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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이언희 감독 “노상현, 첫 만남에 화장실까지 쫓아갔죠” [IS인터뷰]

“다들 의심이 컸죠. 저 역시 우리가 사랑하는 만큼 영화가 공감받지 못할까 봐 노심초사, 걱정도 많이 했고요. 그래도 절 믿어보고자 했어요. 분명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이언희 감독은 신작 ‘대도시의 사랑법’을 내놓는 소회를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지난 1일 개봉한 ‘대도시의 사랑법’은 자유로운 영혼 재희(김고은)와 세상과 거리 두는 법에 익숙한 흥수(노상현)의 사랑법을 그린 작품. 박상영 작가의 동명 소설집에 실린 ‘재희’를 원작으로 한다.이 감독은 “시작은 심플했다. 제가 영화보다 책을 좋아할 정도로 많이 읽는다. 친구에게 원작 추천을 받았고 우연히 도서관에 갔는데 (책이) 있어서 냉큼 봤다”고 운을 뗐다.“책을 읽는데 ‘해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재희라는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 있어서 욕심났죠. 그래서 책을 읽고 친한 제작자 언니에게 영화화를 제안했어요. 언니도 원작보다 재희가 조금 더 설명됐으면 한다고 했고 그렇게 시작된 거죠. 어떻게 보면 재희가 저랑 달라서, 저렇게 살아보고 싶어서 만들게 된 거예요.”하지만 제작 과정은 예상처럼 순탄치 않았다. 재희와 이야기 축을 나눠 가지는 남자 주인공 흥수가 게이 설정인 탓이다. 영화화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2020년 초부터 그야말로 난항의 연속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캐스팅이었다. 김고은이 재희로 출연을 확정한 후에도 상대역이 1년 넘게 구해지지 않았다. 이 감독은 당시를 회상하며 “기존 공식에 맞는 한국 상업영화는 아니기 때문에 제작 초기부터 쉽지 않았다. ‘내가 무슨 용기로 했지? 미쳤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 남자 배우 캐스팅이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영화를 못 만들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까지 들었다. 그때 ‘파친코’에서 노상현 배우를 봤다. 처음 만난 날 화장실 앞까지 쫓아가서 ‘꼭 하셔야 한다’고 부탁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감사하다”며 웃었다.캐스팅이 마지막 고비도 아니었다. 마치 게임 스테이지처럼 또 다른 난관이 이 감독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엔 수위 조절이 문제였다. 이 감독은 촬영부터 편집하는 내내 흥수의 연애 수위를 두고 고민을 거듭했다. 상업 영화에서 관객들이 동성 간 사랑을 얼마만큼 받아들일 수 있을지 짐작하기란 쉽지 않았다. 생각 끝에 내린 답은 자연스러움이었다.“사실 편집 과정에서 어떤 장면은 빼보기도 했고 옛날 영화처럼 가리기도 해봤어요. 근데 자연스럽지가 않더라고요. 결국 순리대로 보여줘야 하는 게 아닐까 했어요. 일부러 과하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없었지만, 겁내거나 비겁해 보이면 안 된다고 봤죠. ‘왜 영화를 만들면서 수위를 겁 내야 하지’ 싶었어요. 배우(노상현)에게도 할 수 있는 만큼 해보자고 했고요.”이 감독은 이 순간순간을 어떻게 견뎠느냐는 말에 주저 없이 함께한 동료들을 언급해다. 그들이 보내준 지지와 믿음이 끝까지 ‘대도시의 사랑법’을 만들 힘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보다 선행된 건 지신을 향한 믿음이었다. 스스로를 믿는 것, 이 감독은 이 힘으로 ‘대도시의 사랑법’을 세상 밖에 내놨다.“‘미씽: 사라진 여자’를 끝내고 날 믿자고 다짐했어요. 결과적으로 내가 맞다는 결론을 내렸죠. 감독은 답을 가지고 끌고 가는 일이니까요. 물론 이 마음을 유지하기가 쉽진 않았죠. 그러다 지난해 ‘거미집’을 봤어요. 거기서 신상호(정우성)가 영화감독 마음가짐에 관해 말하며 널 믿으라고 말해요. 그 말이 굉장히 위로가 됐죠. 하다 보면 자꾸 의심하게 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언제나처럼 끝까지 스스로를 믿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 나갈 생각입니다.(웃음)”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07 06:05
영화

