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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홈런 중 7개, 잠실을 지배한 리그 OPS 1위 포수 “홈런은 타자의 꽃, 많이 칠수록 좋다”

LG 트윈스 박동원(35)의 장타력이 폭발하고 있다. 박동원은 지난 9일까지 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9 9홈런 2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 6위, 홈런 공동 4위, 타점 공동 6위. 출루율(5위)과 장타율(4위)을 합한 OPS는 1.016으로 KBO리그에서 가장 높다. 이런 페이스를 유지하면 개인 첫 3할 타율 달성과 함께 커리어 하이도 가능해 보인다. 박동원은 개인 성적을 전혀 확인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가끔씩 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통해 '내가 이 정도로 하고 있구나'라고 파악한다. 올 시즌 내 타율도 정확히 모른다"라며 웃었다. 그런 박동원이 '홈런' 이야기가 나오자 "홈런은 타자의 꽃이지 않나"라고 반겼다. 삼성 라이온즈 르윈 디아즈(13개)를 비롯해 노시환(한화 이글스·10개) 박병호(삼성 라이온즈·9개) 등과 홈런 레이스에서 경쟁 중이다. 박동원의 포지션이 포수인 데다 국내에서 가장 큰 서울 잠실구장을 사용하기에 이 경쟁이 더욱 의미 있다. 포수 중에는 NC 다이노스 신예 김형준(9홈런)과 홈런이 가장 많고, 올 시즌 10개 구단 선수 중 잠실에서 가장 많은 홈런 7개(2위 LG 문보경 6개, 3위 LG 오스틴 딘 3개)를 기록 중이다. 앞으로 7시즌 연속 10홈런까지 남은 홈런은 단 1개다. 박동원의 개인 한 시즌 최대 홈런 기록은 키움 히어로즈 시절이었던 2021년 22개다. 박동원은 "홈런은 많이 칠수록 좋다"고 말했다.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동원은 6일 열린 두산 베어스전 1-1로 맞선 2회 초 상대 선발 최원준에게 결승 솔로 홈런(비거리 117.6m)을 뽑았다. 박동원의 홈런은 영양가가 만점이다. 그가 홈런을 친 8경기 중 LG는 6차례 이겼다. 박동원이 홈런을 뽑고서도 LG가 패한 지난달 22일 잠실 NC 다이노스전(9회 상대 투수 류진욱)과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전(7회 류현진)에서 각각 동점 홈런을 터뜨렸다. 염경엽 LG 감독이 심판진에게 격렬하게 항의하며 퇴장 당한 지난달 11일 잠실 두산전은 대수비로 나와 7회 역전 3점 홈런을 날리고 포효하기도 했다. LG는 최근 팀 타선이 전반적으로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었고, 박동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내가 언제 3할 타율을 쳤나?"라고 되물으면서 "(최근 부진했는데도) 타율이 3할을 넘어 놀랐다. 시즌 초반 타율을 많이 높여 놓은 덕분"이라며 웃었다. 그는 이어 "이제 37경기를 치렀다. 아직 100경기 이상 남았다"라며 "남은 경기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주전 안방마님으로 개인 성적과 다르게 팀 순위표는 매일 확인하고 있다.그는 “한화가 정말 무섭더라. 요즘 한화가 매일 이겨서 (1위 싸움이) 정말 힘들다"라면서도 “한화가 무섭게 치고 올라와도 흔들리지 않고 우리 것을 해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5.05.1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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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70억 보상 투수, 7일 두산전서 LG 데뷔전 치른다...손주영 추가 휴식 [IS 잠실]

최채흥(30)이 7일 LG 트윈스 이적 후 처음 1군 마운드에 오른다. 염경엽 LG 감독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내일 최채흥을 선발 투수로 내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발 로테이션상 7일 잠실 두산전은 왼손 투수 손주영이 나설 차례다. 그러나 손주영은 지난 2일 SSG 랜더스전 등판(투구 수 96개) 후 팔꿈치 뭉침 증세가 있다.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이 나흘 휴식 후 (7일 두산전) 등판에 전혀 무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트레이닝 파트에서 '팔꿈치 뭉침 증세가 완전히 풀리지 않을 거 같다'고 전해왔다"라며 로테이션 조정 이유를 설명했다. 손주영이 지난해 풀타임 선발 첫 시즌을 보낸 만큼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손주영은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으로 등판이 이틀 더 밀렸다. KBO리그는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7일까지 지옥의 9연전 일정으로 8일 경기가 열리지 않는다. 최채흥이 다시 한번 염경엽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최채흥은 앞서 1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화 이글스전 선발 투수로 예고됐다. 지옥의 9연전 일정에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부상 이탈로 인한 빈 자리를 메울 투수로 낙점된 것이다. 그러나 경기 시작 1시간 55분을 앞둔 오후 4시 35분경 우천 순연 결정이 내려졌다. 