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재벌 2·3세들의 끊을 수 없는 프로포폴 유혹
재벌들이 마약의 유혹을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재벌 2·3세들이 마약류인 프로포폴 불법 투약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재벌들은 주로 스트레스와 피로, 불면증 등의 해소를 목적으로 일명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을 투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포폴은 하얀색 액체로 정맥에 투여하는 수면마취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015년 1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총 41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상승 투약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12일 이 부회장의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 첫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에게 벌금 7000만원과 추징금 1702만원을 구형했다. 이 부회장은 검찰의 공소 사실을 빠르게 모두 인정했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개인적인 일로 수고와 걱정을 끼쳐서 사죄드린다. 이번 일은 모두 제가 부족해 일어난 일로 치료를 위한 것이지만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프로포폴은 마약류라 중독성이 크다. 이로 인해 피부미용 등 치료 목적 외에도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하는 경향이 짙다. 이와 같은 중독성을 우려해 재판부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오랜 기간 투약했는데 최근 출소 이후 문제가 없었냐”고 묻기도 했다. 이 부회장의 동생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기도 했다. 경찰이 해당 병원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벌였지만, 증거를 찾지 못해 무혐의로 종결됐다. 프로포폴 투약 혐의는 횟수와 기간에 따라 형벌이 결정된다. 애경그룹 2세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도 이재용 부회장과 같은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받았다. 채 전 대표는 2017년 9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모두 10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했다. 이에 그는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올해 1월 보석으로 석방된 그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두산그룹 4세인 박진원 두산메카텍 부회장도 프로포폴 투여 혐의로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올해 5월 박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는 인정되지만 피의자의 연령이나 범죄 정황 등을 고려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처분이다. 박 부회장의 경우 프로포폴 투약 횟수가 적고, 기간이 짧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의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26일에 열린다. 배우 하정우는 2019년 1~9월 동안 19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했다. 이 부회장과 같은 병원에서 투약을 받았던 그는 1심에서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0.14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