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시점이 미묘한 방사청의 '한화오션 제재 검토'
방위사업청이 한국형차기구축함(KDDX) 사업방식 결정을 앞두고 한화오션 행정처분 여부 검토 사실을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조용진 방사청 대변인은 15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방사청이 한화오션에 대한 부정당업자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사실인지 묻자 "방사청은 KDDX 개념설계 보고서 관련 사항에 대해 행정처분 여부를 내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KDDX 개념설계를 수행한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이 2013년 기본설계 제안서를 방사청에 제출할 때 개념설계 보고서에 포함된 도표 등 27건을 도용했고, 개념설계 보고서 원본을 방사청에 제출하지 않고 장기간 보관하고 있었던 것에 대한 행정처분으로 부정당업자 제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이 사안은 방사청의 조사 의뢰를 받은 국군방첩사령부가 최근 군사기밀보호법상 공소시효(10년) 만료 등을 이유로 '불입건' 결론을 내리고 방사청에 이런 사실을 통보한 바 있다.이 같은 제재 검토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과열 경쟁으로 KDDX 사업방식 결정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나온 터라 사업방식 결정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제재 검토 시점이 미묘하다. 방사청은 오는 30일 열리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에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1번함) 건조' 사업 방식을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으로 전해졌다.일부에서는 방사청의 '한화오션 제재 검토'가 HD현대중공업과의 수의계약을 염두에 둔 조치가 아니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조 대변인은 'KDDX 사업 방식 결정을 앞둔 시기에 이런 검토를 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에는 "KDDX 사업 추진 방안에 대해서는 특정 업체의 제재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부정당업자로 지정되면 일정 기간 방사청 발주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는 점에서 '관련이 없다'는 방사청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다만 이달 말 방추위 전에 한화오션을 부정당업자로 지정하는 것은 관련 절차를 고려할 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KDDX는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이지스구축함 사업이다. 총 6척을 건조할 계획으로 사업비 규모가 7조8000억원에 달한다.지난해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법적 분쟁과 과열 경쟁으로 사업이 1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 김두용 기자
2025.04.15 1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