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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누군 사고, 누군 사재기꾼…쿠팡, 오락가락 마스크 구매 제한에 소비자들 불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명 e커머스 업체인 쿠팡이 소비자들로부터 분노를 사고 있다. 오랜 도전 끝에 정상적으로 마스크를 구매했는데 '사재기꾼'으로 몰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일이 적지 않아서다. 특히 마스크 구매 제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알려주지 않아 소비자들이 더욱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쿠팡 ‘부정행위로 주문취소합니다’…기준은 내부 기밀?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977명(오후 4시 기준)으로 증가하며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폭등하고 있다. 그러나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마스크 품귀현상이 지속되는 분위기다. 주부들은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 새벽부터 줄을 서거나 쿠팡·G마켓·11번가 등 온라인몰에서 하루종일 새로고침을 하고 있다. 맘카페 등 커뮤니티에는 주부들의 마스크 구매 후기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소비자가 많이 찾는 쿠팡에 대한 글이 많다. 기존 300원에서 3000원 이상 급등해 ‘금값’이 된 마스크를 그래도 제값에 사기 위해서 쿠팡에서 몇 시간이고 '새로고침'을 누르며 입고를 눈이 빠지게 기다려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마스크 사기가 하늘에 별 따기가 되면서 “시간은 낮 2~3시, 저녁 7~9시, 밤 10~12시 정도에 들어온다”, “주말보다는 평일에 수량이 많이 들어오는 것 같다” 등 근거 없는 구매 정보도 올라오고 있다. 마스크 구매 대란이 일면서 쿠팡은 공정하게 소비될 수 있도록 마스크나 손세정제 등을 다량 구매하는 경우 주문을 제한하고 있다. 이는 마스크 공급을 안정시키고 폭리를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궤를 같이한다. 문제는 쿠팡의 주문 제한에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소비자 A 씨는 “겨우 성공한 마스크 20매들이 1개가 바로 자동취소됐다”며 “그래서 몇십분 다시 도전해 하나를 또 구매 성공했는데, 다시 취소됐다. 중복으로 사지도 않았는데, 쿠팡에서는 중복으로 샀다고 우기면서 제가 주문한 것이 쿠팡 내부 기준 장수를 초과했다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초과하면 안 되는 평균 장수가 몇장이냐 물었더니 그것은 회사 내규라서 알려줄 수 없다는 말만 했다. 앞으로는 쿠팡에서 사지 않겠다”고 했다. 소비자 B 씨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20개입 1박스씩 따로 2박스를 주문하면 성공한 사람들이 많아서 1박스를 결제하고 나중에 또 새로운 상품이 떴길래 하나 더 결제했더니 둘 다 주문이 취소됐다”며 “성공한 사람들은 뭔지, 취소 기준이 뭔지 아무런 공지가 나오지 않아 답답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런 경우 소비자는 쿠팡에서 ‘회원님의 거래가 쿠팡이용약관 제12조 제1항 및 제2항 제2호, 쿠팡 서비스 이용 정책 거래 부정행위 위반행위로 의심되어 주문취소 및 환불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라는 문자를 받는다. 반면 소비자 C 씨는 “'쿠팡 마스크 꿀팁'이라는 글을 보고 3일째 도전해서 성공했다”며 “하루종일 휴대폰만 잡고 있으면서 3번이나 구매했다”는 글을 커뮤니티에 올리기도 했다. 이 소비자는 쿠팡 로켓배송에 올라온 상품 1개씩을 각각 결제해 3번을 성공, 20개들이 마스크 1박스, 총 3박스를 배송받았다. 이처럼 상반된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자 소비자 사이에서는 “쿠팡이 랜덤으로 마스크 구매를 일방적으로 취소시키고 있다”, “쿠팡이 기준 없이 구매를 취소시키면서 소비자를 ‘사재기꾼’으로 만들고 있다” 등 불만이 쏟아졌다. 특히 직접 사용할 마스크를 구매하고도 부정행위를 했다며 해당 아이디(ID)로 마스크 구매를 제한당한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소비자 안내도 오락가락…쿠팡 "악용 우려에 기준 미공개" 쿠팡에는 마스크나 손세정제 구매 제한과 관련된 어떤 공지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유통업체에서 '5일에 1회 마스크 구매가 가능하다'는 등 공지해 소비자의 이용을 돕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다. 더구나 주문이 취소된 소비자에 대응하는 고객서비스(CS) 직원들의 안내도 제각각이어서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24일 쿠팡 상담사에게 마스크 주문 취소와 관련해 묻자, “구매 제한은 사람이 모니터링하며 취소 진행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상 자동으로 취소가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로써는 구매 기준에 있어서 정확한 내용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답을 내놓지 못했다. 또 다른 상담사는 “회사 내부 규정이라 알려드릴 수 없다”며 이전 상담사와 전혀 다른 대답을 했다. 또 부정행위 의심으로 인한 ‘주문취소’를 당한 아이디는 ‘24시간 동안 마스크 구매가 제한된다’, ‘30일 동안 구매할 수 없다’ 등 다른 안내를 받은 소비자들의 후기 글도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쿠팡은 마스크 사재기를 막기 위해 판매 수량에 제한을 두고 있고 기준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1개 아이디로 살 수 있는 마스크 수량에 대해 기준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이를 정확히 공개하면 악용될 수 있어 밝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마스크 품귀현상이 벌어지면서 사재기를 하는 사례가 발생해 제재하기도 했다"며 기준 미공개에 대해 소비자들의 양해를 구했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하루 50만~100만개가량을 직매입해 마스크값이 급등하기 전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1개 아이디로 구입할 수 있는 수량은 4인 가족 기준으로 충분히 쓸 수 있는 개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판매 제한 기준을 공개하면 그 기준대로 또 다른 부정행위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지금은 특수한 상황이라 일단 소비자 안내가 먼저 이뤄져야 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권지예·권오용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02.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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