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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1993년 선동열' 연상시키는 네일, 시즌 6번째 등판까지 0점대 ERA '기염' [IS 피플]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다.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32·KIA 타이거즈)이 시즌 여섯 번째 선발 등판까지 '0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다.네일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와 3분의 2이닝 8피안타 2실점 했다.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인 탈삼진 7개를 기록했지만, 볼넷 2개를 허용했다. 경기 피안타율도 0.348(23타자)로 다소 높았다.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이어온 앞선 등판과는 사뭇 달랐다. 그러나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실점을 최소화했다.이날 1회 말 2사 1·3루에서 김인태를 루킹 삼진 처리한 네일은 2회를 탈삼진 2개 포함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3회 말 2사 2루에선 양석환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4회 말에는 선두타자 김인태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1사 후 박준영과 박준순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최대 위기였던 5회 말도 실점 없이 버텼다. 조수행과 정수빈의 연속 피안타로 무사 1·2루에 몰린 뒤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를 유격수 직선타로 유도,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를 올렸다. 아쉬움이 남는 건 0-0으로 맞선 6회 말. 양의지의 단타와 양석환의 2루타로 무사 2·3루. 김인태와 강승호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4회 말처럼 실점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2사 후 박준영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교체됐다. 투구 수 100개. KIA 타선은 0-2로 뒤지던 점수 차를 6-2로 역전, 네일의 패전 투수 요건을 날려버렸다.경기 중 최저 0.25까지 낮췄던 네일의 평균자책점은 0.74(36과 2분의 2이닝 3실점)로 소폭 올랐다. 20일 기준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29명의 선발 투수 중 0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는 건 네일이 유일하다. 역대 규정이닝 시즌 평균자책점 최저 1위는 1993년 선동열(당시 해태 타이거즈)이 달성한 0.78. 이범호 감독은 경기 뒤 "네일이 주 2회 등판임에도 불구하고 선발투수 역할을 너무나도 잘 해줬다"며 "오늘 경기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라고 말했다.잠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4.21 05:30
메이저리그

KBO 출신이 MLB 6이닝 노히트 노런이라니…아쉬움 큰 교체, "결정 이해"

에릭 페디(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6이닝 노히트 노런'에도 불구하고 승리와 인연이 닿지 않았다.페디는 10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무피안타 4볼넷 2탈삼진 무실점했다.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6이닝 노히트 노런'으로 피츠버그 타선을 막아냈으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했다. 0-0으로 맞선 상황에서 강판, 평균자책점을 4.20(경기 전 7.00)으로 낮춘 거에 만족해야 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1-2로 패했다.투구 수 관리가 다소 아쉬웠다. 1, 3, 4, 5회 모두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4개의 볼넷이 모두 풀카운트에서 나왔다. 볼넷으로 인한 투구 수가 무려 35개. 후속 타자를 꽁꽁 묶어 실점하지 않았으나 6회를 마쳤을 때 투구 수가 88개(스트라이크 51개)였다. 앞선 두 경기 투구 수는 73개, 65개. 올리버 마몰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더는 어렵다'라고 판단해 7회 말 시작부터 불펜을 가동, 필 메이튼을 마운드에 세웠다. 노히트노런에서 교체된 페디는 "노히터를 쫓고 싶었지만 (감독의) 결정을 이해한다"라고 말했다. 페디는 KBO리그의 성공적인 '역수출 사례'로 꼽힌다. 2022년 워싱턴 내셔널스 소속으로 기대 이하의 시즌(6승 13패 평균자책점 5.81)을 보낸 페디는 NC 다이노스와 계약하며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결과는 대성공. 2023시즌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했다. 최고 시속 150㎞를 가뿐하게 넘기는 투심 패스트볼에 컷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변형 슬라이더 일종인 스위퍼(Sweeper)를 앞세워 리그를 호령했다.다승과 평균자책점에 이어 탈삼진(209개)까지 1위에 올라 선동열(1986·89·90·91년) 류현진(2006년) 윤석민(2011년)에 이어 역대 네 번째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도 그의 차지였다. 2023년 12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계약(총액 1500만 달러, 220억원)하며 빅리그 복귀에 성공한 페디는 지난해 7월, 세인트루이스 트레이드돼 줄곧 몸담고 있다. 지난 시즌 성적은 9승 9패 평균자책점 3.30. 올 시즌에는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4.20(15이닝 7실점)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4.10 20:48
프로야구

AI가 꼽은 '최고 투수' 선동열, '최고 타자' 이승엽..그렇다면 G.O.A.T는?

