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LG 신설지주 'LX 상표 분쟁'으로 또 다시 소송전 예고···합의 가능할까
LG그룹이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신설지주의 상표권(LX) 분쟁에도 합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상표권 분쟁으로 대립하고 있는 LG와 한국국토정보공사가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LG그룹은 지난달 26일 주주총회에서 분리되는 신설지주의 사명을 'LX홀딩스'로 최종 승인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고문은 오는 5월 LX홀딩스를 설립하고, LG상사와 실리콘웍스·LG하우시스 등 5개사와 계열 분리할 예정이다. 이에 ‘LX’ 명칭을 이미 사용하고 있는 국토정보공사가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상생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는 입장이지만 양측 모두 LX 상표를 고수하고 있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토정보공사는 지난달 LG의 신설지주 대외협력부서 측이 제안한 1차 상생안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LG 측은 양사의 고유 업무 특성을 활용한 거점별 지역 사회공헌활동 협력, LX홀딩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공사 측 해외 사업 지원, 공동 인턴십·교차파견 등 공동 인재육성 프로그램 개발, 스포츠 대회 공동 스폰서십 등의 협력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양측은 각자 추가 상생방안을 마련해 이번 주 중 만날 것으로 보인다. 10년째 LX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국토정보공사는 LX홀딩스에 상표권 사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예고하고 있다. 김정렬 국토정보공사 사장은 지난 6일 간담회에서 "LX홀딩스는 양사의 로고 디자인 등이 달라 상표권 행사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지만 타인의 성명이나 상호 표장, 그 밖의 것을 유사하게 사용해서 타인의 활동과 혼동하게 하거나 오인하게 하는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다"며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김 사장은 이어 “특허청에 적극 의견을 제시하고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 기관에도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고 했다. 양 사의 법적 다툼은 5월 1일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LX홀딩스가 정식으로 출범해야 법적 다툼이 성립되기 때문이다. 현재 LG 지주가 LX의 사용자가 아니라서 국토정보공사는 내달 LX홀딩스를 상대로 법적 조처를 할 것으로 보인다. LG의 신설지주 관계자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LX홀딩스라는 이름으로 예정대로 출범한다. 실무진에서 공사 측과 상생안을 놓고 대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는 지난 3월 초 LX의 상표를 출원하면서 충분히 검토했고, 법적 이슈가 없을 것이라고 줄곧 강조해왔다. 그러나 국토정보공사는 곧바로 LX 관련 상표 12건을 출원하는 등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어 소송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토정보공사 관계자는 “LG에서 LX 앞에 도형을 넣었다고 하지만 국민이 읽을 땐 LX로 읽어서 혼동될 수밖에 없다. 특히 해외에서 국토정보공사는 LX로 널리 통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정보공사는 2012년부터 사업명이나 간행물 등 대외 자료에서 LX를 줄곧 사용했다. 또 지난 10년간 LX 브랜드 홍보를 위해 332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LX홀딩스의 자회사 LG상사·LG하우시스가 글로벌적으로 'LX'라는 사명을 사용한다면 국토정보공사의 영문 사명과 오인될 가능성이 크다. 국토정보공사는 사기업이 아닌 공공기관이다. 이로 인해 공공성 훼손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어 LG의 상표등록은 법적으로 논란이 될 전망이다. 더구나 국토정보공사가 금전적인 보상이 아니라 LX 상표권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소송은 장기전이 될 수 있다. 가뜩이나 2년의 전기차 배터리 소송으로 적지 않은 내상을 입었던 LG로서는 또다시 소송전에 휘말려 신설지주 사업이 출범 전부터 삐걱거린다면 좋을 게 없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4.14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