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4,853건
프로야구

'그런 날' 밈을 감동으로 승화하다니...김도영, 수상 소감도 MVP 레벨 [IS 피플]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 밈(Meme)까지 웃음으로 승화하는 모습으로 MVP다운 품격을 보여줬다. 김도영은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시상식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총 101표 중 95표를 획득, 득표율 94.06%로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올 시즌 타율 0.347·38홈런·109타점·143득점·40도루를 기록했고,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 달성까지 해냈다. 데뷔 3년 차에 최고의 선수로 올라섰다. 김도영은 구단·동료·팬 그리고 가족을 향해 차례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인상적인 소감은 그 다음이었다. 김도영은 "그런 날 있잖아요"라는 말로 운을 띄워 장내 주의를 집중 시킨 뒤 "미래가 보이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들로 가득 찬 그런 날, 숱하게 그런 시간을 겪었는데, 누군가 '너를 믿어라'라고 말해줬다"라며 "지금의 저를 보면서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그런 날 있잖아요'는 김도영 자신으로 시작된 밈이다. 그는 지난해 여름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비를 맞고 있는 셀피와 함께 '그런 날 있잖아 손에 우산은 있지만 비를 맞으며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고 싶은...그런 날'이라는 게시물을 올렷다. SNS 통해 이 문구가 화제가 됐고, 구단은 관련 문구와 사진이 새겨진 티셔츠를 제작하기도 했다. 야구 선수들뿐 아니라 연예인들도 '그런 날 있잖아'라는 문장을 시작으로 감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도영은 '제2의 이종범'으로 기대받으며 데뷔 시즌을 치렀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예고했다. 하지만 개막 첫 달 타격 부진에 시달렸고, 결국 전반기 종료 전 백업으로 밀렸다. 지난 시즌은 부상 탓에 84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유망주 중심으로 구성된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에도 승선하지 못했다. 이 시기 김도영은 자신을 자책한 것 같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했던 게 불과 1년 전이었다. 그러나 자신을 믿으며 이겨냈다. 스물한 살 젊은 MVP는 "계속 겸손할 것"이라고 다짐했고, 자신처럼 암흑을 걷는 이들에게 힘을 줬다. '도영아, 너 땜시 살어야'. 올 시즌 광주팬들이 가장 많이 외친 말이다. KBO리그 시즌엔 KIA의 선수였지만, 국제대회 프리미어12 일정을 소화한 최근 한 달은 한국 야구의 선수였던 김도영이다. 팬들은 '김도영이 우리 선수인 기분이 이렇구나'라며 감탄했다. 김도영은 수상 소감을 마치며 "저는 팬들 땜시 살았다. 감사하다"라며 진심이 담겨 있으면서도 재치 있는 말로 화답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1.27 07:44
프로야구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최고포수상 박동원·강민호 경합...최고야수상은 수비력이 관건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가 공동 제정한 '2024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이 내달 3일 열린다. 박동원(34·LG 트윈스)과 강민호(39·삼성 라이온즈) 그리고 김형준(25·NC 다이노스)이 최고포수상을 두고 경합한다. 2023시즌 LG 통합 우승 주역 박동원은 리그 연봉 1위(25억원) 타이틀을 안고 나선 2024시즌도 맹활약했다. 특히 수비가 빛났다. 10개 구단 주전 포수 중 가장 많은 이닝(944와 3분의 2)을 소화했고, 수비율 0.996를 기록했다. 도루 저지 29개를 해내며 이 부문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특유의 공격적인 공 배합으로 LG 투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투구할 수 있도록 이끌며 LG가 2024 정규시즌 팀 평균자책점 2위(4.63)에 오르는 데 기여했다. 박동원은 25일 발표된 KBO 수비상에서도 포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강민호는 KBO리그 최다 출장 1위(2369경기)에 빛나는 베테랑이다. 올 시즌 포수로 803이닝을 소화하며 변함 없이 삼성 안방을 지켰다. 1군에서만 21시즌 동안 뛰며 쌓인 경험과 데이터 활용 능력을 바탕으로 삼성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었다. 개막 전까지 중·하위권으로 평가받던 삼성을 정규시즌 2위로 이끈 주역이다. 강민호는 타율 0.303·19홈런·77타점을 기록하며 타석에서도 높은 팀 기여도를 보여줬다. 20대 대표 포수 김형준은 강견을 증명했다. 올 시즌 도루 저지(31개), 도루 저지율(37.8%) 모두 1위에 올랐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이어 올해 프리미어12까지 3연속으로 국제대회 국가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다. 공·수 모두 정상급 기량을 보여준 선수에게 주어지는 최고야수상은 송성문(키움 히어로즈)과 홍창기(31·LG)의 이파전이다. 송성문은 데뷔 10년 차에 기량을 만개했다. 올 시즌 타율 0.340(602타수 179안타)·19홈런·104타점·21도루를 기록하며 키움 공격을 이끌었다. 타율과 안타 부문 5위에 오르기도 했다. KBO 수비상 3루수 부문 3위에 오를 만큼 주 포지션에서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줬고, 1·2루수로도 각각 140이닝 이상 소화하며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까지 증명했다. 키움 선수단 주장을 맡아 그라운드 안팎에서 솔선수범하기도 했다. KBO리그 대표 '출루 머신' 홍창기는 올 시즌도 출루율 0.447를 기록,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타율(0.336)과 안타(176개)는 각각 리그 6위. 외야 수비도 견고했다. 그라운드를 총 64개의 구역으로 나눠 타구마다 가중치를 매겨 산출하는 UZR(Ultimate Zone Rating)이 무려 12.50였다. 리그 외야수 중 세 번째로 많은 보살(7개)을 기록하기도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1.27 06:50
스포츠일반

