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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K-앰프응원…스틸야드 꽉 채운 관중소리 비하인드

"TV로 중계 보시는 팬들이 직접 응원하는 느낌을 낼 수 있도록 노력했죠." 포항 스틸러스와 부산 아이파크의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1라운드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은 '스틸야드만 유관중 경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소감을 남겼다. 1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이 경기는 다른 모든 K리그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그러나 TV 중계화면을 통해 전해진 현장음은 생동감이 넘쳤고, 선수들이 공을 몰고 나갈 때마다 적절하게 터지는 함성과 상대가 공을 잡자마자 울려 퍼지는 야유까지 풍성한 사운드로 가득 찼다. 덕분에 TV로 중계를 지켜보던 팬들은 한층 더 경기에 몰입할 수 있었고, 홈팀 포항은 적절한 타이밍에 쏟아지는 함성 속에 2-0 승리를 거뒀다. 무관중 경기의 아쉬움을 극복하려는 포항 구단의 철저한 준비 덕분이었다. 축구팬들을 감탄하게 한 '스틸야드 DJ' 임정민 포항 커뮤니케이션팀 과장에게 '유관중 같은 무관중' 경기를 치른 앰프 응원 비법을 들어봤다. 맛깔 나는 음향 효과 완성한 '킥'은 앰비언스 사운드 썰렁한 그라운드를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시즌 초반을 무관중 경기로 치르게 된 K리그1·2 22개 구단이 공통적으로 고민한 부분이다. 비어있는 자리도 자리지만, 축구장 분위기의 8할을 책임지는 관중들의 응원과 함성 소리가 없으면 선수들은 물론 TV로 지켜보는 팬들도 집중력을 잃기 쉽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몇몇 구단들은 홈 경기를 앞두고 앰프 응원을 준비했다. 공식 개막전이었던 전북 현대-수원 삼성전에서도 홈팀 전북이 서포터들의 응원가를 녹음해 경기 중 송출했고 인천 유나이티드, 울산 현대 등도 야유를 포함한 다양한 응원을 녹음해 경기장 분위기를 살리는데 활용했다. 임정민 과장은 "경기장의 백색 소음을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던 가운데 축구 커뮤니티에서 열정을 가진 한 분이 앰프 응원에 관해 소리를 내보내는 방식에 대해 글을 쓰고 구단 SNS를 통해 의견을 제시했다. 믹싱 프로그램을 이용한 앰프 응원 활용법이었는데, 6일 부산교통공사와 연습경기 때 적용해보니 괜찮았다"고 설명했다. 믹싱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디제잉'하듯이 음원을 겹쳐 여러 가지로 내보낼 수 있어 소리의 자연스러움이 살아나는 장점이 있다. 포항이 시도한 것처럼 함성 소리를 1~3단계로 준비해놓고, 공격 전개 상황에 따라 함성 1단계에 2단계를 얹고 또 3단계까지 얹어가며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포항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갔다.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음향 효과를 만들기 위해 고심하던 임 과장이 주목한 것은 바로 '공간음(앰비언스 사운드)'. 앰비언스 사운드는 공간이 가지고 있는 고유하고 특징적인 소리를 뜻하는데, 도시가 배경일 때 들려오는 차 소리나 바닷가에서 들리는 파도 소리와 갈매기 소리, 뱃소리 등이 이에 해당된다. 축구장의 경우, 경기장에 모인 관중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바로 고유한 공간음이 된다. 임 과장은 "도화지에 배경색을 얹고 그 위에 색을 칠하는 것과 같다. 관중들이 웅성대는 소리가 깔려있는 상태에서 응원 소리를 더하고, 역습 나갈 때 거기에 함성을 섞으면 자연스러워진다"고 설명하며 "홈 경기인 만큼 스틸야드에서 나온 소리를 쓰고 싶었다. 우리에게 좋은 기억이 있는 작년 울산전 마지막 홈 경기(10월 6일·2-1 포항 승) 소리를 뽑아서 이날 부산전 앰비언스 사운드로 썼다"고 덧붙였다. 실감나는 현장음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은 임 과장은 주중 근무 후 경기 하루 전날인 9일을 통째로 투자해 현장음을 추출했다. 대학교 때까지 밴드를 했던 경험이 전부였던 임 과장은 "전문가도 아닌 상황에서 소스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편집하다보니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리더라"며 "홍보 담당인지 음향 담당인지 정체성 혼란도 있었다. 1초라도 늦게 소리를 내보내면 안되니까 집중해서 보느라 에너지를 다 쓴 것 같다"고 웃었다. 개막전은 0.8버전… 1.0버전 완성품은 '동해안 더비' 때 K리그 팬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은 포항의 앰프 응원은 임 과장을 필두로 커뮤니케이션팀과 김기동 감독, 서포터들까지 모두가 의견을 하나로 모은 결과물이다. 김기동 감독은 그라운드 위에서 적극적인 피드백으로 보완점을 제시했고, 서포터들은 필요한 음원이 있으면 어떻게든 녹음해서 전달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개막전이 끝난 뒤엔 서포터들이 "좋은 플레이를 한 선수들에게 외쳐줄 '선수 콜'도 들어가면 좋겠다"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이런 열의를 바탕으로, 포항은 다음 홈 경기 때 더 자연스러운 현장음을 들려주겠다는 각오다. 임 과장은 "사실 처음엔 무관중 경기를 계속할 것도 아니고, 한두 경기만 준비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무관중이 길어질 수도 있겠다 싶어 조금 더 '업그레이드'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단기간 내 유관중으로 전환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된 탓이다. 임 과장은 "개막전이 0.8버전 정도라면 다음 홈 경기인 22일 FC 서울전까지 시간이 좀 있으니 개선을 더 하겠다. '완성형'은 홈에서 열리는 6월 6일 울산과 동해안 더비가 될 것"이라며 "동해안 더비는 팬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경기다. 가급적 그 때까지 사태가 진정돼 경기장에 오실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중계를 보는 팬들이 '진짜'라고 느끼며 응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만반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역시 팬들이 직접 외치는 응원가요, 함성이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이 특히 실감하는 부분이다. 임 과장은 "선수들의 경우 '없는 것보다 낫다'는 반응"이라며 웃고는 "귀로는 팬들의 목소리를 듣는데 눈에는 텅 빈 관중석만 보이니까 현장음이 실감나는 만큼 오히려 '인지부조화'를 겪는 경우도 있다. 좋지만 팬들의 응원과 비교할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하루 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 팬들께서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5.12 06:01
축구

