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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IS리포트] 삼성전자는 중저가 폴더블폰 대신 바벨탑을 바라본다

삼성전자가 터를 닦은 폼팩터(구성·형태) 시장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 브랜드의 추격도 모자라 손목에 감는 스마트폰까지 등장했다.이에 중저가 갤럭시 폴더블폰의 등판설이 피어올랐지만 업계는 회의적이다. 진짜 무기는 내년 초 베일을 벗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언어 장벽의 '바벨탑의 저주'를 끝낼 '실시간 통역 통화'가 그 주인공이다. "저렴한 갤럭시Z 나온다" 소문 확산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가 가격을 대폭 낮춘 폴더블폰을 내놓을 것이라는 소문이 퍼졌다.해외 팁스터(정보유출자) 레베그너스는 지난 10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삼성이 400~500달러(약 50만~60만원)의 중저가 폴더블폰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삼성전자는 2024년 중저가 폴더블폰을 출시해 가격 장벽을 낮춰 소비자 접점을 넓힐 계획"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한 글을 첨부하며 자신의 정보가 신빙성이 있다고 주장했다.갤럭시 플래그십 S 시리즈의 보급형 모델인 FE(팬에디션) 개념이 폴더블 라인업 Z 시리즈에도 추가된다는 것이다. 이런 추측은 정부의 단말기 가격 인하 정책과 맞물려 더욱 힘이 실리는 듯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국내 제조사와 논의한 결과, 내년 상반기 3~4종의 30만~80만원대 중저가 단말기가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이동통신사의 고용량 5G 요금제와 더불어 프리미엄 단말기의 출고가가 200만원에 육박하는 스마트폰 시장이 가계 통신비 부담의 주된 원인이라는 판단에서다.과기정통부는 이번에 협의한 제조사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곳은 2년 전 철수한 LG전자를 제외하면 삼성전자가 유일하다.갈수록 격화되는 스마트폰 시장의 패권 다툼도 폴더블폰의 가격 인하를 부추기는 요인이다.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통계를 보면 삼성전자가 1위를 지켰지만 점유율은 20%로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빠졌다.애플의 신제품 출시 효과가 나타나는 4분기에는 예년처럼 10%대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중국 샤오미와 오포는 10% 초중반대의 점유율을 2년 이상 유지하며 순위 역전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여기에 2022년만 해도 82%로 압도적이었던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점유율은 올해 68%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그 사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화웨이가 2위(14%)로 올라오고, 오포(5%)와 샤오미(4%)는 한 자릿수에 그치지만 성과를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선 그은 삼성, "폴더블폰은 플래그십"이처럼 업계와 갤럭시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자 결국 삼성전자가 "계획 없다"는 짧은 입장을 밝혔다.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을 최상위 플래그십 라인으로 배치했기 때문에 저렴한 모델을 따로 내놓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삼성전자는 '폴더블폰=플래그십'이라는 방향성을 일찌감치 확립한 바 있다.올해 폴더블폰 글로벌 판매 비중이 전체 갤럭시 시리즈의 20%를 넘어서고 누적 판매량은 3000만대를 돌파해 대중화의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프리미엄 스마트폰 3대 중 1대는 폴더블폰으로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상반기 S 시리즈와 함께 하반기 전략 제품으로 매년 선보였던 노트 시리즈를 단종시키고 Z 시리즈로 빈자리를 채운 것도 이런 자신감 때문이다.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사업부 상무는 "2024년 폴더블폰 시장은 전년에 이어 전 지역 성장세가 전망되고, 플래그십 시장 내에서 비중도 계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본다"며 "폼팩터에 최적화한 사용성·경험·제품 완성도에서의 확실한 차이로 플래그십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순히 접는 경험만으로 리더십을 가져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유사 상품을 뛰어넘는 새로운 도전이 잇따르고 있어 바짝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다.