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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93명의 투수 중 93위' 악몽의 펜서콜라, 고우석 더블A에서 시즌 마무리

고우석(26·펜서콜라 블루 와후스)이 미국 진출 첫 시즌을 마이너리그 더블A에서 마무리했다.고우석의 소속팀 펜서콜라는 16일(한국시간) 몽고메리 비스킷츠(탬파베이 레이스 산하)전을 연장 10회 접전 끝에 6-5로 승리했다. 펜서콜라는 불펜 투수 6명을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으나 고우석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찌감치 포스트시즌(PS) 진출이 좌정된 펜서콜라는 몽고메리전을 끝으로 2024년 공식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메이저리그(MLB) 콜업을 기대하기 어려운 고우석의 상황을 고려하면 그의 시즌 일정에도 마침표가 찍힐 전망이다.악몽에 가까운 1년이었다. LG 트윈스 간판 마무리 투수였던 고우석은 지난 1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 총액 450만 달러(62억원·2024년 175만 달러, 2025년 225만 달러, 2026년 옵션 바이아웃 50만 달러)에 계약했다. 2025년 옵션 중 하나로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포함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개막전 엔트리 승선이 불발되더니 지난 5월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됐다. 이적 후 마이너리그를 전전한 고우석은 '최악의 성적표'만 남기고 MLB 도전 첫 시즌을 마감했다. 고우석의 시즌 마이너리그 통합 성적은 44경기 4승 3패 3홀드 평균자책점 6.54. 샌디에이고 산하 더블A(샌안토니오 미션스·10경기 평균자책점 4.38)와 마이애미 산하 트리플A(잭슨빌 점보 쉬림프·16경기 평균자책점 4.29)에선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가장 큰 문제는 펜서콜라 유니폼을 입은 뒤였다.18경기 평균자책점이 무려 10.42. 펜서콜라가 속한 더블A 서던리그에서 최소 19이닝 이상 소화한 93명의 불펜 투수 중 평균자책점과 이닝당 출루허용(WHIP·2.21) 피안타율(0.344) 등 각종 지표가 꼴찌였다. MLB 콜업을 기대하기 힘든 수준이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9.16 16:43
해외축구

‘최악’ 김민재가 ‘꼴찌’가 아니라고?…KIM에 가려진 레알 ‘원흉’ 따로 있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에게 가려진 최악의 수비수. 레알 마드리드 오른쪽 측면을 지킨 루카스 바스케스도 ‘악몽’을 겪었다. 뮌헨과 레알은 1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푸스발 아레나에서 벌인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2-2로 비겼다. 결승전 티켓의 주인은 오는 9일 레알 안방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가려진다. 이날 김민재는 최악의 퍼포먼스로 뮌헨의 2실점에 직접 관여했다. 상대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완전히 놓쳐 선제 실점을 내줬고, 팀이 2-1로 앞선 후반 37분에는 호드리구 고에스를 막다가 페널티킥을 내줬다. 독일을 비롯한 다수 매체가 김민재에게 혹평을 쏟았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까지 공개적으로 비판했을 정도로 활약이 저조했다. 당연히 각종 매체의 평점은 매우 낮았다. 하지만 피치 위에서 ‘최악의 선수’는 김민재가 아니었다. 바스케스가 김민재보다 더 낮은 평점을 받았다. 영국 매체 90MIN은 바스케스를 향해 “르로이 사네는 그의 뒤로 자주 빠져 들어갔다. 자말 무시알라를 넘어뜨려 페널티킥을 허용하면서 바스케스의 밤은 더욱 나빠졌다”며 평점 4를 건넸다. 바스케스는 양 팀 통틀어 가장 낮은 평점을 받았다. 90MIN은 김민재와 바스케스에게만 4점을 부여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와 소파 스코어의 평점에서도 바스케스가 꼴찌를 마크했다. 소파 스코어는 김민재에게 평점 6.3, 바스케스에게 평점 5.8을 건넸다. 후스코어드는 김민재에게 5.7점, 바스케스에게 5.4점을 부여했다. 바스케스는 경기 내내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지상 경합 9회 중 두 차례 승리했을 뿐, 수비적으로 레알에 기여하지 못했다. 그는 오히려 양 팀이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11분, 볼을 쥐고 레알 페널티 박스에 진입한 무시알라를 발 걸어 넘어뜨려 페널티킥을 헌납했다. 결국 레알은 역전을 내줬다. 후반 막판 비니시우스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기어이 무승부를 따냈지만, 바스케스의 수비는 최악이었다.김희웅 기자 2024.05.01 11:37
연예일반

