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어서와 K리그1은 오랜만이지?' 승격팀 상대로 제대로 쓴맛 보여준 포항·성남
1부리그 터줏대감 포항 스틸러스와 '복귀 선배' 성남이 지난 시즌 K리그2(2부리그)에서 승격해 K리그1으로 돌아온 광주 FC와 부산 아이파크에 나란히 쓴맛을 보여줬다. 포항은 1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라운드 홈 경기에서 부산에 2-0 승리를 거뒀다. 지난 시즌 후반 엄청난 상승세로 파이널 A 안착에 성공했던 포항은 김기동 감독 체제로 맞이한 첫 시즌, 한층 강력해진 경기력으로 올 시즌 부활을 예고했다. 승격 후 첫 경기에서 원정길에 나선 부산은 90분 동안 치열하게 맞서 싸우며 5년 만에 돌아온 K리그1에서 승점을 노려봤지만 포항의 저지에 가로 막혀 두 골차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스틸야드는 그 어떤 경기장보다 뜨거웠다. 응원가와 함성, 야유까지 팬들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담은 10여 가지 녹음 파일을 포항 커뮤니케이션팀 임정민 과장이 직접 송출하며 현장감을 끌어 올렸다. 포항 선수들이 공을 몰고 상대 진영을 돌파하거나 프리킥을 얻어냈을 때, 골을 얻었을 때마다 단계별로 적절하게 함성이 쏟아졌고 부산 선수들이 공을 잡으면 야유로 이어져 흡사 경기장에 관중들이 있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사운드가 연출됐다. 포항의 공세를 진두지휘한 이는 역시 팔라시오스였다. 올 시즌 포항 유니폼을 입은 팔라시오스는 엄청난 스피드와 저돌적인 플레이로 부산 수비진을 고생시켰다. 특히 드리블하는 윤석영의 뒤에서 달려와 끝내 추월에 성공하는 놀라운 스피드는 감탄을 자아냈다. 지난 시즌 포항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완델손의 공백을 충분히 채울 만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전반 24분 일류첸코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분위기는 한층 더 후끈 달아올랐다. 김용환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궤적에 맞춰 뛰어오른 일류첸코의 머리에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포항이 1-0으로 앞서 나갔다. 다급해진 부산은 김병오 투입으로 변화를 줬고, 포항 문전을 두들기며 동점을 노렸으나 기울어진 균형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25분, 도스톤벡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키커로 나선 팔로셰비치가 골을 성공시키며 2-0이 된 포항은 추격을 허용치 않았고, 부산에 K리그1 복귀 첫 패배의 아픔을 안겼다. 부산을 제치고 지난 시즌 K리그2 1위로 자동 승격에 성공한 광주도 복귀 첫 경기에서 성남을 상대로 1부리그의 '매운 맛'을 봤다. 부산보다 하루 먼저(9일) 홈 경기를 치른 광주는 성남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야심차게 복귀전 승리를 노렸으나 결과는 0-2 패배였다. 성남은 김남일 감독의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이날 경기서 멀티골을 터뜨린 양동현을 앞세워 승리를 거두며 3년 만에 K리그1으로 돌아온 광주에 패배를 안겼다. 광주로선 지난 시즌 K리그2 득점왕이자 광주의 돌풍을 주도했던 '에이스' 펠리페가 집중 견제 속에 힘을 쓰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5.11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