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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분석] 실화 소재 콘텐츠는 사전에 동의를 꼭 받아야 하는 걸까요? ②

실화나 실존인물 소재 드라마와 영화가 법적 다툼에 휘말리는 경우는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 대부분 실제사건 인물의 당사자, 피해자, 유족 등이 명예훼손을 주장하며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것으로 이어지지만, 주로 법원에선 창작의 자유를 주장하는 제작진에 손을 들어준다. 때문에 실화와 실존인물을 다루는 방식은 제작진의 몫으로 남겨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실화나 실존인물 소재의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제작진에게 남다른 책임의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나온다. ◇명예훼손vs표현의 자유…법원 판단은?실화나 실존인물 기반으로 작품을 만들 때는 법리적으로 인격권·명예권과 표현·예술의 자유 간에 충돌이 일어나곤 한다. 하지만 법리적으로는 실화나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창작을 할 때는 각색이 이뤄지기 때문에 당사자나 유가족 등의 사전동의를 관행적으로 받을 뿐이지 꼭 동의를 필수적으로 받을 필요는 없다. 더구나 대상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는 한 법적제재를 받기도 쉽지 않다.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일간스포츠에 “뉴스보도와 다큐멘터리 경우 특정 인물의 동의를 거치지 않고 사진이나 영상물을 사용한다면 초상권, 명예훼손의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드라마와 영화 같은 경우엔 인물, 기업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거나 해당 소재들을 강조해 공격하듯 표현한 것이 아니라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인, 재벌 등 공인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은 풍자나 패러디를 위해 쓰였거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됐다면 공익성과 창작의 자유가 우선된다”고 말했다. 실제 판례에 비춰볼 때 법원이 당사자 또는 관계자들이 제기한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럼에도 제작진은 논란 자체를 피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합의를 통해 소송 취하를 이끌어내거나, 제목 변경 등의 조치에 나선다.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 ‘암수살인’(2018)의 경우 사건 피해 유가족 측은 영화가 실제사건을 거의 동일하게 재연해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입었고 피해자의 ‘잊힐 권리’를 침해했다며 투자배급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후 개봉 직전 투자배급사 측과 유가족 측이 극적으로 합의해 분쟁이 마무리되기도 했다. 실화를 모티브로 실존인물 ‘마약왕’ 조봉행을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2022)도 실제 국가명 사용 등을 이유로 논란에 휩싸였다. 현지 장관은 수리남이 ‘마약국가’로 낙인 찍힐 것을 우려하며 제작사를 상대로 법적대응을 검토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자칫 국가간 외교 문제로 비화될 뻔했으나, 수리남과 제작진이 드라마의 영어명을 ‘나르코스 세인츠(Narcos-Saints)’로 변경하는 데 합의해 갈등이 봉합됐다. ◇제작진, 논란 피하기 위해 노력…“시대정신 필요” 목소리도 표현의 자유가 폭넓게 허용된다 하더라도, 실화와 실존인물을 다루는 경우 논란의 소지가 크기 때문에 제작진 또한 깊이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한 제작사 PD는 “무척이나 쉽지 않은 작업이다. 부담감이 크다”며 “작가가 1차적으로 대본을 쓰지만 향후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머지 제작진들이 계속 대본을 검토해 나간다”고 전했다. 제작진의 이러한 노력에도, 작품이 논란에 휩싸인 경우는 빈번이 일어나고 있다. 운동권 대학생과 간첩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설강화’(2021)는 방영 전부터 민주화운동 폄훼와 안기부 미화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방송 이후에도 논란을 쉽게 지우지 못한 채 쓸쓸히 종영했다. 비슷한 시기 방송된 판타지 사극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역사왜곡 논란과 반중정서가 맞물려 결국 방영 2회 만에 조기종영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러한 여론 반응이 창작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라며,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재근 대중문화 문화평론가는 “무엇보다 널리 사회적으로 알려진 중요한 사건인 경우 그 자체적으로 의미가 있기 때문에 엄격하게 제약하는 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작품은 시청자와 관객의 선택을 받기 때문에 제작진이 자체적으로 더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한 드라마 PD는 “각색을 할 때 지상파 같은 경우엔 상대적으로 좀 더 엄격하지만 그것 또한 보편적인 윤리를 저해하지 않는 선”이라며 “대중이 불편하지 않게, 그리고 누군가에게 피해나 상처를 입히지 않으려 제작진 스스로 조심한다”고 말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제작진이 실화나 실존인물 소재를 피상적으로 가져오지 않으려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각색을 할 때 몰입감 등을 이유로 실제사건을 단순화하거나, 변주를 주기 위해 자칫 피해자와 가해자를 바꾸기도 한다”며 “논란을 최소화하려면 실화의 본질을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어떤 면을 강조하거나, 주제와 결부된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는 등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요구했다.더 나아가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시대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 소재가 먼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라도 작품은 지금의 시청자와 관객과 함께 간다”며 “제작진이 작품은 동시대의 대중에게 평가 받을 수밖에 없고 이들에게 영향력을 끼친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면서 소재를 다뤄줘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5.03 06:00
드라마

[왓IS] 제목에 발목 잡힌 ‘수리남’… 책임은 누구에게?