[정진영의 B컷] 아아 조진웅 선배님, 어찌 그리 초연하십니까

지난 일주일 이따금씩 잠을 제대로 못 잤다. 한 이틀 정도는 악몽을 꿨다. 짧은 낮잠 자리까지 어수선했다. 지난 13일 프로야구 구단 LG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21세기 들어 한 번도 우승을 못 한 유일한, 아 한화가 있었지… 하여튼 그런 구단이 됐다.‘엘롯기’ 꼴찌 트리오라는 놀림을 함께 받았으면서 이렇게 롯데를 배신하고 가다니. 질투와 배신감에 몸서리가 쳐졌다. 롯데보다 한참 역사가 뒤진 신생팀들이 몇 번이나 우승을 차지할 때도(롯데 팬들은 여전히 V3만을 목놓아 부르고 있건만) 이 정도로 외롭고 쓸쓸하진 않았다. 친구 LG가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니 1994년 이후 우승 기록이 없던 LG트윈스가 마침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던 그 날을 어떻게 태연히 보내겠는가. 그리고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연예계 소문난 갈매기(롯데 자이언트 팬을 일컫는 말)인 배우 조진웅에게 근래의 심경을 어찌 묻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아무리 이 자리가 넷플릭스 새 영화 ‘독전2’ 공개에 따른 것이었더라도 말이다.영화 이야기를 다 하고 마지막 질문까지 마친 뒤 “개인적인 질문인데” 하며 급하게 한 마디를 더 던졌다. “LG트윈스가 우승을 하면서 롯데가 한화와 함께 21세기에 단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 한 팀으로 남게 됐는데 심경이 어떠십니까”라고. ‘놀리는 건가’ 생각할까봐 급하게 “저도 갈매깁니다”를 덧붙였다. 동병상련의 시선교환이 오갔다.“모든 일이 그렇습니다. 너무 잦으면 그게 일상이 되거든요. 올해 같은 경우는 4~5월 롯데가 1위를 했는데요, 저는 그때도 ‘곧 제자리를 찾아가겠거니’ 했습니다. 정확하게 시즌을 8위로 마무리했습니다. 절망도 일상이 되더군요.”항간에는 롯데가 이긴 다음 날엔 조진웅이 웃으면서 촬영장에 오고 진 날엔 저기압이 돼 온다는 말도 있다. 역시 오르락내리락하는 갈매기의 마음은 배우나 기자나 똑같은가보다.조진웅은 “지면 욕하고 이기면 덜 욕하고 그게 롯데와 갈매기 아니겠느냐”며 “20년 안에는 우승하겠지 하다가, 또 30년 안에는 우승하겠지 하다가 이제는 내가 죽기 전엔 한 번만 해줬으면 좋겠다 하고 있다”는 간절한 소망을 드러냈다.“어찌 그리 초연하냐”는 기자에게 조진웅은 “원래 갈매기가 되고 한 15년 동안은 간이 안좋아지고 30년까지는 심장이 안좋아지고 그 이후부턴 그냥 초연해진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승리의 기쁨에 취한 LG를 향해 “마음껏 즐겼으면 좋겠다.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는 철학적 한 마디를 남겼다. 역시 갈매기 선배님. 내공이 상당하시다. 내년부턴 심장을 조심해야겠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1.24 06:10
프로야구

