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선수·사령탑 하나 된 이색 매치업…만원 관중 앞 웃음바다된 올스타전, 최고 별은 박지수
“위성우가 수비 구멍이잖아. 박지현 일대일 해.” (핑크스타 김단비)2023~24 여자프로농구(WKBL) 올스타전에서 사령탑을 향한 제자들의 이색 도발이 이어졌다. 경기 내내 팬들이 웃음지을 만한 장면이 나왔다. 7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렸다. 팬 투표 1위 박지현(아산 우리은행)이 이끄는 핑크스타와 2위 신지현(부천 하나원큐)가 이끄는 블루스타의 대결로, 팀당 10명씩의 올스타가 격돌했다.WKBL 올스타 행사가 아산에서 개최던 건 1997년 여자프로농구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순신체육관의 2309석 티켓은 모두 팔려나갔다. 올스타 페스티벌을 즐긴 선수들은 멋진 아이돌 안무를 선보이는 등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지난해 MVP를 수상한 진안(BNK)은 입장시 식스팩의 소품을 입고 나타나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다.1쿼터부터 선수들의 ‘합’이 눈에 띄었다. 핑크스타 박지수(청주 KB)가 블루스타 진안의 슛을 블록하더니, 곧바로 팀원들을 모아 단체 세리머니로 자축했다. 이에 블루스타 강이슬(KB)이 3점슛을 터뜨린 뒤 똑같이 단체 세리머니로 응수했다. 1쿼터 막바지에는 감독들이 코트로 나섰다. 핑크스타 김단비(우리은행)와 블루스타 김정은(하나원큐)이 나란히 벤치로 들어가 지휘봉을 잡았고, 대신 블루스타에선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 직접 코트에 섰다. 위 감독은 제자인 박지현과 일대일 매치업을 벌였다. 마이크를 잡은 김단비는 “위성우가 수비 구멍이잖아. (박)지현아 일대일 해”라고 지시했고, 김정은은 “감독님, 하기 싫어요?”라고 덧붙이며 코트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2쿼터엔 박지수 대신 김완수 KB 감독이 직접 코트를 밟았다. 김완수 감독 역시 팀의 제자 허예은과 마주했는데, 구두를 신고도 놀라운 수비로 두 번이나 허예은의 공을 스틸하는 모습을 보여줘 박수받았다. 김도완 하나원큐 감독·구나단 인천 신한은행 감독(이상 블루스타), 임근배 용인 삼성생명·박정은 BNK 감독(이상 핑크스타)도 후반 나란히 코트를 밟아 득점을 터뜨렸다. 특히 임근배 감독과 박정은 감독은 정확한 3점슛을 터뜨려 환호를 끌어냈다.쿼터 막바지엔 승리를 향한 선수들의 연이은 득점 쟁탈전이 열렸다. 결국 핑크스타가 90-88로 이겼다.17점 6리바운드를 기록해 핑크스타의 승리를 이끈 박지수는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그는 총 78표 중 45표를 기록, 33표의 박지현을 제쳤다. 박지수가 올스타전 MVP를 수상한 건 2019~20시즌 이후 두 번째. 그는 “(박)지현 선수가 받을 줄 알았는데, 수상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웃었다. 박지수는 올 시즌 정규리그 1~3라운드 MVP를 싹쓸이한 후 올스타전 최고 스타상까지 가져갔다. 득점상은 26득점을 기록한 진안(BNK), 베스트 퍼포먼스 상은 베테랑 김정은의 몫이었다. 박지수는 300만원을, 진안과 김정은은 200만원을 수상했다.이날 경기장엔 일본 W리그 라이징 스타들도 함께해 축제를 즐겼다. 올스타 페스티벌에 일본 선수단이 참가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들은 본 경기 전 한국 라이징 스타들과 경기를 치렀다. 한국 팬들과 함께하는 각종 이벤트에도 참가해 웃음을 나눴다.
3점슛 콘테스트에선 카사기 하루나(미츠비시전기)가 22점을 몰아치며 이소희(21점)와 강이슬(14점)을 꺾었다. 카사기는 한일 라이징 스타 경기에서도 MVP에 올랐다. 축제를 마친 WKBL은 오는 13일 BNK와 하나원큐의 정규리그 경기로 2023~24시즌 일정을 재개한다.김우중 기자
2024.01.07 1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