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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리뷰IS] 장애·성·존엄사 다룬 ‘나를 죽여줘’가 던진 묵직한 질문들

“나도 보통사람처럼 살고 싶어.” 영화 ‘나를 죽여줘’ 속 선천적 지체 장애를 가진 아들 현재(안승균 분)는 자신만을 바라보며 헌신하는 아버지 민석(장현성 분)에게 “평생 아빠와 살기 싫다”며 이같이 말한다. 작가로서의 삶을 포기한 채 아들 현재를 돌보고 있는 아버지 민석. 성인이 되어가며 독립을 외치는 아들을 보살피는 그 또한 고민이 깊어진다. ‘나를 죽여줘’는 아들 현재와 아버지 민석이 서로에게 특별한 보호자가 되어주는 과정을 그린다. 특히 영화는 장애인의 성(性)과 사랑, 존엄사 등 쉽지 않은 소재를 현실적으로 다룬다. 신파적인 감동을 전하기 위해 장애라는 소재를 활용한 기존 한국영화, 드라마와는 확연히 다른 시선이다. 극 초반 민석은 사춘기에 눈을 뜬 아들의 성 욕구와 독립 문제로 깊이 고민한다. 이후 민석에게 또 하나의 시련이 찾아오며 영화는 변곡점을 맞이한다. 목에서 잘못 자라난 뼈가 신경을 눌러 그의 몸이 점차 마비되기 시작한 것. 현재의 독립을 반대하던 민석의 태도가 변화하는 시점이다. 보호자가 되어줘야 할 아들에게 후천적 장애를 얻으며 짐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 민석은 극구 말리던 독립을 아들에게 직접 권한다. 현재는 되려 그토록 원하던 독립을 하지 않겠다며 아버지 곁을 지킨다. 영화 제목이 암시하듯 민석은 결국 안락사를 택한다. 민석, 현재를 비롯해 ‘나를 죽여줘’의 인물들은 저마다의 상처를 하나씩 안고 있다. 먼저 민석을 물심양면 돕는 여동생 하영(김국희 분)은 알코올 의존증과 우울증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는 남자에게 큰 상처를 받아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 현재의 유일한 친구이자 장애인 활동지원사 기철(양희준 분)은 지적장애인으로 가족이 없는 고아다. 기철은 영화에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고 자유롭게 전하는 유일한 인물로 나이, 장애를 뛰어넘어 하영과 연인 관계로 발전한다. 민석과 불륜 관계에 있는 수원(이일화 분)은 남편과 쇼윈도 부부로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한다. 일반적으로 민석과 수원의 관계는 비윤리적이지만 수원은 민석에게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 주는 사람이다. 세 사람은 몸과 마음, 관계의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 인간의 완벽하지 않은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보통의 일상이 힘든 이들은 결국 부자와 함께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단단한 대안적 가족의 모습을 이룬다. 기댈 곳 없었던 이들은 서로 위로가 되어주며 새로운 안식처를 형성한다. ‘나를 죽여줘’는 전 세계에 깊은 울림과 질문을 던진 캐나다 극작가 브레드 프레이저의 연극 ‘킬 미 나우’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는 무대의 감동을 스크린에 그대로 옮겨 장애인의 성과 존엄사까지 한 영화에서 다루기 힘든 소재를 솔직하게 품었다. 이를 통해 삶과 존엄의 묵직한 메시지와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무엇보다 연극 ‘킬 미 나우’ 국내 공연에서 아버지 제이크 역을 맡은 바 있는 장현성의 작품에 대한 이해도와 안정적인 연기력은 서사에 힘을 보탠다. 지체장애인 현재를 연기한 안승균 또한 인상적인 연기력으로 몰입감을 더한다. 19일 개봉. 15세 관람가. 119분.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0.17 10:41
연예

장현성, '닥터 프리즈너'→연극 '킬 미 나우'까지 '종횡무진'

배우 장현성이 드라마와 연극을 종횡무진하며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장현성은 지난 15일 종영한 KBS 2TV 수목극 ‘닥터 프리즈너’에서 중앙지검 형사부장 정의식을 맡아 극의 한 축을 톡톡히 담당했다.그는 '서초동 휘발유'라고 불릴 만큼 화끈한 수사를 통해 언론의 주목을 받는 스타 검사로 나서 묵직한 힘을 발휘했다.장현성은 휘몰아치는 긴장감을 형성하며 쫄깃한 전개가 이어지는데 도움을 줬고, 후반부 김정난과는 깨알 웃음과 설렘까지 유발해 다양한 재미를 선사했다.정의와 욕망 사이를 줄타기하며 냉철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면서도 반전의 허당미를 갖춘 캐릭터의 간극을 유연하게 그렸다는 평.장현성은 선악에 매몰되지 않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하며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해냈다.어떤 작품이든 노련하고 안정된 연기력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제작진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신뢰를 주는 배우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드라마 ‘닥터 프리즈너’를 끝낸 장현성은 7년 만에 오른 연극 무대에서 또 한 번 연기 내공을 빛낼 예정이다.지난 11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킬 미 나우' 첫 공연을 성공리에 마쳤다. 7월 6일까지 관객들을 만난다.장현성은 ‘킬 미 나우’에서 작가의 삶을 포기한 채, 홀로 선천적 지체장애 아들 조이를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아버지 제이크 역을 맡았다.따뜻한 감동과 생생한 울림이 관객들의 호평을 얻은 가운데, 올해 더욱 활발한 ‘명품 활약’을 펼칠 장현성의 연기 행보에 기대가 모아진다.이아영 기자 lee.ayoung@jtbc.co.kr 2019.05.1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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