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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1월 22일 KIA 전략 회의…그땐 몰랐다, 그 중요성을

지난달 22일이었다. KIA는 홈구장인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대회의실에서 코칭스태프 전략 세미나를 열었다.이 자리에는 최준영 대표이사와 심재학 단장을 비롯해 1군 코칭스태프와 퓨처스(2군) 및 잔류군 코칭스태프, 프런트(팀장) 등 총 28명이 참석, 파트별 지난 시즌 성적을 리뷰하고 올 시즌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최준영 대표이사는 "모든 코칭스태프가 우승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각자 해야 할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지난 13일 이범호(43) 1군 타격 코치를 제11대 감독으로 선임한 심재학 단장은 그 배경 중 하나로 '전략 세미나'를 언급했다. 심 단장은 "대표이사를 모시고 팀장급 이하 구단의 모든 코칭스태프가 발표하는 날이었다. (여러 코치가 브리핑했는데) 이범호 코치의 발표 내용이 좋았다"며 "그 부분에서 (감독 선임 과정 중) 가산점이 붙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2021년 12월부터 1군 타격 파트를 맡은 이범호 신임 감독은 전략 세미나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구단 관계자는 "확실하게 기억에 남는 건 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자동 볼 판정 시스템)에 대응하는 부분이었다"며 "스트라이크존이 바뀔 거니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기술적이 부분이나 거기에 맞는 타격 포인트 등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올해 KBO리그는 로봇 심판으로 불리는 ABS가 적용된다. 스트라이크 상단은 선수 신장의 56.35%, 하단은 선수 신장의 27.64% 위치가 기준이 될 전망. 기계가 볼과 스트라이크를 판정할 예정이어서 구단마다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이범호 코치는 코치를 맡은 지난 2년의 타격 지표를 뽑았더라. 그 결과 타자들의 사이클이 6월 이후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는 걸 설명했다. 데이터 팀과도 얘기했을 텐데 구체적인 문제점을 거론하면서 다가오는 시즌에 어떻게 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게 있었다. 아마 그런 부분을 대표님이나 단장님께서 좋게 보지 않았을까 싶다"고 부연했다.KIA는 이범호 코치는 '준비된 지도자'라고 판단했다. 선수단을 잘 파악하고 있는 만큼 감독 교체에 따른 여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카드이기도 했다. 이범호 신임 감독은 화상으로 진행된 최종 면접도 무리 없이 소화했다. 심재학 단장은 "팀 방향성에 부합하는 인상적인 얘길 많이 했다. 녹화한 화상 내용을 대표이사께 전달했다"고 설명했다.이범호 신임 감독은 프로야구 첫 1980년생 사령탑이다. 팀 안팎에서 변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는 사령탑 공석 상태로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선수들에게 취임 일성으로 "(감독이 없는 상태로) 운동했던 그 느낌 그대로 운동해 줬으면 한다. 여러분들이 하고 싶은 대로 야구장에서 야구하시면 될 거 같다"며 "다른 부분은 '이거 하지 마라, 저거 하지 마라' 이런 말 난 안 할 거다. 여러분들이 하고 싶은 거 해라. 멤버가 워낙 좋으니까 나도 선수를 믿겠다. 올 시즌 우승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겠다"고 강조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2.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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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선물이요?" 김태형 감독 "공교롭게 이 자리에 4명이 다 왔네요"

롯데 자이언츠가 오프시즌 가장 큰 숙제인 감독 선임을 마쳤다. 남은 관심 중 하나는 김태형 신임 감독에게 자유계약선수(FA)를 안기느냐다. 김태형 감독은 24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열린 취임식을 통해 공식적으로 처음 인사했다. 김 감독은 "야구 도시 부산에 롯데 감독으로 부임해 설렘과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공식 인터뷰에서 역시 FA 관련 질문이 나왔다. '취임 선물로 구단에 바라는 점이 있나'라는 말에 김태형 감독은 "취임 선물은 24억이면 받았으면 이미 (취임 선물을) 많이 받은 거로 생각한다"고 웃었다. 김 감독은 앞서 구단과 계약 기간 3년,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6억원)의 조건에 계약했다. 최근 재계약한 KT 위즈 이강철 감독과 함께 현역 감독 최고 대우 수준이다. 이어 김태형 감독은 "항상 언론에서 FA 선수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이 부분은 내가 구단에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 구단에서 알아서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는 지난해 모 그룹의 유상증자를 통해 190억원을 지원받았다. '윈나우'를 외치며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박세웅과 5년 총 90억원의 비FA(자유계약선수)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포수 유강남(4년 총 80억원)과 유격수 노진혁(4년 총 50억원) 영입을 통해 약점 메우기에 나섰다. 