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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서울시청 우빛나·하남시청 신재섭, 핸드볼 H리그 남녀 MVP

한국핸드볼연맹(KOHA)은 신한 SOL페이 2023~24 핸드볼 H리그 남녀 최우수선수(MVP)로 우빛나(서울시청)와 신재섭(하남시청)을 선정했다고 23일 발표했다.정규리그 MVP 선정에는 KOHA, 핸드볼 출입기자단, 14개 실업팀 지도자 등 총 86명이 참여했다. 신재섭은 38.4%, 우빛나는 49.7%의 득표율로 영예를 차지했다.신재섭은 172골로 남자부 득점 부문 1위, 68도움으로 어시스트 부문 4위를 차지하며 하남시청이 2년 연속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우빛나는 190골로 여자부 득점 부문 1위, 97도움으로 어시스트 부문 2위를 차지했다. 서울시청의 정규리그 3위를 이끌며 팀을 4년 만에 PO 무대로 올려놨다.두 선수는 23일 열린 MVP 시상식에서 트로피와 함께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23 19:36
프로축구

이변 없었다…'국가대표' 이은영, WK리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창녕WFC행'

이변은 없었다. 이미 성인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공격수 이은영(21·세종고려대)이 여자축구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영예를 안았다. 행선지는 창녕WFC다.이은영은 14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진행된 2024 여자실업축구 WK리그 신인선수 선발 드래프트에서 54명의 참가자 가운데 가장 먼저 이름이 호명돼 창녕WFC 유니폼을 입었다. 드래프트 지명 순서는 성적과 상관없이 추첨을 통해 결정됐고, 창녕이 1순위 지명권을 받아 고민 없이 이은영을 선택했다.이미 여자 A매치 9경기(1골)에 출전한 이은영은 이번 드래프트 참가자들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았던 선수였다. 지난 2월 콜린벨(잉글랜드) 감독의 부름을 받아 A대표팀에 승선한 뒤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과 파리 올림픽 예선 등에 참가했다. 항저우 AG 미얀마전에선 A매치 데뷔 3경기 만에 첫 골도 터뜨렸다.1m73㎝·57㎏의 체격 조건을 갖춘 공격수로, 울산남목초와 울산현대청운중, 울산현대고를 거쳐 세종고려대에 진학했다. 2017년 16세 이하(U-17) 대표팀을 시작으로 각종 연령별 대표팀을 거쳤고, 지난 2019년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득점상도 품었다. 이제 내년부터는 창녕WFC 소속으로 더 큰 WK리그 무대를 누비게 됐다.이은영은 “오늘 드래프트장에 올 때 제일 먼저 뵌 분이 창녕 감독님이셨다. 운명이었던 것 같다(웃음). 1순위도 기대를 했는데 마침 전체 1순위로 뽑아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름이 호명됐을 때 ‘진짜 열심히 잘해야겠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이제 대학 무대보다는 더 수준이 높을 텐데, 팀에 많은 도움을 줘서 더 높은 순위로 갈 수 있게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안태화 창녕WFC 감독은 “아마 모든 감독님들의 1순위가 이은영이었을 것”이라며 “우리는 워낙 어린 선수들이 많은 팀이다. (이)은영이가 오면 더 많이 경기에 투입될 수 있어 더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으니까 다양한 포지션에 기용해 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은영에 이어 전체 2순위는 인천 현대제철의 지명을 받은 김민서(21·울산과학대)였다. 김민서는 올해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 최우수선수상 출신으로 U-14 대표팀부터 U-20 대표팀까지 연령별 대표를 두루 거쳤다. 이어 세종 스포츠토토는 노하늘(20·대덕대), 경주한수원은 곽로영(20·세종고려대), 서울시청은 김민지(20·대덕대), 수원FC 위민은 한다인(21·세종고려대)을 1차 지명에서 차례로 택했다. 화천KSPO는 1차 지명을 패스했다.1차 지명 순서의 역순으로 진행된 2차 지명에선 세종스포츠토토가 신혜빈(대전대덕대)을, 화천KSPO가 신수민(경북대경대)을 각각 지명했다. 나머지 구단들은 모두 지명을 포기했다. 3차 지명에선 현대제철만 박아현(경북대경대)을 지명했고, 4차지명은 모든 구단이 패스를 택했다. 그나마 번외지명인 5차 지명부터 선택이 많아 14명의 선수가 번외지명을 통해 각 구단 유니폼을 입었다.드래프트 결과 구단별로는 창녕WFC와 경주한수원이 1차지명 1명, 번외지명 4명 등 5명을 선발했다. 현대제철과 세종스포츠토토, 서울시청은 3명을, 화천KSPO와 수원FC위민은 2명을 각각 지명했다. 드래프트에 참가한 54명 가운데 23명만 다음 시즌 WK리그 무대를 누빌 기회를 잡았다.이날 1~4차에서 지명을 받은 선수들은 각 구단들과 3년 간 계약한다. 기본 연봉은 1차 지명 3000만원, 2차 지명 2700만원, 3차 지명 2400만원, 4차 지명 2000만원이다. 4차 지명 이후엔 1년 계약에 기본 연봉은 2000만원이다. 실업팀 최고 연봉은 5000만원을 초과할 수 없다. ◆ 2024 여자실업축구 신인선수 선발 드래프트 결과- 창녕WFC : 이은영(세종고려대·1차) 김유리(울산과학대), 윤수정(경기동원대), 유한결(경북대경대), 정설아(강원도립대·이상 번외)- 인천현대제철 : 김민서(울산과학대·1차) 박아현(경북대경대·3차) 강예진(경기동원대·번외)- 화천KSPO : 신수민(2차) 김현아(이상 경북대경대·번외)- 세종스포츠토토 : 노하늘(1차) 신혜빈(이상 대전대덕대·2차) 김윤주(충남단국대·번외)- 경주 한수원 : 곽로영(세종고려대·1차) 정윤정(경북위덕대), 김태양(울산과학대), 연예진(충남단국대), 김민지(경북위덕대·번외)- 서울시청 : 김민지(대전대덕대·1차) 김영은, 이예진(이상 경북위덕대·번외)- 수원FC 위민 : 한다인(세종고려대·1차) 이진주(울산과학대·번외)올림픽파크텔=김명석 기자 2023.12.14 11:38
국가대표

