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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비거리, 내 안에서 찾을 것인가? 밖에서 찾을 것인가?

페어웨이가 넓디 넓은 고창컨트리클럽에 다녀왔다. 연습 라운드였다. 그곳에서 다음 달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챔피언스투어 퀄러파잉 스쿨을 연다. 챔피언스투어는 만 50세가 넘은 시니어 프로 골퍼만 참가하는 투어이다. 나이가 지긋한 선수만 이 투어에 참가한다고 해서 경로잔치 정도로 얕보면 절대 안 된다. 시니어 선수 중에는 드라이버 샷 비거리가 어마어마한 선수도 몇 명 있다. 그 중 한 손으로 꼽는 사람이 바로 이종옥 프로이다. 오십 대 후반인 그는 뱁새 김용준 프로가 엉겨 붙을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멀리 친다. 뱁새 김 프로도 ‘비거리 하면 한 가락 한다’고 자부하지 않느냐고? 흑! 이프로 앞에서는 꼬리를 내릴 수 밖에 없다. 그는 뱁새가 아는 한 KPGA 시니어 투어 선수 가운데 가장 멀리 친다. 이종옥 프로와 함께 연습 라운드를 한 그날도 여지 없었다. 넓은 페어웨이 덕에 마음껏 드라이버를 휘두른 열 네 홀 가운데 뱁새가 더 멀린 친 홀은 단 세 홀뿐이었다. 그 중 한 번은 이 프로 공이 살짝 감겼을 때였다. 나머지 두 번은 이 프로가 빗맞혔을 때였고. 같은 홀에서 뱁새와 이 프로 둘 다 정타에 가깝게 맞힌 적이 한 번 있었다. 그 때 거리 차이가 두 사람의 비거리 차이일 것이다. 두근두근 하며 가 보았다. 이 프로 공이 열 다섯 발짝쯤 멀리 가 있었다. 이번에는 하고 벼렀지만 뱁새는 완력 앞에 눈을 내리 깔 수 밖에 없었다. “아이고, 이제는 차이도 안 나네”라고 이 프로가 너스레로 쓰러진 뱁새를 즈려 밟았다. 뱁새 드라이버 헤드 스피드는 최대 120마일에 육박한다. 초당 속도로 치면 50m를 훌쩍 넘는다. 스매쉬 팩터도 1.46~1.48정도로 준수하다. 스매쉬 팩터는 공을 얼마나 정확하게 맞히는지를 가늠하는 척도이다. 1.5가 만점이다. 이종옥 프로 헤드 스피드는 도대체 얼마나 될까? 뱁새가 보기에는 120마일대 중반은 쉽게 넘는다. 스매쉬 팩터도 틀림 없이 뱁새 보다 높다. 더 젊어서는 헤드 스피드가 130마일을 훌쩍 넘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혹시 진심으로 장타를 배우고 싶다면 그를 찾아가기를 바란다. 뱁새를 찾아가면 안되냐고? 흠흠. 이종옥 프로가 으뜸이다. 그래도 뱁새와 이종옥 프로의 드라이버 샷 비거리 차이는 지난 2년 동안 제법 줄었다. 그 이유는 놀랍게도 뱁새 비거리가 살짝 늘어난 덕이다. 쉰 살이 훌쩍 넘은 넘은 뱁새가 비거리가 늘다니 놀랍지 않은가? 그 날도 뱁새가 몇 번이나 이 프로 엉덩이 뒤까지 따라잡았다. 이 프로도 놀라는 기색이었다. 엉덩이 뒤까지 따라간 것이다. 넘어선 것이 아니고. 뱁새는 드라이버 거리를 어떻게 늘렸을까? 혹시 소셜 미디어에서 잔뜩 올라온 비결을 보고 따라 한 것일까? 아니다. 뱁새는 ‘따라 하기만 하면 비거리가 몇 십 미터가 늘어난다’는 비결을 보지 않는다. 무의미 해서가 아니라 뱁새는 이미 쥐어짜서 비결만으로는 더 나올 것이 없기 때문이다. 뱁새의 비거리가 늘어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뱁새가 저 혼자서 진단한 이유이니 가려서 듣기 바란다. 뱁새는 근력을 많이 키웠다. 지난 2년간 꾸준히 근력운동을 했다. 사실은 시니어 투어를 뛰려고 4년 전에 근력운동을 시작했다. 그렇다고 대단한 운동을 한 것은 절대 아니다. 팔굽혀 펴기와 스쿼트 비중이 가장 컸다. 둘 다 맨몸으로만 했다. 처음에는 조금씩 밖에 하지 못했다. 근육통으로 힘들어서 말이다. 힘이 붙으면서 하루에 수 백 개씩을 해도 오래 지나지 않아 회복하는 경지까지 왔다. 또 뱁새는 이따금 한번씩 달리고 있다. 얼마나 뛰느냐고? 처음에는 5km도 버거웠다. 지금은 10km도 거뜬하다. 복근은 운전하면서 단련했다. 차에 앉아 있는 동안 배에 힘을 꽉 주고 윗몸 일으키기를 축소한 동작을 끝없이 반복했다. 체지방이 줄면서 근육량이 제법 많이 늘었다. 근육의 질도 좋아졌을 테고. 스트레칭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다치지 않아야 하니까 말이다. 다른 변화도 있었다. 놀랍게도 딱 맞는 드라이버 샤프트를 만났다. 지인인 최승진 박사가 개발한 샤프트였다. 그는 말만 박사가 아니라 진짜로 건축학 박사이다. 최 박사는 개발한 샤프트를 거의 다 수출하고 있다. 부드러운 데도 강한 스윙을 받아주는 샤프트가 너무 신기했다. 노골적으로 홍보하는 것 아니냐고? 독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진심으로 믿기 때문에 귀띔하는 것이다. 뱁새도 샤프트 개발에 살짝 참여했다. 그래도 지금 쓰고 있는 샤프트를 받은 것 외에는 최 박사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다. 내 몸에 맞는 장비를 쓴다면 틀림 없이 이득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최 박사가 한 재미 있는 이야기를 들려 주겠다. “시뮬레이션 골프 연습장에서 값이 얼마 나가지도 않는 클럽을 훔쳐가는 사람이 있다. 그곳에서 쳐 본 클럽이 자기에게 꼭 맞아서이다” 뱁새도 그런 경우를 옆에서 본 적이 있다. 훔치는 것 말고 우연히 자기 스윙에 잘 맞는 클럽을 만나서 놀라는 골퍼를 말이다. 비거리는 내 안에서도 찾아야 하고 내 밖에서도 찾아야 한다. 방법은 뱁새가 이미 귀띔했으니 되새겨 보기 바란다. 물론 둘 다 거저 얻을 수 있는 것은 것은 아니다.‘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김용준 KPGA 프로 2024.10.02 08:24
프로야구

