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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대가족’이 처음이네…‘역정조차 푸근’ 할부지 [무비로그②]

“정말 오랜만에 서민을 연기했습니다.”왜군을 휩쓸며 지난 연말을 장식한 배우 김윤석이 이번 12월 극장가엔 보통 중장년의 얼굴로 따뜻한 웃음 한 판을 들고 왔다.데뷔 36년 차, 김윤석은 나이 드는 만큼 다양한 중장년을 화면에 새겨왔지만, 비일상을 장악하는 카리스마 덕에 최근 작품에서 평범한 우리네 아저씨 모습은 드물었다. 지난 8월 공개된 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소시오패스 손님과 대치하는 펜션 주인을, 마지막 영화인 ‘노량: 죽음의 바다’에선 충무공 이순신을 소화했다.이번 ‘대가족’은 김윤석이 완성한 ‘완득이’(2011)의 동주를 사랑했던 관객이라면 쾌재를 부를 간만의 코믹한 휴먼 드라마 장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김윤석은 강렬한 이미지도 있지만 소시민의 모습, 옆집 아저씨처럼 능글능글한 코믹한 면도 있는 배우다. 이번 ‘대가족’에서의 역할은 이를 십분 살려낼 수 있는 캐릭터”라고 짚었다.작품은 스님이 된 아들(이승기)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 함무옥(김윤석)에게 세상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가족 코미디다. ‘변호인’, ‘강철비’로 휴머니즘을 그려온 양우석 감독의 신작이다.김윤석은 극중 묵직한 만두 장인이자, 무뚝뚝한 아버지 함무옥을 제 옷처럼 연기했다. 눈 돌리면 주위에 있을 법한 아저씨지만 그의 타협 없는 투박한 손끝은 빌딩 숲이 들어서는 종로 알짜배기 자리에 오직 만두로 노포 맛집 ‘평만옥’을 지켜오는 자수성가를 이뤄냈다. 내실 있어 보이는 함무옥이지만 김윤석은 ‘결핍’을 포착해 능청스레 표현한다. 보청기를 끼지 않으면 고함을 치는 것은 다반사요, 휴지조차 아끼는 수전노 고집쟁이다. 무엇보다 가문의 대를 이어야 한다며 온갖 제사는 전부 다 지내는 ‘가부장력’을 폭발시킨다. 많은 것을 고집스레 이루는 사이에 아내는 일찍 세상을 떠났고, 의대생으로 키워놓은 아들 문석은 제 곁을 떠나 주지 스님이 됐다.그래도 함무옥의 속이 뜨끈하게 채워지는 순간이 온다. 아들이 의대 시절 기증한 정자로 태어났다고 어느 날 찾아온 두 아이, 민국과 민선을 만나게 된 것이다. 보통이라면 정녕 우리 핏줄이 맞느냐고 따졌을 상황, 함무옥은 아이들이 부르는 “할아버지”라는 달콤한 울림에 함락돼 아이들을 손주로 거둔다.‘대’를 이을 손주의 등장으로 세상 모든 걸 다 가진 듯한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그 속의 함무옥은 처음보는 김윤석의 러블리한 모습이다. “등쳐먹을 생각 말라”고 엄포를 놓으면서 구매한 가장 젊어 보이는 색상 염색약으로 머리를 새빨갛게 물들이는가 하면, 민국과 민선이 머무르는 보육원에 매일 아침 달려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손주들과 놀려다가 보육원 아이 모두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가는 장면에서는 심보 고약한 스크루지 영감이 푸바오만큼이나 푸근해 보인다. 과연 두 아이가 정말로 핏줄일까,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눈시울이 시큰해지는 대목도 함무옥이 만든다. 다 이유가 있던 그의 꽉 막힌 가치관이 설명되고, 낡고 견고한 생각이 변화하는 과정은 감동을 안긴다. 덤덤히 과거를 돌아보고 새 미래를 향해 고백하는 김윤석의 집중력 있는 감정선을 보며 관객은 웃다 울고, 다시 웃게 된다.김윤석은 앞서 열린 시사간담회에서 “함무옥은 무언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쓰러지지 않으려 혼자서 버티고 지킨 인물”이라며 “그러다 어느 순간 돌아보니 자신이 정작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잃어버린 거다. 아니면 처음부터 알기도 전에 이미 너무 힘든 환경에서 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늘그막에나마 진정 원하는 무언가의 정체를 몰라도, 그를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깨달은 게 함무옥의 미덕”이라며 “그를 통해 우리의 모자라고 약한 모습을 투영해서 보고, 그걸 보듬어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은 결국 피가 통하지 않더라도 가족으로 느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주안점을 밝혔다.정지욱 평론가는 “김윤석은 연출가로서도 조예가 있기에 캐릭터 분석에도 탁월한 것”이라며 “양우석 감독이 만든 인물에 깊이를 부여한 만큼 관객에게 만족을 줄 것”이라고 평했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1.25 05:45
영화

동갑내기 송강호·김윤석, ‘1승’ VS ‘대가족’으로 정면 대결 [줌인]