‘베테랑2’ 나홀로 출격…사라진 추석 영화 이유는

올 추석 극장가가 유난히 썰렁하다. 다수의 상업영화가 연이어 개봉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단 한 편의 기대작만 극장에 걸린다. 달라진 시장 흐름에 ‘몸 사리기’까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오는 14일부터 5일간 이어질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극장가 신작 라인업 정비가 완료됐다. 추석 연휴 전후 2주간 개봉하는 한국 영화는 총 여섯 편, 이 중 주요 배급사 혹은 100억원 이상 규모 작품은 13일 개봉하는 CJ ENM의 ‘베테랑2’ 한 편이다. 이외 네 편은 ‘그녀에게’, ‘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트라비아타’, ‘장손’, ‘수유천’ 등 저예산 독립영화, 나머지 한 편은 방탄소년단 정국의 콘서트 실황 영화다.이례적인 현상이다. 통상 명절 연휴는 극장가 준성수기로, 압도적 규모나 스타 감독·배우 패키징을 자랑하는 대작, 혹은 가족 관객을 겨냥한 작품들이 관객을 만난다. 지난해 추석만 해도 하정우 주연의 ‘1947 보스톤’, 송강호 주연의 ‘거미집’, 강동원 주연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등이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동시 개봉했다.◇팬데믹 후 제작 편수 감수·성수기 실종추석 극장가의 달라진 분위기에는 전체적인 시장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투자 위축에 따른 신규 영화 제작이 감소했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장으로 관객들의 관람 패턴이 변화, 전통적인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경계가 무너졌다.이 같은 변화는 최근 몇 년 극장가 성적표로 확인할 수 있다. 극성수기인 7~8월을 겨냥해 내놓은 수백억 원대의 텐트폴 작품들은 줄줄이 흥행에 참패한 데 반해, 비수기 개봉한 ‘범죄도시’ 시리즈나 ‘서울의 봄’, ‘파묘’ 등은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명절 연휴 또한 성수기 효과를 보지 못한 지 오래다. 지난해 설과 추석, 올 설 연휴 개봉한 영화 중 누적관객수 200만명을 넘긴 작품은 한 편도 없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지난 명절과 여름 시장의 참패로 다시 한번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성수기, 비수기가 무의미해졌다는 것을 연이어 체감하게 된 것”이라며 “팬데믹으로 시장이 위축되면서 우려했던 낮은 제작 편수 문제가 기시화 된 것도 사실”이라고 짚었다.◇천만 예열 ‘베테랑2’ 등판에 ‘덜덜’일각에서는 쟁쟁한 경쟁작 등장에 몸을 사렸다는 의견도 나온다. ‘베테랑2’가 추석 개봉을 선점하면서 타 영화들이 이를 의식해 개봉일을 뒤로 미뤘다는 설명이다. 실제 9월 극장가는 비어 있지만, 10월로 넘어가면 김고은 주연의 ‘대도시의 사랑법’, 설경구, 장동건 주연의 ‘보통의 가족’, 류승룡 주연의 ‘아마존 활명수’ 등이 줄지어 개봉 대기 중이다. ‘베테랑2’는 지난 2015년 개봉한 ‘베테랑’의 속편. 전작에 이어 류승완 감독, 황정민이 또 한 번 의기투합했고, 데뷔 이후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정해인이 합류하며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1편(누적관객수 1341만명)의 흥행과 ‘범죄도시’가 증명한 시리즈물에 대한 믿음이 기대감을 끌어 올리며 ‘베테랑2’는 일찌감치 천만 영화로 점쳐졌다.또 다른 배급사 관계자는 “천만 규모의 영화가 온다는 생각에 다들 피하게 된 지점이 있다. 모두 쓴 맛을 본 상황에서 ‘베테랑2’의 무게감을 알고 있다 보니 자신 있게 작품을 던질 상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베테랑2’가 워낙 강력하다 보니까 다른 영화들이 엄두를 못 낸 측면이 크다. 전편이 천만 이상의 관객을 모은 데다 칸국제영화제에도 초청받으면서 ‘베테랑2’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한 게 사실”이라며 “그러다 보니 비슷한 사이즈의 작품들이 모두 뒤로 빠지게 된 게 아닌가 한다. 물론 저예산 독립 영화들과 몇몇 외화들이 개봉하지만, 크게 (명절) 수혜를 볼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분석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9.03 05:49
연예일반

[오!뜨뜨] 극장보다 후끈…송강호 ‘삼식이 삼촌’ vs 류준열 ‘더 에이트 쇼’