월드컵 재도전하는 37세 박은선 "과거 이야기 NO...내 역할 다하겠다" [IS인터뷰]

박은선(37·서울시청)이 8년 만의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출전을 노린다. ‘돌아온 박은선’이 주목받는 이유는 당연하다. 10대에 혜성처럼 나타난 천재 선수로 누구보다 큰 기대를 모았지만 그 누구도 겪지 못했던 굴곡진 사건사고를 겪다가 2022년까지 7년간은 대표팀에서 잊힌 선수였기 때문이다. 박은선은 17세였던 2003년 한국 여자축구의 첫 월드컵 진출 때 막내로 본선 무대를 밟았다. 미완의 대기로 평가받았던 그는 이듬해 2004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을 결승까지 올려놓았고, 결승에서 중국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하며 우승 주역이 됐다. 한국 여자축구가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을 격파한 사건이었다. 박은선은 1m82㎝의 큰 키와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피지컬을 앞세워 이전 한국 여자축구에서는 볼 수 없던 파괴력 있는 플레이를 했다. 그러나 성인이 된 이후 악재가 이어졌다. 독보적인 실력으로 2005년 고교 졸업 후 실업팀에 직행했지만, 당시 여자축구연맹 규정상 대학 2년을 거쳐야만 실업팀에 갈 수 있다며 3개 대회 출전 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겨우 자리를 잡나 싶었던 2010년에는 선수를 그만하겠다며 팀을 무단이탈한 적도 있다. 그러나 이후 다시 돌아와 2013년 여자축구 WK리그 19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하지만 그해 가을 서울시청 외 나머지 팀들이 박은선의 성별이 의심스럽다는 황당한 이유를 대며 박은선의 성별 판정을 하지 않으면 리그를 보이콧하겠다고 했다. 이는 명백한 선수 인권 침해로, 결국 논란을 제기한 측이 역풍을 맞고 없던 일이 됐다. 그러나 박은선에게는 큰 상처를 남겼다. 이후 그는 2014년 여자 아시안컵 득점왕에 올랐고, 2015년 캐나다 여자월드컵에 출전했지만, 이후 소속팀이 해체되는 등 잦은 이적을 하면서 기량이 흔들려 대표팀과는 멀어졌다. 대개 이런 커리어를 가진 선수가 37세가 됐을 때는 ‘비운의 천재’ 정도의 수식어를 달고 쓸쓸히 은퇴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박은선은 보란듯이 대표팀에 돌아왔다. 박은선은 2020년 다시 서울시청에 입단했고, 지난해 여자축구 대표팀의 콜린 벨 감독은 장신 공격수 박은선을 대표팀으로 불렀다. 7년 만의 대표팀 복귀였다. 박은선은 “좋았다. 나도 좋았지만, 주변에서 더 좋아해주시더라”고 했다. 이전 7년간 대표팀에 다시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치러진 여자대표팀과 잠비아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3골을 몰아쳤다. 특히 2차전에서는 선발 투톱 공격수 중 하나로 출전해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7세로 과거에 비해 스피드는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지만, 박은선은 단순히 골문 앞에 서서 헤딩만 하는 선수가 아니라 쓰임이 다양하다는 걸 증명했다. 잠비아와 1차전에서는 상대 수비 라인을 허물고 순식간에 뚫고 들어가는 움직임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평가전에서 벨 감독이 요구한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물으니 “공격적으로 나갈 때 볼 소유를 많이 하고, 포스트 역할을 해주고, 우리 선수들이 패스 능력이 좋으니까 공줄볼 따내면 골문 앞쪽으로 떨어뜨려 주는 것. 