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96건
프로야구

[IS 인터뷰]후반기 에이스 곽빈 “나에게 가졌던 의심, 믿음으로 변했다”

두산 베어스 곽빈(23)은 어느덧 '에이스'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은 투수로 성장했다. 곽빈은 9월 넷째 주 등판한 2경기에서 12와 3분의 1이닝을 던지며 2승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했다. 이 기간 다승 1위. 일시적인 호투가 아니다. 그는 후반기 9경기에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2.38을 올릴 정도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은 잠재력이 만개한 곽빈을 9월 넷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곽빈은 “이런 상을 처음 받아봐서 아주 놀랐다. 정말 감사하다”며 “화요일(20일 NC 다이노스전) 투구 수가 많았는데 결과가 좋았다. 그게 일요일(25일 한화 이글스전) 편하게 던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돌아봤다. 최고 시속 155㎞ 강속구를 구사하는 곽빈은 선발 첫 시즌인 지난해 심각한 제구 난조에 시달렸다. 9이닝당 볼넷이 7.21개에 달했다. 반면 올 시즌, 특히 후반기에 제구력이 좋아졌다. 직구는 물론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곽빈은 “내 피칭 밸런스를 찾으면서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직구만 마구 던지지 말고 더 똑똑하게 던지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시속 140㎞가 넘는 슬라이더에 커브도 능숙하게 구사한다. 여기에 지난해 던져본 포크볼 대신 원래 구사하던 체인지업을 세 번째 변화구로 선택했다. 체인지업에 집중한 이유를 묻자 곽빈은 “원래 고교 때부터 던졌던 구종이다. 난 투구하는 팔 각도가 낮은 편인데, 그러면 포크볼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워 체인지업을 선택했다. 제구가 잘 돼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구를 찾아준 건 기술보단 멘털이다. 곽빈은 “올해 초만 해도 나에 대한 의심이 많았다. 이제 의심이 확신으로 변하면서 멘털도 단단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 포수 박세혁도 곽빈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멘토다. 곽빈은 “세혁이 형은 아쉬웠던 경기가 있으면 다음 날 바로 이야기를 해준다. 경기 중 내 표정이 좋지 않으면 마운드로 올라와서 장난도 치며 웃게 해준다. 한 번은 마운드로 찾아와 영어로 내 이름을 부르면서 장난치신 적이 있다”고 떠올렸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과 초등학교 때부터 가까웠던 곽빈은 친구에게도 조언을 구한다. 곽빈은 “친구 사이여서 서로 칭찬은 잘 하지 않는다”고 웃으면서도 “우진이가 요새는 ‘네 공을 찾은 것 같다’고 하더라”고 했다. 나름의 칭찬인 셈이다. 곽빈은 여전히 더 좋은 투수가 되길 원한다. 시즌 전 인터뷰에서 “볼넷이 많은 이미지로 굳어진 게 아쉽다. (타자를) 피하지 않고 던지겠다”고 했던 그는 “목표를 다 이룬 건 아니다. 이닝당 투구 수(평균 17.7개)가 좀 많다. 한 타석을 4구 안에 끝내는 투수가 되고 싶다"며 "투구 템포도 좀 느리다. 외국인 투수로 온 브랜든 와델의 템포가 빨라서 지켜보게 되더라. (내가 던질 때) 수비하는 형들을 편하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올겨울 목표를 묻자 그는 “(2022년은) 프로 입단 후 가장 많이 던진 해다. 회복에 집중하겠다. 내년에는 잔 부상 없이 좋은 폼을 풀 시즌 동안 유지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두산은 세대교체가 한창이다. 많은 주축 선수들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이적했고 올해 초에는 유희관, 지난 28일에는 베테랑 오재원이 은퇴를 선언했다. '왕조 막내'였던 곽빈도 주축이 될 때다. 곽빈은 “이제는 팀에 어린 투수들이 많다. 나와 정철원, 박신지 등 1999년생들도 마냥 어린애가 아니라 중간 역할을 할 때가 됐다"며 "투구할 때도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우리 세대가 뭔가 보여줘야 후배들도 따라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9.30 06:00
야구

