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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강하다' 중지 접고 폭포수 낙차...들어는 봤나, 폰세의 '신상' 킥 체인지업 [IS 포커스]

2025시즌 KBO리그 최고의 투수는 단연 코디 폰세(31·한화 이글스)다. 폰세는 28일 기준으로 11경기에 등판해 다승 공동 1위(8승 무패), 탈삼진 단독 1위(105개), 평균자책점(ERA, 1.94) 2위에 올라 있다.폰세는 화려한 메이저리그(MLB) 커리어를 가진 외국인 투수가 아니다. 빅리그 통산 1승 7패 ERA 5.86을 기록한 게 전부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도 3시즌 통산 10승 16패 ERA 4.54에 그쳤다.폰세의 성공담엔 배경이 있다. 한화에 상륙하기 전 폰세는 투구 레퍼토리에 변화를 줬다. NPB 시절 폰세는 평균 144.9㎞/h 커터(구사율 15.9%)와 평균 125.3㎞/h 커브(구사율 11.5%)로 타자를 상대했다. 특히 좌타자들을 상대로는 커터(구사율 16.1%)만 결정구 역할을 했다. 체인지업 전체 구사율은 8.1%에 불과했고, 좌타자 상대 헛스윙 비율이 24%로 크게 위력적이지 못했다. 구종 선택지가 적으니 NPB 타자들은 비교적 쉽게 폰세의 공에 대처했다. 올해 KBO리그에서 폰세를 만나는 타자들의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폰세는 올해 체인지업 구사율을 두 배 이상(16.7%)으로 늘렸다. 그의 체인지업은 직구(49%) 커터(18.5%) 다음으로 구사율이 높고, 헛스윙 비율(46.5%)은 가장 높은 효자 구종이다. KBO리그 타자들이 체인지업 대처를 못 한 것이 아니다. 폰세가 올해부터 던지기 시작한 '킥 체인지업'의 효과다.킥 체인지업은 MLB에서도 갓 유행하기 시작한 '신상 구종'이다. 각 투수들의 투구 데이터를 관찰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KBO리그에서 킥 체인지업을 던지는 투수는 폰세 외에도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 드류 앤더슨(SSG 랜더스) 라이언 와이스(한화) 등이 있다. 킥 체인지업이 개발된 건 우연이었다. 2023년 KIA 타이거즈에서 뛰기도 했던 숀 앤더슨(현 LA 에인절스)이 원조다. 체인지업 구사에 익숙하지 않았던 앤더슨이 그립을 고민하다 중지를 공 위로 올렸다. 그 결과 그는 체인지업의 회전축을 뒤집는 데 성공했고, 원하는 움직임을 얻었다.앤더슨의 구질과 그립을 사설 훈련소인 트레드 애슬레틱스의 피칭 디렉터 리프 스트롬이 브랜드화했다. 그는 2023년 초고속 카메라로 앤더슨이 던지는 체인지업을 촬영하다 특이성을 확인했다. 중지로 공을 '찬다(kick)'는 뜻에서 킥 체인지업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이들이다.킥 체인지업은 그동안 투수들이 바라던 움직임을 '손쉽게' 줬다. 투수들은 직구를 시작으로 커브, 슬라이더 등을 차례대로 배우며 성장한다. 커브와 슬라이더는 투구 시 투수의 글러브 방향(glove side·오른손 투수 기준으로 왼쪽)으로 휜다. 이 구종들은 같은 손 타자(오른손 투수의 경우 오른손 타자)에겐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달아나 위력적이다. 하지만 반대 손 타자(오른손 투수의 경우 왼손 타자)의 눈엔 공이 먼 곳에서 가까운 곳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투구의 움직임을 쉽게 읽는다. 투수들이 반대 손 타자들을 잡기 위해 활용하는 구종이 체인지업과 스플리터(포크볼)다. 두 공은 기본적으로 좌우가 아닌 아래로 크게 움직이고, 투구 방식에 따라 투수의 팔 방향(arm side·오른손 투수 기준 오른쪽)으로 휜다. 오른손 투수인 폰세는 커터와 커브만으론 왼손 타자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을 공략할 수 없었기에 낙차 큰 변화구가 필요했다.문제는 난이도다. 직구, 커브,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된 구종은 대부분 공에 마찰을 가해 회전으로 움직임을 얻는다. 반대로 체인지업·스플리터는 공의 회전수를 떨어뜨려야 원하는 움직임(낙차)을 얻는다. 완전히 다른 메커니즘 요소 중 하나가 팔 근육의 회전이다. 투구 시 투수의 손등과 팔뚝은 구종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회전한다. 슬라이더와 커브는 팔이 바깥으로 도는 외전(supination) 구종이다. 반대로 체인지업은 던질 때 손등과 팔뚝이 안으로 도는 내전(pronation) 구종이다.한 투수가 한 팔로 한 경기에서 두 회전을 공존시키면 '감각적 오류'가 발생한다. 체인지업을 던지다 무의식적으로 외전을 가하면 실투가 발생할 확률이 커진다. 또 하나 요소가 손가락이다. 회전을 죽이려 해도 손가락이 공과 마주하면 필연적으로 마찰이 발생하고, 이는 공에 직구와 같은 백스핀을 더해 낙차를 줄인다. 킥 체인지업은 투수의 중지를 접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투수의 중지는 공과의 마찰면이 가장 큰 손가락이다. 또한 직구를 던질 때처럼 회전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투수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킥 체인지업은 중지를 접은 채 공을 쥔다. ESPN은 "기존 체인지업은 손가락을 공에 평평하게 붙이지만, 킥 체인지업을 던질 때는 중지를 공에서 떼어 올리고, 공의 축을 앞으로 '찬다'. 이 동작으로 공의 회전축이 바뀌고, 아래로 떨어지는 무브먼트가 생긴다. 약지는 회전을 억제해 더 많은 낙차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체인지업 피안타율 0.450을 기록하던 드류 앤더슨도 킥 체인지업의 수혜자다. KBO리그에 오기 전까지 체인지업을 능숙하게 던졌던 앤더슨은 KBO리그 공인구를 만나 곤경에 처했다. 미끄러운 MLB 공과 달리 KBO리그 공이 손에 너무 잘 붙는 게 문제였다.앤더슨은 "미국에선 공인구와 내 체인지업이 잘 맞아서 공이 크게 떨어졌다. 한국 공인구는 그보다 끈적했다"며 "중지를 살짝 더 위로 올렸을 뿐이다. 중지의 힘을 빼고, 약지로 공에 회전을 먹이면서 낙차가 커졌다. KBO리그에선 이 방식으로 던지는 게 낫겠구나 싶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앤더슨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184에 불과하다. 기존의 체인지업과 비교해 낙차도 크다는 평가다. 잭 라이터(텍사스 레인저스)는 "이 공은 스플리터처럼 떨어지지만, 커터처럼 옆으로 움직이진 않는다"고 했다.원리가 간단한 만큼 장착도 비교적 쉬운 편이다. 빅리그에서 킥 체인지업을 처음 알린 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유망주 투수 헤이든 버드송이다. 그를 시작으로 소셜미디어(SNS) 영상을 통해 킥 체인지업이 알려졌다. 안드레 무뇨스(시애틀 매리너스) 등은 사설 훈련소에 다니지 않고도, 영상만 보며 이 구종을 장착했다. '폰세 임팩트'가 일어난 KBO리그에서도 국내 투수들이 킥 체인지업 장착을 시작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해 퓨처스(2군)팀에 퍼포먼스센터를 개설, 과학적 접근을 통한 피치 디자인을 시도 중이다.오주승 롯데 퍼포먼스센터장은 "포크볼의 경우 공을 손가락에 끼워 바로 던질 수 있는 투수도 있다. 그렇지 않은 투수들의 경우 내전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억지로 팔을 비틀어 던져야 해서 제구를 잡기도, 원하는 움직임을 얻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또 "킥 체인지업은 그립만 잡고, 직구를 던지듯 자연스럽게 던져 낙차를 일으키는 공이다. 손가락에 의해 자연스럽게 회전축이 바뀌며 움직임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오주승 센터장은 "피치 디자인 과정에서 체인지업이나 포크볼 장착에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킥 체인지업 장착을 시도 중"이라며 "대표적인 투수가 진승현(현 상무)이다. 외전형 투수인 진승현이 과거에 던졌던 체인지업은 밀려 들어가는 느린 직구 형태에 가까웠다. 지금은 낙폭이 있는 체인지업(킥 체인지업)을 던질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진승현은 킥 체인지업 장착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외전형 우완 투수인 그는 우타자 상대로는 통산 피안타율 0.200, 피장타율 0.311로 강했다. 그러나 좌타자(피안타율 0.402, 피장타율 0.517)에겐 유독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퓨처스리그 11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1.20 피안타율 0.179로 압도적인 호투를 펼치는 중이다. 좌타자를 상대로도 피안타율 0.222 피장타율 0.333을 기록할 만큼 한 단계 성장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30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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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일 만에 키움전 또 10피안타…양현종, 6실점 '흔들' ERA 5.16 [IS 광주]

