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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박찬욱·김성수 등 영화인, ‘서부지법 난동 취재’ 정윤석 감독 무죄 탄원

박찬욱, 김성수 감독 등 영화인들이 정유석 감독에게 무죄를 선고해 달라며 법원에 탄원서를 냈다.한국독립영화협회는 특수건조물침입 혐의로 기소된 정윤석 감독의 무죄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모아 서부지법에 제출했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정 감독은 지난 1월 19일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취재하기 위해 현장에 들어갔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탄원서에는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김성수, 변영주, 장항준, 이명세, 신연식, 조현철 감독 등 영화인과 시민 총 2781명이 연명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부산국제영화제 등 영화단체 51곳도 참여했다.이들은 탄원서에서 “정 감독은 민주주의의 위기가 현실이 되는 순간을 현장에서 기록해야 한다는 윤리적 의지와 예술가로서의 책무감에 근거해 카메라를 들고 법원으로 향한 것”이라며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며 국회, 언론사 관계자들과 협력해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이어 “이번 기소가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예술가를 범죄자로 낙인찍는 위험한 전례가 될 수 있다”며 “정 감독은 폭도를 찍은 자이지 폭도가 아니다. 진실을 남기기 위한 예술가의 행위가 범죄로 취급되지 않도록 정 감독에게 무죄를 선고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요청한다”고 덧붙였다.한편 정윤석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 ‘논픽션 다이어리’를 통해 지존파 사건과 국가 형벌 체계를 조명하며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았으며, 옴니버스 영화 ‘Jam Docu 강정’로 생태계와 공동체의 붕괴를 기록해 호평받았다. 또한 용산, 세월호, 이태원 참사에 이르기까지 지난 20년간 사회적 아픔을 남긴 역사적 사건들을 기록해 왔다.다음은 영화인 탄원서 전문“정윤석 감독의 무죄를 요구합니다”존경하는 재판장님께,우리 영화인 일동은 다큐멘터리 감독 정윤석에게 씌워진 특수건조물침입 혐의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 사건이 단순한 불법 침입이 아닌 기록의 윤리와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중대한 사안임을 말씀드리고자 이 탄원서를 작성합니다.2025년 1월 19일, 정윤석 감독은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카메라를 들고 진입했습니다. 검찰은 이를 두고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라는 초유의 상황 속에서 법원을 ‘난입’한 폭도들과 동조한 행위라 단정하고 기소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단언컨대 정윤석 감독은 그날 폭도를 찍은 자이지, 폭도가 아닙니다.정윤석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라는 형식을 통해 지난 20여 년간 한국 사회의 구조적 폭력과 집단적 망각을 성찰해온 예술가입니다. <논픽션 다이어리>에서는 지존파 사건과 국가 형벌 체계를 조명하며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았고, 옴니버스 영화 <Jam Docu 강정>에 참여하여 생태계와 공동체의 붕괴를 기록했습니다. 그는 용산, 세월호, 이태원 참사에 이르기까지 가장 고통스럽고 잊혀지기 쉬운 사회적 순간들을 담담히 기록해온 ‘재난 이후’를 응시하는 작가입니다.사건 당일 역시, 정윤석 감독은 민주주의의 위기가 현실이 되는 순간을 현장에서 기록해야 한다는 윤리적 의지와 예술가로서의 책무감에 근거하여 카메라를 들고 법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는 당시 JTBC 취재진과 함께 폭력적 상황에 침묵하지 않고 현장을 취재했으며, 다큐멘터리 작업을 위한 영상 기록을 수행 중이었습니다. JTBC 취재진은 해당 영상으로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습니다. 반면 정윤석 감독은 기소되었습니다. 이 간극은 무엇을 의미합니까?예술가의 렌즈는 가해가 아닌 증언의 도구입니다. 당시 정윤석 감독은 불법 계엄 시도와 그에 따른 사회적 붕괴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준비 중이었습니다. 이미 국회 및 언론사 관계자들과 협력하여 영상 촬영을 진행하고 있었으며, 수사 과정에서도 이러한 작업의도는 명확히 소명된 바 있습니다. 정 감독은 “현장의 폭력을 기록하는 일은 폭력에 가담하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그 폭력을 멈추기 위한 가장 최소한의 저항”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우리는 이번 기소가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예술가를 범죄자로 낙인 찍는 위험한 전례가 될 수 있음을 우려합니다. 과거 블랙리스트 사태를 겪었던 우리 영화인들은 창작의 의도가 법적 판단의 고려 대상에서 배제될 때, 얼마나 많은 예술가가 침묵과 자기검열 속으로 내몰리는지를 직접 목격해왔습니다. 아무런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그저 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예술가를 처벌한다면, 앞으로 누가 재난의 자리로, 사회적 기록의 가치를 지닌 현장으로 카메라를 들고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우리는 이 사건이 단순히 한 영화감독의 기소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이는 예술가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며, 표현의 자유가 어디까지 보장될 수 있는가에 대한 중요한 시험입니다. 이번 판결이 예술의 자유와 공공의 책임 사이에서 균형 있는 기준을 세우는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재판장님의 깊은 통찰로, 창작자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걷히고, 예술이 본래의 사회적 기능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정윤석 감독은 카메라를 든 예술가로서, 이 사회의 어둠과 마주하는 방식으로 일관된 삶을 살아왔습니다. 이번 사건은 그가 처음으로 사회적 충돌의 한복판에 선 것이 아닙니다. 그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 자리에서, 카메라를 들고 서 있었을 뿐입니다.재판장님께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시대를 기록하고 진실을 남기기 위한 예술가의 행위가 범죄로 취급되지 않도록, 정윤석 감독에게 무죄를 선고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요청드립니다.2025년 4월 15일영화인 일동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4.16 17:28
영화