이에 최채흥은 1군 엔트리에 등록조차 되지 않아 곧바로 2군에 내려갔다. 최채흥은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와 4년 총 70억원의 계약으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한 최원태의 보상 선수로 LG에 합류했다. LG는 최채흥의 커리어와 잠재력뿐 아니라 삼성에서 코치를 지냈던 이병규 2군 감독의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지명했다. 최채흥은 "홈구장도 크고(투수에게 유리하고), 좋은 기회를 받을 수도 있겠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최채흥은 가장 최근 퓨처스리그 등판이던 지난달 25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5이닝 3피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최채흥에게 임찬규와 같은 영리한 투구를 주문했던 염경엽 감독은 "최채흥이 완급조절을 조금 터득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체인지업도 좋아졌고, 커브도 빠른 커브와 느린 커브를 구사하더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보상선수 신화'에 도전하는 최채흥은 2018년 1군 무대 데뷔 후 잠실구장에서 평균자책점이 3.62(통산 4.59)로 전국 9개 구장 중 가장 좋다. 최고 시속 140㎞ 내외의 직구를 던지는 최채흥은 구속보다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유형으로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77이닝 3피홈런)에선 장타 허용에 대한 부담이 적다. 최채흥은 개인 통산 27승 29패 5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2020년에는 개인 한 시즌 최다인 11승(6패)과 함께 국내 투수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 3.58를 기록한 바 있다.잠실=이형석 기자 2025.05.0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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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은 최하위, 자신은 2연패...키움 '2선발' 하영민, 두산전은 2025시즌 분수령

키움 히어로즈 '2선발' 하영민(30)이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올 시즌 여섯 번째 등판에 나선다. 하영민은 2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5이닝 이상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안고 등판하는 선발 투수, 이날 하영민은 평소보다 더 큰 부담감을 안고 나설 전망이다. 소속팀이 최근 10경기에서 8패(2승)를 당하는 등 4월 내내 부진하며 최하위(10위)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키움은 지난주 야시엘 푸이그가 9회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친 18일 KT 위즈전만 이겼다. 선발 등판한 투수의 승수는 없었고, 패전만 4번 당했다. 평균자책점은 7.33에 이르렀다. 개막 첫 로테이션까지는 선발진의 퍼포먼스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1선발 케니 로젠버그는 경기 기복이 있었고, 3선발 김윤하는 계속 부진했다. 지난 18일 등판 예정이었던 신인 정현우는 어깨에 염증이 생겨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하영민은 두 번째 등판이었던 3월 29일 고척 SSG 랜더스전에서 7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고, 지난 4일 고척 NC 다이노스전에서도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2승째를 챙겼다. 하지만 하영민은 10일 고척 LG 트윈스전에서 4이닝 동안 10안타를 맞고 6점을 내줬고, 16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시즌 한 경기 최다 피안타(12)를 기록하며 다시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6점을 내줬다. 팀과 자신이 모두 반등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한창 화력이 뜨거웠던 LG, 롯데와 달리 두산은 최근 8경기에서 득점권 타율이 0.211(9위)에 불과할 만큼 공격력이 떨어져 있는 팀이다. 하영민은 지난 시즌(2024) 두산전에 2번 등판, 13이닝 동안 5점만 내주며 나쁘지 않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일단 선발 투수가 5이닝을 채워줘야 싸울 수 있다. 2014년 데뷔전에서 승리 투수가 되며 화려하게 등장한 하영민은 이후에는 주로 불펜 투수로 나서며 존재감이 희미해졌다. 하지만 지난 시즌 선발진 한자리를 꿰찼고, 9승을 거두며 데뷔 10년 만에 비상했다. 올 시즌 키움이 외국인 구성을 타자 2명, 투수 1명으로 채우며 하영민이 2선발 역할을 하게 됐다. 엄밀히 선발 투수 임무를 수행한 경험이 많지 않은 하영민이다. 팀과 자신의 반등을 위한 전환점이 필요하다. 그게 22일 두산전일지 지켜볼 일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2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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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팬들에게 'K-볼'을 묻다⑥] "김도영 도쿄돔에서 보고 입덕" "인스타그래머블한 야구장" KIA, 그리고 야구에 빠진 부녀