"무조건 키우고 싶은 욕심" 156㎞/h 파이어볼러 지명에 함박웃음 LG

"우리도 (평균) 150㎞/h 던지는 투수가 하나 생겼네. (좋은 투수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2025 신인 드래프트를 돌아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LG는 11일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서울고 오른손 투수 김영우(19)를 지명했다. 염 감독은 "우리도 (평균) 150㎞/h 던지는 투수가 하나 생겼다"라고 반겼다.김영우는 올해 고교 무대에서 12경기에 나와 2승 1패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했다. 총 27이닝 동안 탈삼진 31개를 뽑았다. LG는 "투구 밸런스가 안정적이고 간결한 팔 스윙으로 빠른 공과 낙폭이 큰 커브가 강점이다. 릴리스 포인트가 높아 직구 각이 좋고, 공의 움직임이 좋다"라고 평가했다. 가장 큰 장점은 파이어 볼러다. 6월 6일 열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최고 시속 156㎞/h를 기록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김영우가 시속 156㎞/h를 던진 날, 나도 병원에서 혈압이 156이 나왔다"라고 치켜세웠다.염경엽 감독은 "2군에 (평균) 150㎞/h를 던지는 투수가 거의 없다"라며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가 좋다. 어떻게든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라고 했다. LG가 허용주(21)의 육성에 공을 들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지난해 7라운드 67순위로 입단한 허용주는 고교 시절 직구 구속이 150㎞/h가 넘었다. 신장 1m94㎝로 체격 조건도 좋다. 올해 퓨처스리그 7과 3분의 2이닝 동안 4사구 16개, 평균자책점 9.39로 부진하지만 잠재력이 풍부하다. 그래서 염경엽 감독은 허용주를 1군에 불러올려 육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불펜에서 마운드 그립까지 선보이며 지도했다. 염 감독은 "지금은 경기에 나가는 것보다 기본기를 다듬는 게 우선"이라며 "(1군과 동행하며) 많이 조정했다"라고 귀띔했다. 6월 중순 이후 2군 등판 기록이 없는데 조만간 실전 경기에 다시 투입될 예정이다. 김영우 역시 좋은 자질을 갖춘 투수로 평가하고 있다. 염 감독은 "150㎞/h 이상을 던지는 건 감독과 코치한테 키우고 싶다는 어떤 욕심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LG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투수 5명, 내야수 3명, 외야수 2명, 포수 2명을 선발했다. LG 백성진 스카우트 팀장은 "파이어볼러 투수와 미래 필요한 포지션인 포수와 유격수 자원을 우선적으로 지명했으며 스피드와 파워가 좋은 외야수를 중점적으로 뽑았다.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총평했다.이형석 기자 2024.09.12 05:13
프로야구

멘도사 라인 탈출 NC 김주원 "스스로에 갇혀 있더라" [주간 MVP]