“전주의 멋과 맛으로”…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양도 질도 ‘역대 최고’ [종합]

전주국제영화제가 26번째 축제의 출발을 알렸다.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JIFF)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우범기 조직위원장, 민성욱‧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 문석‧문성경‧전진수 프로그래머, 박태준 전주프로젝트 총괄 프로듀서 등이 참석했다.오는 30일 개막하는 올해 JIFF는 ‘우리는 늘 선을 넘지. Beyond the Frame’라는 슬로건 아래 내달 9일까지 열흘간 영화의 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열린다.우범기 조직위원장은 “1년 만에 다시 뵙게 돼 기쁘고 반갑다”며 “올해로 26회째를 맞은 JIFF는 단순한 영화 축제를 넘어 국제 문화 도시 전주의 정체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장이 됐다. 전국 영화 애호가가 보내준 전폭적인 성원과 사랑 덕분”이라고 인사했다. 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민성욱 공동집행위원장은 “언제나 그렇듯 초심을 잊지 않고 전주다운 멋, 전주다운 맛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개막작은 라두 주데 감독의 ‘콘티넨탈 '25’(Kontinental '25)이다.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유럽에서는 ‘젊은 거장’이라고 부르는, 최근 영화계가 가장 궁금해하는 감독의 신작”이라며 “영화는 스마트 폰으로 촬영됐으며, 스토리 진행 형식에서도 틱톡,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이 큰 영향을 차지한다. 온라인의 즉각성 반영했다”고 소개했다.폐막작은 김옥영 감독의 ‘기계의 나라에서’(In the Land of Machines)다. 네팔 이주 노동자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로, 시집 ‘여기는 기계의 도시란다’에 실린 69편의 시를 쓴 35명의 네팔 이주 노동자 중 한국에 거주 중인 3명의 삶을 밀착해 쫓아다닌다. 문석 프로그래머는 “시와 다큐멘터리의 만남에 관심 기울여 주면 더욱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개·폐막작을 포함한 올해 JIFF 초청작은 57개국 224편으로 국내 98편(장편 42편, 단편 56편), 해외 126편(장편 106편, 단편 20편)이다. 이중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는 총 80편이다.민성욱 공동집행위원장은 “올해는 한국경쟁 부문이 2년 연속 최다 출품수를 기록해서 심사하는 데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그만큼 기쁜 마음”이라고 말했다. 문석 프로그래머는 “경쟁 부문의 경우 심사가 까다로웠지만 그만큼 전반적 수준이 올라갔다”고 자신했다.올해 출품작의 특징은 다큐멘터리의 증가다.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올해 작품들에는 적은 예산으로 만들 수 있는, 감독의 개인적인 경험을 담은 사적 다큐멘터리가 많았다”며 “이것은 전 세계적으로 영화 여건이 안 좋아진 걸 의미하기도 한다”고 짚었다. 부대 행사로는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100 Films 100 Posters’를 비롯해 ‘전주씨네투어×마중’ 등을 준비했다. ‘전주씨네투어×마중’의 파트너는 저스트엔터테인먼트로, 배우 길혜연, 김호정, 김신록, 박지환, 신동미, 서현우 등이 참석해 관객들과 소통한다. 한국영화 특별전 주인공으로는 배창호 감독과 고 송길한 작가를 선정했다. 민 공동위원장은 “‘배창호 특별전: 대중성과 실험성 사이에서’를 통해서 디지털 버전으로 복원한 배 감독의 작품 세 편과 신작 다큐멘터리 ‘백창호의 클로즈업’ 한편을 상영한다”고 밝혔다.이어 “지난해 타계한 송길한 작가를 추모하는 마음에서 지난 18회 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미완성작 ‘비구니’를 특별 상영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JIFF는 출범 당시부터 긴밀한 관계를 가져 온 송 작가에게 특별공로상을 수여할 계획이다.끝으로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은 “한국 영화계 위기가 피부로 와닿는 현실에서 영화인의 한 사람이자 JIFF 집행위원장으로서 책임이 무겁다”며 “전주시와 의회의 적극적인 지원 덕에 예년보다 예산을 줄이지 않고 작년보다 풍성하고 다양한 행사를 선보이게 됐다. 외형적 규모뿐만 아니라 내형적으로도 축제다운 축제를 치를 것”이라고 덧붙였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4.01 17:59
영화

조정래 감독 “민중가요 흐르는 ‘초혼’, 비상계엄 후 찍은 작품 아닙니다” [IS인터뷰]

