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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중도 장현식도 못 잡았다, 남은 매물은 '나이가 많거나 유망주 내주거나'…삼성의 선택은? [IS 포커스]

김원중(31)은 남았고 장현식(29)은 떠났다. 불펜 보강이 필요한 삼성 라이온즈는 이대로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철수할까. 아직 투수들은 여럿 남아 있지만 합리적인 카드인지는 의문이다. 나이가 많거나, 팀 내 유망주를 보상선수로 내놔야 한다. 삼성은 어떤 선택을 내릴까. 삼성은 이번 FA 시장에서도 불펜 보강을 전략으로 내세워 참전했다. 삼성은 지난해 김재윤, 임창민 등을 영입하며 불펜 FA 시장을 휩쓸었으나, 포스트시즌까지의 장기 레이스를 잘 완주하지는 못했다. 체력 저하, 부상 관리 등의 실패로 어려운 가을을 보내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겨울에도 삼성은 불펜 보완을 과제로 삼고 스토브리그를 시작했다. 시장에 나온 김원중과 장현식 카드는 삼성에 꽤 매력적이었다. 5시즌 동안 132세이브를 올린 한 팀의 마무리 투수(김원중)와 우승팀 필승조 투수(장현식)다. 리그에서의 실력은 이미 검증됐다. 나이도 젊다. 김원중이 A등급, 장현식이 B등급이라 보상 선수를 내줘야 하지만, 충분히 감수하고도 남을 카드였다. 하지만 김원중은 롯데 잔류를 우선으로 협상에 임하면서 일찌감치 포기해야 했고, 장현식은 FA 금액을 전액 보장 받으며 서울로 떠났다. 가장 좋은 카드들을 놓친 삼성은 이제 다른 선수들에게 눈을 돌린다. 12일 오전 기준 시장에 남은 불펜 투수는 임기영(31)과 노경은(40) 이용찬(35·이상 B등급) 김강률(36) 임정호(34) 문성현(33·이상 C등급) 등 6명. 다만 모두 나이가 적지 않다. 과열된 시장 상황은 부담스럽고, B등급 선수들을 영입하면 보상 선수 문제까지 뒤따른다. 지난해 삼성은 김재윤, 임창민에 이어 이민호, 최성훈, 양현, 송은범 등 수많은 베테랑 선수를 영입하면서 불펜 강화에 열을 올렸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불펜 영입이 성공적이라 평가된 시기는 냉정하게 전반기가 끝이었다. 후반기엔 시즌 초 구상과는 전혀 다른 필승조로 마운드를 운용했지만 다소 불안했다. 효율적으로 돈을 썼다고 하기엔 어려운 시즌이었다. 또 다른 베테랑 선수를 유망주까지 내주면서 데려온다는 건 다소 모험적인 선택이다. 내부 육성에 집중하는 방법도 있다. 삼성은 지난 시즌 최지광과 김태훈이라는 필승조 투수를 재발견했다. 포스트시즌에선 파이어볼러 김윤수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군에서 제대할 이재희, 양창섭과 신인 배찬승 등 육성해야 할 새얼굴들도 많이 포진해있다. 다만 주전으로 도약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절대 상수가 아니다. 확실한 전력 보강을 위해선 FA 시장에 다시 뛰어드는 것이 맞다. 하지만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외부 FA 영입에 재도전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인지는 다소 의문이 따른다. 삼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윤승재 기자 2024.11.12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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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이슈] "최종 오퍼한 상태" 1984년생 노경은, 다년 계약 제안…답변 기다리는 SSG

베테랑 불펜 노경은(40·SSG 랜더스)의 선택은 잔류일까.노경은은 현재 거취에 관심이 쏠리는 자유계약선수(FA) 중 한 명이다. 불혹을 넘긴 적지 않은 나이지만 올 시즌 데뷔 첫 홀드왕(38개)에 오를 정도로 맹활약했다. 2012시즌 박희수가 세운 구단 한 시즌 최다 홀드 기록(종전 34홀드)을 갈아치웠고 2007년 류택현(당시 LG 트윈스)이 세운 리그 최고령 홀드왕 기록(종전 36세)마저 경신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시즌 중 "경은이는 많은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고 있다"며 "자기 관리하는 부분은 후배들이 보고 배워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감독으로선 미안하고 고마운 존재"라고 극찬하기도 했다.SSG는 일찌감치 노경은 쪽에 계약 조건을 건넸다. 협상에서 조건을 조금씩 상향, 사실상의 최종 제안을 만들었다. 잔류가 최우선 목표인 만큼 다년 계약을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11월 FA 권리를 처음으로 행사한 노경은은 당시 롯데 자이언츠와 2년, 최대 11억원(계약금 3억원, 총연봉 4억원, 옵션 4억원) 계약했는데 이번 조건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낫다. 