1967년생 동갑내기 배우 송강호와 김윤석이 스크린에서 정면 대결을 벌인다. 극장가 성수기를 책임지던 두 사람이 동시기 맞붙는 건 처음이다. 두 사람의 경쟁을 통해 침체된 극장가를 살릴 구원투수가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송강호와 김윤석의 신작은 오는 12월 일주일 간격으로 걸리는 영화 ‘1승’과 ‘대가족’이다. 두 작품 모두 코미디를 기반으로 한 휴먼 드라마로, 인간적 매력이 돋보이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한다. 송강호와 김윤석은 관객들이 기대하거나 혹은 기다렸던 얼굴을 나란히 꺼내들고 겨울 극장가에 따뜻한 웃음과 감동을 전한다는 포부다. ◇‘1승’ 루저 배구 감독 송강호선봉에 서는 건 송강호다. 송강호는 내달 4일 ‘1승’을 공개한다. ‘1승’은 국내 최초 배구를 소재로 한 영화로, 이겨본 적 없는 감독과 이길 생각 없는 구단주, 이기는 법 모르는 선수들 등 승리의 가능성이 하나도 없는 프로 여자배구단이 1승을 위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를 담았다.극중 송강호가 맡은 역할은 김우진. 지도자 생활 통산 승률 10% 미만의 배구 감독으로, 잇따른 퇴출과 파면에도 배구공 곁을 떠나지 못하는 캐릭터다. 이론만큼은 빠삭한 ‘배잘알’이지만, 승리의 맛은 느껴본 적 없는 ‘승알못’인 그는 1승만 하면 상금 20억원을 주겠다는 재벌 2세 구단주의 제안에 해체 직전의 여자배구단 ‘핑크스톰’을 맡게 된다. 최근 영화 ‘비상선언’, ‘거미집’, 디즈니플러스 ‘삼식이 삼촌’에 이르기까지 유난히 무겁고 진지한 역할을 맡았던 송강호는 김우진을 통해 모처럼 가벼운 코믹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특히 현실감을 자아내는 ‘웃픈’ 루저의 면모부터 진정한 리더로 거듭나는 모습을 유쾌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려내며 믿고 보는 배우의 진가를 발휘한다는 전언이다.실제 송강호는 “최근 작품과 캐릭터가 무겁고 진지했다. 그러다 보니 ‘1승’ 속 모습이 오랜만이라 신나기도 했다”고 합류 당시를 복기하며 “우리 모두의 모습과 닮은 구석이 있어서 그런지 친숙하고 정이 많이 간다. 소박하고 단순할 수 있지만 그 속에 용기와 즐거움, 행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가족’ 만두 장인 김윤석일주일 후인 11일에는 김윤석이 ‘대가족’을 들고 나온다. ‘대가족’은 의대에 다니던 아들이 스님이 돼 출가하면서 대가 끊길 위기에 놓인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과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손주들의 동거 생활을 그린 작품이다.김윤석은 만두 하나로 자수성가한 평만옥의 사장이자 자린고비, 가부장의 결정체 함무옥을 연기했다. 38년간 만두 맛집을 운영하며 일대의 땅과 건물에 S전자 주식까지 꼼꼼하게 사서 챙긴 알짜배기 부자지만, 장손인 외아들이 출가한 후 쓰린 속을 어찌할 줄 모르는 인물이다. 가족 코미디를 표방하는 이 영화에서 김윤석은 무뚝뚝하지만 자신의 손자, 손녀에게는 모든 것을 내어주고 마는 ‘손주 바보’의 모습을 보여준다. “지질한 캐릭터, 코미디는 오랜만”이라는 김윤석의 말처럼 영화 ‘거북이 달린다’, ‘완득이’ 등 오래전 그의 작품에서 봤던, 이제는 흐릿해진 김윤석만의 소소한 코미디와 푸근함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 구미를 당긴다.메가폰을 잡은 양우석 감독은 “함무옥은 갑자기 자기 핏줄인 어린 아이들이 나타나면서 소비란 걸 처음 해보는 캐릭터”라며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자연스러운 웃음에 김윤석의 탁월한 연기가 더해져 관객들에게 신선하고 만족스럽게 다가갈 것”이라고 전했다.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배우의 등판에 업계 기대감도 적잖다. 양경미 영화평론가는 “‘베테랑2’ 이후 이렇다 할 만한 한국 영화가 없었다. 이 가운데 톱배우들이 서로 맞붙으니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하다”며 “두 작품 모두 거부감이 없는 소재로, 소시민을 주인공으로 한 따뜻한 휴먼 드라마다. 사회, 경제가 어려운 시기라 무거운 작품보다 이런 밝고 유쾌한 에너지가 있는, 위안받을 수 있는 작품이 흥행에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아울러 양 평론가는 “송강호나 김윤석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왔지만, 어딘가 허술하면서도 인간미 있는 모습이 관객에게 더 매력적으로 어필된 배우들이다. 최근 무거운 작품들을 연이어 했던 만큼 관객들 역시 이 지점을 기대할 것”이라며 “영화가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지, 겨울 승자가 누가 될지 기대감이 크다”고 덧붙였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1.20 05:41
예능

김숙, 전 남편 등장에 눈 ‘질끈’…윤정수 “집 경매 당해” (홈즈)

김숙이 전 남편 윤정수의 등장에 당황한다.24일 방송되는 MBC ‘구해줘! 홈즈’(이하 ‘홈즈’)에서는 서울에서 ‘생애 첫 집 매매’를 주제로 알짜배기 꿀팁과 다양한 가격대의 매물을 소개한다.이날 방송은 가을 이사철을 맞이해 ‘생애 최초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꾸며진다. 내 집 마련의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모델 겸 방송인 정혁, 방송인 남창희 그리고 양세찬이 서울 2~6억 원대 다양한 매물을 임장한다.세 사람은 첫 번째 매물이 있는 노원구 상계동으로 향한다. 양세찬은 “이곳은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3개의 산과 개천을 두루 갖춘 동네이다. 1988년 올림픽을 앞두고 대단위 아파트촌으로 개발된 곳”이라고 소개한다. 장동민은 “제가 이 동네에서 20년 이상 살았다. 대치동을 방불케 할 정도로 학구열이 높은 동네다”고 말한다. 이들이 소개한 아파트는 신혼부부가 거주를 목적으로 특 올수리를 한 곳으로 감각적인 인테리어는 흠잡을 곳이 없다고 한다. 무엇보다 거실 통창으로 도봉산 뷰와 중랑천 산책로가 내려다보여 눈길을 끈다. 아파트 뷰를 감상하던 정혁은 “저는 18살에 자취를 시작했는데, 창문도 없는 지하 방이었다. 화장실이 문밖에 있었는데,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인근 동사무소 화장실을 사용했다”고 말한다.세 사람은 두 번째 매물이 있는 성북구 정릉동으로 향한다. 