꿈꾸는 KIA, 왼손이 든든해

‘왼손 파이어볼러(강속구 투수)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 야구계에 전해져 내려오는 유명한 속설이다. 그만큼 강속구를 던지는 왼손 투수가 긴요하다는 뜻이다. 지난해 하위권(9위)에 머물렀던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왼손 투수 트로이카를 앞세워 도약을 노리고 있다. 2017년 최우수선수(MVP) 양현종(34), 지난해 신인왕 이의리(20)와 외국인 투수 션 놀린(33·미국)이 그 주인공이다.KIA는 해태 시절부터 왼손 투수가 많지 않은 편이었다. 선동열, 조계현, 이강철, 이대진, 윤석민 등 간판 투수 대부분이 우완이었다. 창단 이후 39년 동안 두 자릿수 승리를 한 번이라도 기록한 왼손 투수는 딱 3명이다. 신동수가 두 번(1991, 92년), 김정수가 한 번(93년) 10승을 넘겼다. 나머지 한 명이 양현종이다. 2007년 데뷔한 양현종은 무려 9차례나 10승 이상을 따냈다. 2014년부터는 7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거두면서 기록을 이어갔다.양현종은 지난해 미국으로 떠났다. 메이저리그(MLB)에서 뛰겠다는 일념으로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연봉 손해까지 감수했지만, 그의 도전은 아쉽게도 실패로 돌아갔다. 12경기에 나와 3패에 그치면서 평균자책점 5.60을 기록했다. 어렵게 선발 기회를 잡았지만,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1년 만에 돌아온 양현종은 일찌감치 KIA 복귀를 결정했다. 계약조건을 놓고 줄다리기를 했지만, 결국 4년 총액 103억원(계약금 30억원, 연봉 25억원, 옵션 48억원)에 사인했다.양현종은 미국 진출 직전인 2020시즌엔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70에 그쳤다. 평균자책점 1위(2.29)에 오른 2019년과는 대조적이었다. 볼넷이 급격하게 증가(9이닝당 1.61개→3.34개)한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양현종의 구위나 구속은 여전하다. 지난 시즌 미국에서 뛸 때도 평균 구속은 90마일(약 145㎞)이었다. 신임 김종국 KIA 감독은 “양현종이 합류하면서 국내 투수진이 안정됐다”고 밝혔다.양현종이 없는 사이 KIA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1985년 이순철(외야수) 이후 무려 36년 만에 신인왕을 배출했다. 주인공은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1차 지명 신인 이의리였다. 이의리는 지난해 19경기에서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했다. 발목 부상으로 시즌 후반엔 등판 횟수가 적었지만, 기록은 화려했다. 9이닝당 삼진(8.84개·10위), 피안타율(0.204·1위),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 0.607·6위) 모두 리그 최상위권(100이닝 이상 선발투수 기준)이었다.이의리 역시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투수다. 힘 있는 포심패스트볼과 비슷한 궤적에서 떨어지는 체인지업의 조합이 위력적이다. 팔 스윙이 빨라 타자가 대처하기 힘들고, 회전수(최고 초당 2380회)도 높아 좀처럼 강한 타구를 허용하지 않는 능력을 갖췄다.요즘 서울에서 개인 훈련 중인 이의리는 “발목은 이제 전혀 문제가 없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훈련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큰 목표는 부상을 당하지 않고 풀시즌을 소화하는 것이다. 이의리는 “안 다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현재 선발 보직이) 제 자리가 아닌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이의리는 양현종의 후계자로 꼽히지만, 정작 두 선수는 아직 만난 적이 없다. 지난해 입단한 새내기 이의리는 아직 양현종을 직접 만날 기회가 없었다. 이의리는 “모든 면에서 아직 배울 게 많다. 