KIA 타이거즈 왼손 선발 양현종(37)이 시즌 4승 달성에 실패했다.양현종은 28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 4와 3분의 2이닝 10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6실점 했다. 지난해 9월 15일 광주 키움전(4와 3분의 1이닝 10피안타 7실점)에 이어 255일 만에 한 경기 두 자릿수 피안타를 허용할 정도로 고전했다. 2-6으로 뒤진 5회 초 2사 1루에서 교체돼 시즌 5패(3승) 요건. 시즌 평균자책점은 4.61에서 5.16까지 치솟았다.이날 양현종은 1회 초 시작부터 4연속 피안타로 2실점 했다. 하지만 1사 1·2루와 2사 만루에서 노련하게 추가 실점 없이 버텼다. 3회 초에는 선두타자 이주형의 피안타 직후 이원석을 3루수 병살타로 유도했다. 4회까지 순항하던 양현종은 5회 대량 실점했다. 이닝 첫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잡아낸 뒤 카디네스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게 화근. 이후 피안타와 볼넷으로 2사 만루에 몰린 뒤 김건희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3타점 3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이형종에게 추가 적시타까지 내준 뒤 성영탁과 교체됐다. 투구 수는 85개(스트라이크 30개). 최고 145㎞/h까지 찍힌 직구(49개)에 체인지업(23개) 슬라이더(11개) 커브(2개)를 섞었는데 직구의 위력이 이전만 못 했다. 5회 나온 김건희와 이형종의 연속 적시타의 제물이 바로 직구였다. 최근 2경기 선발 등판에서 12와 3분의 2이닝 4실점(1자책점)으로 순항하며 연이어 선발승을 따냈으나 이날만큼은 달랐다. 한편 경기는 6회 현재 키움이 6-5로 리드 중이다.광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5.28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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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부담 잠시 벗고 변화구 두려움도 떨쳤다…김택연의 ‘돌직구’ 성장통 [IS 포커스]