NC 다이노스 김주원(22)이 멘도사 라인(규정타석을 채우고도 타율이 2할 언저리에 있는 타자)에서 탈출해 드디어 웃고 있다. 김주원은 NC가 창단 최다 11연패를 탈출한 지난주 5경기에서 타율 0.500(12타수 6안타) 2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주간 타율 2위, 장타율 1위(1.000), 출루율 1위(0.700)였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김주원을 8월 넷째 주 주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김주원은 "이런 상을 처음 받아 굉장히 영광이다. 이번 수상이 더 잘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한다"고 웃었다. 김주원의 올해 목표는 타율 0.250이상, 두 자릿수 홈런이었다. 지난해까지 1군 통산 타율은 0.235, 한 시즌 최다 홈런이 10개였다. 그러나 김주원은 5월 10일에서야 시즌 첫 2할 타율을 기록했다. 6월 중순에는 다시 1할대로 떨어졌다. 이후 한 달 넘게 1할 타율에 머무르는 등 시즌 내내 타율 1할 후반~2할 초반을 오르락내리락 했다. 김주원은 "타격 부진이 너무 길게 이어졌다. 타석에서 투수랑 싸워야 하는데, 내 타격자세나 부진에 고민하면서 스스로에게 갇혀 있더라"고 돌아봤다. 답답한 마음에 시즌 초반 삭발까지 했던 그는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았다. 마음처럼 되지 않아 굉장히 힘들었다"라며 "여기저기서 도와주려고 하는데 그럴수록 더 혼란이 오더라"고 아쉬워했다.김주원은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 멤버였다. 이후 포스트시즌을 거치면서 경험도 쌓았다. 시즌 종료 후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출전해 '베스트9'에 뽑혔다. 국가대표 차세대 유격수로 떠올랐다. 김주원은 "주변의 기대와 좋은 평가를 받다 보니 그만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부담감을 털어놓았다. 김주원은 8월 1일부터 27일까지 18경기에서 타율 0.350를 기록, 부진의 늪에서 탈출했다. 시즌 타율 0.228 7홈런 35타점으로 타율 2할 5푼-두 자릿수 홈런 달성도 충분히 가능하다. 김주원은 달라진 점에 대해 "내 몸과 공까지 거리를 최대한 짧게, 스피드 있게 나오도록 했다. '공이 맞고 난 이후는 내 영역이 아니다. 공까지 거리만 줄이자'고 생각하니까 이전에는 스윙이나 파울이 났던 타구가 인플레이 타구로 이어진다"라고 설명했다. 김주원은 "개인 성적을 떠나 매 경기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박)민우 형처럼 늘 잘하는 선수의 이미지를 주고 싶다"고 했다. NC는 최근 주전 선수의 줄부상으로 하위권까지 떨어졌다. 지난 주말 선두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2승 1패로 모처럼 우세 시리즈를 기록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김주원은 "최근 팀이 주춤했지만, 잔여일정을 잘 치러 지난해에 이어 가을야구를 길게 하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형석 기자 2024.08.28 07:06
프로야구

"니퍼트, 오승환 그리고 김택연" 국민타자·국대포수가 인정한 신인왕 강력 후보 [IS 스타]

"더스틴 니퍼트, 오승환, 그리고 김택연."신인 투수 김택연(19)이 국가대표 출신 KBO리그 최고의 포수가 꼽은 '세 손가락' 안에 들었다. 2010년부터 15년 동안 두산 베어스와 국가대표 안방을 책임진 양의지(37)는 자신이 받아본 김택연의 공이 'KBO리그 레전드'들과 견줘도 손색이 없을 만한 공이라고 극찬했다. 2024시즌 1라운더 신인 김택연은 올 시즌 강력한 신인상 후보다. 올 시즌 그가 기록한 성적은 20일 기준, 52경기 3승 2패 4홀드 16세이브 평균자책점 1.94. 3월 3경기에선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했지만, 6월 이후엔 28경기에서 30과 3분의 1이닝을 책임지면서 단 3점만 내줬다. 이 기간 김택연의 평균자책점은 0.89에 불과하다. 신인이면서도 상위권 팀의 마무리 투수 역할까지 도맡으며 최고의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다. 김택연은 21일 포항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시즌 16번째 세이브를 올리면서 2006년 나승현(당시 롯데 자이언츠)이 세운 고졸 신인 최다 16세이브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23경기밖에 남겨두지 않았지만, 2002년 대졸 신인 조용준(당시 현대 유니콘스)이 세운 신인 최다 세이브(28개)도 산술적으로 불가능하진 않다. 남다른 배짱에 묵직한 구위가 일품이다. 각종 투구 지표만 봐도 김택연의 활약은 눈부시다. 그는 평균 스피드 148.1km/h와 분당회전수 2499.8회의 패스트볼을 뿜어낸다. 강한타구 확률이 16%에 불과할 정도로 구위가 묵직하다. 직구 피안타율도 0.190에 불과하다. 스윙 대비 헛스윙 확률은 31.3%로 50이닝 소화한 구원투수들 중 가장 높다. 양의지는 김택연의 투구를 두고 "이제껏 받은 공 중 니퍼트와 오승환 다음으로 좋다"라고 칭찬했다. 양의지는 "공의 힘이 다르다. 어린 선수답지 않게 정교하게 던진다. 보더라인(스트라이크존 가장자리)에 걸치도록 (치기) 어렵게 잘 던진다. 알고도 못 친다"라며 극찬했다.'국민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이승엽 두산 감독도 "올 시즌 KBO리그의 타고투저 경향이 짙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김택연은 정말 훌륭한 투수"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내가 선수 시절 오승환을 상대해 보진 못했다. 하지만 김택연이 그 정도의 선수가 되지(성장하지) 않을까"라며 그의 미래를 기대하기도 했다. 두산은 '불펜 신인왕'을 4명이나 배출한 바 있다. 역대 두산 신인왕 7명 중 포수 2명(1999 홍성흔, 2010 양의지)과 외야수 1명(1983 박종훈)을 제외하면 모두 불펜 투수였다. 1984년 윤석환이 25세이브로 신인 최초 세이브 1위에 오르며 신인상을 받았다. 2007년 20홀드를 기록한 임태훈과 2009년 26세이브를 올린 이용찬이 차례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22년엔 역대 신인 최다 홀드 23개를 작성한 정철원이 신인왕에 올랐다. 올 시즌 김택연이 '거룩한 계보'에 이름을 올리려 한다. 윤승재 기자 2024.08.22 07:34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3퍼팅을 줄이려면 ③ 뱁새의 롱 퍼팅 비결 : 심리편