김재현 SSG 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조건)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 최종적으로 오퍼(제안)를 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번 겨울 SSG는 3루수 최정과 노경은, 두 선수만 내부 FA로 풀렸다. 일찌감치 최정과 잔류 계약(4년, 총액 110억원)을 마무리해 노경은에게 총력을 기울일 수 있는 상황. 노경은의 FA 등급은 C가 아닌 B이다. 이적에 따른 보상 부담(보호 선수 25명 외 1명과 전년 연봉 100% 혹은 현금 보상만 하면 전년 연봉의 200%)이 작지 않아 영입에 고민이 따른다. 잔류 가능성이 크지만, 예상 밖 이적한다면 SSG의 FA 전략이 바뀔 수 있다. 김재현 단장은 "선수의 에이전트(공인대리인)와 직접 통화했다. 최종 제안"이라며 "그게 안 된다면 플랜 B로 가든가 해야 한다"라고 부연했다.2021시즌 뒤 롯데에서 방출된 노경은은 테스트를 거쳐 SSG 유니폼을 입었다. 애초 2023시즌 뒤 FA 자격을 다시 얻을 수 있었지만 2021시즌 1군 등록 일수가 78일에 머물렀다. 현행 KBO리그는 1군 등록 일수 145일을 채워야 한 시즌을 온전히 소화한 것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FA 자격 재취득이 1년 미뤄졌다. 우여곡절 끝에 두 번째 FA 조건을 충족한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노경은은 SSG 이적 후 세 시즌 동안 194경기(선발 8경기)에 등판, 29승 15패 75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이 기간 김진성(LG 트윈스·218경기) 구승민(롯데 자이언츠·206경기) 이준영(KIA 타이거즈·195경기)에 이어 리그에서 네 번째로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1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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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탈삼진 신기록' 미란다는 110만 달러 상승...레이예스는 얼마 줘야 하나

너무 잘 해도 고민이다. 외국인 선수 트리오 잔류를 노리는 롯데 자이언츠 얘기다. 롯데는 순조롭게 오프시즌 현안들을 해결하고 있다. 가장 민감하고 어려운 선수단 축소를 마쳤고, 2017시즌 사령탑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조원우 전 감독을 수석코치로 영입했다. 지난 10일에는 내부 자유계약선수(FA) 김원중·구승민과 각각 54억원(4년), 22억원(2+2년)에 계약,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중요한 숙제를 해냈다. 외부 영입은 추이를 지켜본다. 보상선수를 내주지 않는 선에서 선수 가치를 평가한다. 이제 남은 현안 중 가장 어려운 숙제는 외국인 선수 재계약이다. 롯데는 비록 2024시즌 포스트시즌(PS) 진출엔 실패했지만, 외국인 선수 영입·구성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입'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는 정규시즌 202안타를 치며 KBO리그 단일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타점도 팀 내 유일하게 세 자릿수(111개)를 기록했다. 3시즌째 동행한 찰리 반즈도 타선 지원이 적어 9승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3.35)은 리그 3위에 올랐다. '우완 정통타' 애런 윌커슨은 팀 내 최다승(12승)을 거뒀다. 협상에 진통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2020시즌 KBO리그 단일시즌 탈삼진 신기록(225개)을 세웠던 전 두산 베어스 투수 아리엘 미란다는 입단 첫 해 연봉 대비 110만 달러 오른 190만 달러에 2021시즌 계약을 했다. 1984년 고(故) 최동원이 223개를 기록한 뒤 25년 동안 깨지지 않았던 고지를 넘어섰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도 받았다. 레이예스도 2014년 서건창 이후 10년 만에 새 기록을 세웠고, 역대 두 번째로 200안타를 넘어섰다. 정규시즌 MVP는 김도영(KIA 타이거즈)을 넘긴 어려워 보이지만, 투표에서 3위 안에 들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반즈는 현재 메이저리그(MLB) 구단들의 관심도 받고 있다. 지난 1일 MLB닷컴이 KBO리그와 일본프로야구리그에서 주목할 선수로 꼽기도 했다. 일단 반즈의 최우선 순위는 MLB 보장 계약이다. 박준혁 단장은 외국인 세 선수에 대해 "모두 재계약 방침"이라고 전하면서도 "시간은 조금 걸릴 것 같다"라고 전했다. 세 선수의 고과를 인정하고 있기에 '무조건 잡는다'라며 낙관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우선순위, 플랜B를 마련하고 대응하는 게 당연한 상황. 2024시즌 뛴 롯데 외국인들이 2025시즌에도 사직구장을 누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1.1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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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이슈] "오퍼한 거 맞다" 장현식의 KIA 잔류, 선수 선택에 달렸다…김원중 계약 영향 NO

