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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보험·재테크

트럼프가 띄운 가상자산 시장… 국내도 ‘법인 계좌’로 날개 달까

‘크립토(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과 맞물려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가장 먼저 ‘법인 계좌’ 발급 허용이 언급됐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 방향의 흐름에 맞춰 국내 제도 도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가상자산 제도화, 한 걸음 앞으로15일 금융위원회는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이날 서울정부청사에서 제2차 가상자산위원회 회의를 열고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2단계 입법의 주요 과제와 향후 검토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김 부위원장은 “최근 글로벌 가상자산시장은 기대감과 불안감이 얽히며 그 어느 때보다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며 “이에 글로벌 주요국은 이용자 보호와 함께 '규제의 불확실성 해소'에 중점을 두고 가상자산 규율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언급했다.그러면서 “우리 정부도 글로벌 변화의 큰 흐름을 읽고 현재 규제 체계를 지속 점검·보완해야 한다”며 “우리 가상자산 법제가 '통합법' 체계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2단계 입법 논의는 ‘사업자-시장-이용자’를 아우르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지난해 7월 1단계법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됐으나, 이는 이용자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업계에서는 가상자산의 특성을 반영해 관련 생태계를 종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이에 금융위는 올해 비영리법인부터 단계적인 코인거래를 허용하는 내용의 법인 투자와 관련한 세부방안을 마련하겠다며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에 뜻을 내비쳤다. 가상자산위원회는 이르면 내달 별도 회의를 열고 관련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현재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실명 인증을 마친 개인만 가상자산 투자를 할 수 있다. 앞으로 가상자산에 대한 법인의 실명계좌가 허용되면 지금까지 원천 차단됐던 가상자산을 이용한 사업들의 영위가 비로소 가능하게 된다. 예를 들어 법인이 직접 코인 투자를 하거나, 판매 대금을 코인으로 결제하는 등 가상자산 신규사업을 계획할 수 있게 된다. 이에 국내 거래량 2위 거래소인 빗썸은 법인영업팀을 새로 구축하고 인력 모집에 나섰다. 업비트 역시 내부적으로 법인 투자 허용 관련 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은행도 대비에 나섰다. 일단 가상자산을 보관 및 관리하고 수수료를 받는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에 발을 담그겠다는 움직임이다.지난달 30일 우리은행은 지난해 가상자산 수탁업체로 새로 등록된 비댁스와 함께 커스터디를 위한 혁신기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블록체인 기업들과 함께 가상자산 커스터디 기업을 설립했으며 하나은행도 가상자산 커스터디 회사인 비트고에 투자했다.업계에서는 금융 당국이 최종적으로 가상자산에 대한 법인 투자를 허용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이미 검찰과 국세청은 몰수·추징 가상자산 처분용 계좌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요 대학들도 기부받은 가상자산을 지갑에 보유하고 있지만 원화계좌가 없어 현금화하지 못하고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가상자산 관련 사업이 가능해지면서 시장 활성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당국에서 나온 얘기가 비영리법인부터 단계적으로 허용하겠다는 것이어서 쉽사리 예단할 수 없다”고도 했다.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는 법인 계좌가 허용될 경우 코인마켓만 하는 거래소가 코인으로 받던 수수료를 원화로 돌릴 수 있게 된다는 정도로 보고 있다. 거래소 입장 할 수 있는 게 당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법인 계좌를 통해 기관 투자자들이 시장에 들어오면 증권시장처럼 가상자산 시장도 굵직한 흐름이 생기게 되는 것”이라며 “개인 투자자들이 기관을 보고 투자할 수 있고 현재의 변동성이 줄고 위험도가 낮아져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이 관계자는 “다만 현재 공공기관부터 계좌를 열겠다는 것이고, 이 역시 올해 가능할지는 미지수”라면서도 “결국에는 법인 계좌를 열어줄 수 밖에 없는 흐름인데 시기의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미국 가상자산 정책 따라갈까코빗리서치센터가 지난 13일 미국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기업 메사리의 보고서를 번역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메사리는 “미국 공화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양원에서 명확한 가상자산 지침이 수립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역시 발간한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가상자산 육성 정책은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및 관련 산업과 각국 정부의 감독 정책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가상자산 관련 정책과 규제 방향을 명확히 하면서 불확실성을 해소하면, 미국 제도가 가상자산 규제에 대한 새로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차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에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폴 앳킨스 전 위원을 지명하고, 가상자산 전문가인 데이비드 삭스를 ‘AI 및 가상자산 전담 자문기구’의 책임자로 지명하는 등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인물을 전진배치했다. 이에 당국도 모른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게 업계 내 중론이다.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가 발간한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가상자산 시장은 거시경제와 정책 흐름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리포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 △미국 부채 문제의 대안으로 제기되는 비트코인 활용법 △확대되는 가상자산 수요층 △블록체인과 AI 기술의 연계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트럼프의 당선 후 가상자산은 기대에 부풀어 값이 한껏 치솟은 상태다. 코인베이스에서 지난해 미국 대선일인 지난해 11월 5일 비트코인 가격은 6만8989달러에서 이날 9만6975달러(1억4160만원)까지 뛰었다. 이에 금융당국도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고 가상자산위원회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업계와 교류하고 있다.다만 미국의 정책을 따라가기엔 당국이 보수적인 시각이 너무 짙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미국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허용하며 시장을 선도하자 증권업계가 금융위에 이를 국내 도입해달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금융위 계획에 관련 내용이 없다는 점에서 업계는 당국의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한 번 더 체감하고 있다고 토로한다.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현물 ETF를 통한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진입보다 ‘법인 실명계좌’를 단계적 허용하는 방향으로 틀어서 속도를 늦추려는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가 가상자산을 증권성으로 판단한다면 오히려 당국도 결단을 내리기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5.01.16 07:31
스포츠일반