2024년 KBO리그는 새 역사를 쓰고 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1000만 관중을 돌파한 것이다. 경기장에 가지 않더라도 TV와 모바일로 야구를 즐기는 팬들은 그 몇 배다.프로야구는 지난 40여 년 동안 한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였다. 올해는 스포츠를 뛰어넘어 한국 최고의 콘텐츠로 도약하고 있다.1000만 명은 단지 관객이 아니다. 야구장에서 응원가를 만들어 부르는 가수이며, 함께 춤추는 댄서다. 그리고 기발한 응원문구를 쉴 새 없이 생산하는 카피라이터다. 불같은 열정을 내뿜으면서도 매너는 쿨하다. 야구 종주국 미국과 야구가 국기(國技)로 여기는 일본에서도 깜짝 놀라는 응원 문화다.일간스포츠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팬으로 불러도 좋을 이들을 만나 'K-볼'의 매력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 주> 방탄소년단(BTS)도 블랙핑크도 아니다. 전하율(12) 양을 설레게 하는 마음속 아이돌은 다름 아닌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다. 전 양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김도영은 김도영만의 특별한 느낌이 있다. 지난해 도쿄돔에서 직접 보고 완전 '입덕(팬이 됐다는 뜻의 은어)'했다"라며 까르르 웃었다.전하율 양이 야구에 빠진 건 2019년 9월 17일이다. 광주 KIA-NC 다이노스전을 직관한 뒤 눈이 반짝였다. 3개월 전 가족과 함께 처음 야구장(광주 KIA-두산 베어스전)을 찾았는데 공교롭게도 그날은 현충일(6월 6일)을 기념하느라 야구장 내 공식 응원이 없었다. TV로만 접한 관중의 떼창, 치어리더의 율동 등을 직접 보니 가슴이 요동쳤다. 전하율 양의 아버지 전상민 씨는 "이젠 선수들 등 번호까지 다 외운다. 라인업에 누가 빠졌는지 바로 알고 2군(퓨처스리그)에서 올라온 선수도 바로 알아차린다"며 "지금은 나보다 야구를 더 잘 알아서 어려운 규칙도 설명해 줄 정도"라고 놀라워했다.야구의 관심을 키운 촉매제는 김도영이었다. 2022년 신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김도영은 그해 1군에 데뷔했다. 전하율 양은 지난해 생일(11월 9일)을 앞두고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을 현장에서 보고 싶다"라며 아버지를 졸랐다. APBC는 김도영의 성인 국가대표 데뷔전이 맞물린 국가 대항전이었다. 딸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던 전상민 씨는 "학교에는 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대회 일주일 전 급하게 항공편(김포-하네다행)과 숙박을 예약했다. 목~토요일 일정으로 2경기(호주전·일본전)를 보고 왔다"라고 말했다. 잊지 못할 순간도 있었다. 도쿄돔 숙소 엘리베이터에서 류중일 국가대표 감독과 함께 먼저 탑승해 있던 김도영을 마주한 것. 문이 열린 순간 얼음이 됐다. 인원 초과로 다음 엘리베이터를 탈 수밖에 없었는데 함께 탑승한 최지훈(SSG 랜더스)이 김도영 유니폼을 입고 있던 전 양을 보고 "아, 도영이가 타야 했다"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전하율 양은 "김도영이 없었으면 일본도 안 갔을 거"라며 웃었다. 전상민·하율 부녀는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에 거주한다. 전주시는 연고 프로야구단이 없는 상황. KIA의 홈 경기가 열릴 때면 1시간 반가량 운전해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를 향한다. 광주만 가는 건 아니다. 올해만 하더라도 부산 사직야구장을 제외한 나머지 구장을 모두 방문(1구장 기준)했다. 왕복 거리가 400㎞ 이상인 창원 NC파크에 가서도 KIA를 응원했다. KIA가 7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지난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도 부녀가 있었다. 전상민 씨는 "1년에 30경기 정도를 현장에서 보는 거 같다. '도장 깨기'의 의미도 있는데 내겐 (딸과 함께하는) 여행의 개념이 크다"며 "(프로야구 흥행에서) 원정 팬을 많이 끌어 모을 수 있는 건 KIA의 지분이 꽤 크지 않을까"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전하율 양도 "KIA 유니폼은 어딜 가더라도 떳떳하게 입고 다닐 수 있다. 원정을 가더라도 팬이 워낙 많으니, 광주처럼 (응원)할 수 있다"며 "친구들과 체험학습 가면서도 선수들의 응원가를 듣고 따라 부른다"라고 말했다.올 시즌 프로야구 인기는 폭발적이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첫 1000만 관중을 넘어서며 '대박 행진' 중이다. 해태 타이거즈 시절부터 야구팬이었던 전상민 씨는 "야구장의 환경이 달라지면서 방문하는 사람들도 바뀐 거 같다. 예전에는 야구장에 가면 술 먹고 추태 부리는 아저씨들이 적지 않았는데 이젠 아니다"며 "카메라에 잡히는 걸 원하는 팬들은 문구를 직접 써오기도 하지 않나. (방송과)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흔히 하는 표현으로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하다. 