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38건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합심] 휴 그랜트의 낮잠, 해커의 암막 커튼, 리허설

영국 신사가 깜빡 졸았습니다. 검은색 선글라스를 썼지만, 옆으로 고개를 떨군 모양새 등이 잠에 빠진 것이 틀림없습니다. 영국 출신의 영화배우 휴 그랜트(64)가 9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센터 코트에서 8강전 경기를 보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집요한 영국 언론이 중계 화면에 등장한 이 장면을 놓치지 않습니다. "조코비치(세르비아) 경기를 보다가 조는 게 말이 되냐"라며 비꼬는 말도 테니스 팬들로부터 나왔습니다. 그랜트가 앉는 자리는 돈으로 살 수 없는 특별 초대석이어서 그를 향한 조롱과 시샘이 더해지는 듯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건 눈꺼풀'이라는 조크를 떠올리며 오후의 노곤함을 이기지 못한 그를 동정해 봅니다. 사실 낮잠은 무죄입니다. 그때, 그 자리여서가 문제일 뿐입니다. 스포츠에서 잠을 잘 자는 선수가 운동도 잘하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합니다. 어린 선수라면 성장에도 도움 되는 것은 물론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잠입니다.제가 '병아리' 프런트 시절 일입니다. 외국인 선수들이 지낼 창원의 아파트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가전 기구나 생활용품을 마련하는 것도 운영팀 몫이었습니다. 사용법에 대해 영어 매뉴얼도 만들고, 집 가까운 마트로 가는 경로와 방법을 설명하는 안내서도 제작했습니다. 사소해도 구단으로서는 모두 처음 하는 일이라 챙기다 보면 빠진 게 꼭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도 요구하는 게 많았습니다.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투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에릭 해커 선수가 거처를 처음 둘러본 뒤 침실에 암막 커튼을 추가해 달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암막 커튼은 빛이 거의 들어오지 못하도록 일반 커튼보다 더 두텁게 만듭니다. 이미 설치한 커튼과 블라인드가 있었기에 추가 설치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창단 초기에 선수 지원 등 각종 내부 규정에 빠진 부분이 있어 "이걸 해줘야 해, 말아야 해" 같은 고민이 프런트 사이에 많았습니다. 첫 외국인 선수라는 상징성, 큰 비용이 들지 않는 데다 계속 사용이 가능한 일종의 장비 개념으로 보자는 해석에 따라 해커 선수의 아파트에 암막 커튼을 추가했습니다. 당시 저는 형평성이나 규정을 먼저 보는 편이었습니다. 비용 이슈가 아니라 선수 컨디션의 회복과 준비, 구단의 서비스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걸 배우는 계기였습니다. 관련 내용을 더 찾다 보니 테니스의 레전드 피트 샘프라스는 자신이 머무는 호텔방 TV 수신기의 작은 빨간색 불빛도 검은 테이프로 막을 정도로 숙면을 위해 완전한 암흑 상태를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다이노스에서 새 구장을 만들 때도 잠과 관련된 이슈가 있었습니다. 새 구장 설계 때 선수단의 많은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구단이 애를 썼습니다. 라커룸을 중심으로 선수단 동선을 짰고, 다양한 시설과 장비를 넣어 과학적인 관리와 편의성을 제공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딱 하나 선수단 의견에 맞춰주지 못한 것이 있었습니다. 수면실입니다. 베테랑 중심으로 낮잠 잘 공간을 마련해 달라고 했으나, 개장 초기에는 들어주지 못했습니다. 워낙 라커룸에 공을 들였기 때문입니다. 비행기 비즈니스석처럼 누울 수 있는 리클라이너 의자를 놓았기에 굳이 수면실이 필요하냐는 내부의 반대 의견이 있었습니다. 결국 몇 해 지나지 않아 선수들 공간을 마련하게 됩니다. 농구 황제 르브론 제임스는 "커리어 내내 하루 평균 12시간은 잠을 잔다"라고 말합니다. 경기 전 낮잠도 빼놓지 않습니다. 메이저리그 베테랑 투수 저스틴 벌랜더도 평균 10시간은 잠을 자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테니스 황제였던 로저 페더러 역시 평균 수면시간은 11~12시간이었습니다. 잠꾸러기들의 공통점을 찾으셨나요? 전성기를 길게 가져간 선수입니다.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는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연에서 "잠은 인생이란 무대의 리허설"이라고 말합니다. 바라는 일, 실수한 일이 있다면 인간은 잠을 자는 동안 뇌에서 현실처럼 시뮬레이션할 기회를 얻는다는 겁니다. 잠은 회복뿐만 아니라 성장과 발전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꾼다면 좋은 잠을 자야 할 이유가 많습니다.암막 커튼도 필요하고, 필요한 낮잠이라면 인정해야 합니다. 잠에 인색했던 저를 반성합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지메일닷컴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5.07.15 09:00
프로야구