오른손 투수 장현식(29·KIA 타이거즈)의 거취는 결국 본인 선택에 달렸다.KIA 구단 관계자는 11일 본지와 통화에서 "구단이 할 수 있는 오퍼(제의)를 한 건 맞다. (애초에) 생각한 금액에 올해 잘해준 것까지 포함한 액수"라며 "(선수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현식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뜨거운 감자' 중 하나이다. 2021년 KBO리그 홀드왕 출신으로 올 시즌 KIA 통합 우승을 이끈 필승조인 만큼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나이(1995년생)가 어린 것도 강점이다.KIA는 내부적으로 '장현식 잔류'를 목표로 협상을 진행했다. 내부 회의를 거쳐 몸값을 산출, 선수 측에 제안을 건넸는데 분위기상 조건이 크게 상향될 여지가 적다. 조건을 협상마다 올리는 게 아니라 구단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금액을 처음부터 정리했기 때문이다. KIA의 장현식 협상은 난관의 연속이다. 선수의 계약을 대리하는 공인대리인(리코스포츠에이전시)이 FA 시장에 함께 풀린 마무리 투수 김원중(31·롯데 자이언츠)의 계약까지 담당했다. FA 시장의 '불펜 빅2'로 분류되는 두 선수의 계약을 서로 지렛대 삼아 조건을 협상하면 구단으로선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다. 제한된 정보를 공인대리인이 '독점'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김원중이 지난 10일 4년 최대 54억원(계약금 12억, 총연봉 32억원. 옵션 10억원)에 계약하며 롯데에 우선 잔류한 상황. 그보다 두 살 어린 장현식의 목적지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KIA는 김원중과 계약과 별개로 장현식의 몸값을 일찌감치 결정했다.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프로야구 FA 시장에선 A 등급 선수를 영입하면 원소속팀에 보호 선수 20명 외 1명과 전년 연봉의 200%를 보상해야 한다. 현금만 원할 때 전년 연봉의 300%. B 등급은 보호 선수 25명 외 1명과 전년 연봉 100% 혹은 현금 보상만 하면 전년 연봉의 200%를 건네야 한다. 반면 C 등급은 전년 연봉의 150% 보상만 하면 된다. 장현식의 FA 등급은 B. 2024시즌 연봉은 1억6000만원이다. 2013년 데뷔한 장현식의 통산 성적은 437경기 32승 36패 91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4.91. 올 시즌에는 75경기에 등판, 5승 4패 16홀드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했다. 150㎞/h에 이르는 빠른 공과 포크볼 조합이 트레이드 마크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1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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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외부 영입 필요하지만...'육성 성과 확인' 롯데, C등급 FA 주시

스토브리그 가장 중요한 숙제를 해결한 롯데 자이언츠가 다음 스텝을 밟는다. 롯데는 지난 10일 내부 자유계약선수(FA)이자 팀 마무리 투수였던 김원중과 4년 총액 54억원(보장 금액 44억원·인센티브 10억원)에 계약했다. 같은 날 몇 시간 뒤엔 셋업맨 구승민과 2+2년 최대 21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총액 12억원·인센티브 6억원)에 동행을 결정했다. 지난주 한화 이글스가 내야수 심우준과 50억원, 선발 투수 엄상백과 78억원에 계약하며 FA 시장이 달아올랐다. 김원중과 구승민이 야수·선발 투수보다 계약 규모가 적은 불펜 투수지만, 앞서 계약한 선수들보다 더 많은 시즌 꾸준히 제 몫을 해냈기에 몸값 폭등이 우려됐다. 하지만 '자이언츠맨' 로열티를 중시한 이들은 결국 롯데 잔류를 선택했다.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계약이 성사됐다는 평가다. 롯데의 스토브리그는 이제 시작이다. 여전히 현안이 많이 있다. 불펜 주축 투수들이 나란히 FA 자격을 얻어 적지 않은 돈을 투자했지만, 엄밀히 전력 보강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부임 뒤 아직 외부 FA 영입이라는 선물을 받지 못했다. 