“‘왜 시대에 짓눌린 것처럼 사명감 갖고 사니’라는 이야기도 들었죠. 그런데 저는 제가 겪거나 알고 있는, 그래서 만들고 싶은 걸 창작자로서 할 뿐입니다.”조정래 감독이 다시 시대를 이야기하러 돌아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조명한 ‘귀향’과 영조 10년 민중의 소리를 담은 ‘광대: 소리꾼’을 거쳐 그가 선보이는 새 영화 ‘초혼: 다시 부르는 노래’(이하 ‘초혼’)는 1992년, 삼형공업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한 파업 현장에서 연대했던 노래패 들꽃소리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린다.개봉에 맞춰 서울 영등포구 CGV 여의도에서 일간스포츠와 만난 조정래 감독은 “감개무량하다. 오랫동안 가슴에 담고 있던 영화이기 때문에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된다. 극장 상황이나 시국이 걱정되긴 하지만, 분명한 건 자랑스러운 작품”이라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5년 만의 신작이지만, 사실 조 감독 개인적으론 30년 동안 한땀 한땀 완성한 이야기다. 조 감독은 모교 선배인 1989년 의문사 당한 고(故) 이내창 열사의 묘역을 참배하면서 ‘영화 속에서 부활시켜 드리겠다’고 약속했다고 출발점을 떠올렸다.“민주화 운동을 하신 열사분들을 지금 생각하면 어린 청년들의 아까운 죽음이에요.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라는 말이 있듯, 제게도 부채 의식이나 죄의식이 있었어요. 영화는 그 자체로 허구를 품은 매체니까, 열사들이 살아계셨더라면 어땠을지 제가 좋아하는 민중가요와 결합해 구상했습니다.” 또다시 역사적 흐름 속에서도 누군가는 불편 또는 무관심을 표하는 시대를 배경으로 삼았다. 조 감독은 “미니 ‘귀향’이라고 불렀다”며 쉽지 않은 제작 과정을 설명했다. ‘초혼’ 또한 ‘귀향’처럼 시민들의 펀딩으로 제작됐다며 조 감독은 “제작과 투자를 동시 병행하며 만든 기간만 2년”이라며 “큰 금액의 기관 투자가 들어오지 않다 보니 촬영과 캐스팅, 후원 상황을 전부 제 SNS에 기록하면서 홍보했다”고 회상했다.민중가요를 소재로 택한 건 “대중적으로 불리는 노래에는 혼과 정신이 담겼다”는 소신 때문이었다. 평소 즐겨듣는 3~40곡 중 스토리 라인을 다듬으면서 ‘동지가’, ‘나의 친구야’, ‘그날이 오면’ 등 어울리는 11곡을 추렸으며, 영화를 위한 2곡의 신곡도 새로 담았다. 조 감독은 “‘광대: 소리꾼’을 비롯해 제 영화는 항상 음악영화라고 말씀하시는데 칭찬 같다”고 흐뭇해했다.“14년 걸린 ‘귀향’만큼은 아니지만, 민중가요나 노동운동 소재를 누가 재밌어하겠냐며 투자가 어렵긴 했어요. 그럼에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후원자분들이 모이고, 제작진과 배우진도 진정으로 다 같이 만드는 느낌이 들었어요. 감사할 따름이죠.” 비상업적이라는 시선에도 ‘혼’을 불러오는 건 창작자로서의 조 감독의 주요한 테마다. 조 감독은 “의도한 건 아니지만 시대극을 찍어왔다. 과거의 이야기가 떠올라 쓰다 보면 결국 지금을 이야기하는 듯 되더라”며 “이번 작품 또한 제사처럼 기리는 느낌도 든다. 다만 현실을 이야기하면 다큐멘터리겠지만, 과거를 거쳐 다루면 영화가 된다”고 말했다. 오래 구상 중인 차기작 또한 일본 북해도 올로케이션이 필요할지도 모를 강제징용에 관한 이야기라고 귀띔했다.이번 작품 제목은 학생 열사와 노동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수많은 잊힌 영들을 소환하면서 민주주의의 초심을 기억하자는 반성을 담아 지었다고 한다. 실제로 고 이내창 열사과 이철규, 김귀정 열사, 그리고 금속노련 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하다 작고한 고 김경호 위원장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도 등장한다. “고증이 정확하기보단 일종의 ‘리얼한 판타지’예요. 평범하게 생활했을 그분들이 어떻게 잘못된 시스템으로 인해 고통받게 되는지를 투영하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듯한 엔딩으로 나아갔습니다. 과거-현재-미래는 공존하면서 동시에 흘러가고 있단 감각으로 작업하는 편이에요.”노래가 울려 퍼지고 깃발이 흔들리는 시위 장면에 필연적으로 12.3 비상계엄 이후 탄핵 정국까지의 광장 풍경이 연상된다. 조 감독은 “혹자는 ‘일이 일어난 다음에 촬영 한거냐’고 묻기도 하시는데 그랬다면 또 결이 다른 영화가 나왔을 것”이라고 웃었다. 이어 “‘초혼’의 1차 편집을 마친 후 식사 자리에서 비상계엄 속보를 봤다. 후원자분들과 약속한 타임라인이 있기에 작업은 예정대로 이뤄져야 했는데 다행히 비상계엄이 해제됐다. 어떻게 보면 최선의 타이밍”이라고 말했다.“세대 상관없이 광장에 계신 분들이 작품 보시고 힐링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서간 선배들도 아파하면서 연대했으니 외로워하실 필요가 없다고요. 참 답답하고 어렵지만 다시 한번 민주주의 소중함을 깨닫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3.25 06:05
영화

“장인어른도 기다렸다”…이병헌, 유아인 리스크 품고 ‘승부’ [종합]