유승민 후보, "선수 '바꿔치기' 표현 쓴 강신욱 강태선 후보 사과해야...체육회장 자격 있나"

유승민(43) 후보가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자신을 향하고 있는 타 후보들의 네거티브에 강하게 반박했다. 유승민 전 탁구협회장은 13일 서울 종로구 학고재갤러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금까지 자신을 향해 타 후보들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하나하나 반박하고 해명했다. 이번 선거에 나선 또 다른 후보인 강신욱 후보는 지난 4일 체육회장 1차 후보자 정책토론회에서 유 후보에게 대한탁구협회 회장 재임 때 후원금을 '페이백'했고, 2020 도쿄 올림픽 탁구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선수를 바꿔치기했다는 의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떠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강태선 후보 또한 유 후보가 국가대표 선발 과정 부정, 후원금 부당 사용, 회계 부정, 탈세 등 6건의 의혹으로 스포츠윤리센터 직권조사 대상이 됐다고 지적했다.유승민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타 후보자의 네거티브에 대해 선거 전략의 일부라고 생각했다"면서 "해명할 게 없어서 빨리 말하지 않았다. 틀린 게 있어서 그것만큼은 바로잡겠다"고 밝혔다.유승민 후보는 대한탁구협회장 시절 후원금을 유치한 인사에게 일부를 지급하는 '페이백'과 법인카드 부정 사용에 대해 먼저 말했다. 그는 "더 많은 후원금 유치를 위해 인센티브 제도를 만들었다. 요점은 제가 돈을 받았냐 안 받았냐 여부일 것"이라며 "100억원의 후원금 가운데 제가 직접 28억5000만원을 끌어왔다. 그리고 단 한 푼의 인센티브도 안 받았다. 대한체육회 감사를 매년 받았고, 거기서도 지적 사항은 없었다"고 말했다.또한 대한탁구협회에서 5년 동안 일하면서 단 한 번도 개인적인 일로 법인카드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해외 출장 시 제공되는 항공료와 여비도 협회로부터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유 후보는 "국제탁구연맹 고위 임원이라 항공권이 나올 때가 있는데, 그걸 우리 후원사인 대한항공 항공권으로 바꾸면서 그 차액만 (탁구협회 지원으로) 5년간 두 건 결제한 게 전부"라고 했다. 이어 유승민 후보는 '국가대표 바꿔치기 의혹'에 관해 강경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탁구 국가대표 출신인 그는 "8년 동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 위원으로 일하며 선수 권익을 위해 가장 많이 목소리를 냈다. '선수 바꿔치기'라는 용어를 쓰는 이들이 체육회장 후보로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면서 "강태선, 강신욱 두 후보자가 용어를 쓴 것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사과를 요청한다"고 했다.유승민 후보는 준비해온 패널을 꺼내들고 설명을 이어갔다. 그에 따르면 2020 도쿄 올림픽 당시 A와 B가 여자 대표 선수 한 자리를 놓고 경쟁했는데, 당시 경기력향상위원회(경향위)는 B를 추천했으나 유승민 당시 대한탁구협회장은 성적과 세계랭킹이 더 좋은 등을 고려해 A를 대표로 최종 선발했다.그는 "당시 타 종목에서 국가대표 선발과 관련한 불공정 논란이 크게 이슈가 됐다. 만일 경향위 추천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탁구에서도 불공정 이슈가 나왔을 수 있었다. 탁구협회 정관에 따르면 대표 선수에 대한 최종 결정권이 협회장에게 있기 때문에 정관을 어긴 부분도 없다. 나중에 경향위 회의록 자료를 보니 'A 선수는 귀화 선수라 애국심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해서는 안 될 말까지 나온 걸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지 끝까지 망설였던 이유가 바로 해당 선수들과 관련한 문제가 이슈로 오르내리길 원치 않았고, 선수 보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은경 기자 2025.01.13 14:50
영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수익 1.5조? 잘못된 주장…산정 불가능” [전문]