이번 주말 볼 만한 따끈따끈한 OTT 신작을 소개합니다. 너무 많은 OTT와 작품들 사이에서 고민하는 시간은 이제 끝. 정주행을 부르는 작품들만 일간스포츠가 모아모아 엄선했습니다. 나홀로, 가족, 친구, 연인 등 다양한 사람들과 즐겨주세요. <편집자 주> #넷플릭스: 더 에이트쇼 ‘더 에이트 쇼’는 올 상반기 넷플릭스 최고 기대작으로,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러운 공간에 갇히면서 시작된다. 접점이 없는 이들이 한데 모인 이유는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원작은 배진수 작가의 인기 웹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격돌하는 인간들의 원초적 욕망이란 큰 줄기는 ‘머니게임’에서 가져왔고, ‘누구도 죽으면 안된다’는 게임룰은 ‘파이게임’에서 차용했다.메가폰은 영화 ‘관상’, ‘더 킹’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이 잡았다. 그의 첫 시리즈물로, ‘더 킹’을 함께했던 류준열을 메인 화자로 내세웠다. 류준열 외 천우희, 박정민, 이열음, 박해준, 이주영, 문정희, 배성우가 참가자로 등장해 협력과 대립, 반목과 배신을 거듭하며 극적 긴장감을 높일 예정이다.관전포인트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빚어지는 인간 군상을 지켜보는 것. 전체 8부작으로 각 배우가 한 회차씩 주인공을 맡는 구조인데 모두 다른 사연과 성향을 가지고 있다. 한재림 감독은 “드라마 속 주인공은 우리 주위에 있고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다. 영웅도 아니고 무조건적인 선과 악도 없다”며 “인간이 살아가는 평범한 삶 속에 조그만 사회가 만들어지면 생기는 민주주의, 독재 등의 구조와 자연스러운 현상들을 그렸다”고 귀띔했다. #디즈니플러스: 삼식이 삼촌배우 송강호의 첫 드라마로 화제를 모았던 ‘삼식이 삼촌’도 만나볼 수 있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 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 박두칠(송강호)과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이 만나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이야기로, 1960년대 초 격동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총 16회차로 구성됐으며 이번 주에는 1회부터 5회까지 볼 수 있다. 전반부에 해당하는 만큼 극적 사건이 일어나지는 않지만,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캐릭터들의 등장과 박두칠, 김산이 손을 잡게 되는 과정 등이 밀도 있게 담기며 시청자들을 끌어당긴다. 극을 이끄는 두 주연 송강호, 변요한의 폭발적 열연은 기대를 충족시킨다. 의외의 활약은 두 사람을 둘러싼 인물들. 특히 욕망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육군 대위 정한민 역의 서현우, 정치적 입지가 위태로워진 국회의원 강성민 역의 이규형의 연기가 압권이다. 송강호의 자신감도 작품을 향한 기대치를 높인다. 송강호는 앞선 제작보고회에서 “‘삼식이 삼촌’은 보편화된 OTT 드라마와는 결이 다르다”며 “‘심장, 뇌, 위’ 같다. 위장에서 시작을 해서 뇌로 갔다가 결국에는 우리의 뜨거운 심장에서 끝난다. 가상의 인물을 통해 우리 삶을 투영해 볼 수 있고 많은 생각도 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출은 영화 ‘동주’ 등의 각본을 쓴 신연식 감독이 맡았다. 송강호와는 지난해 개봉한 ‘거미집’을 통해 배우와 각본가로 합을 맞춘 바 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5.17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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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이병헌․송강호 제치고 올해 관객이 뽑은 최고 영화배우

배우 마동석이 리서치 조사회사 한국갤럽이 발표한 올해를 빛낸 영화배우 1위에 이름을 올렸다. 18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올 한해 가장 활약한 영화배우를 두 명까지 물은 결과(자유응답), 마동석이 18.0%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천만영화 ‘범죄도시3’의 흥행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월 2일부터 12월 4일까지 전국 만 13세 이상 1769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2.3포인트(95% 신뢰수준)다.2위는 이병헌(14.6%)이다. 이병헌은 올해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지진 생존 아파트 주민 대표 영탁 역으로 열연했다. 3위는 송강호(11.1%)가 차지했는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영화 ‘브로커’ 상현 역으로 제75회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크게 주목받았던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는 추석 무렵 개봉작 ‘거미집’의 김감독으로 조용히 돌아왔으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의 봄’의 전두광 역 황정민(10.1%), 이태신 역 정우성(6.6%)은 각각 4위와 7위를 기록했다. ‘밀수’의 조춘자 역 김혜수(7.2%)와 권상사 역 조인성(4.9%)은 각각 6, 8위, '’달짝지근해: 7510’ 유해진과 ‘1947 보스톤’ ‘비공식작전’ 하정우(이상 2.9%)는 공동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1년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스타 반열에 오른 이정재(10.1%, 공동 4위), 지난해 ‘범죄도시2’에 출연한 손석구(3.6%, 9위)는 올해 영화 개봉 신작 없이도 10위권에 들었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12.18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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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서울의 봄’, ‘헌트’ 바람 불게 할까?