중국 레노버의 모토로라는 지난달 말 미국 텍사스에서 개최한 행사에서 U자 모양으로 손목에 두를 수 있는 웨어러블 스마트폰을 시연했다.렉시 발라섹 모토로라 혁신 전략·제품 연구 리더는 "우리는 디바이스 형태의 제약을 없애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해당 스마트폰의 후면은 구부린 상태에서 손목 밴드에 붙이면 떨어지지 않는 재질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디스플레이에 사용자가 입고 있는 옷의 디자인이나 패턴에 맞춘 배경화면을 띄워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아직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전에 없던 영토를 개척했다고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비장의 무기 '실시간 통역 통화'이렇듯 변화의 파고 속에서 잠잠했던 삼성전자가 예상을 뒤엎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업계가 하드웨어에 집중할 때 소프트웨어로 반격에 나섰다.삼성전자는 내년 초 출시하는 '갤럭시S24' 시리즈를 시작으로 '실시간 통역 통화' 기능의 도입을 예고했다. 앞서 발표한 자체 개발 생성형 인공지능(AI) '삼성 가우스'에서 필요한 기능 일부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삼성 가우스는 업무 효율 증대를 위한 사내용 AI다. 메일 작성과 문서 요약 등을 뒷받침하는 '언어 모델'과 빠른 소프트웨어 개발을 돕는 '코드 모델', 쉽게 사진이나 그림을 만드는 '이미지 모델' 3종으로 구성했다. 이 가운데 언어 모델에서 필요한 부분을 알맞게 활용할 것으로 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상대방이 애플 아이폰을 써도 갤럭시로 전화를 걸면 외국어 소통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실시간 통역 통화의 AI는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하면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언어로 전달한다.통화 내용은 문자로 저장해 나중에 확인할 수 있다.아이폰이 사진·문서 공유 기능인 '에어드롭'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모았다면, 실시간 통역 통화는 갤럭시로의 대이동을 가속하는 상징적인 기능이 될 수 있다.인간의 욕심으로 하늘을 찌르는 바벨탑을 쌓다 신의 노여움을 사 언어가 흩어지며 생긴 소통의 장벽이 무너지는 것이다.미국 IT 매체 더버지는 "가우스가 갤럭시S24 라인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며 "AI가 스마트폰 제조사의 다음 격전지가 돼가고 있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1.17 07:00
스포츠일반

UFC ‘태권 파이터’ 바르보자 출격…페더급 11위 소딕 유수프와 대결

태권 파이터 에드손 바르보자(37∙브라질)가 UFC 아홉 번째 KO승을 노린다. UFC 페더급(65.8kg) 랭킹 13위 바르보자는 오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팩스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유수프 vs 바르보자’ 메인 이벤트 5라운드 경기에서 11위 소디크 유수프(30∙나이지리아/미국)와 격돌한다. 바르보자는 UFC에서 가장 화려한 킥을 자랑하는 선수다. UFC에서 유일하게 로우킥,미들킥, 하이킥으로 모두 KO를 기록했다. 특히 2012년 테리 에팀(37∙영국)전 태권도식 뒤돌려차기 KO가 유명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킥복싱과 함께 태권도를 수련해 태권도 검은띠를 보유했다. 어느덧 37살의 UFC 14년 차 노장이 됐지만 KO 파워는 여전하다. 지난 4월에는 빌리 콰란티요(34∙미국)를 니킥으로 KO했다. UFC에서 15번의 녹다운을 기록해 이 분야 역대 4위에 올라있다. 이 중 8번이 KO/TKO였다. 이번에도 많은 이들이 화끈한 타격전을 기대하는 이유다. 바르보자는 “내 계획은 언제나 똑같다. 타격전을 유지하면서 최대한 빨리 상대를 피니시하는 것”이라며 타격전을 예고했다. 하지만 “어떤 영역으로 가든 준비돼 있다”며 그래플링 싸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상대 유수프는 “지난 경기가 끝나고 내가 ‘코리안 좀비’ 정찬성을 요구한 이유와 같다”며 “얼마 남지 않은 레전드 베테랑(OG) 파이터” 바르보자와의 대결을 반겼다. 이어 “그들이 싸우는 걸 보고 자랐다. 