양세찬은 “오늘 이 집을 계약하겠다는 마음으로 살펴보자”며 오늘 임장의 포부를 밝힌다. 내부 순환로 옆에 위치한 1975년 준공된 구옥 아파트로 올 리모델링된 거실은 따듯한 감성을 자아낸다. 또, 주방 창문으로는 정릉동 초록 뷰를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부동산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낀 세 사람은 김구라, 윤정수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정릉동 아파트에 대한 비전을 물어본다. 전 남편(?) 윤정수의 등장에 김숙은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전화할 사람한테 전화를 해야지”라며 고개를 흔든다.윤정수는 “나는 집을 경매 당한 사람인데, 나한테 물어봐도 되냐...”고 말한 뒤, 실패에서 온 경험으로 찐 조언을 전한다. 특히, 그는 “22년 전 첫 집을 마련했다. 그땐 자존심이 가장 중요했다. 그래서 ‘얼어 죽어도 강남’에 집을 샀다”고 말해 눈길을 끈다. 이어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역세권 5억 원대 1인 가구 맞춤 집’을 소개한다고 전해져 기대를 높인다.‘생애 최초 내 집 마련’ 특집은 24일 목요일 오후 10시 MBC ‘구해줘! 홈즈’에서 공개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10.24 09:35
예능

‘득녀’ 박수홍♥김다예 “자연분만 기다리다 제왕절개” 출산 준비 과정 공개

최근 득녀 소식을 알린 박수홍과 김다예 부부가 출산 준비 과정부터 육아 공부까지 생생히 보여준다.오는 20일 방송되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545회는 ‘여러분 전복이가 태어났어요!’ 편으로 2MC 최지우, 안영미와 슈퍼맨 박수홍, 장동민, 김준호, 제이쓴이 함께한다. 이 가운데 만 53세 늦깎이 슈퍼맨 박수홍이 드디어 딸 전복을 품에 안는다. 이에 박수홍과 김다예 부부의 출산 준비 과정부터 딸 전복과 감격스러운 만남의 순간까지 생생하게 담길 본방송을 향한 관심이 집중된다.이중 박수홍의 아내 김다예는 출산을 앞두고 “자연분만을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결국 제왕절개를 하게 되다니”라며 아쉬움을 드러낸다. 이에 가수 이지혜가 박수홍과 김다예 부부의 안정적인 출산과 육아 실전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나선다. 7살 태리와 3살 엘리를 키우는 ‘두딸맘’ 이지혜의 활약에 기대가 치솟는다.이날 3번의 시험관 시술 끝에 둘째 딸 엘리를 품에 안았던 이지혜는 박수홍과 김다예 부부를 진심 어린 마음으로 응원하며 마치 친정엄마 같은 포스를 뿜어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지혜는 “아이 낳으면 시스템부터 바꿔야 해”라며 생활 습관, 주변 환경까지 바꿔야 한다며 아기 욕조, 체온계, 빨래 삶는 냄비 등 알짜배기 물건들을 꺼내 놓는다고. 이어 이지혜는 직접 가제 수건을 삶는 시범을 보인다. 이때 김다예가 이지혜의 말을 경청하고 삶는 시간을 재기 시작하자, 이지혜는 “야무지네! 우리 며느리 맘에 들어. 다예 100점이야”라며 인정해 훈훈함을 자아냈다는 후문.이 가운데 가지런히 정돈된 신생아 옷과 모빌로 채워진 전복이의 방이 공개된다. 이지혜는 부족한 점을 점검해 주는가 하면, 신생아와 뽀뽀할 수 있는 특별한 팁을 공개한다. 신생아는 바이러스가 옮기면 안 되기 때문에 접촉을 조심해야 하는 상황. 이에 이지혜는 투명한 샤워캡을 꺼내 박수홍의 얼굴에 씌워준다고. 박수홍은 망가짐을 불사하고 샤워캡을 얼굴에 장착한 채 토끼 인형에게 뽀뽀하는 흉내를 내며 딸 전복과 폭풍 뽀뽀를 준비하는 예비 아빠의 설렘을 가득 드러내 웃음을 선사한다.이처럼 박수홍과 김다예 부부는 특급 육아 강사 이지혜의 열정적 강의에 열혈 예비 부모로 변신, 곧 전복과 만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해 과연 딸 전복이와 무사히 만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오는 20일 오후 9시 15분에 방송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18 12:19
영화

[빅4특집] ‘행복의 나라’, ‘서울의 봄’ 흥행 이을 시대극의 탄생 ①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여름 시장을 맞아 국내 주요 배급사에서도 오랜 시간 공 들여온 알짜배기 작품들을 하나둘 내놓고 있는데요. 주요 배급사별 올여름 극장가를 책임질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해 천만 축포를 터뜨렸던 ‘서울의 봄’을 이을 또 하나의 시대극이 여름 극장가를 찾는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영화 ‘행복의 나라’는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인 1979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은 작품이다. 핵심 소재는 10.26 대통령 암살 사건과 12.12사태, 그리고 이를 관통하는 재판으로, 방점이 찍힌 건 재판이다. 그간 ‘그때 그 사람들’, ‘남산의 부장들’ 등 해당 사건을 다룬 영화는 많았지만, 재판 과정까지 직접 들어간 건 ‘행복의 나라’가 처음이다. 영화가 조명하는 인물 역시 생소하다. ‘행복의 나라’를 이끄는 인물은 크게 둘이다. 첫 번째는 상관의 지시로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 10.26 사태를 주도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심복이자 거사에 참여한 육군 대령 박흥주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다. 또 다른 축은 정인후가 담당한다. 