넷플릭스가 항간에 떠도는 ‘오징어 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 게임2’) 예상 수익은 부정확한 정보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넷플릭스는 1일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 “공개 첫 주부터 전 세계 1위를 차지한 자랑스러운 한국 작품 ‘오징어 게임2’에 보내주고 계신 많은 관심과 사랑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국내 모 조사 단체가 발표한 ‘오징어 게임2’ 개별 작품 수익률 분석과 관련해 사실과 전혀 다른 부분이 있어 넷플릭스의 입장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넷플릭스는 “월정액 구독형 서비스는 개별 작품의 시청 수나 시청 시간으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없다. 이에 한 작품의 흥행으로 수익을 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개별 작품으로 금전적 수익의 추산을 가능케 하는 공식 정보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넷플릭스 또한 이러한 방식으로 작품의 성과를 평가하지 않으며 평가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이어 “개별 작품의 추가 수익 추산이나 예측은 영화관 티켓 판매에 의한 박스오피스 성적이나 단건 결제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VOD 서비스의 매출 분석 방식에 적합한 것”이라고 짚으며 “매월 회원들이 고정된 금액을 지불하고 무제한으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에는 적용할 수 없다”고 전했다.끝으로 넷플릭스는 “회원들의 소중한 월 구독료를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이러한 기업 구조에 대해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잘못된 분석이나 주장으로 인해 부정확한 정보가 확산되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고 덧붙였다.앞서 미디어연구소 K엔터테크허브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 게임2’)가 전 시즌의 4배에 달하는 1000억원을 투자했으며, 최소 1조 5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약 1조원의 수익을 낸 시즌1이 93개국 1위를 차지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8일)을 놓고 비교 분석한 추정값이다.해당 내용이 공개되자 넷플릭스 측은 “월 구독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로, 단건 결제를 기반으로 한 VOD 서비스나 수익이 변동되는 영화관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며 “‘오징어 게임’과 같은 단일 콘텐츠로 인한 수익 추정치는 당사의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에 부합하지 않다. (수익률 분석 결과는) 사실과 다르다”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다음은 수익 관련, 넷플릭스 입장 전문공개 첫 주부터 넷플릭스 공식 집계 사이트인 Netflix Top10에서 전 세계 1위를 차지한 자랑스러운 한국 작품 ‘오징어 게임2’에 보내주고 계신 많은 관심과 사랑에 깊이 감사드립니다.어제 국내 모 조사 단체가 발표한 ‘오징어 게임 2’의 개별 작품 수익률 분석과 관련해 사실과 전혀 다른 부분이 있어 넷플릭스의 입장을 말씀드립니다.넷플릭스와 같은 월정액 구독형 서비스는 개별 작품의 시청 수나 시청 시간으로 별도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없습니다. 이에, 한 작품의 흥행으로 수익을 산정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개별 작품으로 인한 금전적 수익의 추산을 가능케 하는 공식 정보 역시 존재하지 않습니다. 넷플릭스 또한 이러한 방식으로 작품의 성과를 평가하지 않으며, 평가할 수도 없습니다.개별 작품의 추가 수익 추산이나 예측은 영화관 티켓 판매에 의한 박스오피스 성적이나 단건 결제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VOD 서비스의 매출 분석 방식에 적합한 것입니다. 매월 회원들이 고정된 금액을 지불하고 무제한으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에는 적용할 수 없습니다.넷플릭스는 회원들의 소중한 월 구독료를 바탕으로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품을 제작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 구조에 대해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잘못된 분석이나 주장으로 인해 부정확한 정보가 확산되는 점에 우려를 표합니다.감사합니다넷플릭스 드림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1.01 16:33
뮤직

[고환율시대 엔터] ①비용상승에 퀄리티 저하 우려…K팝 기획사간 온도차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11일 만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됐지만 계속되는 정국 불안에 지난 27일 원-달러 환율이 1476원까지 오르며 금융위기 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화가치가 한 달 새 5% 추락한 가운데 1500원 돌파 가능성 등 부정적 전망이 이어짐에 따라 엔터업계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환율 장기화가 영화, 방송, 가요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일간스포츠가 짚어봤다. <편집자 주>K팝이 글로벌 시장에서 변함없이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고환율 장기화에 업계는 웃지 못하고 있다. 고환율 시대를 바라보는 대형기획사와 중소기획사간 온도차가 목격되는 가운데, 이같은 고환율 시대가 K팝 업계에 호재가 되기보단 장기적으로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높다. 현지에 자사 스튜디오를 보유한 대형 기획사의 경우 환율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지만, 글로벌 협업으로 제작을 이어가는 경우엔 고환율이 치명적이다. 인건비를 비롯한 모든 비용을 달러로 지급해야 하는데, 같은 금액이라도 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A기획사 관계자는 “미주 투어를 준비 중인 팀의 경우 비용 상승이 워낙 커 티켓을 다 팔아도 남는 게 없을 정도”라고 울상을 지었다. 환율 상승에 따른 현지 공연 제작비 상승도 부담이다. 이 관계자는 “공연 제작 비용을 무한정 늘릴 수 없는 만큼 무대 효과 연출 등을 줄일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공연 퀄리티가 떨어질 게 뻔한데 이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K팝 공연에 좋지 않은 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프로모션을 위해 자체적으로 공연을 진행하는 중소기획사들의 경우, 현지 체류시 소요되는 비용 등을 개별 결제해야 하는데 대개 카드로 결제하기 때문에, 카드 대금 청구 시점의 환율 상승 여파를 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최근 소속 그룹의 투어 공연을 마친 B기획사 관계자 또한 다가오는 대금 청구일에 대한 부담을 토로했다.또 환율 변동성을 고려해 애초에 행사 개런티를 달러 아닌 한화로 지급해줄 것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 경우엔 울며 겨자먹기로 손해를 보게 될 수도 있다.이뿐 아니라 해외 작곡가들의 참여도가 높은 현 K팝 시장에선, 곡비 상승 효과도 피할 수 없다. C기획사 관계자는 “요즘 아이돌 그룹들은 타이틀곡 외 수록곡에도 외국 작곡가들을 참여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비용을 곧바로 달러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고환율의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해외 브랜드 의상을 공수해 오는 경우에도 환율 상승의 부정적인 영향이 즉각적으로 나타나게 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해외에서 열리는 콘서트나 해외 브랜드 행사의 경우, 개런티를 달러로 수령하는 만큼 환율 상승이 환전시 오히려 유리해지는 측면도 있다. D기획사 관계자는 “콘서트 티켓 가격이 달러로 책정된 만큼 원화로 환전할 때 오히려 이익이 될 수 있고, 초청콘서트의 경우 현지 체류 비용도 주최 측이 부담하는 만큼 환율 상승에 따른 타격은 특별히 없다”고 말했다. 이는 대체로 대형기획사 소속 아이돌 그룹에 해당하는 경우다. 트와이스, 스트레이 키즈, 엔하이픈 등 미국 내 앨범 판매량이 높은 아이돌의 경우도 앨범 수익 면에선 환율 상승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E기획사 관계자는 “대형기획사의 경우 환율 상승 여파가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으나 중소기획사는 비용 하나하나의 집행이 민감한 만큼 실질적인 피해가 더 클 수 밖에 없다”고 짚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12.30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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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가 쓰는 '역주행=성공' 방정식…맏형의 자신감

