도연은 뚜렷한 특색이 있다기보단 도화지 같은 이미지인데 본인이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너무 잘 아는, 정말 옷 잘 입는 배우”라고 극찬했다. 스타일리스트로 본격 활동을 시작한 뒤론 까다롭기로 소문난 몇몇 스타들에게도 높은 만족감을 선사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아왔다.“저는 완벽주의자예요. 싫은 소리, 부족하단 얘기 듣는 걸 제일 싫어하죠. 준비가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가 고객의 당일 컨디션이나 일거수일투족까지는 모르니까, 불편한 상황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완벽하게 준비하는 편이에요.”언뜻 고집스런 완벽주의자 같지만, 변화에는 누구보다 유연하게 대처해왔고, 도전을 망설이지 않았단다. 그는 “업계 변화는 당연히 느끼고 자연스럽게 거기 맞춰서 가는 것”이라며 “유튜브도 그렇고 다양한 일들을 해보고 싶고 관심 있으니 여러 가지 도전을 해보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저는 뭔가 해보는 데 있어 망설이기보단 일단 해보자는 편이에요. 그래서 재미있는 일도 많았고,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그런 시행착오들도 다음 스텝에 분명 도움이 되더라고요. 다음에 더 잘 하게 되는 힘이 됩니다.” 인터뷰 말미 한혜연은 K스타일을 대표하는 ‘K메이커스’로서 K스타일 산업의 현 주소에 견해도 덧붙였다. 그는 “해외에서 우리나라 브랜드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건 맞지만 지금 잠깐 반짝 관심이 돼선 안 된다. 예를 들어 동양권에서도 일본 브랜드는 인정 받는 게 많은데, 그 브랜드들은 역사가 있다. 해외 관계자들도 ‘한국 패션 너무 좋아, 그런데 너넨 히스토리가 없어’라고 한다”면서 “K팝, K드라마, OTT 등을 통해 해외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으니 브랜드 해리티지를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너무 가까운 미래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장기적인 관점에선 K브랜드의 역사를 길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패션계도 빈익빈 부익부가 심해요. 지금은 주로 빅브랜드 위주로 관심을 받고 있지만, 디자이너 발굴 부분에도 투자가 필요하다고 봐요. K패션이 전체적으로 밀어주고 끌어주고 하려면 국가적 차원에서도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죠. 단기간의 성과만 보는 게 아니라 좀 멀리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6.14 05:45
프로야구

[IS 포커스] 605억5000만원으로 FA 폐장…샐러리캡 '중소 매물' 직격탄

2024년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폐장했다. 관심이 쏠린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 영향이 작지 않았다는 평가다.지난해 11월 19일 개장한 FA 시장은 지난 26일 문을 닫았다. 투수 주권(KT 위즈)의 계약을 끝으로 FA 권리를 행사한 19명의 행선지가 모두 결정됐다. 계약 총액은 최대 605억5000만원. 사인 앤드 트레이드(사트·계약 후 이적)로 팀을 옮긴 내야수 김민성(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과 포수 이지영(키움 히어로즈→SSG 랜더스)을 포함하면 14명의 선수가 잔류, 5명이 이적했다.한 가지 주목할 부분은 쏠림 현상이다. 총액 하위 8명의 합산 계약 금액이 46억원으로 전체 대비 7.6%에 머물렀다. 8명 계약 총액은 모두 10억원 미만. 반면 총액 상위 5명의 합산 계약 금액은 382억원으로 63%에 이른다. 특히 '내야수 빅3' 오지환(LG 트윈스 잔류, 최대 124억원)과 양석환(두산 베어스 잔류, 최대 78억원) 안치홍(한화 이글스 이적, 최대 72억원)의 계약 총액은 45%였다.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마다 계약 규모가 다른 건 매년 비슷하다. 그런데 올해는 유독 부익부 빈익빈이 가속한 거 같다"며 "아무래도 첫 시행 중인 샐러리캡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구단마다 (전력에 도움이 되는) 확실한 FA가 아니라면 대형 계약을 조심스러워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상한 것보다 샐러리캡 영향이 크더라. 확 체감된다"고 말했다. KBO리그는 2023년부터 샐러리캡을 적용했다. 2025년까지 3년 동안 선수단 총연봉이 매년 114억2638만원을 넘으면 안 된다. 기준 금액을 초과한 구단은 횟수에 따라 제재금이나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하락의 징계를 받는다. 