390m 남짓한 18홀에서 뱁새 김용준 프로는 거침 없이 드라이버를 휘둘렀다. 뱁새는 36홀짜리 시합의 마지막 홀에서 파를 기록해야만 본선에 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가슴을 졸인 채로 머뭇거리는 샷을 했다가는? 공이 러프에 빠지거나 세컨샷 거리가 많이 남기 십상이다. 그렇게 되면 파로 막기가 만만치 않다. 어차피 보기를 하면 예선 탈락이라고 생각하니 거칠 것이 없었다. 뱁새가 친 공은 총알처럼 바람을 갈랐다. 세컨샷을 할 위치에 가 보니 뱁새는 용수철 같은 스무 살짜리 청년 프로 골퍼 다음으로 멀리 보냈다. 혹시 같은 조에서 그 청년 프로와 뱁새 둘만 플레이 한 것 아니냐고? 헉! 절대 아니다. 네 명이 한 조였다. 뱁새는 120m 가량 남은 세컨샷을 9아이언으로 가볍게 그린에 올렸다. 살짝 부는 맞바람을 감안했는데 딱 맞았다. 공은 홀에서 열 발짝 남짓한 거리에 멈췄다. 여기서 잠깐! 390m가 넘는 홀에서 맞바람까지 부는데 세컨샷이 120m 밖에 남지 않았다면? 뱁새 드라이버 비거리가 300야드나 된다는 이야기냐고? 으쓱! 그렇다. 뱁새도 시니어 골퍼 치고는 한 거리 한다. 얼씨구! 그 틈에 자기 자랑하는 뱁새라니.세컨샷이 그린에 올라가자 뱁새는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고 마음을 놓았다. 그 거리에 오르막 퍼팅이라면 두 번 만에 홀 아웃 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뱁새는 그 직전 홀에서 마음을 잔뜩 움츠린 채 퍼팅을 하다가 한 발짝짜리 파 퍼팅을 놓쳤다. 그 바람에 마지막 홀에서 반드시 파를 해야 되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직전 홀만 그런 것이 아니다. 16홀에서는 오르막 세 발짝짜리 버디 퍼팅을 성공하지 못했다. 스트로크를 약하게 한 것이 문제였다. 마지막 홀 첫 퍼팅은 20% 정도 오르막을 보아야 맞았다. 열 발짝이니 열두 발짝을 보고 치면 된다는 이야기이다. 20%인지는 어떻게 아느냐고? 지지난 회 칼럼을 읽은 독자라면 이런 질문을 할 리가 없다. 비결은 이미 그 회에 밝혔다.뱁새는 주저하지 않고 열두 발짝 굴러갈 퍼팅 스트로크를 했다. 공을 때리는 순간에도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공은 생각보다 빨리 속도가 줄어들었다. 그리고는 홀 두 발짝 앞에서 멈췄다. 아뿔싸! 너무 약하게 친 것이다. 아니, 거리를 20%만 더 보아서는 모자라는 상황이었다. 퍼팅 그린은 이미 새벽 일찍 스피드를 측정할 때 그 그린이 아니었다. 반나절 남짓 잔디가 자랐으니 속도가 느려진 것이다. 거리를 한 발짝이라도 더 감안해야 했다. 두 발짝 남은 파 퍼팅을 두고도 뱁새는 흔들렸다. 이 거리에서 넣을 확률은 반반이다. 브레이크를 충분히 보고 부드럽게 태울 것이냐? 아니면 브레이크를 덜 보고 과감하게 때릴 것이냐? 뱁새는 잠깐 고민했다. 그리고 마음을 먹었다. 브레이크를 덜 보고 과감하게 치기로. 연습 스트로크를 세 번 하고 셋업을 했다. 그리고 운명을 건 파 퍼팅을 하기 위해 백스윙을 하는 순간 뱁새는 머뭇거렸다. 찰나 같은 순간에 끼어든 잡생각이 매끄러운 스트로크를 막았다. 결과는 참담했다. 살짝 힘이 부족하다고 느낀 것과 동시에 공은 홀 앞에서 휘었다. 탭인 보기를 기록하고 뱁새는 멍했다. 세 홀 연속 짧은 퍼팅을 놓치면서 예선 탈락한 것이다. 이런 뱁새가 3퍼팅 줄이는 비결을 칼럼으로 쓰고 있으니 신뢰할 독자가 몇이나 있겠는가? 그래도 첫 회를 그럴싸하게 쓰고 나서 벌어진 일이고 보니 타산지석으로 삼으라고 창피함을 무릅쓰고 쓰는 것이다. 실수에 실수를 거듭한 이야기라도 말이다.뱁새는 왜 마지막 세 홀에서 숏 퍼팅을 모두 놓쳤을까? 아니 왜 세 번이나 되는 숏 퍼팅 기회 가운데 단 한 개도 성공하지 못했을까? 그것은 바로 숏 퍼팅을 한 뱁새는 뱁새가 아닌 뱁새였기 때문이다. 무슨 이야기냐고?긴장하거나 신이 나거나 슬프거나 화가 나면 ‘자신이 아닌 다른 자신이’ 공 앞에 서 있게 된다. 어디서 들은 것은 있으니 뱁새도 말로는 다 안다. 그런데 실전에서는 자신이 아닌 다른 자신과 소통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자신이 아닌 다른 자신이 엉뚱한 짓을 하는 동안 속수무책인 경우가 태반이다. 뱁새는 마지막 세 홀에서 짧은 퍼팅을 앞두고 있는 자신이 아닌 다른 자신을 다독였어야 했다. 어차피 못 넣으면 예선 탈락이니 자신 있게 스트로크를 하라고 말이다. 첫 번째 퍼팅을 앞둔 ‘뱁새가 아닌 다른 뱁새’에게도 여유를 갖고 상황을 짚어보라고 주의를 주었어야 했다. 그랬다면 충분히 더 과감하게 첫 퍼팅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알면서도 왜 못했느냐고? 뱁새는 긴장에서 빨리 벗어날 생각만 한 것이다. 본능적으로 말이다. 서둘러서 홀 아웃 하고 압박을 터는 데만 집중한 것이다. 뱁새가 그 긴장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면? 심호흡을 몇 번이고 한 다음에 한 발짝 물러서서 판단한 다음에 승부를 냈다면? 몇 번이나 온 기회 가운데 적어도 한 번은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3퍼팅을 줄이려면 내가 아닌 다른 나와 소통해야 한다는 사실을 뱁새는 뼈저리게 다시 깨달았다. ‘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KPGA 프로 2024.08.14 08:18
프로야구

