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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뿐인 내편', 뻔하고 뻔뻔한 시청자 기만극
콘크리트 지지층이 무너졌다.15일 첫 방송된 KBS 2TV 주말극 '하나뿐인 내편'이 이제 겨우 4회(프리미엄 CM 제외 2회)까지 방송했을 뿐이지만 신랄한 비판을 받고 있다. 한 시청자는 "전개와 결말까지 투명하게 예측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1988년도에 만들었어도 안 봤을, 진부한 드라마"라고 평가했다. 시청자의 의견이 과장 됐다고 할 수 없을 지경이다. 방송을 본 사람들이라면 모두 알 수준이다. 최수종(강신일)은 불운한 사건 때문에 살인죄로 수감돼 친딸 유이(김도란)를 버릴 수 밖에 없었다. 유이는 이두일(김동철)과 임예진(소양자)을 친부모로 알고 살았지만, 임예진이 홧김에 진실을 말해버리는 바람에 출생의 비밀을 알고 절망했다. 집 나간 유이를 찾던 이두일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이런 와중에 유이는 재벌가 아들 이장우(왕대륙)와 악연으로 얽혔다. 막장극의 필수 요소가 빠짐없이 들어있다. 출생의 비밀, 평범한 여자와 재벌가 남자의 신데렐라 스토리 등 모든 요소가 어디서 본 듯 뻔하다. 최수종이 가난과 불의의 사고로 살인자가 된 것도 '당위성이다'라며 포장했지만 전혀 특별하지 않다. 캐릭터도 개성 없이 얄팍하다. 유이는 전형적인 캔디형 여주인공이다. 양어머니 임예진·동생 나혜미(김미란)도 마찬가지다. 한 마디로 '하나뿐인 내편'만의 개성이 없다. KBS 주말극은 애국가를 틀어도 시청률 20%는 보장되는 황금 시간대로 잘 알려져 있다. 전작 '같이 살래요'는 최고 36.9%(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했고 '황금빛 내 인생'은 무려 45.1%를 찍었다. '하나뿐인 내편'도 3회 22.8% 4회 25.6% 등 무난한 성적을 냈다. 어떤 작품을 만들어도 채널을 틀어놓는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다 보니 새로운 소재나 도전보다 익숙하고 안전한 이야기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하나뿐인 내편'은 그 정점을 찍었고 안일함의 끝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야기의 설정과 드라마의 메시지가 전반적으로 뻔하고 지금까지 봐온 작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너무 안일하게 접근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지 못해 '황금빛 내 인생' 이후 눈에 띄는 작품이 없다. 모두 1~2회만 보면 예측할 수 있는 이야기다. '하나뿐인 내편'도 시청률은 잘 나올지 모르겠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이아영 기자 lee.ayoung@jtbc.co.kr
2018.09.18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