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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큰 거 온다” 韓영화 막판, 송강호 열고, 김윤석 찍고, 현빈·송중기 피날레

송강호, 김윤석부터 현빈, 송중기까지 그야말로 톱스타 진수성찬을 차렸다.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흥행 배우 조커를 내세워 올해 마지막 레이스를 장식한다. 비수기 동안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둔 한국 영화가 없는 극장가 분위기를 전환할 대목이기도 하다. 먼저 12월 둘째 주까지 개봉하는 1라운드는 ‘진정성’ 대결이다. 송강호·박정민 주연 여자배구 영화 ‘1승’과 곽도원·주원의 실화 기반 ‘소방관’이 지난 4일 포문을 열었다. 오는 11일에는 김윤석·이승기가 부자 호흡을 맞춘 가족코미디 ‘대가족’이 참전한다. 연말에 어울리는 진한 감동과 소소한 웃음으로 무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공교롭게 구도도 비슷하다. 송강호, 곽도원, 김윤석이 베테랑다운 관록으로 중심을 잡으면, 젊은 피 박정민과 주원, 이승기가 밀거나 당기는 식이다. 특히 송강호와 김윤석, 그리고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켰으나 곽도원 또한 천만 영화 주연작 보유자다. 안정된 연기력과 흥행성은 이미 증명됐다는 뜻이다. ‘1승’에서 송강호는 백전백패, 이겨본 적 없지만 배구에 진심인 감독 김우진 역으로 여자배구팀 ‘핑크스톰’의 1승을 목표로 전념한다. ‘소방관’의 곽도원은 5년 연속 구조대상자 구출 횟수 전국 1등인 구조반장 진섭 역으로 목숨 걸고 기꺼이 현장에 뛰어드는 소방관이다. ‘대가족’의 노포 만둣집 사장 함무옥 역 김윤석은 스님이 된 아들의 생물학적 자식을 주장하는 아이들과의 만남으로 성장하는 장년을 그린다. 특히 송강호와 김윤석은 지난해 개봉한 ‘거미집’(최종 31만), ‘노량: 죽음의 바다’(457만)보다 친근하고 따스한 얼굴로 나서 관객의 반가움을 더한다.개봉 하루 전인 3일 오후 11시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당일인 4일 오전 4시 27분께 해제가 이어진 상황 속 관객 수에 영향이 없을 수 없었겠지만 ‘소방관’은 개봉일 하루 8만 1678명이 관람해 전체 박스오피스 1위로 오프닝스코어를 기록했다. 같은 날 ‘1승’은 4만 6363명이 관람해 100만 관객을 돌파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2’를 3위로 추격했다.박스오피스 고지를 걸고 예매율은 8일 오전 11시 기준 ‘모아나2’가 22.6%로 정상을 차지했다. ‘소방관’이 21.5%로 뒤따르는 가운데 개봉 3일을 앞둔 ‘대가족’은 예매율 4.4%를 기록했다. 기존 한국 영화 시사회보다 이른 사전 시사회를 통해 실관람 호평을 확보하는 전략을 채택했기에 개봉 전주 주말까지 입소문을 타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크리스마스부터 연말까지 2라운드의 주인공은 현빈과 송중기다. 타국에서 치열했던 우리나라 역사적 사건을 기점으로 그 속의 인물들을 조명하는 작품의 맞대결이다. 25일 개봉하는 ‘하얼빈’은 1909년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기 위해 하얼빈에 모인 독립군을, 31일 개봉하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은 IMF 직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새 희망을 품고 자리를 잡은 한인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현빈은 ‘하얼빈’에서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역을 맡았다. 앞서 제작보고회에서 그는 역사적 위인인 안중근을 연기하는 부담이 있었다면서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걸어가야 했던, 그렇게 지키려고 했던 신념과 의지를 표현하고자 했다”며 영하 40도 추위에서 촬영한 몽골 로케이션 촬영담을 꺼내 기대를 높였다. ‘남산의 부장들’의 우민호 감독이 연출한 제작비 300억 원대 대작이며 현빈은 홍보를 위해 ‘유퀴즈 온 더 블록’으로 13년 만의 토크쇼 출연도 불사했다.그런가 하면 송중기는 ‘보고타’에서 1997년부터 2008년까지, 밑바닥 소년 국희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제작보고회에서 송중기는 “제가 최근에 한 캐릭터 중 가장 욕망이 득실득실한 친구”라며 “상황과 나이에 맞게 캐릭터가 바뀐다. 나중에는 용암처럼 끓는다”고 예고했다. 김성제 감독은 “송중기가 유일했다. 좋은 목소리뿐만 아니라 소년에서 청년까지 대비를 보여줄 수 있는 얼굴이 있다”고 신뢰를 드러냈다.대목에 포진된 톱스타들의 출격에 여느 때보다 극장가는 활기를 기대하고 있다. CGV 서지명 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은 “배우진이 화려할 뿐아니라 장르나 소재가 가족 등 여럿이 함께 보기 좋은 작품 라인업”이라며 “또 팬층이 두터운 배우들의 출연도 큰 기대 요소”라고 밝혔다.변수로 꼽힌 ‘모아나2’의 장기 흥행 등 외화 강세나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에 대해선 “한국 영화에 불리하기보단 ‘요즘 볼게 많다’는 반응을 형성하는 측면에서 유의미 하다. 콘텐츠 자체에 관심 많은 층은 극장 영화도 소비한다”며 “연말이기에 가벼우면서도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또 다른 극장 관계자는 “‘파묘’나 ‘범죄도시4’처럼 한 작품이 주목받아 천만 관객을 달성하는 것도 좋지만 여러 작품이 관객을 고루 견인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12월 초 개봉하는 작품들이 출발을 잘 끊어주면 흥행 분위기를 잘 탈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2.09 05:40
영화