사진을 찍고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인증하기도 한다. 응원을 따라 하면서 틱톡(숏폼 SNS)에 올리기도 하면서 야구장에 오는 이유가 꽤 늘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단 영상 채널, 각종 야구 예능, 유튜브 등 야구 진입장벽도 낮아졌다. 야구가 엔터테인먼트화 되면서 룰을 몰라도 즐길 수 있게 됐다"며 "올해가 진짜 '포스트 코로나' 첫 번째 시즌인 거 같다. 때마침 KIA의 성적이 좋아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진 거 같다"라고 부연했다. 전하율 양은 "야구는 모르는데 삐끼삐끼(삼진을 잡았을 때 치어리더가 추는 짧은 춤) 보러 야구장 가는 친구도 있다. 주변에서 꾸준히 야구 얘길 하니 자연스럽게 빨려 들어간다"라고 말했다.부녀가 느끼는 야구 매력은 비슷하다. 전상민 씨는 "꼴찌가 1위를 잡을 수 있는 대표적인 스포츠가 야구인 거 같다. 축구만 하더라도 이변이 잘 일어나지 않고 응원 문화도 전혀 다르다. 야구는 선수마다 응원이 세분된 게 재밌다"라고 설명했다. 어렸을 때 축구(전북 현대)와 농구(전주 KCC) 등을 다양하게 접한 전하율 양은 "야구는 승부를 끝까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축구는 스코어가 0-3이 되면 포기하는데 야구는 아니다. 바로 뒤집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전상민 씨는 "아버지 세대인 어른들은 야구를 보고 싶어도 보기 쉽지 않은 환경 같다. 인터넷 예매로 대부분 표가 소진되니 야구장에서 현장 티켓을 구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어르신 팬들이 꽤 있는 것으로 들었다. 온라인 예매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반강제로 소외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하율 양의 시선은 KIA로 향한다. 전 양은 "11살 때 쓴 일기에 '우리 팀 감독은 왜 번트를 안 댈까'라고 쓴 부분이 있다. 올해는 내가 감독이 된 것처럼 투수 코치가 올라오면 '왜 이제 올라오지?'라고, 투수를 바꾸면 '왜 이 선수로 바꾸지'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라며 "윤영철이 프로 2년 차인데 피로골절이 왔다. 선수들이 안 다쳤으면 한다"라고 애정 어린 당부를 했다.전상민·하율 부녀는 오는 11월 대만 여행을 계획 중이다. 전상민 씨는 "내년에 중학교 입학하는 딸이 계속 (2024 WBSC 프리미어 12가 열리는) 대만에 가자고 한다. 어려운 숙제(조건)를 내걸고 그걸 해내면 가겠다고 했더니, 그 숙제를 벌써 해치우려 하고 있다"며 놀라워했다. 전하율 양은 "KIA는 점수 차가 월등히 앞서면 아파트라는 노래를 부른다. 올가을에 꼭 현장에서 불러보고 싶다"며 "아빠는 앉아서 야구 보고 싶어 하는데 난 항상 응원석에 가고 싶어 한다. 안 힘들다. 응원이 좋다"라고 힘주어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9.2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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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ERA 0, IRS 0.100···SNS 논란 후 다시 돌아온 LG 불펜의 버팀목

LG 트윈스 투수 최고참 김진성(39)이 흔들리는 불펜의 버팀목으로 돌아왔다. 위기 상황에서 등판하고, 2이닝 투구도 거뜬하게 하고 있다. 김진성은 지난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 7회 구원 등판했다. 1-1 동점이던 7회 초 무사 1·2루 위기 상황에서였다. 김진성은 첫 타자 김성욱의 희생 번트 때 타자 주자를 아웃 처리했고, 이어진 1사 2·3루에선 3루 주자 권희동을 포수 견제사로 아웃 처리했다. 이어 김주원을 스트라이크 낫아웃 처리하며 이닝을 마감했다. LG는 9회 초 수비에서 2점을 뺏겼지만 9회 말 박동원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4-3 짜릿하게 이겼다. 김진성의 7회 무실점 투구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김진성은 최근 SNS(소셜미디어) 논란 후 2군에 다녀왔다. 지난 2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투수 교체에 불만을 드러낸 그는 경기 후 SNS에 "몸을 바쳐 헌신한 내가 XX이었네"라고 비속어까지 썼다.LG도 김진성도 서로가 필요했다. 김진성은 NC 다이노스 방출 후 9개 구단에 직접 연락을 돌려 재취업을 시도했고, LG가 유일하게 손을 내밀었다. 덕분에 테스트를 거쳐 계속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게 됐다. LG도 올 시즌 불펜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믿을만한 카드가 김진성과 마무리 유영찬 둘 뿐이어서, 그의 합류가 필요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김)진성이도 이번 일을 계기로 큰 깨달음을 얻었으면 한다"고 했다. 김진성은 "순간적으로 잘못된 생각과 판단으로 불필요한 게시물을 올려 코치진, 그리고 팬들께 큰 실망감을 안겼다"며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반성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6월 평균자책점 9.00, 7월 평균자책점 4.50으로 다소 지친 기색을 보였던 김진성은 열흘이 지나 1군에 합류한 뒤 다시 LG 불펜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달 5차례 등판 중 세 번이나 멀티 이닝을 소화했다. 1과 3분의 2이닝 투구 두 차례, 2이닝 투구도 한 차례 있었다. 