이제 내가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그들이 다 떠나기 전에 싸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유수프는 꾸준히 공격을 시도하는 볼륨 타격가다. 분당 4.82회의 유효타를 적중시키는데 UFC 평균에 비해 42%나 높은 수치다. 뛰어난 그라운드 실력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UFC에서 7전을 치르는 동안 단 1분 50초밖에 그라운드 하위 포지션을 허용하지 않았다. 지난 경기에선 30초 만에 돈 셰이니스(32∙미국)를 길로틴 초크로 서브미션 피니시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 메인카드 제3 경기에선 한국 단체에서 활약했던 미첼 페레이라(30∙브라질)가 출전한다. 그는 2018년 ROAD FC에서 국내 미들급(83.9kg) 최강자들로 꼽히는 양해준(35)과 최원준(34)을 압도하며 KO 시켰다. 경기 도중 마치 서커스와 같은 화려한 묘기를 선보이는 액션 파이터다. 이번에 UFC에서 처음 미들급으로 체급을 올려 레슬러 안드레 페트로스키(32∙미국)와 맞붙는다. UFC 파이트 나이트: 유수프 vs 바르보자 메인카드는 오는 10월 15일(일) 오전 8시부터 tvN SPORTS와 티빙(TVING)을 통해 생중계된다. ■ UFC 파이트 나이트: 유수프 vs 바르보자 대진 메인카드 (tvN SPORTS/TVING 오전 8시) #11 소디크 유수프 vs #13 에드손 바르보자 #9 제니퍼 마이아 vs #11 비비아니 아라우조 #13 조나단 마르티네스 vs #14 아드리안 야네즈 안드레 페트로스키 vs 미첼 페레이라 에드가 차이레스 vs 다니엘 라세르다 크리스천 로드리게스 vs 캐머론 사이만 언더카드 (UFC 파이트패스 오전 5시) 대런 엘킨스 vs T.J. 브라운 타이나라 리스보아 vs 라베나 올리베이라 테런스 맥키니 vs 브랜든 매럿 이리나 알렉세예바 vs 멜리사 딕슨 #15 크리스 구티에레스 vs 아라텅헤이리 애슐리 요더 vs 에밀리 듀코테 김희웅 기자 2023.10.14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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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실적 발표에 깜짝 등장한 외국인은 누구

최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에서 이례적으로 외국인 임원이 중장기 스마트폰 사업 전략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다니엘 아라우조 DX(디바이스 경험)부문 전략기획팀 상무는 승진 후 곧바로 '갤럭시S23'(이하 갤S23) 시리즈의 흥행에 일조한 데 이어 보급형 라인업의 글로벌 메가히트를 이끌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아라우조 상무는 작년 말에 있었던 정기 임원 인사에서 승진했다.경영 기획 및 M&A(인수·합병) 전문가로, 전사 중장기 경영 전략 수립과 신기술 바탕의 패러다임 변화를 위한 M&A 로드맵 수립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1981년생인 아라우조 상무는 IT와 경영 분야 지식을 모두 보유했다. 미국 코넬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서 MBA 석사를 취득했다.글로벌 투자은행 메릴린치에 5년 가까이 몸담은 그는 2011년 글로벌전략실로 이직하며 삼성전자와 연을 맺었다.삼성전자는 인사 발표 당시 "글로벌전략실 출신의 우수 외국인 인재를 전략적으로 현장에 전진 배치해 글로벌 비즈니스 확산을 가속할 것"이라고 했다.지난달 27일 열린 삼성전자의 2023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낯선 영어 답변이 나와 모두가 놀랐다.통상 실적 발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해 번역을 제공하는 경우는 있지만, 한국 기업의 사업 현황을 외국인이 직접 설명하는 모습은 보기 드물다. 아라우조 상무는 국내 투자자들의 질문에 확신에 찬 중저음의 목소리로 답했다. 이번에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인 DS(반도체)부문이 전 세계적인 수요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4조58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업계에 충격을 줬다.다행히 올 초 출시한 갤S23의 판매 호조로 MX(모바일 경험)·네트워크 사업이 선전하며 전사 적자 위기를 가까스로 면했다.아라우조 상무는 갤S23 시리즈의 신제품 출시 효과가 사라지기 전에 보급형 라인업의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해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아라우조 상무는 실적 발표에서 "갤럭시A 시리즈의 하드웨어 스펙을 상향하는 것은 물론 프리미엄 소프트웨어 경험을 제공하고 디자인을 확대 적용해 소비자가 체감하는 제품 경쟁력을 중저가 쪽에서 높여가고 있다"며 "2분기에는 신제품 '갤럭시A54'와 '갤럭시A34'에 집중해 이들의 메가히트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이어 "5G 전환 수요가 높은 유럽·동서남 아시아·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해 갤럭시A 시리즈의 빠른 5G 연결성을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5.