'세대교체' 펜싱 여자 에페 월드컵 단체전 우승, 간판 송세라 2관왕

한국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이 국제펜싱연맹(FIE) 월드컵에서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다.송세라(부산광역시청) 이혜인(강원도청) 임태희(계룡시청) 김향은(전남도청)으로 구성된 여자 에페 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에페 월드컵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우크라이나를 45-34로 물리쳤다. 여자 에페 대표팀은 2024 파리 올림픽 직후 세대 교체에 돌입했다. '맏언니' 강영미와 '항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을 대신해 새 얼굴 임태희와 김향은이 합류했다. 2주 전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에서 열린 시즌 첫 월드컵 단체전에서는 5위에 그쳤으나, 두 번째 대회에서 우승을 합작했다. 준결승에서 폴란드를 44-38로 물리친 대표팀은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의 추격을 가볍게 따돌렸다. 송세라는 전날 개인전 금메달에 이어 대회 2관왕에 올랐다. 튀니지 튀니스에서 열린 여자 플뢰레 월드컵에선 홍세나(안산시청) 이세주(충북도청) 모별이(인천광역시 중구청) 박지희(서울특별시청)가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2015년 5월 독일 타우버비쇼프스하임 대회 동메달 이후 9년 만의 월드컵 단체전 입상이다. 이형석 기자 2024.11.25 14:05
스포츠일반

'올림픽 이후 첫 우승' 안세영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파리 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국제무대 정상에 오른 안세영(22·삼성생명)이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소감을 밝혔다. 안세영은 25일 개인 SNS에 '응원해 주시고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라는 문구를 게재했다. 해시태그로 enjoy(즐기다), badminton(배드민턴)를 올리기도 했다. 안세영은 24일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열린 2024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중국 마스터스 결승전에서 중국 가오팡제(랭킹 28위)를 게임 스코어 2-0(21-12, 21-8)로 완파했다. 38분 만에 경기를 끝낼 만큼 압도적인 실력 차를 보여줬다. 안세영은 지난 8월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배드민턴 역대 두 번째로 여자단식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동안 오른쪽 무릎, 오른쪽 발목 부상을 안고 뛰었던 그는 배드민턴협회를 향한 자신의 작심 발언으로 논란이 커진 상황에서 부상 관리를 하며 외부 활동을 자제했다. 지난 10월 초 제105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실전 복귀전을 치렀고, 지난달 열린 덴마크 오픈을 통해 BWF 투어대회에 복귀했다. 덴마크 오픈 결승전에선 중국 왕즈이에 패했지만, 이번 대회는 한층 나아진 기량을 보여주며 우승했다. 안세영은 BWF 홈페이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 플랜대로 플레이하기 위해 노력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만큼 기쁘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튿날엔 개인 SNS를 통해 배드민턴을 더 즐기겠다는 메시지도 함께 전했다. 결승전 상대였던 가오팡제 계정을 태그하며 'It was fun to play with you(함께 경기에 즐거웠다)'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안세영은 내달 11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BWF 월드투어 파이널에 출전할 예정이다. 지난 시즌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당한 부상 탓에 우승을 놓친 대회다. 안세영은 "기대가 된다. 잘 준비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1.25 11:37
스포츠일반