총액이 제한되니 구단들의 씀씀이가 신중해졌다. 2024년 FA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컸는데 이른바 '중소 매물'이 직격탄을 맞았다.올겨울 FA 협상이 더딘 건 홍건희(두산 베어스 잔류)와 김민성, 주권이었다. 공교롭게도 세 선수 모두 협상 과정에서 샐러리캡 얘기가 흘러나왔다. 샐러리캡을 우려한 구단이 선수 요구액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그렇다고 지갑을 아예 닫은 건 아니었다. 두산은 양석환, LG는 오지환과 임찬규(최대 50억원) 계약에 큰돈을 썼다. KT는 고영표와 최대 107억원의 비FA 다년계약을 했다.그만큼 구단마다 선택과 집중이 뚜렷했다. 2024년 FA 시장에 참가한 대리인은 "구단에서 샐러리캡을 얘기하는 순간 선수들은 주눅이 든다. 이번에 10억원 전후로 계약한 선수들은 샐러리캡이 없었다면 2배 정도는 더 받았을 거로 생각한다"며 "구단들은 내년에 나오는 FA도 신경 써야 하니 2억~3억원 더 쓰는 것도 신경을 많이 쓰더라. (A급은 아니더라도) B~C급 선수들에게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1.29 06:24
드라마

[정덕현 요즘 뭐 봐?] ‘LTNS’, 19금 불륜 추적극에 어른거리는 연애도 포기하는 현실

“넌 내가 미친 놈으로 보이는구나? 그래 그럴 수 있지. 근데 사랑이 두 개일 수가 있어. 넌 지금 내 말이 이해가 안 갈 텐데 때가 되면 다 이해를 하게 돼 있어. 명심해라. 사랑은 두 개까지야. 세 개부터는 사랑이 아니야.” 티빙 오리지널 19금 드라마 ‘LTNS’에서 정수(이학주)가 사무엘(안재홍)에게 던진 대사다. 으리으리한 저택에서 처가 덕에 부유하게 사는 정수가 개인택시를 하다 택시까지 침수돼 폐차된 채 아내에게조차 그 사실을 말하지 못할 정도로 쪼들리며 살아가는 사무엘에게 고민이랍시고 꺼내놓은 이야기가 자기 여자친구가 바람이 난 것 같다는 거다. 자신이 하는 짓도 바람인데, 내연녀가 바람났다는 것이 고민이라는 정수의 말에 사무엘은 황당해한다. 하지만 정수는 당연하다는 듯 너는 이해 못해도 사랑은 두 개일 수 있다고 말한다. 세 개부터는 아니라고.이 장면은 ‘LTNS’가 19금 불륜 추적극에 담은 것이 그저 자극만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거기에는 빈부의 차이에 의해 누구는 결혼해 아내가 있지만 불륜까지 하며 그걸 사랑이라고 당당히 주장하는, 가진 정수 같은 이들이 있는 반면 은행 대출까지 탈탈 털어 겨우 아파트를 샀더니 집값은 몇억이 빠져버리고 대신 금리가 치솟아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도 또 밥 한 끼 먹는 것도 쪼들리는 사무엘 같은 이들도 있는 현실이 어른거린다. 우리네 현실에서 이른바 ‘N포세대’들이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포기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그걸 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서가 아닌가. ‘LTNS’는 이런 현실을 섹스에 비유한다.사무엘과 결혼 7년차로 언제 마지막 섹스를 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우진(이솜)과, 하루에 한 번씩 섹스를 했지만 언젠가부터 점점 횟수가 줄어들고 심지어 정액양도 전 같지 않다며 불륜을 의심하는 정수의 아내 세연(김새벽)이 나누는 대화에서도 성담론으로 은유한 빈부 격차가 느껴진다. “사람이 허기가 지면 남의 집 담장을 넘게 되어 있다”는 세연의 말은 섹스리스 부부라는 우진을 걱정해서 하는 말이지만 사실 그것 역시 가진 자의 고민일 뿐이다. 노력(?)해도 안되는 남편에게 우진이 “혹시 바람 피우는 거 아니냐?”고 묻자, 사무엘은 이렇게 말한다. “내 주제에 바람은 무슨 바람이야? 바람도 여유가 있어야 피우는 거지. 정수처럼.” 경제적 조건이 연애나 섹스의 빈익빈 부익부와도 연결된다는 흥미로운 발상의 이 드라마는 그래서 대사나 상황들이 은유적이다. 이를테면 한때는 같이 스타트업을 하다 망했지만 처가 덕에 잘 사는 정수가 결혼기념일에 아내 선물로 샀다는 포르셰와 정수의 침수돼 폐차된 택시의 비교, 그 차를 타고 오면서 “너도 이제 슬슬 일어나야지”라고 말하는 정수의 대사 모두 중의적인 의미로 다가온다. 자신도 모르게 정수의 불륜을 아내에게 말하게 된 사무엘이 정수가 폰이 두 개라고 하자, 발끈한 우진이 폰은 ‘남자의 성기’라고 말하는 대사도 그렇다.그래서 우진이 세연에게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하자 정수가 대신 돈을 주겠다고 한 일이 계기가 돼, 불륜 폭로가 돈이 된다는 사실을 경험한 이들 섹스리스 부부가 불륜 커플들을 추적하고 그들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이야기는 마치 이 빈부가 태생부터 결정돼 도무지 돌파구를 찾아낼 수 없게 된 이들이 사회에 저항하는 탈선처럼 그려진다. 