전원 비즈니스석에 코치 연봉 인상까지…통합 2연패 초석은 '사기 진작' [IS 포커스]

2024시즌 KBO리그 통합 챔피언에 오른 KIA 타이거즈가 2연패를 향한 첫걸음으로 '선수단 사기 진작'을 내세웠다.이범호 감독을 비롯한 KIA 선수단은 오는 22일과 23일, 이틀에 걸쳐 출국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치를 예정인 KIA 선수단은 애초 23일 일제히 떠날 예정이다. 일정을 조정한 건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선수단 전원이 미국 왕복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라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지원 덕분이다. 선수단(60명) 미국 항공권 가격만 4억원에 이른다.23일 비행기는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훈련할 LG 트윈스 선수단도 이용한다. 비즈니스석이 한정적이어서 이범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최형우·양현종·김태군 등이 22일, 나성범·김도영·박찬호 등이 23일 비행기에 나눠 몸을 싣는다. 편도 10시간 넘는 장거리 비행을 해야 하는 선수단으로선 이번 지원을 반길 수밖에 없다. 좌석이 좁은 일반석(이코노미석)보다 컨디션 관리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KIA 관계자는 "(전원 비즈니스석 탑승 결정은) 회장님께서 구단주님·사장님과 함께 (선수단 지원 관련) 얘기를 하다가 나온 거로 안다"라고 말했다. KIA의 2025시즌 코치 계약도 파격적이다. 통합 우승 공로를 인정해 1군 코치 2000만원, 퓨처스(2군)리그 코치는 1000만원씩 연봉을 인상한 것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우승하면 일정 금액 코치의 연봉을 인상하는 건 자연스러운 순서인데 2000만원씩 올린 건 처음 보는 거 같다"며 "KIA의 코칭스태프는 비교적 젊은 편이고 리그 코치 초임 연봉 수준이 5000만~6000만원이라는 걸 고려하면 (인상 폭이) 적지 않다. 1군은 물론이고 2군까지 모두 섭섭하지 않게 챙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놀랐다"라고 평가했다.최준영 KIA 대표이사는 전폭적인 지원으로 부임 3년 차에 통합 우승을 이뤄냈다. 우승 축승회에서 "(구단 역대) 12번째 우승을 했는데 앞으로 더 잘해서 5연패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그는 선수단과 끊임없이 소통한다. KIA 관계자는 "사장님께서 '지도자의 복지와 연봉이 선수보다 낮지 않나. 코치가 예우를 받아야 책임감을 느끼고 선수를 지도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하실 정도로 이 부분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지도자를 최대한 서포트 해주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KIA는 '우승 보너스 분배'도 큰 잡음 없이 마무리했다. A급 선수에게 최대 2억원을 지급하는 등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KIA가 예년과 달리 불만이 밖으로 나오지 않은 건 그만큼 보너스를 많이 줬기 때문이다. 규모가 달랐다"라며 놀라워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1.20 05:30
스포츠일반

'비행기 좌석 논란' 배드민턴협회 "현 집행부, 일반석 이용해 아낀 예산으로 훈련 지원" [2024 파리]