지난해 프로에 데뷔한 첫 시즌을 보낸 신인인데 현종 선배님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라며 “나란히 이름이 거론되는 것조차 부담스럽다”고 했다. 후배 투수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는 걸 좋아하는 양현종과의 만남이 이의리에겐 발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의리는 “지난 시즌 마운드에 오른 모든 순간이 재밌었다”며 올 시즌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KIA의 마지막 왼손 비밀병기는 올 시즌 첫선을 보이는 외국인 투수 놀린이다. KIA는 그동안 외국인 왼손투수로 재미를 본 적이 없다. 2017년 팻 딘이 올린 9승이 최고기록이다. 그런데 놀린은 구단 좌완 외인 사상 첫 10승에 도전한다. 놀린은 지난해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10경기(5선발)에 나와 2패 평균자책점 4.39를 기록했다. 연봉은 90만 달러지만 이적료를 지급했기 때문에 외국인 연봉 상한선(100만 달러)을 꽉 채웠다.권윤민 전력기획팀장은 “투수를 선택할 때 많은 고민을 했다. 먼저 계약한 외국인 투수 로니 윌리엄스는 불펜 경력이 많았다. 이에 비해 놀린은 커리어 내내 선발투수로 활약한 데다 이닝 이터(많은 이닝 동안 던지는 투수)라는 점이 돋보였다. 제구력이 뛰어난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권 팀장은 또 “퀵모션 속도를 조절하거나 팔 각도를 올리고 내리는 등 마운드 위에서 영리한 모습에 주목했다”며 “평균 구속이 시속 140㎞대 중반인데 MLB에선 빠른 편이 아니지만 한국에선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 끝이 지저분해 많은 땅볼 유도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KIA는 지난해 선발 투수 평균자책점이 8위(5.04)에 그쳤다. 올 시즌엔 왼손 투수 트리오와 우완 윌리엄스, 언더핸드 임기영이 선발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3명의 왼손 투수를 징검다리처럼 활용하면 좌-우-좌-우-좌로 이어지는 로테이션이 가능하다. 상위권 도약을 노리는 KIA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KBO리그에 기록될 좌완듀오는?한국인 중 왼손잡이 비율은 약 5% 정도다. 왼손 투수의 비율은 20% 정도다. 그러다 보니 리그를 뒤흔든 왼손 투수는 많았지만, 좌완 듀오를 보유한 팀은 많지 않았다. 2021시즌까지 두 명의 왼손 투수가 한 팀에서 동시에 10승 이상을 거둔 사례는 16차례뿐이다. 좌완 10승 트리오는 단 한 번도 없었다.프로 원년인 1982년엔 삼성의 왼손 투수 권영호와 이선희가 나란히 15승을 거두며 30승을 합작했다. 왼손 투수가 많았던 삼성은 이후에도 성준-김일융(1986년), 김태한-성준(1993년), 차우찬-장원삼(2010·13년) 등을 배출했다.1990년대 가장 인상적인 좌완 콤비는 1995년 LG 트윈스의 이상훈과 김기범이다. 그해 이상훈은 30경기에서 20승 5패 평균자책점 2.01을 기록했다. 이후 국내 투수 20승은 2017년 양현종이 나올 때까지 22년이나 걸렸다. 이상훈, 정삼흠에 이어 LG 3선발이었던 김기범은 26경기에서 13승 7패 평균자책점 2.86을 기록했다.10승 투수는 한 명이지만 '레전드 좌완' 3명이 함께 뛴 팀도 있었다. 2006년 한화 이글스다. 그해 입단한 신인 류현진은 18승을 거두며 MVP와 신인왕을 싹쓸이했다. 마무리 구대성은 개인 최다인 37세이브를 챙겼다. 당시 만 41세였던 송진우는 그해 8승(8패)을 추가하며 통산 200승 고지를 밟았다.KBO리그 최고의 외국인 좌완 원투펀치는 2015년 넥센에서 뛴 앤디 밴헤켄(미국)과 라이언 피어밴드(미국)였다. 밴헤켄은 강속구 투수는 아니지만 절묘한 포크볼을 앞세워 20승을 거뒀다. 피어밴드 역시 위력적인 공은 아니지만, 좋은 제구력 덕분에 13승을 올렸다.가장 꾸준했던 사우스포 조합은 두산 베어스 장원준-유희관이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두 선수는 나란히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이 기간 두산은 세 차례 한국시리즈에 나가 두 번 우승했다.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2.01.18 08:33
야구