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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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AT가 돌아온다… 존 존스, 3년 만의 컴백→UFC 헤비급 벨트 노린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파이터(GOAT)로 불리는 존 존스(35, 미국)가 3년 만에 돌아온다. 존스는 오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285: 존스 VS 간 대회에서 공석인 헤비급 타이틀을 놓고 시릴 간(32, 프랑스)과 맞붙는다. 기록이 말해주고 있다. 전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존스는 UFC 최연소 챔피언(23세 8개월), 최다 타이틀전 승리(14회), 최다 무패(17승 1무효) 기록을 보유했다. 사실상 데뷔 후 15년간 무패다. 2009년 수직 엘보 공격으로 인한 맷 해밀전 반칙패를 제외하면 데뷔 이후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을 비롯한 많은 이들은 존스를 종합격투기(MMA)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파이터로 꼽는 이유다. 그래서 2020년 도미닉 레예스전 이후 3년간의 공백에도 존스는 바로 인류 최강을 가리는 UFC 헤비급 타이틀전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현재 헤비급 타이틀은 전 챔피언 프란시스 은가누(36, 카메룬)의 UFC 이탈로 공석이 됐다. 존스는 커리어 내내 한 체급 밑인 라이트헤비급에서 활동해왔다. 그렇기에 존스의 헤비급에서의 기량에 대한 의문의 시선도 존재한다. 두 체급의 한계 체중 차이는 약 27.2kg나 나기 때문이다. 존스는 2일 열린 UFC 285 미디어 데이에서 이런 시선에 대해 “(헤비급에서) 컨디션이 정말 좋다. 움직임이 정말 좋고, 내구력에도 자신이 있다. 더 강해졌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상대는 전 UFC 헤비급 잠정 챔피언 간이다. 간은 비록 지난해 1월 은가누와의 헤비급 통합 타이틀전에서 패배했지만 용호상박의 기량을 보여줬다. 존스는 그 경기에서 간의 레슬링 약점을 발견했다. 존스는 “간은 톱 5에서 가장 완성도가 낮은 파이터다. 타격과 풋워크는 정말 좋다. 하지만 그의 경기를 여러 번 봤는데 그는 은가누전에서 지쳤다. 간은 역사상 가장 빠른 헤비급 선수라고 불리지만 테이크다운을 한두 번 허용하자 풋워크와 스피드가 실종됐다”며 평가절하했다. 이어 “간이 나 같은 상대에 대적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지 않는다. 은가누에게도 체력으로 밀린 선수가 나를 체력으로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런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고 큰소리쳤다. 반면 간은 존스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존스가 훌륭한 모습으로 나올 걸로 예상한다. 라이트헤비급 때처럼 빠르고, 기술이 좋지만 힘은 헤비급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상대가 누구든 나는 챔피언 벨트를 원한다. 하지만 존스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이기 때문에 이번 승리엔 큰 의미가 있다. 모두가 존스의 커리어를 보고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이긴다면 내 커리어와 인생 모두에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대회의 코메인 이벤트에서는 발렌티나 셰브첸코(34, 키르기스스탄)가 랭킹6위 알렉사 그라소(29, 멕시코)를 상대로 여성 플라이급 8차 방어전에 나선다. 플라이급 전향 후 9연승을 기록 중인 셰브첸코는 밴텀급-페더급 챔피언인 아만다 누네스(34, 브라질)와의 3차전을 노리고 있다. 셰브첸코는 누네스에게 2패를 기록했지만 두 경기 모두 접전이었다. 이번에 그라소마저 넘어선다면 셰브첸코는 누네스와 다시 한번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성 파이터가 누구인지 가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UFC 285: 존스 VS 간 메인카드는 오는 3월 5일(일) 오후 12시부터 티빙(TVING)을 통해 생중계된다. 언더카드는 오전 10시부터 역시 TVING에서 생중계된다. ■ UFC 285: 존스 VS 간 대진 메인카드 (TVING 오후 12시) 존 존스 vs #1 시릴 간 C 발렌티나 셰브첸코 vs #6 알렉사 그라소 #7 제프 닐 vs #9 샤브캇 라흐모노프 #7 마테우슈 감롯 vs #10 제일린 터너 보 니컬 vs 제이미 피켓 언더카드 (TVING 오전 10시) 코디 가브란트 vs 트레빈 존스 #5 데릭 브런슨 vs #10 드리퀴스 뒤 플레시 #8 비비아니 아라우조 vs #9 아만다 히바스 훌리안 마르케스 vs 마크-앙드레 바리올 김희웅 기자 2023.03.03 05:31