대한배드민턴협회(협회)가 항공 이용 관련 논란에 해명했다. 협회는 9일 "임직원 해외 출장 시 항공 이용 관련 잘못된 내용이 보도돼 이를 정정한다"라며 "협회 임원 항공 이용 관련, 현집행부 임기가 시작된 2021년부터 이번 올림픽까지 협회 임원 해외 출장 시, 세계배드민턴연맹(BWF)에서 항공권을 제공한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 이코노미석을 이용했다"라고 밝혔다. 협회는 "이전 집행부 시기였던 2018년은 일부 임원이 국제대회 파견 시 비즈니스석을 이용해 언론의 질타를 받은 게 사실이다. 현재 본 협회 여비 규정은 회장, 부회장은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지만, 현집행부 임기가 시작된 2021년부터는 임원의 일반석 이용으로 아낀 예산을 선수단 훈련비에 추가 사용하고 있다"라고 했다. 협회는 파리 올림픽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간판선수 안세영이 선수 관리와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고 폭로한 뒤 비난을 받고 있다. 선수들은 이코노미석을 타는데, 임원들이 비지니스석을 타고 이동했던 과거 사연이 공개돼 스포츠팬 공분을 샀다. 현 집행부는 해당 사실과 관련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예산을 아껴 훈련을 지원했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안세영과 갈등이 수면 위에 오른 뒤 김택규 회장이 올림픽 대표팀보다 먼저 귀국, 안세영의 발언에 대해 해명하는 내용을 10페이지 분량에 담은 바 있다. 이날 오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한 유력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비행기 좌석 논란에 대해 임원들은 대체로 개인 마일리지로 업그레이드를 한 것이라고 전했다. 몇 시간 뒤 협회가 관련 내용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전달했다. 거듭 신속하고 빠른 대처를 보여주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8.09 14:45
스타

아이유, 100명 넘는 스태프에 비즈니스석 플렉스... 억 소리 나네

가수 아이유의 미담이 공개됐다.5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아이유가 스태프들에게 한 선물”이라는 제목으로 한 글이 퍼졌다.해당 글쓴이는 “아이유가 스태프들에게 비즈니스 항공권을 끊어줬다”며 “그녀의 플렉스다. 스탭들 고생했다며 끊어줬다”고 적으며 아이유를 태그했다. 또 다른 글쓴이는 “지은 언니 덕분에 편하게 한국 간다”면서 비즈니스석에 탑승한 사진을 올렸다. 다른 스태프들 역시 온라인상에 비즈니스석 인증사진을 공유했다. 이에 따르면 아이유는 100명이 넘는 스태프들에게 전부 비즈니스석 비행기를 끊어준 것으로 알려졌다.아이유는 미주 투어를 마무리한 후 오는 9월 21일과 22일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HEREH’ 앵콜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8.05 08:37
연예일반

홍진경 “비즈니스석 탔는데 험한 꼴 당해”…인종차별 경험에 분노(‘찐천재’)

방송인 홍진경이 비행기에서 인종차별을 겪은 경험을 밝혔다.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에는 ‘파리 핫한 클럽에서 유럽춤 제대로 추는 홍진경 (인종차별,파리올림픽)’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이날 프랑스 파리를 여행 중이던 홍진경은 “나 험한 꼴 당했잖아. 비행기에서”라고 말문을 열었다.홍진경은 이어 “아니 다른 애들은 다 에피타이저 샐러드를 주면서 나한테는 연어를 갖고 오더라. 그래서 내가 다른 애들은 왜 다 에피타이저 주면서 나는 안 주냐 이랬더니 (승무원이) 무시하더라”고 전했다.이에 제작진은 “선배가 당한 거는 일부러 ‘엿 먹어라’다. 비즈니스석에서 메뉴판도 안 보여주는 게 어딨냐”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7.22 07:07
연예일반

홍진경, 불륜설 사전 차단→인종차별…좌충우돌 유럽 출장기 [종합]