1승 5패, 악몽이 된 '약속의 땅' 포항

1승 5패. 약속의 땅이 악몽의 땅이 됐다. 삼성 라이온즈가 제2구장인 홈 구장에서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고 대구로 발길을 돌렸다. 삼성은 지난 3일 포항 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서 8-12로 패배, 열세 시리즈(3연전 중 2패 이상)를 기록했다. 지난 7월 포항 두산 베어스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한 삼성은 한 달 만에 치러진 포항 3연전에서도 웃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포항은 삼성에 약속의 땅이었다. 2012부터 열린 포항 경기에서 59경기 40승 1무 18패 승률 0.690을 기록했다. 2019년(2승 4패)을 제외한 모든 시리즈의 포항 시리즈를 5할 이상의 승률로 마치며 좋은 기억을 이어갔다. 하지만 올해 1승5패라는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었다. 내용도 아쉬웠다. 삼성은 패배한 5경기에서 4번이나 역전패를 당했다. 7월 역전패한 2경기에선 불펜의 방화와 수비 실책이 나오면서 역전을 허용했고, 8월 2경기에선 선발 및 허리진의 붕괴로 역전패했다. 특히 지난 1일 경기에선 초반 6-0으로 앞서 나갔음에도 막판 추격을 허용하며 졌다. 이번 포항 시리즈는 경기 외적으로도 말이 많았다. 7월 두산 3연전에선 그라운드 흙 문제로 KBO가 시설 점검에 나서기도 했고, 8월 KIA 3연전에선 비디오판독 불가로 2루타가 홈런으로 둔갑되는 오독이 일어나기도 했다. 정확히는 제2구장이라 비디오판독 센터 자체 카메라가 설치되지 않았고, 방송사 중계 화면으로 판독을 진행하다 오독이 일어났다. 삼성의 패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건 아니지만, 제2구장의 주인으로서 아쉬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두 번의 시리즈 패배 속에서도 위안은 있었다. 타선이 전반적으로 살아났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특히 '이적생' 류지혁이 포항 5경기에서 타율 0.471 8타점 맹타를 휘둘렀고, 7월 포항 시리즈를 기점으로 부상에서 복귀한 구자욱도 타율 0.421로 펄펄 날았다. '포항 사나이' 강민호도 홈런 포함 7타점을 쓸어 담았고, 2일 KIA전에선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김현준도 타율 0.444(12안타)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들의 활약은 향후 후반기 반등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은 포항 시리즈에서 부진하며 '탈꼴찌'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9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차는 여전히 2경기. 삼성이 몇 가지 위안 요소와 함께 포항의 충격을 딛고 후반기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승재 기자 2023.08.04 09:38
예능

‘장사천재’ 백종원, 마지막 승부 돌입..연매출 5억 미션 달성할까

주사위는 던져졌다. ‘장사천재’ 백종원이 극강 회전율 메뉴 3대장, 부대찌개, 짜파구리, 해물라면으로 마지막 장사에 돌입했다. 하지만 나폴리에서 유동인구가 유난히 적은 마의 월요일, 과연 장사천재는 불가능해 보였던 ‘연매출 5억원’ 미션을 완수하고 나폴리 원정을 무사히 끝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8일 방송된 tvN ‘장사천재 백사장’(연출 이우형, 이하 장사천재) 12회에서 백종원은 장사 7일차에 또 한 번 쓰디쓴 결과를 받았다. 무섭게 치솟는 매출액에 탄력 받아 직원들을 설득, 휴일까지 반납하고 일요일 저녁 장사에 나섰지만, 손님이 많지 않았던 것. 사실 이날은 장사를 하기엔 최악의 조건을 다 갖췄다. 기본적으로 나폴리에는 일요일 저녁 외식을 하지 않는 문화가 있었다. 게다가 당일엔 축구 경기가 있었던 날로, 축구에 진심인 나폴리 사람들은 경기를 볼 수 있는 식당을 주로 이용했다. 여기에 날씨까지 쌀쌀해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결국 백사장은 2시간 30분만에 장사를 접기로 결정했다. 백종원 “급속도로 매출이 올라가다 보니 겉멋이 들었다. 무조건 잘될 거라는 허황된 꿈을 꿨다”며 자아 성찰했다. 장사천재의 판단미스로 겪은 현실 장사의 매서운 맛이었다.그러나 백종원은 주저앉지 않았다. 전날 반응이 좋았던 ‘부대찌개’와 영화 ‘기생충’에 등장했던 안심을 곁들인 짜파구리, 나폴리의 신선한 해산물이 듬뿍 담긴 해물라면까지, 극강 회전율의 메뉴 3대장으로 마지막 반격에 나섰다. ‘이탈리아에서 밥 장사로 살아남기’의 최종 목표인 연매출 5억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8일차 장사에서 매출액 1300유로를 돌파해야 하는 상황이었다.하지만 하필 이날은 다른 요일에 비해 유난히 유동인구가 적은 월요일이었다. 나폴리 장사를 처음 시작했던 지난 월요일에도 백사장과 직원들의 적극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고작 7인분 판매에 그쳐 ‘매출 꼴찌’를 기록했던 아픈 기억이 있었다. 역시나 ‘악몽의 월요일’답게 거리는 한산했다. ‘줄 서는 맛집’ 백반집 앞에도 대기줄은커녕 사람이 없어 휑하기만 했다.이러한 ‘마의 월요일’을 헤쳐 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재방문 손님. 그간 백반집을 다녀갔던 손님들이 친구 혹은 가족들과 함께 다시 찾아오면서 곧 가게 안은 만석이 됐다. 사실 백종원은 이번 해외 밥장사 도전기를 시작할 때부터 장사 성공의 기준으로 ‘재방문율’을 강조했다. 뜨내기 관광객 위주의 상권이나 한철 장사를 목적으로 하는 고급 상권이 아닌, 재방문이 용이한 현지인 상권에 있는 현재 가게를 선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또한 가게를 찾은 손님들에게 최고의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결국 그 노력은 재방문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백사장은 이날 세번씩이나 재방문한 손님에게 ‘짜파구리’ 서비스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생애 처음 부대찌개와 짜파구리, 해물라면을 맛본 나폴리 사람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국밥처럼 부대찌개에 밥을 말아 싹싹 비워내는가 하면, 해물라면이 “맵다”면서도 남김없이 다 먹어 주방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특히, 짜파구리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영화 ‘기생충’에 나왔던 음식이라고 알아본 손님들은 남은 건더기까지 싹싹 긁어 먹을 정도로 맛있게 즐겼고, “열 그릇도 먹겠다”며 짜파구리에 푹 빠진 손님도 있었다. 그 결과 지난 월요일 동시간대 대비 누적 손님 수는 3배, 매출액은 2배를 기록하며 1300유로 매출 달성까지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과연 장사천재 백종원은 월요병을 극복하고, 매출액 1300유로를 돌파, 연 매출 5억원의 한식당 창업 미션을 완수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종영까지 단 한 회만을 남겨둔 ‘장사천재’ 마지막 이야기는 오는 25일 일요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된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6.19 11:17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 합심] 매달 첫 경기가 개막전? 트윈스의 프레시 스타트 전략