엔씨소프트가 올해의 부진을 털기 위한 예열 작업에 한창이다. 심혈을 기울인 기대작들이 출시 초기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곧장 역주행하며 업계 맏형다운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렇듯 '엔씨 걱정은 하는 게 아니다'라는 목소리가 퍼지고 있지만,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대적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방치형 게임서도 빛난 리니지 IP엔씨가 지난 4일 241개 국가에 동시 출시한 방치형 MMORPG '저니 오브 모나크'는 25일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매출 12위를 기록하며 국내 시장에 안착했다.'리니지M'과 '리니지W'가 각각 1위, 4위를 차지한 대만 시장에서는 26위에 오르며 나름 선전하고 있다.엔씨는 할리우드 대세 미남 배우 티모시 샬라메를 메인 광고 모델로 전격 발탁하는 등 '저니 오브 모나크'의 흥행에 온 힘을 쏟아부었다.지난 8월 내놓은 스위칭 RPG '호연'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면서 회사의 주력 IP인 '리니지'에 방치형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한 기대작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그런데 '저니 오브 모나크'를 론칭한 직후인 지난 5일 엔씨의 주가는 전일보다 14.35% 폭락했다.당시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버섯커 키우기', '소울 스트라이크' 등 방치형 RPG의 시스템을 특별한 변경 없이 그대로 차용했으며, '리니지W' 스타일의 3D 그래픽과 인터페이스는 퀄리티가 낮았고 가시성도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다행히 이런 암울한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저니 오브 모나크'는 출시 5일 만에 한국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톱5에 진입했고 4위까지 찍었다. 평점도 2점대인 '리니지M'과 달리 4점대를 유지하며 이용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현재는 10위권을 오가고 있지만 신작 효과가 지난 뒤의 하향 안정세에 접어든 상태로, 유료 아이템이 주된 수익원인 MMORPG 사이에서 방치형 게임이 이 정도 성과를 내는 것은 의미가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저니 오브 모나크'는 주사위로 아이템을 획득하는 독특한 재미에 결제 대신 광고를 보면 보상을 주는 시스템을 처음 도입해 과금 부담을 줄였다. 이를 바탕으로 유튜브 프리미엄처럼 광고 없이 게임을 즐기는 구독 이용자 유입을 노린다.엔씨 관계자는 "캐릭터를 계속 수집해 덱을 꾸리는 게임이라 새로운 캐릭터들을 업데이트하는 시점에 따라 매출이 오르락내리락하는 특징이 있다"며 "지금은 핵심 캐릭터인 '데스 나이트'와 '커츠'의 픽업 소환이 끝나 매출이 조금 내려간 구간"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또 "광고 제거권이 이용자들이 기본적으로 구매하는 상품이 될 것이고 빠른 성장을 원하는 경우 더 많은 캐릭터 뽑기권을 사는 형태의 무겁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이라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저니 오브 모나크'의 초기 성적은 내년 초에 있을 2024년 연간 실적 발표에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서 대박 난 TL엔씨의 또 다른 역주행 게임은 대작 PC MMORPG '쓰론 앤 리버티'(이하 TL)다. 6년이라는 개발 기간을 거쳐 작년 12월 국내에 먼저 선보였는데, 결과가 처참했다.게임 리서치 서비스 게임트릭스의 국내 PC방 순위에서 출시 첫 달 10위 안에 들어가려는 듯하다가 두 달 만에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현재는 전체 순위 54위, 장르별 순위 25위에 머물러 있다.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간 MMORPG 트렌드와 과금으로 우위에 서는 경쟁 환경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이에 굴하지 않고 엔씨는 인게임 재화의 활용 범위를 넓혀 과금 부담을 줄이고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사용성을 개선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다.이런 노력 덕분에 올해 10월 글로벌 출시 때는 전과 다른 호응을 얻었다. 한 달 만에 누적 이용자 425만 명을 돌파했고,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글로벌 인기 게임 1위에 등극했다.현재 일 최다 동시 접속자 수 4만~5만 명대를 지키고 있는데, 이는 스마일게이트의 대표 MMORPG '로스트아크'(2만명대)보다 높은 수준이다.이런 'TL'의 성공은 한국과 달리 통신 인프라가 좋지 않아 PC와 콘솔의 인기가 여전한 해외 게임 환경과도 맞닿아 있다. 엔씨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TL'을 장기 수익 창출원으로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엔씨 관계자는 "무기와 같은 신규 콘텐츠를 계속 추가하고, 신규 유저들을 위한 고속 성장 서버 등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증권가는 엔씨의 올해 적자 규모가 3분기 약 143억원에서 4분기 400억~500억원대로 불어나지만 내년 초에 다시 흑자로 돌아올 것으로 내다봤다.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니 오브 모나크'는 '리니지M', '리니지W' 등의 쿠폰을 제공하는 협업으로 유저 유입과 매출 발생을 이끌고 있다"며 "대박은 아니어도 안정적인 매출 기여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 과제는이처럼 12년 만에 적자 전환하며 우려를 샀지만 어쨌거나 엔씨는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A 게임사 관계자는 "탄탄한 현금 보유고만 봐도 엔씨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엔씨의 현금성 자산은 9500억원에 달한다.다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과금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로 축적한 부정적 이미지는 언젠가는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B 게임사 관계자는 "수천만 원을 써도 순위에 들지 못하는 한국과 달리 서구권 게이머들은 패키지 구매에 수만 원 정도를 쓰는 것을 정상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꼬집었다.그러면서 "한국식 비즈니스 모델을 향한 해외 유저들의 부정적 인식을 해소해야 하는데, 단기간 내 이뤄낼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엔씨가 대대적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정말 가능성 있는 게임에 집중하기 시작한 이유"라고 설명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2.26 07:00
산업