잠시 위축됐던 김택연(20·두산 베어스)이 다시 씩씩하게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김택연은 지난 14일 잠시 마무리 보직을 내려놨다. 5월 초 겪은 슬럼프가 문제였다. 1일 KT 위즈전에서 안현민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맞은 게 시작이었다. 10일 NC 다이노스전에선 천재환에게, 1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최인호에게 동점 투런포를 내줬다. 7경기에서 홈런이 3개나 나왔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직구였다. 특히 안현민, 최인호에겐 9구 연속, 10구 연속 직구를 던진 게 홈런으로 연결됐고, 직구 피장타율은 0.426(13일 기준)까지 올랐다.직구는 김택연의 최고 무기다. 지난해 프로에 데뷔한 김택연은 당시 150㎞/h 이상에 뛰어난 수직 무브먼트의 직구로 타자들의 헛스윙을 끌어냈다. 데뷔 첫 해부터 세이브 19개를 수확해 고졸 신인 최고 기록을 썼다. 하지만 직구만으론 타자를 이겨낼 수 없었다. 타자들이 김택연의 직구에 타이밍을 맞히고 들어왔다. 슬라이더로 타자의 허점을 노려야 했지만, 자신감이 떨어진 그는 변화구를 던지기 주저했고 그 결과 장타를 연달아 허용했다.이승엽 두산 감독은 결국 14일 김택연을 잠시 마무리에서 내렸다. 이승엽 감독은 20일 "김택연은 생각이 많아졌던 것 같다. 지난해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던졌다면, 이젠 2년 차가 되면서 '상대가 나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겠지'라고 생각한 듯 하다"며 "가지고 있는 구종을 조금 더 완성도 있게 던지려고 한 것 같다. 선수로서 당연한 잘하려는 욕심이다. 김택연은 가진 능력으로도 충분한데, 더 잘 하려다 조금 역효과가 난 건 아닐까 싶다"고 했다.이 감독은 "김택연은 마무리 투수인 만큼 스트라이크 비율이 좋아져야 한다. 지금은 심신이 많이 안정된 상태인데, (복귀할 컨디션까지) 거의 돌아온 것 같다. 구위도 많이 회복된 것 같다"며 "택연이는 마운드 위에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를 지녔다. 본인의 구위를 믿고 자신감만 찾는다면 당연히 원래 자리로 간다"고 설명했다. 마무리 투수를 내려놓은 후엔 안정감을 찾고 있다. 김택연은 14일 한화전부터 최근 4경기는 모두 무실점 투구했다. 다소 변화의 모습이 보인다. 이후 3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는데, 총 68구를 던지는 동안 직구가 30구(구사율 44.1%)에 불과했다. 대신 슬라이더를 그보다 많은 36구(구사율 52.9%)나 던졌다.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섞으니 직구의 위력도 다시 살아났다.박정배 투수 코치는 "선수 본인과 이야기해보면 망설였던 것 같다. '변화구 하나만 떨어뜨리면 괜찮을 것 같은데' 생각하고도 실행하지 못했다. KT전 때도, 한화전 때도 같았다. 그래서 '변화구든 직구든 던져서 타자를 잡으면 된다. 망설이지 말고 생각나는 대로 던져라. 뭘 맞더라도 결과는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거다'라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잠시 마무리에서 내려왔어도 달라진 건 없다. 이승엽 감독은 "자신감만 잃지 않는다면 전혀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슬럼프가) 빨리 온 게 다행이다. 시즌 중 가장 중요한 7~8월엔 마무리 투수의 영향이 크다. 정상적으로 돌아온다면 이제 100게임이 조금 안 되게 남았는데, 택연이에게 남은 경기를 믿고 맡긴다면 우리 팀 구원진을 탄탄하게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박정배 코치는 "김택연은 답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선수다. 걱정하지 않는다. 자기 역할을 해줄 선수고 그럴 능력이 있다. 본인 생각이 복잡해지면 괜히 더 어려워진다. 망설이지 말았으면 한다"고 독려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2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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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구 연속 직구 승부→동점 투런' 흔들리는 신인왕...'돌직구'는 마구가 아니다 [IS 포커스]