살아남은 유희관, 장호연의 109승에 도전하지만...

살아남은 좌완 투수 유희관(35·두산 베어스)이 구단 역대 최다승 기록인 장호연(61·은퇴)의 109승에 도전한다.한국야구위원회(KBO)가 11월 30일 공시한 2022년 보류선수 532명 명단에 유희관 이름이 실렸다. 보류선수는 다음 시즌 재계약 대상자다. 만약 보류선수 명단에 들지 못했다면 구단이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유희관은 보류선수로 분류되면서 다음 시즌도 두산과 함께하게 됐다.올해 유희관의 성적만 놓고 보면 재계약은 어려워 보였다. 15경기에 나와 4승 7패, 평균자책점 7.71을 기록했다. 지난 2013년 선발투수가 된 후, 지난해까지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그런데 올해는 등판 경기도 절반에 그치는 등 성적이 가장 떨어졌다. 통산 100승을 달성했지만 그 과정까지 팀의 적잖은 희생을 해야 했다. 두산이 7위까지 떨어지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 유희관은 99승 이후 6경기 선발 등판 만에 100승을 채웠다. 유희관은 대기록을 세웠지만, 가을야구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그런데도 유희관과 함께 하기로 한 것은 두산 왕조 시절을 이끈 베테랑 투수에 대한 예우다. 올해까지 통산 101승을 기록한 유희관의 다음 목표는 구단 프랜차이즈 투수였던 장호연이 세운 109승 돌파다. 최다승 기록 경신을 위해서는 9승이 필요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올 시즌 중 "유희관이 109승을 하려면 내년까지 야구를 한다는 것이 아닌가"라며 웃었다.유희관은 내년 선발투수진 한 자리를 차지해야 새로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만 이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유희관은 시속 120㎞대 직구지만 정교한 제구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그런데 제구가 잘 되지 않으면서 피안타율이 0.384로 크게 올랐다. 올해처럼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인다면 1군 엔트리에 들기도 힘들다.베테랑 좌완 투수 장원준(36)도 보류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 2018년부터 부진이 시작된 장원준은 올해는 절치부심했다. 최근 4시즌 중 가장 많은 32경기에 나왔다. 그러나 18과 3분의 2이닝을 던져 1패,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6.75로 성적은 저조했다. 아픈 투수들이 많아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KT 위즈와 한국시리즈에서 엔트리에 깜짝 가세했지만 끝내 등판하진 못했다. 그런데도 장원준이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피력하자 두산은 내치지 못했다.유희관과 장원준 모두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두 투수를 적극적으로 기용한 김 감독의 계약기간이 내년까지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12.01 13:03
야구

99승에서 멈춘 유희관, 100승이 멀고 멀다

두산 베어스 좌완 투수 유희관(36)의 개인 통산 승수는 99승에서 멈춰있다. 100승으로 가는 길이 멀고도 멀다.유희관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 더블헤더 2차전에서 선발로 나왔다. 두 달 만의 선발 등판에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역투했다. 6이닝을 4피안타 1실점으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두산은 5회까지 0-1로 지고 있었지만, 6회 말 김재환과 박건우의 연속 적시타로 2-1로 역전했다. 유희관의 승리투수 요건이 완성됐다. 유희관에게 마운드를 넘겨 받은 홍건희(1과 3분의 1이닝), 이현승(3분의 1이닝), 김강률(3분의 1이닝) 등이 무실점으로 막아주면서 유희관의 100승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그러나 9회 아웃카운트 한 개가 야속했다. 9회 초 2사까지 2-1로 앞서 있었기 때문에 100승을 코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2사 주자 3루에 타석에 들어선 KIA 최원준이 두산 우완 불펜 김명신의 시속 141㎞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유희관의 100승을 좌절시키는 홈런이었다.유희관은 지난 2013년 처음 10승을 올린 이후,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30㎞가 안 되는 유희관은 뛰어난 컨트롤로 KBO리그에서 정상급 투수가 됐다. 하지만 30대 중반으로 이제 체력이 떨어지는 시기가 되면서 매력적인 선발 자원은 아니었다. 압도적인 구위가 아니라서 불펜에서 활용도도 떨어졌다.지난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었지만 그를 열렬히 원하는 팀은 없었다. 원 소속팀이 두산과 협상도 느리게 진행됐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지난 2월에야 두산과 연봉 3억원, 인센티브 7억원에 계약했다. 계약 기간은 단 1년이었다.올해도 건재함을 보여줘야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 있는데, 등판 기회가 자주 없었다. 지난 4월 개막한 이후 5개월 동안 10경기에 선발로 나왔다. 1일 선발 등판은 지난 7월 2일 KIA전 이후 두 달 만이었다.4월 한 달 4경기에 나왔지만 2패, 평균자책점 9.60으로 부진했다. 5월 2일 SSG전에서 5이닝 4실점(2자책점), 5월 9일 KIA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2승을 올리면서 통산 99승을 기록해 반전의 기회를 마련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5월 21일 롯데전에서 6이닝 8실점, 5월 29일 삼성전에서 1이닝 5실점으로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김태형 두산 감독은 6월 한 달 내내 유희관을 부르지 않았다. 지난 7월 2일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았던 KIA전에 기용했지만 5와 3분의 2이닝 4실점으로 무너지자 미련없이 2군으로 보냈다. 두산이 5강 밖으로 밀려나 힘겨운 상황이라 유희관의 100승을 챙겨줄 여력이 없었다.하지만 유희관에게 구사일생으로 기회가 찾아왔다. KBO리그 중단과 더불어 올림픽 휴식기, 우천 취소 등으로 후반기 일정이 빡빡해졌기 때문이다. 하루에 2경기를 치르는 더블헤더 경기가 많아지면서 유희관이 다시 선발투수 역할을 맡게 됐다.김 감독은 "유희관의 1일 경기 내용이 좋으면 선발로 더 나갈 수 있다"고 했다. 비록 팀은 졌지만 유희관의 투구 내용은 좋아서 선발로 몇 차례 더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유희관의 100승 도전기는 다시 시작됐다. 유희관은 욕심은 더 크다. 지난 2월 FA 계약을 하면서 "통산 100승과 두산 프랜차이즈 최다승(장호연 109승) 기록도 달성하고 싶다"고 했다. 1승을 넘어 10승까지 갈 길이 멀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9.02 13:14
야구