박준혁 롯데 단장은 외부 FA 영입에 대해 "일단 시장을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외부 영입은 없다'라고 선을 긋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무리한 투자를 할 계획도 없다. 커뮤니티를 통해 A등급 선발 투수 영입설이 나왔지만, 현재 박 단장의 생각과 구단의 기조를 고려하면 성사될 가능성은 적은 것 같다. 롯데는 올 시즌 젊은 야수들이 급성장하며 세대교체 뼈대를 잡았다. 정규시즌이 끝난 뒤 젊은 투수 몇 명은 '자매 구단' 지바 롯데 마린스에 교육을 떠났고, 야수진은 일본 미야자키에서 수비 강화 캠프를 소화하고 있다. 육성에 진심이다. 물론 국내 선발진은 객관적으로 상위 전력이 아니다. 에이스 박세웅이 2024시즌 주춤했고, 나균안은 불미스러운 개인사가 겹쳤다. 고정 5선발은 끝내 찾지 못했다. 하지만 선발 투수 영입을 위해 A등급 FA를 영입하면 보호선수 20명 외 인원에서 보상선수를 내줘야 한다.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결실을 기대하고 있는 시점에 보상선수를 내주는 선택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른 포지션 B등급도 마찬가지다. 현재 시장에 있는 C등급 FA는 내야수 서건창, 외야수 김헌곤, 투수 김강률, 임정호다. 포지션별 전력 정도, 시장가 형성 등을 고려해 움직일 전망이다. 2024.11.11 14:29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합심] FA 계약에서 찬밥이 되지 않으려면

서운함이 사무쳤던 것 같습니다. 5년 전 일을 꺼낸 걸 보면 말입니다. 우승의 주역이 된 그는 경기 후 그라운드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올해 한국 프로야구의 통합 챔피언 KIA 타이거즈 우승 포수 김태군 선수 이야기입니다. 지난달 29일 우승의 현장에서 그는 이런 코멘트를 했습니다. “군대에 갔다 오니까 찬밥 신세였다. 코로나 시즌이기도 했지만, 야구가 재미가 없었다. 팀에 피해만 주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올해는 큰 계약도 했기에 책임감과 부담감이 동시에 왔다. 우승이란 타이틀을 얻었으니 나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지지 않을까.”그의 말에서 오랫동안 가슴에 담아 둔 한이 느껴졌습니다. 저도 몇 번이나 김 선수의 인터뷰를 읽었습니다. NC 다이노스 팬들이 일부 대목에서 불편했다는 반응도 봤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해가 됐습니다. 솔직하게 말해준 그가 고맙습니다. 그가 누구를 비난한 것도 아닙니다. 팀에서 그런 대접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가 느낀 감정은 그의 몫입니다. 이번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버금가는 뛰어난 플레이로 찬사를 받는 자리에서 억눌렸던 옛 감정의 상처를 드러내는 건 반대로 이제는 흘려보내겠다는 치유의 의지로도 보입니다. 어느 노래 가사처럼 ‘지금까지 잘 견뎌왔다’며 자신에게 주는 보상이 아닐까요. 우승 포수라는 타이틀을 붙이기까지 세 차례 팀을 옮기며 곱씹은 상실감이 그를 더욱 분발시킨 자극제였던 것 같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강점을 더 키워 발전한 모습은 동료나 후배 선수에게 귀감이 되기에 부족하지 않습니다. 김태군 님, 다시 한번 축하합니다. 프로야구는 찬바람이 불자 곧바로 FA 계약이 불붙으며 스토브리그를 시작했습니다.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선수 30명 중 시장에서 평가를 받겠다고 신청해 한국야구위원회(KBO) 승인을 받은 선수는 20명입니다. 협상 시작과 함께 내야수 심우준, 투수 엄상백 선수와 계약을 일찌감치 끝낸 한화 이글스의 공격적인 영입이 놀랍습니다. 여러 팀의 경쟁으로 주요 선수의 몸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협상과 계약은 여러 변수가 많습니다. 김태군 선수가 겪은 5년 전 2019년 겨울도 그랬습니다. FA 계약에서 ‘찬밥’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감정은 주관적이지만, 상황은 객관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여러 선수의 협상을 지켜보는 입장에서 안타까운 점이 있어 이번 기회에 몇 가지 정리해 봅니다.전략 수립, 정보 수집, 협상 태도라는 삼박자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구단이라는 상대를 잘 알아야 합니다. 관련 포지션에 따른 선수단 구성, 단장과 감독의 의중을 비롯한 팀 내부 상황, 다음 시즌 목표와 장기 계획까지 살펴야 합니다.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의 계약이라면 다각적인 접근과 분석이 필요해 에이전트(대리인)와 하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그런데 5년 전 김태군 선수에겐 에이전트 관련, 치명적인 이슈가 있었습니다. 