현재 인공지능(AI) 기술로도 스포츠의 승패를 정확하게 예측하긴 만만치 않다. 프로 스포츠팀이 현장에서 활용하는 트래킹 데이터 등 고급 정보가 공유되지 않은 데다, 선수의 부상 등의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그렇다면 AI가 ‘주관식 문제’에 대한 답은 어떻게 내놓을지 궁금해졌다.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KBO리그 역사상 가장 뛰어난 투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퍼플렉시티(Perplexity)와 제미나이(Gemini)는 선동열을 꼽았다. 퍼플렉시티는 “선동열은 압도적인 기록과 영향력으로 ‘국보’라는 별칭을 얻었다”라며 그의 기록과 수상 경력을 나열했다. 아울러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4승을 올린 최동원이 선동열 비교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퍼플렉시티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홈페이지에서 기록을 검색했고, 각종 기사와 칼럼을 참조했다. 제미나이는 선동열에 이어 최동원·류현진·정민철·송진우를 차례로 꼽았다. 챗GPT는 김광현을 가장 먼저 거론했다. AI가 언급한 선수들이 활약한 시대와 환경은 각자 다르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다고 해도 어떤 포지션이었는지, 팀에 어떤 영향력을 미쳤는지 가늠할 기준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 ‘KBO리그 역사상 가장 뛰어난 타자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챗GPT는 이승엽·양준혁·이정후 순으로 답했다. 이어 장종훈·박병호·최형우도 언급했다. 제미나이는 이승엽·장효조·양준혁·이종범·이대호 순서라고 했다. 두 AI 모델 모두 KBO리그 통산 성적을 기반으로 순위를 매겼다. 퍼플렉시티는 이승엽에 이어 양준혁·박용택·이종범을 꼽았다. 공식 기록과 설문, 뉴스 등을 근거로 대답한 것이다.앞에 두 질문을 통합해서 다시 물었다. ‘투수와 타자를 통틀어 KBO리그 역대 최고 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퍼플렉시티는 선동열과 이승엽을 함께 언급했다. 제미나이는 선동열·최동원·이승엽·이종범을 공동으로 선정했다. 챗GPT는 이승엽을 답으로 내놨다. 김식 기자 2025.03.21 11:30
일본야구

'통산 166SV ERA 1.71' NPB 괴물 클로저, 보류선수 명단 제외…술렁이는 일본

일본 프로야구(NPB) '괴물 클로저' 라이델 마르티네스(28)가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다.닛칸스포츠를 비롯한 일본 현지 매체는 '마르티네스가 주니치 드래건스 구단 보류선수 명단에서 빠졌다'고 2일 전했다. 보류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건 보통 구단의 재계약 의사가 없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마르티네스는 상황이 다르다. 스포니치아넥스는 '이미 구단은 올 시즌 연봉 2억엔(19억원·추정 2억3000만엔)에서 몇 배 인상된 다년 계약을 제시했다. 이노우에 카즈키 주니치 신임 감독은 재차 잔류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르티네스는 주니치 포함 NPB 전 구단과 협상하며 자신의 가치를 확인할 예정. 그는 지난달 쿠바로 떠나기 전 "주니치를 나오고 싶지 않지만, 지금은 돌아올 수 있다고 말할 수 없다"며 묘한 입장을 밝혔다. 마르티네스는 NPB에 데뷔한 2018년부터 줄곧 주니치에서만 뛰었다. 올 시즌 성적은 60경기, 2승 3패 7홀드 43세이브 평균자책점(ERA) 1.09. NPB 양대리그 통틀어 유일하게 시즌 40세이브를 넘기며 주니치 뒷문을 책임졌다. 요미우리 자이언츠(8경기 무실점)와 히로시마 도요 카프(13경기 무실점) 상대로는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짠물 피칭을 선보였다. 피안타율이 0.177인데 오른손 타자(0.184)와 왼손 타자(0.171) 상대로 모두 강했다.마르티네스의 활약은 꾸준하다. 2022년과 2023년에는 두 시즌 연속 0점대 평균자책점을 마크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평균자책점 0.39(46과 3분의 2이닝 2자책점)로 기념비적인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NPB 통산(7년) 성적은 14승 18패 42홀드 166세이브 평균자책점 1.71. 'KBO 레전드' 선동열(367경기 평균자책점 1.20)을 연상시키는 업적을 NPB에서 쌓고 있는 셈이다. 160㎞/h가 넘는 불같은 강속구가 트레이드마크. 2020년 10월 2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전에선 161㎞/h를 스피드건에 찍기도 했다. 체인지업, 스플리터, 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다양하다. 그의 잔류를 바라는 이노우에 감독은 "성의는 보였다. 어떻게 마음을 움직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2.02 21:26
프로야구