박태주를 살리기 위해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로, 당시 재판에 참여한 서른 명이 넘는 변호사들을 하나로 응축해 창작한 인물이다.‘행복의 나라’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가려진 두 사람의 이야기를 영화적으로 재구성, 관객이 잘 몰랐던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 이야기를 들춰낸다. 이와 함께 박태주와 정인후 간 인간적 서사를 켜켜이 쌓아 역사 이상의 묵직한 감동을 함께 전달한다. 그렇다고 특정 정치색에 치중되거나 신파에 기댄 작품은 아니다. 여기에는 메가폰을 잡은 추창민 감독의 역할이 컸다. 추 감독은 캐릭터 간 밸런스를 맞추는 동시에 영화 속 누군가를 미화하거나 영웅화시키지 않도록 끊임없이 중심을 잡았다. 실제 최종 시나리오를 검토한 변호사로부터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객관적인 묘사”라는 평가를 받았다는 전언이다.추 감독이 역사, 휴먼 드라마에 강하다는 점도 기대감을 싣는다. 대표적인 작품이 지난 2012년 개봉, 1232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광해, 왕이 된 남자’다. 추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역사에 가려진 인물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하는데 탁월한 감각을 증명했다. 또 정, 신뢰 등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감정 교류를 세심하게 그려내며 서사의 깊이를 더했다. 재미의 정점을 찍는 건 배우들의 열연이다. 코미디는 물론, 영화 ‘역린’ ‘마약왕’, 드라마 ‘더킹 투 하츠’ ‘녹두꽃’ 등 정극에서도 빈틈없는 연기력을 보여줬던 조정석이 정인후로 분해 극을 이끈다. 현재 극장에 걸려있는 ‘파일럿’과는 완전히 다른 얼굴로 흥미를 더할 예정이다. 박흥주 역은 고(故) 이선균이 맡았다. 이선균은 강직한 군인의 얼굴로, 끝까지 신념을 지키는 모습으로 관객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한다.현대사를 다룬 작품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 전두환 전 대통령은 유재명이 빚어냈다. ‘서울의 봄’에서는 황정민(전두광 역)이 연기한 캐릭터로, 이 영화에서는 전상두란 이름으로 그려진다. “전상두로 변신해 나타났을 때 전작을 같이 한 스태프들조차 알아보지 못했다”던 일화처럼 유재명은 내, 외적으로 완벽한 변신을 꾀해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제작진의 말을 빌리자면 “기가 막힐 만한 연기”의 향연이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8.05 06:00
영화

[빅4특집] ‘행복의 나라’ 제작 이준택·장진승 대표 “‘변호인’ 송강호 능가할 조정석” ②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여름 시장을 맞아 국내 주요 배급사에서도 오랜 시간 공 들여온 알짜배기 작품들을 하나둘 내놓고 있는데요. 주요 배급사별 올여름 극장가를 책임질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사랑하는 나의 두 딸들아. 아빠가 없다고 절대로 기죽지 말고 전처럼 매사를 떳떳하게 지내라. 아빠는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다. (중략)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가 아니겠느냐! 자기 판단에 의해 선택하면 그에 대한 책임은 지게 되어 있다.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해야 한다.”누구나 한 번은 봤을 이 글귀는 고(故) 박흥주 대령이 두 딸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 일부다. 오는 14일 베일을 벗는 ‘행복의 나라’는 바로 이 편지에서 시작된 작품이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서울 중구 KG타워 일간스포츠를 찾은 제작사 파파스필름 이준택 대표는 “정치적인 것보다 아버지의 마음에서 출발했다”고 운을 뗐다.“박흥주 대령이 자식에게 보내는 편지가 워낙 유명하잖아요. 이분이 40대 초반에 돌아가셨는데 제가 그 나이가 되고 또 아빠가 되어보니 편지가 절절하게 와 닿더라고요. ‘과연 그때 어떤 마음으로 이 편지를 썼을까’를 생각하게 된 게 시작점이었죠.” (이준택 대표)그렇게 출발한 영화는 10.26 대통령 암살 사건과 12.12사태, 현대사의 가장 굵직한 두 사건을 관통한 ‘재판’에 초점을 맞추고 서사를 펼쳐나간다. 주인공은 박흥주 대령을 모티브로 빚어낸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 정인후. 그간 동일한 소재를 다룬 작품들에서는 조명한 적 없는 인물이다.‘행복의 나라’ 공동 제작자 오스카10스튜디오 장진승 대표는 “여러 번 영화화됐던 사건의 이면, 숨겨진 이야기를 꺼내고자 했다”며 “영화에도 ‘이 재판은 김재규만 기억하지 김재규 외 6명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거’라는 대사가 나온다. 묻히고 기억하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가 의미 있고 영화적으로도 매력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이들 중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정인후 역은 현재 ‘파일럿’으로 극장가에 흥행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조정석이 맡았다. 예상보다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분노하지만, 굴복하지 않고 정당한 재판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온 힘을 다하는 캐릭터다.