그의 협상 대리인은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는 다른 선수를 챙기느라 김 선수 협상에 거의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성공적인 계약을 위한 세 요소 모든 부분에서 패착을 둡니다. KBO 공시 직후인 2019년 11월 5일이 첫 협상이었는데 연말까지 진척 없이 시간이 흘렀습니다. 당시 양의지 포수가 있어 협상 시간표는 구단 편이었는데 말이죠.에이전트가 제시한 자료도 많이 부족했습니다. 수비의 강점을 부각했지만, 그런 점이 반대로 약점을 두드러지게 만들었습니다. 그 정도만으로 기대치를 요구하기엔 설득력이 매우 약했습니다. 공격 지표가 약점이면 항목별 단계별 옵션을 만들어 계약 규모를 키우는 식의 창의적인 시도도 없었습니다. 이적 가능성이 있었던 어느 팀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도 오판하는 등 실수가 잦았습니다. 결국 에이전트가 중간에 바뀝니다. 급히 맡은 새 대리인은 팀에 대한 기여도를 인정해 달라며 읍소 전략에 매달렸습니다. 구단 입장에선 향후 트레이드 가능성을 감안해 매몰 비용인 계약금을 크게 줄이고 옵션을 늘려 겉으로 보이는 규모를 키우는 식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선수가 에이전트로부터 협상 중간 과정을 어떻게 ‘보고’받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에이전트를 고용한 선수가 ‘을’처럼 보일 때도 있습니다. 선수는 협상의 지휘자가 돼야 하고 우선 에이전트로부터 ‘따뜻한 밥’을 받아야 합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11.11 07:00
일본야구

2023 직구 평균 159.1㎞, 스플리터 헛스윙 52.3%..."일본 천재 투수 온다"

일본도, 미국도 모두 사사키 로키(23·지바 롯데 마린스)로 난리가 났다. 지바 롯데가 예상보다 빠르게 사사키의 포스팅을 허용하면서 메이저리그(MLB) 스토브리그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지바 롯데는 지난 9일(한국시간) 사사키의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신청 허용을 발표했다. 다소 이례적인 결정이다. 그동안 일본프로야구(NPB) 구단들은 MLB 진출을 희망하는 선수들을 적어도 6시즌을 소화한 뒤 해외에 진출하게 했다. 입단 전부터 빅리그행을 원하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만이 예외였지만, 그 역시 5시즌을 보낸 뒤 미국으로 떠났고 일본시리즈 우승에도 힘을 보탰다.반면 사사키는 2020년 입단했으나 부상 관리와 빌드업을 이유로 2년 차인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딱 4시즌만 던졌다. 또 4시즌 중 규정이닝을 소화한 해가 한 번도 없었다. 최다 이닝이 2022년 129와 3분의 1이닝에 불과하다. 이에 지바 롯데 구단 측이 적어도 정규이닝을 소화한 뒤, 혹은 팀 우승에 기여한 뒤 내보낼 거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나이도 문제였다. 미일 프로야구협정에 따라 만 25세 이전의 NPB 선수는 MLB에 진출 때는 국제 유망주 신분으로 마이너리그 계약만 맺을 수 있었다. 25세 이후라면 친정팀 지바 롯데가 고액의 포스팅 보상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유망주 신분으로 넘어간다면 유의미한 보상은 전혀 받을 수 없었다. 일본 야구계는 사사키의 예상 밖 포스팅 신청으로 충격에 빠졌다. 반면 MLB는 당대 최고 유망주가 빅리그에 온다며 설렘을 숨기지 않고 있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사사키는 최고 시속 100마일(161㎞) 직구와 파괴적인 스플리터, 지난해보다 향상된 슬라이더를 갖췄다. NPB 통산 414와 3분의 2이닝 동안 524탈삼진 91볼넷 평균자책점 2.02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그외에도 2022년 기록한 오릭스 버펄로스전에서의 19탈삼진 및 13연속 탈삼진을 기록한 퍼펙트게임, 그 다음 경기인 닛폰햄 파이터스전에서 8이닝 퍼펙트 14탈삼진을 기록한 일화도 전했다.사사키가 보여준 최고점은 지난 2023년이었다.NPB 투수들의 투구 데이터를 소개하는 NPB 피치 프로파일러에 따르면 사사키의 2023년 직구 평균 구속은 159.1㎞/h에 달했고 주 무기 스플리터의 헛스윙 비율은 무려 52.3%에 달했다.반면 올 시즌은 직구 평균 구속이 155.9㎞/h로 떨어졌다. 그런데 변화구 위력은 더 올랐다는 평가다. 스플리터 헛스윙 비율은 57.1%로 올랐고, 투구 비율을 14.3%에서 26.5%로 올린 슬라이더 헛스윙률도 40.7%에 달했다. 콘택트를 중시하는 일본 야구에선 보기 드문 수치다. 