신인왕 마무리 김택연(20·두산 베어스)이 흔들린다. 지난해 그를 신인왕으로 만들었던 돌직구의 위력이 크게 떨어졌다.김택연은 지난 1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 9회 등판해 1이닝 1피안타(1홈런) 1볼넷 1탈삼진 2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홈런이 문제였다. 8회 김재환의 홈런포로 3-1로 앞서던 때 올라온 그는 아웃 카운트 2개를 어렵지 않게 잡았으나 한화 최인호에게 오른쪽 담장 몬스터월을 넘기는 대형 2점 홈런을 맞고 연장 승부의 빌미를 제공했다. 9구 연속 직구를 던졌으나 좀처럼 헛스윙을 얻지 못했고, 결국 최인호의 방망이에 그의 공이 제대로 걸렸다.사실 빌미를 제공한 건 따로 있었다. 그는 4구째 직구로 최인호에게 파울 플라이를 유도했는데, 포수 김기연과 3루수 임종성이 서로 미루다 처리에 실패했다. 포구 실책이 기록됐고, 이후 홈런을 맞았기 때문에 2점은 그의 자책점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그렇다해도 마무리 투수가 흔들리는 건 심상치 않은 일이다. 1경기만의 일도 아니다. 김택연은 지난 1일 KT 위즈전 때도 9회 올라왔다가 안현민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허용한 바 있다. 최인호의 홈런과 상황이 비슷했다. 김택연은 10구 연속 직구 승부를 펼쳤으나 안현민의 방망이에 타이밍이 계속 걸렸고 결국 장타로 이어졌다.김택연의 직구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김택연은 지난해 데뷔해 최고의 1년 차 시즌을 보낸 바 있다. 60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19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 역대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기록을 썼다. 김택연에게 역대급 시즌을 안겨준 게 그의 돌직구다. 150㎞/h 안팎을 기록하던 그의 강속구는 지난해 스탯티즈 기준 헛스윙 비율 28.9%, 피안타율 0.200, 피장타율 0.272로 1군 타자들을 잡아냈다. 알고도 못 치는 공에 가까웠다. 올해는 그 직구가 말을 듣지 않는다. 올해 김택연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9.4㎞/h. 지난해(148.1㎞/h)보다 오히려 올랐다. 구속 측정 기준이 지난해 PTS에서 올해 트랙맨 레이더로 바뀐 걸 고려하더라도 최소한 유지된 수준이다.결과는 딴판이다. 방망이에 맞히는 수준은 비슷하다. 올해 헛스윙 유도 비율은 26.7%, 피안타율은 0.191로 예년과 비슷하다. 하지만 피장타율이 0.426까지 훌쩍 뛰었다. 지난해 풀시즌 피홈런이 2개인데 올해 벌써 3개나 내준 상황이다.일시적 부진일 수도 있고, 제구의 문제일 수도 있다. 데이터 상으로도 직구 자체 위력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었다. 겨우 18과 3분의 2이닝이라는 작은 샘플 사이즈 안에서 생긴 해프닝일 수도 있다. 다만 단조로운 구종 배합의 한계를 보여준 건 있다. 김택연은 최인호에게 홈런을 맞을 때도, 안현민에게 홈런을 맞을 때도 9구 연속, 10구 연속 직구를 던지다 장타를 내줬다. 최인호는 지난해 직구 상대 타율 0.308 장타율 0.473을 기록해 강점을 보인 타자였다.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더 섞을 법 했으나 직구를 고집하다 점수를 내줬다.'터미네이터'로 불리는 안현민은 아예 직구를 잡아먹는 '야수'에 가깝다. 올 시즌 13경기 출전에 그치지만 직구 타율이 0.500에 달한다. 1군 통산 29경기 출전에 그쳐 슬라이더엔 약점이 있는데, 당시 김택연은 그 약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아무리 빠른 직구도 타자가 노리고 들어오면 방망이에 맞는다. 메이저리그(MLB) 최고속 마무리로 유명한 아롤디스 채프먼도 2016년까진 직구 구사율이 80%가 넘었으나 이를 점차 50%대, 그 이하로 줄였다. 평균 161㎞/h의 빠른 공도 노리고 들어오니 타자를 당해낼 수 없었다. 김택연의 직구 역시 2년 차 시즌을 맞아 타자들이 집요하게 이를 노린다.김택연은 변화구의 필요성을 충분히 아는 투수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스플리터를 실험했고, 스리 피치를 장착할 경우 슬라이더에도 변화를 줘 안정감 있는 레퍼토리를 구축하겠다는 탄탄한 계획도 있다. 그 정도로 김택연은 지성과 학구열, 배짱을 두루 갖춘 투수다. 채프먼 역시 싱커와 스플리터 구사율을 높여 약점을 보완한 바 있다.그저 현재까진 그 결과가 잘 보이지 않을 뿐이다. 2년 차 징크스를 이겨낼 수 있는 열쇠는 결국 김택연 본인에게 있다.대전=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1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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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홈런의 명품 조연" 첫 7타자 6탈삼진…6회까지 무려 10K '괴력' [IS 피플]