여행플랫폼 선택 시 48% '가격' 최우선 고려

여행객 가운데 절반 가량이 여행플랫폼 선택 시 '가격'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최근 2년 내 여행플랫폼(야놀자·여기어때·아고다·트립닷컴) 4사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20대 이상 소비자 1600명을 대상 온라인 설문 결과에 따르면, 여행플랫폼을 선택할 때 가격을 주로 고려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47.9%로 집계됐다.기존에 이용하던 플랫폼에서 다른 곳으로 전환한 이유도 '가격이 더 저렴해서'가 43.5%로 가장 많았다.조사 대상자들로부터 수집한 4개 여행플랫폼에 대한 평가 1600건 중에서도 가격과 수수료 관련 불만은 전체의 15.2%(243건)를 차지했다.조사 대상 소비자의 14.0%(224명)는 여행플랫폼 이용 중 불만을 느끼거나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유형별로는 '고객센터 연락 안 됨'이 28.1%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오버부킹'(초과예약)에 따른 예약취소 21.4%, '환급 지연·거부'가 20.5%를 각각 차지했다. 이번 조사에서 4개사의 종합만족도 평균은 5점 만점 기준 3.68점으로 집계됐다.서비스 부문별로는 가격·여행상품 등 핵심 서비스 만족도가 3.83점으로 가장 높았으나, 고객서비스 환경 만족도 3.67점, 긍정·부정 감정 체험 만족도 3.53점 순이었다.세부 요인별로는 앱 편의성(3.81점)과 여행상품(4.04점)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만 개인정보보호(3.50점)와 여행고객센터(3.62점)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업체별 종합만족도는 여기어때가 3.80점으로 가장 높았고 야놀자(3.72점), 트립닷컴(3.63점), 아고다(3.56점) 순이었다.조사 대상자들이 여행플랫폼에서 가장 최근 구매한 여행상품의 1인당 평균 결제금액은 국내 여행 16만1000원, 해외여행은 63만5000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는 1회 여행 기준으로 현지 쇼핑과 식비 등 개별 여행 경비를 제외한 금액이다.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여행플랫폼 사업자에게 고객센터 불편을 해소하고 개인정보보호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하는 한편 여행상품 가격, 수수료의 투명성을 높이라고 권고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4.12.24 09:48
산업