직구 타율 0.417, 슬라이더 타율 0.357 "매우 버거운 상대" 김도영 [IS 피플]

직구와 슬라이더 공략, 활화산처럼 터지는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의 타격 비결이다.김도영은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다. 지난 3~4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선정한 월간 최우수선수(MVP)였던 그는 6월 다시 한번 월간 MVP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5월 성적(타율 0.326)도 준수했다는 걸 고려하면 사실상 '전반기 MVP'나 다름없었다. 지난 9일 시작한 후반기에도 흐트러짐 없이 꾸준하다.김도영의 타격 성적 중 눈여겨볼 부분은 구종이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23일 기준으로 김도영을 상대한 투수들이 가장 많이 던진 구종은 직구(포심 패스트볼·35.2%)와 슬라이더(24.1%)다. 두 구종의 비중 합계가 60%에 이른다. 직구와 슬라이더는 대부분의 투수가 1·2구종으로 삼는 공이다. 그만큼 타자가 가장 자주 접하는 투구다. 두 구종에 대처하는 김도영의 타격이 놀랍다. 그의 직구 타율은 0.417, 슬라이더 타율도 0.357에 이른다. 이에 대해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김도영은 게스 히팅(구종을 예측한 뒤 타격)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일단 빠른 공에 초점을 맞춰 타이밍을 잡다가 느슨하게 꺾이는 슬라이더를 빠른 공 타격하듯이 때려낸다. 그러니까 직구에도 강하고 슬라이더에도 강한 거"라며 "4월에 때려낸 홈런 10개도 대부분 직구를 받아친 거였다. 타격 스타일상 그런 결과가 나오는 거다. 김도영에게 빠른 공이나 슬라이더를 던질 때는 (투수들이) 엄청나게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김도영의 강점이 잘 드러난 경기가 바로 지난 23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이다. 이날 경기에 3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도영은 1회 안타, 3회 2루타, 5회 3루타, 6회 홈런을 차례로 때려내는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단타부터 홈런까지 차례로 때려내는 기록)'를 달성했다. 사이클링 히트는 KBO리그 역대 31번째였고,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희소한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는 1996년 김응국(당시 롯데 자이언츠) 이후 28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 대기록이었다. 이날 김도영은 3회(투심 패스트볼)를 제외한 나머지 타석 모두 직구와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특히 6회에는 NC 불펜 배재환의 4구째 직구(148㎞/h)에 반응(파울)한 뒤 5구째 슬라이더(132㎞/h)를 펜스 밖으로 날려버렸다.약점이 없는 건 아니다. 김도영의 포크볼 타율은 0.174로 낮다. 고교 시절 김도영을 지도한 김재덕 광주동성고 감독은 "타구 속도도 빠르고 타격이 워낙 뛰어난 선수였다. 아무래도 나이가 어린 선수들은 빠른 공을 잘 치지 않겠나. 김도영은 이제 프로 3년 차"라며 "베테랑 타자처럼 경험이 쌓이면 변화구도 노련하게 대응할 수 있을 거다. 아직 그런 면이 부족해도 (빠른 공을 잘 공략하는 건 김도영이) 과감하고 파워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김도영은 '프로야구 히트상품'이다. KBO리그 역대 5번째 전반기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데 이어 후반기 출발도 산뜻하다. 전반기 타율(81경기·0.341)보다 후반기 타율(12경기·0.455)이 더 높다. 이순철 위원은 "배트 스피드, 파워, 타격 타이밍 등 뭐 하나 부족한 게 없다. 못 때려내는 공(구종)이 없을 정도"라며 "투수들이 상대하기 매우 버거운 상대다. 이보다 더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기 힘들 정도의 선수"라고 극찬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7.24 14:37
골프일반