스포츠일반

그라소, 아라우조 꺾고 타이틀전 가까이… 스완슨은 밴텀급 복귀전 패배

알렉사 그라소(29, 멕시코)가 UFC 여성 플라이급 타이틀샷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 베이거스 UFC 에이팩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그라소 vs 아라우조 메인이벤트에서 그라소는 5라운드 종료 후 만장일치 판정(50-45, 49-46, 49-46)으로 비비아니 아라우조(35, 브라질)에 승리했다. UFC 여성 플라이급 랭킹 5위 그라소는 6위 아라우조의 레슬링을 막아내고 전매특허인 복싱으로 아라우조를 공략했다. 그라소는 이로써 플라이급 4연승을 기록했다. 그라소의 타이틀샷 전망은 밝다. 1위부터 4위까지 모든 상위 랭커들이 이미 한 번씩 챔피언 발렌티나 셰브첸코(34, 키르기스스탄)에 패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날 승리의 1등 공신은 레슬링과 주짓수 실력 향상이었다. 경기 전부터 아라우조는 그라소의 약점인 그라운드를 공략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그라소는 아라우조의 테이크다운 시도 10번 중 8번을 막아냈다. 2번 허용한 테이크다운도 오래 걸리지 않아 포지션을 회복해 다시 일어섰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라소는 “아라우조가 테이크다운 시도를 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열심히 훈련했다”고 승리 비결을 밝혔다. 이어 그는 “그가 테이크다운에 성공하면 최대한 빨리 일어나려고 했다. 그래야 상대가 지친다. 컨트롤하게 내버려 두면 안 된다. 그래서 일어나서 바로 계속 펀치를 날렸다”고 게임 플랜을 설명했다. 한편 컵 스완슨(38, 미국)의 16년 만의 밴텀급 복귀는 실패로 돌아갔다. 스완슨은 2016년 12월 최두호와의 명승부로 UFC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베테랑 파이터다. 신예 조나단 마르티네즈(28, 미국)는 강력한 레그킥으로 스완슨의 다리를 마비시키며 2라운드 TKO승리를 가져갔다. 1라운드부터 사우스포 스탠스의 마르티네즈는 강력한 왼발 보디킥으로 반대 스탠스라서 열린 스완슨의 복부를 공략했다. 복부에 심한 대미지를 입은 스완슨은 마르티네즈를 테이크다운시키며 회복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마르티네즈는 일어나서 강력한 니킥으로 스완슨을 다운시켰다. 마르티네즈가 펀치 연타를 날리며 경기를 끝내려 했지만 라운드 종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레퍼리는 스완슨에게 기회를 더 주었다. 2라운드 마르티네즈의 강력한 엘보 연타에 스완슨이 주저앉았다. 마르티네즈는 상위 포지션을 점유하고 스완슨을 공략했다. 베테랑 스완슨은 불굴의 정신력으로 일어나 강력한 훅을 날리면서 마르티네즈를 움찔하게 했다. 그러나 마르티네즈가 왼발 인사이드 레그킥을 차 스완슨은 다리가 풀려 주저앉고 말았다. 스완슨은 곧바로 일어났으나 재차 레그킥을 맞고 쓰러졌다. 그는 다시 한번 일어나 반격했지만 결국 세 번째 레그킥에는 버티지 못하고 다리를 부여잡고 쓰러졌다. 마르티네즈가 곧바로 달려들어 파운딩을 날렸고 레퍼리는 경기를 끝냈다. 이로써 마르티네즈는 4연승을 구가했다. 경기 후 스완슨은 마르티네즈에게 1라운드 보디킥을 맞고 곧바로 갈비뼈에 이상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스완슨이라는 레전드를 꺾은 마르티네즈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또 다른 레전드인 도미닉 크루즈(37, 미국)와의 시합을 요구했다. 마침 현장에서 해설하고 있던 크루즈는 “마르티네즈는 정말 좋아 보였다. 스완슨 같은 선수를 이겼다는 것을 존중한다”며 “계속 열심히 해보라”고 격려했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2022.10.17 07:25
스포츠일반

UFC, 2연속 여성 메인이벤트… 멕시칸 복서 vs 브라질 주짓떼라