"상생 없는 날치기" vs "부담 줄였다"…배달앱 상생안 타결 뒤에도 논란

배달 플랫폼 수수료를 둘러싼 논란이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 입점업체 단체, 공익위원 등으로 구성된 상생협의체에서 수차례 회의 끝에 상생안을 내놓긴 했는데 오히려 더 시끄러워지는 분위기다. 일부 입점업체 단체는 지난 7월 배민 수수료율 인상 전보다 상생안의 수수료율이 더 올랐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반면, 배민은 인상 후 수수료율 대비 업주들 부담이 축소됐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서로 다른 기준으로 상생안을 바라보고 있어 견해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115일 만에 극적 타결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상생협의체는 지난 14일 12차 회의를 열고 배민과 쿠팡의 중개 수수료율을 현행 9.8%에서 2.0~7.8%로 낮추고 거래액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매출이 작은 영세 음식점일수록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다. 합의안은 지난 7월 23일 협의체가 출범한 지 115일 만에 나왔다. 내년 초부터 3년간 적용된다.상생안에 따르면 배달 앱에서 발생한 매출액 기준 상위 35% 음식점에 7.8%의 수수료율을 적용한다. 거래액 하위 20% 음식점에는 가장 낮은 2.0%의 수수료율을 매긴다. 거래액 중위 35~80% 구간에 있는 음식점에는 6.8%의 수수료율이 적용된다.음식점이 플랫폼에 내는 배달비는 현행 1900~2900원에서 최대 500원 오른다. 매출 상위 35% 음식점 배달비는 500원 오른 2400~3400원, 35~50% 구간은 200원 오른 2100~3100원으로 정했다. 다만 매출 규모가 작은 하위 50% 음식점이 내는 배달비는 유지하기로 했다.배민 측은 "이번 상생안으로 약 13만개 음식점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쿠팡 측은 “대승적 차원에서 배민의 상생안을 수용했고, 모든 입점업체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상생협의체는 다른 상생 방안도 내놨다. 소비자가 받는 영수증에 주문 금액에 대한 중개수수료·결제수수료·배달비를 모두 기재하기로 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전형적인 눈속임"문제는 이번 상생안이 '반쪽짜리' 합의라는 데 있다. 입점업체 측 가운데 한국외식산업협회·전국가맹점주협의회가 최종 상생안에 반대하며 퇴장한 가운데 소상공인연합회·전국상인연합회와 중재 역할을 맡은 공익위원이 찬성해 가결된 까닭이다.한국외식산업협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가 반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상위 35% 거래 업주들 입장에서는 상생안이 현행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서다. 100일이 넘도록 상생협 회의를 거쳤지만 최종안이 대다수 자영업자들 입장에서는 손해를 볼 수도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실제 최종 합의안은 수수료 7.8%+배달비 3400원(최대), 현행은 수수료 9.8%+배달비 2900원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비율이 높은 2만원 주문이 들어왔다고 했을 때 현행대로라면 수수료+배달비는1960원+2900원=4860원이다. 조정안으로 계산하면 1560원+3400원=4960원으로 오히려 100원이 인상된다.이와 관련 경기도 성남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 중인 박 모(43)씨는 "우리 매장이 상위 35%라고 가정할 경우 2만원짜리 치킨 한 마리를 기준으로 하면 지금보다 100원 더 손해"라며 "이번 상생안이 구간을 차등화해 수수료율과 배달비를 내렸다고 하지만 따져보면 정산 금액이 줄어드는 셈"이라고 지적했다.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역시 "사실상 수수료가 인상됐다"며 "전형적인 눈속임"이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상생협의체 직전에 배민이 수수료를 올렸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한 피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관계자는 "점유율 1위 업체인 배민이 지난 7월 수수료를 9.8%로 올리기 전에는 수수료 6.8%에 배달비 3200원이었다"며 "최종안은 차등수수료라고는 하지만 최대 수수료 7.8%에 배달비 3400원이 됐다. 이게 과연 자영업자들에게 더 유리졌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자영업자들의 반응도 대체로 부정적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의 한 회원은 "400원 내리고 500원 올리느라 수고가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계산해 봤는데 2만원짜리 팔면 기존보다 더 뜯어간다"고 하소연했다. 배민 "모든 점주 부담 낮춘 결정"논란이 커지자, 배달 플랫폼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7일 자사 뉴스룸을 통해 "이번 상생안을 통해 현행(평균 주문금액 기준) 대비 '중개이용료 및 배달비 총 부담'이 커지는 입점업체는 없다"며 "전체의 절반 업체는 배달비 인상 없이 중개이용료를 낮추는 등 실질적으로 비용 부담을 줄이도록 했다"고 주장했다.배민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상생안 시행 시 배민1플러스를 이용하는 점주 20만명 중 매출 하위 20%에 속하는 4만명은 평균 객단가(2만5000원) 주문을 100건 수행하면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를 합한 부담이 현재보다 36%(19만5000원) 줄어든다. 이는 배민이 지난 7월 수수료를 인상하기 전(6.8%)과 비교해도 부담이 33% 줄어든 수준이다. 또 매출 상위 35∼50% 구간과 상위 50∼80% 구간에 속하는 점주 약 9만명은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지금보다 각각 10%(5만5000원), 14%(7만5000원)의 부담 비용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상생안 마련이 애초부터 쉽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음식 배달 시장에는 배달 앱, 입점 업체, 프랜차이즈 본사, 여기에 상생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은 배달 라이더들까지 있다"며 "너무나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모두를 만족시키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했다"고 지적했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상생안이 소상공인·자영업자 부담을 낮추기엔 역부족인 게 뻔히 보이는데, 찬성을 어떻게 하겠나”라며 “협의체는 결론을 지었다고 생각하겠지만, 내년에 본격적으로 상생안이 시작되기 전까지 공방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안민구 기자 2024.11.26 07:00
스포츠일반