SANKI GOLF SHAFT KOREA 출시

대한민국 프로 골퍼 두 사람이 일본에서 생산되는 티타늄 원단을 직접 공수해 대만에서 공정 착수, 디자인부터 테스터 제작에 이르는 전 공정에 참여해 샤프트 컨트롤의 미세한 오차분석까지 정밀제조해서 탄생한 진짜 샤프트 산키(SANKI)가 출시한다.FULL TITANIUM INNER DIAMETER 토레이사 M40X를 채용한 샤프트 기본 베이스 내경에 티타늄 와이어 원단을 감아 넣은 새로운 생산 방식으로 전장에 티타늄이 삽입된 리얼 풀 티타늄 샤프트이다.고품질 소재들을 산키만의 새로운 방식으로 접목, 스윙궤도에 영향을 받지 않는 더블킥포인트 설계로 볼 스피드와 헤드 스피드의 수직 상승으로 극단적인 비거리 확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스펙 구성: Ti4 R, Ti4 S, Ti5 R, Ti5 S, Ti5 X, Ti6 S, Ti6 XSPYDER TC 4AXIS CARBON SHEET 듀얼 킥포인트 탑재로 팁과 중간부에 4축 카본 시트를 배치하여 관용성과 비거리에 중점을 둔 샤프트이다.신소재 M40X에 가볍고 내구성이 강한 4-AXIS CARBON SHEET를 감싸 가볍고 탄탄한스윙을 구사할 수 있고 탁월한 강도와 탄력성으로 뛰어난 정확성과 강력한 퍼포먼스를 제공하도록 설계되었다. "SPYDER라는 이름은 'Spider'와 ‘Spy'의 결합에서 탄생했으며, 'Spider'는 견고함과 속도를 'Spy'는 정밀한 관찰과 분석을 상징하고 SPYDER TC는 이 두요소를 정확히 표현하는 최고의 샤프트이다.- 스펙구성: TC4 R, TC4 S, TC5 R, TC5 S, TC5 X, TC6 S, TC6 X EXPLORER TOUR 고압축 고강도 고탄성률 탄소 섬유 토레이사 M40X를 채용한 샤프트로 뒤틀림을 최소화한 구조 및 최적 정밀 설계로 임팩트시 폭발적인 비거리를 선사한다. 직진성과 방향성에 탁월하며 소재의 특성상 힘을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나 하드 히터들에게 적합한 샤프트이다.아낌없이 사용한 첨단 소재들이 높은 헤드 속도와 긴 캐리를 생성해 주며, 뛰어난 타격감과 독특한 디자인 컨셉으로 시선을 한눈에 사로 잡는다.- 스펙구성: TOUR4 L, TOUR4 R, TOUR4 S, TOUR5 R, TOUR5 SR, TOUR5 S, TOUR5 X, TOUR6 S, TOUR6 X 2024.07.19 16:30
프로야구

30홈런-30도루-30실책? 2024 김도영과 1997 이종범 [김식의 엔드게임]

"이종범 때문에 이기기도 많이 이겼지만, 지기도 많이 졌어. 정말 또라이야. 또라이."2002년 어느 날, 대구 시민야구장 감독실에서 들었던 말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KIA 타이거즈 이종범에 대한 김응용 당시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평가는 역시 투박했다. 1993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한 이종범은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90년대 삼성 양준혁과 최고 타자를 놓고 다퉜고, 일본에 진출했다가 2001년 후반기 KIA로 돌아와서도 존재감이 어마어마했다. 이종범이 KBO리그에 복귀하자 취재진과 팬들은 그와 이승엽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스피드'로 당대 최고의 '파워'와 겨룬 선수는 이종범이 유일했다.김응용 감독은 해태 사령탑 시절 이종범의 최전성기를 곁에서 지켜봤다. 삼성에 와선 이승엽이 아시아의 홈런왕에 등극하는 걸 목격했다. '이종범 vs 이승엽' 구도에 대해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었지만, 김 감독은 그리 친절하지 않았다. 기자의 질문공세를 노련하게 피해가다가 나온 대답이 '또라이'였다.나쁜 뜻은 아니었다. 김응용 감독은 미디어를 이용해 선수와 '밀당'하는 기술이 탁월했다. 소속 팀 선수에게 냉혹한 메시지를 전달하긴 했어도, 다른 유니폼을 입은 선수를 험담하거나 과찬하진 않았다. 그의 발언은 이종범의 영향력(야구팬 용어로는 지배력)에 대한 추억이었다고 기자는 이해했다.그 시절 이종범은 바람처럼 리그를 휘저었다. 폭발적인 스윙 스피드는 홈런왕 못지 않았다. 단타를 쳐도 베이스를 쉽게 훔치니까 장타와 별 차이가 없었다. 유격수로서 묘기 같은 포구와 투구처럼 빠른 송구는 진기명기에 가까웠다.그러나 거친 질주는 자주 오버런으로 이어졌다. 이종범이 무리하게 뛰다 주루사하거나, 어려운 타구를 잡아낸 뒤 급한 마음에 악송구하는 장면이 적지 않았다. 자신감과 책임감이 과도해서였다. 감독이 보기에 가슴이 철렁한 모습이 꽤 있었다.2002년 삼성은 정규시즌 1위를 달리며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고 있었다. 엄청난 부담을 느끼고 있던 김응용 감독은 자기 플레이에 대한 확신이 넘치는 '또라이(93년과 97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는 이종범이었다)'가 그리웠던 것 같다. 2002년 삼성에 그런 선수는 없었다. 대신 한국시리즈 6차전 이승엽의 극적인 동점 3점포가 터져 삼성이 우승했다.이종범 이후 수많은 '제2의 이종범'이 나왔다. 이중 이종범과 비슷한 스타일과 스탯을 가진 선수는 떠올리기 어렵다. 심지어 '아버지를 뛰어넘었다'는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플레이도 아버지와 차이가 있다. 이정후는 안정적이며 빈틈이 없다. 이종범에 비견할 만한 선수, 김도영(21·KIA)이 2024년 등장했다. 슬림한 체격에서 뿜어내는 엄청난 스피드, 그로 인해 생성되는 강한 파워가 닮았다. 우타자이자 내야수로서 탄력 넘치는 움직임도 비슷하다. 15일 기준으로 23홈런(2위)-27도루(6위)를 기록한 김도영은 시즌 30홈런-30도루 돌파가 유력하다. 타율은 0.343(7위)에 이른다.올해 김도영의 페이스는 1997년 이종범(30홈런-64도루-타율 0.324)과 비교된다. 그리고 또 하나, 실책도 비슷하다. 해태 시절 유격수로 뛴 이종범은 93년 25실책, 94년 27실책을 기록했다. 30-30을 달성한 97년에도 27실책을 저질렀다. 영향력이 큰 시즌일 수록 실책도 많았다.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 KIA가 4-0으로 앞선 9회 말 2사 3루에서 LG 트윈스 오스틴 딘이 내야 땅볼을 굴렸다. 스핀이 크게 먹힌 이 타구를 KIA 3루수 김도영이 잡으려다 놓쳤다. 그사이 LG가 첫 득점에 성공했다. 결국 KIA가 4-2로 승리했지만, 김도영의 실책(20번째)이 나왔을 땐 흐름이 바뀔 뻔 했다.김도영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책을 저지르고 있다. 이러다가 30홈런-30도루-30실책을 할지 모른다. 그러나 실책 수만으로 그의 수비를 판단할 건 아니다. 기술 부족보다는 의욕 과잉으로 인한 실책이 꽤 많기 때문이다. 오스틴의 타구도 0.1초 빨리 송구하려다 생긴 결과였다. 3루수 출신 이범호 KIA 감독도 김도영의 수비 안정성을 개선하기 위해 상당히 신경 쓰는 거 같다. "아직 어리니 괜찮다"라고 다독이기도 하고, 때로는 문책성 교체 지시도 내린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전적으로 선수에게 달려있다.슈퍼스타는 자신감보다 크지만, 자만심보다 작은 멘탈을 가지고 있다. 김도영은 위축되거나, 망설이지 않는다. 오스틴을 아웃시키려던 동작이 그랬고, 10일 LG전 9회 초 최형우의 단타 때 2루, 3루를 거쳐 홈까지 파고든 질주가 그랬다. 14일 SSG 랜더스전 8회 말 좌익수 플라이 때 2루에서 3루로 내달린 태그업도 그랬다. 22여 년 전, 김응용 감독 말을 듣은 기자는 '해태는 이종범 때문에 얼마나 이기고, 얼마나 졌을까' 하고 궁금해했다. 세이버메트릭스 시대에는 검색하면 금세 정답에 가까운 값이 나온다.2024년 7월 15일 스포츠 투아이 기준으로 김도영의 RC/27(한 타자가 아웃 카운트 27개를 모두 소화한다고 가정했을 때 발생하는 추정 득점)은 단연 1위(10.84)다. OPS(출루율+장타율)도 1위(1.025). 종합지표인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는 4.28로 리그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WAR 4.30)와 1·2위를 다투고 있다. 게다가 김도영은 이제 스물한 살이다.스포츠1팀장 2024.07.16 07:50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의 골프모험] 매킬로이가 겪은 모욕- 골프에서 애국주의가 주는 득과 실