이병헌이 ‘승부’에 나선다. 바둑 영광의 시대를 명불허전 연기력으로 소화한 그가 ‘유아인 리스크’를 돌파할 수 있을까.7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승부’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이병헌,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조우진과 김형주 감독이 참석했다.‘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바둑 전성기 시절 실존 인물인 조훈현과 이창호 국수의 사제 지간 인연과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이기에 그 시절을 어떻게 그려낼지 기대가 모였다.이날 김형주 감독은 “어린 시절 주말에 TV에서 대국 중계를 본 기억이 있다. 자료조사를 해보니 단순한 인기가 아니라 신문 1면이 될 정도로 팬층이 두터웠다”라며 “지금의 (이스포츠 종목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에 버금가는 열기였던 것 같다. 그렇기에 영화 또한 연배가 어린 분들도 충분히 공감하며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바둑 레전드 조훈현 국수로 분해 타이틀 롤의 무게를 짊어진 건 이병헌이다. 이병헌은 “솔직히 바둑에 대해 전혀 모르기도 했고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관련 다큐멘터리를 찾아보면서 단번에 출연 결정을 내렸다”라며 “바둑은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엄청난 드라마를 재밌게 볼 수 있는 이야기 같아 빠져들었고, 그런 드라마틱한 일이 실화라는 게 놀라우면서 제가 직접 조훈현 국수가 되어 연기한다는 게 설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저희 장인어른이 제가 결혼 후 출연한 여러 작품 중에서도 ‘승부’만큼 ‘언제 개봉하냐’고 물어본 작품이 없었다. 그만큼 그 시대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 영화를 기다리는 마음이 어떤 작품보다 크다고 느꼈다”고 특별한 일화도 밝혔다. 디테일 한 동작을 소화하기 위해 바둑돌을 놓는 동작부터 바둑 기사의 레슨을 받으며 연습했다. 이병헌은 “기술적인 부분도 신경 써야 했지만, 경기가 시작됐을 때와 과정, 끝날 때의 바둑 기사의 심리를 무표정하고 정적으로 표현하는 게 숙제였다”고 떠올렸다. 실제 모델인 조훈현 국수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참조하거나 직접 만나 싱크로율을 높였다. 이병헌은 “국수님은 따로 얘기할 필요 없을 정도로 바둑의 레전드다. 전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 바둑기사가 우승한 역사적 기록을 가진 분”이라며 “다리를 의자 위에 올리거나 떠는 등 보기 쉽지 않은 자세들을 취하는데 그런 행동들 또한 심리와 연관돼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입을 동그랗게 마는 버릇 등을 따라하면서 습관을 들이려 했다”고 관찰을 토대로 준비한 과정을 떠올렸다. 함께 술을 한잔 하면서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연기할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역시 이병헌”이라는 동료 배우들의 극찬도 이어진 바, 김 감독은 캐스팅에 대해 “첫줄 쓰기 전부터 이병헌 선배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조훈현 캐릭터는 감정 진폭이 큰데 대부분 연기를 바둑판 앞에서 펼쳐야 하는 제약이 있어 ‘연기 보법이 다른’ 이병헌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제작사에서도 이견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자타공인 연기 고수들이 앙상블을 완성했다. 고창석은 바둑 기사 겸 기자 천승필을, 현봉식은 이용각 프로기사, 그리고 문정희는 조훈현의 아내 정미화로 분했다. 또한 조훈현의 희대의 라이벌 남기철 프로 기사 역으로 조우진이 특별출연한다. 김 감독은 “연출보다 앉아서 감상한 적이 많을 정도다. 기대한 이상으로 정적인 바둑 소재지만 피 튀기고, 창과 칼이 오가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만족을 표했다.조훈현의 청출어람 제자, 이창호는 유아인이 분해 두 주인공을 내세운 ‘투톱’ 영화로 출발했지만, 지난 2023년 10월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개봉에 난항을 겪었다. 당초 지난 2020년 크랭크인, 이듬해 촬영을 마쳤으나 공개 플랫폼과 배급사 변경 등 이슈로 개봉이 밀린데 겹친 악재였다.유아인의 편집 분량에 관해 김 감독은 “이야기 구조나, 기획 의도 상 비추어 봤을 때 완성된 영화를 다시 편집하는 게 저로서는 이야기가 성립 안 될 것 같았다”며 “영화가 공개되고 나면 그런 부분을 관객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싶다. 극장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의도대로 영화를 선보이는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당초 넷플릭스 행 논의도 있었으나 극장에서 공개하게 됐다. 김 감독은 “플랫폼을 결정하는데 감독이 큰 역할을 할 순 없다. 비즈니스의 영역이다 보니 입장 차가 있었던 것 같다”며 “감독 입장에서는 애초 극장 개봉 목표로 준비해서 촬영과 후반작업을 마쳐서 영화를 더 영화답게 만들어 주는 공간인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는 게 기쁘다”라고 개봉 소감을 밝혔다.끝으로 이병헌은 “여러 일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는 게 최종 목표라고 생각하기에 개봉하게 되어 무엇보다 기쁘다”라면서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드디어 개봉하니 많이 관심갖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승부’는 오는 26일 개봉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3.07 12:30
영화

‘日밴드’ 미세스 그린 애플, 극장 내한 이유 있는 ‘더 화이트 라운지’ [IS리뷰]