비록 최정(38·SSG 랜더스)에게 역사적인 홈런을 허용했으나 외국인 투수 라일리 톰슨(29·NC 다이노스)의 피칭은 흠잡을 곳이 없었다.라일리는 13일 인천 SSG전에 선발 등판,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10탈삼진 2실점 쾌투했다. 한 경기 두 자릿수 탈삼진은 지난달 10일 수원 KT 위즈전(7이닝 1피안타 14탈삼진 무실점)에 이어 두 번째. SSG전을 마친 뒤 탈삼진 부문에서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75개) 박세웅(롯데 자이언츠·68개) 드류 앤더슨(SSG·67개)에 이어 4위로 뛰어올랐다. 9이닝당 탈삼진(KK/9)은 11.72개로 앤더슨(13.60개)에 이은 2위이다.SSG 타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날 라일리는 6회를 제외한 매 이닝 탈삼진을 뽑아냈다. 특히 첫 7타자 상대 6개의 삼진을 잡아낼 정도로 경기 초반 타자들을 압도했다. 3회까지 기록한 탈삼진이 7개. 4회 1개, 5회 2개를 추가하며 개인 두 번째 두 자릿수 탈삼진을 달성했다. 위닝샷 기준으로 직구 5개, 커브 4개, 포크볼 1개였다. 최고 154㎞/h까지 찍힌 직구(45개)에 커브(16개) 슬라이더(30개) 포크볼(9개)을 적재적소 섞어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특히 스트라이크존 상단과 하단을 능수능란하게 활용했다. SSG 타자들이 알고도 속을 만큼 위력적이었다. 아쉬움이 남는 건 2-0으로 앞선 6회 말이었다. 라일리는 2사 후 박성한을 우전 안타로 내보낸 뒤 최정에게 통한의 동점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박성한 타석에서 1볼-2스트라이크로 볼카운트의 우위를 점했으나 5구째 직구를 공략당한 게 뼈아팠다. 최정 타석에선 풀카운트에서 던진 6구째 135㎞/h 슬라이더가 비거리 110m '시즌 6번째 피홈런'으로 연결됐다. 최정은 이 홈런으로 KBO리그 사상 첫 통산 500홈런 대업을 달성했다. 라일리는 후속 한유섬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라이언 맥브룸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 시즌 다섯 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선발 투수의 몫을 해냈다. 최정은 경기 뒤 "(라일리의 투구 내용이 좋았는데) 실투 하나를 운 좋게 잡은 거 같다"라고 몸을 낮췄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5.14 06:00
프로야구

'포크볼로 6K' 첫 3연승 문동주, 더 이상 방황은 없다 [IS 피플]

결정구를 찾아다니던 시간은 끝났다. 문동주(22·한화 이글스)가 다시 찾은 결정구 포크볼과 함께 '완전체 투수'로 성장 중이다.문동주는 지난 26일 열린 KT 위즈와의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홈경기에 선발 등판, 7과 3분의 2이닝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문동주를 앞세운 한화가 2-1로 승리하면서 그는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3연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이닝, 최다 탈삼진 기록도 썼다. 평균자책점도 여느 에이스 부럽지 않은 3.03까지 낮췄다.올 시즌 문동주의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지난해 후반기 어깨 통증을 느낀 그는 비시즌 내내 재활에 전념하다 시즌 준비가 늦어졌다. '불펜 전환설'까지 돌았으나 투구 수를 늘린 끝에 선발로 출발했다. 지난 2일 롯데 자이언츠전(2이닝 4실점)과 8일 두산 베어스전(4이닝 3실점)에선 강속구가 통하지 않아 부진했다. 당시 시즌 평균자책점이 5.73까지 높아졌다. 부진은 길지 않았다. 13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그는 6이닝 무실점으로 첫 승을 수확했고, 19일 NC 다이노스전에서 강우 콜드 완투승(5이닝 2실점)을 더하는 등 3연승을 달렸다.달라진 배경에는 달라진 포크볼 구사가 있다. 문동주는 광주진흥고 시절에는 포크볼을 결정구로 썼다. 하지만 그 공을 많이 던지면 손톱이 깨지는 일이 잦았다. 결국 프로 입단 후 포크볼을 던지지 않았다. 대신 커브와 슬라이더를 써보려 했으나, 포크볼에 비해 위력이 덜했다. 문동주는 포크볼 대신 체인지업 장착도 시도해봤으나, 쉽지 않았다. 결국 문동주는 지난해 후반기 다시 포크볼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후반기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60으로 선전하는 결과를 얻었다. 올 시즌 문동주는 포크볼 구사율을 17.3%(스탯티즈 기준)까지 높였다. 포크볼 피안타율은 0.125에 불과하다. 그는 지난 26일 KT전에서 총 20개의 포크볼을 던졌다. 이날 기록한 탈삼진 8개 중 6개를 이 구종으로 솎아냈다. 문동주는 커브를 초구(구사율 11.9%) 또는 스트라이크와 볼이 같은 카운트(16.4%)에서 주로 활용하고 있다. 포크볼은 2스트라이크 이후(25.8%), 카운트가 유리할 때(26.8%) 결정구로 선택하고 있다. 지난해 6.1%였던 체인지업 구사율은 올해 0.2%로 사실상 사라졌다. 문동주는 26일 경기 후 구단 인터뷰를 통해 "체인지업을 장착하기 위해 몇 년 동안 고생했다. 류현진 선배님, 정우람 선배님 등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많은 선수에게 물어봤는데도 (익히기) 어렵더라"며 "조금 부끄럽지만 (내 포크볼 정도면) 좋은 구종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포크볼로 노선을 변경한 게 잘 통한 것 같다. 던지기 편하다"고 자신했다.7회까지 84구를 던진 26일 문동주의 페이스를 보면 올해 개장한 한화생명 볼파크의 첫 완봉승이 기대됐다. 그러나 8회 선두 타자(유준규)에게 볼넷을 내주며 8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문동주는 "그 볼넷이 너무 아쉬웠다"며 "(완봉은) 생각하지 않았다. 더 잘 던져야 했다. (새 구장 최초의 기록은)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기회가 된다면 내가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며 웃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4.28 06:46
메이저리그