총 4명과의 계약에만 총 260억원을 투자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이번 오프시즌 롯데의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영입한 만큼 추가 투자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더군다나 김태형 감독 영입 과정에는 신동빈 구단주의 의중이 크게 반영됐다. 현장의 요청만 있다면 프런트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벌써 롯데는 김태형 감독의 의사를 반영한 코치진 인선에 한창이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 두산 사령탑 취임 때 롯데 출신 장원준(4년 총 84억원)의 FA 계약을 선물로 덕분에 '두산 왕조'의 기틀을 마련한 바 있다. 올 시즌 FA 시장에 대어급 자원은 거의 없다. 다만 준척급 FA를 비롯해 김태형 감독과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는 함덕주(LG)와 양석환, 홍건희(이상 두산) 등도 FA 자격을 얻는다. 특히 롯데 자이언츠는 '집토끼'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올 시즌 뒤 전준우와 안치홍이 FA 자격을 획득한다. 30대 후반의 전준우는 올 시즌에도 팀 내 타율 (0.312) 홈런(17개) 타점(77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내야수 안치홍은 주장을 맡아 꾸준하게 활약했다. 내년 시즌 종료 후엔 마무리 김원중과 셋업맨 구승민이 FA가 된다. '불펜 듀오'는 100세이브-100홀드를 올리며 롯데 불펜의 새 역사를 썼다. 마침 이날 취임식에는 전준우와 안치홍(이상 야수) 김원중, 구승민(이상 투수)이 투타 대표로 참석했다. 전준우는 "감독으로서 한국시리즈만 7번 올라갔고 우승도 세 번 했으니 명장 아니신가"라며 "그런 명장과 함께 하는 자체가 선수로서는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김태형 감독은 FA 영입 관련 질문을 받고선 "공교롭게도 롯데 선수 중 올해 FA 자격을 얻는 선수 두 명(전준우, 안치홍) 내년 두 명(김원중, 구승민)이 여기 앉아 있는데, 당연히 감독은 선수가 많을수록 좋다"며 "(4명) 선수들에게 팀에 남아 날 도와달라고 하고 싶다. 대표님에게도 저 선수들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다"고 웃었다. 이강훈 롯데 자이언츠 대표이사는 "전준우, 안치홍 두 선수는 성적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모범적이다. 김원중, 구승민 불펜 투수 역시 마찬가지"라며 "감독님과 FA 관련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신임 단장이 선임되면 더 의논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이형석 기자 2023.10.25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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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인천의 현재와 미래’ 김대중·김건희, “이름값은 해야죠!”

인천 유나이티드 김대중(31)과 김건희(20)는 이름에 걸맞은 활약을 꿈꾼다. 각자 위치에서 ‘축구 1등’이 되겠다는 포부를 마음에 품고 있다. 최근 인천축구센터에서 만난 김대중과 김건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본지와 이야기를 나눴다. 프로 무대 9년 선배인 김대중이 베테랑답게 즐거운 분위기를 끌어냈고, 수줍음을 타는 김건희의 말문을 트이게 했다. 동명이인이 많은 김대중은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먼저 이야기했다. 어릴 적부터 이름 때문에 놀림당하고 친구들과 다퉜다는 그는 “김영삼(수원FC 코치) 선수가 은퇴할 때, 구단 직원이 내게 영상 편지를 따로 찍어서 보내달라고 하더라. 나와 정치인(김천 상무)이 영상을 보냈고, 은퇴식을 그렇게 마무리했던 것 같다”며 웃었다.김대중의 닉네임은 ‘축구 대통령’이다. 인천 장내 아나운서가 김대중을 소개할 때 실제로 쓰는 별명이다. 김대중은 “농구에는 (대통령) 허재가 있다. 축구에서는 박지성, 차범근 등 위인이 대통령으로 불려야 한다. 인천에서만 나를 대통령으로 불러주지만, 민망할 때가 있다. 내가 대통령으로 불리는 게 타당하게 하려고 노력하는데, 아직 부족한 거 같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건희 역시 유명한 동명이인이 여럿 있다. “(이름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딱히 없다”던 그는 과거 수원 삼성에서 활약했던 김건희(콘사도레 삿포로)의 이름을 꺼내자, “포털 사이트에 검색했을 때, 내가 먼저 나왔으면 좋겠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건희는 “이름 중 1등은 어려울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소위 ‘닉값(자신의 닉네임에 걸맞은 말과 행동)’을 하려면 그라운드에서 실력을 뽐내야 한다. 누구보다 무게감 있는 별명을 가진 김대중은 애초 센터백으로 뛰다가 현재는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골’이 필요할 때, 주로 후반에 투입되는 ‘특급 조커’ 역할을 맡고 있다. 1m89㎝의 큰 신장과 높은 점프력, 위치선정이 그의 장점이다. 유년 시절부터 또래보다 키가 커 공중볼 연습을 자주 했다는 그는 공중전에서 늘 우위를 점한다. 후반에 투입돼 머리로 공을 연결하거나 직접 상대 골문을 노리는 게 그의 소임이다.김대중은 “지금 역할이 너무 좋다. 경기에서 내가 해야 할 게 확실히 정해진 것 아닌가”라며 “은퇴하기 전까지 이 역할을 이어갈 수도 있다. 지금까지 K리그에 없었던 ‘슈퍼 서브’ 느낌을 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인천에는 극적인 골을 잘 넣는 송시우(서울 이랜드)가 있었다. 그의 별명은 ‘시우 타임’이었다. K리그에서 넣은 25골 중 22골을 후반에 넣어 붙은 별명이다. 김대중은 “시우 타임을 대중 타임으로 바꿨으면 좋겠다”면서도 “근데 굳이 시우가 했던 거라 ‘타임’까지 쓰고 싶지 않다. (별명을)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파검(파랑+검정)’의 유니폼을 입은 김건희는 이제 막 프로 무대에 적응하고 있다. ‘선배 공격수’ 김건희를 따라잡으려면 갈 길이 멀다. 센터백인 김건희는 지난달 24일 경남FC와 대한축구협회(FA)컵 16강전에서 데뷔했다. 