자극적이고 수위 높은 19금 불륜 추적극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불편하다거나 불쾌하기보다는 유쾌하고 통쾌한 느낌을 주는 이유는, 바로 이 성담론을 통해 현실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가 사실상 진짜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라는 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그간 15세 정도 수위의 콘텐츠들을 줄곧 내놨던 티빙이 본격 선보인 19금 콘텐츠라는 점에서도 시선을 끈다. 물론 작품성이 충분한 드라마기 때문에 19금이라고 해도 그저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이라는 느낌만을 주지 않는 작품이라는 차별성이 있지만, 그래도 티빙 역시 본격 성인 콘텐츠를 배치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또한 직설적인 성담론들을 과감하게 연기해낸 이솜, 안재홍의 연기도 박수받을 만하다. 특히 ‘마스크걸’의 변태 연기로 은퇴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던 안재홍의 경우는 이 작품이 남다를 듯싶다. 웃음을 주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것 같으니.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4.01.29 05:35
프로야구

[흔들리는 샐러리캡] ② 브레이크가 없다…"래리 버드 룰 필요"

"KBO리그에도 래리 버드 룰(Larry Bird Exception)이 필요하다."한 구단 관계자가 프로야구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한 말이다. 래리 버드 룰은 미국프로농구(NBA)의 예외 조항으로 한 팀에서 3년 이상 뛴 선수에 한해 재계약 시 샐러리캡을 초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1980년대 보스턴 셀틱스의 상징인 래리 버드가 재계약할 때 적용돼 그의 이름이 붙었다.올해부터 프로야구는 샐러리캡을 적용받는다. 2025년까지 3년 동안 선수단 총연봉이 매년 114억2638만원을 넘으면 안 된다. 기준 금액을 초과한 구단은 횟수에 따라 제재금이나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하락의 징계를 받는다. 선수단 연봉을 인위적으로 제어하는 가장 큰 명분은 '공정 경쟁'이다. 2022년 11월 샐러리캡 상한액을 발표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리그 전력 상향 평준화와 지속적인 발전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강조했다. 여기에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선수들의 연봉을 억제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포함됐다. 실제 샐러리캡이 도입돼 구단들의 투자가 신중해졌다는 평가다. 무턱대고 지갑을 열 수 없으니 자유계약선수(FA) 협상이 대부분 장기전 양상이다. 얼핏 제도가 순조롭게 적용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작지 않은 문제가 점점 커지고 있다. 바로 연봉 제한에 따른 부익부 빈익빈,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것이다.샐러리캡이 적용되지만, FA 시장에선 '쩐의 전쟁'이 여전하다. 내야수 안치홍은 지난달 20일 롯데 자이언츠를 떠나 한화 이글스로 이적하면서 4+2년, 최대 72억원 '대박'을 터트렸다. 열흘 뒤 또 다른 내야수 양석환은 4+2년, 최대 78억원에 두산 베어스 잔류를 선택했다. 두 선수 모두 FA 시장의 예상가를 훌쩍 뛰어넘으며 돈방석에 앉았다. A 구단 관계자는 "샐러리캡 때문에 고민하더라도 결국 전력을 보강하려면 지갑을 열 수밖에 없다. A급이나 S급 선수를 향한 수요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 같다"고 말했다.샐러리캡은 일종의 파이다. 한 선수가 많이 먹으면 다른 선수에게 돌아갈 양은 그만큼 줄어든다. 결국 부족한 파이를 나눠 먹던 선수들이 마지막 단계에선 짐을 싸 구단을 떠나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다. 최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다수의 구단이 베테랑을 '매물'로 내놓은 것도 비슷한 이유다. 입지가 애매한 선수들을 대거 정리, 샐러리캡의 여유를 만들고 이를 대어급 선수 투자에 활용하려는 기조가 곳곳에서 보인다. B 구단 관계자는 "샐러리캡을 폐지하자는 입장은 아니다. 그런데 제도의 역효과가 분명히 있다"며 "보완 장치가 절실하다.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고액 연봉자만 남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꺼낸 게 바로 '래리 버드 룰'이다. 