“우리가 꿈같은 현실을, 현실 같은 꿈을 오늘도 선물하겠습니다.”(후지사와 료카)극장으로 첫 내한한 일본 밴드가 있다. 정식 데뷔 10주년을 앞두고, 올해 빌보드 재팬 아티스트100 1위에 오른 ‘대세’ 3인조 밴드 미세스 그린 애플이다. 내년 2월 예정된 첫 내한 콘서트보다도 먼저 한국 팬들에게 자신 있게 선보인 영화는 ‘미세스 그린 애플 // 더 화이트 라운지 인 시네마’다.지난 11일 국내 개봉한 ‘미세스 그린 애플 // 더 화이트 라운지 인 시네마’(이하 ‘더 화이트 라운지 인 시네마’)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진행된 미세스 그린 애플의 동명 라이브 투어를 담은 첫 번째 실황 영화다. 일본 현지에서 지난 9월 영화로 개봉했으며 현지에서 누적관객 53만 명을 기록해 실황 영화 개봉작 중 흥행수입 1위를 기록했다.단지 미세스 그린 애플의 인기에 따른 성과는 아닐 것이다. 해당 콘서트는 팬클럽 회원 중에서도 한정된 인원만 관람한 데다가 스포일러도 일절 금지된 공연이었다. 또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시도가 완성도 있게 담겼다. 단순히 공연하는 모습에 제작기 다큐멘터리, 백스테이지 인터뷰를 실은 일반적 콘서트 영화가 아닌 ‘음악극’이라는 콘셉트에 충실했다.관객은 라이브 무대가 펼쳐지는 ‘시어터’와 스크린의 상상력이 확장되는 ‘시네마’를 넘나드는 새로운 얼터 콘텐츠의 등장을 목도하게 된다. 보통 밴드 무대는 센터에 선 보컬과 양옆의 기타와 키보드 등 악기 멤버가 배치되지만 ‘화이트 라운지 인 시네마’는 고정된 틀을 해체하고 극 형식에 맞춰 새롭게 최적화했다. 보컬 오모리 모토키가 문을 열고 무대 위 꾸려진 온통 흰색의 라운지에 당도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총 16개의 곡을, ‘마스커레이드’부터 ‘끝의 시작’까지 9개의 단막극으로 구성했다. 각 막의 연속성은 없지만 라운지의 정의대로 낯선 이들이 모여들었다가 잠시 머무르는 공간과 아주 사적인 거실 공간을 오가면서 노래 가사를 각색한 스토리텔링이 펼쳐진다.이에 따라 세 멤버도 관객들 앞에 ‘다른 누군가’를 연기하는 모습으로 다가간다. 삶의 달고 쌉쌀함을 담은 노랫말들처럼 사랑에 고뇌하는 청년이기도, 이유 없이 분노하는 소년이기도, 또는 그들과 닮은 화려한 엔터테이너의 무대 뒤 모습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밴드맨보다는 뮤지컬 배우처럼 춤과 가창, 연기, 연주를 동시에 선보이며 이야기를 이끈다. 다만 관객의 눈앞에서 호흡하고 라이브를 소화한다는 현장의 생동감은 스크린에 옮긴 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보완하는 건 영상 기법이다. 눈에 담기 힘든 표정들과 디테일한 소품을 카메라로 가깝고 역동적으로 잡아냈으며, 별도로 촬영된 영상을 적재적소에 교차 편집하며 이야기 공간의 깊이를 확장 시켰다. 눈앞에서 노래하는 가수는 없더라도 시청각적으로 풍성한 ‘영화’로 몰입하게 만드는 것이다.지난 13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GV)에서 오모리 모토키는 “우리를 평소 대중적이고 밝은 곡으로 떠올리시지만 가사와 곡조를 들여다보면 내면에 집중하고 고독을 노래한다. 이를 다른 형태의 엔터테인먼트인 음악극의 형태로 올린다면 재밌을 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곡을 작사 작곡했으며 이번 극을 이끄는 쇼맨이자, 기획에도 참여했다.극이 무르익을 즈음 키보드 후지사와 료카의 “극장!”이라는 호명으로 시작되는 독백은 ‘더 화이트 라운지 인 시네마’의 지향점을 세련되게 선언한다. 좁은 공간에 갇혀 모두가 같은 걸 바라보며 다른 세계로 인도되는 경험과 스크린 너머의 존재가 ‘거기 있음’을 여기서만 느끼는 특별함, 즉 극장 경험에 오히려 충실한 것이다. 공연 실황 영화가 쏟아지는 연말, 내한 출사표를 던진 자신감도 알 법하다. 2주간 CGV 단독상영. 89분.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2.18 08:30
영화