요즘 영화계에서 심심찮게 나돌고 있는 얘기는 위기론이다. 특히 한국영화 위기론이 강하다. 아무리 비수기라지만 이건 해도 너무 했다는 얘기가 지배적이다. 지금 극장가는 비수기라서, 작품들이 안좋아서, 독감이 유행이라서, 빈대가 나올지도 몰라서 등등의 이유 중 하나도 댈 것이 없다. 그냥 사람들이 극장을 가지 않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별한 트렌드도 없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막무가내로 극장을 거부하고 있느냐 하면, 그건 또 그렇지 않은 것이어서 분석을 어렵게 한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는 7일까지 153만명 정도의 관객이 몰렸다. 최근 1~2년 사이에 이상하게도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객들이 신뢰를 보이고 있는데 현재 ‘블루 자이언트’라는 재즈 소재의 애니메이션도 입소문을 타고 인기가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한국영화들이 대체로 ‘죽을 쑤고 있는데’ 일련의 영화들, 그러니까 ‘1947보스톤’ ‘거미집’ ‘천박사 퇴마연구소 : 설경의 비밀’ 등의 흥행 실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개봉된 ‘소년들’ 역시 눈물겨울 만큼 각고의 마케팅이 진행되고 있지만 성적은 그다지 신통치 못하다. 주지의 사실은 이 잇따른 재난이 영화발(發)이 아니고 극장발이라는 것이다. 극장의 문제, 극장 플랫폼이 급격하게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된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극장용 영화는 만들지 말아야 하는가.그래서 나오는 것이 총제작비 40억원대 영화, 관객 손익분기점 90만명 수준의 영화들을 많이 제작하는 해야 한다는 얘기들이다. 총 제작비가 40억원대라면 순제작비는 30억원 수준이어야 하며 이렇게 제작비를 현격하게 낮추려면 스타 시스템의 교정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스타들의 몸값은 평균 3~4억원 수준이다. 어떤 배우의 경우 7억원의 출연료를 요구하기도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한명이 최고가를 받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여기에 연동해서 그 아래, 그 아래아래 급 배우들의 개런티도 인상되게 돼있다. 현재의 위기상황에서는 제작비를 긴축한 작품들만이 극장에서 버틸 수 있다. 결국 큰 규모의 블록버스터 영화, ▲주로 할리우드 영화와 ▲40억 규모의 한국영화들, ▲다양한 형태의 외국산 예술영화들이 극장을 지킬 수 밖에 없다. 편제와 프로그래밍이 변화해야 하며 그 주축은 40억원대 영화의 양산이고,(그걸 주도하는 것은 스타시스템의 재편인데) 결국 스타들의 출연료를 대폭 낮추는 방법밖에 없다. 이건 곧 스타 배우들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외화의 경우 관객 손익분기점 5000명, 많아야 1만명 수준이어야 한다. 이럴 경우 수입가를 얼마나 낮게 책정해야 하는지 계산이 나올 것이다. 물론 스타급 배우, 그들의 소속된 기획사의 무조건적인 양보만을 요구해서는 안될 일일 것이다. 시스템을 작동시켜야 한다. 제작비 규모와 스타 개런티를 연동시키는 방법은 심심찮게 사용되고 있다. 제작비가 높으면 많이 받고 낮으면 적게 받는 식이다. 이걸 좀더 세분화, 고도화하는 방법을 고안해 낼 때이다. 흥행 수익 배분 문제도 좀 더 세련화하고 명문화, 공식화할 필요가 있다. 낮은 포복으로 일관하고 있는 한국 영화계는 현재 김성수 감독의 신작 ‘서울의 봄’ 개봉에 ‘목을 걸고’ 있는 형국이다. 12.12사태 때의 군사 반란 얘기를 다룬다.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을 연상시키는 전두광 역을 황정민이 맡았다. 여기에 정우성 정해인 이성민 등 초호화 캐스팅이다. 이 영화가 2022년 5공화국을 배경으로 했던 ‘헌트’ 바람을 불게 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의 봄’의 흥행 여부는 극장가의 응급 처방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궁극의 치료는 어려울 것이다. 전체적으로 슬림화, 제작비를 대폭 낮추는 방향만이 극장의 종말을 가져 오지 않게 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보인다. 이념 중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정부주의이다. 영화 전문가들 일부는 이럴 바에는 국내 영화산업 전체를 새롭게 빌드 업 하는 것이 낫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건 큰 충격과 희생을 요구하는 것과 같은 얘기이다. 그보다는 극장가의 변화 과정을 연착륙 형태로 가져가야 한다.영화를 영화 이외의 다른 면으로 얘기하는 것은 재미가 없다. 사람들로 하여금 영화를 즐기게 해야 한다. 영화 외적인 고민은 정책결정권자들, 산업 종사자들, 이론가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리모델링이 시급하다. 모든 건 타이밍이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오동진 영화평론가 2023.11.09 06:15
영화