[세계 최고의 팬들에게 'K-볼'을 묻다⑦] 최양락 "한화는 다이너마이트인데 요샌 물총을 쏘네? 그래도 괜찮아유~"

2024년 KBO리그는 새 역사를 쓰고 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1000만 관중을 돌파한 것이다. 경기장에 가지 않더라도 TV와 모바일로 야구를 즐기는 팬들은 그 몇 배다.프로야구는 지난 40여 년 동안 한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였다. 올해는 스포츠를 뛰어넘어 한국 최고의 콘텐츠로 도약하고 있다. 1000만 명은 단지 관객이 아니다. 야구장에서 응원가를 만들어 부르는 가수이며, 함께 춤추는 댄서다. 그리고 기발한 응원문구를 쉴 새 없이 생산하는 카피라이터다. 불같은 열정을 내뿜으면서도 매너는 쿨하다. 야구 종주국 미국과 야구가 국기(國技)로 여기는 일본에서도 깜짝 놀라는 응원 문화다. 일간스포츠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팬으로 불러도 좋을 이들을 만나 'K-볼'의 매력에 대해 들었다. 개그맨 최양락은 ‘원조 보살팬’이다. 충남 아산 출신인 그는 1986년 빙그레(한화) 이글스 창단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변심하지 않았다. 방송에선 ‘깐족 이미지’로 유명하지만, 야구팬으로서는 지고지순 그 자체다.최양락은 40년 가까이 한화의 흥망성쇠를 목격했다. 이는 곧 그의 희로애락이었다. 최양락으로부터 젊은 야구팬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경기도 남양주시 개인 사무실에서 만난 최양락은 한 시간 넘도록 한화와 야구에 얽힌 추억을 들려줬다. 승리보다 패배가 많은 팀을 응원하면서도 늘 행복해 보였다. 그의 유행어처럼 한화라면 뭐든지 ‘괜찮아유~’다. - 언제부터 야구팬이셨나요?“초등학생 때. 그러니까 1970년대부터였죠. 당시에 아마추어 야구 인기가 워낙 좋았으니까요. 대구상고(상원고) 장효조 선수, 한국화장품 김재박 선수 등이 정말 대단했죠. 그때 TV 중계는 거의 없었고, 주로 라디오로 들었죠. 눈에 보이지 않는 야구를 귀로 듣고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드라마를 좋아했던 누나도 중계를 듣다가 어느새 야구팬이 될 정도였지.”최양락은 소년 시절을 회상하면서 라디오에서 들었던 캐스터 목소리를 재연했다. “넘어가느냐, 넘어가느냐. 간다, 간다. 홈런!” 반세기 전에 지었을 법한 표정으로 그는 추억 여행을 떠났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엔 어느 팀을 응원했나요.“프로 원년에 대전 연고 팀은 OB(두산) 베어스였죠.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했잖아요. 그땐 ‘우승이 제일 쉬웠어요’라고 했지. 내 또래 충청도 팬들이 아직도 한화를 응원하는 이유는 그 감동과 전율이 남아서일 거예요. 너무 고마웠고, 좋았으니까. 고등학생 아이가 공부 못하면 부모들이 그러잖아요. ‘우리 애가 초등학교 땐 잘했는데, 친구를 잘못 사귀어서’라고. 내가 딱 그런 마음이에요. 마음 잡고 노력하면 야구 잘할 거라고 믿는 거죠.”- 개그맨이 된 후에도 야구를 좋아하셨나요.“서울예전 연극과 1학년이었던 1981년 제1회 MBC 개그 콘테스트를 통해 데뷔했어요. MBC 청룡을 응원하러 이봉원과 서울 잠실야구장에 자주 갔지. 얼마 전 제가 운영하는 유튜브 ‘괜찮아유’에 출연한 남희석이 저더러 그러더라고요. ‘이 형은 배신자다. 한화만 응원한 팬이 아니다’라고요. 그때 난 MBC 소속이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잖아. 일장기를 달고 뛴 손기정 선수(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같은 심정이었다고.”- 빙그레 창단 후 마음을 다잡으셨나요.“진짜 충청도 팀이 생겼으니 다른 팀들은 다 정리했죠. 빙그레가 참 잘했어요. 정규시즌 1위도 두 번(89·92년) 했죠. 이상군, 한희민, 한용덕,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 등등 대단한 투수가 많았지. 홈런왕 장종훈, 악바리 이정훈도 대단했죠. 이정훈은 선동열에게 홈런을 친 뒤 ‘선동열 투수한테는 죽어도 본전이니까 죽어라 (공을) 쳤다’라고 했다잖아요. 아유, 근성이 어마어마했지. 