세계랭킹 1위 위용 되찾았다...안세영, 중국 마스터스 압도적 우승

안세영(22·삼성생명)이 부상 복귀 뒤 처음으로 국제대회 정상에 올랐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4일 중국 광둥성 선전아레나에서 열린 2024 중국 마스터스(슈퍼 750)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가오팡제(중국·28위)에 게임 스코어 2-0(21-12, 21-8)로 승리했다. 안세영은 1게임 11-8에서 연속 6득점하는 등 초반부터 상대를 압도하며 9점 차 승리를 거뒀다. 2게임도 3연속 득점만 3번 해내며 6점 앞선 채 10점 고지를 밟았고, 15-6에서도 연속 4득점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안세영은 지난 8월 출전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역대 두 번째이자 28년 만에 올림픽 여자단식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당한 오른쪽 무릎,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생긴 오른쪽 발목 부상을 다스리기 위해 두 달 동안 휴식기를 가졌다. 올림픽 금메달 획득 직후 국가대표팀 운영 방침을 비판하며 커진 논란 탓에 대외 활동을 자제하기도 했다. 안세영은 10월 초 열린 제105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실전 복귀전을 치렀고, 바로 이어진 덴마크 오픈을 통해 국제대회 무대에 다시 섰다. 왕즈이(중국)와의 결승전에선 체력 저하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했지만, 다시 한 발 동안 재정비 기간을 갖고 나선 이번 중국 마스터스에서는 경기를 치를수록 컨디션이 좋아졌다. 32·16강전에선 하위 랭커에게 풀게임(3)을 허용했지만, 8강전부터는 3연속 2-0 완승을 거뒀다. 안세영이 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월드투어 대회 금메달 획득을 해내며 랭킹 1위 위용을 되찾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1.24 16:45
스포츠일반

최동훈·유수영, UFC 동반 입성 “MMA 올림픽인 UFC에서 멋진 모습 보여주겠다”

최동훈(25)과 유수영(28)이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내며 미국 종합격투기(MMA) 단체 UFC에 입성했다.최동훈과 유수영은 지난 23일(한국시간) 중국 마카오 특별행정구 갤럭시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얀 vs 피게레도’ 대회 언더카드 로드 투 UFC 시즌3 결승에서 나란히 승전고를 울렸다. 최동훈은 플라이급(56.7㎏), 유수영은 밴텀급(61㎏) 우승자 자격으로 앞으로 UFC에서 활약한다.경기를 먼저 치른 최동훈이 23번째, 뒤이어 옥타곤에 오른 유수영이 24번째 UFC 한국인 파이터가 됐다.신장이 1m 65㎝인 최동훈은 본인보다 13㎝ 큰 키루 싱 사호타(잉글랜드/인도)를 1라운드 2분 36초 만에 잠재웠다. 최동훈은 순간적으로 거리를 깨부수고 들어가 라이트 오버핸드로 상대를 KO 시켰다. 최동훈은 UFC와 인터뷰에서 울먹이며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안 된다. 말로 표현 안 될 정도로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내 UFC 플라이급 선수들에게 “내 파워 봤지, 잡으러 갈 테니 기다리고 있어”라며 “로드 투 UFC는 아시안게임이라고 생각한다. MMA의 올림픽인 UFC에서 앞으로 멋있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8강과 준결승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유수영은 결승 상대인 바얼겅 제러이스(중국)도 3라운드 내내 억누르며 만장일치 판정승(30-27 30-27 29-28)을 따냈다. 앞서 공언한 대로 장기인 그래플링을 앞세워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본인이 많이 때리고 안 맞겠다는 약속을 지켰다.유수영은 “20살 때부터 꾼 꿈을 8년 만에 이뤄서 정말 행복하다. 부상 없이 3경기를 치른 것도 감사하다”며 “UFC에 걸맞은 선수가 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모든 경기에서 상대를 피니시할 수 있는 내 주짓수를 많은 분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김희웅 기자 2024.11.24 12:41
프로야구

'28연승 도전' 일본vs'선발 교체 벌금' 대만 누가 웃을까...19시 프리미어12 결승서 격돌

비난도 감수한 대만이 과연 27연승을 질주 중인 일본을 막아설 수 있을까.일본과 대만은 24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결승전에서 자웅을 겨룬다.지난 대회 우승 팀인 일본은 최근 대표팀 27연승을 질주 중이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전승 우승을 포함해 최근 국제무대에서 최강 팀으로 군림 중이다. 반면 대만은 지난 대회 5위가 프리미어12 최고 성적이고, 국제대회 수상도 1992년 올림픽 은메달, 2006년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마지막이다.두 팀은 이미 결승 진출 전 마주한 적 있다. 지난 23일 결승전에 앞서 열리는 슈퍼라운드 최종전에서 일본은 대만에 9-6으로 이기고 국제대회 27연승을 달렸다.파이널라운드 최종전을 앞두고 논란도 일었다. 23일 경기 승패와 상관없이 결승전 진출이 확정된 대만은 당초 예정했던 파이널라운드 선발 투수였던 린위민을 교체하겠다고 선언했다. 갑작스러운 교체에 WBSC는 벌금 2000달러(280만원)를 부과하겠다고 했지만 대만은 벌금을 감수하면서까지 선발을 바꿨다.일본 히가시스포는 "23일 12시에 시작한 첫 경기에서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이겨 대만의 결승 진출이 확정됐다. 그러면서 대만은 예고했던 에이스 왼손 투수 린위민을 천보칭으로 분주하게 바꿨다"고 전했다. 매체는 "린웨핑 대만 감독은 투수를 급히 바꾼 것에 대해 일본 측에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고, 여러 전략을 생각한 끝에 내일 결승에 투수를 좋은 상태로 올리기 위해 이런 선택을 했다고 설명하며 사과했다"고 했다. 다만 대만의 기책에도 일본은 평정심을 잃지 않고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파이널라운드에서 무리 없이 승리한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감독은 "(선발 변경 이야기를 듣고) 가능하다면 우리도 (왼손 투수 상대를 대비한) 타순을 짜고 있었고 미팅도 하고 있었으니 왼손 투수로 해달라고만 전했다"며 "결정하는 건 대회 측이다.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주최 측 판단에 따르려고 했다"고 돌아봤다.선수단도 마찬가지다. 23일 경기에서 1회 리드오프 홈런을 때린 무라바야시 이쓰키는 히가시스포와 인터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건 변함 없다. 감독님도 그렇게 이야기하셨으니 선수단 전원 찜찜한 부분 없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주장 이소바타 료타는 "별로 놀랄 것도 아니었다"며 "상대도 정말 이기고 싶어하는구나 생각했다"고 했을 뿐이다.선수단은 큰 불만 없이 넘겼지만, 대만은 일본 홈팬들의 따가운 시선을 등에 지고 결승전을 치르게 됐다. 자연히 선발 린위민의 부담도 작지 않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린위민은 150㎞/h 안팎의 강속구에 스위퍼성 커브와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왼손 투수다. 한국은 세 차례 만나 모두 2득점 이하로 린위민에게 묶인 바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24 10:20
스포츠일반