99승에서 멈춘 유희관, 100승이 멀고 멀다

두산 베어스 좌완 투수 유희관(36)의 개인 통산 승수는 99승에서 멈춰있다. 100승으로 가는 길이 멀고도 멀다.유희관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원정 경기 더블헤더 2차전에서 선발로 나왔다. 두 달 만의 선발 등판에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역투했다. 6이닝을 4피안타 1실점으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두산은 5회까지 0-1로 지고 있었지만, 6회 말 김재환과 박건우의 연속 적시타로 2-1로 역전했다. 유희관의 승리투수 요건이 완성됐다. 유희관에게 마운드를 넘겨 받은 홍건희(1과 3분의 1이닝), 이현승(3분의 1이닝), 김강률(3분의 1이닝) 등이 무실점으로 막아주면서 유희관의 100승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그러나 9회 아웃카운트 한 개가 야속했다. 9회 초 2사까지 2-1로 앞서 있었기 때문에 100승을 코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2사 주자 3루에 타석에 들어선 KIA 최원준이 두산 우완 불펜 김명신의 시속 141㎞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유희관의 100승을 좌절시키는 홈런이었다.유희관은 지난 2013년 처음 10승을 올린 이후,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30㎞가 안 되는 유희관은 뛰어난 컨트롤로 KBO리그에서 정상급 투수가 됐다. 하지만 30대 중반으로 이제 체력이 떨어지는 시기가 되면서 매력적인 선발 자원은 아니었다. 압도적인 구위가 아니라서 불펜에서 활용도도 떨어졌다.지난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었지만 그를 열렬히 원하는 팀은 없었다. 원 소속팀이 두산과 협상도 느리게 진행됐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지난 2월에야 두산과 연봉 3억원, 인센티브 7억원에 계약했다. 계약 기간은 단 1년이었다.올해도 건재함을 보여줘야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 있는데, 등판 기회가 자주 없었다. 지난 4월 개막한 이후 5개월 동안 10경기에 선발로 나왔다. 1일 선발 등판은 지난 7월 2일 KIA전 이후 두 달 만이었다.4월 한 달 4경기에 나왔지만 2패, 평균자책점 9.60으로 부진했다. 5월 2일 SSG전에서 5이닝 4실점(2자책점), 5월 9일 KIA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2승을 올리면서 통산 99승을 기록해 반전의 기회를 마련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5월 21일 롯데전에서 6이닝 8실점, 5월 29일 삼성전에서 1이닝 5실점으로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김태형 두산 감독은 6월 한 달 내내 유희관을 부르지 않았다. 지난 7월 2일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았던 KIA전에 기용했지만 5와 3분의 2이닝 4실점으로 무너지자 미련없이 2군으로 보냈다. 두산이 5강 밖으로 밀려나 힘겨운 상황이라 유희관의 100승을 챙겨줄 여력이 없었다.하지만 유희관에게 구사일생으로 기회가 찾아왔다. KBO리그 중단과 더불어 올림픽 휴식기, 우천 취소 등으로 후반기 일정이 빡빡해졌기 때문이다. 하루에 2경기를 치르는 더블헤더 경기가 많아지면서 유희관이 다시 선발투수 역할을 맡게 됐다.김 감독은 "유희관의 1일 경기 내용이 좋으면 선발로 더 나갈 수 있다"고 했다. 비록 팀은 졌지만 유희관의 투구 내용은 좋아서 선발로 몇 차례 더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유희관의 100승 도전기는 다시 시작됐다. 유희관은 욕심은 더 크다. 지난 2월 FA 계약을 하면서 "통산 100승과 두산 프랜차이즈 최다승(장호연 109승) 기록도 달성하고 싶다"고 했다. 1승을 넘어 10승까지 갈 길이 멀다.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9.02 11:31
야구