'어서와 K리그1은 오랜만이지?' 승격팀 상대로 제대로 쓴맛 보여준 포항·성남

1부리그 터줏대감 포항 스틸러스와 '복귀 선배' 성남이 지난 시즌 K리그2(2부리그)에서 승격해 K리그1으로 돌아온 광주 FC와 부산 아이파크에 나란히 쓴맛을 보여줬다. 포항은 1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라운드 홈 경기에서 부산에 2-0 승리를 거뒀다. 지난 시즌 후반 엄청난 상승세로 파이널 A 안착에 성공했던 포항은 김기동 감독 체제로 맞이한 첫 시즌, 한층 강력해진 경기력으로 올 시즌 부활을 예고했다. 승격 후 첫 경기에서 원정길에 나선 부산은 90분 동안 치열하게 맞서 싸우며 5년 만에 돌아온 K리그1에서 승점을 노려봤지만 포항의 저지에 가로 막혀 두 골차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스틸야드는 그 어떤 경기장보다 뜨거웠다. 응원가와 함성, 야유까지 팬들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담은 10여 가지 녹음 파일을 포항 커뮤니케이션팀 임정민 과장이 직접 송출하며 현장감을 끌어 올렸다. 포항 선수들이 공을 몰고 상대 진영을 돌파하거나 프리킥을 얻어냈을 때, 골을 얻었을 때마다 단계별로 적절하게 함성이 쏟아졌고 부산 선수들이 공을 잡으면 야유로 이어져 흡사 경기장에 관중들이 있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사운드가 연출됐다. 포항의 공세를 진두지휘한 이는 역시 팔라시오스였다. 올 시즌 포항 유니폼을 입은 팔라시오스는 엄청난 스피드와 저돌적인 플레이로 부산 수비진을 고생시켰다. 특히 드리블하는 윤석영의 뒤에서 달려와 끝내 추월에 성공하는 놀라운 스피드는 감탄을 자아냈다. 지난 시즌 포항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완델손의 공백을 충분히 채울 만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전반 24분 일류첸코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분위기는 한층 더 후끈 달아올랐다. 김용환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궤적에 맞춰 뛰어오른 일류첸코의 머리에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포항이 1-0으로 앞서 나갔다. 다급해진 부산은 김병오 투입으로 변화를 줬고, 포항 문전을 두들기며 동점을 노렸으나 기울어진 균형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25분, 도스톤벡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키커로 나선 팔로셰비치가 골을 성공시키며 2-0이 된 포항은 추격을 허용치 않았고, 부산에 K리그1 복귀 첫 패배의 아픔을 안겼다. 부산을 제치고 지난 시즌 K리그2 1위로 자동 승격에 성공한 광주도 복귀 첫 경기에서 성남을 상대로 1부리그의 '매운 맛'을 봤다. 부산보다 하루 먼저(9일) 홈 경기를 치른 광주는 성남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야심차게 복귀전 승리를 노렸으나 결과는 0-2 패배였다. 성남은 김남일 감독의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이날 경기서 멀티골을 터뜨린 양동현을 앞세워 승리를 거두며 3년 만에 K리그1으로 돌아온 광주에 패배를 안겼다. 광주로선 지난 시즌 K리그2 득점왕이자 광주의 돌풍을 주도했던 '에이스' 펠리페가 집중 견제 속에 힘을 쓰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5.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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