'이기흥 회장 직무 정지' 체육회, 김오영 대행 체제 운영

이기흥 회장이 비리 혐의로 직무정지를 당한 대한체육회가 부회장인 김오영 경남도체육회장의 회장 직무대행 체제에 들어간다.체육회는 오는 25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리는 2024 학교체육진흥포럼 개최 보도자료에 '회장 직무대행 김오영'을 명시했다. 김오영 직무대행은 지난 2020년부터 체육회 이사를 맡았고, 지난해 5월 체육회 이사회를 통해 부회장에 올랐다. 현행 체육회 정관어 따르면 회장 궐위 시 직무대행 결정을 '부회장 선임 때 정한 순서에 따라' 이뤄진다.직무 대행이 선임된 건 이기흥 회장의 직무가 정지된 탓이다. 이기흥 회장은 지난 11일 대한체육회 주무 부서인 문체부로부터 직무 정지 조치를 받은 상태다. 이 회장은 앞서 10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으로부터 각종 비위 혐의로 수사 의뢰 조처됐다. 이에 11일 문체부 직무 정지 통보까지 받은 상태다.이기흥 회장도 잠자코 처분을 받지 않았다. 이 회장은 12일 곧바로 서울행정법원에 직무 정지 취소 소송과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에서 결과가 나오지 않는 가운데 이 회장은 출근해 이전 같이 업무를 소화했다. 2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 집무실에 출근해 업무를 본 이 그는 오후엔 충북 진천선수촌을 찾아 2025년 동계아시안게임 현황을 보고 받았다. 이는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한편 거듭된 논란에도 이기흥 회장은 3선 도전을 앞두고 있다. 지난 12일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스포츠공정위 심의를 거친 뒤 이기흥 회장의 3번째 임기 도전 신청을 승인했다.대한체육회는 내년 1월 15일 열릴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알리는 입후보예정자 안내문을 최근 공지했다. 제42대 회장 선거 출마자는 현 이기흥 회장 임기 만료일(2025년 2월 27일) 90일 전인 오는 29일까지 후보 등록 의사 표명서 또는 사직서를 체육회 내 대한체육회장선거준비TF팀에 내야 한다.체육회장 입후보 예정자는 지난 7월 31일부터 체육회장 입후보 예정자의 기부 행위가 금지됐다. 회장 후보자 등록 기간은 12월 24∼25일 이틀간이다. 등록 다음 날부터 선거일 하루 전까지 20일간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다.내년 1월 14일 열리는 체육회장 선거는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2만3300여명의 선거인단 투표를 통해 진행된다.제42대 회장 선거에는 이기흥 회장 출마 예상 속에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신욱(69) 단국대 명예교수, 강태선(75) 서울시 체육회장, 김용주(63)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박창범(55) 전 대한우슈협회장, 안상수(78) 전 인천시장 등이 출마 의지를 밝힌 상태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22 18:31
스포츠일반