당시 선발 출전한 그는 프로 첫 경기에서 깔끔한 수비와 매끄러운 빌드업을 뽐냈다. 1m 92㎝의 장신임에도 빠른 발까지 지녀 단숨에 ‘인천의 미래’로 떠올랐다. 김건희는 “(데뷔전에서) 긴장을 별로 안 했다. 감독님께서는 열심히 준비했으니 즐기라고 하셨다. 즐기자는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엄청 만족스럽진 않았다”며 “이제는 K리그에 데뷔하고 싶다. (데뷔했을 때 느낌은) 뛰어 봐야 알 것 같다. 명단에 내 이름이 포함돼 있으면 설렐 것 같다. 나중에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게 큰 꿈”이라고 밝혔다. 그의 우상은 신체조건이 비슷한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다. 2014년부터 임대, 입대를 제외하면 줄곧 인천에서만 활약한 김대중과 입단이 6개월 남짓 된 김건희는 ‘인천이 어떤 팀인지’를 묻는 말에 공통으로 ‘팬’을 꺼냈다. 김건희는 “우리 팀은 가족 같은 분위기다. 형들이 어린 선수들을 잘 챙겨준다”며 “원정 경기는 TV로 보고 있는데, 항상 우리 팀 응원가가 더 크게 들린다. 열정적으로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대중 역시 “인천은 팬분들이 최고다. 자부할 수 있다. 대표님부터 선수단까지 인간적인 면에서도 최고다. 정말 끈끈하다. 그게 인천의 큰 장점이며 우리의 매력”이라고 했다.지난해 K리그1 4위를 차지한 인천은 올 시즌 구단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나선다. 2023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선수단 보강을 마친 인천은 예상과 달리 고전하고 있다. “부딪힐 때는 부딪히고 서로 도와줄 때는 도와준다. 우리의 축구는 강한 축구”라고 자부한 둘은 다부진 각오도 전했다.김건희는 “또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뛰는 경기는 승리로 보답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 못 나서는 경기는 경기장에서 열심히 응원하겠다”며 웃었다. 김대중 역시 “나도 건희랑 같다. 이기는 건 당연하다. 당연히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며 “팬분들이 내 역할을 보면서 행복감을 느끼시는 것 같다. 팬들이 더 행복할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인천=김희웅 기자 2023.06.2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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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설 생각 없다” 윤정환 감독, 7년 만의 복귀→위기의 강원 구할까

윤정환(50) 강원FC 신임 감독의 목표는 팀을 잔류로 이끄는 것이다. 그는 우선 과제로 분위기 쇄신을 외쳤다. 강원 제10대 감독으로 선임된 윤정환 감독은 지난 19일 강원도 강릉시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 (K리그1에) 잔류하는 데 큰 힘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운동장에서 보여드리는 것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지난해 파이널 A(K리그1 상위 6개 팀)에 진출한 강원은 올 시즌 초반부터 부진에 빠졌다. 단단한 수비를 구축한 뒤 역습으로 나가는 전술을 활용했지만, 거듭 쓴잔을 들었다. 18경기에서 2승 6무 10패를 거둔 강원(승점 12)은 K리그1 12개 팀 중 11위다. 순위표 위에 있는 팀들과 격차가 벌어져 강등 위협은 점점 커졌다. 결국 강원은 최용수 감독을 경질하는 결단을 내렸다. 김병지 강원 대표이사는 윤정환 감독에게 감독직을 제안했다. 화려한 복귀를 바랐던 윤 감독은 장고 끝 강원 지휘봉을 잡았다. 김 대표는 지난 15일 본지에 “위기를 잘 극복해야 한다. (윤정환 감독의) 위기관리 능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선임 이유를 밝혔다. 윤정환 감독은 “김병지 대표께서 나를 깊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느꼈다. 나만이 할 수 있다는 대표님의 말씀이 있어서 (제안을) 거절하기 쉽지 않았다. (강원이 어려운) 이런 상황에 K리그에 복귀하는 게 썩 내키지 않지만, 강원에 도움이 되고자 했다”고 전했다.2008년 사간도스(일본)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윤정환 감독은 2011년부터 사간도스에서 정식 감독직을 수행했고, J2리그 소속의 팀을 창단 최초 1부로 승격시켰다. 2017년에는 세레소 오사카를 이끌고 컵 대회, 일왕배를 제패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무앙통 유나이티드(태국)와 제프 유나이티드(일본)를 거쳤다.국내 무대에는 7년 만에 복귀했다. 윤정환 감독은 2015~2016년 울산 현대 사령탑을 지냈다. K리그 경험이 적지만, 2023시즌에는 K리그 앰버서더와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며 국내 선수와 팀을 두루 분석했다. 강원의 문제점으로 극단적인 수비 방식을 꼽은 윤정환 감독은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득점을 최대한 빨리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수비에서 미리 내려서지 않고 맞받아치면서 상대 장점을 막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전보다 능동적인 축구를 이식하겠다는 의지다.윤정환 감독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선수단과 첫 대면에서 ‘자신감’ ‘분위기’ ‘신뢰’를 강조했다. 윤 감독이 세 키워드를 적은 화이트보드는 여전히 강원의 클럽하우스 1층 입구에 있다. 선수단 내 사라진 ‘위닝 멘털리티’를 다시금 일깨우기 위함이다. 윤정환 감독은 “처음부터 물러설 생각은 없다. 선수들이 얼마나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부분을 선수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선수들이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상대가 어려워하고, 무서운 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며 밝은 내일을 꿈꿨다.강릉=김희웅 기자 2023.06.23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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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강릉] 김병지 부탁받은 윤정환 감독 “나만이 할 수 있다고 해서 거절 어려웠다”