2012년 구글이 한창 잘 나갑니다. 그해 처음으로 매출액이 500억 달러를 돌파합니다. 그런 구글이 당시 몇몇 경제학자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뷰의 본사로 초대합니다. 학자들을 모은 구글의 인사담당 부사장 프라사드 세티는 이렇게 말합니다. "회사는 직원들의 삶과 업무를 동시에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회사 내 여러 운동시설도 갖췄습니다. 흡연, 건강에 해로운 식생활 등 문제 해결을 위한 교육 과정도 만들었고요. 여기에 회사 돈을 많이 들였는데 직원들 참여도가 너무 낮아요." 그는 또 "홍보가 안됐고, 직원들이 너무 바빠 참여할 시간이 없는 것 같아요. 직원들에게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안하려면 언제가 좋은 타이밍일까요?"라고 묻습니다. 초청된 학자 중 케이티 밀크먼(Katy Milkman)이 있습니다.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 스쿨 교수로, 행동과학 전문가입니다. 행동과학은 합리적 선택이란 고전 경제학의 믿음을 깨고, 인간의 비합리성과 편향(bias)으로 기울어진 현실 인간의 심리에 주목합니다. 이를 역이용해 보다 나은 의사결정을 돕는 학문입니다. 밀크먼은 좋은 루틴을 설계하는 디테일에 강합니다. 뒤집으면 그의 연구는 '나쁜 습관'을 깨뜨리는 데도 유용합니다. 밀크먼은 구글에 직원들의 습관 설계의 방법으로, 새로운 시점을 잡는 방법 등을 제안합니다.개념은 어렵지 않습니다. 다이어트나 학원 등록, 금연 등 일상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세울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세요? 생일이나 새로운 한 달의 첫날, 연휴 이후, 학기 초, 새해 첫날에 맞추지 않나요? 이사나 직장을 옮기고, 부서를 바꿀 때 결심을 실행하기도 합니다. 지금껏 해온 것과 작별하고 백지에서 새 출발하겠다는 마음을 시점과 연결시킵니다. 자신의 마음에 새로운 달력이 만들어 집니다. 심리적 재도전의 기회를 특정 시점과 결합, 과거와 단절하는 시도라고 밀크먼은 설명합니다. '새로운 시작효과(fresh start effect)'라고 부릅니다.좋은 타이밍에 맞춰 새로 시작하는 것과 관련, 최근에 읽은 야구 기사가 떠올랐습니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의 말입니다. "매달 시작하는 경기가 개막전이라고 생각하자, 다음 달이면 승패가 초기화되고, 다시 개막전 치른다고 생각하자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염 감독님은 밀크먼이 구글에 제시한 '새로운 시작효과'를 오랜 현장경험으로 체득한 것 같습니다. 7개월여 144경기라는 시즌의 긴 항해를 견디기 위해 한달 단위로 목표를 나누고, 그 한달의 첫 경기를 '개막전'으로 다시 시작하자는 염 감독의 의도는 행동과학에서 제시하는 전략적인 목표 설계(이름 붙이기, 신호기반 계획짜기 등)와 유사합니다. 전략가 답습니다. 매달 첫 경기를 그냥 '00월의 첫날'이 아니라 개막전으로 이름 붙인 것은 초심으로 찾고, 동기부여와 분위기 전환을 두루 의도한 시도로 읽힙니다. 가령 여러분이 수영을 시작했다면 '수영 1일차'라고 하지 않고 '돌고래 수영 1일차'라고 규정하면 더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돌고래 같은 몸매와 웨이브 실력을 떠올리며 목표의식을 자극하는 것이 네이밍(naming)의 힘이자, 넛지(nudge)의 일종입니다.그러나 생각, 목표, 교육, 지시만으론 구성원 대부분의 행동 변화가 지속되긴 어렵습니다. 멤버의 다양한 패턴, 여러 변수를 분석해 구성원의 도움과 협력을 끌어낼 제도, 장치를 마련하라는 것도 행동과학의 조언입니다. 지난달 부진한 선수를 새 달에 맞춰 리셋시키는 평가, 보상책을 만드는 것도 방법입니다. 제가 있던 팀에서 2013년 창단 첫 시즌, 첫 한 달의 악몽(4승17패)을 반전시킬 때 효과를 봤습니다. 그러나 구성원 저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제도의 설계는 조심스럽습니다. 손해가 생기는 누군가는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손실회피 성향, 이 역시 행동과학에서 깊이 연구하는 주제입니다. 야구에선 타자가 희생번트를 해도 타율의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다른 선택의 기회가 희생되어도 야구규칙 덕분에 기록의 희생까지 강요되진 않습니다. 제도가 야구의 팀 플레이 정신을 챙깁니다. 매달 첫 경기가 개막전이 되는 트윈스의 시도에 주목합니다. 어떻게 디자인했고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합니다.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AC)다. 2023.05.15 08:35
프로야구