박창범 전 우슈협회장,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불출마 촉구 단식 돌입

내년 42회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박창범(55) 전 대한우슈협회장이 이기흥(69) 현 대한체육회장의 불출마를 촉구하면서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다.박 전 회장은 2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회관에 있는 대한체육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전 회장은 "이기흥 회장이 불출마를 선언할 때까지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 투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박 전 회장은 국제우슈연맹 집행위원, 대한체육회 이사,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 홍보단장, 조계종 중앙신도회 상임 부회장을 지냈다. 박 전 회장은 지난달 23일 이기흥 회장의 세 번째 임기 도전을 저지하겠다며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이날 기자회견에서 박 전 회장은 "이기흥 회장은 공정하지 못한 행정 절차와 측근 인사 임명에 대한 문제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며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3연임 승인은 체육인의 마지막 기대마저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3연임을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까지 끌어들여 정치가 스포츠에 관여한다는 왜곡된 정보를 IOC에 전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2천300여명의 선거인단 투표로 진행된다.이기흥 회장은 조만간 공식 회견 등을 통해 3선 도전 의지를 밝힐 전망이며, 박 전 회장을 비롯해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강태선 서울시 체육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이 출마 의지를 밝혔다.박 전 회장은 "이기흥 회장이 출마를 강행한다면 반드시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 어떠한 방법이라도 수용해 단일화에 가장 먼저 앞장설 것"이라고 다짐했다.끝으로 박 전 회장은 이기흥 회장에게 "명예롭게 퇴진해 존경받는 대한민국 체육계 원로가 되어 달라"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22 18:00
스포츠일반

'당구 여제' 김가영 "3쿠션 선수의 길, 이제 시작일 뿐…조금씩 더 성장하고 있다" [IS 인터뷰]