윤정환(50) 강원FC 신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배경을 이야기했다. 김병지 대표이사의 간곡한 부탁이 있었다. 윤정환 감독은 19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병지 대표께서 나를 깊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느꼈고, 나도 K리그에 와서 처음으로 6개월간 보러 다니며 제안받았을 때, 나만이 할 수 있다는 대표님의 말씀이 있어서 거절하기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K리그에 복귀하는 게 썩 내키지 않지만, 도움이 되고자 했다”고 전했다.지난해 파이널 A(K리그1 상위 6개 팀)에 안착한 강원은 올 시즌 초반부터 부진을 거듭했다. 18경기에서 2승 6무 10패를 거둔 강원(승점 12)은 꼴찌 수원 삼성(승점 9)보다 3점 앞서있지만, 강등 위기에 놓였다. 처진 분위기를 쇄신하고 강등권을 탈출하는 게 급선무다. 윤정환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맡게 된 게 기쁘지만, 책임감도 느낀다.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 잔류하는 데 큰 힘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운동장에서 보여드리는 것밖에 없다”고 각오를 밝혔다. ▲ 다음은 윤정환 감독과 일문일답.-취임 소감.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맡게된 게 기쁘지만, 책임감도 느낀다.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 잔류를 하는 데 큰 힘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운동장에서 보여드리는 것밖에 없다. -강원의 문제점은.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파이브백, 수비적이라는 인식이 많다. 그렇게 하더라도 역습을 좀 더 효율적으로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것도 잘 들어맞지 못한 부분이 있다. 볼 소유가 떨어졌는데, 선수들이 공격보다 수비에 너무 많이 치중하다 보니 그런 상황이 나온 것 같다. 슈팅은 스트라이커가 부족하다 보니 크로스를 많이 못 올렸다. 그런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 얼마 되지 않아 조금씩 이야기하고 있다. 한 번에 바뀌는 건 없다. 이번 주 시합부터 조금씩 개선해야 한다. 우리는 결과를 어떻게 해서든 가져와야 한다. 볼 소유가 문제가 아니라 득점을 최대한 빨리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수비에서 뒤로 물렀다고 한다면, 그냥 물러설 수도 있는 타이밍이 있지만, 미리 내려서지 않고 맞받아치면서 상대 장점을 막으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다. 심리적인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 게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윤일록을 영입했는데, 어떤 역할 기대하는지.온 지 이틀밖에 안 됐다. 윤일록 하면 예전에 좋았던 인상이 있다. 안 본 지가 꽤 오래 됐는데, 많은 경험이 있으니 후배들이나 팀에 좀 더 영향을 줬으면 좋겠다. 경기를 뛸지 안 뛸지 모르겠지만, 뛰면 팀에 플러스가 될 것 같다. -해설하면서 본 강원은.내가 봤던 건 선수 구성상 그럴 수도 있다고 봤다. 최용수 전 감독님께서도 수비를 중요시하는 분이다. 너무 내려서다 보니 선수들이 항상 한 대 맞고 시작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지 않고 공격할 때는 리스크를 두고서라도 나가는 게 필요할 것 같다. 공수가 갈라지는 장면을 많이 봐서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져 있다고 봤다. 정신력,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심리적 부분이 크다고 본다. 그런 부분을 빨리 개선하는 게 가장 시급한 것 같다. -이승원의 활약을 어떻게 봤는지.물을 만났을 때 노를 저어야 한다. 본인이 빠르게 선배들하고 대등하게 싸운다면, 그런 모습을 훈련 때부터 보여주면. 능력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런 선수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승원이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를 어떻게 서포트할까가 중요하다. 선수들이 장점을 최대한 내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승원이는 여러분도, 나도 기대한다. K리그1을 밟아보지 않았기에 볼의 스피드나 몸싸움 등이 많이 다르다. 적응을 빨리하면 좋은 결과를 낼 것 같다. -외국인 선수 영입 계획은.외국인 선수는 알아보고 있다. 공격수와 수비수를 보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도 보고 있다. 온다고 해도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들어오기 전까지는 기존 선수로 잘해 나가야 할 것 같다.-올 시즌 계획은.FA컵을 노린다고 말씀드리는 건 욕심이다. 대신 리그는 플레이오프권을 벗어나 잔류하는 것을 기본 목표로 설정했다.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선수들이 같이 가져가야 한다고 본다.-김대원이 올 시즌 부진했는데, 해준 이야기가 있는지.개인 면담을 잠깐 했는데, 심리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선수는 운동장에서 뛰었을 때, 자기의 노력을 발휘한다. 대원이가 경기에 출전을 많이 못했다. 