송강호와 주윤발..한국과 홍콩 대표 배우 부국제를 빛내다 [BIFF 결산] ②

그 어느 때보다 우려와 걱정이 많았던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3일 막을 내린다.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이라는 수장들 없이 치러진 영화제를 잘 진행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기꺼이 제 몫 이상을 해냈다.큰 사고 없이 무사히 막을 내리게 된 ‘제 28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돌아보고, 올해 특히 기억해야 할 인물들을 짚어봤다. #올해의 호스트 송강호수장의 부재로 손님을 맞이할 상징적 인물이 없어진 상황.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한국 영화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배우 송강호가 나섰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 사상 첫 번째 호스트를 맡아 개막식 레드카펫에서 게스트들을 맞이했다. 그는 영화제에 앞서 추석 연휴 기간 개봉한 자신의 주연작 ‘거미집’ 오픈토크 등 공식일정도 소화하며 관객들과 만났다.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송강호가 어려운 자리임에도 흔쾌히 나서서 어려울 때 영화제를 돕는 역할을 하겠다고 해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영원한 형님 주윤발영화 ‘영웅본색’으로 홍콩 영화 황금기를 누린 배우 주윤발은 올해의아시아영화인상 주인공으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그는 기자회견과 개막식 레드카펫, 핸드프린팅 행사 등에 참여하며 특급 존재감을 뽐냈다. 주윤발은 능숙한 한국어로 ‘아리랑’을 열창하는가 하면 고(故) 장국영이 자신에게 노래를 하지 말라고 했던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현장에 모인 시민들과 사진을 찍은 뒤 즉석에서 전송해주고, 매일 오전마다 러닝을 즐기며 마주친 시민들과 사진을 찍어주는 등 팬서비스도 훌륭했다.다만 ‘주윤발의 영웅본색’이란 이름으로 진행된 오픈토크 행사는 못내 아쉬웠다. 행사 모더레이터를 맡은 주성철 씨네플레이 편집장의 매끄럽지 못했던 진행 때문. 관객과 게스트 사이의 중간자가 됐어야 할 주 편집장은 자신이 아는 주윤발의 일화와 홍콩 영화 관련 비화를 이야기하는 데 시간을 주로 썼다. “관객들과 더 많이 이야기하고 싶다”고 미리 부탁했던 주윤발까지 머쓱해진 상황. 주 편집장의 장광설에 요지를 찾지 못 한 통역사가 “질문이 뭐냐”고 다시 되묻는 민망한 장면도 연출되기도 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일본의 거장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의 뒷문을 확실하게 지켜줬다.영화제는 통상 개막 이후 초반에 화제성이 있는 작품을 상영한다. 주요인사 참석도 초반에 몰리기 마련이다. 시네필들은 보다 조용해진 후반부 영화제 분위기를 선호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영화제로선 후반부에도 계속 이야기될만한 인물이나 프로그램이 절실하다.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제80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신작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를 들고 부산을 찾아 이 역할을 제대로 해줬다.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스페셜 토크는 무려 90분 동안이나 진행됐다. 하마구치 감독은 이 자리에서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와 전작들과 차이 등에 대해 심도깊은 대화를 나누며 영화인들을 매료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0.13 06:00
연예일반

‘총관객수 반토막’ 추석 극장가 잔치는 없었다..‘30일’이 희망 [전형화의 직설]