“제 나이에 ‘시작’이라는 말, 너무 재미있지 않아요?”‘당구 여제’ 김가영(41·하나카드)은 자신의 3쿠션 커리어를 ‘시작’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프로당구 남·여 최초의 4회 연속 우승에 최다 우승(11회), 그리고 최다 연승(24연승) 신기록까지. 2019년 프로당구 출범 이후 그야말로 새 역사를 거듭 써 내려가고 있는데도, 3쿠션 선수로는 스스로 갈 길이 멀다는 의미다.최근 경기도 고양시의 개인 연습실에서 만난 김가영은 “3쿠션 선수로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3쿠션을 제대로 친 지 이제 3~4년 정도밖에 안 됐다. 그래서 사실 아직 목표도 없다. 포켓볼은 너무 잘 아는 종목이니까 계획이 그려졌다면, 3쿠션은 아직 청사진을 못 그리겠다. 그저 선수로서 올인할 뿐”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김가영은 “이 나이에 성장이라는 단어를 쓰기는 좀 그렇지만, 3쿠션 선수로 조금씩, 또 한 스텝씩 잘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김가영 천하’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의 프로당구 3쿠션 무대에서 눈부신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최정점에 오른 건 아니라는 뜻이다. 그가 써 내려가고 있는 프로당구 3쿠션 대기록들은 그래서 더 대단하다.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 역시 더 커질 수밖에 없다. '4구 2000점' 목표로 시작된 김가영의 당구 인생실제 30년 가까운 김가영의 당구 인생에 3쿠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운영하던 당구장에서 자연스럽게 당구를 접했다. 처음 접한 건 4구였다. 김가영은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했다. 아버지께 매일 1~2시간씩 레슨을 받았다. 400~500점을 치면서 2000점을 목표로 삼았다. 특기 정도로 만들어놓으려 했는데, 중학교 1학년 때 목표가 바뀌었다”고 했다.당시 한국계 미국인 포켓볼 선수 자넷 리(미국)의 방한이 화제가 되고, TV 광고도 찍는 걸 보면서 자연스레 김가영의 시선이 쏠렸다. 공부보다 당구에 더 흥미를 느끼며 당구 선수의 길을 고심하던 그는 4구로는 먹고살 수 없다는 걸 깨닫고는 포켓볼 선수로 전향을 결심했다. 그리고는 포켓볼 선수로 정식 등록해 본격적으로 당구 선수의 길을 걸었다. 중학교 2학년 때였다.김가영은 “사실 당구 재능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비교대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중학생 때) 처음 선수로 등록했을 때 바로 윗 선배도 20대 중반이었다”며 “자넷 리를 보면서 미국에서 프로 하면 되게 좋은가 보다라는 막연한 생각만 들었다. 그래서 4구 2000점에서 포켓볼 세계 챔피언으로 목표가 바뀌었다”고 했다.본격적으로 당구 선수의 길을 걸으면서 혹독한 훈련도 받았다. 유도선수 출신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아 일반 남자 운동부처럼 매일 훈련했다. 오전에는 유산소 운동을 하고 낮에는 수업을 받았다. 오후에 당구 훈련을 하다 훈련이 끝나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여중생인 김가영에게는 특히나 힘든 시간들이었다.김가영은 “제 인생에서 제일 고통스러웠던 5년이었다. 훈련을 혼자 다 버텨내야 하니까 기댈 곳도 없었다”며 “남자 선수들도 그렇게 안 하는데, 매일 아침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뛰거나 사이클을 타야 했다. 꾀를 부리거나 성실하지 않으면 혼도 났다. 당시엔 내가 뭘 하는지도 모르고 매일이 괴로웠다”고 돌아봤다.그러면서 김가영은 “다들 10대로 돌아가고 싶다고, 학창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는데 나는 절대 아니다.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다”면서도 “다만 결과적으로 당시 경험들은 뒤에 있었던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발판이자 밑거름이 됐다. 어떤 일을 겪더라도 그때보다는 고통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포켓볼 세계 챔피언에게 찾아온 첫 번째 시련혹독한 훈련 속 김가영은 각종 대회를 휩쓸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대만 국적이던 아시아당구연맹 회장의 권유로 고교 졸업과 동시에 대만 무대로 향했다. 고교 졸업과 동시에 대만행을 택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김가영은 “(처음 제안을 받고) 무조건 가겠다고 했다. 고된 훈련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하나, 그리고 또 하나는 류신메이(대만)라는 선수의 존재였다”며 “유일하게 테크닉에 반했던 선수이자 우상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쯤 만났을 때, 단 한 번의 실수로 역전패를 당했던 적이 있다. 한국에 있으면 1년에 한 번을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 몰랐다. 그래서 대만에 가서 다시 붙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안 갈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언어도 통하지 않는 혹독한 환경 속 김가영은 오롯이 포켓볼로 승부했다. 남다른 승부욕 속 류신메이에게는 설욕도 성공했다. 대만 진출 이후 6개월 만에 처음 류신메이를 이겼고, 1년 정도 지난 뒤엔 승률이 비슷해졌다. 2년 가까이 된 시점엔 오히려 류신메이보다 승률이 더 높은 선수가 됐다. 세계 챔피언의 영예도 안았다. 2004년과 2006년 잇따라 우승해 세계랭킹 1위 자리까지 올랐다. 세계 최초로 포켓볼 그랜드슬램의 역사도 썼다.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도 나섰다. 2006 도하(카타르) 아시안게임에 나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가영은 “아시안게임 전에 한 나라에서 귀화 제의도 받았다. 훨씬 좋은 조건이었는데 한 마디로 잘랐다. 미국에서 시민권을 딸 기회 역시 신청조차 안 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고 했다.그러나 대만에서 김가영은 결국 외국인 선수였다. 김가영의 실력이 급증한 건 곧 대만 당구계의 시기와 질투로 이어졌다. 특히 도하 아시안게임 직후엔 황당한 이유로 대만당구협회로부터 자격정지 징계까지 받았다. 대만과의 경기에서 한국 선수단의 요청으로 잠시 통역을 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김가영은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아시안게임 때 통역이 따로 없었다. 