“개인적으로 조정석이 정인후를 하면 ‘변호인’의 송강호 정도로 잘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기본적으로 연기에 여유와 유머가 있는데 간절함도 잘 표현하죠. 이 모든 걸 전 세계에서 제일 잘 소화할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이준택 대표) 장 대표 역시 “연기도 잘하고 조정석이 했을 때 신선함, 의외성에 많이 의지했다. 물론 여기서도 코미디가 없진 않지만, 그게 어색할 만큼 엄청 몰입해서 정극을 잘했다.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거들었다.다만 두 사람은 알려진 것처럼 정인후가 특정 인물을 모티브로 한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역사 속 기록에 따르면 해당 재판에는 김재규의 변호를 맡았던 안동일 변호사를 비롯해 강신옥, 태윤기 등 서른 명이 넘는 변호인이 자리했고, 이들을 모두 합친 게 정인후라는 설명이다.“재판 대사는 기록에서 거의 다 따왔어요. 하지만 정인후는 가상 인물이라고 보는 게 맞아요. 정인후는 실제 박흥주 대령을 변호했던 특정 한 분을 투영한 게 아닌, 그 재판에 계셨던 모든 변호사를 대변해요. 그들의 말과 행동을 모두 합친 캐릭터죠. 또 변론과 무관한, 박태주와 정인후 간 감정 등은 극적 재미를 위해 설정된 부분이 있고요.” (이준택 대표)박태주를 연기한 고 이선균 이야기에 대해서도 짧게나마 언급했다. 공개 시점으로 본다면 ‘행복의 나라’는 생전 고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작품이다. 이 대표는 “우리가 영화를 더 잘 만들어야 하는 이유였다”며 “한 번도 하지 않은 역할이라 기대가 됐고 굉장히 잘해줬다”고 말했다.같은 시기를 다룬 근래 작품인 만큼 ‘행복의 나라’는 ‘서울의 봄’과의 비교도 피할 수 없다.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서울의 봄’은 지난해 11월 개봉, 1312만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와 관련, 장 대표는 “다른 색깔의 영화라 비교는 불가하다”면서 ‘행복의 나라’만의 매력을 다시 한번 짚었다.“‘서울의 봄’은 액션 영화처럼 긴장감, 캐릭터가 센 영화죠. 반면 우리 영화는 모두가 아는 사건의 이면, 의외의 인물에 포커스를 맞췄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별점이 있어요. 많은 생각과 고민할 지점도 줄 거고요. 배우들의 열정과 감독의 끈기로 한 땀 한 땀 만들어 낸 작품이니 많이 응원해 주시고 관심 가져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8.05 06:00
영화

[빅4특집] 조정석, 새로운 라운드 ‘행복의 나라’로 올여름 주인공 등극 ③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여름 시장을 맞아 국내 주요 배급사에서도 오랜 시간 공 들여온 알짜배기 작품들을 하나둘 내놓고 있는데요. 주요 배급사별 올여름 극장가를 책임질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올여름 극장가, 웃음뿐 아니라 감동까지 조정석이 꽉 잡는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그의 5년 만 스크린 복귀작 ‘파일럿’이 4일만에 누적 관객 133만명을 돌파,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데 이어 오는 14일 영화 ‘행복의 나라’로 새로운 라운드를 맞이한다. 이번 무대는 1979년 법정이다.‘행복의 나라’는 상관 명령으로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10.26과 12.12 사이, 이른바 ‘쪽지 재판’으로 알려진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 천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연출한 추창민 감독의 신작이다. 조정석은 이번 영화에서는 웃음기를 절제한 변호사로 분한다. 추 감독에 따르면 박태주는 실존 인물인 박흥주 대령을 가공했으나, 정인후는 당시 실제 사건을 맡은 태윤기 변호사가 아닌 당시 재판에 관해 분노했던 모든 이를 대변하는 가상 인물이다.극 중 정인후는 옳고 그름보다 승패에 기준을 둔 변호사였으나 불리한 조건 속 박태주 변호를 맡게 되며 불의를 마주하고 변화하는 인물이다. 재판이 거듭될수록 “이럴 거면 재판 왜 하는 겁니까”라며 자신의 승리가 아닌, 박태주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조정석은 출연 계기에 대해 “10.26 사건은 알고 있지만,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몰랐던 새로운 인물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왔다”며 “너무나도 변호해보고 싶은 욕망이 치솟았기에 이 이야기에 꼭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인물은 허구여도 배경이 역사적 사건이기에, 조정석은 진솔한 연기로 리얼리티를 부여할 예정이다. 조정석은 “많은 분이 정인후의 마음과 시선으로 영화를 바라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접근했다”며 “힘이 있는 대본이었기에 모든 대사를 잘 표현하자, 주가 되는 감정을 표현해 보고자 했다. 저라는 배우를 통하기에 제 해석도 들어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납뜩이로 스타덤에 오르게 했던 ‘건축학개론’을 비롯해 ‘엑시트’ 등 여러 작품에서 코믹 연기로 정평난 조정석이지만, 특정 시대를 그리는 작품에서 진중한 인물도 선보여 왔다. 