그리고 찬스에서 골을 넣는 것”이라고 했다. 박은선은 이를 그대로 해냈다. 잠비아 감독 역시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한 박은선이 가장 위협적이라고 평가했다.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은 오는 7월 열린다. 최종엔트리 발표까지 한달여가 남아있다. 박은선은 “당연히 욕심 난다. 선수라면 누구나 월드컵에 가고 싶고, 뛰지 못하더라도 일단 들어가고 싶다. 물론 뽑힌다면 경기에도 뛰고 싶다는 욕심이 날 것”이라고 했다. 최종 엔트리 선발 가능성이 매우 커보이는 ‘돌아온 천재’에게 최근 인터뷰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서울시청의 유영실 감독은 “그때마다 기자들이 과거 이야기를 다시 물어보니까 은선이는 그게 괴로운 모양”이라고 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박은선은 과거 사건에 대한 질문에는 “옛날 일은 다시 꺼내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 외부 상황과 환경 때문에 힘들었던 점을 어떻게 이겨낸 건지 궁금하다고 했더니 박은선의 답은 오히려 담담했다. 그는 “이겨낸 게 아니라 도망갔다. 팀을 나간 적도 있지 않나. 하지만 힘들 때마다 동료 언니들, 주변 감독님들이 도와주셨다. 출전정지 징계 때는 연맹 주관 대회만 못 나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소속팀(서울시청)에서 4개국 초청대회 같은 외국팀 초청 대회를 열어줬다. 팀이 나를 정말 많이 도와줬고, 주변에서 관심을 많이 줬다. 어떻게 보면 어리광을 부렸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선택한 결과니까 내가 짊어지고 참아야 했는데 잘못 표출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유영실 감독은 “박은선이 동기부여를 잘해주면 더 신나서 하는 타입이다. 대표팀에 복귀한 게 좋은 기회가 됐다”며 “우리가 시청팀이다 보니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지 못하는데, 박은선이 사실상 외국인 공격수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유영실 감독은 박은선의 첫 월드컵 출전이던 2003년 대표팀의 센터백 출신 선배로, 누구보다 오랫동안 후배이자 제자를 지켜봤다. 박은선은 3월 말 개막한 올 시즌 WK리그에서 3골을 기록 중이다. 대표팀의 벨 감독은 박은선에 대해 “온실 속 화초처럼 아끼다가 월드컵에 데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거구의 박은선이 ‘꽃’이 된 인터뷰에 대한 동료 반응은 어땠을까. 박은선은 “다들 그냥 웃고 말았다. 감독님은 리그 일정이 빡빡한 걸 아시니까, 다치지 말고 몸관리 잘하라는 뜻으로 말한 것 같다”고 했다. 현재 대표팀 막내인 골키퍼 김경희는 2003년생이다. 박은선과 17살 차이다. 후배들이 어려워하지는 않을까. 박은선은 “요즘 애들은 그런 거 없다”고 웃으면서 “후배들이 다 성격이 좋고 잘해준다. 그 덕분에 오랜만에 대표팀에 들어갔는데도 빨리 적응했다”고 덧붙였다. 박은선은 “축구가 싫어졌던 적은 한번도 없다. 지금도 축구가 제일 좋고 재미있어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의 길고 긴 커리어에도 아직 월드컵 본선 무대 골은 없다. 박은선은 “월드컵에 가서 골을 넣어보고 싶다는 욕심은 늘 있었는데 아직 그러지 못했다”고 월드컵 각오를 대신했다. 이은경 기자 2023.05.04 08:14
스포츠일반