UFC가 2연속 여성부 메인이벤트를 준비했다. 오는 10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팩스에서 개최되는 UFC 파이트 나이트: 그라소 VS 아라우조 메인이벤트에서 여성 플라이급 랭킹 5위 알렉사 그라소(29, 멕시코)와 6위 비비아니 아라우조(35, 브라질)가 맞붙는다. 지난 UFC 파이트 나이트: 던 VS 옌 대회에 이은 2연속 여성부 메인이벤트다. UFC에서 높아진 여성부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시합은 타이틀전과 똑같은 5라운드 경기로 플라이급 챔피언을 노리는 두 선수에게는 그 전초전이다. 첫 UFC 메인이벤트에 나서는 그라소는 복싱 강국 멕시코 출신의 복서다.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위치한 로보짐에서 복서 출신인 아버지와 삼촌의 지도를 받아 매서운 주먹을 자랑한다. 2020년 플라이급으로 체급을 올린 후 김지연(29, 한국)전 승리를 포함해 3연승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우드전에서는 최초로 서브미션 승리를 기록하며 단지 복서가 아니라 종합격투기(MMA) 파이터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라소는 이번 시합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승리한다면 타이틀샷을 받을 수 있을 걸로 기대하고 있다. 역시 첫 메인이벤트에 출전하는 아라우조는 브라질 출신의 주짓떼라다. 어렸을 적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매일 매일 폭력을 행사하는 걸 보고 브라질리언 주짓수(BJJ)를 배우기로 결심했다. 이후 종합격투기 파이터로 전향해 UFC에서 5승 2패를 기록하고 있다. 그의 목표 중 하나는 UFC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통해 가정폭력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하는 것이다. UFC 챔피언이 되면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아라우조는 복서인 그라소의 상대적 약점인 그라운드를 공략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13일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내 레슬링은 날카롭기에 그를 테이크다운해 그라운드에서 눌러놓을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라소는 스트로급 마지막 경기에서 현 챔피언 카를라 에스파르자(35, 미국)의 테이크다운에 고전하며 판정패한 바 있다. 아라우조의 목표는 2라운드 피니시다. 그는 “분명히 5라운드 경기도 준비됐다. 그가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기에 참을성 있게 경기를 할 거다. 하지만 2라운드에 이 경기를 끝내고 싶다”고 희망을 밝혔다. 그라소는 역시 아라우조의 주짓수를 경계했다. 그는 “아라우조는 지금껏 내가 준비했던 상대 선수 중 가장 어려운 상대다. 그는 많이 움직이고, 펀치가 강력하며, 주짓수가 주특기다. 그는 블랙벨트기 때문에 내게 큰 도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상대를 존중했다. 그러면서도 “주짓수 실력을 많이 발전시켰다. 그래서 내가 이 경기를 수락한 거다. 블랙벨트보다 스스로를 증명하기에 더 좋은 상대가 어디 있겠는가”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코메인 이벤트에서는 2016년 펼쳐진 최두호(31, 한국)와의 경기로 지난 8월 UFC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컵 스완슨(38, 미국)이 체급을 내려 밴텀급에 도전한다. 상대는 UFC 3연승을 달리고 있는 조나단 마르티네즈(28, 미국)다. 팀메이트 댄 아르게타(29, 미국)는 스완슨을 대신해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다”고 체급 전향 이유를 설명했다. UFC 파이트 나이트: 그라소 VS 아라우조 메인 카드는 오는 10월 16일(일) 오전 8시부터 티빙(TVING)과 tvN SPORTS를 통해 생중계된다. ■ UFC 파이트 나이트: 그라소 VS 아라우조 대진 메인 카드 알렉사 그라소 vs 비비아니 아라우조 컵 스완슨 vs 조나단 마르티네즈 아스카 아스카로프 vs 브랜든 로이발 조던 라이트 vs 두쉬코 투도로비치 미샤 서쿠노프 vs 알론조 메니필드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2022.10.13 11:21
스포츠일반

파비오 감독대행 딸 마리나 “태권도 국가대표 도전해볼래요”

지난 1일 전북 김제시체육관. 국기원이 주최하는 전라북도 승품·단 심사가 열렸다. 한 외국인 소녀가 태권도복을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심사를 마친 소녀는 기다리고 있던 아빠에게 달려가 안겼다. 소녀를 안은 사람은 파비오 아라우조 레푼데스(41), 프로축구 전북 현대 감독대행이었다.소녀의 이름은 마리나 카스트로 레푼데스(10). 예쁘장한 외모로 브라질에서는 아역 탤런트로 활약했다. 2011년 아빠를 따라 한국에 온 이후로 태권도에 푹 빠졌다. 취미로 시작한 태권도지만 실력이 굉장하다. 지난해부터 국가대표들이 훈련하는 전문 도장인 전주 온고을체육관에서 운동하고 있다. 온고을체육관의 김상기 관장은 "마리나는 아직 어리지만 태권도를 배우려는 열정이 뛰어나고 동작이 정확하다"며 "꾸준히 운동한다면 국가대표 선수로 성장할 만한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마리나는 다음달 무주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 경주에서 열리는 영·호남 태권도 경연대회에 선수로 출전할 예정이라고 한다. 