방송인 홍진경이 다채로운 유럽 출장 근황을 전했다.20일 홍진경은 자신의 SNS에 “불륜현장 아니고, 스페인 거래처 아재 둘, 그리고 미나언니”라는 글과 함께 손미나 전 아나운서와의 투숏을 공개했다.공개된 사진에는 홍진경은 편안한 차림으로 손미나와 함께 스페인 현지의 식당에서 외국인 남성 두 명과 함께 앉아 있다. 외간남성과의 사진이 혹시나 불륜설을 부를까 사전에 차단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그런가 하면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공부왕 찐천재’에서는 프랑스 파리에서 당한 인종차별 일화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지난 19일 게시된 ‘파리 핫한 클럽에서 ‘파리춤’ 제대로 추는 홍진경’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홍진경은 현지 편집숍을 방문해 쇼핑하며 “여기 애들은 진짜 스타일리시해야지 무시를 안 당한다”고 말했다.홍진경은 “나 진짜 험한 꼴 당했다. 비행기에서”라며 유럽 항공기 비즈니석에서 당한 인종차별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기내식을 서빙받을 때 에피타이저 없이 메인디쉬만 나왔다는 것. 홍진경은 “‘에피타이저는 왜 없이 메인만 주냐’고 물었더니 어깨만 까딱하더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에 채널 PD는 “선배가 당한 거는 일부러 엿 먹어라다. (비즈니스석에서) 메뉴판도 안 보여주는 게 어디 있냐. 선배가 괴롭히게 생겼나 보다”라고 농담을 던지며 홍진경을 위로했다.한편 홍진경은 사업가 남편과 결혼해 슬하에 1녀를 두고 있으며 ‘마이 네임 이스 가브리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 중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7.20 17:39
연예일반

‘파일럿’ 한선화 “조정석과 남매 호흡, 첫 촬영 후 현타”

배우 한선화가 조정석과 남매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26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파일럿’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메가폰을 잡은 김한결 감독을 비롯해 배우 조정석, 이주명, 한선화, 신승호가 참석했다.한선화는 이날 “(조정석과) 남매 호흡은 100%였다. 또 감사하게도 제 장면들이 재밌는 게 많았다. 그래서 더 잘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현장에서 선배랑 연기하는데 천재라고 생각했다. 첫 촬영 하고 ‘현타’가 왔다”고 털어놨다.이어 “(조정석 때문에) 더 열심히 대본을 준비하고 현장에서 조금 더 재밌게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민했다. 선배가 없었다면 이 역할을 잘 만들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한선화는 “당시 ‘술꾼도시여자들’, ‘달짝지근해: 7510’을 같이 하고 있었다. 근데 (조정석과) 첫 촬영한 이유로 차에 무드 등을 사서 비행기 비즈니스석 탄 것처럼 해놓고 준비했다. 그만큼 열심히 했으니까 잘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다. 오는 7월 31일 개봉.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6.26 11:30
경제일반

“하늘에서 누리는 호사"…G마켓, 프리미엄 항공권 예매 3배 늘어

지난해에 비즈니스석 등 프리미엄 항공권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G마켓은 지난해 해외여행 항공권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비즈니스석 항공권 예약이 2022년 대비 3.5배인 254% 증가했다고 18일 밝혔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에도 비행기 좌석에 비용을 더 투자해 여유를 즐기는 이른바 ‘비캉스(비행기+바캉스)족’이 많아진 것으로 G마켓은 분석했다.G마켓 관계자는 "장바구니 물가에 민감하고,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비교하면 '소비 양극화'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비즈니스석으로 가장 많이 간 여행지는 베트남(18%), 태국(16%), 일본(12%) 등 상대적으로 중단거리의 여행지였다. 그 외에 필리핀이 7%로 4위에 올랐으며, 인도네시아와 미국이 각각 6%의 비중으로 공동 5위에 올랐다. 또한 지난해 상반기(32%)보다 하반기(68%)에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예약하는 비중이 2배 넘게 많았는데, 비즈니스석으로 여행을 떠난 사람이 가장 많았던 월은 8월과 9월이 12%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해외여행 수요가 많아지는 여름 바캉스 시즌에 프리미엄 항공권의 구매도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그 외에 항공사별 비즈니스석 이용 비중을 보면 국내 대표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전체의 절반 이상(51%)을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많은 기종을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비즈니스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과 국내 항공사를 선호하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이처럼 늘어나는 비즈니스석 수요를 겨냥해 차별화 혜택을 제공하는 마케팅 전략도 주효했다. G마켓은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월간 ‘프리미엄 항공 라운지’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비즈니스석 및 일반석 항공권 구매 시 사용 가능한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진행했으며, 1월은 노랑풍선 여행사와 함께 선보이고 있다. 250만원 이상 항공권 구매 시 10만원 할인, 120만원 이상 항공권 결제 시 5만원 할인되는 쿠폰을 지급한다. 실제, 비즈니스석 항공권 수요의 멤버십 회원 비중은 70%에 달한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1.18 15:26
산업