'평균 구속 3㎞ 급락' 닥터 K 스트라이더가 위태하다? 여전한 구위, 구종까지 늘었다

스펜서 스트라이더(27·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드디어 빅리그에 돌아왔다. 전성기에 비할 수준은 아니지만, 여전한 구위로 애틀랜타 구단에 희망을 밝혔다.스트라이더는 17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득점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서 팀은 1-2로 졌고 스트라이더도 패전 투수가 됐다.경기 내용은 복귀전치고 나쁘지 않았다. 1회 아웃 카운트 2개를 연속 탈삼진으로 먼저 잡은 스트라이더는 앤서니 산탄데르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이어 2회 주자를 쌓았지만 역시 후속 타자를 잡고 0을 지켰다.그는 3회 보 비솃의 2루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적시타를 맞아 실점했지만, 4회를 삼자범퇴로 마쳤다. 5회 에디슨 바거를 탈삼진으로 잡아 최소 이닝(354이닝) 500탈삼진을 기록한 그는 6회 게레로 주니어에게 홈런을 맞으면서 퀄리티스타트는 채우지 못하고 등판을 마무리했다. 빅리그 복귀전에서 투구 결과까지 완벽할 필요는 없다. 팔꿈치 수술 재활 후 돌아온 만큼 중요한 건 건강과 내용이다. 좋지 못한 지표는 있다. 바로 구속이다. 스트라이더는 부상 전까지 MLB를 대표하는 파이어볼러 선발 투수였다. 커리어하이였던 2023년 그는 20승 5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특히 탈삼진이 281개에 달하며 탈삼진 1위에 올랐다. 그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4위에 올랐다.문제는 그때의 구위를 재현하느냐다. 당시 스트라이더는 직구 평균 시속 97.2마일(156.4㎞)를 찍었다. 지난해 평균 구속도 시속 96.3마일(155.0㎞)이었는데, 시즌 중 부상을 입었던 만큼 그 영향이 있었다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선 평균 구속이 이보다 느린 시속 95.4마일(153.5㎞)에 불과했다. 전성기 대비 3㎞/h 가깝게 구속이 떨어진 셈이다. 비관적으로만 볼 건 없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스트라이더의 첫 경기에 흥분해야 하는 3가지 이유"를 들면서 "모든 징후가 그가 이전처럼 호투할 것이라고 말한다"고 호평했다. 매체는 "스트라이더의 직구는 여전히 폭발적이다. 구속은 아직 예전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리그 평균보다 시속 2마일(3.2㎞) 빠르다"며 "더 중요한 건 스트라이더의 직구가 여전히 상승 무브먼트가 있어 높은 스트라이크존에서 헛스윙을 유도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두 번째 이유는 슬라이더다. 주 무기인 슬라이더는 마이너리그 재활등판 동안 여전한 위력을 발휘했다. 매체는 헛스윙 유도 62%, 삼진 비율 58%를 기록했다고 전했다.구종이 추가된 것도 기대감을 높인다. 투 피치에 가까웠던 그는 이날 경기에서 기존 3구종 체인지업에 더해 커브까지 활용했다. 2024년 구사율 12%였던 커브는 48인치를 떨어지면서 9인치 브레이크를 기록했는데, 올해 마이너리그에선 6%를 구사하는 동안 48인치를 떨어지고 12인치 브레이크로 변화 폭이 커졌다.체인지업도 달라졌다. 매체는 "스트라이더의 체인지업은 마이너리그 세 차례 등판에서 타자들에게 12번 스윙 중 9번 헛스윙을 유도했다. 체인지업으로 마무리된 타석 7번 중 5번이 삼진으로 끝났다"고 전했다.MLB닷컴은 "스트라이더가 MLB에서 체인지업과 커브를 모두 던진다면 그는 레퍼토리가 두 배가 된다. 더 다양한 구종 배합은 스트라이더의 구속 저하를 만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번 시즌 애틀랜타가 다시 위대해지기 위해 필요한 모든 도구를 보유한 것 같다"고 기대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4.17 09:53
일본야구

'신조가 찍었다' 157㎞/h CPBL MVP 베일 벗는다, NPB 데뷔전 '확정'