중간에 들어가거나 선발로 들어가서 빠지는 경우가 잦았다. 작년에 잘했는데, 이렇게 됐다는 것은 압박감도 있을 것이다. 프로선수는 그런 압박감을 이겨내야 하는 힘이 필요하다. 대원이가 그 부분에 있어 떨어져 있는 것 같다.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내년에 군대 간다는 생각도 있어서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편해 보이진 않았다. 웃고는 있지만, 좋아서 웃는 건 아니라고 본다. 아까도 말씀드렸듯 선수들이 조금 더 편안하게 자기 것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얼마큼 끌어올릴지 장담할 수 없지만,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감독직을 수락한 것에 영향을 미친 것.해설을 하면서 강원 경기도 많이 보고 여러 팀을 많이 봤다. 김병지 대표와 자주 부딪히고 했다. 전혀 그런 이야기를 안 하다가 전북전 역전패를 당한 이유로 밤늦게 연락이 와서 고민했다. 갑작스럽게 일이 진행되다 보니 고민을 많이 했다. 누구나 좋은 팀에 가고 싶고, 좋은 선수가 있는 곳에 가고 싶은 건 사실이다. 김병지 대표께서 나를 깊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느꼈고, 나도 K리그에 와서 처음으로 6개월간 보러 다니면서 제안받았을 때, 나만이 할 수 있다는 대표님의 말씀이 있어서 거절하기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K리그에 복귀하는 게 썩 내키지 않지만, 도움 되고자 했다. 급하게 결정 나고 합류했는데, 사실 좀 정신이 없다. 결과적으로 잡았으니 최대한 목표한 것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과거 K리그와 차이점.질적인 부분에서는 선수들이 향상됐다. 그런 부분이 다르고, 기술적인 부분은 7년 전보다는 좋아졌다고 본다, 사실 어느 팀이 집중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난다고 본다. 우리나 수원 삼성 경기를 보면 집중력이 떨어지는데, 0-3, 0-4가 아닌 걸 보면 집중력이 떨어졌을 때 실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다고 본다. 찬스를 잡으려고 노력하겠지만, 좋은 경기 내용으로 가져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선수를 계속 바깥에서 지켜봤을 때, 선수들 개개인이 갖고 있는 능력을 알고 있기에 조금 더 수월하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다. K리그를 보고 중계하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이정협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원톱에 정협이와 상혁이가 있는데, 있는 선수가 원톱에는 둘밖에 없다. 어떻게 해서든 잘 활용해야 한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하면 주위에 좋은 선수들이 있기에 좋은 골을 넣어줄 거라고 본다. 본인의 마음가짐이 중요할 것 같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인데, 어떤 마음을 갖고 경기에 임하느냐도 중요하다. 그걸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이승원의 어필에 대한 답.경기 숫자 목표가 적다. 더 많이 생각하고 있었다. 5경기라고 이야기하니 맞춰줘야 할 것 같다. 사실 승원이에 대해서 경기만 보고 판단할 수 없다. K리그1은 다른 무대와 정말 다르다. 일단 첫 경기에 들어가면 많이 부딪혀 봤으면 좋겠고, K리그가 이런거 구나 느꼈으면 좋겠다. 못할 수도 있는데, 커가는 선수이기에 조금 잘 감싸주셨으면 한다. 스케줄이 빡ᄈᆞᆨ한데, 운동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걱정이 된다. 대표 선수라면 이겨내야 하는 게 많다.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잘 끄집어내서 활용하겠다. 기대는 많이 하고 있다.승원이가 상을 받아서 커피를 돌렸다. 선수들과 나도 축하를 많이 해줬다. 사실 오늘 가져왔어야 했는데, 깜빡한 것 같다.-전술에 관한 계획.우리가 가진 선수를 갖고 큰 변화는 없지만, 공격하기 위해서는 볼을 갖고 있어야 한다. 내려서는 것보다 압박할 때는 다 같이 할 수 있는 그런 훈련을 하고 있다. 그게 안 됐을 때 자연스럽게 내려오는 건 어쩔 수 없다. 처음부터 물러설 생각은 없다. 선수들이 얼마나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부분을 선수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선수들이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상대가 어려워하고 무서운 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렇게 준비하고 있다. 강릉=김희웅 기자 2023.06.19 15:22
영화

‘리바운드’ 장항준 “♥김은희 ‘오빠의 대표작이 될 거야’ 응원”[인터뷰①]

고교 농구부의 전국제패 실화를 그린 영화 ‘리바운드’를 연출한 장항준 감독이 아내 김은희 작가의 응원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31일 장항준 감독은 서울 삼청동 인근 한 카페에서 일간스포츠와 진행한 ‘리바운드’ 인터뷰에서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김은희 작가가 ‘이건 꼭 해야 한다’며 본인이 고쳐보겠다고 했다”며 “김은희 작가가 20일 정도 고치고 제가 마지막으로 각색해 회사에 줬더니 ‘정말 좋다’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리바운드’는 제작 과정에서도 투자가 무산돼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하지만 기적처럼 넥슨에서 전액 투자를 결정해 다시 촬영팀이 꾸려졌다고. 장항준 감독은 “때가 되면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넥슨에서 투자하겠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넥슨 대표님께서 ‘넥슨의 영화사업 첫 출발이 이 작품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하시더라. 그날 술을 엄청나게 마셨다”고 회상했다.김은희 작가는 ‘리바운드’ 촬영 중에도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장항준 감독은 “편집본을 보여주니 김은희 작가가 ‘오빠 이 영화는 오빠의 대표작이 될 거야’라고 했다”며 “제게 정신적인 도움이 많이 됐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리바운드’는 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렸다. 제37회 대한농구협회장배 농구대회에서 단 6명의 선수로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오는 4월 5일 개봉.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3.31 11:14