승품·단 심사를 마친 마리나는 "긴장을 많이 해서 실수할 줄 알았는데 무사히 잘 마쳤다. 오늘 나에게 90점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왜 하필 태권도를 선택했을까. "한국이 태권도 종주국이다. 한국에서 태권도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마리나가 답했다. 마리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항상 내가 올림픽에서 브라질 대표로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며 웃었다.'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노래를 하던 마리나는 태권도의 재미에 빠진 이후 꿈이 약간 바뀌었다. 마리나는 "아빠가 '연예인이 되려면 체력이 필요하다'며 태권도를 해보라고 하셨다. 한국 태권도 대표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마리나는 자신을 소개할 때 90도로 허리를 숙이면서 "안녕하세요. 나는 마리나입니다. 반갑습니다"라고 또박또박한 한국말로 답했다. 전북 선수 중에는 이동국(34)의 광팬이라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경기장을 찾는다고 한다. 파비오 전북 감독대행은 "마리나가 태권도 선수를 한다고 하면 말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김제=오명철 기자 omc1020@joongang.co.kr▶Tip 파비오, 전북 감독대행 끝…다시 피지컬 코치 복귀파비오 감독대행은 지난 1일 열린 부산과의 홈경기에서 '감독대행 고별전'을 치렀다. 전북은 26일 열리는 수원과의 원정경기부터 최강희 감독 체제로 새출발 한다. 현재 축구대표팀을 맡고 있는 최강희 감독은 2011시즌까지 전북을 이끌며 '봉동 이장'이란 애칭으로 불렸다. 그는 지난해 대표팀을 맡으면서 "아시아 최종예선을 마치면 전북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축구대표팀은 18일 이란과의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을 마지막으로 최종예선 일정을 마친다. 전북은 최 감독이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전북 사령탑에 복귀하도록 모든 준비를 해놓았다. 지난해 12월부터 전북의 감독대행을 맡았던 파비오는 '본업'인 전북 피지컬 트레이너로 돌아간다. 파비오 감독대행은 지난 1일 딸의 태권도 경기를 지켜본 후 고별전을 치렀다. 2013.06.03 15:23
축구

[웰컴투 브라질] <4> 유망주 키워 해외로...선수 장사도 최고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비행기를 타고 북쪽으로 한 시간 정도 날아갔다. 미나스제라이스주 벨루오리존치에 있는 크루제이루 클럽을 찾았다. 호나우두(레알 마드리드)를 배출한 명문이자 ‘아드보카트호 황태자’ 이호(울산 현대)가 2년간 유학한 곳이기도 하다.2003년 브라질 정규리그 우승 멤버 14명 동시에 이적 '수억챙겨' 12~19세 나이별로 20~0명 훈련 기숙사 생활 중 술,담배 땐 퇴출 철저한 관리, 실력으로 자기 발전2003년 브라질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크루제이루는 브라질에서 ‘선수 장사’를 가장 잘 하는 클럽이다. 2003년 우승 멤버 14명을 한꺼번에 팔아버리기도 했다. 지난해도 짭짤한 장사를 했다. 2부 리그 아메리카 팀에서 프레디(27)를 50만 헤알(약 2억5000만원)에 데려와 14개월 만에 프랑스 리옹에 1300만 유로(약 150억원)를 받고 팔았다. 프레디는 지난해 브라질 리그 득점선두를 달리다 프랑스로 갔고. 노장 호마리우(40ㆍ바스코다가마)가 득점왕에 올랐다.'토카 데 라포사(여우굴)’라고 불리는 훈련장은 벨루오리존치 시내에 두 곳이 있다. 2001년 새로 지은 ‘또까 2’는 프로 선수들이 쓰고. ‘또까 1’은 유소년 선수들이 사용한다. 프로팀 감독인 세자르는 99년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친선경기 때 골키퍼 코치로 왔던 사람이다.(당시 한국이 김도훈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그는 “우리 클럽은 유소년 팀에서 프로로 올라오는 선수의 숫자가 브라질 전체 클럽 중에서 가장 많다. 그만큼 전력이 탄탄하고. 좋은 선수를 외국에 많이 팔 수 있다”고 말했다.훈련 시간이 되자 선수들이 고급 승용차를 몰고 하나둘씩 나타난다. 지난해 일본 J리그 득점왕(33골)에 오른 아라우조는 목발을 짚고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무릎 수술을 했다고 한다. 독일 분데스리가 외국인 최다득점(133골) 기록을 갖고 있는 에우베르도 모습을 보였다.다음날 경기를 앞둔 선수들은 공을 이용한 재미있는 놀이를 하며 20분 정도 가볍게 몸을 풀었다. 그리고는 그라운드 절반을 쓰는 ‘장난 게임‘을 했다. 말이 장난 게임이지 실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진지하다. 