한 팀에서 오래 뛴 베테랑을 샐러리캡에서 제외하는 등의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의미다.지난 7월 리그오브레전드(LoL) 국내 프로리그를 운영하는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샐러리캡 도입을 발표했다. 눈길을 끄는 건 세부 수칙이었다. 팀에서 3년 이상 활약한 선수는 연봉의 30%, 국내대회 5회 또는 국제대회 3회 이상 우승한 선수는 50%만 샐러리캡에 반영하는 운용의 묘를 발휘한 것이다. 중첩 적용까지 가능해 우승 경험이 있는 베테랑의 경우 샐러리캡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C 구단 관계자는 "올해 처음 시행해 봤으니까, 문제점이 무엇인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 샐러리캡을 조금 더 세밀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2.26 12:02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기왕에 쓰는 돈, 현명하게 쓰자

2023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최종 승자는 텍사스 레인저스였다. 1961년 창단한 텍사스는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우승 경험이 없는 6개 팀 중 하나였지만, 올해 역대 세 번째 WS 무대를 밟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4승 1패로 꺾었다. 수많은 기록과 스토리를 써 내려가면 '가을의 주인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최근 MLB에선 팀 연봉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각하다. 올해 MLB 구단의 평균 연봉은 1억6500만 달러(2179억원)를 살짝 넘는다. 각 구단의 균형을 맞추려는 사치세 기준은 2억3300만 달러(3077억원). 만약 사치세를 초과하면 첫해는 넘긴 금액의 20%, 2년째는 30%, 3년째는 무려 50%를 내야 하니 구단의 부담이 작지 않다. 올 시즌에는 이 기준에 저촉한 구단만 7개(총 30개)에 이른다. 3억4000만 달러(4490억원)가 넘는 뉴욕 메츠가 단연 1위다. 그 뒤를 뉴욕 양키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텍사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LA 다저스, 휴스턴 애스트로가 잇는다. WS에서 텍사스를 상대한 애리조나의 팀 연봉은 1억1900만 달러(1571억원)로 21위 수준이다. 사치세를 부담하는 팀 중 양키스와 메츠, 샌디에이고는 포스트시즌(PS)에 오르지 못했다. 가을 야구에 실패한 세 구단은 물론이고, 텍사스를 제외한 나머지 세 구단도 결과에 만족하지 못할 거다. 돈을 쓸 만큼 쓰고 스타 영향력도 충분히 갖춘 팀이라면 목표가 당연히 WS 우승일 텐데 결과가 기대와 달랐기 때문이다. 투자 대비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텍사스는 지난 2년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무려 8억 달러(1조564억원)를 쏟아부었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이보다 더한 돈을 퍼부은 구단이 있어 상대적으로 텍사스의 투자는 '현명해' 보인다.이번 WS에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코리 시거는 2020년 다저스 소속으로 이미 한 차례 우승 반지를 낀 경험이 있다. 그해 챔피언십시리즈에서 MVP에 선정되는 등 흔히 말해 '고기 맛을 아는 선수'였다. 텍사스는 그런 시거를 2021년 11월 10년, 총액 3억2500만 달러(4292억원) 대형 계약으로 영입했다. 동료들에게 귀감이 되는 '조용한 리더' 마커스 시미언은 시거의 텍사스 입단 동료로 7년, 총액 1억7500만 달러(2311억원)를 보장받았다. 이번 PS에서 무려 5승을 챙긴 네이선 이볼디는 2018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이미 우승을 경험한 선수다. 긴 시간 단장에 사장까지 역임한 존 대니얼스가 물러난 뒤 배턴을 이어받은 크리스 영 단장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제이콥 디그롬과 앤드류 히니, 이볼디 등을 영입해 마운드 높이를 올렸다. 디그롬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가 발생했지만, 이볼디와 조던 몽고메리가 쌍두마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여기에 베테랑 맥스 슈어저를 트레이드로 영입해 로테이션을 보강했다. 우승을 향한 마지막 퍼즐로 3년간 은퇴 생활을 하던 명장 브루스 보치 감독을 다시 그라운드로 끌어내며 합리적 투자의 화룡점정을 만들어 냈다.물론 이들의 힘만으로 우승이 만들어진 건 아니다. 조시 영, 에반 카터와 같은 신인들의 특급 활약도 빼놓을 순 없다. 