이달 6과 3분의 1이닝을 던지는 동안 피안타는 2개뿐이고, 평균자책점은 0이다. 볼넷 1개, 탈삼진 4개.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47에 불과하다. 위기 상황마다 등판해 급한 불을 껐다. 지난 8일 두산전은 6-2로 쫓긴 6회 말 1사 만루에서 구원 등판해 연속 뜬공 처리로 실점 없이 막았다. 10-3으로 앞서다 10-9까지 쫓긴 지난 9일 NC전은 7회 무사 1, 2루에서 등판해 병살타로 위기 탈출한 뒤 8회 2사까지 책임졌다. LG는 졌지만 6일 LG전도 6-7로 뒤진 7회 말 1사 1·2루에서 등판해 실점 위기를 차단했다. 이달 승계주자 실점률(IRS)은 0.100이다. 10명의 주자 가운데 단 한 명의 득점만 허용했다. 염경엽 감독은 "중간 위기 상황에서 김진성이 잘 막아주며 분위기를 갖고 왔다"라고 자주 승장 소감을 남긴다. 이형석 기자 2024.08.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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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4회까지 완벽'...6이닝 1실점 'ML 클래스' 보여준 바리아, 첫 승 보인다

하이메 바리아(28·한화 이글스)가 KBO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기대대로 호투로 첫 승 요건을 채웠다.바리아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79구만 던지면서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의 6-1리드를 지킨 그는 7회 시즌 첫 승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한승혁에게 넘겼다.바리아는 한화가 수 년간 접촉한 끝에 영입한 '특급' 외인이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22승 32패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을 정도로 빅리그 경험이 많다. 펠릭스 페냐의 부진과 부상으로 고심하던 한화는 큰 기대를 안고 그를 새 외국인 투수로 영입했다.지난 5월 수원 KT 위즈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는데, 당시엔 투구 수 제한을 두고 4이닝 2실점만 소화하고 마무리했다. 실점은 있었지만 구위는 합격점을 받을만한 경기였다. 1회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던 것도 '납득 가능'했다. 당시 몸쪽 낮은 코너로 완벽하게 제구된 슬라이더를 로하스가 통타했을 뿐, 구위나 제구 모두 합격점이었다.두 번째 등판인 잠실 두산전은 더 훌륭했다. 1회 헨리 라모스와 7구 승부 끝에 1루수 땅볼로 출발한 바리아는 3회 첫 타자 강승호(루킹 삼진)까지 7타자 연속 범타를 이어갔다. 후속 전민재에게 안타는 내줬지만, 조수행을 병살타로 솎아내며 쾌진격을 이어갔다.그 사이 팀도 넉넉하게 득점을 지원했다. 한화는 3회 희생 플라이로 선취점을 만든 데 이어 4회 2루타 3개로 두 점을 추가했다. 3-0 리드를 안은 바리아는 4회에도 삼자 범퇴로 호투를 이어갔다.5회가 옥의 티였다. 선두 타자 양의지에게 내야 안타를 내준 후 돌연 흔들리기 시작했다. 1사 후 김재환에게 안타를 맞으며 이날 첫 실점 위기에 놓였고, 후속 강승호 타석 때 결국 3루수 앞 땅볼로 한 점을 허용했다. 추가 실점까진 내주지 않았으나 전민재를 볼넷으로 출루시키기도 했다. 완벽까진 아니었지만 공격적 투구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채우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바리아는 이번에도 삼자 범퇴 행진을 이어갔다. 라모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출발한 그는 이유찬을 파울 플라이로 묶었고, 허경민에게도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며 6이닝 소화를 마무리했다.총 투구 수 79구. 충분히 7회에도 오를 법 했으나 추가점을 내 6-1까지 달아난 한화는 바리아의 투구를 마감짓기로 하고 불펜을 가동했다.바리아에겐 한국 무대 첫 승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승리할 경우 김경문 한화 감독의 개인 통산 900승도 이뤄지게 된다. 경기는 8회 초 현재 6-1 한화 리드가 이어지고 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1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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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승 1패의 숨은 힘, LG의 끝내주는 테이블세터···이렇게 뜨거울 수가