서울시청 앞 출현한 인민군, 시민들 ‘깜짝’…영화 ‘춘천대첩 72시간’ 이벤트 화제

지난 4일 오전 8시, 서울 시청 앞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예기치 못한 광경에 깜짝 놀랐다. 실제처럼 보이는 인민군 복장을 하고 총기를 든 사람들이 전투 대형으로 이동하는 장면이 목격되며 일대가 소란스러워졌다.일부 시민은 발걸음을 멈추고 놀란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거나,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으며 신고하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이는 개봉을 앞둔 다큐멘터리 영화 ‘춘천대첩 72시간’ 홍보 이벤트의 일환으로, 나인픽쳐스 소속 배우들이 인민국 복장과 총기를 소지하고 전투대형으로 이동하는 깜짝 퍼포먼스 이벤트를 벌인 것이었다.‘춘천대첩 72시간’은 6.25 전쟁 초기 춘천에서 국군과 춘천시민들이 인민군에 맞서 72시간 동안 저항하며 최초의 승리를 거둔 역사적 전투를 다룬 작품이다. 당시의 긴박한 순간과 시민들의 헌신적인 참여를 재조명하며, 전쟁 속에서의 희생과 용기의 의미를 관객에게 전하고자 한다.영화 홍보 이벤트로 마련된 이번 퍼포먼스에서는 ‘서울에서 무장 인민군들을 마주쳤다면?’이라는 설문을 던지며, ‘6.25 전쟁때 춘천 시민들이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켰다’라는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전달했다. 장이레 감독은 “춘천시민들이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킨 상황을 온 국민에게 전하고 싶었다”라며 “국민배우 이덕화 씨도 춘천사람들의 충정에 감동해서 노개런티로 참여했다”라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한편 이 퍼포먼스를 진행한 오치우 빅브라더스 대표는 “영화 ‘춘천대첩72시간’의 마케팅 대표를 겸직하며 이 퍼포먼스를 기획하게 됐다”라며 “서울을 점령한 인민군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반응이 다양했다. 전쟁을 바라보는 관점도 많이 다른 것 같다. 그 당시 춘천시민들이 무엇을 위해 목숨을 바쳤는지 영화를 보며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춘천대첩72시간’은 오는 14일 개봉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1.05 10:31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 사이다 응징 쾌감有…그러나 ‘잔혹성’ 도마 위 ③

‘지옥에서 온 판사’가 흥행에 성공하며 ‘SBS 금토 사이다 유니버스’의 명맥을 잇는 작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강력한 사이다를 예고했는데 악을 응징하는 소재로 시청자들의 통쾌함을 자아냈다. 다만 일부 장면들에서 잔혹성이 과도하게 표현돼 불쾌감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지옥에서 온 판사’는 시청률 두 자릿수를 거뜬히 넘었다. 시청률은 지난 9월 6.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해 상승세를 이어가며 6회만에 13.1%를 기록했다. 이후 8회에 자체 최고 시청률 13.6%를 달성했다.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등 기대작들이 동시간대로 편성돼 다소 하향세를 보였으나, 나머지 회차인 13, 14회에서 저력을 발휘할지 관심이 모아진다.‘지옥에서 온 판사’는 SBS가 자신하는 ‘금토 사이다 유니버스’ 라인업으로 일찌감치 기대감을 끌어모았다. 드라마는 ‘이제부터 진짜 재판을 시작할게! 지옥으로!’라고 외치는 악마가 몸에 들어간 판사 강빛나(박신혜)가 지옥 같은 현실에서 인간적인 열혈형사 한다온(김재영)을 만나 죄인을 처단하며 진정한 판사로 거듭나는 내용으로 배우 박신혜, 김재영, 김인권, 김아영 등이 출연한다. ‘지옥에서 온 판사’는 기존 ‘사적 복수’를 소재로 한 작품들과 비교해 지옥과 악마를 소재로 차별점을 두며 강력한 카타르시스를 전한다는 분석이다. 극중 강빛나는 자신보다 더 악마 같은 인간들에게 분개하고 처단의 칼날을 들이민다. 법망을 교묘히 피해 가는 죄인들을 향한 강빛나의 무자비한 처벌이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실제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된 사건들을 디루면서 현실감과 몰입감을 높인다. 응징의 대상이 되는 죄인들은 교제폭력, 보험살인 및 아동학대 등이다.연출을 맡은 박진표 감독이 SBS 시사교양국에서 시사다큐를 맡았던 터라, 그의 장기가 발휘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지옥에서 온 판사’는 표현 방식이 지나치게 잔인하다는 비판도 있다. 극중 강빛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쾌감을 높인다. 드라마는 결과적으로 실제 사법체계를 향한 대중의 불신과 맞물리면서 카타르시스를 자아내는데 강빛나가 처단할 대상들의 죄 또는 힘이 클수록, 피해자의 고통이 클수록 응징의 세기도 높아진다. 그 과정에서 강빛나를 포함해 등장 인물들이 흉기를 휘두르거나 피가 발생하는 장면이 다소 직접적으로 표현돼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잔혹함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강빛나가 부인과 두 자녀를 살해했으나 다중인격이라며 심신미약을 주장한 양승빈(양경원)을 향해 도끼를 들고 “너 토막 낸 다음 저기 던져 놓으려고”라는 대사와 함께 그가 가족들을 찌른 횟수 21번만큼 똑 같은 횟수로 찌르는 장면 등은 ‘역대급 사이다’라는 평가와 동시에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방송사인 SBS가 지상파인 만큼 표현 수위가 조절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지옥에서 온 판사’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정의가 실현되지 않는다고 여기는 사각지대를 짚어내고 ‘정의’를 실현하는 작품이다. 그 응징의 방식도 ‘사적 제재’인 것 같으면서도 ‘악마’라는 판타지를 이용해 극단으로 끌고 간다. 비슷한 주제 의식을 지닌 작품의 지평을 넓힌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응징의 잔혹함이 기존 작품들과 비교해 큰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표현 방식이 계속된다면 불쾌함과 동시에 오히려 주제 의식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11.01 05:55
영화