'2년 연속 최악의 4월은 없다' 최주환이 되찾은 자존감

SSG 내야수 최주환(35)에게 2년 연속 최악의 4월은 없었다. 최주환은 4월 한 달 동안 2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9 3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아주 뛰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그에게는 의미 있는 개막 첫 달 성적표다. 1년 전 이맘때 최악의 부진으로 심리적 고통이 컸기 때문이다. 최주환은 지난해 4월 타율이 0.147(75타수 11안타)에 그쳤다. 규정타석을 채운 63명 중 꼴찌였다. 지난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한 SSG는 초반부터 선두 질주를 했지만, 최주환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제대로 웃을 수 없었다. 결국 총 97경기에서 타율 0.211(9홈런 41타점)로 시즌을 마감했다. 개인 통산 타율(0.285)에 훨씬 미치지 않는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성적표였다. 규정 타석조차 채우지 못했다. 최주환은 비시즌 체중 7kg을 감량하며 명예 회복을 준비했다. 그 결과 지난해 4월의 악몽에서 탈출했다. SSG도 선두 싸움을 펼치며 2연속 우승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최주환은 "비시즌 열심히 준비하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가졌다.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부진할 수 없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며 "(체중 감량으로) 내 몸이나 움직임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김원형 SSG 감독도 "(스프링캠프 때) 몸을 잘 만들어왔더라. 체중 감량으로 순발력 등에 도움이 됐을 것이다. 몸도 훨씬 가벼운 느낌일 것 같다"며 "타격에 관해 많이 연구하는 선수"라고 평했다. 산뜻한 출발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했다. 최주환은 "올 시즌은 지난해와 타격감이 다르다. 특히 타석에서 투수와 직접 싸운다는 느낌이다. 예전에 좋았을 때 모습"이라면서 "투수에게 '넌 최고의 공을 던져, 난 최고의 타격을 할게'라고 주문을 걸고 임한다. 투수와 제대로 승부하는 모습을 되찾아 기쁘다"고 했다. 최근 길레르모 에레디아가 4번 타자를 맡고 있지만, 시즌 초반에는 최주환이 4번 타자(타율 0.297)로 나서기도 했다. 개막 후 4월까지 전체 82타석 중 절반에 가까운 40타석을 4번 타자로 채웠다. 그는 "4번째 타자라는 생각으로 침착함을 유지했지만, 4번 타자 의미를 생각하면 뿌듯하다. 자존감 향상에도 도움이 됐다"라고 돌아봤다. 최주환은 2일 KT 위즈전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 5월의 첫 경기를 기분 좋게 출발했다. 시즌 타율은 0.280이다. 특히 득점권에서 타율 0.435로 아주 강하다. 대타 타율도 0.500으로 좋다. 주전 2루수를 맡고 있는 최주환은 "시즌을 치르다 보면 보면 결과가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는 데 너무 연연하지 않겠다. 자존감을 갖고 원래 잘했을 때의 내 모습을 생각하고 내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ops5@edaily.co.kr 2023.05.03 13:11
메이저리그