산업

'LG 우먼' 이정애 신임 대표는 왜 "눈치 보지 말라"고 했나

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대표가 취임 뒤 직원들에게 남긴 메시지가 화제다. 몇 줄 되지 않지만, 일반적인 취임 인사와 달리 현재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의 문제점과 상황을 온전히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18년 만에 새롭게 선임된 이 대표가 갈 길을 잃은 방향키를 바로잡아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눈치 보지 말자' 이정애 신임 대표는 지난 7일 직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첫 취임 인사 영상을 보냈다. 그 내용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통상적으로 취임사는 조직이 달성해야 할 목표부터 맨 앞에 꺼내놓기 마련이다. 그러나 LG생건의 새로운 수장은 조금 달랐다. 이 신임 대표는 영상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소통"이라면서 임원과 부문장, 팀장 등 조직 리더들에게 각별한 주문을 남겼다. 그는 "구성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생각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것부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업계가 주목한 부분은 '눈치 보지 말라'였다. '눈치를 보다'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마음이나 생각, 태도 등을 살피다'다. 오랜 시간 경직된 조직이나 특정한 힘이 작용하는 곳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분위기가 윗선의 눈치 보기다. 이 신임 대표는 현재 LG생건 내부에 눈치를 보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 달라지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신임 대표는 권한에 대한 영역 설정도 분명히 했다. 그는 "상황과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설명해 구성원들이 마음을 같이 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합리성과 객관성을 잃지 않도록 권한을 수행하되 책임에 조금 더 무게 중심을 두고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강조했다. 전임이었던 차석용 부회장은 '차석용 매직' '기업 인수합병의 대가' 등 화려한 수식어를 가진 수장이었다. 취임 첫해인 2005년 매출 1조원에 그쳤던 LG생건은 지난해 8조원대까지 몸집을 불렸다. 차 부회장의 성과는 아무나 이룰 수 있는 결과물은 아니다. 그러나 목표 지향적인 대표가 18년 동안 전력 질주하면서 조직 안팎에서 경보음이 울렸던 것 또한 사실이다. LG생건 내부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부바부(부서 바이 부서라는 뜻으로, 팀마다 다르다는 뜻의 신조어)'이긴 했지만, 힘을 받는(?) 부서는 인력 충원이며 평가에서 잘 나갔다. 반면 그렇지 못한 부서는 그 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며 "일부 부서는 조직 내 허리를 맡은 연차의 직원들이 제대로 충원이 되지 못해 일에 치였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LG생건 직원들 사이에는 "몇몇 팀에는 들어가면 살아나오기 힘들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인력 충원이 안된다" "사람을 안 뽑다보니 (일이 늘어) 퇴사도 늘어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치유 통한 반전 필요한 LG생건 내부 직원들의 분위기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이 신임 대표가 다양한 분야를 고루 경험한 점 등을 들면서 지금과는 다른 LG생건을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당하다. 특히 직원들은 공채 출신으로 뼛속부터 'LG우먼'인 이 신임 대표가 직원들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살펴 줄 것이라는 바람도 갖고 있다. LG생건에 근무 중인 A 씨는 "신임 대표님은 공채 출신 사장님이어서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그만큼 또 사원들의 마음을 잘 아실 분이라고 생각해서 다들 신임 대표님 선임을 반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소 인품이 좋은 분으로 (직원 사이에) 평판이 좋았다"고도 했다. 또 다른 직원 B 씨는 "사실 그동안 내부적으로 좀 지친 부분이 없지 않았다. 신임 대표님이 오셨다는 소식에 다들 들뜬 분위기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신임 대표님이 선임된 뒤 먼저 직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영상과 글도 올리셨다"며 "그런 모습을 보면서 회사 구성원들과 직접 소통하려고 하시는 모습이 눈으로 보이면서 (직원들) 반응이 더 좋지 않은가 싶다"고 했다. 직원 C 씨는 "대표님이 영상에서 '내 뒷배는 1만2000명의 직원'이라고 하셨다. 