7위 위기였는데...민폐 두산 이렇게 모면하나

두산이 KBO리그에 떨어진 코로나19 불똥으로 휴식을 얻었지만 민폐 구단이 됐다. 12일 현재 두산은 36승 38패(승률 0.486)로 7위까지 떨어졌다. 어느새 1위 kt와 승차는 8.5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5위 NC와 승차는 2경기 차다. 두산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FA(자유계약) 선수를 다잡지 못하면서 올 시즌 난관은 예상됐다. 그래도 시즌 초반 5강을 유지하며 도약을 꿈꿨다. 그런데 지난달부터 심상치 않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치른 29경기에서 12승 17패로 전체 9위를 기록했다.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빠진 게 컸다. 외국인 선발투수 로켓과 불펜투수 박치국은 팔꿈치 통증, 마무리 투수 김강률은 허벅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거포 4번 타자 김재환은 무릎이 불편해 지난달 26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가 열흘을 채우고 돌아왔다. 기존 선수들도 몸이 무겁다. 오죽하면 김태형 감독이 "제발 비라도 내렸으면 좋겠다"고 했을까. 가장 큰 구멍은 로켓이 빠진 자리다. 공백을 메워줄 선발투수 자원으로 유희관, 이영하 등을 준비시켰지만 김 감독 마음에 쏙 들지는 않았다. 유희관은 올 시즌 9경기에 나와 2승 5패, 평균자책점 8.15로 높다. 이영하도 크게 다르지 않다. 7경게 나와 1승 4패, 평균자책점 9.82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지난주 KBO리그에 코로나19 악재가 터졌다. NC 선수단에 확진자가 나오면서, 지난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NC와 홈 경기가 취소됐다. 역학 조사가 이뤄졌고, 두산 선수단에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9일부터 11일까지 예정됐던 LG와 홈 3연전도 열리지 않았다. 취소된 4경기에서 예고됐던 선발은 유희관과 이영하였다. 반면 상대 선발투수는 NC는 파슨스(3승), LG에선 켈리(5승), 이민호(4승), 수아레즈(7승) 등으로 두산 선발투수보다 무게감이 더 있었다. 두산 입장에서 승수보다는 패수를 더 쌓을 수 있는 한 주였다. 약했던 대체 선발 카드는 다시 들어갔다. 두산은 13일 SSG 원정 경기에서 국내 에이스로 성장한 최원준(7승)을 선발로 예고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져 12일 정규리그가 중단된다면, 지난 8일부터 올림픽 휴식기(7월 19일~8월 9일)까지 더해 한 달을 쉬게 된다. 부상 선수들을 추스르고 팀을 재정비해서 돌아올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된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 국면이 위기에 빠진 두산에 호흡기를 달아주는 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민폐 구단이 된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두산 선수단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지난 2~5일 대결한 KIA 선수들은 전원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했다. 지난 11일 KIA 포수는 광주 홈에서 KT전을 앞두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경기 개시 직전 밀접 접촉자 통보를 받고 교체되기도 했다. 확진자가 증상이 있었는데도 경기에 나섰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런데도 방역을 소홀히 한 점이나 상대 구단에 피해를 준 점에 대해 공식 사과가 없다. 현재 두산에는 위기 탈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7.12 13:08
야구

[현장 IS] 김태형 감독 "갑자기 취소, 하늘이 도와주시는구나"