‘칸 밟고 입대’ 홍사빈, 군 복무 중 ‘탈주’ 北 병사로 재조명

첫 칸 입성 후 곧바로 군 입대한 배우 홍사빈이 영화 ‘탈주’에서 북한 병사 역을 맡아 이목을 끈다.‘탈주’는 10년 만기 전역을 앞두고 탈북을 결심한 북한 병사 규남과 그를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의 숨 막히는 추격전을 그린 작품. 지난 8일 ‘인사이드 아웃2’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하며 흥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배우 이제훈이 규남, 구교환이 현상을 맡아 투톱으로 극을 이끄는데, 홍사빈은 극의 초반부터 중후반까지 규남의 후임 동혁 역으로 이제훈의 곁에 함께한다. 동혁으로 분한 홍사빈은 특유의 까무잡잡하고 순둥한 얼굴로 아직 앳된 북한 병사에 생동감을 부여했다.전역을 앞둔 규남의 눈에 밟힐 정도로 아직 물정을 잘 모르는 듯한 동혁은, 자신의 관찰안을 내밀며 치기를 부린다. 규남의 탈주 계획을 간파해 “남한으로 가실 거지요? 나도 데려가 주십시오”라고 당돌하게 말한 것. 불같이 화내며 잡아떼는 규남에게 굴하지 않는 동혁은 폭주하며 전개에 속도를 붙이는 신호탄을 쏜다. 홍사빈은 전작 ‘화란’에 이어 지옥 같은 현실에서 탈주하고자 위험한 세계로 발을 내디딘다. 규남이 북한 군인으로 은유된 답답한 현실 속 꿈을 품은 청년이라면, 동혁은 먼저 남으로 향한 가족을 그리워하는 실제 북한에 있을 법한 청년이다.‘화란’에서 가정폭력 환경을 떠나 모두가 평등한 나라로의 탈출을 꿈꾸며 살아보고자 몸부림치는 18세 소년 연규의 얼굴을 보여준 홍사빈은 ‘탈주’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는 절박한 얼굴을 표현한다. 단지 연민만 불러오는 것은 아니다. 앞서 같은 길을 걸어본 어른이 건져내 주고 싶은 ‘닮은꼴’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규남은 ‘화란’의 조폭 중간보스 치건(송중기)의 역할과도 비슷해 보인다. 동혁은 자신을 이끌어주는 규남을 따라 총알과 지뢰가 도사리는 비무장지대를 질주하게 된다. 선후관계를 따지자면 ‘탈주’의 촬영 중 ‘화란’에 캐스팅됐기에 홍사빈이 품은 캐릭터성과 장점을 짐작케 한다.‘화란’은 홍사빈을 일약 스타 반열에 올린 작품이다. 홍사빈은 ‘화란’이 지난해 제76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으며 레드카펫을 밟았다. 첫 주연작에서 존재감을 인정받아 제8회 런던아시아영화제에서 라이징 스타상, 제44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했다.홍사빈은 연극영화과 재학 내내 “연기를 못한다는 열등감이 있었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오래 성장통을 겪었다. 그럼에도 배우의 꿈을 놓지 않고 단편, 독립영화에 출연하다 지난 2018년 영화 ‘휴가’로 데뷔했다. 그런 노력 끝에 거머쥔 트로피들이기에 소중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방과 후 전쟁활동’, ‘무빙’, ‘운수 오진 날’에서 주연과 단역, 특별출연을 가리지 않고 열연을 펼쳤다. 지난해 11월 청룡영화상을 수상하며 “앞으로도 들뜨지 않고 그저 겸손하게 연기에 온 마음 다하겠다”고 말한 홍사빈은 한 달 후인 12월 19일, 육군 현역 입대 소식을 알렸다. 의외의 행보에 홍사빈은 “지금 시기니까 오히려 더 가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커졌다”며 “좋은 작품을 맞이하고 기다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생을 살면서 찾아오는 당연한 순간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탈주’를 연출한 이종필 감독은 홍사빈을 두고 “동혁은 평범한 듯하지만, 생동감이 느껴져야 하는 인물이라 연기를 정말 잘하는 배우가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홍사빈의 연기는 정말 독보적이었다”고 평했다. 홍사빈과 연기 호흡을 맞춘 이제훈은 최근 인터뷰에서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통해서 대중을 만나야 하는 배우”라고 칭찬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ㅇ 2024.07.11 06:11
연예일반