요즘 인기인 드라마 '슈룹'의 대사가 떠오르더라"며 "'있는 그대로 마음을 열고 회사를 위해 일한다는 생각을 경계하고, 나를 위해 일해달라'는 말에 조금 설렜다"고 했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인 블라인드에서도 비슷한 기조의 글이 공유되고 있다. 지난달 말 이 신임 대표의 인사 사실이 공개되자 "구성원 입장에서는 일하기 즐거워질 것 같다" "실무 이해도가 높고 합리적인 분"이라는 긍정적인 댓글이 다수 달렸다. 이 신임 대표는 부사장 시절인 2016년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얼굴을 알린 바 있다. 당시 이 신임 대표는 대중의 이목이 쏠린 청문회장에서 시종 담백하게 회사 입장을 피력해 주목받았다. D 뷰티 업체 관계자는 "현재 K뷰티 업황이 좋지 않다. 이 신임 대표가 와도 당장 큰 폭으로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은 크게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다만 18년 동안 오직 한 대표 체제로 굳어진 조직 문화를 어떻게 발전적인 힘으로 돌릴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2.15 07:00
연예일반

'지혜를 빼앗는 도깨비' 세븐틴, 13명 전원 재계약 비하인드 공개

글로벌 팬들을 열광시킨 그룹 세븐틴이 유쾌하면서도 진정성 가득한 이야기로 도깨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4일 공개된 왓챠 오리지널 예능 ‘지혜를 빼앗는 도깨비’에서는 전 세계를 누비는 톱 아이돌 그룹 세븐틴이 13명 완전체로 출격, 빛나는 성공을 이루기까지 겪었던 우여곡절들을 털어놓았다. 이날 도깨비들은 K-POP 아티스트 대표주자 세븐틴을 소환했다. 역대급 다인원 게스트로 등장하자마자 도깨비 세상을 꽉 채운 세븐틴은 ‘아주 NICE’ 퍼포먼스를 통해 전매특허 칼군무를 선보이며 보는 이들의 넋을 나가게 했다. 이어 세븐틴은 평범한 인사말로 시작해 범상치 않은 자기 소개에 돌입, 남다른 예능감으로 도깨비들을 긴장하게 했다. 세븐틴 멤버들은 일명 ‘메로나 감옥’으로 불렸던 연습실을 벗어나 글로벌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게 되기까지의 성공담을 펼쳤다. 호시는 “연습생 시절에 상상했던 미래보다 훨씬 성공했다”라며 뿌듯한 심정을 드러냈고 멤버들 역시 “대표님이 ‘너희가 회사를 살렸다’라고 칭찬했다”, “다크서클까지 사라지셨다”라고 덧붙여 '월드클래스 아이돌'의 위엄을 짐작게 했다. 하지만 화려한 성장 이면에는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연습생 시절도 존재했다. 조슈아와 부승관은 밤샘 연습 끝에 ‘레슨 취소’ 소식을 확인하고 서로를 부둥켜 안으며 기뻐했던 일을 떠올렸고, 호시와 디노는 연습 도중 화장실에 간다며 해장국집에 달려가 10분 만에 뜨거운 해장국을 ‘순삭’했던 일화를 소개해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이렇듯 성공을 위해 고된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견뎌낸 만큼 팀의 기강을 위해 연습생들 간 서열도 굉장히 엄격했다고. 멤버들은 '리더즈' 에스쿱스와 호시, 우지를 연습생 시절 가장 무서웠던 선배로 꼽으며 폭로전의 문을 열었다. 특히 부승관은 “우지 형은 함께 밥 먹자고 해도 거절했다”라며 서운함을 내비쳤고, 도겸은 과거 자신을 무섭게 혼냈던 호시를 향해 마음 속 오래된 앙금을 풀어내 폭소를 유발했다. 뿐만 아니라 체력도 경쟁력이라는 회사 방침에 따라 고도의 체력 단련을 받았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강깨비' 강호동은 연습생 시절 무한 버피 테스트, 팔굽혀 펴기 100개를 소화하는 등 살인적인 운동량을 자랑했던 총괄리더 에스쿱스에게 대결을 신청했다. 이를 흔쾌히 받아들인 에스쿱스는 '온 지구를 누비며 체력을 키웠다'는 말처럼 '천하장사' 강깨비에게도 지지 않는 파워를 자랑하며 발씨름에서 승리해 체력 왕의 면모를 입증했다. 그런가 하면 13명 전원 조기 재계약에 성공하며 아이돌계에 유례 없는 희소식을 전한 세븐틴의 재계약 비하인드도 공개돼 시선을 모았다. 의견 조율에만 약 9개월이 소요된 만큼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먼저 용기를 낸 민규가 재계약을 성공으로 이끈 일등 공신임이 알려져 감동을 안겼다. 세븐틴은 서로에 대한 신뢰와 목표를 향한 열정을 바탕으로 모두가 뜻을 모았다고 고백, 끈끈한 우정과 깊은 믿음이 성공의 비결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지혜를 빼앗는 도깨비’는 매주 화요일 오후 5시에 왓챠에서 공개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2022.05.25 08:40
야구

김종국 KIA 감독 "3년 보장? 그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선수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명가 재건' 중책을 맡은 김종국(48) 신임 KIA 타이거즈 감독의 취임 일성이다. 김 감독은 "야구는 선수가 한다. 감독은 책임을 지는 자리다. 자신의 능력과 장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게 지도자의 역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IA는 5일 "김종국 수석코치를 구단 10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타이거즈 '원클럽맨'으로서 누구보다 팀과 선수를 잘 알고 있다는 점과 강단 있는 리더십으로 뛰어난 선수단 장악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라고 전했다. 계약 기간은 3년, 계약금 3억원, 연봉은 2억 5000만원이다. 김종국 신임 감독은 1996년 1차 지명으로 해태(현재 KIA)에 입단, 14시즌(1996~2009) 동안 타이거즈맨으로 뛰었다. 선수 시절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였다.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진출에 기여했다. 2011년부터는 지도자로 변신, 지난 11시즌 동안 KIA 작전·주루·수석 코치를 역임했다. 국가대표팀에도 여러 차례 승선했다. KIA는 2021 정규시즌에서 9위(58승 10무 76패)에 그쳤다. 