대만 프로야구(CPBL) 최우수선수(MVP) 출신 투수 구린뤼양(25·니혼햄 파이터스)의 일본 데뷔전이 확정됐다. 일본 매체 스포츠호치는 '신조 쓰요시 니혼햄 감독이 오는 23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전에 구린뤼양을 선발로 데뷔시킨다고 발표했다'라고 13일 전했다. 구린뤼양은 이에 앞서 15일 1군에 합류할 예정이다.구린뤼양은 지난해 11월 니혼햄과 3년 계약하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는 2013년 11월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일본전에 선발 등판, 6회 1사까지 노히트 노런 포함 6과 3분의 2이닝 3피안타(1피홈런) 1실점 쾌투했다. CPBL에선 이미 잔뼈가 굵은 선수. 통산 6년 성적이 32승 15패 평균자책점 2.48이다. 지난 시즌에는 퉁이 라이온스 에이스로 맹활약하며 10승 2패 평균자책점 1.66(125이닝)으로 리그를 주름잡았다. 평균자책점 1위, 다승과 탈삼진(150개) 3위를 차지하며 MVP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 구린뤼양은 지난 1월 말 오키나와현 나고시의 한 호텔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으나 당시 옆구리 상태가 좋지 않아 2군 캠프에서 몸을 만들 거라고 전해졌다. 구린뤼양의 2군 성적은 3경기 3승 평균자책점 1.72. 신조 감독은 "잘만 하면 최다승을 노릴 수 있는 투수로 보고 있으니 23일 기대해도 좋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일본 도쿄스포츠는 계약 발표 당시 구린뤼양에 대해 최고 157㎞/h를 던지는 투수라고 소개했다. 오른손 오버스로우인 구린뤼양은 포심 패스트볼에 포크볼과 커브, 슬라이더를 다양하게 섞는 유형. 특히 대만 시절 '필살기'로 불린 포크볼이 위력적이라는 평가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4.14 02:00
프로야구

후라도·헤이수스 보낸 이유 있었네...로젠버그, 1위 LG 상대 '선발 타자 전원 탈삼진' 괴력

키움 히어로즈 '1선발' 케니 로젠버그(30)가 KBO리그 입성 뒤 가장 빼어난 투구를 선보이며 '리그 1위' LG 트윈스 타선을 제압했다. 여러 기록을 쏟아냈다. 로젠버그는 지난 1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LG와의 홈 주중 3연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4피안타 무실점 13탈삼진을 기록하며 키움의 4-0 승리를 이끌고 시즌 2승(2패)째를 거뒀다. 이날 로젠버그의 투구는 현란했다. LG가 주전 좌타자 오지환·박해민·김현수를 빼고, 백업 우타자를 투입해 '좌완'인 그를 괴롭히려고 했지만 슬라이더와 커브 그리고 체인지업을 다양한 공 배합으로 구사해 '탈삼진쇼'를 펼쳤다. 로젠버그는 종전 키움 소속 외국인 선수 한 경기 최다 탈삼진(13) 타이기록을 세웠다. 기존 기록은 현재 삼성 라이온즈 소속인 아리엘 후라도가 지난해 6월 26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세웠다. 키움 역대 1위는 14개를 기록한 한현희(현 롯데 자이언츠)다. 더불어 로젠버그는 선발 타자 전원 탈삼진 기록도 작성했다. 전날(8일) 기준으로 팀 타율(0.295) 1위, 홈런 2위(15개)를 지켰고, 당장 8일 키움전에서 13득점을 하며 달아오른 LG 타선을 상대로 해낸 기록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 키움 소속으로는 2014년 헨리 소사, 2022·2023년 안우진에 이어 역대 4번째다. 리그 역대 38번째 기록이기도 했다. 완봉승은 놓쳤다. 로젠버그는 9회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 타자 신민재의 집요한 커트(의도적으로 파울을 만드는 타격)에 고전하다가 좌전 안타를 맞았고, 후속 타자 오스틴 딘에겐 우중간 안타를 허용했다. 결국 홍원기 감독은 이 상황에서 투수를 '클로저' 주승우로 바꿨다. 그가 기출루자 득점을 막아낸 덕분에 로젠버그도 무실점 투구를 할 수 있었다. 키움 외국인 투수가 완봉승을 거둔 건 2022년 5월 2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타일러 애플러가 마지막이었다. 로젠버그가 바통을 잊지 못했다. 경기 뒤 로젠버그는 LG가 우타 라인 수를 늘린 점, 그 과정에서 주축 선수들이 빠진 점에 대해 의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5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며 '노히트노런' 기대감이 커졌지만, 빗맞은 타구도 안타가 될 수 있는 게 야구이기 때문에 역시 신경 쓰지 않고 투구를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로젠버그의 첫 피안타는 6회 초 2사 이후 최원영에게 허용한 우측 텍사스 안타였다. 로젠버그는 지난달 22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에 선발로 나섰지만, 3이닝 동안 8점을 내주며 불안감을 안겼다. 하지만 이후 세 경기 연속 6이닝 이상 소화하며 3자책점 이상 기록하지 않았다. 키움은 올 시즌 타자 2명, 투수 1명으로 외국인 선수를 구성했다. 키움의 유일한 외국인 투수이자 에이스. 로젠버그가 1위 팀 타선을 상대로 위력을 뽐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10 10:17
프로야구

'양의지 3안타 1홈런+김기연 결승타' 포수 듀오 활약한 두산, 길었던 11회 승부서 짜릿한 끝내기 [IS 잠실]