"비도 안 오는데 갑자기 취소가 됐네요. '하늘이 도와주시는구나' 싶네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가. 비도 오지 않는데 야구 경기가 취소됐다.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두산-NC전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화-KIA전이 취소됐다. NC·한화의 원정 숙소에서 지난 8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방역 방국의 역학 조사가 진행 중이다. 김태형(54) 두산 감독은 갑작스러운 취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팀 성적인 최근 10경기 3승 7패로 하향세다. 어느새 5할 승률도 깨졌다. 거기다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이 팔꿈치 부분에 통증이 생기면서 선발투수진에 구멍이 생겼다. 이날은 유희관이 대체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다. 유희관의 올 시즌 성적은 2승 5패, 평균자책점 8.15를 기록하고 있다. 김 감독은 "팀 사정이 어렵다보니 비가 왔으면 했는데 날이 좋아서 기대도 안했다. 공교롭게 코로나19로 취소가 돼 한숨 돌렸다. '하늘이 도와주시는구나' 싶다. 어디서 코로나19를 걸릴지 모르니 각별히 조심해야겠다"고 말했다. 이번 경기가 취소되면서 유희관의 등판은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다. 김 감독은 "투수코치와 이야기 해보겠지만 미정"이라고 했다. 유희관의 통산 100승 달성도 기약이 없게 됐다. 9일 홈에서 열리는 LG전에선 이영하가 나선다. 잠실=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1.07.08 16:45
야구

위기의 두산 마운드, 이용찬이 아쉽다

김태형(54)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감독은 5월 19일 오후 8시쯤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발신자는 투수 이용찬(33·NC 다이노스). 김 감독은 당시 "선수 이름이 화면에 뜬 걸 보고 '어디 다른 팀에 갔구나' 싶더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계약이 일찍 원만하게 성사됐다면 좋았겠지만, 선수 나름의 생각이 있었을 거다. 떠난 선수 얘기를 해서 뭐하겠냐"며 애써 말을 아꼈다. 오랜 시간 함께한 사령탑에게 이적 인사를 한 이용찬은 그 후 한 달 반이 흐른 지난 6일 잠실 두산전 마운드에 올랐다. NC가 7-2로 앞선 7회말 2사 1·3루 상황이었다. 그는 이날 두산이 아닌 NC 투수로서 공을 던졌다. 1루쪽 두산 관중석을 향해 모자를 벗고 인사도 했다. 결과는 1과 3분의 2이닝 2피안타 무실점. 두산 더그아웃은 옛 동료에게 만감이 교차하는 박수를 보내야 했다. 이용찬은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2007년 1차 지명으로 입단했고, 2009년 세이브 1위에 오르면서 최우수 신인선수(신인왕)로 뽑혔다. 13년간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두산 마운드의 한 축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지금은 NC 유니폼을 입고 있다. 그는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는데도 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행사했다. 구단들은 올 시즌 중순에야 뛸 수 있고 수술 이력이 두 차례 있는 투수에게 선뜻 영입 제안을 하지 않았다. 보상선수(20인 보호선수 외 1명) 부담도 컸다. 결국 무적(無籍) 상대로 개막을 맞은 이용찬은 공개 쇼케이스까지 개최하면서 소속팀을 찾기 위해 애썼다. 원 소속팀이 느긋하게 상황을 관망하는 동안, 하필 두산과 순위 경쟁을 하던 NC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동욱 NC 감독이 이용찬에게 관심을 보이자마자 프런트가 속전속결로 계약을 완료했다. 3+1년 최대 27억원 규모였다. 두산은 이용찬의 보상선수로 투수 박정수를 지명해 쓰린 속을 달랬다. 그러나 박정수는 두산의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큰 돈을 들여 잡은 내부 FA 허경민과 정수빈도 지난해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그 사이 두산은 2015년 김태형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5할 승률이 무너지면서 7위까지 내려갔다. 설상가상으로 요즘 마운드 상황이 썩 좋지 않다. 붙박이 선발투수였던 유희관이 올 시즌 부진으로 2승(5패)밖에 올리지 못했다. 평균자책점은 8.15나 된다. 토종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이영하도 1승 4패(평균자책점 9.82)로 최악의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불펜 투수들은 줄줄이 다치거나 부진하다. 마무리 투수 김강률이 지난달 2일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불펜 필승조의 핵심인 언더핸드 박치국은 지난달 26일 팔꿈치 통증으로 두 번째 이탈했다. 올 시즌 내 복귀도 장담할 수 없다. 이승진은 5월까지 평균자책점 1.42로 역투했지만, 6월 이후 급격한 난조를 보여 지난 3일 2군에 갔다. 이런 상황에서 맞닥뜨린 '건강한 이용찬'은 두산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 김태형 감독은 7일 "올 시즌을 별로 돌아보고 싶지 않다. 성적에 그대로 나와 있지 않나. 하지만 투수들이 후반기에 정상적으로 돌아온다면, 충분히 더 위를 바라볼 수 있는 전력이다. 남은 경기는 더 잘 준비해서 (앞으로) 가겠다"고 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1.07.07 15:25
야구