지난달 개최한 US오픈 마지막 날 마지막 홀에서 일어난 일이다. 로리 매킬로이 선수는 파 퍼팅을 남겨 놓고 있었다. 내리막이긴 했지만 남은 거리는 한 발짝 남짓 밖에 되지 않았다. 반드시 넣어야 하는 퍼팅이었다. 바로 다음 조로 따라 오고 있는 브라이슨 디섐보 선수와 연장전에 가려면 말이다.매킬로이와 디섐보 두 선수는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챔피언 자리를 놓고 막판까지 각축을 벌이고 있었다. 한 타 앞서며 우승을 손에 넣을 듯 하던 매킬로이 선수는 직전 홀에서 파 퍼팅을 놓쳤다. 그 바람에 두 선수는 마지막 홀을 남기고 동타가 되었다. 갤러리는 숨을 죽였다. 매킬로이 선수는 브레이크를 살피고 연습 스윙을 한 뒤 지체하지 않고 스트로크를 했다. 큰 승부가 걸린 퍼팅인데도 빠르게 결단하고 실행하는 모습이 대가다웠다. 스트로크를 할 때 매킬로이 선수의 퍼터 헤드가 주춤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스피드가 조금 모자라서 공은 낮은 쪽으로 흘렀다. 뼈 아픈 보기였다. 그 스피드라면 브레이크를 더 보았어야 했다. 매킬로이 선수는 디섐보 선수에게 한 타 뒤친 채 경기를 마쳤다. 마지막 홀은 아주 까다로웠다. 뒤를 따라 오는 디섐보 선수 역시 파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디섐보 선수 티샷이 밀리더니 공이 깊은 러프로 갔다. 그 자리에서 어렵게 공을 쳐냈다. 공은 그린 옆 벙커에 빠졌다. 홀까지 상당한 거리가 남았다. 열댓 발짜리 벙커샷이라면 갖다 붙여서 파로 막을 확률이 50%도 넘는다. 하지만 서른 발짝도 넘는 그 벙커샷은 만만치 않았다. 두 선수가 연장전을 치를 가능성이 커 보였다. 디섐보 선수 역시 머뭇거리지 않고 벙커샷을 했다. 피니쉬가 깔끔했다. 공은 두어 번 튕기고 나서 한참 구르더니 홀 가까이에 붙였다. 남은 거리는 매킬로이 선수의 파 퍼팅과 비슷했다. 오르막 퍼팅이었다. 이 퍼팅을 성공하며 디섐보 선수는 2024 US오픈 챔피언이 되었다. 여기까지는 큰 승부에서 늘 있는 일이다. 굳이 되새길 필요가 없다. 그런데 왜 이 이야기를 꺼내느냐고? 뱁새 김용준 프로가 놀란 것은 매킬로이 선수가 마지막 홀 파 퍼팅을 실패한 직후에 갤러리가 보인 반응이었다. 매킬로이 선수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탄식하는 동안 갤러리는 한 목소리로 “유에스에이”를 외쳤다. 유에스에이! 영어로는 ‘미국’이라는 뜻이다. 매킬로이 선수가 일생일대의 퍼팅에 실패한 그 순간에 갤러리가 외친 유에스에이가 어떤 의미인지 독자는 이해하는가? 그렇다면 골프와 얽힌 시사에도 아주 밝은 독자이다. 매킬로이 선수는 북아일랜드 출신이다.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프로골프투어(PGA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여전히 모국 국적을 지키면서 말이다. 디섐보 선수는 미국인이다. 미국 골프 팬이 자국 선수를 응원한 것이 뭐가 잘못한 일이냐고? 잘잘못을 이야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디섐보 선수는 PGA투어를 떠나 리브골프(LIV골프)에서 경기하고 있다. LIV골프는 PGA투어와 경쟁하는 투어이다. 선의로 경쟁해온 사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런데 LIV골프를 운영하는 주체는 미국과 국제 정치에서 대립해온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 펀드이다. 자세한 국제정치 관계는 오늘 이야기의 핵심이 아니다. LIV골프는 PGA투어에서 활동하던 유명한 선수를 무더기로 스카우트 해서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디섐보는 ‘배신자’ 또는 ‘매국노’라는 비난까지 감수하며 PGA투어를 떠나 LIV골프로 간 선수이다. 물론 막대한 ‘선수금’을 챙기고 말이다. 반면 매킬로이는 ‘수호자’를 자처하며 PGA투어에 남은 선수이다. 매킬로이 선수가 LIV골프로 갔다면 상상할 수 없는 돈을 받았을 것이다. LIV골프는 10억 달러(1조3천여 억 원)도 흔쾌히 내놓았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 두 선수가 유혹을 뿌리치고 PGA투어에 남은 덕에 PGA투어는 존립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미국 골프 팬은 그런 ‘수호자’ 매킬로이를 버리고 ‘배신자’ 디섐보를 응원한 것이다. US오픈은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대회이기는 하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가 여는 대회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니 갤러리가 미국 선수를 응원하는 것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볼 수도 있다. 얼핏 보면 그렇다. 하지만 US오픈은 PGA투어에 활동하는 선수를 주축으로 치르는 대회이기도 하다. 다만 다른 PGA투어 대회와는 달리 LIV투어에 뛰는 선수도 출전할 수 있다. US오픈은 PGA투어에서 뛰는 선수와 LIV골프에서 뛰는 선수와 맞붙는 몇 안 되는 대회 가운데 하나인 셈이다. 그런 US오픈에서 매킬로이는 미국 골프의 자존심이자 PGA투어를 지키는 수호자로서 반드시 우승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를 품고 치른 대회에서 미국 골프 팬은 그가 무너지고 미국인인 디섐보 선수가 우승할 기회를 잡자 환호한 것이다. 갤러리가 외치는 ‘유에스에이’라는 환호를 듣고 매킬로이 선수는 얼마나 참담했을까? 아마 배신감에 치를 떨었을 것이다. 매킬로이 선수는 그 다음 대회인 PGA투어 트레블러스챔피언십에는 아예 참가조차 하지 않았다. US오픈에서 다 잡은 승리를 막판에 놓쳤다는 패배감 탓만은 결코 아닐 것이다. 막대한 부를 포기하면서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을 지키려고 한 자신이 겪은 그 모욕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뱁새 김용준 프로도 스포츠에서 애국주의의 민낯을 보니 씁쓸하기 그지 없었다. 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KPGA 프로 2024.07.10 08:12
일본야구