한화 하면 다이너마이트 타선이잖여. 그런데 요새 류현진은 물총을 찍찍 쏘며 놀던데….”2013년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다가 올 시즌 한화로 복귀한 류현진은 득점한 주자들에게 앙증맞은 물총을 쏘며 더그아웃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다이너마이트(강팀)와 물총(약팀)을 대비시킨, 최양락 특유의 유머였다. - 한화가 99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죠.“90년대 야구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경기장에 자주 응원하러 갔는데 어느 날 엉뚱한 생각이 드는 거예요. 더그아웃에서 선수들과 함께 야구를 보고 싶었던 거죠. 언젠가 야구 관계자를 통해 잠실구장 3루 더그아웃에 들어갔어요. 감독님과 멀리 떨어진 곳(주로 투수들이 모인) 의자에 한화 선수들과 같이 앉았어요. 그땐 평일 경기는 TV 중계도 안 됐으니 그냥 들어간 거지. 눈치 보면서 야구를 보는데 장종훈이 홈런을 날린 거예요. 어라? 선수들이 더그아웃 앞으로 나가서 하이 파이브를 하네? 나도 뛰어 나가서 같이 했지, 뭐. 손뼉을 마주친 장종훈이 내 얼굴을 보더니 화들짝 놀라더라고. 요새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옛날이니까 뭐.”- 2010년대 이후 한화가 참 부진했습니다.“꼴찌도 참 많이 했죠. 지는 것도 서러운데 연패 중인 팀이 한화를 상대로 3연승 하고 돌아가면 그렇게 속상할 수가 없어요. 부진했던 투수도 우리만 만나면 기적처럼 부활해. 야구를 끊고 싶을 때도 있었어요. 그러다가 ‘더 떨어질 데가 없으니 올라가겠지’라며 마음을 다잡는 거죠. 미우나 고우나 기다리는 거예요.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오기도 했고. 김태균, 류현진 같은 선수는 얼마나 대단해요? 강팀에 있었다면 두 선수 개인 기록이 더 좋았을 거예요. 연봉과 인기도 더 높았겠지. 마치 임진왜란 끝난 뒤 태어난 이순신 장군이랄까. 안타까운 마음이 커서 더 응원했어요.”- 그래도 한화 팬들은 정말 열성적입니다.“충청도 사람이 그렇잖아요. 느긋하고, 낙천적이고. 점심 잘 먹고 아무런 말도 안 하다가 다음날 ‘어제 참 맛있었어. 그 집 장사 잘되겄어’ 하거든. 우리 사위도 한화 팬이래요. 그렇다면 인내심은 믿을 만하지.”- 요즘 야구팬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정말 멋지게 응원하죠. 스케치북에 응원 문구 쓰는 거 있잖아요? 그거 예전에 방송 작가들이 출연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 방식이거든. 그걸 야구장에서 보니 정말 재밌어요. 90년대에 대구구장에 간 적이 있는데. 장종훈이 홈런을 때린 거야. 벌떡 일어나서 환호했더니 만 명 넘는 관중이 동시에 날 노려보는 거예요. 몇 대 맞을 거 같은 분위기였지. 요샌 원정팀 응원 존이 정해져 있잖아요. 심지어 상대 팀 응원석에서 혼자 응원도 하고. 문화가 많이 달라졌죠.”- 올해 한화 야구를 보면 어떤 느낌인가요?“솔직히 가을 야구는 힘들 거 같았어요. 그래도 괜찮아유. 여름에 야구 많이 했잖여. 선수층이 과거에 비하면 두꺼워졌고, (늦여름까지) 6~7위는 했잖아요. 내년에 5강 가고, 다음에 우승하면 돼요. 우린 기다릴 수 있지.”- 창간 55주년을 맞이한 일간스포츠와 어떤 추억이 있나요?“80~90년대 방송국 개그맨 실에 가면 일간스포츠가 늘 비치돼 있었어요. 동료들과 인사하면서 ‘연예면에 네 기사 나왔더라’ ‘너 결혼한다며?’라고 안부를 주고받았죠. 스포츠지 1면에 자주 나오는 야구 기사도 열심히 봤어요. 홈런 친 타자가 아니라 ‘선동열이 홈런 맞았다’는 기사를 보고 얼마나 웃었던지. 오랜 시간 함께해줘서 독자들이 고마워할 거예요.” - 일간스포츠 못지않게 긴 역사를 가진 방송인이자, 야구팬이시네요.“예전엔 참 재미있는 일이 많았어요. 대신 그 시절 개그맨이 큰돈은 못 벌었죠. 방송 출연해야 몇만 원 받던 시절이었으니까. 스포츠 스타도 마찬가지였죠. 장종훈 같은 타자가 지금 뛰었다면 돈을 엄청나게 벌겠지. 어쩌겠어요? 시대가 달라진 걸. 그래도 저는 여전히 방송을 하고 유튜브도 하잖아요. 팬들의 사랑을 받는 덕분이죠. 한화 응원가 제목처럼 ‘나는 행복합니다!’”김식 기자 2024.09.27 08:00
프로야구