추석 잔치는 없었다. 이번 추석 극장가는 최악이라던 지난 여름 못지 않은 상황으로 한국영화 위기감을 한층 고조시킬 전망이다.6일 동안 이어진 이번 추석 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한국 상업영화는 5편이다. 이 5편 중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영화는 희망적으로 보아도 1~2편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석 연휴를 한주 앞둔 9월21일 개봉한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지난 3일까지 16만 4213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27일 동시 개봉한 ‘천박사 퇴마연구소: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와 ‘1947 보스톤’, ‘거미집’ 성적도 마뜩잖다. ‘천박사’는 3일까지 151만 2454명을 동원해 이번 연휴기간 1위에 올랐고, ‘1947 보스톤’은 73만 5556명, ‘거미집’은 26만 5648명을 동원했다. ‘천박사’ 제작비가 113억으로 손익분기점이 240만명 가량, ‘1947 보스톤’이 210억원이 들어 450만명, ‘거미집’이 96억원이 투입돼 200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추석 극장 대전은 상처뿐인 혈전으로 기억될 분위기다.이번 추석 극장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극장요금 3년 연속 인상 전에 비해 총관객이 반토막으로 줄어들었다. 반토막으로 줄어든 관객을 놓고 세 편의 한국영화 기대작이 결전을 벌인 터라, 연휴 첫날부터 비상 신호가 켜졌다.이번 연휴 기간 극장 총관객수는 9월28일 42만 1363명, 9월29일 55만 7024명, 9월30일 64만 1221명. 10월1일 49만 1315명, 10월2일 47만 5398명, 10월3일 52만 6863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추석 연휴 하루 총관객수가 100만명을 훌쩍 넘겼던 팬데믹 이전-극장요금 3년 연속 인상 전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관객이 줄었다. 실제 2019년 추석 연휴인 9월12일부터 15일까지 일일 총관객수는 각각 109만명, 138만명, 154만명, 110만명이었다. 올 추석 연휴에는 특히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보다도 관객수가 줄었다.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인 9월9일부터 12일까지 일일 총관객수는 72만명, 93만명,110만명, 96만명 가량이었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는 ‘공조2:인터내셔날’이 독주하다시피 해서 698만명을 동원했지만, 올해는 그런 독주도 없었다. 1위를 기록한 ‘천박사’도 개천절 연휴까지 꾸준히 관객을 유지해야 간신히 손익분기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조는 있었다. 이번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7일 극장 예매관객수 총량이 30여만장에 불과했다. 이는 일일 관객수가 현장판매를 고려해도 50만명 남짓할 것이란 불길한 징조였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 극장 관객수가 이처럼 줄어든 데는 극장요금이 3년 연속 인상된 것과 개봉작들이 관객의 관심을 끄는데 실패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극장요금이 1만 5000원 가량이 되면서 연휴 기간 온 가족이 ‘영화나 보자’고 하기엔 부담이 커졌다. 4인 가족에 팝콘 가격까지 포함하면 10만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영화나 보자’고 할 수 없는 가격이 된 것이다.사전 예매량이 저조한 건 그만큼 관객들이 추석 신작에 큰 기대가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OTT 신작들이 추석 기간 대거 공개돼 관심이 분산됐다고는 하지만, 이번 추석 기간 공개된 OTT 신작 중 2021년 추석 기간 공개된 ‘오징어 게임’, 지난해 ‘수리남’처럼 화제를 모은 작품들은 없었다. 연휴가 길어지면서 여행 등 야외 나들이가 늘었고, 아시안게임에 관심이 쏠렸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처럼 반토막이 날 정도로 관객이 줄어들 이슈는 안됐다.결국 3년 연속 올라간 극장요금에 비해, 이번 추석 연휴 기간 개봉한 한국영화들이 기대에 못 미쳤기에 이 같은 흥행결과가 나온 셈이다. 그나마 희망적인 건 10월3일 개봉한 ‘30일’이 첫날 17만명을 동원하며 1위로 출발했다는 점이다. ‘30일’은 60억원 가량 제작비로 손익분기점이 160만명 정도다. 첫날부터 실관람객평인 CGV에그지수가 95%에 달할 만큼 입소문이 좋다. 이번 추석 한국영화들 중 에그지수가 가장 높다. 10월9일 개천절 연휴까지 흥행세가 이어진다면 10월 극장가에서 롱런해 손익분기점을 넘어 흥행의 단맛도 맛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최근 극장가 흥행 패턴은 뚜렷한 경쟁작이 없어 뒤가 열렸고, 앞선 관객들이 재미를 검증해 바이럴 마케팅이 주효하면 꾸준한 뒷심과 N차 관람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30일’이 맞은 상황이 딱 이렇다. ‘30일’은 아이러니하게도 연휴 끝물인 10월3일 개봉했는데도 불구하고 앞서 개봉한 영화들 성적이 처참해 반사효과를 보고 있다. 앞서 개봉한 영화들 흥행성적이 좋았다면 스크린수와 상영회차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을 테지만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스크린수와 상영회차 확보를 할 수 있게 됐다. 오히려 ‘30일’은 개천절 연휴와 10월 극장가에 뚜렷한 경쟁작이 없는 상황을 맞게 됐다.올 추석 극장가는 참담했던 여름 극장가에 이어 한국영화계에 많은 시사점을 안길 것 같다. 더 이상 관객이 팬데믹 이전-극장요금 3년 연속 인상 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사실로 나타났다. 이와 맞물려 과거 흥행 패턴을 염두에 두고 개봉 및 배급, 마케팅 전략을 짜는 건 더 이상 효과가 없다는 것 또한 확실해졌다.과연 극장요금 인상과 더불어 대목이 사라지고 거품이 꺼진 시대를 맞아 한국영화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이번 추석 극장가는 큰 숙제를 남겼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10.04 09:53
영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잇단 악재 속 오늘(4일) 개막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막을 올린다. 영화제 내부의 내홍과 참석 예정이던 배우들의 연이은 불참 소식으로 악재가 이어진 이번 영화제. 오는 13일까지 이어질 영화제가 더 이상의 잡음 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 영화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4일 오후 5시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개최된다. 올해 개막식은 부산국제영화제 사상 최초로 배우 박은빈의 단독 진행으로 진행된다.당초 개막식 사회는 배우 이제훈과 박은빈이 함께 맡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제훈이 개막식을 불과 3일 앞두고 복통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허혈성 대장염 진단을 받으면서 참석이 어려워졌다. 영화제 측은 새로운 남성 사회자 선정을 고려하는 대신 역사상 처음으로 박은빈의 단독 진행으로 부산국제영화제의 막을 올리기로 했다. 개막식에 앞서서는 개막작인 ‘한국이 싫어서’ 시사회 및 기자회견이 준비돼 있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한국이 싫어서’는 20대 후반의 계나(고아성)가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 어느 날 갑자기 직장과 가족, 남자친구를 뒤로하고 홀로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고아성 역시 이 작품으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을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8일 천추골 골절로 전치 12주 판정을 받으면서 최종 불참하게 됐다.개막에 이르기까지 내홍도 있었다. 지난 2021년부터 부산국제영화제의 살림을 맡아왔던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돌연 사퇴의사를 밝히면서다. 이후 이용관 이사장까지 영화제를 떠나면서 올해 영화제가 개최나 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다. 이와 함께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영화제 직원 성폭력 의혹까지 불거지며 부산국제영화제는 전반적인 이미지 하락을 겪어야 했다.사상 초유로 이사장과 집행위원장 없이 치러지는 부산국제영화제. 대신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가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아 영화제를 이끈다.이 같은 사건들 속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전년보다 축소된 예산과 규모로 진행된다. 팬데믹 이후 진행됐던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71개국 242편으로 구성된 것에 비해 올해는 69개국 209편 참여로 축소됐다. 대신 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호스트 제도’를 신설했다. 1대 호스트는 배우 송강호다. 송강호는 최근 개봉한 영화 ‘거미집’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중국의 톱스타 판빙빙을 비롯해 뤽 베송, 고레에다 히로카즈, 하마구치 류스케 등 영화계 거장 감독들도 초청하는 데 성공했다. 주윤발은 신작 ‘원 모어 찬스’를 들고 부산을 찾는다. 그는 지난해 양조위에 이어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박은빈의 단독 사회로 4일 문을 여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은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유튜브 채널과 네이버TV를 통해 생중계로 만날 수 있다. 영화제 기간 동안 공식 초청작과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0편을 포함한 269편을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대영 등 4개 극장 25개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0.04 05:51
영화