'이게 MLB 108홈런 바이브인가' NPB 시즌 홈런이 5개인데 그랜드 슬램이 2개?

시즌 홈런 5개 중 2개가 만루 홈런. 거포 프란밀 레이예스(29·닛폰햄 파이터스)의 '남다른 기록'이다.레이예스는 지난 3일 일본 훗카이도 에스콘필드에서 열린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홈 경기 1-3으로 뒤진 3회 말 2사 만루에서 좌월 그랜드 슬램을 폭발시켰다. 이 타석 전까지 시즌 타율이 0.214(112타수 24안타)로 저조했지만, 일발장타로 역전을 이끌었다. 이날 닛폰햄은 6회 대거 5실점하며 6-9로 패했으나 레이예스의 홈런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일본 매체 스포니치아넥스에 따르면 레이예스의 만루 홈런은 지난달 21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전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당시 레이예스는 3-4로 뒤진 7회 말 2사 만루에서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역전 만루 홈런을 때려냈었다. 그라운드를 껑충 뛰며 환호했고 신조 쓰요시 니혼햄 감독은 더그아웃 앞에서 만세를 불렀다. 스포니치아넥스는 '시즌 2개의 만루 홈런은 구단 역사상 2019년 나카타 쇼에 이어 5년 만이자 외국인 선수로는 2015년 브랜든 레어드 이후 9년만'이라고 전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레이예스는 탄탄한 체격(키 1m96㎝·몸무게 120㎏)에서 나오는 일발장타가 강점이다. 2018년 메이저리그(MLB) 데뷔 첫 시즌부터 16홈런을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서 뛰며 37홈런을 터트렸다. 2021년에는 30홈런을 때려내는 등 MLB에서 뛴 6년 동안 108홈런을 누적했다. 신조 감독은 레이예스 영입 당시 "최근 외국인 선수 중에서 스윙 스피드가 가장 빠르지 않을까 싶다. 파워가 대단하다"며 "지금부터 라인업 짜는 게 즐거워졌다"고 극찬했다. 일본 프로야구(NPB) 적응에 애를 먹은 레이예스는 지난 5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홈런 포를 서서히 가동, 신조 감독의 눈도장을 찍기 시작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7.0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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