'동점 2사 만루서 불 껐다' KT 박영현 역대 11번째 10승-20세이브 달성 [IS 잠실]

KT 위즈 마무리 투수 박영현(21)이 KBO리그에서 20년 만에 10승-20세이브 기록을 달성했다. 박영현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서 1과 3분의 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8회 2사 만루에서 등판한 박영현은 팀이 연장 10회 초 4점을 뽑으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이로써 전날까지 시즌 21세이브를 거둔 박영현은 KBO리그 역대 11번째 시즌 10승-20세이브를 달성했다. 2004년 조용준(10승-34세이브) 이후 20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앞서 1984년 윤석환(OB 베어스)을 시작으로 송진우-선동열-구대성-이상훈-임창용-진필중-임창용-노장진-조용준까지 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들이 10차례 기록한 바 있다. 박영현의 이날 투구는 10승-20세이브 기록보다 더 값진 호투였다. 갈 길 바쁜 5위 KT의 연장전 11승 2패 강세를 이끌었다. KT는 8회 말 2사 2루에서 홍창기의 자동고의4구, 신민재의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자 KT는 마무리 박영현을 투입해 불을 껐다. '타점 1위' 오스틴을 2사 만루에서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박영현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삼자범퇴로 처리하고 임무를 완수했다. 박영현은 경기 후 "기록에 관해선 알고 있었는데 연장 10회 초 역전하자마자 형들이 다가와 '10승-20세이브' 기록 이야기를 하더라. 그래서 마지막에 기대했다"라고 말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4.08.28 22:25
프로야구

판에 박은 듯 비슷한 11경기, 광주에 페디가 산다 [IS 피플]

'제2의 페디'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31·KIA 타이거즈)의 KBO리그 첫 11경기 성적이 에릭 페디(31·현 시카과 화이트삭스)와 비슷하다.지난 26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한 네일은 6이닝 1실점하며 시즌 6승(1패)째를 따냈다. KBO리그 데뷔 첫 11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를 해낸 네일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1.64(경기 전 1.65)로 낮춰 이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개막 후 두 달 이상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면서 지난 시즌 KBO리그를 평정한 페디가 비교 대상으로 떠올랐다.2023년 페디는 다승(20승)과 평균자책점(2.00)에 이어 탈삼진(209개)까지 1위에 올라 선동열(1986·89·90·91년) 류현진(2006년) 윤석민(2011년)에 이어 역대 네 번째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시즌 뒤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계약, KBO리그의 성공적인 외국인 선수 '역수출' 사례로 남았다. 네일과 페디, KBO리그 첫 11경기 등판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평균자책점과 이닝에선 페디가 미세하게 앞서지만, 네일은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더 많고 9이닝당 볼넷이 적다. 타선과 불펜의 도움이 필요한 승리를 뺀 대부분의 투수 지표가 엎치락뒤치락한다. KBO리그 역대 최고 투수로 평가받는 페디와 비교된다는 거 자체가 네일의 위력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주목할 부분은 리그 기조다. 올 시즌 KBO리그 팀 타율은 0.274로 전년 대비 0.011 높다. 지난 시즌 페디가 11번째 등판을 마쳤을 때 리그 내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페디 포함 4명(안우진·플럿코·알칸타라) 있었지만, 올해는 네일 혼자다. 이 부문 2위 카일 하트(NC 다이노스·2.74)와 격차도 꽤 크다. 네일이 페디보다 '타자 친화적'인 상황에서 뛰지만, 그와 비슷한 성적을 내는 셈이다. 횡 슬라이더의 일종인 '스위퍼'를 앞세워 승승장구한다.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종합적으로 보면 페디가 더 나아 보일 수 있는데 네일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준 페디급"이라며 "(풀타임을 소화해 봐야 알 수 있지만) 스위퍼의 궤적과 무브먼트, 경기 운영 능력 등이 뛰어나다. 특히 스위퍼의 궤적이 말이 안 된다. 기본 6이닝 이상 소화할 수 있어 퀄리티 스타트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28 05:30
프로야구