정부, ‘비위 혐의 다수 발견’ 이기흥 체육회장 등 경찰 수사 의뢰 방침

정부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한 8명의 비위 혐의를 다수 발견,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10일 오후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무조정실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은 체육회 직원부정채용(업무방해)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횡령) 예산 낭비(배임) 등의 비위 혐의 확인 결과를 발표했다.먼저 이기흥 회장은 충북 진천에 있는 국가대표선수촌 직원으로 자기 자녀의 대학 친구를 부당 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또 선수촌 고위 간부에게 이력서를 전달하고, 국가대표 경력과 2급 전문스포츠지도자 자격 등의 자격 요건 완화를 여러 차례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이밖에 자격 요건 완화 시 연봉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내부 보고를 묵살했고, 요건 완화를 반대하는 채용 부서장을 교체하기도 했다. 결국 요건이 완화된 상태로 채용 공고가 이뤄져, 이 회장의 지인이 최종 채용됐다.점검단은 이 회장의 승인하에 한 스포츠종목단체 회장에게 선수 제공용 보양식과 경기복 구매 비용을 대납하게 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관련 진술에 따르면 해당 회장은 이 회장과 오랜 친분이 있는 사이로, 올해 초 이 회장에게 파리올림픽 관련 주요 직위를 맡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결국 B 회장은 희망한 직위를 맡았고, 물품 구매 비용으로 약 8000만원을 대납한 것으로 조사됐다.이기흥 회장은 마케팅 수익 물품을 회장실로 배당받아 배부 대장 등에 기록하지 않고 지인 등에게 제공하거나, 다른 부서에 배정된 후원 물품을 일방적으로 회장실로 가져와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이밖에 선수촌의 한 고위 간부는 후원사에 직접 연락해 4705만원의 침구 세트 등을 후원받아 선수촌에 별도 보관하며 자의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점검단은 이기흥 회장의 부적절한 언행과 업무 추진비 부적정 집행 등 규칙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관련자 11명(수사 의뢰 대상자와 7명 중복)을 법에 근거해 조처하도록 소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 통보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체육회 직원 등에게 상습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해왔으며,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회피할 목적으로 긴급성이 떨어지는 지방 일정을 진행한 사실도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또 점검단은 파리올림픽 선수단 해단식 장소의 갑작스러운 변경에 따른 예산 낭비, 출장 결재 등 복무 처리 없이 근무지 외 업무추진비 카드 사용, 허위 증빙자료 작성을 통한 업무추진비 선결제 등 체육회 운영에도 다수의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김우중 기자 2024.11.10 13:36
산업

강웅철의 재등판…'사법 리스크' 속 흔들리는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시장 규모를 키워온 바디프랜드가 업계 1위를 되찾는데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강웅철 바디프랜드 창업주가 경영에 복귀해 실적을 끌어올리는데 열을 올리고 있지만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사법 리스크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창업주 강웅철의 '사법 리스크'바디프랜드는 현재 오너 일가인 강웅철 바디프랜드 이사 측과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브라더스의 경영권 분쟁으로 뜨겁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바디프랜드 창업주 강웅철 이사 등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달 30일 안마 의자 회사인 바디프랜드 지분을 인수한 사모 펀드 한앤브라더스의 최대 주주 한 씨와 양 씨에 대해 사기·횡령·배임·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또 경영권을 뺏긴 이 회사 창업주 강웅철 전 이사회 의장도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바디프랜드에 법적 이슈가 발발한 것은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가 경영에 참여하면서부터다. 2015년 바디프랜드는 사모펀드인 VIG파트너스 등이 지분 43%를 인수하며 최대 주주가 됐다. 이후 2022년 7월에는 사모펀드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한앤브라더스가 공동 설립한 투자 목적 회사(SPC) 비에프하트가 지분 46.3%를 사들이며 경영권을 갖게 됐다.강 이사는 지분 38.7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문제는 스톤브릿지와 한앤브라더스가 서로 경영 주도권을 갖기 위한 기싸움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초부터 마케팅이나 영업 등 경영에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며, 이 과정에서 강 이사는 스톤브릿지 측에 서게 됐다.양측은 “회삿돈을 유용했다”며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맞고소했다. 이에 검찰 수사가 진행됐다.강 이사와 스톤브릿지 측은 한 씨가 정·관계, 법조계 등 각계 고위 인사들에게 로비할 명목으로 23억원 상당을 받아가 가로챘다고 주장했다. 또 한 씨가 측근인 양 씨와 함께 최고급 수입 법인차를 타고, 법인카드로 특급 호텔 스위트룸 2개월 치 대금을 결제하는 등 회삿돈을 유용한 의혹도 있다고 했다.이에 한 씨는 강 이사가 직무 발명 보상금 명목으로 회삿돈 62억원 상당을 횡령하고, 법인카드를 부정하게 사용한 혐의가 있다고 맞고소했다. 이 과정에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강 이사가 복귀했고, 한 씨 측은 경영에서 배제됐다.검찰은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본사와 역삼동 한앤브라더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그러면서 증거 인멸 가능성과 도주 우려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업계에서는 바디프랜드의 경영진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렌털 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바디프랜드의 경영권이 흔들리고 있어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하다는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바디프랜드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분쟁이 아닌 한앤브라더스 측에 대한 문제를 인지하고 동의를 얻어 해임하면서 공동 GP(업무집행조합원)에서 스톤브릿지 단독 GP가 된 것"이라며 "강웅철 이사는 계속 경영 고문을 맡아왔기 때문에 경영 공백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2022년 '역성장' 시작경영권 분쟁은 바디프랜드를 흔들었다. 사모펀드가 회사를 인수한 뒤부터 경영 실적이 부진에 빠지게 된 것이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디프랜드의 매출은 2021년 6110억원을 기록한 뒤 2022년 5436억원, 2023년 4196억원으로 계속해서 하락 중이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882억원에서 457억원으로 반토막 나더니, 지난해 167억원으로 또 한 번 반토막이 났다.동시에 국내 안마의자 시장 선두를 지키던 바디프랜드의 위상도 꺾였다. 2021년 안마의자 시장 1위 자리를 경쟁사 '세라젬'에 내준 것이다.바디프랜드 창업주 조경희 전 회장의 첫째 사위이자 공동 창업주인 강웅철 이사가 다시 경영선에 복귀한 건 올해다. 지성규, 김흥석 2인 공동 대표체제였던 바디프랜드가 3인 체제의 경영 구도로 재편된 것이다. 강 이사는 역성장에 빠져 있던 바디프랜드를 구출해 낼 '키맨'으로 주목 받았다. 그는 헬스케어 업계 최초로 렌털 시스템을 구축해 바디프랜드를 정상에 올려 놓은 인물이다.다행히 그의 복귀와 동시에 바디프랜드는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바디프랜드는 올해 상반기 매출 2286억원, 영업이익 2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8.9% 늘고, 영업이익은 188.8% 급증했다.올해 1분기엔 전년 동기대비 151% 급증한 16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2분기에는 전년 대비 4배 이상 성장한 8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바디프랜드 관계자는 "3분기에도 상반기와 같은 분위기이지 않을까 기대한다. 11월 중순 공시를 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2024.11.05 06:50
연예일반