이코노미석 마다않고, 목발 투혼도...최태원 18개월 엑스포 유치전 선봉

‘180여개국, 900여명.’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의 민간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SK그룹이 지난해 5월부터 접촉하고 만난 국가와 고위인사급의 수치다. 엑스포 개최지 선정에 참여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이 182개이니 주요 인사들을 모두 만났다고 볼 수 있다. 최 회장은 민간위원장이자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유치위 공동위원장으로서 소임을 다하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최전방에서 뛴 셈이다. ‘재계 맏형’인 최태원 회장은 28일 2030 엑스포 개최지 발표를 앞두고 프랑스 파리에서 정부와 함께 마지막 힘을 쏟아붓고 있다. ‘목발 투혼’에 이어 BIE 회원국의 주요 인사를 만나기 위해 이코노미석까지 타고 날아갈 정도로 열정을 보이며 엑스포 유치에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3일 최 회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비행기 이코노미석에 앉아있는 사진을 올렸다. 옆으로 승객들이 줄지어 지나가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 “얼마나 일정이 촉박했으면 대기업 회장이 이코노미를 타느냐”라는 댓글에 최 회장은 “시간은 금”이라는 답변을 달았다. 보통 전용기로 이동하는 최 회장은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는 등 ‘기동력’을 높이기 위해 이코노미석에 몸을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전용기의 비행 허가를 받는 데 1~2일이 소요되기도 하는데 빨리 가서 상대국 인사를 만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일반 여객기를 선택했다. 또 갑자기 예약을 하다 보니 비즈니스석이 아닌 이코노미석만 가능했던 것이다. 최 회장은 “매일 새로운 나라에서 여러 국가 총리와 내각들을 만나 한 표라도 더 가져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이 곳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지난 13~23일 열흘 동안은 중남미와 유럽 등 7개국을 돌며 엑스포 유치 활동을 하는 등 막판까지 강행군을 이어가기도 했다. 열흘 간 비행 거리는 2만2000km에 달했고, 하루 평균 1개국 정상을 만났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부터는 아예 파리에 거점을 잡고 엑스포 막판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BIE 본부가 있는 파리에 '메종 드 부산'(부산의 집)이라는 공간을 마련해 장기간 상주하며 각국 BIE 대사를 만나 설득하고 있다. 시간이 촉박했던 최 회장은 지난 9월에는 SK그룹이 매년 경영 전략 구상을 위해 여는 ‘CEO 세미나’를 파리에서 갖기도 했다. 이로 인해 SK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파리로 날아와야 했다. 엑스포 유치 활동을 기업의 경영보다 우선 순위로 생각할 만큼 올인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6월 SK는 부회장급 CEO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조직적인 유치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6월 세계적으로 알려진 ‘목발 투혼’도 빼놓을 수 없다. 6월 초 테니스를 치다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을 입은 그는 왼쪽 다리에 통깁스를 해야 했다. 깁스 상태로 그달 파리에서 열린 BIE 4차 경쟁 PT에 목발을 짚고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리셉션에서 건배사로 '행운을 빈다'는 뜻이 담긴 "브레이크 어 레그"(Break a leg)를 외치면서 "제가 파리로 오기 전 실제로 다리가 부러진 것이 세계엑스포 유치 준비를 하는 부산에는 행운을 의미한다고 믿는다"라고 말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또 대한상공회의소가 엑스포 유치 활동의 일환으로 개설한 솔루션 플랫폼 ‘웨이브’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웨이브는 환경과 인권 등 지구촌이 직면한 다양한 인류의 문제를 고민하고 소통하며 해법을 찾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플랫폼으로 매일 100여개국에서 1만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SK 관계자는 “10월부터는 거의 해외에 머물면서 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스퍼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일정을 하나하나 정리할 수 없을 정도로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1.28 07:00
프로야구