당장 2023년 3년 연속 NPB를 평정하면서 마구로 꼽힌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의 스플리터 헛스윙 비율이 39.6%였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의 이노 새리스 기자는 "사사키의 직구는 (구속과 무브먼트가 지난해보다 떨어져서)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징후는 몇 가지 있다"면서도 "슬라이더는 평균 140㎞/h의 자이로 슬라이더로 안드레 무뇨스(시애틀 매리너스 마무리 투수)나 미치 켈러(피츠버그 파이리츠 선발 투수)의 슬라이더와 비슷하다. 스플리터는 올해 헛스윙 비율 57%를 기록했다. (같은 일본인) 이마나가 쇼타는 올해 스플리터 헛스윙 42.9%를 기록한 바 있다"고 전했다.사사키의 포스팅 신청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행선지도 LA 다저스를 주장하는 이들이 많지만, 다르빗슈 유가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가능성 있는 곳으로 꼽힌다.사사키의 포스팅 가능성을 보도했던 기자 중 한 명인 프란시스 로메로는 "사사키의 유력 행선지로 LA 다저스가 꼽힌다. 그들은 국제 유망주 계약금 250만 달러를 남겨놨고 내년도에도 300만 달러 가량을 보유했다"며 "사사키는 2024~2025 국제 유망주 기간까지 계약을 늦출 거로 보인다. 이 경우 샌디에이고, 텍사스 레인저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등이 200만 달러 이상 예산을 확보한다"고 주장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10 09:08
메이저리그

2400만 달러 계약 전망...존재감 커지는 김혜성

김혜성(25)을 향한 메이저리그(MLB)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시애틀 매리너스는 KBO리그 스타 김혜성에게 관심을 보이는 팀 중 하나다. 2루 보강을 노리는 시애틀이 해외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라고 7일(한국시간) 전했다. MLB 네트워크 존 모로시도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시애틀은 그동안 김혜성을 면밀히 평가한 팀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모로시는 "보스턴 레드삭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스앤젤레스(LA) 에인절스 등 2루수가 필요한 다른 팀도 김혜성 영입에 나설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MLB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뒤 김혜성의 이름이 미국 스포츠 매체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MLB닷컴은 지난 1일 MLB 진출을 노리는 KBO리그 소속 선수 중 한 명으로 그를 언급하며 "주전 2루수,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필요한 팀을 그를 주목하고 있다"라고 했다. 김혜성은 지난 3월 팀 코리아(KBO리그 올스타) 소속으로 LA 다저스와의 '서울시리즈 스페셜 매치'에 출전, 투수 바비 밀러의 157㎞/h 강속구를 우전 2루타로 만들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MLB닷컴은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우리 스카우트들이 킴(김혜성)을 좋아했다"라는 멘트를 남긴 것도 소개했다. 이적 시장 소식을 전하는 MLB 트레이드 루머스(MLBTR)는 5일 이번 스토브리그 자유계약선수(FA) 랭킹 50위를 발표하며 김혜성을 26위에 올렸다. 그러면서 "MLB 시장은 2루수에게 높은 보상을 하지 않지만, 김혜성은 아직 스물다섯 살에 불과하고 유격수로도 뛸 수 있는 운동 능력을 갖춰, 이 포지션을 원하는 팀의 시선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LBTR가 필진 내부 논의로 전망한 계약 규모는 기간 3년·총액 2400만 달러(335억3380만원)였다. 4년 전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보장받은 액수는 2800만 달러(4년 기준)였다. 연평균 기준으로는 김혜성이 김하성보다 더 높은 액수에 계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MLBTR은 더불어 김혜성의 행선지로 시애틀, LA 에인절스,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꼽았다. 내야수가 필요한 팀들이 합리적인 몸값에 영입할 수 있는 선수로 적합하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아직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신청하지도 않은 시점에 꽤 후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금메달 회득을 이끌고 병역 혜택을 받은 김혜성은 지난 3주 기초군사훈련을 소화하고 7일 퇴소했다. 향후 에이전시 CAA 스텔라 코리아와 구체적인 포스팅 일정을 정한 뒤 미국으로 출국해 협상에 임할 전망이다. 당초 김하성·윌리 아다메스 등 기량이 검증된 내야수들의 계약 추이를 지켜보고 움직일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CAA 관계자는 "아직 날짜를 딱 정한 건 아니지만, 포스팅 신청 시점이 지난해 이정후 선수와 비교해 더 늦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정후는 지난해 11월 24일 포스팅을 신청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1.08 07:53