'WHIP 0.92, 126타자 1볼넷' 네일, 페디만큼 강하다…KIA 강력한 '구심점' [IS 피플]

에릭 페디(31·시카고 화이트삭스)만큼 강하다. 제임스 네일(31·KIA 타이거즈)의 얘기다.네일은 29일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4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했다. NC 외국인 투수 카일 하트(5이닝 6피안타 6실점)와 맞대결을 판정승으로 장식하며 시즌 4승(무패)째를 거뒀다. 팀 동료 윌 크로우와 리그 다승 공동 선두. 평균자책점은 1.14(경기 전 1.09)로 소폭 상승했으나 부문 단독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개막 첫 한 달 동안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선발 투수'라는데 이견이 없다.비교 대상이 페디라는 점이 그의 가치를 대신한다. 페디는 지난해 KBO리그 최고 선수였다. 30경기에 선발 등판,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180과 3분의 1이닝)을 기록했다. 다승과 평균자책점에 이어 탈삼진(209개)까지 1위에 올라 선동열(1986·89·90·91년) 류현진(2006년) 윤석민(2011년)에 이어 역대 네 번째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뛰어난 성적 덕분에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계약, KBO리그의 성공적인 외국인 선수 '역수출' 사례로 남았다. 네일은 페디에 뒤지지 않는다. 페디는 KBO리그 첫 5번의 등판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0.58(31이닝 23피안타 5실점 2자책점)을 기록했다. 네일은 31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5실점 4자책점을 허용했다. 평균자책점이 페디보다 소폭 높지만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0.92로 페디(1.00)보다 낮다. 압권은 볼넷이다. 네일의 9이닝당 볼넷은 0.28(페디 2.32)로 '역대급'이다. 126타자 상대로 볼넷을 딱 하나만 내줬다. 공격적인 투구로 이닝당 투구 수도 14.5개로 16.8개였던 페디보다 '효율적'이다. 페디에 뒤지는 지표(피안타율, 피OPS)도 있지만 엎치락뒤치락할 정도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페디는 최고 시속 150㎞를 가뿐하게 넘기는 투심 패스트볼에 컷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변형 슬라이더 일종인 스위퍼(Sweeper)까지 자유자재로 던졌다. 네일도 비슷하다. 포심 패스트볼을 거의 던지지 않고 투심 패스트볼 위주의 투구 레퍼토리를 끌고 가다가 결정적인 순간마다 스위퍼로 타자 배트를 유인한다. KIA 포수 김태군은 "(공의) 회전이 너무 좋다. 투심 패스트볼의 무브먼트가 좋으니까, 스위퍼가 더 부각되는 거 같다. (두 구종의 피치 터널도)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 '페디와 닮은' 네일, 시즌 초반 순항 중인 KIA의 강력한 구심점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2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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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욱에 당한 4213일 만의 일격, 날아간 류현진의 100승 도전