조정석은 ‘더킹 투 하츠’에서 원리원칙주의자인 근위대 소령으로 인상을 남겼으며, ‘녹두꽃’에서는 새 세상을 위해 봉기한 동학군을, ‘세작, 매혹된 자들’에서는 잔혹한 운명을 갖고 즉위하게 된 왕으로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추 감독에 따르면 ‘행복의 나라’를 함께 한 고 이선균도 “조정석은 좋은 배우다. 같이 하면서 배우고 싶다”고 했다. 이번 정인후 역은 조정석에게도 연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부당하게 흘러가는 재판을 진행하면서 인물 뒤 자신의 심리까지 조절해야 했기 때문. 조정석은 “화가 치밀어오르는 순간에도 적절하게 상황에 맞추고자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추 감독은 “조정석이 사건에 대해 많이 공부했고 몇몇 장면은 같이 울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합수부장 전상두 역으로 대립하는 유재명 또한 “에너지가 대단한 친구”라고 덧붙였다. 조정석의 ‘진짜 분노’를 끌어낼 만큼 작품의 프로덕션이 주는 몰입도 실감 난다. 추 감독은 군법정 재판신을 위해 당시 기록을 고증해 변호인단과 방청객의 위치, 피고인 숫자까지 맞췄다. 이에 조정석은 “당시와 똑같이 재현했다고 하셔서 힘이 많이 됐다. 촬영 마치고 혼자 돌아다녀 보기도 했다. 그 세트와 공간에 대한 기운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20년간 연극부터 드라마, 영화, 예능까지 다작하며 ‘열일 아이콘’에 등극한 조정석. 최근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그는 “저는 시키면 다 하는 스타일이다. 뭐든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뿐”이라며 “흥이 많지만 조용한 편이기도 하다. 그런 모습들도 좋게 봐주시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조정석은 뮤지컬 배우 출신의 탄탄한 기본기를 토대로 다양한 배역 소화력이 장점”이라며 “코믹 뿐 아니라 정극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왔고 두 분야를 조화롭게 섞어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에서 좋은 인상을 남겼기에 이번 작품도 기대케 한다”고 평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8.05 06:00
연예일반

[빅4특집] ‘빅토리’ 제작 이안나 대표 “모두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②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여름 시장을 맞아 국내 주요 배급사에서도 오랜 시간 공 들여온 알짜배기 작품들을 하나둘 내놓고 있는데요. 주요 배급사별 올여름 극장가를 책임질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모두를 응원하고 싶었어요.”안나푸르나필름의 이안나 대표는 신작 ‘빅토리’의 제작 의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대표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서울 중구 KG타워 일간스포츠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빅토리’가 모두에게 든든한 힘과 위안이 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는 8월 14일 개봉하는 ‘빅토리’는 열정으로 가득 찬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의 이야기다. 모티브가 된 건 지난 1984년 거제고등학교에서 결성된 대한민국 최초의 여고 치어리딩팀 새빛들. 신문에 작게 실린 기사가 출발점이었다.“신문 기사를 보고 시작된 원안이 있었고, 박범수 감독을 만나면서 새롭게 바뀌었죠. 원안의 로그라인, 큰 줄기만 그대로 가져오고 그 외 모든 게 달라졌어요. 시대적 배경도 원안은 실화와 동일하게 가져갔는데 ‘빅토리’에서는 1999년으로 변경했고요. 치어리딩 영화니까 전체적인 톤을 높였죠.”메인 주인공 필선 역시 새빛들 회장 한필선 씨를 재탄생시킨 캐릭터로, 영화에서는 이혜리가 맡았다. 이 대표는 “정말 시나리오를 딱 보자마자 ‘이건 이혜리다’ 싶었다. 당연히 결과물도 좋다.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이혜리가 직감적으로 필선이었다면 다른 캐릭터들, 즉 필선을 둘러싼 밀레니엄 걸즈 멤버들은 오디션을 통해 찾은 최적의 배우로 꾸려졌다. 배우 개개인의 네임 밸류보다 전체 케미스트리가 중요한 영화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이 대표는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이혜리, 박세완을 제외하고는 모두 오디션을 봤어요. 사진 배치를 계속 바꿔가면서 팀을 짰죠. 얼굴이 겹쳐서도 안 되고 각 캐릭터도 살아야 했어요. 기본적으로는 춤을 잘 추는 것도 중요했고요. 특히 몇 명은 정말 춤을 잘 춰야 했거든요. 전반적으로 춤 연습과 촬영을 해내려면 체력도 필수였고요.” 실제 캐스팅 완료 후 가장 먼저 시작된 것도 춤 연습이었다. 이혜리를 필두로 밀레니엄 걸즈 멤버들은 즉각 연습에 돌입했다. 연습에 투자한 시간만 촬영 전 3개월, 촬영 후 3개월, 총 6개월. 개개인의 역량을 바탕으로 합을 맞춰갔던 이 시간은 영화 속 밀레니엄 걸즈의 ‘칼각’을 탄생시키는 기반이 됐다. “일단 베이스는 치어리딩보다 춤에 맞췄어요. 정확히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걸 치어리딩에 접목했죠. 배우들도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다들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다지면서 완성도를 높여갔죠. 