하지만 풍부한 PS 경험과 이를 통해 이미 검증된 베테랑 선수들의 영입이 결정적이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텍사스의 선택은 WS 우승이라는 결과를 통해 현명한 투자라는 걸 검증받은 게 아닐까 싶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3.11.2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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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진단]지자체 주관 축제가 트롯 균형발전 기반 돼야③

지역 축제가 트롯 시장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한 기반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각 지자체가 지역의 특색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하거나 기념일을 지역구민과 함께 자축하기 위해 준비하는 축제가 트롯 시장의 빈익빈 부익부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강태규 대중음악 평론가는 21일 “지역 축제는 지자체가 국민의 세금으로 개최하는 것인 만큼 인기에 편중된 시장논리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공공의 이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이 기반이 돼 준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트롯 업계 빈익빈 부익부의 근본적인 원인은 쏠림현상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트롯의 인기가 부활했다고는 하지만 트롯으로 활동을 하는 모든 가수들이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다. 트롯 가수들의 주요 수입원이 되는 행사와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방송 출연까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들에게 기회가 집중돼 이 같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욱 심화된다.강태규 평론가는 “대중의 문화향유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지역행사는 대중이 좋아할 만한 가수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새로운 얼굴들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역할을 하는 것도 주최측인 지자체의 의무”라며 “폭넓은 정책들이 수반된다면 지역 축제는 더 많은 이해당사자들이 윈윈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지자체장이 투표로 선정되는 상황이다보니 축제에 가수 등 스타의 출연을 추진할 때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 깔린다는 지적도 있다. 세금으로 연예인을 섭외해 선거운동을 하는 셈인데 이로 인해 시장의 균형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20년 이상 트롯 업계에 종사해온 한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행사 개최시 다양한 가수들을 골고루 초대해야 그들도 일자리가 창출되고 공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몸값이 높은 트롯 오디션 출신 A급 가수 한 명을 초대하기 위해 그렇지 못한 기존 무명 가수들의 출연료를 낮추거나 섭외에서 배제하는 것은 특히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의 혜택을 다양하고 균등하게 제공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하는 지자체에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행사 주최 측에서 다양한 가수들을 균형있게 섭외한다면 향후 더 나은 트롯 시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연자가 누구냐에 따라 공연의 호응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모든 출연자를 인기 스타들로 채우는 것은 비용적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공연 기획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은 완급조절로 이를 극복하기도 한다. 한정된 예산에 맞춰 스타와 신인 등 다양한 출연진을 갖추고 조화롭게 배치해 관객의 호응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기획하는 것이다. 