‘하이라키’ 이채민, 어디서 봤더라…원석에서 보석으로 도약

배우 이채민이 첫 주연작 ‘하이라키’로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지난 7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하이라키’는 상위 0.01%의 금수저가 다니는 주신고등학교에 의문의 전학생이 등장하며 교내 질서에 균열을 일으키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해외 하이틴의 한국적 재해석으로 글로벌 관심을 받는데 성공, 지난 19일 넷플릭스 6월 둘째 주 비영어권 TV쇼 주간 랭킹 1위, 72개국의 톱10 리스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이채민은 ‘하이라키’의 강하 역을 맡아 거침없으면서도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극중 강하는 집안의 재력과 사회적 지위가 곧 서열인 주신고에 반기를 든 장학생이다. 전학 첫날부터 교내를 지배하는 질서를 감지하지 못하는 듯 해맑게 들쑤시고 다녀 ‘댕댕이’(강아지)로 불린다. 마냥 순진한 강하의 얼굴에 같은 장학생은 질색하지만, 감히 건드리지 못할 위치의 서열 상위권 학생들은 호기심도 갖는다. 과거 ‘꽃보다 남자’같은 계급 로맨스가 피어날 것 같은 구도를 성별 반전만 시켜둔 것 같은 설정에서 강하는 다른 패를 꺼내든다. 그의 미소는 진의를 숨긴 무기였을 뿐, 주신고와 얽힌 친형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확인하고 서열 1위에게 복수하고자 한다. 이채민은 강하의 정체가 드러나는 2화 엔딩신에서 “눈알을 교체했다”는 시청자 평까지 끌어낸 호연을 선보였다. 히로인 정재이(노정의)와는 고등학생 설정답지 않은 사랑과 증오, 연민 사이 짙은 로맨스 기류도 선보였다.사실 K팝 팬은 이채민을 매주 ‘은행장’으로 만났을 것이다. 이채민은 지난 2022년 9월 KBS2 ‘뮤직뱅크’ 38대 MC로 발탁, 그룹 아이즈 장원영과 그룹 르세라핌 홍은채와 호흡을 맞췄다. 송중기부터 박보검, 박서준 등 인기 배우를 배출한 스타 등용문에 발탁된 이채민은 나날이 진행 실력이 일취월장했기에 지난 5월 3일, 1년 7개월 만의 하차에 많은 K팝 팬들이 아쉬워했다.배우로서 이채민은 지난 2021년 tvN 드라마 ‘하이클래스’로 데뷔해 ‘일타스캔들’(2023)의 모범생 이선재 역으로 눈길을 끌었다. ‘하이라키’와는 다른 유약한 모습으로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지난 3월 열애 사실을 인정한 배우 류다인과는 이 작품에서 같은 반 친구로 연기 호흡을 맞췄기에 응원을 받았다. 그런가 하면 한 번의 카메오 출연에서 인상을 남겨 이번 첫 주연작을 따내기도 했다. ‘하이라키’를 연출한 배현진 감독의 전작 ‘환혼:빛과 그림자’ 1화에 이채민이 짧게 출연했다. 배 감독은 “‘하이라키’ 대본을 보고 이채민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 표정에 따라 풍기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서 극의 몰입을 더할 것”이라고 캐스팅 이유를 밝힌 바 있다.이채민의 타고난 점은 연기력보다 노력이다. 배우를 꿈꾸게 된 후 입시 준비 1년 만에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을 비롯해 굵직한 대학 합격 4관왕을 달성했다. 연기 학원에서 ‘재능 없다’는 말을 듣고도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일념으로 철저하게 연습과 분석을 거쳐 꿈꾸던 한예종에 진학할 수 있었다.스스로를 끊임없이 갈고닦은 원석 이채민은 국내외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하이라키’ 공개 직전 110만 명이었던 개인 SNS 팔로워 수는 지난 28일 기준 160만 8000명을 기록했으며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발표한 6월 배우 브랜드 평판 100명 중 23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9일 일본 한류 매체 ‘단미’는 올해 상반기 주목할 한국 장신 배우에 변우석, 채종협과 함께 이채민을 꼽았다.한편 이채민은 넷플릭스 ‘캐셔로’에 캐스팅된 상태다.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7.01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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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홍사빈 “연기 못한단 열등감, 덜 창피하려 이를 악물었어요” [IS인터뷰]