임채빈이 보증하는 손경수·김우겸 등 27기 새바람 기대

베일에 가려졌던 27기 신인들이 첫선을 보인다. 17·18일 양일간 경기도 광명스피돔에서 열리는 시범 경주에서다. 시범 레이스를 마친 후 정식 데뷔는 2023년 1월부터다. 27기 신인들이 경륜계에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신인 중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국가대표 출신 스프린터 손경수(수성)다.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를 거치며 경륜과 스프린터 등 단거리 종목에서 맹활약을 펼친 손경수는 임채빈의 단짝 친구로 데뷔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수성팀에서 경륜을 준비한 그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임채빈의 친구이자 라이벌이다. 손경수는 폭발적인 스퍼트와 풍부한 아마추어 경험의 소유자로 경주 운영 또한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채빈을 비롯해 수성 팀원들은 "손경수의 경우 당장 특선급에 투입되더라도 전혀 손색이 없다. 1년 이내 특선급 20인방 진입도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순우 훈련원 감독은 "손경수는 한 번에 힘을 몰아 쓰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로 빠르게 강자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손경수는 "기존 선수들과 경주하면 신인다운 과감함으로 경주를 주도하며 차근차근 인지도를 쌓아 2023년 시즌 특선급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단기 목표로 삼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2위로 졸업한 김우겸(세종)도 주목할 만하다. 김우겸은 1km 독주를 소화했던 선수답게 탄탄한 지구력을 바탕에 둔 선행 승부가 장기다. 여기에 순간 파워도 겸비하고 있어 자유형 강자로 성장이 기대된다. 김우겸 역시 손경수와 마찬가지로 국가대표에 발탁될 정도로 아마추어 시절 알아주던 실력자였다. 경륜훈련원에 입소 후 강도 높은 체질 개선으로 필요한 근육을 만드는 한편 단거리 스피드 보강에 집중한 만큼 특선급 강자 반열에 빠르게 안착할 것으로 기대된다. 황인혁의 뒤를 이어 세종팀 부흥을 이끌 차세대 주자로 점쳐질 정도로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김우겸은 “세종팀의 전매특허인 500선행을 주무기로 과감한 주도 작전에 나설 예정이다. 최종목표는 SS급 승급”이라고 다부진 의지를 밝혔다. 아마추어 시절 중장거리 부문에서 맹활약을 펼친 3위 졸업자 김옥철(수성)은 1, 2년 후가 더 기대되는 유망주다.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은메달을 거머쥔 숨은 실력자다. 손경수와 함께 수성팀 전력의 핵심으로 기대받고 있다. 중장거리 출신답게 기초체력이 우수하며 게임 운영도 수준급이라는 평가다. 임채빈은 "김옥철의 최대 장점은 성실함이다.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체질 개선에 집중한다면 1, 2년 후 특선 최상위급 선수로 성장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동서울팀에 합류 예정인 4위 졸업자 박경호도 서울시청, 금산군청,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유수의 실업팀을 두루 섭렵하며 풍부한 아마추어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박경호의 장기는 강한 체력이다. 따라서 강력한 선행력을 무기로 매 경주 적극적인 선행 강공이 기대된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2.14 05:18
축구