LG 트윈스의 상승세가 무섭다. 4할대를 훌쩍 넘는 출루율을 자랑하는 테이블세터의 뜨거운 활약이 큰 원동력이다.LG는 지난 31~2일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 주말 3연전을 싹쓸이했다.지난 2일 경기에선 테이블세터 홍창기와 문성주가 상대 선발 김유성의 제구력 난조를 틈타 차분하게 출루했다. 1회 초 선두 타자 홍창기가 몸에 맞는 공, 후속 문성주가 7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고, 김현수와 오스틴 딘의 적시타 때 차례대로 홈을 밟았다. 1회 공격부터 3점을 안고 출발한 LG는 단 한 번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고 9-1로 이겼다. LG는 최근 10경기에서 9승 1패로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았다. 선두 KIA 타이거즈와 불과 1.5경기 차까지 좁혔다. 최근 상승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테이블세터의 활약이다. LG는 테이블세터 출루율이 0.410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다. 최근 홍창기-문성주로 1~2번 타순을 구성하고 있다. 두 차례 출루왕(2021년, 2023년) 출신인 홍창기는 올 시즌에도 0.465를 기록,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문성주는 0.426으로 전체 3위다. 홍창기와 문성주는 높은 출루율은 물론 직접 해결사로 나서기도 한다. 6연승의 출발점이었던 지난 2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홍창기가 5회 2사 2루에서 결승타를 쳤다. 다음날인 24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0-1로 뒤진 1회 홍창기와 문성주가 연속 안타로 출루해 곧바로 역전, 11-4로 대승했다. 지난 28일 SSG 랜더스전에스는 홍창기가 2회 초 3점 홈런으로 결승타를 기록했다. 29일 SSG전은 1회 안타로 출루한 문성주, 31일 두산전은 1회 볼넷으로 걸어나간 홍창기가 각각 결승 득점을 올렸다. 이어 1일 두산전은 연장 11회 문성주가 결승타를 터뜨렸다. 2일 경기 역시 홍창기와 문성주가 1회 나란히 출루해 홈을 밟았다. LG 타선은 최근 10경기에서 경기당 8득점(총 80득점)을 올리며 시즌 초반 아쉬움을 완전히 털어낸 모습이다. 테이블세터의 높은 출루율은 팀 득점력과 함께 승률을 높이는 요소가 된다. 홍창기는 올 시즌에도 최다 볼넷 1위로 눈 야구를 선보인다. 타격 정확도(타율 0.324)까지 자랑하며 출루율 1위에 올라 있다. 4월 한때 극심한 슬럼프를 겪어 고생한 문성주는 5월 타율 2위(0.397) 출루율 2위(0.500)로 반전했다. 특히 홍창기와 문성주는 1회 출루율이 둘 다 0.500으로 시즌 기록보다 훨씬 높다. LG의 공격은 1회 테이블세터부터 무섭게 몰아친다. 이형석 기자 2024.06.03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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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최고 154㎞' 이민석, 가능성 남기고 '손가락 멍' 강판...'3⅓이닝 2실점'

이민석(21·롯데 자이언츠)이 복귀전에서 완벽하게 회복한 구위를 선보였다.이민석은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3과 3분의 1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독보적 구위가 돋보였다. 지난 2022년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했던 이민석은 그해 최고 155㎞/h 강속구로 팬들의 시선을 잡았다. 시즌 성적은 1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5.88이었지만 그 이상의 기대감을 팬들에게 안겼다. 그러나 이듬해 단 1경기 등판에 그친 그는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받고 재활에 들어갔다.19일 두산전은 그의 1군 복귀전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비어있는 5선발 자리에 그를 실험했다. 다만 복귀전인 만큼 건강과 구위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퓨처스 등판 때 150㎞/h가 넘는 공은 많지 않았다고 한다. 평균 구속은 140㎞/h 중반 정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민석의 구위는 김태형 감독의 설명 이상이었다. 이날 그는 총 65구 중 직구 31구를 던졌다. 최고 154㎞/h, 평균 150㎞/h에 이를 정도로 구위가 빼어났다. 65구 중 직구와 슬라이더(30구)가 대부분이었으나 두산 타자들이 좀처럼 공략해내지 못했다. 이민석은 1회부터 삼자 범퇴를 뽑아냈다. 첫 두 타자를 뜬공 처리한 그는 두산 타선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강승호와도 7구 승부 끝에 루킹 삼진을 끌어냈다.2회가 옥의 티였다. 선두 타자 양의지를 잡아낸 이민석은 양석환에게 안타를 맞았고, 후속 타자 헨리 라모스에게 3루타로 첫 실점을 내줬다. 높은 존에 다소 몰리게 던진 직구를 공략당했고 타구가 우중간을 가른 게 실점의 빌미가 됐다. 우익수 신윤후가 쫓았으나 높은 궤도로 날아가 담장을 맞히는 바람에 쫓지 못했다. 롯데 야수진이 중계 플레이로 대처했으나 실수가 나오면서 라모스에게 3루를 내줬다.추가 실점도 나왔다. 이민석은 김기연에게도 적시타를 내줘 라모스를 불러들였다. 이번에도 직구였다. 빠른 공에 대처하기 위해 직구를 노리고 덤벼드는 두산 타선을 잡아내는 게 쉽지 않았다.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실점 상황 후 이민석은 차분함을 되찾았다. 김재호에게 148㎞/h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한 그는 3회에도 삼자 범퇴를 이끌었다. 직구만 노릴 전민재를 상대로 슬라이더를 4구 연속 던져 헛스윙 삼진을 기록했고, 2사 후 조수행을 상대로는 147㎞/h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추가했다. 