“연기 못한다는 열등감이 있었어요. 지금 창피해야 나중에 덜 창피할 것이란 생각에 이를 악물었어요.”첫 주연작으로 칸국제영화제 초청이란 행운을 누렸지만, 홍사빈은 결코 처음을 잊지 않았다. 누구보다 연기를 못한다는 열등감, 뭐라도 해봐야 할 것 같은 좌절감, 그렇게 방황했던 시간들. 홍사빈(26)은 ‘화란’으로 칸국제영화제 초청과 제44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제8회 런던아시아영화제 라이징스타상 등을 수상했지만, 그 영광을 뒤로 하고 지난 19일 입대했다. 입대 전 서울 중구 KG타워 일간스포츠를 찾은 그는 “연기를 못하니 무조건 부딪혀보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홍사빈은 자사고를 다니다 수시로 한양대 연극영화학과에 입학했다. 소위 명문대들도 합격했지만 굳이 어려운 길을 택했다. ‘연기를 본격적으로 배운 적이 없지만 이 길이 제일 재밌을 것 같았다’는 생각이었는데 당연히 어려운 길이었다. 중학교 때 어려운 시간을 홀로 버텼던 그는 살아남으려면 어찌 해야할지 고민하다가 공부를 택했었다. 대학교에선 연기 준비가 미리 돼 있었던 친구들에 비해 너무 못해서 겉돌았다. 홍사빈은 “교수님도 너는 연기를 못 하니 다른 분야를 살려보라고 하셨고, 저도 그렇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2~3년 동안 연출부, 음향, 조명 등 스태프 일을 열심히 했다. 그러다 친구가 연극 연기가 그렇게 힘들면 단편 영화에서 연기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권했다. 홍사빈은 “처음으로 연기 잘한다는 칭찬을 들었다”며 “그 뒤로 자신감이 조금 생겨서 연극을 다시 시작했다. 지금 창피해야 나중에 덜 창피할 것이란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연출부를 하면서 주차장을 정리할 때 마침 차를 대던 ‘조씨고아’ 고선웅 연출가를 보고 “저 좀 뽑아달라고”고 무작정 부탁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2년 뒤 ‘조씨고아’ 오디션을 보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거 아니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모든 스크립터를 외우고 무술 합도 모조리 외워 오디션에 임했다. 합격했다.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에 주인공 정해인의 죽은 친구로 잠시 등장하고, 드라마 ‘지리산’에 출연했다. 그러다가 올해 티빙 ‘방과 후 전쟁활동’에 조연으로 합류해 시청자들과 만났다. 비로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오디션으로 합격한 영화 ‘탈주’를 찍던 중 운명처럼 ‘화란’ 이야기를 접했다. ‘화란’은 의붓아버지에게 징글징글하게 가정폭력을 당하며 언젠가 돈을 모아 화란(네덜란드)으로 떠나는 것만이 꿈이던 소년이 자신과 비슷한 과거를 가진 조직폭력배 중간보스와 만나고 점점 폭력에 물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홍사빈이 주인공 소년 연규 역을, 송중기가 중간보스 치건 역을 맡았다. ‘화란’은 송중기가 시나리오에 반해 노개런티로 출연을 자처해 화제를 모으기도 한 작품이다.홍사빈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묘한 끌림이 있었다”면서 “20대 때 배우로 좋은 인장을 갖고 갈 수 있으리란 이상한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오디션 끝물에 참여해 주인공으로 뽑혔다. “막상 하려니 ‘와, 진짜 어렵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이 영화의 장면, 순간들이 내겐 없었을까 고민했죠. 중학교 때 따돌림 당했던 순간들도 끌어왔고, 방황했던 시간들, 열등감에 고민했던 나날들을 다 끌어왔어요. 그러다 보니 이해가 안되는 건 하나도 없었어요.”“너무 많이 나와서 고민이 컸다”는 그는 “세밀한 건 집에서 고민하고 현장에선 아무 생각 없이 나오는 대로 하자고 마음 먹었다”고 털어놨다. 촬영장도 그런 홍사빈을 최대한 배려하는 분위기였다. “한 장면을 놓고 네 가지 연기 패턴을 준비한 다음 ‘어떤 게 좋으세요’라고 하면 다 리허설을 해주셨어요. 신인인데도 말도 안될 정도로 배려를 해주셨어요.”홍사빈은 “예컨대 의붓아버지를 야구배트로 때리려 하는 장면은 영화 ‘세븐’에서 따왔다”면서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보고 배운 것들을 내 것으로 해보려 애를 썼는데 결국은 많은 준비를 한 뒤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게 택함을 받더라”고 말했다.마지막 홍사빈이 의붓 여동생 역의 비비를 오토바이에 태우고 떠나는 장면은 원래는 홍사빈 홀로 떠나는 장면이었다. 현장에서 바뀌었으니 어떤 얼굴이 그 장면에 맞을지 스스로도 갈피를 잡지 못했다. 결국 영화에 쓰인 건 테스트컷이었다. “조직 대보스 역의 김종수 선배님이 전체 리딩을 하고 난 뒤에 ‘현장에선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돼, 주변에서 같이 해주니까’라고 하셨어요. 전체 리딩 때 그간 준비한 걸 다 쏟아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이것저것 다 했는데, 결국 현장에선 선배님 말씀대로였어요. 송중기 선배님에겐 어떻게 작품에 임해야 하는지, 스태프와 동료들에게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귀중한 태도를 배웠어요.”홍사빈은 그렇게 ‘화란’으로 영화를 배우고, 인생을 배웠다. 인생 첫 레드카펫이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이란 소식을 들었을 때 그는 많이 울었다. 제작사 사나이픽쳐스 한재덕 대표가 전화로 “사르빈, 우리 영화 칸에 간다”고 했을 때 “‘내가 그렇게 못하지는 않았구나. 영화에 폐는 끼치지 않았구나’란 생각에 펑펑 울었다”고 했다. 긴장한 탓인지 칸영화제의 모든 기억은 삭제됐지만. “올해 너무나 많은 기쁨과 사랑을 받았지만 제게 아닌 것 같아요. 들뜨는 걸 안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때다 싶어 누리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홍사빈이 좀 더 많은 걸 누릴 수도 있었지만, 바로 올해 군입대를 결심한 이유기도 하다. “박정민 선배를 정말 좋아해요. 그 형을 보고 배우에 대한 꿈을 가졌어요. 정민이 형이 연극을 할 때 제가 스태프로 참여한 적이 있어요. 그 이야기가 정민 형이 쓴 에세이 ‘쓸만한 인간’에 나와요. 박원상 선배를 보고 배우를 꿈 꾼 박정민 형이 21살 사빈이 녀석을 보면서 갖는 생각을 이야기해요. 부족하지만 지금 해야 하는 게 무엇인가란 이야기죠.”“전 눈이 작아요. 또 짝짝이죠. 부족한 것도 많아요. 그렇기에 척 봐도 실력파인 것처럼 되고 싶어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많이 바닥에 처박혀 봤으니 어찌 해야 바닥을 벗어날 수 있을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급할수록 체하는 것 같아요. 군대 다녀와서 다시 처음처럼 열심히 오디션을 보러 다닐 생각이에요.”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12.27 05:13
연예일반