[IS시선] 탑→곽도원, 범법자 릴레이 복귀…이대로 괜찮을까

음주운전과 마약 투약 혐의로 자숙했던 배우들의 출연작들이 다음달 잇달아 공개된다. 부정적 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업계 관계자들의 책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넷플릭스 측은 1일 새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 게임2’) 공식 티저 예고편을 공개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글로벌 기대작답게 ‘오징어 게임2’ 예고편은 공개 하루 만에 조회수 200만뷰를 돌파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다만 부정적인 반응도 눈에 띄었다. 대부분 출연 배우 탑(최승현)을 향한 비난이었다. 극중 은퇴 아이돌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진 탑은 예고편 초반 움직이면 죽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 장면에 등장, 옆 참가자를 향해 “너한테 벌이 앉았어”라고 말한다. 3초 남짓의 짧은 분량이지만, 누리꾼은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비도덕적인 연예인, 범죄자를 보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탑은 군 복무 중이던 지난 2017년 대마 흡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활동 재개를 놓고 대중과 설전을 벌였고 지난해 소속 그룹 빅뱅에서도 탈퇴했다. 최근 12월 개봉을 확정한 영화 ‘소방관’도 배우의 범죄 이슈로 대중의 뭇매를 맞고 있다. ‘소방관’은 ‘친구’ 곽경택 감독의 신작으로, 2001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주택에서 발생한 실제 방화 사건을 소재로 만들었다.이 영화는 지난 2020년 크랭크업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일을 잡지 못했다. 이 가운데 주연 배우 곽도원이 2022년 9월 음주 운전으로 적발되며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당시 곽도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58%로 면허 취소 수치(0.08%)의 약 2배였다.‘소방관’ 측은 들끓는 여론을 의식, 곽도원을 시사회, 인터뷰 등 모든 홍보 활동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곽도원 출연 분량 역시 축소했다. 그러나 주연인 만큼 통편집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소방관’ 측은 “영화의 본래 취지와 영화 흐름을 해치지 않는 것이었기에 이를 중점적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범법 연예인들의 복귀가 전례 없는 일은 아니다. 한 번의 실수로 이들의 재기 기회를 완전히 앗아가는 것이 옳다고 만도 할 수 없다. 다만 점점 짧아지는 이들의 자숙 기간을 돌아볼 필요는 있다는 시선이 팽배하다. 무엇보다 이들을 소비하는 주체, 즉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OTT 등장이 이 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OTT는 글로벌 시청자를 타깃으로 하는 데다 이용자가 월 결제를 통해 다수의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소비하는 구조로, 상대적으로 출연자들의 리스크에 포용적인 지점이 있다. 실제 탑 이전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배성우 등도 OTT로 복귀전을 치렀다.하지만 여론과 속도를 맞추지 않은 이러한 일방적인 복귀는 작품 보이콧은 물론, 도덕적 해이와 같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 최근 들어 연예인들의 형사 사건이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른 대중의 반감과 피로도가 높아진 만큼 관계자들의 신중한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1.04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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