[IS한가위] 예매율 1위 ‘천박사’ vs 온가족 위한 ‘보스톤’ vs 한 편 값에 2편! ‘거미집’

각기 다른 장르와 매력을 가진 대형 영화 세 편이 추석 황금 연휴를 공략한다.강동원 표 코믹 연기를 한껏 만날 수 있는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과 관객들의 가슴에 대한민국 네 글자를 뜨겁게 새겨넣을 ‘1947 보스톤’, ‘놈놈놈’ 김지운 감독의 신작 ‘거미집’이 그것. 세 편의 영화 가운데 과연 어떤 영화가 가장 크게 웃을 수 있을까. ◇ 예매율 1위! 승기 잡은 ‘천박사’일단 뚜껑을 열기 전 가장 먼저 승기를 잡은 쪽은 ‘천박사’다. 개봉 하루 전인 26일 오전 9시까지 ‘천박사’는 13만 6514명의 예매 관객 수를 확보하며 ‘1947 보스톤’과 ‘거미집’을 눌렀다. ‘천박사’의 예매율은 34.2%다.‘천박사’는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전우치’, ‘검사외전’ 등에서 봤던 강동원의 유쾌한 매력을 사랑하는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영화는 지난해 여름 ‘모가디슈’, 올 여름 ‘밀수’를 성공시킨 제작사 외유내강에서 제작했다. 외유내강이 10년 전부터 대목으로 눈여겨 봐왔다는 2023년 추석 연휴에 야심차게 내놓는 작품이다. 중간에 깜짝 등장하는 배우 박정민과 블랙핑크 지수의 합도 볼거리다. ◇ 마라톤 즐긴다면 ‘1947 보스톤’영화 제작사 BA엔터테인먼트의 장원석 대표가 ‘그린리본마라톤대회’에서 ”마라톤 인구라면 보셔야 할 영화”라고 강조했다. 전설의 마라토너 손기정과 그가 감독으로 키워내 처음으로 대한민국의 국가대표로 만든 서윤복 선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1947 보스톤’ 역시 추석 극장가에 출격한다.‘1947 보스톤’은 ‘태극기 휘날리며’ 등 한국 영화계의 기념비 같은 작품들을 만들어낸 강제규 감독의 신작이라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 감독은 손기정마라톤대회에 참석했을 만큼 영화를 만드는 기간 내내 진심이었다. 극에서 서윤복 선수 역을 맡은 배우 임시완 역시 각고의 노력으로 엘리트 선수의 포스를 만들어냈다. 임시완은 이 영화를 통해 러닝이라는 새로운 취미도 갖게 됐다.26일 오전 9시 기준 ‘1947 보스톤’의 사전 예매량은 7만 9717장이다. 점유율은 20%. 실화 바탕이라는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감동 코드를 가진 ‘1947 보스톤’의 연휴 선전이 기대된다. ◇ 티켓 한 장으로 영화 두 편 볼 기회 ‘거미집’사전 예매 점유율 15.8%로 추석 빅3 가운데 최하위이긴 하지만, 입소문을 통한 한방이 기대된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그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데다 입담이 살아 있는 유머 코드까지 가득하니 ‘거미집’은 뚜껑을 연 뒤 상승기류를 탈 것이 분명하다.‘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송강호) 감독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사이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영화다. 무언가에 미쳐봤던 사람이라면 공감할 법한 일견 기괴해보이는 집착이 블랙코미디적 요소로 사용돼 러닝타임 내내 웃음을 유발한다.‘거미집’은 지난 5월 칸영화제의 부름을 받은 데 이어 다음 달 13일 개막하는 ‘제20회 홍콩아시안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선정됐다. 각종 영화제의 초청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데다 영화 속 영화의 구조로 마치 티켓 한 장으로 두 편의 영화를 본 듯한 재미도 느낄 수 있다. ‘거미집’은 관객들이 충분히 믿고 선택할 만한 영화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9.27 05:39
연예일반