축구대표팀 첫 여성 감독 나왔다

황인선(45·사진) 감독이 여자 U-20(20세 이하)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다고 대한축구협회(KFA)가 9일 발표했다. 현재 국내 학교 여자축구팀이나 실업팀에는 여자 감독이 일부 있지만, 각급 대표팀에서 여자 감독이 탄생한 건 황 감독이 처음이다. 그가 지휘하는 여자 U-20 대표팀은 내년 8월 코스타리카에서 열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U-20 월드컵에 참가한다.김판곤 KFA 국가대표팀전력강화위원장은 “황인선 감독은 그동안 여자 연령별 대표팀 코치와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으면서 뛰어난 역량을 보여줬다. 국제대회 경험은 물론 해당 연령대 선수들에 대한 정보도 풍부하다. 강력한 전방 압박과 능동적인 축구로 경기를 지배하려는 스타일도 우리가 지향하는 바와 일치한다”며 “황 감독 선임이 여자 연령대 대표팀에 여성 지도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위례정보산업고와 울산과학대, 인천현대제철, 서울시청에서 선수로 뛰었던 황 감독은 2003년 미국 여자 월드컵에 참가하는 등 10년간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했다. 특히 2003년 여자 아시안컵 일본과 3·4위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한국 여자축구를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이끌기도 했다.선수 은퇴 후에는 2007년 서울시청 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에 입문했다. 2010년 여자 U-20 월드컵에 코치로 참가해 한국을 3위로 이끌었다. 2019년 콜린 벨 감독 부임 이후 여자대표팀 코치로 활동했다.황 감독은 축구협회를 통해 “(감독이 될 거라)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대표팀 최초의 여성 지도자라는 사실에 더욱 책임감을 느낀다. 후배들과 소통하며 여자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A대표팀에서 벨 감독님으로부터 배운 것들을 U-20 선수들에게 알려주겠다. 이들의 기량을 키워 성인 대표로도 활약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나중에는 여자 A대표팀 감독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2021.11.10 08:06
스포츠일반

[김희선의 컷인] 금메달보다 더 반가웠던 심석희의 미소

심석희(23·서울시청)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대학을 졸업하고 어엿한 '직장인'으로, 실업팀에 입단 후 처음 나선 무대에서 여유있게 금메달을 거머쥔 심석희는 우승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한참 생각에 잠겨있다가 "너무 오랜만이라서…"라며 웃음을 보였다. 금메달보다 더 반가운 환한 미소였다. 심석희는 1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탄천종합운동장 빙상장에서 열린 겨울체전 쇼트트랙 여자 일반부 1500m 결승에서 2분37초25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2위 안세정(25·전북도청)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심석희가 겨울체전에 출전한 건 오륜중학교 시절이던 2012년 이후 무려 8년 만. 자신의 통산 일곱번째 겨울체전에 나선 심석희는 네 번째 금메달(2009년·2011년·2012년·2020년)을 목에 걸며 실업무대 데뷔전을 완벽하게 마쳤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에이스 심석희가 시상대에서 메달을 목에 건 건 그의 표현대로 오랜만의 일이다. 고등학생 시절 출전한 2014 소치겨울올림픽에서 3000m 계주 금메달, 1500m 은메달, 1000m 동메달을 따내고 매 시즌 태극마크를 단 채 월드컵과 세계선수권무대를 누빈 심석희는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서도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올림픽을 앞두고 불거진 폭행 파문 속에서도 3000m 계주 금메달을 합작하며 올림픽 2대회 연속 메달리스트가 됐지만, 그 뒤로 심석희의 얼굴에선 미소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난해 1월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로부터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며 마음 고생을 했고 4월에는 허리와 발목 통증으로 대표선발전을 포기하는 등 힘든 시간이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다. 몸도 마음도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한동안 빙판과 떨어져 지내야했던 심석희가 다시 스케이트를 신은 건 지난해 10월 열린 제36회 전국남녀대회 때다. 6개월 만에 빙판에 복귀한 심석희는 한국체대 졸업을 앞두고 올해 1월 서울시청에 입단해 새 유니폼을 입고 겨울체전에 출전했다. 첫 경기 이후 "새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 아직도 어색하다"고 웃은 심석희는 "실업 선수로서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이제 남은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힘든 시간을 겪고 돌아온 빙판은 심석희에게 더 각별하다. 부상도 부상이지만 1년 넘게 이어진 마음고생으로 미소가 사라졌던 그다. 그러나 "이제 실업 선수다. 학생 때와 느낌이 다르다"며 담담하게 답하는 심석희의 얼굴은 밝았다. "체력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멘탈적인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평온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했다"고 스스로를 다잡은 결과다. 심석희의 다음 목표는 4월 열리는 대표팀 선발전. 지난 시즌 부상으로 반납했던 태극마크를 다시 달기 위해 내달릴 심석희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 계속 떠오를 수 있길 바라본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2.20 06:00
스포츠일반

돌아온 심석희 "다시 한번 태극마크 달고 뛰고 싶다"