다만 호투에도 5이닝 소화에는 실패했다. 4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민석은 첫 아웃 카운트도 쉽게 잡았으나 두 번째 타자인 양의지를 상대하던 도중 손가락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미 경기 전부터 이민석이 무너질 경우를 대비했던 롯데는 한현희로 빠르게 마운드를 교체했다.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롯데 구단은 "이민석은 손가락에 가벼운 멍이 들었고,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했다. 병원 방문 계획도 없다"고 설명했다. 비록 5이닝 소화엔 실패했지만, 효과적인 투구와 구위를 보여줬고 건강에도 큰 이상이 없는 만큼 향후 기회를 더 얻을 거로 보인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1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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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이름값·몸값 무의미...롯데 반등 만든 김태형표 선수단 관리

그야말로 제로 베이스에서 팀을 재건한다. '형님 리더십' 대명사, 김태형(57)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롯데는 지난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 3차전에서 7-6으로 승리했다. 연장 10회 말 대타로 나선 이주찬이 좌전 안타를 치며 2루 주자 손호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1차전 패전 뒤 2차전에서 8-1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만들었고, 3차전에서 젊은 선수들이 활약하며 2연승과 올 시즌 위닝시리즈(3연전 2승 이상)를 해냈다. 두산 3연전에서 김태형 두산 감독의 선수 기용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게 많았다. 일단 3차전 10회 말 대타로 이주찬을 투입한 것부터 예사롭지 않다. 2021년 육성선수로 입단한 이주찬은 그동안 1.5군 신분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처음 이끈 지난해 10월 마무리캠프에서 수비력을 인정받아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다. 아직 타격 능력을 증명하진 못했지만, 김태형 감독은 끝내기 승리 기회에서 상대적으로 경험이 많은 박승욱 대신 이주찬을 내줬다. 이 용병술은 승리로 이어졌다. 롯데는 두산 3연전 전까지 2승 7패에 그쳤다.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이 부임했지만, '봄에는 강한' 면모조차 보여주지 못했다. 타선은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와 팀 리더 전준우를 제외하면 모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영입한 주전 포수 유강남, 유격수 노진혁도 마찬가지였다. 김태형 감독은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5일 두산 1차전에서 노진혁 대신 박승욱을 선발 유격수로 투입했다. 6일 두산 2차전, 7일 3차전에선 유강남 대신 1999년생 젊은 포수 정보근을 선발 포수로 내세웠다. 일종의 메시지였다. 김 감독은 지난달 31일 올 시즌 롯데 키플레이어로 꼽힌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 스프링캠프에서 주전 1루수로 낙점한 나승엽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바 있다. 현재 롯데 주전 3루수 한동희는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다. 김태형 감독은 직접 움직였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과 논의해 강속구 우완 사이드암스로 투수 우강훈을 내주고, LG에서 백업 3옵션으로 밀린 손호영 영입을 성사시켰다. 좌타자가 많은 내야진에 타격 잠재력을 갖춘 우타자를 보강한 것. 김태형 감독은 손호영을 영입한 뒤 그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고 있다. 더불어 지명타자 자리에 그동안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역시 잠재력만큼은 높은 평가를 받는 이정훈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개막 엔트리에서 뺀 '전' 주전 유격수 이학주에게도 기회를 줬다. 두산 3차전은 김태형 감독의 선수 기용과 경기 운영 방침이 잘 드러난 경기다. 롯데는 0-2로 지고 있던 7회 말 팀 간판타자로 올라선 윤동희가 만루홈런을 치며 역전했지만, 바로 이어진 8회 초 수비에서 손호영의 송구 실책을 빌미로 대량 실점하며 다시 역전을 내줬다. 두산 사령탑 시절 수비 기본기가 흔들린 선수를 가차 없이 교체했던 김 감독은 손호영을 바로 빼지 않았다. 아직 실전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가 집중력 저하로 범한 실책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손호영은 이어진 8회 말 공격 무사 1루에서 좌전 안타를 치며 득점 기회를 열었다. 롯데는 2점을 추가하며 6-6 동점을 만들었다. 손호영은 연장 10회 말에도 선두 타자로 나서 내야 안타를 치며 끝내기 주자로 나섰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상황에서 대타 이주찬이 김태형 감독 믿음에 부응하는 적시타를 쳤다. 