한국과 대만의 경기 도중 한국 남자 선수들이 판정과 관련해 나에게 통역을 요청해 한국 선수들의 입장을 대신 통역해 준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는 심판 판정은 대만 선수에게 유리하게 나왔다”며 “그런데 그 판정 이후 승부가 뒤집혔다. 경기가 끝난 뒤 대만 당구계의 모든 화살이 돌연 나한테 돌아왔다. 결국 자격정지 2년의 징계를 받았다”고 했다.이어 김가영은 “대만에서 함께 활동했던 선수들이 누구도 나를 돕지 않았다. 그들에게도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현지 기자들도 내가 말한 것과는 다르게 보도했고, 인격모독성 내용까지 담겼다. 대만당구협회장에게 항의했지만, 결국 화살을 나한테 돌려야 자기들이 산다고 했다. 심지어 해외에서 이런 일을 겪고 있는데 대한당구연맹에서도 도와주지 않았다. 양쪽에 다 배신감을 느낀 것”이라고 했다. 자격정지는 6개월 만에 풀리긴 했지만, 마음의 상처는 깊었다. 포켓볼 선수에게 내려진 사실상 사형선고대만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한 뒤 김가영은 미국과 한국 등을 오가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포켓볼 세계 최정상의 자리도 굳게 지켰다. 그러다 지난 2019년, 또 한 번의 시련이 또 찾아왔다. 이번에는 대한당구연맹의 ‘영구 제명’ 징계였다. 당시 새로 출범한 프로당구협회(PBA)의 초청을 받아 3쿠션 대회에 참가했다는 게 중징계의 이유였다.김가영은 “당시 와일드카드를 통해 단 한 번 PBA 3쿠션 대회에 참가했다. 그렇다고 PBA에 정식 가입한 것도 아니어서 서류상 문제가 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대한당구연맹에서는 ‘영구 제명’ 징계를 내렸다. 음주운전을 해서 사고를 낸 것도, 당구계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것도 아닌데 그런 중징계를 내려진 것”이라고 했다.당시 새로 출범한 PBA와 대한당구연맹 간 ‘대립’의 본보기 징계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김가영도 “‘PBA로 가면 김가영조차 제명’이라는 걸 보여줌으로써 선수들이 PBA로 가지 못하도록 내린 징계였다고 본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몇 번 우승을 했든, 국위선양을 얼마나 했든 본보기로 징계를 내린 것”이라고 했다.특히 당시 PBA 3쿠션 대회에 참가한 것 역시도 그저 포켓볼과 나아가 한국 당구의 발전을 위한 결정이었던 터라, 김가영이 느낄 배신감과 허탈감은 더 컸다.김가영은 “포켓볼을 더 부흥시키고 발전시키고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쫓겨난 셈이다. 그때 대회에 참가한 것도 3쿠션의 발전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오직 ‘당구 선수들을 위해서는 프로가 생겨야 한다’는 단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며 “프로가 생겨야 당구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거고, 그래야 선수들이 갈 수 있는 길이 더 넓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한당구연맹은 아마추어 단체라 (선수들의 생활엔) 큰 관심이 없었다”고 했다.이어 김가영은 “그동안 프로당구를 만들겠다는 단체들이 몇 번 있었지만 미심쩍었다. 하지만 PBA는 준비 과정이 믿을 만했다. 첫 대회인 만큼 대회 인지도가 있는 내가 참가해 힘을 실어주자는 생각이었다”며 “PBA에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켓볼 역시 프로를 만들겠다고 했다. 프로가 생겨야 당구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나중에 포켓볼 종목에도 나쁜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 참가하게 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그런데도 돌아온 건 ‘영구 제명’이었다. 이 징계로 김가영은 포켓볼 선수로서 국내 대회 참가는 물론 국제 대회 참가의 길까지 모두 막혔다. 평생을 포켓볼만 해온 김가영에겐 사실상 사형선고였다. 김가영의 등록 말소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할 만큼 이슈가 됐으나, 달라지는 건 없었다.김가영으로선 자신의 선수 생활의 위기만큼이나 후배 선수 등 포켓볼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더 안타까웠다.그는 “후배 등 포켓볼에 종사하고 계시는 선수분들이나 관계자분들에게는 마음 한편에 미안한 감정이 있다. 내가 배신한 것 같은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면서도 “언젠가는 돌아갈 거다. 포켓볼 선수로 돌아간다거나 대한당구연맹에 가겠다는 게 아니라, 포켓볼을 위해 내가 뭔가 할 일이 있을 때 돌아가겠다는 뜻이다. 포켓볼 쪽에 꾸준히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은퇴 기로에서 결심한 3쿠션 선수의 길대한당구연맹의 영구 제명 징계는 김가영의 인생 계획도 바꿔놨다. 사실 김가영은 포켓볼 선수 이후 지도자의 길을 준비하던 참이었다. 그는 “원래 마흔 살 정도까지만 선수 생활에 집중하고, 40대 초반부터는 지도자를 할 생각이었다. 대학원에 다닐 때 지도교수님께서도 ‘경기력도, 이론도 잘 돼 있는 사람이 체육계에서 인정받는다, 너는 가능하지 않느냐’고 해주셨다. 지도자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도 포켓볼 강국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지도자를 준비하려다 제명 징계를 받은 것”이라고 했다.김가영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놓였다. 계획보다 더 이른 포켓볼 지도자의 길, 그리고 3쿠션 선수로의 전향이었다. 포켓볼과 3쿠션은 엄연히 다른 종목인 데다, 적지 않은 나이에 새 종목으로 전향한다는 것 그야말로 큰 도전일 수밖에 없었다. 오랜 고민이 필요했던 이유였다.김가영은 “결정하는 데까지 정말 엄청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실 고민이 많았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뭘 다시 시작한다는 건 상상도 안 해본 일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될까’ 싶기도 했다. 초보자 때의 기억과 느낌도 없었다. 포켓볼과 3쿠션은 큐 길이나 굵기, 공 크기, 당구대 높이 등 모든 게 다르다. 포켓볼을 칠 땐 최소한 내 실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그게 나를 지탱해 줬다면, 3쿠션은 나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서도 “그래도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한 번 해보자’라는 결심이 섰다. 