이 역시 트롯 시장의 빈익빈 부익부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방송사들도 신인이나 무명의 트롯 가수들이 인지도를 더 쌓을 수 있도록 기여를 해야한다. 지상파와 종편채널 등 방송사들이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은 인정을 해야 한다. 이들은 이후 오디션 프로그램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 트롯의 인기를 계속해서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주목도를 높인 스타들에게 기회가 한정되는 것도 사실이다.최영균 대중음악평론가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상위 입상을 하지 못한 출연자나 무명, 신인들도 출연할 수 있는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지상파에서 트롯 가수들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무대가 몇개나 되는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2023.05.22 05:25
연예일반

[IS진단] “나의 길 간다”…꿋꿋이 자신의 길 개척하는 트롯 스타 ②

트롯 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 심화에도 꿋꿋이 자신의 길을 개척하며 입지를 다져가는 트롯 가수들의 고군분투가 눈길을 끌고 있다.대부분은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하지 않은 채 자신의 발전을 도모했거나 출연을 했더라도 운이 없어 고배를 들었던 가수들이다. 공통점은 짧지 않은 기간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대중에게 인정받았고 자신만의 개성을 명확히 하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는 것이다. 설하윤은 트롯 가수로 데뷔했지만 KBS2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에 도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설하윤은 비록 프로젝트 그룹 유니티 멤버가 되지는 못했지만 인지도를 아이돌 그룹 팬들에게까지 넓힐 수 있었다. 12년이라는 긴 시간을 연습생으로 보낸 설하윤은 지난 2015년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서 ‘불멸의 연습생 S양’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후 2016년 9월 데뷔했다. 2017년 ‘더 유닛’에 이어 2020~2021년 KBS2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트롯 전국체전’까지 출연하며 인지도를 넓혀왔다. 설하윤은 트롯뿐만 아니라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자랑했다. 특히 설하윤의 매력은 지역 축제나 군부대 위문 공연에서 빛났다. 다채로운 음악은 물론 관객과 가깝게 호응하는 팬서비스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흥과 한을 유려하게 넘나들며 ‘트롯 여신’, ’군통령‘으로 불리는 설하윤이지만, 무대에 오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쏟았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팬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싶어서 ‘나는 트로트 가수다’ 출연도 했다. “트롯의 별이 되고 싶은 설하윤입니다”라는 설하윤의 트레이드 마크 인사처럼 더 많은 무대로 차츰차츰 ‘트롯의 별’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설하윤의 행보에 귀추가 집중된다. K4는 트롯에서는 이례적으로 그룹으로 활동 중이다. ‘트롯계 방탄소년단’을 꿈꾸며 트롯을 전 세계에 전파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다. 그룹을 결성하게 된 계기로 “트롯을 세계화하고자 하는 목표가 좋았다”고 답할 정도다.K4는 멤버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다. 이는 K4가 트롯부터 발라드, 클래식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또한 솔로 가수와 확연히 다른 느낌의 무대, 앙상블 같은 멤버들의 화음 등은 듣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모두 잡았다.무대에 대한 애정과 열정도 남다르다. 소속사 포레스트네트워크 관계자는 “K4는 국내의 어려운 환경 속 아르바이트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중이지만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는 의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이어 “다음 달을 시작으로 오는 9월에서 11월 일본 현지 프로모션을 예정하고 있다. 