[오동진 영화만사] 극장, 이제 명절 특수’따위’ 없다

추석 대목이란 말, 이젠 옛말이다. 추석 민심도 옛말이다. 추석 때 사람들이 모인다는 것도 옛말이다. 단거리 네트워크 시대이다. 남극이나 북극에 사는 사람들조차 연결되는 세상이지만 만나는 것, 대면하고 대화하는 것은 가까운 사람들로만으로 한정된다. 가족들이 모여 영화를 간다는 것? 언감생심의 일이다. 그래서 장르적으로도 고래의 가족영화는 사라진지 오래다. 가족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 진부하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짜증을 내기까지 한다. 현대에서 가족의 의미는 사라졌다. 특히 한국은 출산율이 0.7%대이다. 한국에서 가족영화란 이제 SF영화급이다.예전에 추석 연휴에는 TV에서 꼭 나오는 외화가 있었다. 성룡의 ‘취권’과 브루스 윌리스의 ‘다이 하드’다. 이제 그런 얘기도 사람들의 짜증을 불러 일으킨다. 도대체 언제 때 얘기냐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스탠리 도넌의 1954년작 ‘7인의 신부’같은 영화 얘기를 하면 아마도 뺨을 맞을 것이다. 지금 시대에 TV에서 굳이 가족영화를 틀겠다면 2019년판 ‘작은 아씨들’이 제격이겠다. 그레타 거윅이 만들었고(맞다. ‘바비’의 그 감독이다) 시얼샤 로넌에 플로렌스 퓨까지 나온다. 게다가 티모시 살라메가 나온다. MZ세대가 좋아하는 젊은 배우들이자 감독이다. 그렇게 세상은 바뀌었다.청소년들 상당수는 엄마 아빠와 영화를 보러 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나마 나이든 부모와 동반을 허락하는 자녀는 성인 여성들이다. 추석 대목은 장년층 관객들, 50대와 60대 관객들이 오랜만에 극장에 가는 시기기도 하다. 이런저런 것들을 감안했음에도 이번 추석에 개봉한 영화들의 흥행 수치는 훨씬 더 좋지가 않다. 무엇보다 전체 관객 수가 급감했다. 이는 추석 당일 관객 수가 지난 해 94만명 대비 올해는 42만명에 그친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람들이 정말 극장에 가지 않는 것이다. 흥행 순위는 ‘천박사 퇴마연구소 :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이 10월3일까지 151만명 정도로 1위이긴 하지만 관객 수가 빠르게 빠져 나가고 있다. 73만명을 모은 ‘1947 보스톤’은 점유율이 역상승세를 타고 있긴 하지만 그 파워는 다소 미약한 편이다. 아직 BEP까지 한참이 남은 상태다. ‘거미집’이 문제인데 작품 평가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26만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다소 심각한 상황이다. 아마 해외수출이 숨통을 틔우게 할 것이다. 지난 5월 칸 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천박사’가 그나마 체면 치레를 하고 있는 것은 속된 말로 ‘강동원빨’이다. 이 영화는 그의 오랜만의 주연작이다. 강동원의 팬덤이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코미디이다. 지금은 사회 전체가 웃음을 잃은 시기이다. 어차피 말도 안되는 황당무계한 사건이 벌어지는 시대이기도 하다. CG가 잔뜩 들어 간 퇴마사 얘기에 사람들이 혹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영화마저 세상처럼 혹세무민을 하고 있다는 얘기지만 이건 부작용이 없는 거짓말 같은 환상의 얘기라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셈이다.‘1947 보스톤’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사회 내의 진영 갈등이 조금 불을 붙이지 않을까 전망했던 측면이 있다. 의외로 작금의 역사 논란 등 여러 사회정치적 이슈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1947 보스톤’은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일본과 미국에 대해, 그리고 진정한 애국이나 국익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관객들 대다수가 울고 나온다. 영화가 진심을 담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1947 보스톤’이 역주행할 것인가. 한글날 연휴 흥행세가 변곡점이 될 것이다.‘거미집’은 매우 잘 만든 영화이다. 일명 작가주의 영화이다. 그럼에도 재미가 삼삼하다. 송강호 등 배우들이 열연한다. 배경이 1970년대다. 예술영화지만 제미가 있고 인기있는 스타급 배우들이 나오지만 젊은 관객들이 잘 모르는 시대라는 것이 흥행면에서 치명타를 입혔다. 흥행에 성공하든 못하든 ‘거미집’은 영화를 만든 감독 김지운과 배우들, 제작자, 스태프들에게 만큼은 ‘남는’ 작품이 될 것이다. ‘거미집’은 이들에게 이름과 명예를 줄 것이다. 영화인들에게는 때로 성공이나 돈보다는 그게 더 중요할 것이다. 김지운은 이번 영화로 자신이 영화적으로 많은 것을 성취한 감독임을 입증해 냈다.영화광 관객들에게는 긴 연휴 끝물에 개봉하는 송중기 주연의 누아르 영화 ‘화란’이 기대작일 것이다. 작은 영화로는 ‘절해고도’ ‘당나귀 EO’ ‘킴스 비디오’도 있다. 재개봉작으로 아벨 페라라의 ‘킹 오브 뉴욕’같은 작품들도 있다. 사실 영화는 차고 넘친다. 문제는 추석 같은 명절 특수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도 누구는 웃고 있고 누구는 침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것이다. 영화나 인생이나 다 그런 것이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3.10.05 06:15
영화