서울시청에 입단하며 선수생활 2막을 시작한 심석희(23)가 “나를 위해서 또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서 다시 한번 태극마크를 달고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심석희는 3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청 실업팀 입단식을 통해 오랜만에 대중 앞에 섰다. 심석희는 이 자리에서 “그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며 많은 생각을 했다”며 “저를 끝까지 믿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심석희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부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1월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에게 수년간 상습폭행과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하며 스포츠계 ‘미투’ 운동을 촉발하기도 했다. 법정 싸움과 훈련을 병행하던 심석희는 지난해 폭행 후유증과 허리, 발목 부상으로 대표팀 선발전을 포기하는 등 몸과 마음이 힘든 시기를 겪었다. 이후 한동안 회복에 전념했던 심석희가 실업팀에 입단하며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심석희는 “지난 1년 동안 다양한 경험을 했다”며 “그 안에서 새롭게 배우고 느낀 것들을 잊지 않고 잘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힘든 시간을 거치면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며 “제가 이 운동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어서 기뻤고 기쁜 마음으로 다시 열심히 하려고 한다” 덧붙였다. 실업팀 소속으로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기쁘고 한편으로는 설렌다”며 “이제는 학생 신분이 아닌 실업선수로서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남다른 각오와 마음가짐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청을 선택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다른 곳에서도 좋은 제안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운을 뗀 뒤 “서울시청은 선수 입장에서 같이 생각하고 고민해주시려고 했다”며 “많이 지지해주셔서 선택하게 됐다”고 답했다. 심석희는 “지난 1년 동안 저 자신을 다시 돌아보고 또 컨디션도 살피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리려고 했다”며 “열심히 몸 관리를 하면서 훈련에 임하고 있고 앞으로 더 기량을 올리기 위해 꾸준히 관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경기력과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다가오는 국내대회나 국가대표 선발전을 중점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있다”며 “저를 끝까지 믿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꼭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2020.01.04 10:24
스포츠일반

스포츠토토빙상단, 2018~19 첫 쇼트트랙 대회 종합 우승

국가대표 한승수와 신새봄을 앞세운 스포츠토토빙상단이 2018~2019시즌 첫 국내 쇼트트랙 대회인 2018 한국실업빙상경기연맹 회장배 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의 수탁 사업자인 ㈜케이토토(www.ktoto.co.kr)는 "지난달 28일 막을 내린 2018 한국실업빙상경기연맹 회장배 대회에서 스포츠토토 빙상단이 금메달 3개와 은메달 4개 그리고 동메달 1개를 차지하며 종합 1위를 달성했다. 기분 좋은 시즌 출발을 알렸다"고 전했다. 스포츠토토빙상단을 포함해 화성시청·고양시청·서울시청·성남시청·강릉시청 그리고 국군체육부대 등 국내 7개의 실업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국내 최정상급의 선수들이 모두 출전해 치열한 승부를 치렀다. 스포츠토토빙상단은 여자 500m에 출전한 이소연이 1위를 차지했고, 2위 역시 같은 소속인 신새봄이 뒤를 이었다. 이소연과 신새봄은 각각 1500m와 1000m에서도 3위와 2위를 기록하며 뛰어난 실력을 과시했다. 남자 부문에서는 1000m에서 김동욱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승수는 500m와 1500m에서 모두 2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선보였다. 화성시청과 마지막까지 종합 우승을 다퉜던 스포츠토토빙상단의 경합은 마지막 혼성 계주 경기에서 승부가 갈렸다. 국내 쇼트트랙 대회 중 유일하게 남녀 혼성 계주 경기가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스포츠토토빙상단은 마지막 혼성 계주 종목 1위를 차지하며 대회 종합 우승이라는 쾌거를 일궈 냈다. 스포츠토토빙상단의 최재봉 수석 코치는 "지난 하계에 진행된 제주도와 미국 전지훈련을 통해 다진 팀워크가 이번 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첫 대회를 우승으로 기분 좋게 시작한 만큼, 올 시즌 기세를 꾸준히 이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회 2관왕 김동욱은 "우리팀의 경우 팀워크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혼성 계주를 앞두고 반드시 종합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특히 남녀 선수가 모두 힘을 합쳐 일궈 낸 우승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는 대회다"고 소감을 전했다. 안희수 기자 2018.11.02 06:00
스포츠일반

[IS화보스토리]임오경 감독,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주역.