골을 먹은 팀 선수들끼리 서로 책임을 물으며 큰 소리로 다투기도 했다. 그라운드 옆에는 흰 가운을 입은 영양사 두 명이 유심히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컨디션을 보며 식단을 구상하는 것이다. 한 쪽에서는 발목수술을 한 켈론(18)이 코치 한 명과 함께 재활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17세이하 세계청소년선수권 당시 하프라인에서부터 공을 머리로 통통 튀기면서 달려가 골을 넣어 화제를 모았던 선수다. 공 다루는 솜씨가 정말 예술이다. 크루제이루 클럽은 12세부터 19세까지 나이별로 20~30명 정도씩 선수들을 데리고 있다. 프로 팀은 50명이다. 클럽의 기술고문인 반투일은 “열두 살 아이들끼리 하는 대회까지 스카우트가 찾아가 유망주를 뽑아 온다. 1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테스트를 한다. 프로 바로 밑 단계인 주니어(19세 팀)는 ‘선수들의 무덤‘이다. 그 나이에 프로에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면 선수로서 이미 죽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호나우두는 16세 때 프로로 올라왔다고 한다. 12세부터 주니어까지의 선수들은 모두 기숙사에서 살며 용돈을 받는다. 술ㆍ담배를 하다 걸리면 가차 없이 퇴출이다.훈련이 끝난 뒤 이호와 함께 유소년 팀에서 뛰었던 지아고와 조나단을 만났다. 그들은 이호를 ‘체력이 정말 좋고 헤딩도 뛰어났던 볼란치(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억했다. 이호를 가르쳤던 에메르손 코치는 “2003년에 이호ㆍ이진호(광주 상무)ㆍ송한복(전남 드래곤즈) 세 명을 프로 팀으로 올려보내려 했다. 그런데 이들이 한국으로 돌아가 버렸다. 만약 이호가 지금 우리 팀에서 뛰고 있다면 당장 이적료 500만 달러를 받고 유럽 빅 클럽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브라질은 전국 리그 외에 주별 리그가 있어 거의 1년 내내 경기가 이어진다. 한 해 60경기 정도를 치른다. 삼바 리듬과 골목 축구로 단련된 선수들은 철저한 관리와 끊임없는 실전을 통해 한 단계 더 진화한다. 클럽들은 선수 하나만 잘 뽑아 키워내면 이적료로 수백억 원을 벌 수 있다. ‘메이드 인 브라질’이 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크루제이루 클럽 유소년팀에는 ‘제2의 이호‘를 꿈꾸는 한국 선수 20명(13~17세)이 유학을 하고 있다.‘토카 1’에서 생활하는 이들의 하루는 오전 6시30분에 시작된다. 숙소 앞 커다란 호수를 따라 조깅을 한 뒤 아침을 먹는다. 천연 잔디구장에서 오전에 한 시간 반 기술훈련을 하고. 오후에는 브라질 선수들과 함께 두 시간 정도 운동을 한다. 오후 7시부터는 학교 수업이다. 포르투갈어를 먼저 배우고. 언어가 어느 정도 숙달되면 수학.영어.사회.역사 등을 공부한다. 고1부터는 스페인어도 배운다. 오후 10시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은 녹초가 된 몸을 누인다. 몸은 힘들어도 아이들은 재밌다고 한다. 홍승욱(13)군은 “코치 선생님이 강압적으로 하지 않고 차근차근 설명해 주셔서 좋아요. 5월이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적응을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축구 교본의 저자로도 널리 알려진 알렉산더 코치는 “한국 선수들은 매우 적극적이고 기술 향상 속도도 빠른 편”이라고 했다. 반면 ‘생각하는 축구‘ ‘창의적인 플레이‘는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토요일은 숙소를 떠나 선수들을 관리하는 교민 문대찬 씨 집으로 간다. 따뜻한 밥과 찌개 등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다. 한 달에 두 번씩 크루제이루 클럽에서 운영하는 스포츠센터로 놀러가 바비큐 파티를 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곳이 낙원은 아니다.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야 선수로 성공할 수 있다. 브라질 선수들은 하지 않는 오전 기술훈련을 한국 선수들만 하는 것은 그만큼 기초 기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호를 가르쳤던 에메르손 코치는 “기본기를 제대로 익히지 않고 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어떻게 되겠지’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오는 선수는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벨루오리존치(브라질)=정영재 중앙일보 기자 2006.04.1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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