[RE스타] ‘거미집’ 전여빈, 변신의 귀재

재조명, RE(Re examination). 일이나 사물의 가치를 다시 들추어 살펴본다는 이 말을 스타에 대입해 보려 합니다. 아니, 스타보다는 한 인물을 재조명한다는 말이 더 적합하겠군요. TV·영화·연극·뮤지컬·OTT·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에 등장한 인물 중 왠지 모르게 자꾸 생각나고, 떠오르는 사람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소개하려 합니다. 리(re)스타? 이 스타! <편집자주> “전여빈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아요. 현장에서 돌발적인 감정과 연기가 튀어나오죠. 그럴 때 나오는 생기와 생동감이 놀라워요. 머릿속에 순서를 정해놓고 체계적으로 연기하는 게 보통인데 전여빈은 전혀 예상치 못한 연기를 보여줘요.”배우 전여빈에 대한 대선배 송강호의 평가다. 전여빈은 송강호와 함께 출연해 지난달 27일 개봉한 영화 ‘거미집’에서 변신의 귀재다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데뷔 후 가장 짧은 머리를 하고 가죽 재킷을 입은 전여빈의 모습은 기존과 전혀 다른 새로움을 느끼게 한다. 전여빈이 연기한 신미도는 극중 김감독(송강호)의 스승인 영화계 거장 신감독의 조카이자 영화사 신성필림의 후계자다. 영화 속 영화 ‘거미집’ 촬영의 재정을 담당하는 스태프이기도 하다. 그는 김감독의 수정된 대본을 읽고 걸작 탄생을 예감한다.사실 ‘거미집’은 대중적인 소재는 아니다. 1970년대 영화 현장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블랙 코미디로 영화 속 영화라는 독특함까지 갖췄다. 대중적이지 않은 소재를 대중적으로 느끼게 하는 건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다. 전여빈은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등 선배 배우들은 물론 후배 정수정과도 찰떡 호흡을 선보인다. 전여빈은 주연작 두 작품을 같은 달 공개하며 스크린과 OTT에서 쌍끌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18일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를 선보였다. 이 작품에서 전여빈은 데뷔 후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했다. 극중 1998년의 권민주와 2023년의 한준희는 외모 빼고는 모든 게 정반대인 인물. 전여빈은 극과 극 캐릭터를 그간의 연기 내공으로 자연스럽게 그려냈다.전여빈은 최근 인터뷰에서 “‘너의 시간 속으로’와 ‘거미집’ 촬영이 겹쳤는데 오픈까지 비슷한 시기에 할 줄은 몰랐다”며 “이번 가을은 잘 뿌린 씨앗을 잘 거두는 계절 같다. 지금의 마음은 설레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고 복합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크게 드는 마음은 감사함”이라고 작품에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여빈은 2009년 뮤지컬 ‘루나틱’으로 데뷔했다. 연기에 재미를 느낀 전여빈은 2012년 단편 영화 ‘불취불귀’를 시작으로 ‘대한민국에서 연습생으로 산다는 것’, ‘더 워크 웨이팅 포 유’(The work waiting for you)에 출연해 연기 경험을 쌓았다.2015년에는 영화 ‘간신’을 통해 상업 영화에 데뷔했다. 이후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2016), ‘여자들’(2017), ‘여배우는 오늘도’ 같은 독립 영화부터 ‘밀정’(2016), ‘인랑’(2018) 등 상업 영화에도 꾸준히 얼굴을 비췄다. 그러다 2018년 ‘죄 많은 소녀’를 만나게 됐다. 전여빈을 단숨에 충무로 기대주로 떠오르게 한 영화다. 전여빈은 ‘죄 많은 소녀’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 독립스타상, 제24회 춘사영화제 신인여우상, 제28회 부일영화상 신인여자연기상 등 많은 트로피를 받았다. 이후 전여빈에게 러브콜이 쏟아졌다. 2019년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는 다큐멘터리 감독 황은정 역을 맡아 다채로운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천우희, 한지은과 연기가 아닌 실제 친구 같은 연기를 보여주며 주목을 받았다. 송중기와 함께 출연한 tvN ‘빈센조’(2021)에서는 변호사 홍차영 역을 맡아 기존의 어두운 이미지를 벗고 밝은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 작품은 최고 시청률 14.6%까지 오르며 크게 흥행했다.이외에도 안재홍과 함께 출연한 영화 ‘해치지 않아’(2020), 넷플릭스 영화 ‘낙원의 밤’(2021), ‘글리치’, 특별출연임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외계+인’(2022)까지 팔색조 같은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전여빈의 가장 큰 무기는 도화지 같은 얼굴이다. 만나는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로 대중 앞에 나선다. 올해 ‘너의 시간 속으로’, ‘거미집’으로 가능성을 증명해 낸 전여빈은 오는 12월 영화 ‘하얼빈’으로 연말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2015년 데뷔 후 한 해도 쉬지 않고 달려온 전여빈이 다음 작품에선 어떤 변신으로 대중을 또 한 번 놀라게 할지 기대된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10.05 05:09
영화

‘화란’ 송중기, 데뷔 15년만 칸 입성 “영광스럽고 설레”

영화 ‘화란’이 76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섹션에 공식 초청된 가운데 배우 송중기, 홍사빈, 김형서(비비)의 생애 첫 칸 진출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느와르 드라마다. 특히 ‘화란’은 신예 배우 홍사빈과 글로벌 스타 송중기, K콘텐츠 아이콘 김형서의 생애 첫 칸 국제영화제 입성으로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지옥 같은 현실에서 기댈 곳 없는 18살 소년 연규 역을 통해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낼 홍사빈은 첫 영화 주연작으로 칸 진출한 것에 대해 “칸 영화제에 초청받을 수 있어 영광이다. 그리고 멋진 영화에 함께 하게 되어 저 또한 너무 영광이고 감사한 마음”이라며 “영화제 발표까지 고생하신 많은 스태프분들에게 모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옥 같은 세상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 역의 송중기 또한 칸 입성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화란’을 통해 전에 보지 못했던 강렬한 연기 변신을 꾀한 송중기는 “영광스럽고 설레는 마음이다.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의 뜨겁고 순수한 열정이 모인 현장이었다. 주어진 환경에서 치열하게 만든 작품을 세계 무대에서 처음 선보이게 돼서 기쁘다. 여기에 제가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느낀 강렬함을 곧 관객들과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더해져 기쁨이 배가 됐다. 영화인의 축제인 만큼 충분히 즐기고 오겠다”고 특별한 소감을 밝혔다.그리고 비참한 현실에 흔들리지 않으려는 연규의 동생 하얀 역을 당돌하면서도 강인한 눈빛과 연기로 소화한 김형서는 “너무 신기하다. 감독님과 송중기 배우, 홍사빈 배우가 잘해둔 것에 숟가락을 얹어서 가는 느낌이지만 너무 감사하고 잘 해보겠다”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화란’이 초청된 ‘주목할 만한 시선’은 칸 국제영화제 공식 섹션이자 재능 있는 젊은 감독을 발굴하고 독창성과 미학적으로 뛰어난 작품을 소개하는 부문이다. 특히 ‘화란’의 김창훈 감독은 “이 영화를 위해 헌신해주신 배우분들과 제작진분들께 정말 감사드리고, 그분들의 노고가 빛을 발할 수 있게 되어 진심으로 기쁘고 또 다행스럽다”며 “어린 시절부터 늘 바라왔던, 모든 영화인들의 꿈 같은 축제에 함께 할 수 있게 돼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칸 입성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76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 ‘화란’ 올해 개봉 예정이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4.21 13:52
영화