프로야구

"나에게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추신수가 은퇴 순간 기억한 '아픈 손가락' 2016년

프로 생활만 24년. 추신수(42)의 가장 아픈 손가락은 2016년이었다.추신수는 7일 인천 연수구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커리어에서 가장 아쉬운 시즌이 언제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래도 부상으로 1년 가까이 쉰 2016년이 아닐까 한다"라고 운을 뗐다. 2016년은 텍사스 레인저스 이적 3년 차 시즌. 2013년 12월 텍사스와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1813억원) 빅딜에 합의한 그는 첫 두 시즌 연평균 136경기(시즌 162경기)를 소화했다. 특히 2015년에는 149경기를 뛰며 22홈런 82타점으로 활약했다.2016년 추신수의 경기 출전(46경기)은 확 줄었다. 미국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2020년(33경기)를 제외하면 주전으로 도약은 2009년 이후 가장 적었다. 추신수는 당시를 회상하며 "시즌 초반 종아리 부상으로 8주 결장하고 햄스트링으로 6주 결장했다. 몸에 맞는 공에 손목이 부러져서 6주 정도 결장했고 허리 피로골절로 8주 정도 결장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에게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생각했다"며 "시간이 지나고 나니 매년 (어려움이) 오는 것보다 한 번에 오는 게 낫겠다 싶더라. 커리어를 보면 부상이 없었던 해가 없었다. 수술도 8번 했다. (주변에선) 재활 시간만 (다 합치면) 3년이 넘는다고 하더라"며 멋쩍게 웃었다. 추신수는 은퇴를 결정한 결정적인 이유도 부상이다. 시즌 뒤 오른 어깨 수술을 한 탓에 보조기를 착용한 채 은퇴 기자회견에 나선 추신수는 "내 몸에 남아 있는 수술 자국이나 이런 것도 훈장 같더라"며 "(아쉬움이 남는 시즌을) 굳이 뽑는다면 2016년, 부상이 많아서 1년을 거의 다 쉰 그 해인 거 같다"라고 말했다.추신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시즌은 2022년이었다. 당시 그는 SSG 소속으로 와이어 투 와이어(정규시즌 개막일부터 1위를 한 번도 뺏기지 않은) 통합 우승을 경험했다. 프로 커리어 첫 우승. 추신수는 "우승이라는 단어가 배제된다면 굳이 아파하면서 땀 흘려가면서 훈련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34년 동안 야구하면서 우승을 정말 목마르게 바랐던 사람이다. 미국에서도 정말 해보고 싶었는데 한국에서 하게 됐는데 모든 걸 보상받는 순간이었다"며 웃음 지었다. 부산고를 졸업한 추신수는 2000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 미국에 진출했다. 2005년 빅리그 데뷔 꿈을 이룬 그는 2020년까지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 무려 16년을 뛰었다. 2019년에는 아시아 선수 사상 첫 MLB 통산 200홈런(최종 218개)의 금자탑을 쌓았다. 그뿐만 아니라 2009년 아시아 선수 사상 첫 20(홈런)-20(도루) 달성, 2015년 아시아 선수 사상 첫 사이클링 히트 등 굵직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2021년 2월 KBO리그행을 선택한 추신수는 SSG에서 올해로 4년째, KBO리그 최고령 선수(2월 1일 기준, 41세 6개월 19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추신수는 "부상 때문에 많은 경기를 못 나가다 보니 선수로서 미련이 없어졌다. (선수로는)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하게 되더라. (어깨 부상은) 선수의 미련을 끊게 해준 부상인 거 같다. 부상으로 1년 동안 계속 힘드니까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더라.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냉정하게 추신수라는 선수를 평가하면 특출난 게 없었던 선수였던 거 같다. 다만 파이브-툴(타격 정확도·파워·수비·주루·송구 능력)이라고 하는 5가지 능력을 평균 이상으로 할 수 있는 선수이지 않았나 한다. 야구에 진심이었다. 야구에 목숨을 걸었다는 평가가 있다면 내 야구 인생을 다 보상받을 수 있을 거 같다"며 "어느 순간 큰 아이는 대학생, 둘째는 고등학생이 돼 있더라. 지금은 아빠의 역할을 하고 싶다"라며 제2의 인생을 기대했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07 19:43