[IS화보스토리]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주역."핸드볼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임오경 감독.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4학년 핸드볼 시작한 임오경 감독.꿈은 디자이너...였지만 초등학교 우승이후 꿈은 핸드볼 국가대표가 되는 것.전국구 최고의 선수로 성장해 고등학교 2학년에 국가대표를 달아.임오경 감독 인생 속으로 들어간 JTBC3FOX스포츠 사진에 담긴 숨은 이야기(사담기)출연.한국체육대학 3학년 재학중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1995년 세계핸드볼 선수권 대회 MVP,1996년 국제핸드볼연맹 MVP 수상.1994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일본 히로시마로 가서 2부 리그에 있던 히로시마 이즈미(현 메이플레즈)를 1년만에 1부 리그로 올린 임오경 감독만 25세 이던 1996년 최연소 히로시마 이즈미 감독 자리에 올라 일본 진출 이후 14년간 7번의 우승 이끌어.2003년 한국핸드볼을 위해 돌아와 2004년 아테네올림픽 한국 여자핸드볼 '아줌마 부대'로 선수 복귀해 출전, 은메달 목에 걸어,감동적인 눈물 바람 일으켜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의 주역이 된 임감독."한국 핸드볼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2008년 7월 서울시청 여자 핸드볼 창단 감독으로 부임.2016년 최초의 한국 실업팀 여자 사령탑으로 리그전 우승, 챔피언전 우승을 이끈 여자핸드볼의 신화.새로운 에너지를 받기 위한 임감독의 꿈."한 두달은 아무 생각 없이 여행만 다니고 승부세계에서 벗어나 살고 싶어요."양광삼 기자yang.gwangsam@jtbc.co.kr/2018.07.17/ 2018.07.17 08:00
축구

[여자축구①] '산전수전' 박은선의 고백 "롤러코스터 내 인생, 이제야 철들었어요"