대기만성형 진선규의 ‘카운트’, 韓영화 흥행세 되찾아 올까

배우 진선규가 첫 단독 주연을 맡은 영화 ‘카운트’가 올해 좀처럼 흥행세를 타지 못하는 한국 영화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주목된다.‘카운트’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체육교사 시헌과 그의 복싱부 제자들의 성장기를 다룬 영화. ‘극한직업’에서 코믹한 연기로 관람객을 사로잡은 진선규가 처음으로 단독 주연을 맡았다. 시헌의 아내 역에는 오나라, 교장선생님 역에는 고창석 등 베테랑이 함께한다. 복싱부 학생 역으로는 신예 성유빈, 장동주가 출연해 진선규와 신구 조화를 이룬다. 올해 극장가는 황정민, 현빈 주연의 ‘교섭’과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주연의 ‘유령’ 등 굵직한 한국 영화가 설 대목을 노리고 개봉했지만,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는 부진을 겪어야 했다. 이에 박스오피스 상위권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 물의 길’과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차지해왔다.그런 가운데 ‘카운트’가 한국영화 저력을 발휘할지 영화계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코미디와 스포츠, 감동 드라마가 포개져 한국영화 갈증에 목마른 관객들에게 적격이 될 듯하다. '카운트'는 '너의 결혼식'으로 웃음과 감동을 다 잡은 필름케이 신작이라는 점도 기대를 더한다. ◆ 진선규가 만드는 캐릭터성, 단독 주연서도 통할까진선규는 ‘범죄도시’, ‘극한직업’, ‘공조2: 인터내셔널’ 등 굵직한 흥행 영화에서 비중 높은 조연을 맡았다. '카운트'는 그런 진선규가 첫 단독주연으로 등장하는 영화여서 기대를 모은다. 진선규는 대학로 연극판에서 12년간 무명생활을 견디며 연기력을 탄탄히 쌓아 올린 대기만성형 배우다.이런 기본기를 바탕으로 진선규는 맡은 작품마다 강렬한 캐릭터성을 뽐내며 관객들에 눈도장을 찍었다. ‘범죄도시’에서 조선족 출신 흑룡파 중간 보스 역을 맡아 관객에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범죄도시'로 청룡영화제 남우조연상을 수상, 단숨에 영화계 주목을 받았다. 천만영화 ‘극한직업’에서는 유도 국가대표 특채 출신인 마봉팔 형사로 분했다. 그는 개그 캐릭터를 맛깔나게 연기해 ‘신 스틸러’로 자리잡아갔다. '승리호'에선 거칠지만 마음 따뜻한 타이거박 역으로 송중기, 김태리와 호흡을 맞췄다. 지난해 개봉한 ‘공조2: 인터내셔널’에서는 메인 빌런인 장명준 역할을 맡아 기존 작품들과는 또다른 압도적인 아우라를 뽐냈다.드라마에서 활약도 상당했다. 진선규는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에서 책임감 넘치는 범죄행동분석팀장 국영수로 분해 주연급 배우로 발돋움했다. ‘몸값’에서는 원조교제를 하려던 경찰 노형수 역을 맡아 인간의 비열함, 약삭빠름, 나약함 등 다양한 면모를 다각도로 비추며 그의 연기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착한 역과 악한 역, 개그 캐릭터와 진지한 캐릭터를 오가며 종횡무진하던 진선규가 원톱 주연으로서 저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가 '카운트' 흥행의 관건이다. ◆ 인간 진선규를 닮은 ‘카운트’의 서사진선규의 대기만성은 연기력만에 국한되지 않는다. 함께 호흡을 맞춘 동료 배우 오나라와 고창석은 진선규를 두고 “잘 돼도 배가 아프지 않은 배우”라 평했다. 일선 현장에서 동료를 배려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는 ‘인간 진선규’에 대한 평가다. 진선규는 수많은 촬영 현장에서 착하다는 평이 끊이지 않은 배우로 잘알려졌다. ‘카운트’ 제작사 필름케이 김정민 대표는 "코로나19 초창기에 영화를 찍었는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현장을 다독이고 이끌어가는 어른의 역할을 묵묵히 잘 수행했다"고 말했다. 첫 주연작인 만큼 진선규에게도 ‘카운트’는 남다른 애정이 가득하다. 진선규는 '카운트' 제작발표회에서 “‘시헌’ 캐릭터가 곧 나라는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읽어나갔다”고 말했다. 영화 속 시헌의 직업인 체육 선생님은 진선규의 실제 장래희망이었고, 영화 촬영도 그의 고향인 경남 진해에서 진행됐다. 진선규에게 특별할 수 밖에 없는 영화란 뜻이다. 진선규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 ‘아는형님2’에서 '카운트'의 명대사로 “복싱이 다운됐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다시 일어나라고 카운트 10초를 준다”, “내 인생도 아마 다섯이나 여섯 쯤 세고 있으려나?”를 꼽았다. 진선규의 인생 자체를 돌아보게 되는 대사다.'카운트'는 2월22일 관객과 만난다. 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2.14 06:55
스타

칠봉이·구동매·안정원·상수 선배…40대 유연석의 전성기는?