날씨가 따뜻해졌다. 양의지(38·두산 베어스) 방망이에도 불이 붙었다. 그의 진흥고 후배, 백업 포수 김기연(29)도 끝내기 안타로 팀 승리를 완성했다.두산은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 6-5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시즌 7승(7패)을 수확, 5할 승률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두산이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한 건 지난달 22일 정규시즌 개막 후 처음이다.앞서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장식한 두산은 이날 선발 라인업을 정수빈(중견수)-추재현(좌익수)-양의지(포수)-양석환(1루수)-강승호(3루수)-김재환(지명타자)-박계범(2루수)-박준영(유격수)-조수행(우익수)로 구성했다.반면 주말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 3연전을 루징 시리즈로 마친 한화는 타순에 변화를 줘 두산과 만났다. 한화는 이날 황영묵(2루수)-에스테반 플로리얼(중견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문현빈(지명타자)-김태연(좌익수)-이진영(우익수)-최재훈(포수)-심우준(유격수)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두산은 3번 타자·포수로 출전한 양의지가 맹타를 휘두르며 접전을 펼쳤다. 결승타를 쳤던 건 아니지만, 절정의 타격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그는 이날 적시타와 홈런, 2루타로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한화 3번 타자 노시환도 3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1득점 1볼넷의 존재감에 밀릴 수 있던 경기 흐름은 양의지의 활약 덕에 팽팽하게 유지됐다.경기 초반, 기세를 먼저 잡은 건 한화였다. 한화는 1회 초 시작과 함께 황영묵이 내야안타로 출루했고, 플로리얼이 우전 안타로 바통을 넘겼다. 밥상을 받은 노시환이 대포를 터뜨렸다. 3월 22일과 23일 개막 2연전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렸던 노시환은 16일 만에 시즌 3호포를 스리런 홈런으로 만들었다. 그는 최승용이 던진 슬라이더 실투를 통타, 머나먼 잠실 왼쪽 외야를 넘겼다. 두산도 그대로 당하진 않았다. 두산은 1회 말 곧바로 정수빈이 2루타로 출루했고, 양의지가 적시타로 가볍게 그를 불러들였다. 양의지는 이어 4회 말 선두 타자로 한화 문동주의 커브를 통타, 추격하는 솔로포를 때렸다.양의지가 만든 추격 분위기를 타자들이 이어 받았다. 두산은 4회 후속 타자 강승호가 안타와 도루로 밥상을 차렸고, 박계범이 적시타로 그를 불러들였다. 한화의 불안한 수비는 역전마저 내줬다. 중견수 플로리얼이 박계범의 안타 타구를 놓쳤고, 박계범은 그 사이 3루를 돌아 홈까지 쇄도했다. 송구가 홈으로 향했지만, 포수 최재훈이 이를 놓치면서 4-3, 역전 득점이 나왔다.한화도 반격했다. 한화는 두산 선발 최승용에게 추가점을 내지 못했지만, 홈런을 때렸던 노시환은 두 번째 타석에서 2루타, 세 번째 타석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을 뽑으며 절정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노시환은 이어 7회 초 네 번째 타석 때 결국 동점 타점까지 뽑았다. 그는 이영하를 상대로 4구 연속 들어오는 슬라이더를 공략, 유격수 키를 넘기는 좌중간 적시타로 4-4 동점을 되찾았다. 한화는 이어 김태연의 안타, 대주자 이원석의 진루, 최재훈의 희생 플라이로 4-5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두산의 뒷심이, 양의지의 날카로운 노림수가 한화를 그대로 보내주지 않았다. 두산은 8회 말 한화 셋업맨 박상원을 상대로 기어이 동점을 되찾았다. 선두 타자로 나온 양의지가 박상원이 2구 연속 던진 직구를 통타해 왼쪽 담장을 맞히는 대형 2루타를 때렸다.동점 주자가 나오자 두산 벤치도 움직였다. 두산은 대주자 박지훈을 내보냈고, 그는 재치 있는 주루로 진루해 1사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압박이 결국 동점으로 이어졌다. 구원 등판한 한승혁이 폭투를 기록, 박지훈이 득점하면서 경기는 5-5 원점으로 돌아갔다.양의지가 지킨 승부의 흐름을 11회 말, 마지막 기회 때 후배들이 이었다. 두산은 '시범경기 타격왕' 오명진이 우전 안타로 출루해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조수행이 기습 번트를 때려 1루에서 살아 남았다. 주자가 쌓였다. 정수빈이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 기회를 백업 포수 김기연이 살렸고, 길었던 승부도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은 양의지의 존재감이 절대적이었다. 양의지는 최근 타격감도 꾸준히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그는 지난 3월 8경기에서 23타수 4안타(타율 0.174) 부진했다. 하지만 4월에 들어선 지난주, 5경기에선 21타수 7안타(타율 0.333)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3월에 없던 홈런도 쳐냈고, 역시 1개도 없던 2루타도 2개를 쳐냈다. 여기에 8일 경기 홈런 포함 3안타를 더하면서 KBO리그 역대급 공수겸장 포수의 위력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마운드에선 선발 최승용이 6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불펜 방화로 승리 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불펜도 대량 실점 없이 버텨내면서 역전승을 일궜다. 연장까지 가는 승부 속에 김택연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이날 1군에 돌아온 지난해 셋업맨 최지강이 11회 초를 막으며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4.0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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