넷플릭스의 잘 나가던 ‘수리남’이 펀치 한 방을 맞았다. 이 시리즈의 제목이기도 한 수리남 정부가 수리남이 작품 내에서 마약국으로 묘사된 점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것. 급기야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런데 ‘수리남’의 제작사와 넷플릭스는 아직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수리남’ 논란의 시작은 지난 14일이었다. 수리남의 알버트람딘 외교·국제사업·국제협력부 장관이 “수리남은 오랫동안 마약 운송 국가라는 나쁜 이미지를 갖고 있었지만 이제 더는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 넷플릭스 시리즈로 인해 수리남이 다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지난 9일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 ‘수리남’은 2011년 체포된 한국인 마약상 조 씨와 그를 체포하기 위해 활약한 민간인의 실화를 각색한 작품이다. 극의 배경인 수리남은 마약 유통이 행해지는 국가로 그려졌다. 주 베네수엘라 대한민국 대사관(수리남 업무 겸임)은 수리남에 거주하는 한인들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안전공지를 안내했다. 하지만 알버트람딘 장관의 반감과 달리 현지에서는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장관의 발언을 다룬 현지 매체 보도에는 “전 세계가 수리남의 현실을 알고 있다”는 국민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또 수리남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15일 SBS와 화상 인터뷰에서 “드라마 내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교민은 거의 없었다”면서 “수리남 국민들은 한인 식당을 찾는 등 한국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밝혔다. 이 논란에 대해 ‘수리남’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은 “노코멘트 하겠다. 넷플릭스에 문의해달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또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아직 수리남 정부의 공식적인 항의가 들어오진 않았다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 감독이 답변을 넘긴 넷플릭스는 논란이 불거진 후부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수리남 정부의 항의는 ‘수리남’이 제작되기 전부터 불거졌다. 수리남 정부는 그 당시 외교부에 제목을 바꿔 달라 요청했다. 이에 넷플릭스에 해당 내용이 전달돼 한국 제목은 ‘수리남’으로 하되 영문 제목은 ‘나르코스 세인츠’(Narcos-Saints)로 합의점을 찾았다. 사실 마약왕의 실화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넷플릭스는 앞서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을 배경으로 제작된 시리즈 ‘나르코스’를 내놓은 바 있다. ‘수리남’의 악역인 전요환(황정민 분)의 거래 대상이 ‘나르코스’에도 등장했던 칼리 카르텔이라는 접점도 있다. 콜롬비아 입장에서는 ‘나르코스’부터 ‘수리남’까지 연이어 ‘마약 국가’로 등장한 셈이 된다. 한국의 경우 북한과 휴전 상황으로 인해 종종 해외 작품에서 부정적으로 묘사된다. 반대로 미국이나 미국인에 대한 이미지 역시 다른 많은 작품에서 희화화된다. 넷플릭스 시리즈 ‘에밀리, 파리에 가다’에서 프랑스인들은 텃세가 심하고 타 문화권 사람들에게 불친절한 성격을 가진 것으로 묘사된다. 포인트는 그와 같은 묘사가 실제에 기반을 하고 있느냐, 그렇지 않으면 억지로 만들기식이냐에 달려 있다. ‘수리남’은 수리남의 명예를 훼손시키기 위해 그곳을 배경으로 마약상의 이야기를 전개한 게 아니다.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했고, 주인공 마약상 역시 한국인이다. 촬영은 수리남이 아닌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진행됐다. 마약상의 이야기를 담은 수많은 작품 중 하나가 될 것 같았던 ‘수리남’이 국가 이미지 훼손을 주장하고 있는 수리남 정부로 인해 뜨거운 감자가 됐다. 이번 일이 어떻게 매듭지어지느냐에 따라 향후 넷플릭스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제작되는 콘텐츠들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는 넷플릭스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2.09.1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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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남 외교 장관, 넷플릭스 ‘수리남’ 법적 조치 시사

수리남 외교 장관이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에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14일(한국시간) 수리남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알버트 람딘 외교, 국제 비즈니스 및 국제 협력 장관은 지난 1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리남은 수년간 마약 운송 국가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지만 우리는 더 이상 그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알버트 람딘 장관은 “영화 제작자가 수리남을 그렇게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려고 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면서 ‘수리남’ 시리즈 제작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거라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면서 알버트 람딘 장관은 “(그동안) 나라 이미지 재고를 위해 노력했지만 넷플릭스 시리즈로 수리남이 다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마약 대부 이야기를 다룬 ‘수리남’이 자국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고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현지 언론은 수리남이 해당 내용과 관련해 주한미국대사에게 서면으로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관계자에 따르면 ‘수리남’ 측은 이와 관련한 입장을 정리 중이다. ‘수리남’은 지난 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됐으며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해당 시리즈는 이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서 넷플릭스 TV 쇼 부문 글로벌 톱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09.1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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