황정민·신민아, 아름다운예술인상 받는다

배우 황정민, 신민아 등이 제14회 아름다운예술인상을 수상한다.(재)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사장 안성기)이 주최하는 ‘제14회 아름다운예술인상’ 심사위원회는 올해 수상자로 영화예술인상에 황정민, 연극예술인상에 손진책 연출가, 공로예술인상에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초대 집행위원장, 굿피플예술인상에 신민아 배우, 독립영화예술인상에 김덕영 감독 등 5개 부문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오는 24일 서울 고덕동 스테이지28에서 개최될 올해 아름다운예술인상은 2011년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 창립되던 해 제정되어 매년 연말에 영화, 연극, 공로, 선행, 독립영화 부문에서 활동이 돋보이는 예술인을 선정, 총 1억원(각 2000만원)의 시상금과 상패를 수여하는 축제를 이어왔다.황정민은 1990년 영화 ‘장군의 아들’로 연기활동을 시작해 ‘국제시장’, ‘베테랑’, ‘곡성’ 등 47편에 이르는 작품에 출연했다. 특히 지난해 ‘서울의 봄’과 올해 ‘베테랑2’를 통해 한국 영화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올해의 영화예술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연극 부문의 손진책 연출가는 대한민국예술원 부회장으로 인간애를 소재로 한 고유 전통극의 장르를 현대적으로 연출한 ‘한네의 승천’, ‘지킴이’, ‘오장군의 발톱’, ‘남사당의 하늘’ 등을 통해 거장 연극인의 역량을 평가받아 왔고 올해 ‘햄릿’으로 대표적인 연극인의 건재한 성과를 남기며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공로예술인상 부문은 지난해 임권택 감독에 이어 올해는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초대 집행위원장이 선정됐다. 그는 문화부차관을 역임한 이후 부산국제영화제 창립 초대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한국 영화의 발전에 혼신을 바쳐왔고 그와 함께 영화와 영화인의 해외진출 및 세계화에 기여한 업적을 높이 평가받았다.제1회 김혜자 배우를 비롯해 작년 조인성 배우에 이어 선행 연예인에게 주어진 굿피플예술인상의 올해 수상자는 신민아가 선정됐다. 2001년 TV드라마 ‘아름다운날들’, 영화 ‘화산고’로 연기활동을 시작한 신민아 배우는 지난 20여년간을 두고 병원과 단체를 통해 불우 어린이와 여성환자, 독거노인을 돕는 따뜻한 기부활동을 이어왔다.독립영화 부문에서 예술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덕영 감독은 다큐멘터리영화 ‘건국전쟁’을 통해 이승만 건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기록들을 재조명, 이 시대의 국민 관객들에게 큰 반향과 감동을 남기며 주목받았다.올 시상식에는 신영균예술문화재단 명예이사장을 비롯해 임권택, 이우석, 김서형, 조인성 등 전 예술인상 수상자들을 비롯한 문화예술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시상식은 나우제주TV와 유튜브 채널 신영균예술문화재단, 문화예술 매체 인터뷰365 등이 실황 중계할 예정이다. 한편 아름다운예술인상을 주최, 주관하는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은 2011년 1월에 설립,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씩 예술인자녀의 학비를 지원한 장학사업과 영화인재의 발굴을 위한 단편영화 제작지원사업, 한국영화의 미래인 어린이 영화체험 교육사업 등을 시행해 왔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15 15:45
영화