그래서 오타니는 한국전 얼마나 강했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백미는 한일전이다. 2006년 초대 대회부터 극적인 승부를 자주 연출했다. 한국은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2021년 도쿄 올림픽 준결승전에서 선발 투수 고영표가 분투했지만, 후반 불펜 대결에서 밀리며 2-5로 패했다. 2017년 WBC에서 대회 3연패에 실패한 일본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다르비슈 유(샌디에이코 파드리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등 현직·예비 메이저리거 등이 총출동해 챔피언 탈환을 노리고 있다. 역대급 전력이라는 평가. 상대적으로 한국이 밀린다는 시선을 받고 있다. 일본은 한일전 필승 의지도 드러냈다. 현지 매체 스포츠니폿은 지난 18일 "우승을 향한 1차 관문인 1라운드 한국전에 오타니가 선발 등판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오타니는 2021년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선수다. 투·타 겸업 플레이어인 그는 투수로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타자로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을 올렸다. 당시엔 공격력이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22시즌은 투수로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하며 빅리그 데뷔 뒤 마운드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다. 오타니는 빅리거가 되기 전에도 한국에 악몽을 선사했다. 2015년 프리미어12 대회에서 KBO리그 황금세대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타선을 압도했다. 11월 8일 열린 개막전에선 6이닝 동안 2안타밖에 뽑아내지 못했다. 삼진만 10개를 잡아냈다. KBO리그를 호령한 타자들이 그의 공을 보고 황당한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김현수는 시속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 이대호는 140㎞대 후반 포크볼에 헛스윙을 당했다. 3회까지 출루는 손아섭의 볼넷 한 번뿐이었다. 4회 2사 뒤 두 번째 타석에 나선 김현수가 오타니의 노히트 행진을 간신히 깨는 안타를 쳤다. 하지만 이대호가 4(2루수)-6(유격수)-3(1루수) 병살타를 치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5회 선두 타자로 나선 박병호도 안타를 쳤지만, 빗맞은 타구가 1루수 키를 넘기는 운이 작용했다. 한국은 이후 손아섭이 볼넷을 골라내며 득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후속 세 타자가 모두 삼진을 당했다. 한국은 이 경기에서 0-5로 패했다. 한국은 19일 열린 준결승전에서 야구 역사에 꼽힐만한 역전 드라마를 썼다. 0-3으로 지고 있던 9회 초, 오재원·손아섭·정근우가 연속 안타로 1점을 추격했고, 만루에 나선 김현수는 밀어내기 득점을 해냈다. 2-3에서 나선 이대호가 좌익 선상 2타점 적시타를 치며 '조선의 4번 타자' 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한국은 이 리드를 지켜내며 4-3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오타니에겐 또 당했다. 열흘 만에 다시 상대한 투수였지만 7이닝 동안 안타는 단 1개밖에 치지 못했다. 삼진은 11개나 당했다. 6회까지 출루는 2회 이대호의 사구가 유일했다. 이 기회에서 나선 박병호는 뜬공, 민병헌은 병살타로 물러났다. 3·4회는 아웃카운트 6개 중 4개가 삼진이었다. 굴욕의 레이스를 끊은 건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한 축이었던 정근우. 그는 선두 타자로 나서 시속 149㎞ 직구를 노려 중전 안타를 쳤다. 하지만 후속타는 없었다. 이 대회 오타니는 한국전 13이닝 동안 삼진 21개를 잡아냈다. 오타니는 이후 7년 동안 더 위력적인 선수로 진화했다. 하지만 한국도 새로운 아이콘 이정후가 등장했다. 메이저리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꼴찌가 일등을 이기는 게 야구"라며 승부에 '절대는 없다'고 외쳤다. 2015년 프리미어12 대회처럼 오타니에게 밀려도, 일본은 이길 수 있다. 선발 투수의 1라운드 한계 투구 수(65개)를 잘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몇몇 젊은 타자들은 오타니와의 승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안희수 기자 2023.01.19 15:13
프로야구

