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이태훈과 함께 떠나는 테마여행] 스위스(2) 고도여행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고, 가고 싶은 나라로 손꼽히는 스위스. 알프스와 어우러진 자연 풍광이 한 폭의 수채화를 옮겨 놓은 듯 이곳은 여행자들이 꿈꾸는 그런 나라이다. 알프스에서 불어오는 깨끗한 공기와 푸른 하늘빛을 담아내는 맑은 호수들이 끝없이 펼쳐진 스위스의 여행은 도시 생활에 찌든 우리들에게 샹그리라와 같은 곳이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어디선가 금방 나타날 것 같은 스위스는 우리에게 꿈과 낭만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스위스가 가진 매력은 독일과 이탈리아 그리고 프랑스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인구 800만 명의 스위스는 북쪽으로는 독일, 남쪽으로는 이탈리아, 서쪽으로는 프랑스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어 언어적으로도 독일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가 공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여러 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현실 때문인지 스위스에서는 도시마다 아주 색다른 특색을 가지고 있다. 독일과 국경이 인접한 취리히, 바덴, 바젤 등은 독일어 문화권을 형성하고, 루가노와 생모리츠는 이탈리아, 제네바와 로잔은 프랑스 등 스위스는 작은 나라이지만 국경에 따라 다양한 문화를 형성하고 있어 여행자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스위스의 고도인 프리부르와 바덴은 중세도시의 고풍스러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이다. 여행사진작가 ■프랑스 문화의 향기를 지닌 `프리부르(Fribourg)` 취리히 중앙역에서 기차로 2시간 남짓 달려가니 프랑스 문화의 향기가 물씬 나는 프리부르에 도착했다. 역 옆의 여행정보센터에 들어서자 안내원이 프랑스어로 `봉주르`하며 인사를 건넨다. 프리부르는 베른보다 34년이나 앞선 1157년에 체링겐가의 베르톨트 4세가 세운 도시이다. 베른과 도시 모양이 비슷한 프리부르는 스위스 가톨릭의 중심지로서 종교도시다. 수도 베른이 독일 문화권인 반면 프리부르는 인구가 4만 명밖에 안 되지만 베른보다 역동적이고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중앙역에서 언덕을 내려가 구시가지로 가면 13세기에 지어진 목조다리, 성모리스성당, 성니콜라스 성당, 그리고 16~17세기에 지어진 시청사 등이 중세의 이미지를 한껏 뽐낸다. 중세시대에 만들어진 도시의 특징 중 하나는 길이 좁다는 것이다. 건물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고 마을 중심부에 작은 광장이 있는 것이 바로 중세도시의 구조다. 이렇게 길이 좁은 것은 전쟁 중 적의 기마병을 물리치기 위해서이다. 골목과 지붕이 서로 맞닿은 모습이 지금은 낭만적으로 느껴지지만 중세시대만 해도 침략자를 물리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됐다. 그리 화려하지는 않지만 중세시대에 지어진 성당과 다양한 모양의 분수는 프리부르의 옛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며 현대인들에게 자성의 기회를 제공한다. ■온천의 도시 `바덴(Baden)` 로마시대부터 온천지로 유명한 바덴은 스위스 중세 고도 중 아름답기로 유명한 도시중의 하나이다. 현재 섭씨 47도의 유황천이 나오며 식용요법과 입욕요법이 모두 이용되고 있다. 온천에 함유된 여러 성분 덕분에 옛날부터 많은 환자들이 요양과 휴양을 위해서 찾고 있다. 최근에는 요양보다는 1~2시간의 휴식이나 에스테(미용)를 위해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스위스 고도 중 가장 오래된 바덴에는 온천을 비롯해 현대적 컨벤션센터, 카지노, 고급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취리히에서 기차로 20분밖에 걸리지 않아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구시가지는 다른 고도에 비해 아주 작은 편이다. 마을 밑으로 리마트강이 흐르고 그 위로 13세기에 지어진 목조다리 `훌즈브뤼케`가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를 연결한다. 지금은 폐허가 된 스타인성에 올라서면 작은 구시가지와 바덴의 신시가지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2006.02.21 1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