특히 이혜리랑 박세완은 영화 설정상 힙합까지 소화하느라 고생이 많았어요.” ‘빅토리’의 가장 큰 기대 요소인 노래 이야기도 이어졌다. 빅토리에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 디바의 ‘왜 불러’, 듀스의 ‘나를 돌아봐’, 김원준의 ‘쇼’ 등 1990년대를 추억할 수 있는 명곡들이 등장한다. 응원곡을 포함해 총 10곡을 사용했는데 이 음원들의 사용료만 더해도 웬만한 주연 배우 출연료 급이다. 이 대표는 “최종 개봉이 나와야 확정되겠지만 사용료가 비싸긴 하다”면서도 “노래가 중요했던 작품이고 그만큼 추억의 명곡들을 많이 썼다. 영화의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보다 많은 사람이 ‘빅토리’를 봤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제작사 대표나 감독이 신작 개봉을 앞두고 으레 하는 일종의 흥행 바람과는 달랐다. 이 대표는 단순 숫자를 떠나 자신이 ‘빅토리’를 통해 받은 응원이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전달됐으면 했다. “전 영화의 힘을 믿어요. 영화만이 주는 동질감, 힐링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이런 드라마 요소가 강한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제가 이 영화를 통해 받고자 했던 것, 그리고 받았던 것이 관객들에게도 꼭 전달되면 좋겠습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7.31 06:20
영화

[빅4특집] ‘빅토리’ 혜리만 있나? ‘단짝’ 박세완·‘짝남’ 이정하 빚을 신선 에너지 ③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여름 시장을 맞아 국내 주요 배급사에서도 오랜 시간 공 들여온 알짜배기 작품들을 하나둘 내놓고 있는데요. 주요 배급사별 올여름 극장가를 책임질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오는 8월 14일 개봉하는 영화 ‘빅토리’를 아이돌 그룹에 빗대면 센터는 혜리다. 주인공 필선 역으로 개봉 전 뉴욕 아시안 영화제서 라이징 스타상도 탔다. 그렇다고 ‘혜리 원톱 영화’라고 오해하면 섭섭하다. 치어리딩 동아리에 축구팀까지 신예들로 가득한 이 작품에는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날 원석들이 가득하기 때문. 필선의 양옆에서 날개짓 할 신예는 박세완과 이정하다.오는 8월 14일 개봉하는 ‘빅토리’는 1999년 거제를 배경으로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가 모두를 응원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세완은 필선의 단짝 미나 역으로, 이정하는 필선을 짝사랑하는 치형 역으로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박세완은 드라마 ‘땐뽀걸즈’에 이어 춤바람을 몰고 거제로 돌아온다. 댄스 스포츠에 도전했던 박세완은 이번엔 힙합 댄스와 치어리딩을 선보인다. 학교에서는 2XL 후드와 스냅백으로 폼을 내는 미나지만, 중국집을 운영하는 가족을 돕는 장녀다운 책임감도 지녔다. ‘소울메이트’인 필선과 댄스 연습실을 확보하기 위한 명분으로 생각지도 못한 치어리딩에 입문하게 된다. 시원한 마스크의 박세완은 거침없이 연기하는 배우다. 맡아온 캐릭터도, 연기하는 자신감도 당차다. 코미디 영화 ‘육사오’에서는 북한의 리연희 소위로 분해 대남방송을 찰지게 진행했다. 능청스러운 북한 사투리로 남한에서 넘어온 박천우(고경표)와 티격태격하며 코믹한 로맨스 기류도 형성,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교복 청춘물에도 강하다. ‘땐뽀걸즈’에서 사춘기에 부상까지 겹쳐 시니컬하고 자기중심적인 주인공 시은의 내적 성장을 그려냈다. 숫기 없는 승찬(장동윤)에게 빠르게 막말을 쏘아붙일 정도로 거제 사투리에도 강점을 보여줘 이번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최종병기 앨리스’에서는 여고생 킬러라는 판타지스러운 캐릭터를 성립시켰다. 박범수 감독은 박세완을 두고 “연기력이 굉장히 좋다. 어떻게 이렇게 완성도가 높을까 생각을 했다”고 칭찬했다.엄청난 연습량으로 자연스레 쌓은 혜리와의 케미는 기대 요소다. 혜리와 촬영 3개월 전부터 매일 8시간 이상 춤과 사투리를 함께 연습하며 붙어있었다. 혜리는 “나이도 동갑이고 키와 발 사이즈도 똑같다. 쌍둥이 같은 친구”라며 “촬영할 때 박세완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 눈만 마주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정도”라고 말했다. 필선을 10년째 짝사랑하는 치형은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무빙’ 봉석 역으로 지난해 제60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신인상에 이어 최근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신인상까지 거머쥔 이정하가 연기한다. 이정하는 무해한 비주얼과 응원하고 싶은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왔다. 심지어 배우 데뷔 전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더 유닛’에 출연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스크린 데뷔작인 이번 영화에서 이정하는 ‘밀레니엄 걸즈’의 응원을 받는 거제상고 축구부 골키퍼로 등장한다. 그 동안 거쳐온 ‘무빙’ 봉석이나 드라마 ‘런 온’의 우식, 그리고 최근 ‘감사합니다’의 구한수처럼 이정하는 특유의 허당미로 주위를 방심시켜도 자신의 목표는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확신에 찬 눈망울을 보여줄 예정이다.