[KBO리그 40년 The moment] '압도적 괴물'의 등장, WBC 4강 영광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 '괴물' 류현진 등장 한화 류현진이 프로야구 역사를 새롭게 썼다. 1982년 KBO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을 동시 석권했다. 그해 류현진의 기록은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204개) 1위로 1991년 선동열 이후 15년 만에 투수 부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그는 수상 소감으로 "당연히 둘 다 좋은데, 신인왕보다는 MVP가 더 좋다"고 말했다. ② WBC 4강 신화 김인식 감독이 이끈 야구 대표팀은 초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에 올랐다. WBC는 올림픽, 아시안게임과 달리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국제 대회로 높은 관심이 쏠렸다. 대표팀은 미국에서 열린 본선 라운드에서 멕시코와 미국, 일본 등을 격파하고 4강 신화를 썼다. 미국이 자국의 우승을 위해 만든 기형적인 경기 운영 탓에 4강에서 다시 만난 일본에 패했지만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③ 악몽의 LG LG로선 지우고 싶은 한해였다. 126경기 중 47승밖에 따내지 못해 창단 첫 꼴찌에 머물렀다. 승률이 0.385로 참담했다. 2004년 구단 제7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순철 감독이 계약 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6월 4일 자진해서 사퇴했다. 2001년 이광은, 2002년 김성근, 2003년 이광환 전 감독에 이어 '감독 잔혹사'가 반복됐다. LG는 양승호 감독 대행 체제로 잔여 시즌을 치른 뒤 김재박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④ 200승 날아오른 '송골매' 한화 송진우는 8월 29일 광주 KIA전에서 프로야구 사상 첫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 1997년 9월 100승, 2002년 5월 150승을 차례로 정복한 뒤 40세 6개월 13일의 나이로 200승을 금자탑을 완성했다. 그는 기록 달성 후 "3000이닝 투구에 더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2009년 4월 전인미답의 3000이닝까지 돌파했다. 그해 은퇴한 송진우의 통산 성적은 210승 153패 17홀드 103세이브 평균자책점 3.51이다. ⑤ 이와세 넘어선 오승환 삼성 오승환의 프로 두 번째 시즌은 그의 공처럼 묵직했다. 63경기에 등판, 4승 3패 47세이브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했다. 10월 1일 수원 현대전에서 1과 3분의 1이닝 무실점 쾌투로 일본 프로야구(NPB) 이와세 히토키(당시 주니치 드래건스)가 보유한 단일 시즌 아시아 최다 세이브 기록(46세이브)을 뛰어넘었다. 프로야구 단일 시즌 40세이브는 1994년 정명원(당시 현대·40세이브) 2000년 진필중(두산 베어스·42세이브)에 이은 역대 세 번째였다. ⑥ 도하 참사 국제대회 성과는 희비가 엇갈렸다. 3월에 열린 WBC 상승세를 12월 열린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이어 가지 못했다. 김재박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아시아 라이벌' 대만과 사회인 야구팀이 참가한 일본에 연속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특히 일본전에선 오승환이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맞고 7-10으로 무릎 꿇었다. 동메달을 목에 건 대표팀은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3연패 도전도 실패로 끝났다. ⑦ 쌍둥이 유니폼 입은 봉중근 5월 MLB에서 활약하던 봉중근이 LG 유니폼을 입었다. LG는 그의 마음을 잡기 위해 계약금 10억원, 연봉 3억5000만원을 안겼다. 계약금 10억원은 2006년 신인 한기주(당시 KIA)가 받은 한국프로야구 신인 최고 계약금과 같다. 다만 국내 프로구단에 소속된 적이 없는 봉중근은 KBO리그 규정상 신인 선수 신분이라 2006년이 아닌 2007년 신인 1차 지명을 거쳐 2007시즌부터 활약했다. ⑧ 이대호 '트리플 크라운' 2006년 '타자 MVP'는 롯데 이대호였다. 그는 122경기에서 타율 0.336 26홈런 88타점을 기록, 타율·홈런·타점 부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하지만 팀 성적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롯데는 승률 0.407(50승 3무 73패)로 리그 7위에 머물렀다. 시범경기 기간 마무리 투수 노장진이 팀을 무단으로 이탈했고, 4월엔 에이스 손민한이 충수염 수술로 공백기를 가졌다.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아 이대호의 활약이 유독 외로웠다. ⑨ 이승엽 400홈런 2006년 NPB에서 뛰던 이승엽이 한·일 통산 400홈런을 터트렸다. 8월 1일 한신 타이거스와 홈 경기에서 통산 400홈런과 401호 홈런을 때려냈다. 삼성에서 활약한 9년간 324개의 홈런을 쳐낸 이승엽은 2004년 NPB로 이적한 뒤 76개를 보탰다. 만 29세 11개월 13일에 400홈런을 달성, NPB 오 사다하루(왕정치) MLB 알렉스 로드리게스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만 서른 살 이전에 400홈런을 터뜨린 선수로 기록됐다. ⑩ 또 우승 트로피 품은 삼성 한국시리즈(KS)에서 웃은 팀은 삼성이었다. 현대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KS에서 한화 이글스를 4승 1무 1패로 꺾고 2002·2005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KS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시리즈 MVP는 타율 0.280(25타수 7안타) 2타점을 기록한 박진만이 차지했다. 타격 성적이 압도적이지 않았지만, 시리즈 향방을 좌우한 3차전 결승타를 때려냈고 결정적인 호수비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배중현 기자 사진=IS포토·한국프로야구 30년사 2022.12.26 18:00
프로야구