한 손엔 OTT 한 손엔 K팝…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대중성’ 통할까

올해의 키워드는 대중성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OTT 작품과 K팝 스타들을 전면에 내세운 정공법으로 방문객 유치에 나선다. 산업 침체기와 함께 영화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저조해진 가운데 활기를 되찾을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2일부터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일대에서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다. 오는 11일까지 열흘간 진행되는 올해 영화제에는 총 63개국 영화 224편이 초청돼 세계 각국의 영화 팬들과 만난다. ◇‘온 스크린’ 섹션→개막작까지, OTT와 함께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은 OTT와의 공생이다. 지난 2021년 아시아 영화제 최초로, OTT 공식 섹션 ‘온 스크린’(On Screen)을 신설, “현대 관객들에게 좀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번에도 그 기조를 이어간다.특히 눈길을 끄는 건 개막작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29번째 축제의 얼굴로 넷플릭스가 투자배급을 맡은 ‘전,란’을 선택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OTT 영화가 상영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박도신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개막작 선정 이유로 “작품 자체를 봤고 오시는 관객들이 얼마나 즐길 수 있는지를 감안했다. ‘전,란’은 상당히 대중적인 영화다.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온 스크린’ 섹션도 예년처럼 시리즈 화제작들로 가득 채웠다. 올해 초청작은 조우진, 지창욱 주연의 ‘강남 비-사이드’(디즈니플러스), 공명 주연의 ‘내가 죽기 일주일 전’과 ‘비밀의 숲’ 스핀오프 ‘좋거나 나쁜 동재’(이상 티빙), 대만 옌이웬 감독의 ‘스포트라이트는 나의 것’, 사카구치 켄타로의 새 멜로 ‘이별, 그 뒤에도’, 연상호 감독의 ‘지옥 시즌2’(이상 넷플릭스)로, 공식 상영회를 통해 최초 공개된다. ◇K팝의 힘, 다큐·실황 영화에 ‘연기돌’도 활약K팝 아티스트들의 활약도 관심을 모은다. 먼저 방탄소년단 RM의 ‘알엠: 라이트 피플, 롱플레이스’(Right People, Wrong Place)가 오픈시네마에 초청돼 상영된다. RM의 솔로 앨범 2집 제작기이자 8개월 간의 사적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K팝 다큐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대규모 야외상영을 진행하는 것 역시 이번이 최초다.트와이스 다현과 SF9 찬희는 한 명의 배우로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다. 다현의 신작은 B1A4 출신 진영과 찍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선아(다현)에게 고백하기까지 수많은 날을 보낸 진우(진영)의 열여덟 첫사랑 스토리를 그린다.찬희는 ‘메소드 연기’를 첫 공개한다. 동명의 단편영화를 원작으로 한 ‘메소드 연기'는 코미디 배우라는 프레임에 갇혀 매너리즘에 빠진 주인공 이동휘(이동휘)가 뜻밖에 출연 제안을 받으며 벌어지는 소동극이다.이 외에도 소녀시대 유리와 포미닛 출신 권소현이 각각 ‘침범’, ‘새벽의 탱고’를 들고 부산을 찾는다. 또 그룹 에픽하이는 자신들의 공연 실황을 담은 ‘에픽하이 20 더 무비’로 ‘커뮤니티 비프’ 부문에 공식 초청받았다. 이들 모두 무대인사 등 공식 행사를 통해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송중기·장동건 뜬다…분위기 달굴 영화·배우다수의 상업 한국영화와 스타들도 축제를 풍성하게 채운다.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주목 받는 작품은 단연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이다. 오픈과 동시에 GV(관객과의 대화)가 전석 매진된 ‘보고타’는 송중기의 신작으로,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밀수시장에 뛰어든 한국인들의 생존기를 담는다. 송중기는 GV 외에도 오픈토크 등을 통해 예비 관객을 직접 만날 계획이다.오는 16일과 17일 나란히 개봉하는 ‘보통의 가족’과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도 ‘한국영화의 오늘 - 스페셜 프리미어’에 초청돼 선공개된다. 각 영화의 감독과 주연 배우들은 오픈토크 등을 통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영화 흥행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극장에서 막을 내린 인기작들도 다시 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개봉해 1312만명의 관객의 모은 ‘서울의 봄’과 올여름 개봉한 전도연, 임지연 주연의 ‘리볼버’가 대표적이다. 영화를 이끈 주역들도 직접 부산을 찾아 오랜만에 관객과 소통에 나설 예정이다.한 배급사 관계자는 “결국 영화제는 관객이 모여야 한다. 대중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서는 화제성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영화제 근간을 흔드는 수준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상업성, 대중성을 챙겨갈 필요가 있다”며 “같은 맥락에서 이번 OTT 개막작, K팝 가수들의 작품 초대 또한 일정 부분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02 05:50
영화

한인 민권운동 다룬 ‘프리 철수 리’, 美에미상 최우수 역사다큐 수상

미국 내 한인 민권운동에 큰 영향을 끼친 1970년대 이철수 씨 구명운동을 다룬 다큐멘터리 ‘프리 철수 리’(Free Chol Soo Lee)가 미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에미상을 거머쥐었다.지난 26일(현지시각) 뉴욕 타임스퀘어 팔라디움에서 열린 제45회 뉴스·다큐멘터리 에미상 시상식에서 ‘프리 철수 리’는 최우수 역사 다큐멘터리 부문 에미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이 작품은 영화진흥위원회 제작지원 및 개봉지원을 받아 한국계 미국인인 줄리 하 감독과 유진 이 감독이 공동 연출한 다큐멘터리다. 지난 2022년 미국 최대 독립영화제인 선댄스영화제에 초청됐으며, 지난해 미국 방송사 PBS에서 방영됐다.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초청돼 지난해 10월 한국에서도 개봉했다. ‘프리 철수 리’는 197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발생한 총격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돼, 동양인의 외모를 구별하지 못하는 백인 목격자들의 엉터리 증언으로 부당하게 사형 선고받았던 한인 이민자 이철수의 이야기를 다뤘다. 당시 현지 신문기자였던 이경원 기자가 이 사건을 취재하기 시작하면서 고 유재건 변호사(2023년작고, 국회의원), 랑코 야마다(일본계 미국인3세 변호사)를 비롯해 재미 한인들이 함께 인종차별에 저항하며 구명운동을 벌이는 과정을 조명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그 역사적 순간을 조명하고, 사법 정의와 함께 이민자에 대한 인종차별과 혐오범죄에 대한 커뮤니티내 풀뿌리 운동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의의를 인정받았다. 하 감독은 시상식 무대에서 “이 영화는 저널리즘 멘토인 KW 리(이경원)에 대한 사랑과 애정에서 시작됐다. 올해 96세인 그는 한 사형수를 석방하기 위해 대담하고 정의로운 범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정의 운동을 촉발시켰다”고 제작 배경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철수 리의 이야기가 잊혀지는 것을 애통해했고, 잊혀지기에는 너무 중요한 이야기였기에 그와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에 힘입어 이 잃어버린 역사를 발굴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그러면서 “우리는 이것이 단지 아시아계 미국인 역사의 일부가 아니라 미국의 역사, 인류 역사의 일부라고 단언한다”며 “이 이야기를 우리에게 맡겨준 커뮤니티에 감사하고, 이 세상에서 많은 고통을 겪은 철수 리에게 이 작품을 바친다. 우리는 당신의 영혼이 평화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9.2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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