생판 모르는 걸 새로 시작하는 거니까 지도자와 병행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대학원을 그만두고, 3쿠션 선수의 길을 걷기로 했다”고 말했다.3쿠션 전향 첫 시즌 6차 대회부터 첫 우승을 차지하며 화제가 됐다. 다만 두 번째 시즌엔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첫 시즌 우승 역시 ‘반짝 우승’으로 비쳤다. 김가영은 “첫 시즌에 왜 우승했는지도 모르고, 사실은 할 실력도 아니었다. (초창기다 보니)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수준이 높지 않았고 운도 좋았다”면서 “두 번째 시즌에 혼란기가 왔다. 처음엔 그냥 열심히나 치자고 했다면, 3쿠션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면서 더 어렵게 느껴지고 혼란이 오면서 여러 가지를 바꿨다.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초반에 운이 좋게 포켓볼 스타일로 성적을 냈다면, 두 번째 시즌이 진짜 내 실력이었던 것”이라고 돌아봤다.그래도 ‘선수로서의 경험’이 많은 게 큰 도움이 됐다. 김가영은 세 번째 시즌부터는 매 시즌 2회씩 정상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3쿠션에 적응을 마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번 시즌엔 무려 4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프로당구 새 역사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24연승을 달성하며 프레데리크 쿠드롱의 기록을 넘어 프로당구 남·여 투어 최다연승 신기록까지 썼다. 평생을 포켓볼을 치다 3쿠션에 전향한 지 5년도 채 안 돼 이뤄낸 눈부신 성과들이었다.김가영은 “선수 경험이 많았던 게 컸던 거 같다. 3쿠션에 대한 경험은 적어도, 승부사나 경기인으로서의 경험은 남녀 통틀어도 손가락 안에 들 거다. 곧 있으면 선수 생활만 30년 차가 되는데, 그 경험을 완전히 무시는 못 하는 거 같다. 공의 원리에 대한 이해도나 공을 다루는 건 아무래도 습득하는 속도가 빠르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이어 “4회 연속 우승 등 이번 시즌 성적이 좋은 이유는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3쿠션에 올인한다고 했을 때나 지금이나 훈련량이나 루틴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수정하거나 뒤집어엎은 것도 없다. 조금씩 루틴을 수정하고 조절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처음 3쿠션을 시작할 때와 똑같다”며 “그저 한 스텝씩 잘 성장해 나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웃어 보였다. “오랫동안 잘하면 된다”…김가영이 따라 걷는 레전드의 길지도자까지 준비하며 청사진을 그려가던 포켓볼과 달리, 김가영은 아직 3쿠션 선수로서 목표나 향후 미래를 그리지는 못했다. 김가영은 “포켓볼은 너무 잘 아는 종목이니까 전체적인 계획이 그려지는데, 3쿠션은 아직 안 그려진다. 사실 몇 살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포켓볼과 달리 3쿠션은 선수 생명이 길다. 앞으로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계속 올인할 뿐”이라고 했다.그래서 더더욱 체력 등 자기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오프시즌 때는 당구 훈련보다 체력을 기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가영은 “오프시즌 때는 한 시즌을 잘 치르기 위해 체력 훈련에 신경을 쓴다. 당구 연습보다 운동을 더 많이 할 정도다. 그때 몸을 만들어놓고, 시즌이 시작되면 몸을 유지하는 정도로만 운동을 한다. 오프시즌 때는 필라테스와 웨이트를 많이 한다”고 했다.여기에 틈틈이 정신적인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취미 생활도 잊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프리다이빙’에 빠졌다. 김가영은 “동호회는 처음 가입해 봤다. 경기 때 다이버 분들이 응원 피켓을 들고 경기장에 와주신다. 사회 생활하면서 이렇게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지 싶을 정도로 좋은 분들을 만났다. 서로 윈윈(Win-Win)하고 있다. 당구장 평생 안 가보신 분들이 이제는 당구룰을 꿰고 계신다. 반대로 당구 선수들은 저 때문에 프리다이빙에 관심을 갖고 계신다”고 말했다.이어 “프리다이빙에 당구에 도움이 되는지 결론은 못 냈다. 다만 확실히 느끼는 건 있다. 열이 받거나 하던 게 잘 될 때, 긴장될 때 숨이 가빠지지 않나. 당구칠 때 역시도 호흡이 가빠지거나 흥분하면 안 된다. 호흡을 가라앉히는 게 좋은데, 프리다이빙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다. 기분 탓일 수도 있다”며 “취미 생활을 할 땐 갈 때부터 기분이 좋다. 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당구를 치거나 훈련할 땐 ‘늘 잘해야 돼, 실수하면 안 돼’ 이런 마음이라면, 취미를 할 때는 ‘재미있게 놀자, 못해도 된다’는 마음으로 간다. 스트레스도 풀리고, 다칠 일도 없다. 나쁠 게 없는 거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건강하면 자기 관리는 끝”이라고 웃어 보였다.이처럼 김가영이 당구 실력뿐만 아니라 체력 등 자기 관리에 더욱 집중하는 이유가 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못했지만, 결국은 오랫동안 꾸준히 잘하고 싶다는 마음가짐에서다. 여기에는 김가영이 유독 마음속에 담고 있는 레전드의 조언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 포켓볼 레전드 앨리슨 피셔(영국)가 김가영에게 직접 건넸던 조언이다.김가영은 “예전에 피셔에게 ‘나도 당신처럼 레전드가 되고 싶다’고 물은 적이 있다. 그는 ‘오랫동안 잘하면 된다, 잠깐 잘하면 그건 반짝 스타’라고 답해줬다. 그게 되게 기억에 많이 남았고, 지금도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오랫동안 잘하는 게 결코 쉽지가 않다. 다행히도 선수 생활을 하는 28년 동안 우승을 못한 해는 1~2년 정도밖에 안 된다. 그건 운이 아니라 제 노력의 결과였다. ‘오랫동안 잘하면 된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 노력하고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구 여제' 김가영이 걸어가고 있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고양=김명석 기자 2024.11.22 16:22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