손호영을 교체하지 않은 선택도 맞아떨어졌다. 7일 두산전은 김태형 감독의 용병술이 빛난 경기였다. 더불어 기존에 주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이름값·몸값 높은 선수들에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움직임이 될 것 같다. 이는 투수진도 마찬가지다. 김태형 감독은 4-2로 역전한 뒤 맞이한 8회 초 무사 1루에서 셋업맨 최준용을 타자 허경민과의 승부 중 전미르로 교체했다. 두산을 이끌던 시절에도 종종 투수의 컨디션이나 기세, 타자와의 기싸움을 보고 승부 중 교체했다. 이 승부 결과는 앞서 언급한 대로 손호영이 실책 하며 역효과가 났다. 흔들린 전미르는 양의지와 김재환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았다. 최준용 입장에서는 실점 여부가 아닌, 감독의 교체 자체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최준용도 전임 감독 체제에서 불펜 주축으로 올라선 투수. 아직 김태형 감독 체제에서는 강한 신뢰를 주지 못했다. 김태형표 '직관 야구'가 개막 2주 차를 기점으로 고개를 들었다. 선수 기용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두산 시절 이름값 높은 선수라도 스포츠맨십에 어긋나거나, 팀 분위기를 저해하는 언행을 하면 가차 없이 꾸짖거나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바 있다. 그동안 쌓은 커리어만 믿고, 투지를 보여주지 못하는 선수는 그라운드에 서지 못할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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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더비서 3연승 실패한 롯데...'커브 마스터' 예고한 전미르 투구에 반색

공식전 첫 '김태형 더비'에서 롯데 자이언츠가 패했다. 신인 투수 전미르(19)의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롯데는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3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0-3으로 패했다. 개막 주말 2연전에서 SSG 랜더스 상대 연승을 거뒀지만, 외국인 투수 2명을 연달아 내세운 두산 마운드를 상대로 타선이 침묵했다. 이 경기는 지난해 롯데에 부임한 김태형 감독이 자신이 이끌던 두산을 상대해 눈길을 끈 경기다. 김 감독은 2015시즌을 앞두고 두산에 부임,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이끌며 왕조를 만들었다. '두목곰'으로 불리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 시절도 베어스 소속으로만 뛰었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이제 그가 거인 군단 사령탑으로 두산을 상대해 시선이 모인 게 사실이다. 롯데는 9·10일 SSG전에서 각각 6-1, 13-5로 승리했다. 1차전은 윤동희, 나승엽 등 신예 타자들이 활약했고, 2차전은 전준우와 정훈이 차례로 스리런홈런, 만루홈런을 치며 공격을 이끌었다. 11일 두산전은 산발 5안타에 그쳤다. 나승엽이 멀티히트(2안타)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지켰지만 집중타는 나오지 않았다. 두산이 라울 알칸타라와 브랜든 와델에게 각각 3과 3분의 2이닝과 4이닝을 맡겼다. 롯데 타선은 알칸타라에겐 적지 않은 안타(5개)를 뽑아냈지만 득점은 올리지 못했다. 반면 새 외국인 투수 애런 윌커슨은 4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2실점을 기록했다. 2회 초 선두 타자 김재환에게 2루타, 1사 뒤 강승호에게 내야 안타, 후속 허경민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먼저 1점을 내줬고, 3회 초엔 박준영에게 왼쪽 라인드라이브성 홈런을 허용했다. 김태형 감독은 윌커슨을 마운드에서 내린 뒤 불펜 투수들 컨디션을 두루 점검했다. 5회 박진형부터 9명이 나서 5이닝을 막았다. 가장 돋보인 투수는 신인 전미르였다. 9회 초 마운드에 오른 구승민이 타자 타구에 맞아 마운드를 내려간 상황에서 등판한 그는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무사 1루에서 상대한 이유찬에게 내야 안타를 맞고 실점 위기에 놓였지만, 후속 김대한을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어진 조수행과의 승부에서 중전 안타를 맞고 만루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도 후속 타자 장승현과 김재환을 연속 삼진 처리했다. 장승현에겐 슬라이더 2개로 스트라이크 2개를 잡아낸 뒤 126㎞/h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날 장타(2루타)를 생산했던 김재환 상대로는 포심 패스트볼(직구) 2개로 유리한 볼카운트(0볼-2스트라이크)를 만든 뒤 다시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김태형 감독은 친정팀을 상대로 나선 첫 공식전에서 패했지만, 필승조 구성을 위한 점검을 할 수 있었다. 스프링캠프에서 눈여겨 본 전미르가 홈런왕 출신 김재환을 완급 조절로 제압하는 모습도 확인했다. 패했지만 수확이 있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1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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