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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피' 정우·지승현·이홍내, 믿고 보는 사투리 연기
'믿보배'의 사투리 연기는 어떨까. 영화 '뜨거운 피(천명관 감독)'가 경상도 출신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사투리 구사로 극의 몰입감을 더할 예정이다. '뜨거운 피'는 1993년, 더 나쁜 놈만이 살아남는 곳 부산 변두리 포구 ‘구암’의 실세 ‘희수’와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밑바닥 건달들의 치열한 생존 싸움을 그린 영화. 부산 항구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스크린 속 현장감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배우들의 능숙한 사투리 구사는 캐스팅의 주요한 부분이었다. 천명관 감독은 “사투리를 익혀서 연기한다는 것은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해 처음부터 경상도 출신의 배우들을 캐스팅하려고 노력했다. 정우 같은 경우 자기 고향, 물 만난 고기처럼 역량을 한껏 발휘했다”고 밝히며 극의 리얼함을 더한 배우들의 연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우 역시 “고향이 부산인 점이 배우로서 큰 장점, 장기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그 장기를 마음껏 발휘했다. 다만, 설정하거나 과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며 정우의 시그니처라고도 볼 수 있는 부산 사투리 연기에 대한 소회와 자신감을 내비쳤다. 같은 경상도 출신이지만 어린 시절만 부산에서 보내거나 부산 외의 지역 출신인 배우들은 사투리 구사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치기도 했다. 특히, 경북 출신인 지승현은 경북 사투리와는 다른 부산 사투리만의 강세를 디테일하게 구현하기 위해 대본이 악보와 비슷해 보일 정도로 인토네이션과 강세 점을 찍고 수차례 녹음과 듣기를 반복해가며 사투리를 익혔다. 경남 출신인 이홍내는 촬영 전 부산에 내려가 가족,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사투리를 사용하며 체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렇듯 자연스러운 사투리로 ‘구암’에 완전히 녹아든 배우들의 열연은 실제를 방불케 하는 리얼하고 생동감 넘치는 90년대의 부산을 스크린에 펼쳐보일 것이다. '뜨거운 피'는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김선우 기자 kim.sunwoo1@joongang.co.kr
2022.04.06 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