류현진(한화 이글스)의 100승 도전이 NC 김성욱의 한방에 물거품이 됐다.류현진은 1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원정 경기에 7이닝 3피안타(1홈런) 2볼넷 8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류현진은 3-3 동점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승패를 기록하진 않았다. 류현진은 지난 1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으로 KBO리그 복귀 후 4번째 등판 끝에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2012년 9월 25일 잠실 두산전 이후 KBO리그에 4216일 만에 추가한 승리였다. 개인 통산 99승째. 이날 개인 통산 195번째 등판에서 김시진(186경기), 선동열(192경기)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최소 경기 100승에 도전했다. 류현진은 초반 호투했다. 1~2회 연속 삼자범퇴 처리했다. 3회 선두타자 김형준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연속 삼진 후 내야 땅볼로 마무리했다.그 사이 한화는 3회 1점, 4회 1점을 뽑아 류현진을 지원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4회 선두 타자 서호철에게 안타를 내준 뒤 1사 2루에서 권희동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후속 박건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고 한숨을 돌렸지만 이어진 2사 1, 2루에서 김성욱에게 던진 초구 커터를 얻어맞아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했다. 앞서 김성욱이 친 타구가 1루수 파울 지역으로 향했는데 1루수 안치홍, 2루수 문현빈이 모두 글러브에 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류현진이 국내 복귀 후 홈런을 맞은 건 처음이다. 류현진이 피홈런을 기록한 건 2012년 10월 4일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4213일 만이다. 류현진은 5회와 6회 삼자범퇴에 이어 7회 선두 타자 볼넷을 내줬지만 실점 없이 막았다. 한화는 8회 초 1점을 뽑아 3-3 동점을 만들었고, 7회까지 투구 수 98개를 기록한 류현진은 임무를 마감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류현진은 이날 직구 31개, 체인지업 31개, 커터 23개, 커브 13개를 섞어 던졌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6km였다.시즌 평균자책점은 5.85에서 5.33으로 조금 끌어내렸다.류현진은 이날 100승 도전을 실패했지만 국내 복귀 후 최다 7이닝을 소화했다. 종전 한 경기 최다 이닝은 6이닝이었다.한화는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8회 말 1사 3루에서 박민우에게 결승 희생플라이를 내줘 3-4로 졌다. 이형석 기자 2024.04.17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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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896경기 만에 은퇴했던 감독, 896경기 만에 '500승 금자탑'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개인 통산 500승을 달성했다. LG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홈 경기에서 16-7 대승을 거뒀다. 전날(6일) 구본혁의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승리한 LG는 이날 승리로 2연승과 함께 KT와 3연전 위닝 시리즈를 기록했다. 선발 투수 최원태는 5이닝 동안 98개의 공을 던지면서 6개의 안타(홈런 1개)와 볼넷 2개를 내주며 4실점으로 흔들렸지만, 위기 마다 삼진을 8개나 잡아내면서 마운드를 지켜냈다. LG 타선은 장단 16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사사구도 13개(12볼넷)나 얻어내며 KT 마운드를 맹폭했다. 이날 3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김현수는 4타수 3안타 2볼넷 4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이 승리로 염경엽 감독은 개인 통산 500번째 승리를 맛봤다.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2013~2016년) 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2019~2020년), LG 트윈스(2023~) 세 팀의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은 896경기 만에 500승 고지를 밟았다. 현역 시절 선수로 896경기를 뛰고 은퇴한 염 감독은 감독 896경기 만에 500승 금자탑을 쌓았다. 염경엽 감독은 히어로즈 감독 시절 100승부터 300승까지 달성했다. 2014년 6월 6일 목동 두산 베어스전에서 100승을 달성한 염 감독은 2015년 7월 29일 목동 KT전에서 200승을, 2016년 9월 15일 고척 KT전에서 300승을 달성했다. 400승은 SK 감독 시절인 2020년 5월 31일 문학 한화 이글스전에서 달성했다. 이는 KBO리그 13번째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김영덕 전 빙그레 이글스 감독이 847경기(1991년 4월 27일 청주 롯데 자이언츠전) 만에 500승을 달성한 뒤 김응용(전 해태 타이거즈), 김성근(전 삼성 라이온즈), 강병철(전 한화), 김인식(전 두산), 김재박(전 현대 유니콘스), 이광환(전 LG), 김경문(전 두산), 조범현(전 KIA 타이거즈), 선동열(전 KIA), 류중일(전 LG), 김태형(전 두산)에 이어 13번째다. 경기 후 염 감독은 "지금까지 함께 해 준 코칭스텝과 선수들 덕분에 500승을 이룰 수 있었다"라면서 "LG 트윈스의 감독으로 와서 좋은 코칭스태프들과 선수들과 함께 만든 성과라고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4.04.0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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