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졌어도 똑같이 간다" 동점으로 역전 발판...타순도, 도루도 염갈량이 맞았다 [준PO 2]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의 뚝심이 옳았다. LG가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서 염경엽 감독이 밀고 간 타순과 작전으로 동점을 만들었다.LG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PO 2차전 KT 위즈와 맞대결을 치르는 중이다. 정규시즌 3위였던 LG는 KT보다 긴 휴식을 보내고 KT와 만났으나 1차전을 2-3으로 패하고 2차전을 맞았다.이날 경기 전 관심을 모은 건 전날 패배에 대한 LG의 복기였다. 염경엽 감독은 전날과 같은 타순을 내놨다. 발빠른 박해민과 문성주가 8, 9번에 나섰고 전날 좋았던 홍창기-신민재-문보경 1~3번 타순도 그대로 갔다.염경엽 감독은 "2차전이 됐으니 좀 맞히지 않겠나. 맞았을 때 기준 그 타선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며 "경기 전부터 타순 고민이 많았지만, 전체적으로 타선 정상적으로 돌아갔을 때는 지금의 타순이 가장 득점을 올릴 수 있고 빅이닝을 올릴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무안타에 그친 박해민, 문성주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상위 타순과 조화로 득점을 낼 거라는 판단이었다.뚝심이 하나 더 있다. LG는 전날 9회 김대원의 도루자로 결정적 승기를 놓쳤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이에 대해 "9회 마지막 도루 상황은 홈런을 바라기보단 2루에 놓고 안타를 맞는 게 득점 확률이 높아서라고 생각했다. 야구는 결국 확률 싸움"이라며 "주자 1루 놓고 상대가 홈런칠 공을 주겠나. 무조건 바깥쪽 승부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도 똑같은 상황이 오더라도 마찬가지다. 그 확률이 높으니 그 싸움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100% 같은 맥락이라곤 할 수 없지만, 염경엽 감독이 기대한 타순 조화와 발야구는 결국 2차전 경기 중 흐름을 바꿨다. LG는 2회 초 황재균의 적시타, 3회 초 강백호의 희생 플라이로 두 점을 내주고 출발했다. 하지만 LG는 염 감독이 믿었던 하위 타순이 방망이와 발로 동점의 바탕을 마련했다.3회 말 LG는 선두 타자 박해민의 내야안타로 기회를 잡았다. 박해민의 타구가 투수 엄상백을 맞고 튄 게 행운의 안타로 변신했다. 이어 9번 타자 문성주의 좌전 안타로 무사 1·2루 기회가 왔고, LG 주자들은 주저하지 않았다. 후속 타자 홍창기 때 4구에서 더블 스틸을 시도, 모두 베이스를 훔쳐냈다. 하위 타순의 분전 덕분에 홍창기는 가볍게 2루수 땅볼로도 점수를 뽑아냈다. 이어 2번 타자 신민재까지 가볍게 밀어쳐 좌전 적시타를 때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신기록도 나왔다. 타점을 낸 신민재는 후속 오스틴 딘 타석 때 주저 않고 초구부터 2루를 훔쳤다. 한 이닝 3도루는 준플레이오프 한 이닝 최다 도루 기록이기도 하다. 종전까지 준PO 한 이닝 최다 도루 기록은 2개로, 1990년 10월 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와 빙그레 이글스의 준PO 2차전을 비롯해 총 13차례 나온 바 있다. LG의 역대 포스트시즌에서도 한 이닝 최다 도루 타이기록으로 총 4차례 만든 바 있다.한편 3회 동점을 만든 LG는 기세를 타고 4회 말 2점을 추가해 4-2로 리드를 점하는 중이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06 1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