[현장 IS] 김태형 감독 "유희관, 선발투수로 이닝 소화 필요"

김태형 두산 감독은 유희관이 마운드에서 조금 더 투구하는 모습을 보고싶어 한다. 유희관은 지난 21일 사직 롯데전에 시즌 세 번째 선발해 3⅔이닝 8피안타 3볼넷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1~3회 매 이닝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고도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으나, 4회 초 투구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안타 3개 볼넷 1개로 2-1 추격을 허용한 유희관은 2사 만루에서 이대호에게 2타점 역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바깥쪽 체인지업을 노린 이대호의 배트에 끝내 고개를 떨궜다. 유희관은 올 시즌 세 차례 등판에서 단 한 번도 5회를 채우지 못했다. 4⅔이닝-2이닝-3⅔이닝씩 던졌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0.45에 달한다. 김태형 감독은 "일단 마운드에서 어느 정도 본인의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그 역할은 "(어느 정도 실점하더라도) 선발 투수로서 최소한의 이닝을 채우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유희관과 더불어 이영하까지 토종 선발 투수의 부진으로 애를 태우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유희관의 초반 부진을 여러각도로 분석하면서 "코너워크에 신경써 공을 던지다보니 볼카운트 싸움에서 불리하게 몰린다"라고 자신 있는 승부를 주문했다. 부산=이형석 기자 2021.04.22 17:18
야구

너무 어려운 유희관의 미래 가치 평가

유희관(35)은 가치 평가가 매우 어려운 투수다. 두산도 골치가 아프다. 두산은 내부 자유계약선수(FA) 투수 유희관과 협상 중이다. 11일에도 만남을 가졌지만 구단과 에이전트 모두 눈치 싸움 중이다. 영입을 원하는 다른 구단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자루는 구단이 쥐고 있다. 그러나 쉬운 협상도 아니다. 일단 미래 가치 측정이 어렵다. 유희관은 최근 8시즌(2013~20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39년 KBO리그 역사에서 4명밖에 해내지 못한 기록이다. 이 기간 97승(62패)을 거뒀고, 평균자책점은 4.42를 기록했다. 2021시즌도 10승 이상 기대할 수 있는 선발투수다. 노쇠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 2020시즌도 10승(11패)은 거뒀지만, 평균자책점(5.02)은 기대에 못 미쳤다. 왼쪽 발목 부상에 시달리기도 했다. 풀타임 선발로 나선 이후 가장 적은 등판 횟수(27번)와 이닝(136⅓이닝)을 기록했다. 그러나 유희관은 힘으로 타자를 제압하는 유형이 아니다. 빠른 공의 평균 구속이 시속 130㎞대 초반에 불과하다. 정확한 제구력과 탁월한 수 싸움이 무기다. 나이가 들면 근력 저하가 우려되는데,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다. 유희관은 스트라이크존, 공인구 반발 계수 등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있을 때마다 성적이 떨어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을 받았다. 그리곤 보란 듯이 10승 이상 거뒀다. 2018시즌엔 6점대(6.70)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리그 타자들이 그의 느린 공에 적응을 마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인터뷰까지 피하며 절치부심한 2019시즌, 유희관은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하며 반등했다. 두산은 지난해 김민규·박종기·최원준 등 젊은 투수들이 선발투수로 안착할 수 있음을 선보였다. 세대교체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러나 2019시즌 17승을 거둔 이영하조차 풀타임 선발 2년 차였던 2020시즌에 고전했고, 마무리투수로 자리를 옮겼다. 두산 선발진은 여전히 불안 요소가 있다. 유희관은 경험이 풍부한 선발투수다. 유희관은 지난 8시즌(2013~20년) 동안 두산 소속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1330⅓)을 소화했다. 포스트시즌 팀 기여도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정규시즌에는 두산의 상위권 수성을 이끈 1등 공신이다. 3시즌(2018~20년)투수조 조장이자 분위기 메이커이기도 하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투수에게 다년 계약을 안기긴 어렵다. 오버페이도 어렵다. 그러나 여전히 마운드 핵심 전력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인 유희관을 홀대할 수도 없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스프링캠프 시작 전까지는 협상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안희수 기자 2021.01.13 06:01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