최근 3시즌(2019~21)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달 1일 계약 기간이 남은 맷 윌리엄스 코치와 결별했고, 이화원 대표이사와 조계현 단장도 물러났다. KIA는 최재영 신임 대표이사 주도 아래 새 사령탑 선임에 돌입했다. 감독 없이 마무리캠프를 치러야 했지만, 팀 재건을 위해 신중하게 접근했다. 선택은 내부 승격. 준비된 감독감이자 팀을 가장 잘 아는 지도자에게 새 선장을 맡겼다. 김종국 신인 감독은 선임 발표 후 일간스포츠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팀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선수와 지도자로 뛰었다. 막상 이 자리에 오니까 어깨가 무거워진다. 최근 팀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명가 재건이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기쁘고 영광스러우면서도 책임감이 커지더라"라며 부임 소감을 전했다. KIA가 윌리엄스 감독과 결별한 직후부터 내부 승격설이 나왔다. 김종국 감독은 이에 대해 "최재영 대표님이 팀 내부 상황에 대해 여러 가지를 묻긴 했지만, 감독 선임에 관한 말은 없었다. 인터뷰는 2일 진행했고, 결정됐다는 소식은 4일 들었다"라고 전했다. 꽤 많은 야구인이 KIA 감독 선임 인터뷰에 임했다. 김종국 감독은 "구단은 새 사령탑에게 팀 개편을 맡기려 했다. 나는 팀과 선수의 장·단점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런 점이 어필된 것 같다"라고 전했다. KIA는 장기적 관점에서 팀 재건을 노렸고, 감독 경험이 없는 지도자에게 3년을 보장했다. 김종국 감독은 "'책임감을 가져달라'는 메시지로 이해했다. 그 의미를 잘 알고 있다. 타이거즈는 KBO리그 구단 중 우승을 가장 많이 해낸 팀이다. 당연히 '윈 나우'도 추구해야 한다. 나도 재임 기간 내 모두가 바라는 성과를 내기 위해 준비를 했다.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국 감독은 선수 시절 도루왕(50개·2002시즌)을 해냈다. 지도자로도 작전과 주루 파트를 맡았다. KIA가 2022시즌 '기동력 야구', '스피드 야구'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김 감독도 "장타력이 강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야구가 필요하다. 선수와 내 강점을 모두 살리겠다"라고 강조했다. 1차 목표는 2022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내세웠다. 김 감독은 "재임하는 동안 꾸준히 강한 팀을 만들고 싶다. 상대하기 껄끄러운 팀을 만들고 싶다"라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2.06 05:59
야구

장정석 단장의 임무, 협상가 아닌 설계자

내실 강화를 이룰 수 있는 시스템 구축. KIA 타이거즈가 신임 단장에게 바라는 임무다. KIA는 지난 24일 공석이었던 단장 자리에 장정석(48)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을 선임했다. 아구계에서는 "의외의 결단"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더 이름값 높은 야구인들이 KIA 단장 면접에 임했기 때문이다. 장정석 단장은 경험이 풍부하다. 선수로 9년(1996~2004) 동안 뛰었고, 은퇴 후에는 프런트에서 여러 보직을 맡았다. 3시즌(2017~2019) 동안 키움 히어로즈 감독도 맡았다. 최근 2년 동안은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지냈다. 야구단 안팎에서 견문을 넓힌 장정석 단장은 다양한 시선으로 좋은 팀이 갖춰야 할 조건을 머릿속에 정립했다. 그리고 최준영 KIA 대표이사와의 면접에서 자신의 소신을 전했다. 이 점이 어필한 모양새다. 장정석 단장은 "최준영 대표님이 혁신적인 변화를 원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스카우트 파트부터 육성 시스템, 데이터 분석 그리고 트레이닝 파트 등 팀 내실을 강화할 수 있는 부분에 관심이 많았다. 그 부문에 대해 내 생각을 전했다"라고 말했다. KIA는 2021시즌 부상자가 많았다. 현장은 선수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데이터 분석과 활용을 잘하는 지도자라며 영입한 맷 윌리엄스 감독은 뚜렷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다. 육성 성과도 다른 팀보다 부족하다. 신인 드래프트 상위 라운드의 지명된 선수들의 성장세가 더디다. 1985년 이순철(현재 SBS 해설위원) 이후 35년 동안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KIA는 한국시리즈 우승만 11번 해낸 KBO리그 대표 명문 구단이다. 하지만 2017시즌 통합 우승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그래서 사장, 단장, 감독이 모두 새 얼굴로 바뀌는 2021년 겨울을 기점으로 전면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준영 대표는 장정석 단장이 전한 방향성에 공감했고, 단단한 팀 기반을 만들 적임자로 봤다. KIA는 오프시즌 현안이 많다. 팀 프랜차이즈 스타 양현종과의 재계약, 약한 공격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외부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이 시급하다. 외국인 선수 재구성도 필요하다. 이석범 운영지원팀장은 "FA 관련 업무는 멈춘 적이 없다. 최근 조직 개편을 단행한 이유도 신임 단장님에게 너무 많은 짐을 안겨드리지 않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장정석 단장도 "그동안 단장 자리는 공석이었지만 대표팀과 실무진이 꾸준히 FA 선수 영입이나 감독 선임 건을 진척시켜온 것 같다"라고 했다. KIA는 스토브리그에서 '협상가'로 내세우기 위해 장정석 단장을 영입한 게 아니다. 새 시스템을 구축할 '설계자' 임무를 맡겼다. FA 영입전 결과만으로 역량을 예단할 수 없는 이유다. 장 단장은 "단단한 팀을 만들기 위해 작은 부분부터 차근차근 보겠다"라는 의지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1.2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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