번안곡을 연습 중이며 이를 토대로 일본 현지 유튜브 채널도 오픈할 계획”이라며 세계로 뻗어나갈 K4를 향한 응원을 당부했다. 한가빈은 최근 골프송 ‘백순이 떴다’를 발표해 여성 새내기 골퍼들의 호응을 얻었다. 트롯은 대중을 아우르는 소재를 채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백순이 떴다’는 특정 집단을 겨냥한 노래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가빈은 ‘밥상 차리는 남자’, ‘내 눈에 콩깍지’ 등 드라마 OST로 장르를 확대하며 대중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데뷔 당시 ‘트롯 신동’으로 불렸던 양지원은 어느덧 ‘트롯 프린스’가 돼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그 동안 부침이 적지 않았지만 현재 소속사 JPL의 이상윤 대표를 만나면서 안정을 찾았다. 최근 데뷔 20주년 콘서트를 매진시키며 건재를 과시했다. 양지원 소속사 측은 “양지원의 경우 어려서 워낙 활발하게 활동하며 스타로 입지를 다졌던 터라 다른 가수들과 비교가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도 “트롯 침체기도 겪었고 이전에는 소속사와 갈등, 해외에서의 고배 등을 겪으며 마음에 상처도 생겼지만 팬들을 생각하는 마음과 노래에 대한 열정으로 이를 극복해 왔다. 자신의 개성을 잊지 말고 자리를 지키며 꾸준히 활동하는 게 결국 입지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5.22 05:20
뮤직

[IS진단]"5천만원에 스타 두명만"…트롯 전성시대의 빛과 그림자 ①

“트롯 시장이 커졌다고 해도 혜택은 특정 가수에게만 돌아갑니다.” 한 트롯 가수 제작자의 하소연이다.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무명에서 단번에 스타로 발돋움한 가수들도 여럿 탄생했다. ‘트롯 전성기’라는 수식어는 지금도 유효하지만 설움을 겪는 이들은 여전하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오히려 더 심화되고 있다. 최근 가수 해수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후 무명으로서 고인이 겪었을 어려움이 조명되기도 했다.길었던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주최하는 지역 축제들이 재개됐다. 빠질 수 없는 게 축하공연.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과거 같으면 인기 가수 한두명에 해당 지역을 주무대로 활동하는 소위 ‘지역 가수’, 인지도를 쌓아올리기 시작한 신인 및 중고신인들이 무대에 오를 여지가 있었지만 요즘은 인기 가수 몇명이 기회를 독식하기 일쑤다. 인기 가수들의 몸값은 크게 상승했는데 축제 예산은 한정돼 있고 자치단체장들은 투표로 선출되다보니 공연기획을 담당하는 팀도 표심을 좌우할 수 있는 인기 가수들 섭외에 집중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것이다.실제 서울 도봉구는 오는 7월 도봉구 출범 50주년과 구청장 민선 1주년 기념을 연계한 지역행사를 준비하며 오디션 프로그램 상위 입상자 두명만 섭외하는데 5000만원이 넘는 출연료를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인, 무명은 이름을 들이밀 틈이 없었다. 2019년 2월 전국에 트롯 열풍을 불게 한 최초의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 시리즈가 탄생했다. ‘미스트롯1’에서 우승을 차지한 송가인을 필두로 ‘미스터트롯1’(2020)의 임영웅, ‘미스터트롯2’(2023)의 안성훈 등 무명이었던 많은 가수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기회의 장’이 마련됐다. 방송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이들은 트롯을 넘어 ‘국민 가수’라 불리며 방송가를 휩쓸고 있는 중이다. 이들이 무명 시절 겪었던 일화에 많은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국악에서 트롯으로 전향한 송가인은 무대에 설 자리가 없자 비녀를 직접 만들어 팔며 생계를 유지했다. 임영웅은 데뷔 초 군고구마 장사로 생활비를 벌었으며, 안성훈은 부모가 운영하는 주먹밥집을 도우며 ‘미스터트롯1’에 이어 ‘미스터트롯2’에 다시 도전했다. 이렇듯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세 사람 모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등을 차지하며 그야말로 '인생역전' 스토리를 완성했다.