‘천박사’ vs ‘보스톤’ vs ‘거미집’, 그리고 ‘30일’ 추석영화 관객 바이럴에 성패 [종합]

추석 연휴를 앞두고 27일 한국영화 기대작 3편이 나란히 개봉한다. 지난 여름 극장가에서 대작들이 줄줄이 쓴 맛을 본 터라, 추석 연휴 같은 날 동시에 개봉하는 영화 3편의 운명에 관심이 쏠린다.25일 오전10시 기준 영진위 예매율 집계에서 27일 개봉하는 ‘천박사 퇴마연구소:설경의 비밀’이 34.2%로 1위, ‘1947 보스톤’이 20.9%로 2위, ‘거미집’이 17.6%로 3위를 기록 중이다. 얼핏 ‘천박사’가 1위, ‘보스톤’과 ‘거미집’이 2위 다툼을 벌일 것처럼 보이는 예매율이지만, 긴 추석 연휴를 고려할 때 뚜껑을 열어봐야 할 듯하다.예매율 차이가 다소 있긴 하지만, 추석 극장가는 통상적으로 현매(현장 판매) 비율이 높은데다 ‘범죄도시’처럼 다크호스가 부상해 순위가 바뀌기도 한다. 특히 극장 요금 인상 이후, 예매율보다 개봉 이후 관객 반응을 담은 바이럴이 영화 관람에 더 주효 데이터가 된 터. 대작이 쉽게 무너지는 반면 다크호스 영화들이 N차 관람에 장기 흥행하는 것도 관객 바이럴 효과가 크다. 올 추석 극장가는 세 편의 대작이 맞붙기에, 관객 실관람평인 CGV 에그지수를 포함한 개봉 초반 관객 평가를 담은 바이럴이 어떻게 퍼지느냐에 따라 각 영화들의 흥행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박스오피스가 극장 요금 인상 전처럼 폭발적으로 확장되지는 않는 터라, 극장들이 초반 승기를 잡은 영화들로 스크린과 상영횟차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수요일 개봉 영화들은 첫날, 이튿날 흥행 추이를 보고 금요일부터 극장들이 바로 스크린수와 상영횟차를 조정한다. 이럴 경우 승기를 잡은 27일 개봉작이 스크린과 상영횟차를 상당수 가져가고, 이미 검증된 영화 ‘잠’이 적지만 꾸준한 스크린과 상영횟차를 얻게 돼 롱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연휴 막바지인 10월2일 개봉하는 ‘30일’은 27일 개봉작들 성패가 갈린 뒤에 개봉하기에, 신작 버프를 받을 가능성도 크다. 동시에 4편이 개봉했다면 ‘30일’은 상대적으로 스크린수와 상영횟차에 열세였겠지만, 이미 동시 개봉작 승패가 갈린 뒤에 개봉하기에 스크린수와 상영횟차에서 동시 개봉보다는 우세를 점할 듯 하다. 이번 추석 대전 승자는 10월9일 한글날 연휴까지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영화들마다 희비가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과연 어떤 영화가 울고 웃게 될지, 기대된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9.2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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