[IS 피플] '정후 히어로즈'의 고민, 4번 김혜성의 부진

키움 히어로즈의 고민 중 하나는 이정후(24)에 대한 높은 의존도다. 올 시즌 0.252인 키움의 팀 타율은 이정후의 성적을 제외하면 0.240까지 떨어진다. 홍원기 키움 감독이 포스트시즌(PS)을 앞두고 "참 아이러니하다. 팀 타율이 (사실상) 꼴찌인데 타격 5관왕(이정후)이 있다"고 말할 정도다. 이정후의 활약에 팀이 일희일비하면서 '정후 히어로즈'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그만큼 이정후의 가치가 높다는 의미지만, 팀 스포츠인 야구 특성상 달가운 꼬리표도 아니다. 키움은 이번 가을 '이정후 의존도'를 낮췄다. 정규시즌 2위 LG 트윈스를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 꺾은 원동력도 고른 선수의 활약이 밑바탕이었다. 키움은 승리를 따낸 PO 2~4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이용규·임지열·야시엘 푸이그가 뽑혔다. 예상하지 못한 타순과 상황에서 경기마다 '깜짝 스타'가 쏟아졌다. 시리즈 전체 MVP는 이정후의 차지였지만 그를 지원하는 후방 사격이 만만치 않았다. 관심이 쏠린 SSG 랜더스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에선 전병우가 대타 역전 투런 홈런 포함 3타점으로 활약했다. 홍원기 감독은 "단기전은 어느 한 선수에 치중하는 것보다 상·하위 타선이 골고루 하는 게 더그아웃 분위기나 팀 에너지를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반겼다. 하지만 이정후에 대한 의존도가 다시 커질 조짐이다. 4번 타자 김혜성의 부진이 뼈아프다. 김혜성은 KS 1·2차전에서 9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볼넷도 없어 타율과 장타율은 물론이고 출루율까지 '0'이다. 3년 전 악몽이 다시 떠오른다. 김혜성은 2019년 KS에서 시리즈 14타서 11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개인 통산 KS 성적이 23타석 20타수 무안타. 4번 김혜성이 슬럼프에 빠지면서 3번 이정후의 파괴력도 급감했다. SSG 투수들이 무리해서 이정후와 정면으로 승부를 겨루지 않는다. 타격감이 좋지 않은 김혜성이 바로 뒤에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외국인 타자 푸이그도 기복을 보인다. 4번과 5번 타순이 삐걱거리니 중심 타선의 화력이 그만큼 반감됐다. 홍원기 감독은 PS 내내 '고정 라인업'을 유지한다. 클린업 트리오는 이정후-김혜성-푸이그가 고정이다. 어떤 유형의 투수가 나오더라도 변화가 없다. 이정후와 김혜성의 타순을 붙이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한다. 홍원기 감독은 "(김혜성은) 공격적인 성향을 버리고 침착하게 타격했다면 수위 타자 경쟁을 했을 거"라며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선 눈감고 돌리는 거 같다. 공격 찬스에선 하나 둘 셋도 아니고 하나 둘에서 친다"고 그의 공격적인 성향을 설명했다.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와 PO에선 과감하고 적극적인 타격이 통했다. 하지만 KS에선 다르다. 침묵을 거듭한다. 홍원기 감독은 KS 2차전을 패한 뒤 "공격에 있어서 이 타순이 가장 좋은 흐름일 거 같다"며 "김혜성을 4번 타순에 기용하는 건 기존 틀대로 유지할 생각"이라고 변치 않은 신뢰를 보냈다. 키움이 '정후 히어로즈'라는 평가에서 벗어나 창단 첫 KS 우승을 실현하려면 '4번 김혜성'의 반등이 절실하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1.0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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