프로야구

"난 특출난 게 없었던 선수" 추신수는 후회 없이 떠났다 [IS 인천]

"후회 없습니다."추신수(42·SSG 랜더스)가 후련한 표정으로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추신수는 7일 인천 연수구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올 시즌) 마지막 타석을 마친 뒤 엄청난 연락을 받았다. 아쉬움에 (선수 생활을) 1년 더 하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며 "야구를 시작한 아홉 살 때부터 기억을 되짚었을 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더라. 사랑하는 야구를 하려고 주어진 24시간을 잘 쓴 거 같다. 점수를 매기기 어렵지만 (스스로에게) '잘 살았네'라고 얘기하고 싶다"라고 말했다.2024년은 추신수가 선수로 보낸 마지막 시즌이다. 지난해 12월 '예고 은퇴'를 선언한 그는 미련 없이 그라운드와 작별했다. 시즌 뒤 오른 어깨 수술을 한 탓에 보조기를 착용한 채 은퇴 기자회견에 나선 추신수는 "부상 때문에 많은 경기를 못 나가다 보니 선수로서 미련이 없어졌다. (선수로는)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하게 되더라. (어깨 부상은) 선수의 미련을 끊게 해준 부상인 거 같다. 부상으로 1년 동안 계속 힘드니까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더라.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표정엔 시원섭섭한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부산고를 졸업한 추신수는 2000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 미국에 진출했다. 2005년 빅리그 데뷔 꿈을 이룬 그는 2020년까지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 무려 16년을 뛰었다. 2019년에는 아시아 선수 사상 첫 MLB 통산 200홈런(최종 218개) 금자탑을 쌓았다. 그뿐만 아니라 2009년 아시아 선수 사상 첫 20(홈런)-20(도루) 달성, 2015년 아시아 선수 사상 첫 사이클링 히트 등 굵직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2013년 12월에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1816억원) 대형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하기도 했다.2021년 2월 KBO리그행을 선택한 추신수는 SSG에서 올해로 4년째, KBO리그 최고령 선수(2월 1일 기준, 41세 6개월 19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는 "냉정하게 추신수라는 선수를 평가하면 뭔가 하나 특출난 게 없었던 선수였던 거 같다. 다만 파이브-툴(타격 정확도·파워·수비·주루·송구 능력)이라고 하는 5가지 능력을 평균 이상으로 할 수 있는 선수이지 않았나 한다. 야구에 진심이었고 야구에 목숨을 걸었다는 평가가 있다면 그거면 내 야구 인생을 다 보상받을 수 있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추신수는 야구 인생의 가장 아쉬웠던 시즌으로 2016년, 가장 기억에 남는 시즌으로 2022년을 꼽았다. 텍사스에서 뛴 2016년은 각종 부상 문제로 46경기 출전에 그쳤다. 2022년엔 SSG 소속으로 와이어 투 와이어((정규시즌 개막일부터 1위를 한 번도 뺏기지 않은) 통합 우승을 이끌며 프로 커리어 첫 우승 반지를 손에 끼며 한을 풀었다. 추신수는 지도자 수업을 받을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에 대해 그는 "지금은 몸도, 마음도 지쳐 있는 상태"라며 "여러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그 어떤 자리에 있는 것보다 잘 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뭔가를 하기엔 (아직) 이른 거 같다. 휴식기를 갖고 천천히 생각해 볼 생각"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국 야구,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추신수는 "항상 내 자리를 위협하는 선수가 있다는 걸 잊지 말고 밑에 있는 선수는 그 자리를 뺏기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 (그렇게 하는 게) 선수 개인은 물론이고 한국 야구가 나아지는 부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0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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