무명 트롯 가수들에게 오디션 프로그램은 희망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트롯 가수의 성공 기회가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한정돼 버린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높다.기획사 대표 A씨는 “트롯 시장이 커졌다고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주목을 받은 가수들만 혜택을 받는다. 다른 가수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주목받은 가수들은 몸값이 급격하게 뛴다. 지역 행사에서 무명 가수는 50만~200만원, 어느 정도 인지도를 확보한 가수는 500만~800만원의 개런티를 받는데, 인기 가수는 수천만 원이 훌쩍 넘어간다.또 다른 기획사 본부장 B씨는 “인기 가수의 1000만원 이상 높아진 개런티를 맞춰주기 위해 무명 가수들은 낮은 가격에도 행사에 초대받지 못한다. 기존에 활동하던 가수의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최영균 대중음악 평론가는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의 장점은 명확하다. 본방송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핀오프 방송으로 트롯 가수들의 무대 영역을 넓혀주기도 하고 높은 시청률과 음원 수익, 콘서트 매출 등 탄탄한 수익구조도 갖고 있다”면서도 “다만 무명 트롯 가수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는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5.22 05:14
산업

3년간 연봉 상승률 가장 높은 기업은 DL...150% 급등

최근 3년간 연봉 상승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DL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18일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66개 기업의 최근 3년간 평균 연봉 추이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9590만원으로 2019년(8050만원)보다 19.1%(1540만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중 평균 연봉 상승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DL그룹의 지주사 DL이었다. 2019년 8100만원에서 지난해 2억100만원으로 무려 148.1% 급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증권업의 평균 연봉이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조사 대상 18개 증권사의 평균 연봉은 2019년 1억549만원에서 지난해 1억4538만원으로 37.8% 증가했다.특히 이베스트투자증권의 평균 연봉은 같은 기간 9400만원에서 1억8900만원으로 두 배로 껑충 뛰었다. 메리츠증권은 직원 평균 연봉이 2억30만원으로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2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3년 전(1억3300만원)보다 53.7% 증가한 것이다.상사 업종도 연봉이 큰 폭으로 올랐다. 상사 업종 5개 기업의 평균 연봉은 2019년 8244만원에서 지난해 1억490만원으로 27.2% 증가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평균 연봉은 같은 기간 8400만원에서 1억2100만원으로 44.0% 증가했다. LX인터내셔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2019년보다 34.6% 증가한 1억4400만원이었다.코로나 기간 운임이 오르면서 운송업종 직원 보수도 많이 올랐다. 운송업종 9곳의 평균 연봉은 2019년 6531만원에서 지난해 8247만원으로 26.3% 증가했다. 이 기간 HMM의 평균 연봉은 6105만원에서 1억2358만원으로 두 배가 됐다.연봉이 많은 기업의 연봉 상승률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연봉이 '1억2000만원 이상'인 기업 59곳의 3년간 평균 연봉 상승률은 37.7%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8000만원 이상 1억2000만원 미만' 기업 151곳에서는 평균 연봉이 23.4%, '8000만원 미만' 기업 138곳에서는 12.7%가 올랐다. 연봉 증가율을 보면 1억2000만원 이상 기업이 8000만원 미만 기업의 3배 수준에 달했다. 리더스인덱스는 “대기업 내에서도 연봉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4.1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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