[IS 시선] 시대가 안긴 호재...스포츠단이 가야할 길

겨울철 대표 스포츠 농구와 배구는 올 시즌 국내 리그 개막을 앞두고 큰 악재를 맞이했다. 지난 8일 폐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 출전한 국가대표팀이 '참사'에 가까운 성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남자배구는 개막식도 열리기 전에 탈락했다. 여자배구는 역대 두 번째로 AG 노메달에 그쳤다. 남자농구도 17년 만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리그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실제로 개막을 앞두고 펼친 미디어데이에서도 위기감이 감지됐다. 농구와 배구 모두 프로 리그 초반 흥행 성적은 나쁘지 않다. 특히 남자농구는 개막 주말(21·22일) 치른 6경기에서 총 3만 437명을 동원했다. 평균 관중은 5073명. 지난 시즌(2022~23) 대비(평균 3465명) 훨씬 많았다. 국제대회 부진과 리그 관중 동원력의 상관관계는 실제로 예상만큼 밀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스포츠 운영·마케팅 컨설팅 전문가인 김정윤 웨슬리퀘스트 상무는 지난 6월 강연자로 나선 '2023 IS 스포츠 마케팅 써밋 아카데미'에서 올림픽·월드컵 등 '메가 스포츠' 이벤트에서 호성적이 잠재 스포츠팬 유입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만, 설령 부진해도 기존 고객(팬) 이탈 정도는 크지 않다고 설명한 바 있다. 프로야구도 그랬다. 야구 대표팀은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에서 탈락했지만, 올 시즌 KBO리그는 810만 326명 관중을 끌어들이며, 5년 만에 다시 8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우려되는 건 현재 상황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각 종목 스포츠단의 시선이다. 국제 대회 경쟁력 저하는 콘텐츠 기대치를 낮추는 요인이 분명하다. 관중 동원력이 예상보다 떨어지지 않은 건 코로나19가 앤데믹(풍토병)으로 접어들면서 여가를 즐기는 대중의 가치관이 다시 바뀐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온라인 게임처럼 팬데믹 시대에 호황을 누렸던 산업은 주춤하고, 활동성을 갖춘 콘텐츠를 즐기려는 이들이 많아진 시점이다. 스포츠단은 이런 호재(앤데믹 시대)에 가린 악재(국제대회 부진) 영향력을 가볍게 보지 않아야 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노력으로 자체 콘텐츠가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지난 8월 컵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남자배구 OK금융그룹은 20일 치른 한국전력과의 홈 개막전에서 4년 만에 만원 관중을 동원했다. 새 감독(오기노 마사지) 체제에서 달라진 경기력에 기대감이 팬들의 발걸음을 끌어들인 것이다. 좋은 경기력은 자연스럽게 팬의 시선을 끈다. 이건 당연한 얘기. 여기에 관중 동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스타 마케팅이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가만히 앉아서 선수의 기량이 좋아지길 바라선 안 된다는 의미다. 굿즈 제작, 선수의 온·오프라인 활동 유도 등으로 팬과의 접촉 빈도를 높여야 한다. 올 시즌 남자배구 대한항공은 홈경기장(계양 체육관) 엔드 라인 뒤 관중석을 비행기에 탑승한 느낌을 주는 콘셉트로 꾸몄다. 비즈니스석 의자도 비치했다고 한다. 핵심은 '좋은 경험'을 부여하는 것이다.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것이다. 성공 여부나 효과성을 따지기보다 일단 시도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 마침 관중도 많아졌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 데이터를 세분화하고, 맞춤형 전략을 수립·실현해 팬들 머릿속에 '달라지는 게 있다'라는 인식을 갖게 해야 한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25 07:3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