IBK기업은행 2016 WK리그 이천대교와 인천현대제철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이 열린 지난달 24일. 양 팀이 0-0으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던 전반 24분 대교 '에이스' 박은선(30)이 그라운드에 나뒹굴었다. 상대 외국인 선수 비야 베아트리체(23)와 충돌한 직후였다. 오른발목을 붙잡고 신음하던 박은선은 들것에 실려나갔고 이튿날 병원으로 후송됐다. 대교는 이후 비야에게 '해트트릭'을 내주며 0-4로 완패했고, 창단 네 번째 우승 기회를 내년 시즌으로 미뤘다. 박은선의 공백이 컸다. 일간스포츠는 2차전이 끝난 다음 날인 25일 경기도 시흥에서 박은선을 만났다. 오른다리에 깁스를 한 채 목발을 짚은 그는 "인대가 파열됐다"며 재활 소식을 알렸다. 박은선은 2000년대를 대표하는 여자 축구계 스타였다. 키 180cm·몸무게 80㎏의 압도적인 신체 조건을 가진 그의 앞에 서면 누구라도 압도됐다. 그러나 빼어난 실력과 달리 축구 인생은 사건 사고로 가득했다. 모든 선수들의 꿈인 대표팀에 항상 차출됐지만, 사흘이 멀다고 선수촌 담을 넘었다. "축구를 때려치우겠다"고 선언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툭 하면 불거졌던 성별 논란도 그의 삶을 짓밟았다. WK리그 소속팀들은 "박은선이 여자가 아닌 남자라는 소문이 있다" "신체 조건이 여성스럽지 않다"며 공격했다. 상대 '에이스'를 심리적으로 흔들고 싶은 경쟁팀의 전략이었다. 박은선은 그때마다 '양성자' '남자'라는 원색적인 비난과 세상의 야릇한 눈총을 온몸으로 받아 냈다. 이제 30대가 된 박은선에게 파란만장했던 20대 시절을 묻고, 솔직한 속내를 들었다. 우락부락한 외모와 달리 눈빛과 목소리는 한없이 잔잔했다. - 발목 상태는 어떤가. "인대가 50% 정도 파열됐다. 완전히 끊어진 건 아니라서 약 3주 동안 깁스하고 이후 재활을 할 것 같다. 내년 시즌에는 지장 없다. 내가 (부상당해) 나온 뒤 골을 허용하고 졌다. 내가 대교에 입단한 후 WK리그 우승컵은 한 번도 거머쥐지 못해서 간절했는데 아쉽다." - 어느덧 30대가 됐다. 박은선의 20대는 어땠다고 보나. "잘 놀았던 것 같다.(웃음)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신나게 놀고만 싶었다. 20대 때 이것저것 다 해 봐서 나이 먹고 진득하게 공을 차고 있다. 그런데 은퇴가 몇 년 안 남았다." - 박은선은 '사건 사고의 아이콘'이었다. 왜 그렇게 담벼락을 넘었나. "당시만 해도 여자 축구선수는 대학을 갔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고교를 졸업하고 바로 실업팀(서울시청)에 입단했다. 축구협회에서 징계를 내렸고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습관처럼 운동을 하다가 갑자기 시간이 남아 답답했다. 분출구가 필요했다. 나가서 놀다 보니 더 놀고 싶고… 참 어렸다. 그때는." - 반항 이유로는 좀 약한데. "나름대로 사연은 있었다. 징계 때문에 팀 경기는 못 뛰는데 대표팀에 계속 차출됐다. '축구협회는 소속팀에선 못 뛰게 하면서 왜 대표팀은 꼬박꼬박 내보내나. 경기를 못 나가서 기량도 떨어졌는데'라고 생각했다. 소속팀에 미안했고 (협회의 처분이) 앞뒤가 맞지 않았다고 여겼다. 반항심이 들어 대표팀에서 이탈하고, 징계를 받고, 풀리면 탈출하길 반복했다. 지금은 다 지나간 일이다. 나이도 들었고.(웃음)" - 언제 철들었나. "5년 전 아버지가 골수암으로 투병하시다가 합병증으로 돌아가셨다. 당시 나는 운동을 관둔 상태였는데 아버지가 "은선아. 제발 운동하자'고 하셨다. 내 인생에 가장 슬펐던 순간이다. 그때부터 다시 축구를 시작했다." - 2014년 돌연 러시아리그 로시얀카 LFC행을 선택했다. "그 무렵 성별 논란 딴죽이 걸렸다. 힘든 일이 겹치면서 '딱 1년만 떠나 있자'하고 갔다. 사실 해외는 외로워서 가기 싫었다. 고교 때부터 미국 등 다른 리그에서 '러브 콜'이 와도 안 갔다. " - 굉장히 순한 인상이다. "사람들은 나를 무서워한다.(웃음) 처음에는 인사도 잘 못하는 사람도 있다. 주변 친구들은 나를 '허당끼 있다' '웃기고 편안하다'고 한다. 혼자 남는 걸 싫어하고… 그게 나다. 영화도 '이프 온리(If Only)'같은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한다. 음악은 '리쌍'처럼 부드럽고 가사가 정적인 힙합을 좋아하고." - 축구선수로서는 복 받은 몸을 가졌다. 그간 돈도 좀 벌었을 것 같다. "주위에서 '너는 운동을 위해 태어난 몸이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운동을 관두니 '네 복을 걷어차는구나'라고도 했다. 돈은 많이 벌고 많이 썼다. 집안에 빚이 있어서 좀 갚았고. 이제부터 모을 생각이다." - 은퇴 뒤 지도자 꿈은 있나. "그게… 내가 그동안 한 짓이 있는데 남을 가르쳐도 되는 건가 싶다.(웃음) 사고를 그렇게 많이 쳤는데 양심상 자격이 있는가. 냉정하게 봐야지. 또 지도자 자격증 시험도 만만치 않다고 들었다. 취미반에서 가르치는 건 좋다." - 곡절 많은 삶을 잘 견뎠다. "삶은 버티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간 안 좋은 일이 너무 많았다. 다른 사람은 겪기 힘든 일들을 몇 번이고 반복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사실 나는 하나님을 믿긴 하지만 죽을 둥 살 둥 매달리진 않는다. 그런데 지난 결정전 1차전에서 2골을 넣고 무릎 꿇고 기도했다.(웃음) 나도 놀랐다." - 박은선의 인생그래프를 그리면 어떨까. "막 들쭉날쭉할 거 같은데. 축구는 나에게 희로애락을 알려 줬다. 내 삶도 슬픔과 기쁨이 수없이 교차했다. 대교는 내 마지막 팀이라고 생각한다. 은퇴하기 전까지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늘 사랑받으며 살았다. 돌려드리고 싶다." 서지영 기자 2016.1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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