이쯤 되면 변신의 귀재다.수지의 강남 선배를 넘어 칠봉이, 구동매, 안정원 선생, 데이빗을 지나 상수 선배까지. 맡는 역할마다 완벽에 가까운 소화력을 자랑하며 배역 그 자체로 대중에게 각인된다. 지난 9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사랑의 이해’의 서사를 이끌며 애절한 사랑꾼으로 변신한 배우 유연석의 이야기다. 2003년 영화 ‘올드보이’로 배우 생활을 시작해 어느덧 데뷔 20년 차를 맞이한 유연석은 그간 다채롭게 필모그래피를 채워왔다. 스크린 데뷔작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속 유지태가 맡은 이우진의 아역으로 등장해 배우로서 첫걸음을 뗀 이후 공군 복역을 마친 그는 연극,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을 가리지 않고 대중에 모습을 비췄다. 독립 영화 ‘열여덟,열아홉’ ‘혜화,동’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인 그는 단숨에 떠오르는 신인 배우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조연을 맡은 영화 또한 흥행하며 유연석의 인지도는 더욱 상승했다. 2012년 한국 로맨스 대표작이자 ‘국민 첫사랑 영화’인 ‘건축학개론’에서 과거 서연 역으로 분한 수지가 동경하는 대학 선배 재욱 역을 맡아, 모든 것에 능숙한 나쁜 남자를 완성도 있게 연기했다. 같은 해 송중기, 박보영 주연작 ‘늑대소년’에서는 일명 ‘인간 쓰레기’로 불리며 소탐대실의 훌륭한 예시를 보여준 인물 지태로 변모했다. 그는 순이(박보영 분)를 짝사랑하지만 정작 다른 여자와 놀아나는 악역 지태의 면면을 세밀히 표현해 대중에게 호평받았다. 드라마, 영화 조연으로 열일 행보를 이어가던 그에게 배우로서 한 계단 올라갈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 있다. 2013년 전 세대에게 사랑받으며 대흥행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4’였다. 첫 드라마 주연작이기도 한 이 작품에서 유연석은 훈남 야구 선수 칠봉이 역을 맡아 앞서 선보인 차가운 악역 이미지와 상반되는 달곰한 모습으로 뭇 여성 팬들의 마음을 울리며 배우로서 탄탄히 자리매김했다. 의사 이미지로도 유명세를 탄다. 2016년에서 2017년 방영된 의학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유연석은 잘생긴 연하남 의사 강동주를 맡아 수많은 명장면을 탄생시키며 ‘멜로 장인’으로 거듭났다. 이후 2018년 김은숙 작가의 ‘미스터 션샤인’으로 그는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갱신했다. 유연석은 백정의 아들 구동매로 맞춤옷 연기를 선보였다. 오직 조선 최고 사대부댁 애기씨 애신(김태리 분)을 사랑해서, 사랑에 미친 사내 구동매로 접신한 듯 배역 그 자체로서만 존재했다. 2년이 지난 2020년 봄, 안방극장에 온기를 가득 안긴 힐링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전성기를 다시 맞았다. 천사 같은 성품의 소유자 소아외과 조교수 안정원으로 그는 매주 목요일 밤을 환하게 밝혔다. 2021년 이어진 시즌2에서도 유연석의 에너지는 동일했다. 뮤지컬 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헤드윅’,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 ‘베르테르’ 등 남다른 가창력과 인상적인 연기력으로 뮤지컬 배우 유연석으로서의 삶도 꼼꼼히 꿰맸다. 스크린 위에 펼쳐진 배우 유연석의 얼굴도 각양각색이었다. 영화 ‘제보자’, ‘상의원’, ‘은밀한 유혹’, ‘그날의 분위기’, ‘뷰티인사이드’, ‘해어화’, ‘강철비2: 정상회담’, ‘새해전야’ 등 다양한 작품과 배역에 도전했다. 지난해 9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지 한 달도채 안 된 시점에 누적 시청 1억 시간을 돌파한 시리즈 ‘수리남’에서는 데이빗 박을 연기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콜롬비아에서 자라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사용하는 한인 2세이자, 전요한(황정민 분) 조직의 법률적 자문을 도맡는 고문 변호사로 열연했다. 최근 종영한 ‘사랑의 이해’를 통해 유연석은 더 깊은 감성의 연기를 선뵀다. 30대 끝자락에 임한 이 작품에서 그는 대책 없이 휘말리곤 하는 ‘사랑’의 과정을 노련하게 담았다. 하상수 역을 맡아 감정의 불확실함에 빠져 괴로워하는 인물을 전매특허 눈빛 연기와 절제된 감정 표현으로 찍어낸 것. 사랑을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인물의 변화 또한 자연스럽게 그리며 매회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평받았다. 오는 3월 1일 유연석은 영화 ‘멍뭉이’로도 관객을 찾는다. ‘멍뭉이’는 동생 같은 반려견 루니에 진심인 민수(유연석 분)가 견주 인생에 위기를 맞고 사촌형인 진국(차태현 분)과 뜻밖의 여정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실제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유연석이 견주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아 새로운 집사 찾기에 나서는 민수 역을 맡아 사실감 있는 연기를 펼친다. 수많은 작품, 캐릭터로 매번 그다음을 기대케 하는 배우 유연석의 다음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3.02.14 06:36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중국 OTT 불법 업로드 해프닝… 제작사 “현재 삭제 완료” [공식]

‘재벌집 막내아들’이 중국 OTT 아이치이(IQIYI) 플랫폼에 불법 업로드됐다 삭제 처리된 해프닝이 벌어졌다. 5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제작사 SLL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에 “해당 영상은 전체 본편 영상이 아닌 개인이 편집 업로드한 불법 영상으로 파악됐다”며 “아이치이에 해당 내용을 전달해 현재 삭제 처리됐고 이후 업로드되는 불법 영상에 대해서도 신속히 조치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가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드라마로, 지난 25일 종영했다.총 16부작으로 제작된 드라마는 금토일 편성이라는 파격성과 송중기, 이성민 주연작으로 화제 속에 종영했다. JTBC 역대 드라마 시청률 2위를 기록하며, 최종회는 시청률 26.9%(닐슨코리아)로 집계됐다.중국은 지난 2017년부터 한한령(중국 내 한류 금지)을 실시하면서 한국 드라마, 게임 등 콘텐츠 유입을 금지하고 있다.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3.01.0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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