사실 이정하는 중학교 1학년까지는 축구 선수였다. 무릎 부상으로 그만두게 됐기에 ‘런 온’에서 같은 아픔을 가진 육상 국가대표 우식을 연기할 때 공감도 컸다. 이정하는 이번 치형 역으로 옛 꿈을 마주하게 됐다. 이정하는 “골키퍼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트레이닝을 받았다. 몸을 쓰는 다른 액션도 잘할 수 있는, 다양한 매력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이정하를 보자마자 치형이 이미 와있었다. 오히려 치형 캐릭터를 정하 배우에게 맞춘 면도 있다”고 기대를 높였다.두 배우 외에도 ‘빅토리’는 기대주 올스타 라인업을 꾸렸다. ‘닥터 차정숙’, ‘감사합니다’로 눈도장을 찍은 조아람을 비롯해 최지수, 백하이, 권유나 등 박 감독의 캐스팅 주안점 대로 “굉장히 알록달록 다양한” 뉴페이스들이 완벽한 팀으로 거듭나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7.31 06:20
연예일반

[빅4특집] 덕선 가고 필선 왔다…이혜리, ‘빅토리’로 Y2K 감성 자극 ①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여름 시장을 맞아 국내 주요 배급사에서도 오랜 시간 공 들여온 알짜배기 작품들을 하나둘 내놓고 있는데요. 주요 배급사별 올여름 극장가를 책임질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배우 이혜리가 ‘Y2K’ 감성을 장착하고 극장가를 찾는다. ‘착붙’ 캐스팅에 전작을 통해 증명한 연기력, 여기에 더해진 세기말 소스들을 가지고 전 세대 연령층의 마음을 훔칠 예정이다. 이혜리의 신작은 오는 8월 14일 개봉하는 ‘빅토리’. 열정만큼은 충만한 생판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의 이야기로, 거제고등학교 축구부를 위해 결성된 치어리딩팀 새빛들을 다룬 신문 기사에서 출발했다. 큰 줄기는 실화에서 대부분 차용했으며 시대적 배경은 서울 아시안게임이 열린 1986년에서 노스트라다무스가 세계 멸망을 예언한 1999년으로 옮겨갔다. 이 과정에서 팀 이름도 밀레니엄 걸즈로 재탄생했다.극중 이혜리는 댄스 하나로 거제를 평정한 고등학생 필선을 연기했다. 서울로 상경해 엄정화의 백댄서가 되는 게 꿈인 캐릭터로, 댄스 콤비 미나(박세완)와 서울에서 온 치어리더 세현(조아람)과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를 만든다. 이혜리는 앞서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덕선을 통해 보여줬던 시대극 최적화 연기로 필선을 빚어냈다. 이것이 단순 덕선의 연장선상이란 의미는 아니다. 이혜리의 말을 빌리자면 필선은 “모두가 따라 하고 싶어 하는 선망의 대상”이자 “(덕선보다) 더 강단 있고 자기 꿈에 대한 열망이 확실한 인물”이다. 이혜리는 덕선은 물론, 이혜리 ‘본캐’에도 진하게 묻어있는 특유의 당찬 매력과 밝음을 깔고, 그 위에 새로운 얼굴과 사투리 등 요소를 덧대며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아이돌(걸스데이) 출신 ‘짬바’도 제대로 발휘했다. 치어리딩을 소재로 한 영화인 만큼 ‘빅토리’에는 여러 종류의 춤 시퀀스가 나온다. 난도도 꽤 높다. 특히 치어리딩에는 1990년대 한국 응원단 안무와 미국 치어리딩 스타일이 결합됐으며, 곳곳에 1999년대 유행했던 춤과 히트곡 포인트 안무까지 삽입됐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혜리는 경력직다운 탄탄한 기본기와 춤선, 그리고 6개월에 걸친 연습을 통해 모든 댄스 장면을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귀띔이다. 물론 ‘빅토리’의 관전 포인트가 이혜리 열연 하나뿐인 건 아니다. 그를 둘러싼 충무로를 빛낼 신인 배우들의 발견 역시 ‘빅토리’에서만 볼 수 있는 백미다. 실제 밀레니엄 걸즈 멤버 9명 중 관객에게 익숙한 배우는 이혜리 외 한두 명에 불과하다. 상업 영화, 특히 여름 텐트폴 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파격적인 라인업이지만, 완성도에 있어서는 여느 멀티캐스팅 영화를 능가한다는 전언이다. 조아람, 최지수, 백하이, 권유나, 염지영, 이한주, 박효은 등은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력로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보여줄 예정이다. 시대적 배경 자체에서 오는 재미도 다수 있다. 메가폰을 잡은 박범수 감독 이하 제작진은 당시 유행한 의상 소재와 화장법, 헤어스타일 등을 고스란히 살려 치어리딩 외 또 다른 볼거리를 만들었다. 정점을 찍는 건 스크린 위로 흐르는 노래다. ‘빅토리’에는 서태지와 아이들 ‘하여가’를 비롯해 디바 ‘왜 불러’, 듀스 ‘나를 돌아봐’, 김원준 ‘쇼’, 조성모 ‘아시나요’, 진주 ‘에브리바디’, 윤수일 ‘황홀한 고백’, 터보 ‘트위스트 킹’, 지니 ‘뭐야 이건’, NRG ‘할 수 있어’까지 199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들의 명곡이 삽입, 관객들의 흥을 돋운다. 마음을 토닥이는 온기 역시 이 영화의 매력 중 하나다. 이혜리를 필두로 한 배우들의 열연과 신나는 노래와 춤에 취해 가다 보면 그 끝에는 따뜻한 위로가 기다리고 있다. ‘빅토리’는 휘발되는 웃음 전시에 그치지 않고 부딪히고 성장하는 청춘의 모습을 통해 전 세대를 위안한다. 메가폰을 잡은 박범수 감독의 말처럼 “흠뻑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신나는 영화”의 탄생이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7.3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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